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여름에 있었던 갑작스러운 이적발표 이후, 이래저래 고민을
많이 했기에 그런 제 모습을 보고 걱정 해 주시는 팬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중국으로
건너 가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이적을 하겠다고 정한 계기는
스태프분께서 '생일 선물로 뭐가 좋아?'라고 물어보신 데에서
출발합니다. 때마침 그 해 8월 13일에 22살이 되는 때이기도 했고, 데뷔 당시부터 꿈꾸어 왔던 목표, '도쿄 돔 공연'을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기에 말 그대로 'AKB48의 제 2장'이 시작된다는 실감을 하고 있던 때이기도 했기에 '새로운 1,831m를 걸어 가고 싶어요'라는 생각이 마음 속에 가득했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그 스태프분께 '선물은 딱히 필요 없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씀 드렸었지요.
그 날로부터 며칠 뒤, 그 스태프분께서 '해외에 생기는 48그룹으로
멤버를 유학보내는 얘기가 나왔는데, 거기 사에 네 이름이 거론되더라'라고
말씀 해 주시더군요. 사실 생일 때 제 구글플러스에 JTK의
멤버들이 축하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었었는데, 그 이야기가 아키모토 선생님의 귀에도 들어 간 모양이더라고요. 그래서 '사에가 국경을 넘어 그토록 존경받고 있다면 해외의 새로운
팀을 이끄는 데에도 적임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셨던 모양이더라고요.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해외로 간다'는 선택지는 생각도 안 해
본 데다가 솔직히 평생 '유학'이라는 말 자체는 저와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 해 왔기에 우선 제 이름이 그런 데 거론되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어요. 딱히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학교 성적에서 어학 성적이 좋았던 것도 아니었고요. (웃음) 하지만 중국은 AKB의 이벤트로 해외를 나갈 일이 있을 때 가장
자주 나갔던 곳이었기에 딱히 '생소한 곳'이라는 이미지는
없었어요. 그렇기에 유학 이야기를 정식으로 오퍼 받을 때에도 '중국이라면' 진지하게 생각 해 보자고 마음먹었지요.
아키모토 선생님께서는 '심사숙고 해 보렴. 하지만 조금이라도 마음이 두근거린다면 해 보렴'이라 말씀 해 주셨어요. 하지만 사실 금방 결단을 내릴 수는 없었지요. 연예계 선배님들, AKB의 멤버들,
가족들에게 여러 번 상담을 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께서 응원을 해 주셨지요.
AKB에선 '찬스의 순서'라는
말이 자주 쓰입니다만,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이번 이 '유학'이 제게 돌아 온 '찬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 '찬스'를 꼭 손에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언젠가 분명 '그 때 중국 유학 오퍼가 왔었지'라며 유학을 가지 않고 일본에서
활동하다 보면 어딘가 마음이 개운하지 못하고, 후회 할 때가 올 것 같았어요. 그렇기에 결국 저 스스로의 의지로 'SNH48의 미야자와 사에'가 되기로 결단했습니다.
제가 SNH48로 이적 한 뒤 처음 열린 총선거는 '입후보제'였습니다. 사실 입후보제로 바뀌었다는 이야기 자체도 해외에서 들었기에
인터넷을 통해 총선거 공지를 보고 '야 이거 정말이야?'라고
놀랐었지요. (웃음) 그 공지에 해외 자매그룹인 JKT, SNH의 유학생들도 입후보 자격이 있다고 쓰여져 있었기에, '기껏
권리가 주어졌다면 입후보 해야지'라 생각했어요. 저와 마리얀느
두 사람이 SNH 를 대표해서 노력 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제 결심을 굳게 해 준 것은 그 전 해 총선거에서 팬분들께서 제게 주신 자신감 덕분이었습니다. SNH로
이적 한 것 역시 그 자신감이 없었다면 결심하지 못 했을 거예요.
그 해 총선거 캐치프레이즈는 'NO 사에, NO 선발'이었습니다. 팬분들께서 '역시 선발에 사에가 있으니 좋네'라고 생각 해 주셨으면 했거든요. '선발에는 미야자와가 필요하다고
생각 해 주셨으면 좋겠다', '내가 선발에 든다면 지금 이 AKB를
바꿀 수 있어'. 팬 여러분께서 주신 그런 자신감과, 그
덕분에 조금씩 싹 튼 저 자신의 자신감이 담긴 문장이었지요.
SNH로 이적 한 뒤로부터, 좋은 의미로 AKB라는 그룹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고, AKB에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선발에 들어서 그런 '부족한
부분'을 조금이라도 메워보려 했던 것입니다. SNH의 멤버들을
보며 AKB의 초창기를 떠올리며 자극을 받기도 했고, 땀에
절어가며 멤버들에게 춤을 가르치고, 현지 이벤트나 버라이어티에도 출연 하기도 했습니다. AKB를 다시 한 번 객관시하고, 차세대 멤버들을 다시 생각 해
볼 기회가 있었지요. 스테이지에서 떨어 져 있는 동안 많은 것들을 느꼈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총선거에는 꼭 나가야겠다 생각했던 것이지요. SNH로의 이적을 제가 제 의지로 정하지 않았더라면 총선거 나갈 생각도 하지 않았겠지요. 그리고 전년도 총선거가 모든 것을 바꾸어 준 것이지요. 제 인생
그 자체를.
그리고 총선거 당일이 밝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10위, 선발
멤버에 뽑혔습니다. 이적을 발표하고 총선거가 있기까지 약 1년간
정말 다양한 사건들이 있었고, 팬분들을 만나 교류 할 기회도 엄청나게 줄어들었습니다만, 그런 와중에도 전년도에 비해 2만표 이상 많은 여러분들의 '마음'을 받을 수 있었던 점, 많은
분들께서 응원 해 주셨다는 점이 정말로 기뻤습니다.
이전 2년간은 주욱 11위에 머물러 있었기에 '10위의 벽'이 얼마나 높은 것인지를 실감하고 있었던 데다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그 벽을 넘는다는 것은 무리라고, 솔직히 포기하고
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벽'을 뛰어넘었다는 점이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응원 해 주신 팬 여러분
중에는 '한 자리수 순위로 올려주고 싶었는데' 라던지 '아쉽다'라고 말씀 해 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데, 그 마음도 정말 고마웠어요. 물론 아직 더 높은 순위가 있는 한
거기에 만족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제게 있어 10위라는
순위는 너무나도 충분한, 아니 과분한 수준의 '사랑'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