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엔타메 - 생생별 좌담회
생생별 좌담회
이코마쨩의 졸업과 세 사람의 유대감
- 이코마상이 졸업을 발표하셨을 때, SNS에서는 이코마상 외에도 '생생별'이 트렌드에 들은 바 있습니다.
이코마 (이하 '코') : 초기 싱글에서 함께 프론트에 섰었지만, 본격적으로 '유닛'으로서 활동을 한 것은 아니었지요. 저희 셋이 함께 부른 유닛곡은 '여기가 아닌 어딘가'와 '보름달이 사라졌다' 두 곡 뿐임에도 팬 여러분께서는 이토록 애착을 가져 주신다는 게 참 의외였고, 감사한 일이지요.
이쿠타 (이하 '쿠') : 특히 초기부터 저희를 지켜 봐 주신 팬 여러분께서 매우 '아쉽다'고 말씀 해 주시거든요. 아마도 그 당시를 생각 해 주시는 것이겠지요. 20번째 싱글에서도 초심을 잊지 않고 노력 하겠습니다.
호시노 (이하 '호') : 라이브에선 저희 '생생별' 셋이 프론트에 서서 노래를 하는 곡을 하는 경우가 많기에, 역시 이렇게 셋이 나란히 서서 노래를 하면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요.
- 20번째 싱글의 선발 포메이션 발표 때, 역시 '생생별' 세 분이 나란히 서기를 바라는 팬분들도 계셨을텐데요.
코 : 20번째 싱글은 오히려 '앞으로 노기자카라는 그룹이 변해 갈 모습'을 상징하는 선발이라 생각합니다.
-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선발과는 거리가 멀다는 말씀이시군요.
코 : 여러분께서 그렇게 생각 해 주시는 것은 정말로 감사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노기자카46라는 그룹이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졸업 싱글'이라는 말 자체를 꺼내고 싶지 않았다고 할까요. 마지막으로 센터에 서고, 솔로곡을 받으며 모든 화제를 저 자신이 가져가는 것은 바라지도 않았기에 그런 얘기가 있었을 때에도 사양했습니다.
- 그랬군요. 이코마상이 멤버들에게 '졸업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셨을 때, 처음으로 반응 하셨던 것이 이쿠타상이라 하시던데요.
쿠 : 이코마쨩의 메시지를 읽고 '졸업을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아 주기를 바라는구나'라고 느꼈어요.
코 : 응. 가볍게 '잘 부탁해' 정도의 느낌으로 보냈으니까요. (웃음)
쿠 : 그래서 저는 바로 '그래, 그럼 즐기자'라고 답변을 보냈지요. 그럼 제 모습을 보고 다른 멤버들도 밝은 분위기에서 받아들여 주지 않을까 했었어요.
호 : 그랬어. 전체적으로 '함께 즐겨보자'는 분위기가 되었지요. 제가 졸업을 할 때에도 너무 분위기가 다운되기 보다는 '힘 내'라며 밝게 보내줬으면 좋겠고, 팬 여러분께도 미소를 보여드리며 졸업하고 싶거든요.
코 : 졸업 라이브 역시 침울한 분위기가 되지 않았으면 해요. 일반적인 '아이돌의 졸업 라이브'랑 저는 안 맞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쿠 : 그렇다면 팬 여러분께도 확실히 그렇다고 말씀 드리는 편이 나을거야.
코 : 그렇네. 무엇보다도 '즐거움'을 중시한 새로운 타입의 졸업 라이브를 만들고자 합니다. 여러분 기대 해 주세요.
- 이전에도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요, 노기자카46이 본격적으로 데뷔 하기 전에 AKB48의 리퀘스트아워에 등장하셨잖아요. 그 때 호시노상이 긴장한 이코마상의 허리에 손을 가져다 대고 격려 해 주는 모습이 다큐멘터리 영화 '슬픔을 잊는 법'에 나온 적이 있었지요.
호 : 아… 사실 딱히 뭔가를 생각하고 한 건 아니예요. 그 당시의 일을 떠올려 보면 그저 힘들었다는 기억 뿐인걸요.
