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SWEET 우시오 사리나 인터뷰
누구에게나 역사가 있는 법이다. 언제나 멋진 미소가 인상적인 그녀 역시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몇 번이나 터닝포인트를 맞이 한 바 있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인도 되기라도 한 듯이 몇 번이나 갈림길에 맞닥뜨리고 선택을 해 온 그녀. 하지만 망설임을 무릅쓰고 선택한 그 너머에는 인생을 바꿀만한 멋진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 20년간의 인생을 되돌아 보았을 때, 터닝포인트라고 할만한 것들이 있었나요?
우시오 (이하 '우') : 고등학교 생활 자체가 그랬어요. 제가 다녔던 학교는 3년간 계속 같은 반으로 올라가는 형식이었거든요. 꽤나 글로벌한 학교였기에 여러 세계를 보아 온 아이들이 많았고, 그만큼 다들 시야가 넓었거든요. 그런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인생이 변했다고나 할까요… 예전에 비하여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지금의 성격이 형성되었지요. 이전에는 작은 일도 혼자 끌어안고 끙끙대는 타입이었지만, 저희 반 아이들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혼자 끌어안기 보다는 웃어야 인생이 더 즐거워 질거야'라는 분위기였기에, 그런 아이들과 함께 3년을 지내다 보니 저도 '그런 것 같아! '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엄마도 '만약 그 학교가 아니라 다른 곳에 갔었다면 사리나는 히라가나 케야키에는 못 들어갔을 것 같아'라고 하셨을 정도로 생각이 엄청 크게 변했고, 특히 인생을 더 즐겨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 반 분위기가 밝으셨나봐요?
우 : 네. 여자아이들이 많았기에 처음에는 좀 서로 견제하는 분위기려나… 싶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사실 그런 분위기였던 데는 한 친구 공이 컸는데요 그 아이는 고등학생 때 이미 창업을 했던 아이인데, 항상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모두와 공유해서 앞으로 일본을 더욱 더 밝게 만들고 싶어'라고 하던 아이였어요. 제가 지금껏 만난 사람들 중에 가장 제게 영향을 준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그 아이는 언제나 누군가가 생일이면 반드시 깜짝 파티를 열어 주었거든요. '어째서 그렇게까지 해 주는 거야?'라고 물은 적이 있는데, '친구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행복해지거든'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다른 이의 행복을 자신의 행복이라 생각 할 줄 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를 알려 준 같은 반 친구들에게는 항상 감사 할 따름이지요.
- 중학생때까지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우 : 원래는… 목소리가 이렇다(하이톤) 보니 상처 받는 말도 듣고 해서 제 목소리가 싫었어요. 하지만 목소리를 억지로 바꿀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지?라고 고민하곤 했어요.
- 하지만 지금은 그 목소리가 본인의 매력 포인트가 되었지요.
우 : 그렇죠! 히라가나 케야키에 들어 와, 많은 분들께서 목소리를 칭찬 해 주시게 되어 저 스스로도 제 목소리를 더 이상 싫어하지 않게 되었어요. 하지만 중학생 때는 저 자신의 목소리 뿐 아니라 저 자신도 싫어했었거든요. 저라는 사람은 금방 다른 사람과 스스로를 비교하고는 멋대로 낙담하곤 하는 타입인데요, 고등학생이 되어 한 친구로부터 '그런 거 고민 해 봤자 별 수 없잖아. 어차피 이렇게 지내나 저렇게 지내나 똑같다면 웃으면서 지내는 편이 좋지 않을까.' 라고 조언을 해 준 덕분에 떨쳐 낼 수 있었지요. 아, 그렇구나… 웃으면서 지내는 게 더 즐겁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그 이후로는 언제나 웃고 있어요. (웃음) 이제 와 얘기지만 사실 원래는 다른 학교를 갈 생각이었거든요. 사실 그 학교에 간 건 별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상황이었거든요. 하지만 정작들어 가 보니 제 인생을 크게 바꾸어 준 학교였고, 그 곳에서 만난 친구들 덕분에 성장 할 수 있었기에 결과적으로 그 학교에 들어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로 인생이란 어떤 일이 일어 날 지 모르는 것 같아요.
- 그건 그렇군요. 만약 다른 학교에 가셨더라면 전혀 다른 '지금'을 맞이 하셨을 지도 모르겠네요.
