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은 뒤, 처음으로 팬들과 만나는 자리는 분명 의미 깊은 자리인데 야마구치 마호가 1/6 이벤트에 불참함.
다음날, 야마구치는 팬들에게 이벤트 불참에 대해 사과하며 동시에 자신이 두 명의 남성에게 습격당했다는 점을 폭로.
1/8 야마구치는 자신의 트위터에 '팬들에게 충격을 주어 미안하다. 내게 일어 난 일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 두려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정말 미안하다. 하지만 나와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멤버)들을 돕고 싶다'고 이야기 함.
야마구치는 '멤버 중 한 명이 범인들에게 자신의 주소 등을 알려주었으며 작년 12월 8일에 그들이 집을 찾아 와 습격했다'고 폭로하며 '팬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고, 여러분이 NGT를 싫어하게 되는 것이 싫었으며, 모든 것이 해결 될 것이라 믿었기에 한 달동안 잠자코 있었다'고도 발언.
하지만 그로부터 며칠 뒤, 야마구치는 소속 그룹의 3주년 기념공연에 등장하여 팬들에게 '문제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죄함.
NGT측의 공식 발표에서도 '멤버가 남성에게 야마구치의 귀가시간을 알려 준 점' 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음. 범인들은 야마구치의 얼굴을 움켜쥐는 등 폭행을 가하였으며, 이로 인해 체포 되었으나 곧바로 석방됨. 야마구치는 이 과정에서 '소속사 측이 범인들에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폭로함.
야마구치의 폭로 이후 사람들은 소속사인 AKS를 비난하였고, 이 결과 소속사는 대처를 잘못 한 운영진 중 한 명의 사임, 방범벨 지급, 숙소 순찰 강화를 발표함. 동시에 '멤버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야마구치, 그리고 다른 멤버들의 멘탈 케어'를 약속함.
하지만 지배인의 사임을 요구하는 청원에 53,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동의 하는 등, 분노는 식지 않음.
이에 대해 아이돌 업계 내부인이자 기고가인 오츠보 켄마는 '회사가 했어야 할 일은 무엇보다도 멤버 보호였다. 야마구치의 사례는 비난을 받아야만 하는 사건이었다. 처음에는 멤버를 보호하지 못한 지배인에 대한 분노였지만, 피해자인 야마구치가 사죄 한 뒤로는 그 자체에 대한 분노가 전세계적으로 일어났다'고 지적.
2) 일본 사회적인 이야기
일본은 예로부터 잘잘못과는 별개로 '와' (원래는 조화/화합 등의 의미이지만, 조직문화와 결부되면 분위기 중시 풍조를 뜻함. 불의한 일이 있어도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 눈을 감는다던지.)를 깬 사람을 비난하는 특성이 있음.
조치대학교의 문화인문학 전문가인 Kukhee Choo는 이번 사건에 대하여 '야마구치에 대한 동정과 지지가 많아진 결정적인 계기는 피해자인 그녀가 사죄를 했다는 점'이라 지적.
또한 Choo는 '일본 아이돌 운영사들은 멤버들을 뽑을 때, 평균적이면서도 귀엽고 어린 아이들을 뽑는다. 이는 대중들에게 친근감을 주며, 대중들이 아이돌을 보았을 때 자신의 딸, 혹은 옆집 아이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길 바란다',
'힘이 있는 사람들조차도 내부 고발은 힘든 법인데, 일본에서, 그것도 여성이 그런 일을 하기는 더더욱 힘들다. 하지만 친근한 존재인 아이돌이 이렇게 내부 고발을 함으로 하여 많은 사람들이 '저 사람이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것' 이라고도 분석하였음.
일본은 세계 경제 포럼에서 발표한 '성평등'순위에서 149개국 중 110위에 위치하고 있음. G7국가들 중에서는 가장 낮은 수치. 아베 신조가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돕는답시고 '우머노믹스' 운운하기는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름.
또한, 일본은 아직도 동정심을 유발해야 할 일이 있을 경우, '여성성'을 전면에 내거는 풍조가 있음. 자신이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 해도, 아무리 자신이 피해자라 해도 동정을 사기 위해서는 '연약한 여성', '피해자'임을 강조해야 함.
일본의 아이돌 산업은 이미 수십억 달러 규모임. 그렇기에 주요 소속사들은 자신들의 소속 스타들을 매우 빡빡하게 관리함. 사생활을 치밀하게 관리하고 이미지와 무대 안팎의 행동마저도 관리함.
그런 맥락에서 일본 아이돌 산업은 특히 남성들의 수요에 맞추어 세밀하게 관리되는 산업임.
템플대학교 교수인 제프 킹스턴의 표현을 빌자면 '일본 아이돌들은 수 많은 불특정 다수의 입맛에 맞추기 위하여 여러 모습들을 동시에 연기해야 한다'는 점. '일본 아이돌들은 귀여운 동시에 섹시해야 하며, 경건하면서도 순결한 이미지로 어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분석.
또한, 일본에서는 퍼포머들과 팬들간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하여 콘서트가 끝난 뒤 팬들과 밋&그릿 시간을 갖고, 사진을 찍는 것이 일반적임. 다시 말 해 콘서트가 끝난 뒤에도 만들어진 자신의 이미지대로 연기를 하도록 강요 받는 것.
그러다 보니 일부 팬들은 환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 하기도 함. 2014년 AKB 악수회에서 톱을 들고 난동한 케이스나 2017년에 있었던 토미타 마유 습격사건 (스토커였던 팬이 아이돌을 습격, 수십차례 칼로 난도질 한 사건. 다행히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등이 그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