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마 : 고 1 여름방학때까지 아키타에서 고등학교를 다녔었어요. 당시에는 정말로 수수하고 평범한 고등학교 생활을 보내고 있었지요. 도쿄로 올 때도 반 아이들에게 전학간다는 얘기를 거의 못 하고 와 버렸어요.
노기자카46 멤버가 되기 전에는 당연히 연애를 해도 상관 없었지만, 그런 쪽에는 전혀 관심조차도 없는 어두운 청춘이었지요. (웃음)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지낼 수 있는 짧은 시간이었는데 말이예요... 지금 생각 해 보면 뭔가 좀 아쉽기도 하네요.
그렇군요. 반에서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여자아이가 갑자기 도쿄에 오게 되고, 하루 아침에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모으게 되다니, 드라마틱하네요.
이코마 : 노기자카 46의 활동이 시작되었을 때, 제가 센터인 것을 알고 '어째서 나 같은 애를 센터로 삼았을까'라고 의아해 했었어요.
스스로가 노기자카46의 센터라는 점에 너무나도 동요를 해서는 '(운영측이) 나에 대해 잘 모르는 것 뿐이야... 그냥 그만 둬 버리는 게 나으려나'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요즘에야 팬분들께 '이코마쨩, 요즘 할 말 잘 하고 잘 나오네'라는 말도 듣지만, 만약 노기자카46이 없었다면 저는 정말로 어둡고 눈에 띄지 않는 애였을걸요.
너무 겸손 한 것 아닌가요. 이코마양이 내뿜는 아이돌 오라가 대단한걸요! 자, 이야기를 바꾸어 볼게요. 도쿄에 있는 학교로 전학 온 뒤에는 어땠나요?
이코마 : 사실, 도쿄에 온 뒤에 전학을 한 번 더 갔어요. 처음 다녔던 학교는 일 스케쥴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서 별로 출석을 할 수 없었거든요. 결국 부모님과 상담한 뒤, 통신제 고등학교로 바꾸었습니다. 통신제 학교라고는 하지만, 졸업 할 수 있는 학점을 채우지 못 하면 졸업을 시켜주지 않는, 규율이 엄격한 학교랍니다.
2학년으로 올라 갈 때 쯤에 전학 간 탓에, 사실상 3년분의 학점을 2년 동안 따야만 했었습니다. 통신제이기에 매일 등교를 할 필요는 없었지만, 숙제나 레포트가 많아서 밤마다 그것들을 처리하는 게 힘들었어요. 그래도 제출해야 할 레포트나 숙제들은 밤을 새서라도 기간 내에 제출 했고, 시험은 학교까지 가서 어찌저찌 무사히 통과했답니다.
솔직히 말해서, 공부 하는 걸 그닥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웃음), 이렇게 스스로가 교과서를 펼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배울 수 없는 상황에 처하니 오히려 교과서를 보는 게 즐거워지더라고요. 그 중에서도 DNA라던가 미토콘드리아라던가 세포라던가 하는 부분이 좋았어요. 시험 성적 역시도 생물만은 100점을 받았지요.
100점이라니 대단한데요! 그렇게 공부가 즐거웠다면 대학에 가는 것도 생각 해 보았을 만 한데?
이코마 : 일단 지금으로서는 학생 생활은 이쯤해서 그만 하려 합니다. 언젠가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대학에 가는 것도 생각 해 볼까... 하는 정도네요. 음... 그리고 언젠가 보육사 자겨증은 따고 싶어요. 제게 가장 잘 어울리는 직업이 보육사라고 생각하거든요.
'공부는 어릴 적에 하는 거다 (= 공부는 다 때가 있다)'고 하지만, 같은 맥락에서 생각 해 보면 아이돌이야말로 공부보다 때를 타는 것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우선 지금은 아이돌로서의 활동을 우선시하고, 나중에 나이가 들어, 아이돌을 그만두어야 할 때가 온다면 본격적으로 보육사 자격 공부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졸업하게 된 곳이 통신제 고등학교인데, 졸업식은 하나요?
이코마 : 해요. 당연히 한답니다. 졸업식 말고도 시험 날에는 학교에 등교해야 해서 사실상 정기적으로 학교를 가긴 가야 하거든요.
