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BKA 1711 - 이마이즈미 유이 인터뷰 1/2
‘이 곳에서 노래하고파’
옹이구멍이 생겨버린 느티나무.
지난 4월 13일, 이마이즈미 유이는 컨디션 불량을 이유로 케야키자카46으로서의 활동을 잠시간 중단하게 되었다. 오피셜 사이트, 그리고 본인의 블로그를 통해 그녀의 활동 휴지가 발표 되었던 것이다. 데뷔곡인 ‘사일런트 마조리티’에서 프론트 멤버로 발탁되며 인지도를 올린 그녀는 그룹 활동 초기부터 특유의 악수회 대응으로 탄탄한 인기를 구가하여왔으며, 코바야시 유이와의 유닛 ‘유이쨩즈’ 활동을 통해 그룹 내에서도 손꼽히는 가창력을 뽐내기도 하였다. 그런 그녀의 갑작수러운 활동휴지 발표에 많은 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졸업 해 버리는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 섞인 예측도 나왔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마이즈미는 활동 휴지를 발표하기 직전의 블로그에서 ‘잠시동안 제게 시간을 주세요’, ‘기다려 주신다면 정말 기쁠 거예요’라고 이야기 하며 팬들과의 재회를 약속한 뒤 휴지기에 들어 갔었다.
그녀가 활동을 쉰 지 어느덧 4달이 지난 8월 18일. 이마이즈미의 활동 재개 발표가 있었다. 직전에 발표 된 케야키자카46의 첫 앨범 ‘새하얀 것은 더럽히고 싶어 져’의 아트워크에의 참가 및 솔로곡을 비롯한 신곡 레코딩 참가 소식 또한 발표되며 그녀의 복귀가 멀지 않았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8월 29일, 30일 양일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케야키자카46 전국투어 2017 새하얀 것은 더럽히고 싶어 져’의 마지막 공연 2회에서 그녀는 깜짝 출연하며 자신이 건재함을 알렸다. 이 공연에서 그녀는 당당하게 무대 위에 서서 앨범에 수록된 자신의 첫 솔로곡 ‘여름 꽃은 해바라기 뿐이 아니야’를 열창하며 팬들에게 자신의 복귀를 직접적으로 알리기도 하였다.
그녀가 어째서 활동 휴지라는 결론을 내렸는 지에 대해서는 지난 8월에 발매 된 ‘blt graph.’에서 이미 자세히 인터뷰 한 바 있으나, 그 인터뷰를 보지 못 한 독자분들을 위하여 다시 한 번 그녀 본인에게 그 경위를 물어보았다.
이마이즈미 (이하 ‘이’) : 1년쯤 전부터 컨디션이 별로 좋지가 않았어요. 일을 하러 가기 직전에 컨디션이 갑자기 안 좋아져서 다른 멤버에게 대타를 부탁하거나 하는 경우도 많이 늘었고요. 그래서 이런 상태로 일을 하기 보다는 한 번 쉬면서 컨디션을 회복한 뒤에 다시 일을 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지요. 결국 쉬기로 결정이 난 것은 딱 1주년 라이브(4월 6일, 국립 요요기 제 1체육관) 직전이었어요. 그 때는 솔직히 체력적으로나 멘탈적으로나 한계에 달해 있었지요. 마음 한 편으로는 ‘이래도 쉬지 못한다면 차라리 그룹을 그만두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지요. 하지만 그룹을 그만두는 것 만은 피하고 싶었기에, 좀 쉬면서 컨디션을 회복해야겠다고 결단했습니다. 일단 쉬기 시작하면 얼마나 쉬고 돌아 올 지에 대해서는 생각 못 했지만요.
