AKB48 공식 10년사 - 눈물은 구둣점 '팀 8'
AKB48의 미래를 열 Team 8
AKB48 내에서도 이색적인 팀 8. 전국 47개 도도부현에서 대표자 한 명씩을 뽑아 구성 된 팀이다. 도요타 자동차가 팀 자체에 스폰서로 붙어 있다는 점 역시 화제가 되었다.
‘만나러 갈 수 있는 (가면 만날 수 있는) 아이돌’이라는 지금까지의 AKB그룹과는 달리, 직접 전국 방방곡곡을 도는 ‘만나러 가는 아이돌’ 팀 8.
AKB48이라는 그룹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가고 있는 팀 8에 대해 간략하게 해설 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도요타 자동차의 무라카미 슈이치 국내기획부장에게 어째서 도요타 자동차가 팀 8과 2인 3각을 하기로 마음 먹었는 지, 그 의도에 대해 물어 보았다.
2013년,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였던 NHK의 아침 드라마 ‘아마쨩’을 기억하고 있는 분들은 얼마나 되실까. 이와테현 산리쿠지방의 로컬 아이돌인 ‘아마노 아키’의 분투를 그린 드라마였다. 극중에서는 AKB48에서 모티프를 따 온 것이 분명한 ‘GMT47’이라는 그룹이 등장한다. 전국 47개 도도부현에서 멤버들을 모아 결성된 아이돌 그룹이라는 설정이다.
드라마 ‘아마쨩’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 뒤, 이 ‘GMT47’의 모티프가 된 AKB48이 그런 ‘설정’을 현실화시켰다. 전국 47개의 도도부현에서 멤버를 한 명씩 뽑아 AKB48 팀 8을 결성한 것이다. 2014년 4월 3일의 일이다.
AKB48이 내 건 ‘만나러 갈 수 있는 아이돌’이라는 개념과는 정반대로 팀 8의 모토는 직접 ‘만나러 가는 아이돌’. 물론 AKB48의 일원인 이상, AKB48 극장에서 공연을 하기도 하지만 주된 활동은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지역 이벤트에 출장하거나 콘서트 투어로 전국을 도는 것이다. 팀 A, K 등 기존 팀들과는 확실히 차별화 된 전략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다름아닌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 ‘도요타 자동차’가 스폰서로 붙어있다는 점이다. 데뷔 당시부터 도요타의 에코카 ‘프리우스PHV’의 이미지 캐릭터로 선정되어 CM에 등장하기도 하는 등, 도요타와 손을 잡고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요타 자동차의 국내기획부장, 무라카미 슈이치씨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기로 했다.
“팀 8와 손을 잡은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 이유는 현대에 들어와 젊은 층이 자동차를 사지 않는 경향이 강해졌기에, 젊은 층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함입니다. 국민적인 아이돌 그룹과 팀을 짜서 홍보를 한다면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 날 지 궁금했거든요.”
전국 47개 도도부현에서 멤버를 고른 데에도 이유가 있었다고 하는 무라카미씨
“전국 각 지역에서 한 명씩 멤버를 고른다는 아이디어 역시 AKB 운영진과 저희가 함께 낸 아이디어였습니다. 꽤나 초기 단계부터 함께 일을 시작했지요. 저희 도요타 자동차는 전국적으로 차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아이돌을 ‘전국적으로’ 전개하려 했던 AKB 운영진 여러분 역시 저희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죠. ‘지역 상생, 지방 활성화’라는 차원에서도 의견이 맞았고요.”
두 번째 이유는 장기적인 전망에서 본 결과라고 한다.
“AKB 운영측과 이야기를 시작했던 것은 2013년이었습니다. 때마침 이 때 도쿄 올림픽 유치가 결정되었었지요. 도요타는 도쿄 올림픽 계획 초기부터 일본 내의 ‘골드 스폰서’였으며 2015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따져봐도 톱 스폰서가 되었습니다. 2020년에 열리게 된 올림픽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각종 스포츠 이벤트에 불을 붙여 나가야만 합니다. 운동 선수들이 각자의 지역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지역의 스포츠 이벤트에 불을 붙이고 있듯이, 팀 8이 각자의 지역에서 ‘자기 마을의 선수’들을 응원하고, 미래의 스포츠 꿈나무들과 함께 성장 해 나가는 구도를 만들어 나가고 싶었어요. 그런 맥락에서 시작 한 것이 팀 8 멤버들이 리포터로 등장하는 후지 TV 계열 스포츠 다큐멘터리 방송, ‘미래 몬스터(일요일 오전 11시 15분. 도요타 단독 스폰서 방송)’ 였습니다.”