코 : 그 당시엔 정말 여러 모로 힘들었어요.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저희가 갑자기 AKB48분들의 스테이지에 올라서 '구루구루 커튼'을 부른다니, 상상만해도 무서운 일이었지요.
- 지금이야 세 분 모두 한결 편해지신 모습인데요, 당시에는 정말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계셔서 힘드셨을 것 같은데요.
호 : 초기에는 저 자신을 엄청 싫어했거든요. '제대로 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왜 내가 맨 앞자리지'라고 고민했었어요. 제 성격이 어떤 성격인지도 알려지지 않았고, 애초에 오해 받기 쉬운 성격이기도 했기에 어떻게 해야 좋을 지 몰랐어요. 이래저래 고민 한 결과, '아무 말도 하지 않는것이 가장 좋을 지 몰라'라고 생각하기도 했지요.
코 : 데뷔 당시에는 정말 여유가 하나도 없고 그냥 주어진 것들을 하는 것 만으로도 벅찼어요. 그건 비단 센터라서, 프론트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멤버들이 그런 상황이었던 것이지요. 때때로 당시 제 상황을 드라마식으로 다루어 주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솔직히 그런 것을 보면 굉장히 안타까워요. 저 뿐만이 아니라 모든 멤버들이 힘들고 괴로운 시기를 겪으며 아이돌 활동을 해 왔고, 하고 있는걸요. 다른 멤버들 모두가 묵묵히 당연한 듯 하는 일이기에, 딱히 '미담'이 되는 것은 싫어요.
- 이쿠타상도 힘드셨겠네요.
쿠 : 활동을 하면 할수록 저 자신이 아이돌이랑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는데, 그런 마음과 갈등하며 활동 하는 게 힘들었어요. 그런 면에서 바로 곁에서 최선을 다해 부딪히는 이코마쨩의 모습이 정말 눈부셨어요.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면서 '힘이 되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사실 당시 제게는 이코마쨩의 힘이 되어 줄 방법이 없었기에 결국 아무 것도 해 주지 못 했지요. 모든 멤버들이 서로의 '힘이 되어 주'고, 서로를 '인정' 한 것은 솔직히 의외로 최근의 일이에요. 이제 와선 그게 지나쳐서 오랜 기간 함께 해 온 중년 부부 같은 관계가 되어버렸지만.
코 : 그러고 보니 정말 '중년 부부'같네. (웃음) 10대 여자아이들을 한 데 몰아놓고 '그럼 알아서 절차탁마하며 노력 하렴'이라 해 봤자 솔직히 그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물론 다들 사이는 좋았지만, 다른 멤버들을 마치 자기 자신처럼 생각 할 수 있게 된 것은 최근 1, 2 사이의 일이예요.
- 6번째 싱글 이후로는 세 분이 각자 다른 방향성을 확립하셨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쿠 : 저 같은 경우에는 그 때쯤부터 조금은 더 자유로워 졌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5번째 싱글 까지는 딱히 의식하지 않아도 무의식적으로 '나는 이렇게 행동해야만 해'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얽맨 부분이 있었어요. 말 하자면 진중한 우등생 이미지가 강했다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6번째 싱글 이후로는 어느 정도 어깨의 힘이 빠져서 저 자신도 몰랐던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기도 했지요.
코 : 6번째 싱글에서 마이얀이 센터에 선 뒤, 엄청 해방감을 느꼈어요. (웃음) 5번째 싱글까지는 저 자신을 생각 할 여유가 없었거든요. 지금 생각 해 보면 거의 자기암시를 걸고 마이너스적인 방향으로 치달렸던 시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인걸요. 그 때만 해도 어렸기에 저 자신이 얼마나 스스로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고 있는 지도 몰랐던 것 같고요. 어른이 된 지금이야 '그 때 그렇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됐을텐데'라고 생각 할 수 있게 되었지만, 16, 17살 때만 해도 어리고, 생각하는 게 물렀어요. 물론 아이돌의 매력 중 하나가 그런 '무르'고 서투른 부분이라고도 생각합니다만… 아이돌이라는 직업이 얼마나 심오한 지 알게 된 것도 18살이 되어서였어요.
