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SWEET 카토 시호 인터뷰
겉보기에는 쿨해보이지만 실제로는 유머러스한 성격. 무표정한 얼굴은 차가워 보이지만 그만큼 때때로 보여주는 미소가 더 멋져보인다. 거기에 더해 파괴적인 매력까지 겸비한 그녀. 본인은 다른 이의 '갭'에 빠져든다 하지만 그런 그녀야 말로 '갭' 덩어리라는 것이 흥미롭다.
- 악수회와 성년식 날짜가 겹치셨는데, 카토상은 악수회를 선택하셨지요.
카토 (이하 '카') : 네. 그렇게 결정을 내렸어요. 악수회를 쉬기 싫었던 것도 있고,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성인식에 나가야만 한다고 생각 한 것도 아닌지라 악수회를 선택했습니다. 그 대신 할머니, 어머니가 대를 이어 입으셨던 후리소데를 입고 사진을 찍을 생각이에요. 다만, 그 기모노 같은 경우엔 무늬나 디자인이 굉장히 고풍적이기 때문에 오늘 이렇게 촬영을 통해 현대적인 기모노를 입은 것을 보시면 엄마도 굉장히 기뻐 하실 것 같아요.
- 그렇군요. 그럼 본론으로 들어 가 보겠습니다. 우선 어릴 적에 생각하셨던 '자신의 20세'는 어떤 이미지였는지 알려 주실 수 있나요?
카 : 중학생 때 까지만 해도 '20살에는 결혼 해야지'라고 생각했어요. 가능하면 아이도 낳고… 그런 망상을 하곤 했는데, 정작 그 때가 되니 전혀 다른 미래가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 실제로 20세를 목전에 둔 심경은 어떠신가요?
카 : 아직 그냥 어린 애예요. 어릴 적에는 20살이라 하면 엄청 어른 같았거든요. 하지만 정작 지금은 딱히 10대 때와 다른 게 없는 것 같아요. 배가 고프면 풀이 죽고, 졸리면 컨트롤이 안 되고… 그런 모습을 보면 '아직 어린애구만' 싶어요. 본능에 진다고나 할까요.
- 그럼 본인이 생각하시기에 어른은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세요?
카 : 주변에 계신 스태프 분들이 어른이라 생각해요. 아무리 피곤하셔도 항상 저희들을 위해 노력 해 주시거든요. 그렇게 다른 이들을 위해 노력 할 수 있는 사람이 어른이라 생각하고, 저 역시 그런 어른이 되고 싶어요.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 한 것은 히라가나 케야키에 들어 온 이후부터입니다만, 이전까지는 솔직히 아무런 생각도 안 하고 살아 왔거든요. (웃음)
- 그렇다고는 해도 인생을 바꾸게 된 터닝 포인트는 있지 않나요?
카 : 고등학교에 들어 간 뒤,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편의점 아르바이트였지요. 솔직히 지금도 경어에 자신이 없는데, 그 때 아르바이트를 안 했더라면 정말 하나도 못 썼을 거예요. 중학생 때 까지는 가족이나 학교 선생님, 선배님 이외의 어른들과는 크게 엮일 일이 없었는데요 아르바이트를 시작 한 뒤로부터 잘 모르는 어른들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어요. 인간관계라는 것도 많이 배울 수 있었지요. 아직도 낯가림은 있지만, 그래도 나름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생겼어요.
- 그런데 '편의점'을 택한 특별한 이유 같은 게 있나요?
카 : 집 바로 근처에 있었거든요. 언니도 거기서 아르바이트를 했기에, 따라 한 거죠.
- 언니분 영향이었군요. (웃음) 문화쪽 취향면에서는 아버님 영향이 크셨다고 하던데.
카 : 네. '스타워즈'의 팬이 된 계기가 아빠 영향이었거든요. 사실 처음에는 강제적으로 보게 하신 거지만(웃음) 어느 정도 이해력이 생긴 중학생 때쯤부터 '아, 이런 의미였구나!'라고 깨닫게 되었어요. 그 때부터 이야기가 하나로 연결이 되면서 완전히 빠져버렸어요.
- 그렇게 '스타워즈'를 알게 되면서 인생관에 영향이 있거나 하셨나요?
카 : 음… 누구에게나 마음 한 구석에 다크사이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그런 다크사이드가 생겨나기에, 마음이 건강하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게 되었지요.