우 : 사실 실력이 모자라서 지금까지는 그다지 얘기를 안 했었는데요. 고등학교에 들어 가기 전까지는 클래식 발레를 배웠었거든요. 그 때 선생님께서 제 성격을 많이 만들어 주셨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그 선생님께 지도를 받았는데, 아직도 마음 속에 남아 있는 말씀이 '진실된 것은 곧 성실한 것이고, 선함은 곧 행동을 통해 나타나는 법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아름다움이지'라는 말씀입니다. 제가 다녔던 발레스쿨은 방침상 콩쿠르에는 나가지 않는 스쿨이었어요. 왜냐면 '발레는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이다'라는 것이 선생님의 생각이셨거든요. 겉으로 어떻게 보이느냐, 기술이 얼마나 대단하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표현을 통해 보는 이들의 눈을 끌어야 한다, 그러니까 내면으로 다른 이들을 매료 할 수 있는 발레를 하라는 것이 교육 방침이셨기에 저 자신도 다른 것 보다는 내면을 갈고 닦는 데 익숙했었거든요. 그렇게 생각 해 보면 지금까지 수 많은 멋진 사람들과의 만남이 제게 있어 정말 큰 의미가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들과 교류를 하며 성장 해 오신 것이군요. 그런 우시오상이 보시기에 '저 사람 어른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우 : 음… 와인을 마시는 사람? (웃음) 레드와인을 글라스에 담아 빙글빙글 돌리는 모습이 왠지는 모르겠는데 굉장히 어른스러워 보여요. 저희 부모님이 술을 그다지 드시지 않아서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본 적은 거의 없지만, TV에서 봤을 때 '와 저게 어른이구나' 싶었어요. 아, 그리고 운전 할 줄 아는 사람도요! 자기 힘만으로도 어디든 갈 수 있잖아요. 그 점이 어른이라 생각해요. 제가 면허가 없어 어딜 가려 해도 부모님께 부탁을 드려야 하기에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그리고 자동차를 후진시킬 때, 왼 손으로 조수석을 감싸듯이 하고 오른 손으로 핸들을 돌리잖아요. 그 모습이 뭔가 두근두근해요.
- 아, 그 모습 좋아하는 여성분 많으시죠. 그럼 이 흐름을 타고 여쭙는데요, 어떤 사람이 좋으세요?
우 : 평소에는 조금 쿨한 사람이 때때로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가슴이 뛰어요.
- 소위 말하는 '갭 모에'인가요. (웃음)
우 : 갭이 중요하죠 갭. 평소에는 차갑다가도 제가 낙담 해 있을 땐 '괜찮니?'라고 물어 본다면 그것 만으로도 완전… (웃음) 물론 노리고 갭모에를 연기하는 건 안돼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언뜻언뜻 보이는 갭이 중요하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언제가 되었건 다정하게 말을 걸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두근두근 할 거라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자신이 없는 성격이기 때문에 항상 '이건 안 돼, 저것도 안 돼'라고 생각하곤 하기에 그럴 때 '지금 그 대로도 괜찮아' 라고 이야기 해 준다면 그것 만으로 그 사람이 좋아 질 것 같은걸요. '아, 나, 지금 이대로도 괜찮구나. 고마워~'라는 느낌? 아, 그리고 작은 아이들에게 상냥한 사람도 매력적이에요. 다시 말 해 외면보다는 내면에 끌리는 것 같네요. 아, 이런 이야기 하는 것 만으로 뭔가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 망상이 점점 커져만 가네요. 그럼 조금 더 망상을 해 볼까요. 우시오상이 생각하는 '어른의 연애'란 어떤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우 : 음.. 뭐랄까요. 집에서 둘이 고타츠에 들어 가 느긋하게 보내는 그런 관계 아닐까요.