하지만 저는 실제로 학교 가기만 하면 예의 그 어둡고 소극적인 아이로 변해 버리기에, 제가 먼저 반 친구들에게 말을 거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요 전에 시험을 보러 학교에 갔을 때, 반 친구 중 한 아이가 '오늘 시험이 끝나면 앞으론 함께 시험 볼 일은 없겠네'라고 이야기 해 주더라고요... 그 말을 들으니 '아, 정말로 고교생활이 끝나는구나' 라는 실감이 들어서 왠지 쓸쓸해 지더군요. 그렇기에 이번 졸업식은 꼭 참가 하려 합니다.
이 학교에서 열심히 배웠다는 자신은 있습니다. 물론 평범하게 교복을 입고 매일 학교에 갔으면 좋았을 걸 하는 마음 역시 있긴 합니다만, 저 나름대로는 고등학교 생활을 충실히 해 냈다는 달성감은 있어요. 제 얘기라 쑥쓰럽긴 하지만, 참 열심히 했네요. (웃음)
노기자카46에서는 그토록 빛나는 이코마양이 실제 학교에서는 어둡고 눈에 안 띈다니 뭔가 신기하네요.
이코마 : 초등학생 때 잠시동안 이지메를 당한 적이 있어요... 다들 저를 무시하고 없는 사람 취급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 스스로 기척을 감추고 남 눈에 안 띄게 숨는 게 버릇이 되어 버렸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혼자 책을 읽고 있곤 했지요.
그렇기에, 이렇게 음침하고 눈에 안 띄는 제가 '노기자카46'라고 하는 학교에 들어 간 뒤, 180도 변해버린 점은 스스로가 생각해도 정말이지 신기할 따름이예요.
노기자카46 멤버들은 하나같이 상냥하고, 서로서로 사이들이 좋은데다가, 항상 함께 시끌벅쩍하게 떠들곤 해서, 정말이지 신기 할 정도로 마음이 편해지고, 따뜻 해 져요.
물론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 된 뒤, 센터라는 자리에 세워 진 것이 마냥 즐거웠던 것 만은 아니기도 했고, 넘어야만 하는 벽이 너무나도 높아서 '이게 뭐야, 제길!!' 하고 살짝 풀이 죽었던 적도 많았지만요. (웃음)
'노기자카 46'이라고 하는 학교는 정말로 좋은 학교입니다. 저 역시도 이 '노기자카46'이라는 학교에 들어 온 이후로 많이 강해졌고, 여러 모로 성장 할 수 있었거든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스스로의 성장을 느끼나요?
이코마 : ...음... 성장했다고는 해도, 솔직히 기본적인 성격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어요. (웃음) 다만, 문제점에 봉착하거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쓴소리를 듣거나 했을 때, 그에 대처하는 방법이 많이 변했네요. 이전까지는 한 가지에 사로잡혀서 혼자 고민하고 했었지만, 요즘 들어서는 여러 관점에서 생각 해 볼 수 있게 되었네요.
예를 들어, 쓴 소리를 들었을 때, 최근 들어서는 그 사람이 그 '쓴소리'를 하며 진정 전하고 싶어하는 메세지가 무엇인 지 생각 해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노기자카 46 활동에 익숙 해 짐에 따라 스스로가 생각하고 있는 대로 표현 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 현재의 저 자신에 만족을 하거나, 지금의 자리에 우쭐해 하거나 하면 거기서 끝이라고 하는 위기감은 항상 잊지 않고 있어요. 그런 건 당연한 대 전제로 하고, 너무 들뜨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미래를 향해 걸어나가고 싶네요.
언뜻 보기에는 굉장히 순진해 보이는데도 생각하는 건 의외로 어른스럽네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혹시 졸업여행을 갈 예정 같은 게 있다면 알려주실 수 있나요?
이코마 : 음... 우선은 고향인 아키타로 돌아가서 한동안 못 만났던 동네 친구들과 만나고, 그 친구들과 함께 셋이서 디즈니 랜드에 갈 약속을 해 두었답니다. 이 약속, 정말이지 기대돼요!! 디즈니 랜드는 중학교때 수학여행으로 간 적이 있지만, 당시에 함께 행동하는 그룹을 나누는 데에 트러블이 있어서, 솔직히 말 해 그다지 즐겁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그 날 비까지 왔었답니다!!
작년 여름에 노기자카46 멤버들과 함께 처음으로 디즈니 시에 갔을 때, 정말이지 즐거웠기 때문에 '디즈니란 곳이 이렇게 즐거운 곳이구나'라는 것을 실감 했었기에 어릴 적 친구들과 갈 날이 손꼽아 기다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