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해, 케야키자카의 첫 앨범이
나왔습니다. 이건 노기자카의 전례를 생각 해 보면 이례적으로 빠른 페이스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콘노 (이하 ‘콘’) : 작년 겨울, 아키모토
선생님께서 ‘앨범 가 보자고’라고 말씀 해 주셨을 때, 내심 ‘진심이신가…’라고
생각했지요. (웃음) 아키모토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릴리즈 방식부터 사고 방식, 발상 면에서도 록 아티스트에 가깝게 바꿔
보고 싶어. 그러기 위해 분투중이야’라고 하셨지요.
- 전국투어도 마치 록 아티스트의 그것 같았지요. 그와 더불어 히라테상의 상태가 화제가 되었는데요.
콘 : ‘케야키 공화국’에서 완전 연소 해 버렸어요. 히라테는 한 사람의 표현자로서도 좋은
작품을 표현 해 내지만, 동시에 크리에이터로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며, 언제나 100점 이상의 것을 만들어 내려 하는 타입이거든요. 그렇기에 ‘100점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스스로에게 ‘실격’이라는 낙인을 찍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성향이 드러난 것이 바로 전국 투어였지요. 일반적으로는
‘히라테가 컨디션 난조’라며 걱정을 샀습니다만 제가 보기에
그것은 ‘표현을 한다는 데에 대한 고뇌’와의 싸움으로도 보였어요.
- 아이돌이 그러는 것은 꽤나 이례적인 일이라 생각하는데요.
콘 : 그렇게 보면 완전히
록 아티스트같죠. 사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지금껏 주로 그런 아티스트들과 일을 해 왔기에 그 모습을
본 순간, ‘아, 그러고 보니 이전에 다른 록 아티스트들도
이랬었지’라고 뇌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습니다. 히라테의 마음이
외치는 절규도 그렇고, 무대에 서긴 했지만 만족스러운 퍼포먼스를 할 수 없었다는 점도 그렇고. 아이돌 팬 여러분께서 ‘아티스트 선언’ 같은 것에 대해 부정적이시라는 것은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만, 케야키자카의
그런 측면이 아이돌 팬 외의 분들께 반향을 일으킨 것도, ‘케야키자카는 뭔가 좀 달라’라는 분위기가 형성 된 것도 사실이잖습니까. 록 인 재팬 페스티벌’이나 ‘섬머 소닉’ 측에서
출연 오퍼를 받았던 것은 저희가 전략적으로 록적인 분위기를 내서가 아니라, 단순히 록 필드에 계시는
분들께서 케야키라는 그룹에서 매력을 느끼셨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상황은 어떻게 보자면
새로운 타입의 ‘하이브리드 아이돌’이 탄생하는 과정이라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 그럼 히라가나 케야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려 주시겠어요?
콘 : 히라가나는 원래 한자의
언더 개념이라기 보다는 아키모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나가하마 네루를 위하여 동료를 만들어 주는 건
어때?’라는 아이디어가 구체화 된 그룹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대체 뭐지’라고 자문자답을 할 수 밖에 없는 숙명을 짊어지고
있는 그룹인 것이지요. 사실 저희들도 아직 그 답을 찾지는 못 했습니다. 당초 한자 케야키를 ‘태양’, 히라가나
케야키를 ‘달’로 빗대어 활동을 시킬 생각이 있었는데, 어느 사이엔가 그런 이미지가 정 반대가 되어 있더군요. 그 결과
히라가나 케야키에게 힘을 붙여주기 위하여 한 것이 2기생을 모집하여 한자 케야키와 거의 동일한 인원수로
맞추는 것이었지요. 기본적으로는 아키모토 선생님의 말버릇처럼 ‘머리로
생각해서 움직이는 것은 재미 없다’는 기조에 맞추어 운영 하고 있습니다.
- 한 편으로 한자 케야키 역시 ‘바람을
맞아도’를 통해 지금까지 이상으로 ‘어떻게 흘러 갈 지 모르는’ 상황에 처했는데요.
콘 : 말하자면 ‘밝은 자기부정’이라 할까요. ‘사이마조’를 좀 더 하드하게 몰아 붙인 결과물이 바로 ‘불협화음’이고, 그렇게 끝까지 몰려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때, 갑작스레 ‘뭐,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훌훌 털어 내는 그런 자기부정 말입니다. 그
곡을 통하여 ‘이 다음에 어떤 흐름으로 흘러 갈 지 종잡을 수 없는’
넓은 운신 폭을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투어에서 문제가 되었던 히라테의 상태도
그렇고, 좌절이나 정체 같은 것은 아티스트 문화면에서 보면 흔한 일이니까요. 그리고 좀 더 자세히 생각을 해 보면 음악 분야 뿐 아니라 각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
주인공들은 다들 한 번은 좌절을 경험하고, 다시 일어 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요. 그렇기에 앞으로 케야키자카는 기존의 ‘아이돌’이라는 프레임으로는 설명 할 수 없는 그런 일들을 점점 해 나갈 생각입니다. 어쩌면
꽤나 충격적인 전개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