- 꽤나 안락한 느낌이네요. (웃음)
우 : 함께 한텐(일본 방한용 옷)을 입고 '오늘 춥네'라고 이야기 하며 함께 고타츠에 들어 가, 뜨거운 코코아를 마시며 함께 시간을 보내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매일 그런 식이기만 해서는 변화가 없으니 때로는 '오늘은 함께 일루미네이션을 보러 가자'라는 이야기도 하고요. 예정을 빡빡하게 짜지 않고도 자기 마음대로 훌쩍 떠날 수 있는 것도 어른의 특권이라 보기에 '내일 어디 어디 가 볼까?'가 아니라 '지금 시간 되면 잠깐 어디어디 가 볼래?' '응' 같은 느낌으로 훌쩍 다녀 오는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니면 각자 다른 곳에 있다가 (갑자기 혼자 연기를 시작한다) '지금 어디야?' '지금? 어디어디에 있어' '오늘 일 몇 시에 끝나?' '나? 6시에' '그래?그럼 7시에 어디어디서 보자' '응 알았어' 이렇게 갑자기 약속을 정한 뒤, 만나는 그런 모습이 멋져 보여요. 그렇게 함께 일루미네이션을 보고 집에 돌아 와서는 '오늘 추웠지?'라며 함께 뜨거운 코코아를 들고 다시 고타츠 안으로 들어 가는거예요. 스케줄을 딱딱 짜 놓고 움직이는 건 좀 별로 같아요. 물론 상대방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즐기는 그런 관계가 이상적인 것 같아요.
- 참고로 스케줄 조정이 안 되어 못 만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우 : 그럴 땐 (또 다시 혼자 연기를 시작한다) '오늘 일 끝나면 시간 도?' '아, 미안 오늘은 약속이 있어' '아 그렇구나. 알았어 수고 했어'라는 식으로… 딱히 '그럼 내일은 어때?'라고 묻지 않는 거죠. 진정한 어른은 무리해서 만나려 들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예정이 맞을 때 '그럼 함께 가자'고 이야기 하는 느낌이 딱 좋은 것 같아요. 말하자면 상대방의 시간도 존중 해 주는 연애를 동경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물론 어디까지나 이상일 뿐이니 실제로 어떨 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만, 언젠가는 그런 연애를 해 보고 싶어요. (웃음)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60살이 되어서도 서로를 사랑하는 그런 관계예요. 아까 전에 촬영 때 긴 계단에 올라갔었는데 그 때 노부부가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가시는 모습을 봤었어요. 그 모습이 어짜나 멋지던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 해 주는 상대가 있는 인생이라는 거, 정말 멋진 인생이라 생각하거든요.
- 폴 매카트니의 노래에서 볼 법한 커플상이네요. (웃음) 그런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20대를 어떻게 보내고,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오 : 20대의 목표는 자기 자신에게 자신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언제나 스스로에 대해 '나 따위가'라고 생각 하곤 하지만 자신에게 자신감을 갖고, 악수회에 만나러 와 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라고 말씀 해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번에 새롭게 2기생이 가입하여 히라가나 케야키가 20명이 되었는데요, 앞장서서 이끄는 타입은 아니기에 '어른 멤버' 중 한 명으로서다른 멤버들을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해서, 더 좋은 그룹을 만드는 데 공헌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 스스로도 더욱 더 갈고 닦아야겠지요 퍼포먼스나 댄스를 더욱 더 갈고 닦는 것도 포함해서 저라는 사람 자체를 더욱 더 높은 경지로 끌어 올리는 것을 의식 하고자 해요
- 그렇게 노력 하신다면 분명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네요.
우 :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미소는 평소 할 수 없던 것들조차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마법'이라는 말이 있어요. 어? 잠깐만… 이거 누가 해 준 말이었지? 고등학교 때 친구네 부모님이셨던 것 같긴 한데… (웃음) 어릴 때 동경해왔던 옛날 이야기의 공주님들처럼 '나도 마법을 쓰고 싶어!'라고 생각 했기에 미소라는 것이 좋아졌어요. 실제로 웃고 있으면 모든 게 긍정적인 쪽으로 흘러 간다고 생각하고요.
- 말 그대로 '웃는 집에는 복이 온다'는 얘기네요. 옛말 틀린 거 없다고.
우 : 말그대로지요! 그 말을 들은 덕분에 지금은 딱히 의식하지 않아도 항상 웃게 되지만요. (웃음) 자연스레 텐션이 올라, 사소한 것들도 즐겁게 느껴져요. 하지만 딱히 무리해서 웃고 있는 건 아니에요. 그저 매일매일이 알차고 즐거워서 실제로 행복한걸요. 앞으로도 이렇게 여러분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활동 해 나갈 생각입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고민이나 망설임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살아만 있다면 어떻게든 되는 법. 그녀의 미소와 매력적인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고, 미소가 지어진다. 그렇다. 그녀의 미소는 틀림없이 '마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