데뷔 당시 멤버들의 평균 연령은 14.4세.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는 팀 8 멤버들의 평균 연령도 20세가 된다. 개중에서는 AKB48 그룹 전체의 센터, 혹은 간판 멤버가 될만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멤버도 있을 터.
“2020년까지 6년 동안 착실히 기초를 다지고, 때로는 좌절도 맛 보아가며 경험을 쌓아, 최고로 빛나는 아이돌로 키워 내고 싶습니다는 생각 하에 장기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보통 CM을 찍을 때, 그 때 그 때 가장 인기가 좋은 스타들과 계약을 해서 찍곤 했습니다만, 팀 8 프로젝트는 그런 생각과는 정반대이지요. 물론 6년동안 계속 인기가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으니 저희 입장에서도 큰 도전이겠지요. 하지만 저희 회사의 사장 (도요타 아키오 사장) 역시 ‘안타를 치건 못 치건 일단 계속 타석에 서 보는 게 중요하다’며 지원 해 주고 있습니다.
AKB48측에서 보아도 항상 극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국 각지로 나아가는 팀 8의 존재는 신선하고 새로운 도전일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반년, 혹은 1년 정도로는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각오를 다지고, 미래를 보며 계속 해 나가다 보면 2020년 이후로는 새로운 가치를 낳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팀 8의 투어엔 그 지역의 도요타 대리점 직원들이 응원차 나오기도 한다. 그룹 회사 뿐 아니라 관계 회사들의 사기 진작에도 팀 8이 큰 역할을 한다고.
“멤버들이 각 지역에서의 판촉에 협력 해 주기도 합니다. 차를 사러 오신 고객분들께서도 ‘우리 지역 출신 아이돌이라니, 응원 해야지’라고 찬동 해 주시고요. 양자가 서로서로 좋은 상승효과를 낳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네요. 지역 미디어의 취재나 지역 미디어와 함께 일을 하는 경우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프로야구나 J리그 등 스포츠 업계의 상황 역시 예전과는 바뀌었다. 예전에는 중앙 (주로 도쿄 등 대도시)의 거대 팀들이 인기를 독식했었으나, 최근에는 각지에 지역 연고 팀이 생겨 나, 지역과 밀착하여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아이돌 역시 마찬가지이다.
“자신에게 친근한 ‘리얼리티’가 더 크게 와 닿는 시대가 된 것이지요. 지역 상생이라는 큰 흐름 안에서 기업은 물론이고 아이돌 역시 자신의 지역을 위해 무언가 공헌을 해야 하는 시대인 것입니다. 도요타 역시 그런 점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실천 해 가고 있습니다. 국내 사업의 기본 모토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AKB48과 도요타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다는 무라카미씨. 지역 상생 뿐 아니라, 적극적인 세계진출 의욕 역시 그런 공통점 중 하나라고 한다.
“도요타는 ‘차를 만듦으로 하여 사회에 공헌한다’는 것을 그룹의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고용을 창출하던가, 사회 구성원의 보다 윤택한 생활을 위하여 저희 차를 활용하거나 하면서 말이지요.
아이돌은 아이돌 활동을 통하여 사람들에게 용기와 감동을 줍니다. 용기와 감동이라는 것은 결국 오늘을, 내일을 살아 갈 활력을 주는 것이지요. 단순히 ‘경제효과’ 뿐 아니라 지역, 나아가서 세계에서 활약 할 수 인재들이 건전하게 성장 할 수 있는 ‘씨앗’을 심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AKB가 해외에 진출하는 것 역시 때로는 실패하는 일도 있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실패 하더라도 끊임 없이 도전 해 주길 바랍니다. 그 모든 것이 결국은 플러스가 될 것이라 보거든요.”
도요타의 자동차가 다른
나라의 거리를 달리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듯이, AKB를 모델로 한 아이돌 그룹들이 일본,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는 것 역시 꿈만은 아닐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