무시무시한 기세로 성장을 거듭 해 가는 그룹에서 잠시간 이탈한다는 선택은, 그녀에게 있어 토리이자카46 (이후 케야키자카46으로 이름을 바꿈) 오디션을 보아야겠다고 결단했을 때 만큼의,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용기를 요하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 때 그녀가 선택한 결단이 이후 그녀에게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복귀 후 첫 일로 ‘잡지 촬영’을 선택한 그녀. 하지만 바로 그 잡지 촬영 당시만 해도 언제 어떻게 팬들 앞에 다시 서게 될 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계획도 세워 져 있지 않았다. 물론 그녀가 마쿠하리의 라이브 무대에 서게 될 지 아닐지 역시 미정인 상태였다.
이 : 사실 휴식기간 도중에 몇 번이나 ‘지금이라면 복귀 할 수 있을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한 편으로는 몇 달이나 일을 멋대로 쉬었다는 점도 사실이기에 선뜻 돌아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할 용기가 나지 않았지요. 이야기를 하러 가자… 싶다가도 결국 그만 두는 것이 몇 번이나 있었기에 저 스스로도 ‘아 이러다간 결국 못 돌아가게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 그렇기에 저 나름대로 ‘마쿠하리 멧세 투어때 오랜만에 다시 무대에 서자’라는 목표를 세웠지요. 만약 이 타이밍을 놓친다면 그룹으로 돌아 갈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했고요. 전국투어 자체엔 참가하지 못 했지만,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정말 강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 해 노력 해 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무서운 것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팬 여러분께서 어떻게 생각하실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제가 멋대로 빠져있었던 탓에 다른 멤버들이 더 힘든 상황에서 분투 해 왔다는 것도 잘 알고 있기에 ‘투어 내내 빠져있던 내가 갑작스레 무대에 서는 데 대해 다들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랬더니 정말로 모든 게 무서워지더라고요. 하지만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괜찮아. 할 수 있을거야’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기세를 몰아서 스태프분께 가서 상담을 하고, 무대에 서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녀의 그런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더 강하게 만들어 준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이 : 저 정말로 이 일이 좋아요. 팬 여러분과 악수회에서 만나는 것도 좋고, 라이브를 비롯한 그룹
활동도 전부 좋아하거든요. 이렇게 좋아하는 일들을 그만 둘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거죠. 솔직히 한 때는 그룹을 위해서나 저 자신을 위해서나 제 고집을 꺾고 포기하는 게 나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역시나 팬 여러분과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기에, 결국
택한 결론은 복귀였습니다. 특히나 ‘그룹을 위해서라도 내가
빠지는 게 나을 지 몰라’라고 생각했던 것은 다름아닌 ‘제
자리를 비워두고 퍼포먼스를 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보았을 때’였어요. 그렇게
저를 생각 해 준다는 것이 정말 기쁘기도 했지만, 그런 일이 거듭 되면 거듭 될수록 기쁜 마음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커져만 갔거든요. 차라리 제가 그룹을 나간다면 그렇게 미완성 된 퍼포먼스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제 자리에 들어 가 완성된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지요. 물론 그런 이유 말고 저 개인적으로 프레셔를 느꼈던 것 역시 큰 이유였어요.
다른 멤버들이 ‘한자케야키 21명, 그리고 히라가나 케야키까지 32명 전원이 한 무대에 서고 싶다’라고 이야기 해 주는 건 정말 기뻤지만 그렇게 해 주지 못 하는 게 점점 부담이 되어 가기도 했어요. 기쁘긴 하지만 난 아직 준비가 안 되었는데… 어떻게 하지… 라는 느낌이었달까요. 쉬는 동안
TV를 보다 케야키자카의 활동을 보게 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역시 아무래도 제가 속한 그룹이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그 곳에 제가 없다는 게 좀 신기한 느낌이 들어 계속 바라보고 있기가 힘들기도 했어요.
제 자리가 비어있는 것을 보면 ‘아…’라고 미안하고
슬픈 마음이 들었거든요. 그렇기에 어떻게 보자면 마쿠하리 첫 공연날이 제가 ‘케야키자카의 현재’를 제대로 제 눈으로 직시한 첫 날이라 해도 좋을
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