- 하지만 아나킨 스카이워커나 카이로 렌처럼 마음에 어둠을 숨기고 있는 캐릭터들이 매력적인 것도 사실이잖아요.
카 : 그건 그렇죠. 눈을 뗄 수가 없죠. 하지만 그 둘에게 마음이 가는 건 당장이라도 어둠에 빠질것 같은 위태로워 보이는 사람에 끌리는 타입이라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와, 이렇게 생각하니 저 행복해지긴 그른 것 같은데요.
- 그럼 주제를 바꿔서 카토상이 생각하시는 '어른의 연애'에 대해서도 여쭈어 보고 싶네요. '어른의 연애'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카 : 음… 어릴 때는 누군가가 좋아지면 시야가 좁아지잖아요. 하지만 어른의 연애는 그렇게 되지 않고, 주변 상황도 전부 시야에 넣고 연애와 일상 생활을 양립시킬 수 있는 연애라 생각해요.
- 사랑에 빠지면 눈이 먼다는 얘기도 있지요.
카 : 그렇지요. 하지만 어른들의 연애는 그렇게 눈이 멀지 않는 연애라 생각해요. 잘은 모르지만요 (웃음)
- 그럼 어떻게 만났으면 좋겠어요?
카 : 사랑에 빠진다면 한 눈에 반했으면 좋겠어요. 한 눈에 반해서 짝사랑을 하다가 마음이 통해 사랑에 빠지고, 결혼 했으면 좋겠네요. 저희 부모님만 해도 고등학교 때 아는 사람을 통해 만나, 사귀시다 결혼 하셨거든요.
- 짝사랑이라… 짝사랑 기간이 있는 편이 좋으신건가요?
카 : 짝사랑 하는 동안이 가장 두근거리잖아요. 작은 일에도 기쁨을 느낀다던지 하고… (웃음)
- 두근두근 거리게 되는 포인트가 있으신가요?
카 : 갭에 약해요. 겉보기에는 좀 가벼워 보이는 사람이 알고 보면 성실한 사람이라던가 하는 그런 '의외성'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려요. 물론 '갭'이라곤 해도 '겉보기엔 성실해 보이는 사람이 알고보면 가볍다'던가 하는 갭은 싫어요. 기본적으로 껄렁껄렁하고 가벼운 사람은 싫어하기도 하고.
- 갭이면 다 좋은 건 아니란 말씀이군요. 자 그럼 카토상이 현재 사랑에 빠져 있는 것이 있다면?
카 : 뭐가 있을까요… 아, 요즘 팥 소에 푹 빠져있어요. 팥 양갱이라던가 도라야키를 거의 매일 먹는걸요. 그 중에서도 코시앙(팥을 삶은 뒤 으깨고 체등에 받쳐 곱게 간 것)이 좋아요. 츠부앙(팥을 삶은 뒤 으깬 소. 코시앙에 비해 입자가 크고 팥 껍질 등이 씹히는 것이 특징)은 특유의 팥 껍질이 씹히는 식감이 좀 별로라서… (웃음) 사실 팥 소에 빠지게 된 계기는 나코쨩이었는데요, 나코쨩이 화과자를 좋아하신다고 해서 생일 선물로 드리려고 도라야키를 샀었어요. 하지만 드릴 타이밍을 놓치고, 어느 사이엔가 유통기한이 다 되어 가길래 별 수 없이 제가 먹었거든요. 그 때 먹은 도라야키가 너무나도 맛있었기에 푹 빠지게 되었어요.
- 그렇게 보니 나가사와상에 대한 카토상의 마음은 '사랑'이랑도 비슷한 감정인 것 같은데요.
