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0일과 11일 양일에 걸쳐 도쿄 요요기 체육관에서 이루어 진 콘서트, '서프라이즈와 아리마센 (서프라이즈는 없어요)'에서 다시 한 번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다.
"2010년 12월에 발매 될 19번째 싱글의 선발멤버 16명은 가위바위보로 결정하겠습니다. 결전의 날은 9월 21일. 장소는 일본 부도칸입니다."
총선거에서 눈물을 흘리며 겨루었던 AKB48 선발의 자리를, 이번에는 인기나 실력순이 아니라 '운'만이 작용하는 '가위바위보'로 정하겠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장소는 일본 부도칸...
지금껏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었던 기획의 발표를 들은 회장의 팬들은 웅성이기 시작했다.
바보같을 정도 획기적인 이 기획에 대하여 멤버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코지마 하루나는 이렇게 회고한다. "저도 모르게 웃어버렸어요. 가끔 회의 같은 것을 할 때 아키모토 선생님이나 윗 분들께서 반 농담식으로 '다음 선발은 제비뽑기로 할까'라던가 '다음 선발은 가위바위보로 정할까' 라는 등의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거든요. 그런 농담들이 실제로 현실이 되다니... AKB라는 그룹은 정말 대단하구나 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이대회는 지금껏 선발에 들지 못했던 멤버들에게 있어서는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이기도 했던 것이다.
14-2. 속속 탈락 해 가는 '선발 단골' 들.
쟝켄대회 발표로부터 한 달반 뒤인 8월 18일.
총선거에서 뽑힌 멤버들이 녹음을 한 새 싱글, '헤비 로테이션'이 발매되었다.
란제리를 입고, 멤버들끼리 키스를 나누는 연출로 화제를 모은 PV는 사진가이자 영화감독인 니나가와 미카가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었다. 이 CD는 '여성 그룹으로서는 처음으로' 2작품 연속 초동 50만장을 넘기는 작품이 되었다. 물론, 4작품 연속 오리콘 1위를 차지한 작품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9월 21일이 왔다. 일본 부도칸은 만원이었다.
부도칸 중앙부에 만들어진 원형 링, 그 위에 서서 심판을 보게 된 것은 AKB48의 팬으로도 잘 알려 진 남해 캔디즈의 야마사토 료타였다.
이윽고, 야마사토의 호령과 함께 전대미문의 기획, '쟝켄대회'가 시작되었다.
"가위! 바위! 보!"
승부는 한 순간이었다. 결과는 슬플정도로 짧은 순간에 현실로 닥쳤다.
부도칸을 가득 메운 팬들은 모두들 '아니, 이토록 허무하게 선발을 향한 멤버들의 꿈이 사라져 가는건가?'라고 생각했으리라. 물론 모두들 '가위바위보'라는 것이 원래 이런 것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가위바위보 선발'이라는 것이 정녕 어떤 의미를 갖는 지에 대하여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1회전 제 2시합... 선발 단골이라고 부를 수 있는 '카시와기 유키'가 등장하였으나, 치카노 리나에게 패배하였다. 7시합에서는 이타노 토모미가 같은 사무소 소속 후배인 이시다 하루카에게 패배하였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AKB의 대들보, 다카하시 미나미 역시 나카츠카 토모미에게 패퇴하는가 하면, 총선거 1위에 빛나는 오오시마 유코는 '헤타레 (잘 하는 것이 없이 실수투성이) 캐릭터'인 사무소 후배, 사시하라 리노에게 지는 파란의 결과가 나오기도 하였다. 회장 안은 탄성과 비명으로 가득찼다.
이 때의 일을 오오시마는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그 때요? 분했죠. 하지만 떨어지고 나서도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삿시는 저한테 이기고 나서 회장에서 도게자 (큰 절하듯이 엎드려서 사죄하는 것)까지 했었다니까요. 뭐, 삿시라면 (도게자) 해 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요. (웃음)"
1회전이 끝난 시점에서 무려 총선거에서 '미디어조'로 선발 된 12명 중 6명이나 떨어 져 버렸던 것이다. 회장에 모인 팬들은 계속 해서 이어지는 충격의 결과에 환성을 올리고 있었다.
곧이어 2회전이 이어졌다. 여기서 이기기만 하면 선발에는 들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 것을 알고 있는 멤버들의 눈빛은 진지해졌다. 특히, 지금껏 한 번도 선발 멤버에 든 적이 없는 멤버들은 더욱 더 긴장의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2회전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카드는 마에다 아츠코 대 와타나베 마유의 대전이었다. 말 그대로 '세대별 에이스 대결'이었던 것이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승부가 나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결과는 마에다 아츠코의 승리. 와타나베 마유는 승부에서 진 뒤 "역시 AKB48의 센터는 앗쨩이어야죠"라고 감상을 밝혔다.
와타나베는 당시를 회고하며 "사탕발림이 아니라 진지하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게다가 저는 원래 가위바위보를 정말 못하거든요. 승부를 앞두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 도전한 쟝켄 선발이었으니... 뭐, '별 수 없지'라고 생각했어요. 뭐랄까요... 그런 큰 무대에서 앗쨩에게 도전 할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기뻤어요." 라고 밝혔다.
마에다 아츠코를 제외하고 전작 미디어 선발조 중, 살아남은 것은 카사이 토모미와 코지마 하루나뿐이었다. 결과적으로 쟝켄 선발을 통해 뽑힌 선발 16명 중, '처음으로 선발에 뽑힌' 멤버가 무려 8명이나 되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선발에 단 한 번 들었던 멤버가 2명, 2번 들었던 멤버가 3명 포함되어 결과적으로 매우 신선한 면면들이 되었다.
16명의 선발이 정해 진 뒤, 센터와 포지션을 정하기 위한 3차전이 시작되었다. '신선한 면면이 모인' 이번 싱글의 1번 (센터)는 다른 때보다도 무거운 짐이 지워지는 자리였다. 그와 동시에, 지금껏 선발 경험이 없는 멤버들에게 있어서 이번 기회는 '단 한 번만 이겨도 (8번 안에 들면) PV나 TV 노출 빈도가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좋은 기회이기도 하였다. 그런 여러 가지 생각들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긴장감은 객석에 앉아 있는 팬들에게도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었다.
대회 시작 전까지 모두들 생각했던 '기껏해봐야 가위바위보잖아'라는 안이한 생각은 어느 사이엔가 사라지고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