- 호시노상은 한 때 언더에 몸을 담기도 하셨는데요, 그 때가 마침 언더 라이브가 시동을 걸 때 쯤이었지요. 언더 역시 노기자카라는 그룹 전체를 활성화 시키는 촉매제가 되었는데요.
호 : 언더에 있었던 경험이 제게 있어 플러스가 되었어요. 기분면에서도 한 차례 리셋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제게 있어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해요.
- 2015년 NHK 홍백가합전 출장 때, 당시 최신곡이 아닌 '너의 이름은 희망'을 부르셨는데요, 세 분께는 감회가 새로우셨을텐데요.
코 : 처음으로 홍백가합전에 나가, '노기자카46는 이런 그룹입니다'라고 보여드리는 곡이 '너의 이름은 희망'이었다는 게 정말 기뻤어요.
호 : 홍백에 나가더라도 딱히 앞줄은 아닐 테니 그렇게까지 긴장 할 일은 없겠거니…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정작 뚜껑을 열어 보니 제가 프론트에 서는 '너의 이름은 희망'이어서… 그것도 초기만 해도 노기자카가 음악 방송에 나가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사실 5번째 싱글까지는 TV에서 부른 적이거의 없었거든요. 그랬던 게 갑자기 홍백에서 부른다니… 정말 엄청 긴장했어요.
- 이코마상, 호시노상의 사진집 보셨나요?
코 : 아직 못 봤어요. 미나미쨩의 섹시 사진은 솔직히 보고싶지 않은 마음도 있는걸요. (웃음)
호 : 촬영 중에는 딱히 부끄럽지 않았는데요, 정작 멤버들이 본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부끄러워 지더라고요. (웃음)
코 : 미나미가 벌써 20살이라니…
호 : 자기소개를 할 때 '20살 호시노 미나미입니다'라고 말 하는 데 저 스스로도 위화감이 있어요. 결성 당시에 20살이었던 멤버가 누군 지 생각 해 보면 그룹 최연장자였던 유미네잖아요. 당시를 떠올려 보면 저 스스로도 굉장히 신기해요.
- 무대에서 활약하고 계시는 이쿠타상을 존경한다고 하시기도 했지요.
코 : 무대에 서서 연기를 하는 이쿠쨩을 보면 정말 '배우'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만만치 않은 세계라고 생각하는데다가, 쉽사리 묻혀버리기 쉬운 세계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세계에서 자기 자신을 더 높은 경지로 성장시키고, 노기자카라는 그룹의 이미지 역시 이끌어 올려 준 것이 이쿠쨩이니까요. 앞으로도 계속 무대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 주었으면 해요.
쿠 : 응. 열심히 할게.
- 이쿠타상과 호시노상, 이코마상에게 이후 기대하고 계시는 것이 있으신가요?
쿠 : 노기자카에서는 아무래도 혼자서 짊어지는 것들이 많았으니까, 졸업 후에는 그런 부담에서 해방되어 조금은 자유로워 졌으면 하고, 자유로워진 이코마쨩이 어떤 표정을 보여 줄 지가 기대됩니다.
호 : 집에 돌아 와, TV를 켰을 때 이코마쨩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 지금도 매일같이 만나는 것만 같아요. 앞으로 졸업 한 뒤로도 TV를 통해 이코마쨩을 만나게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어요.
코 : 저 자신도 지금 그다지 외롭거나 하지 않아요. 말하자면 새 학기가 되어서 반이 바뀐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 졸업을 하면 그런 마음도 바뀌실 수 있을 것 같으네요
코 : 그럴까요? 만약 졸업 라이브에서 눈물을 흘린다면 자신에게 화가 날 것 같은데요. (웃음)
쿠 : 나나밍도 졸업 직전까지 '그룹에 대해 여한이 없다'고 이야기 했지만, 졸업 라이브가 끝난 뒤에 '내가 노기자카라는 그룹에 이토록 깊이 마음을 주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깨달았다고 하지요. 이코마쨩의 마음 역시 바뀔 지 모르겠네요. 인간이란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그것이 얼마나 소중했는 지 알게 된다고 하니까요.
코 : 우와 의미심장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