카 : 애초에 나코쨩의 비주얼로 입덕을 했거든요. 외모로 시작해서 방송을 찾아보다 보니 나코쨩 특유의 캐릭터가 좋아지게 되었어요. 그 뒤로는 완전 푹 빠져들었고요. 히라가나에 들어 와서 나코쨩이랑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냥 이야기를 하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깨끗해 지는 것 같아요. 나코쨩 본인은 '시호는 대체 왜 나 같은 걸 좋아할까?'라고 생각한다는 것 같은데, 본인이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인 지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 나가사와상과 카토상은 노기자카의 아키모토 마나츠상을 존경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카 : 마나츠상처럼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 해 주는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실 저 같은 경우에는 미소가 되게 어색하거든요. 멤버들도 '넌 정색하는 게 더 자연스러워'라고 할 정도인걸요. (웃음) 그래서 곰곰이 생각 해 봤는데 정말로 사진 찍을 때도 그다지 웃은 적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히라가나 멤버들과 함께 있으면서 저도 어느 사이엔가 조금씩이나마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전에는 이렇게 촬영을 하면서 '웃어 보'라는 주문에 울음을 터뜨리곤 했거든요. 자연스럽게 웃지를 못해서… 하지만 조금씩이지만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되었기에 히라가나에 들어 온 것은 제게 의미가 큰 사건이라 생각해요.
- 만일 히라가나 케야키에 들어 오지 않았더라면 어떤 일상을 보냈을 것 같아요?
카 : 음… 옷 판매 같은 것도 해 보고 싶었기에 그런 아르바이트를 했을 거라 생각해요. 솔직히 관심이 있는 게 그 정도밖에 없었기에 아무런 꿈도 없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하고 싶은 일, 해 보고싶은 일이 잔뜩 생겼기에 그것만으로도 행복해요.
- 그럼 앞으로 어떤 어른이 되고 싶으신가요?
카 :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아, 이 사람 인생 즐겁게 사는구나'라던가 '이 사람처럼 살아보고 싶어'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어요. 제 머리를 관리 해 주시는 코디네이터분이 정말로 취미와 일을 즐기며 사시는 분이신지라, 알찬 인생을 보내시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분이 가까이에 계시다 보니 더더욱 저런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 그럼 현재 생활은 어떠신가요? 알차다고 생각하세요?
카 : 네. 정말 행복해요. 원래부터 노기자카 선배님의 팬이었고, 케야키도 결성 직후부터 좋아했었기에 그런 동경의 무대에 제가 서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해요. 하지만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 질 지 모르는 거잖아요. 세상에는 끝이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언젠가는 멤버들이 졸업을 할 지도 모르지요. 그때는 남은 멤버들이 슬퍼 질 지도 모르기에 저희 히라가나 1기생들이 함께 운명을 함께 하자고 이야기 한 적이 있어요. 물론 그 때가 되어 봐야 알 수 있겠지만,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질문 순서가 조금 바뀐 것 같긴 합니다만,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이나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카 : 자기 자신을 제어 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즐겁고 신나는 상황이라 해도 필요 할 땐 냉정하게 판단 할 줄 아는 힘을 갖고 싶어요. 아 그리고 많은 사람들 앞에 서도 긴장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생각하고 이야기할 줄 아는 것이 어른이라 생각해요. 멤버 중에서는 사사키 쿠미가 그런 어른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저는 사람들 앞에 서면 긴장해서 생각했던 것들도 말로 표현을 잘 못하거든요. 하지만 쿠미는 긴장하지 않고 조리있게 말을 잘 해요. 저 역시 히라가나 안에서는 연장자에 속하기에, 쿠미처럼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마 이런 똑부러지지 못한 말투만 고쳐도 겉보기에는 많이 나아 져 보일 거라 생각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요.
- 사사키 쿠미상도 '스타워즈'를 좋아하시던데. '포스'의 존재를 믿으시나요?
카 : 물론 믿어요! 쿠미도 뭔가 들어 올리거나 할 때 '포스!'라는 말을 자주 하고요. 그리고 해리 포터에 '루모스'라고, 불이 들어오는 주문이 있는데, 자전거 램프를 켤 때 그 주문을 외곤 해요. 엄마는 그 모습을 보며 '바보아냐'라고 하시지만요. (웃음)
- 어른이 되시더라도 그런 동심을 잃지 않고 싶으신가요?
카 : 네. 역시 판타직한 마음은 잃고 싶지 않아요. 마음이 식어버리면 매일매일이 그냥 똑 같은 일상이 되어 버리잖아요. 판타지의 정신을 갖고 즐겁게 살고 싶어요.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의외의 모습이 발견된다. 어른스러운 면을 보였다가는 곧바로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부분을 보여주는 그녀. 어딘지 모르게 일관성이 없어보이지만 알고 보면 심지가 굳기도 하고… 결국 그녀의 존재 자체가 판타지라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언제나 포스가 그녀와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