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살았던 집은 언니와 제가 한 방, 오빠들이 한 방을 썼고, 각각의 방에 2층 침대가 하나씩 놓여있었습니다. 저 스스로는 그다지 기억이 없지만, 어릴 적에는 여기저기에 빼곡하게 낙서를 해 댔기에 어머니가 매우 곤란해 하셨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연필 같은 게 아니라 볼펜으로… 예전에 어머니가 저에게 '너 어릴 때 '사야카, 벽에 낙서했니?'라고 물으면 꼭 '아니'라고 했어'라고 하시길래 '근데 어떻게 내가 한 건지 알았어?'라고 물었더니 '자기 이름을 써 놓았거든'이라 하신 적이 있습니다. 네, 어릴적부터 그림을 그리고 거기에 사인을 했던 거지요.
초등학교 1, 2학년쯤에 그 집을 떠난 뒤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꽤 오랜 기간 이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지금 제 취미의 폭이 넓은 것은 형제들의 영향입니다. 취미를 공유하며 공통의 화제를 갖고 이야기를 많이 한 편이기에 형제산의 사이는 좋은 편이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막내이기에 귀여움을 많이 받기도 했습니다.
형제 중에서 가장 사이가 좋은 사람은… 현재로선 언니입니다. 언니는 아직도 본가에서 함께 살기에 제가 오사카 본가에 돌아 갈 때면 이야기 나눌 기회도 많고, 취미도 일치하기에 언니랑 있을 땐 항상 애니메이션 이야기나 다카라즈카 이야기를 나누거나 함께 DVD를 보거나 합니다.
현재는 집을 떠나 독립한 오빠들과도 사이가 좋습니다.
제가 기타를 배우게 된 계기는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큰 오빠였습니다. 저보다 먼저 밴드 활동을 시작하기도 했고, PC를 이용하여 작곡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본격적으로 음악을 배워보고자 마음 먹은 뒤로는 오빠에게 DTM(데스크톱 뮤직)을 기초부터 배우기도 했습니다.
가족 중에서 가장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모르겠'는 사람은 작은 오빠입니다. 하지만 가장 다정한 사람이기에 '아,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기도 하지요. 반면 형제 중에서 아버지의 자유분방한 면을 가장 많이 물려받은 사람이기도 해서, 학창시절엔 자주 이상한 걸 주워와서 어머니에게 혼나곤 했습니다. 길가에 버려진 목발이라던가…
아버지가 사고를 치셔서 가족회의가 열리기라도 하면 언니가 엄마보다 더 몰아붙이고, 큰 오빠가 살짝 아버지 편을 들고, 작은 오빠는 주로 가만히 그 광경을 지켜보곤 합니다. 저는 보통 언니를 말리는 역할이었지요. 싸움이 나기 전에 화제를 돌린다던지 말이죠.
한 발 물러나 속해있는 단체의 '관계성'을 보며 그 속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생각 해 보는 버릇은 그런 가족들과 함께 자란 덕분에 길러 진 버릇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