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 (艶紅)
도쿄돔으로
- 이번호가 발매되고 1주일 뒤에는 도쿄돔 공연인데요, 진구구장에서 도쿄돔 공연이 발표되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
신우치 (이하 ‘신’) : 아 우리도 드디어 여기까지 왔구나… 라는 실감이 들었어요. 지금 이 멤버들과 함께 도쿄돔에 설 수 있게 되었다는 게 정말 기뻤습니다.
- 놀라지는 않았나요?
신 : 물론 놀랍기도 했지요. 마이클 잭슨이 섰던 바로 그 무대에 저희가 서는 거잖아요?! 그거 진짜 엄청난 일이잖아요!! (웃음)
- 그렇게 보면 정말 대단한 일이죠. (웃음)
신 : 하지만 제게는 놀라움 보다는 기쁨 쪽이 더 컸어요.
- 놀라움보다 기쁨이 더 큰 건 팬분들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생각하는데요,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전부 ‘지금 노기자카의 기세라면 도쿄돔에 서도 이상할 게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그럼 신우치상은 노기자카라는 그룹이 ‘어떻게 이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신 : 음… 표현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멤버들이 그룹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 그렇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신 : 그룹 전체가 한 가지 목표, 예를 들어 ‘ NHK 홍백가합전 출장’이라던가 ‘도쿄돔에서 공연을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 같이 힘을 합쳐 그 목표를 이루어야만 한다는 잠재의식을 갖고 활동 해 왔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각자 개인적으로도 활약을 하고 싶다는 생각 역시 갖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그럴 때에도 자신의 활약을 노기자카로 연결하여, 그룹 자체를 더욱 더 크게 키우려고 하는 의식이 강한 편이기에 목표를 이루어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 그렇군요. 개개인이 각각 활약을 하면서도 동시에 그룹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식을 잃지 않는다는 얘기군요.
신 : 네.
- 하긴, 생각 해 보면 노기자카 멤버들이 그룹을 소중히 생각한다는 건 정말 잘 알 수 있어요. ‘나 혼자 잘 풀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멤버를 못 본 것 같네요.
신 : 그런 멤버 없어요. 노기자카에 몸을 담고 있는 이상, 노기자카라는 간판을 보고 들어오는 일이 개인을 보고 들어오는 것 보다도 많다는 건 100%확실한 사실이므로, 어떻게 보자면 자기 자신보다 그룹을 소중히 여기는 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거든요.
- 그럼 거꾸로 물어보죠. 어째서 멤버들이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건가요?
신 : 단순히 생각해서 그룹에 있는 아이들이 다들 착해서 그런 게 아닐까요. 다른 그룹에 어떤 멤버들이 있는 지는 제가 경험 해 본 적이 없으니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지만, 노기자카 멤버들은 모두들 사이가 좋은데다가 전체적으로 분위기도 매우 좋기 때문에 일 하기 쉬운 분위기거든요. 인간관계로 고민하다 보면 학교가 되었건 직장이 되었건 ‘가기 싫다’는 마음이 먼저 들기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노기자카는 그런 게 없어요.
- 하긴, 인간관계가 원활하게 돌아가면 일에도 집중이 되고 공부도 잘 되기 마련이죠.
신 : 그렇게 보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게 가장 감사한 일일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멤버들 뿐 아니라 관계하시는 스태프 여러분께서 저희를 위해 노력 해 주신 결과이기도 합니다만.
-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노기자카가 도쿄돔에 설 수 있었던 데에는 2기생들의 활약 역시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보는데요.
신 : 과연 저희가 공헌을 한 게 있긴 할까요… (웃음)
- 했어요! 신우치상은 2기생들이 그룹에게 어떤 식으로 힘이 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신 : 이런 식으로 말하면 오해를 살 지도 모르겠지만, 저희 2기생들의 존재가 1기생 선배들을 자각하게 했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들어 왔을 때, 적게건 많게건 위기감을 느낀 건 사실일 거라 생각하거든요.
- 당연하죠.
신 : 실제로 2기생들의 가입과 1기생들의 위기감으로 인해 그룹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고요. ‘선배’가 되었기에 지금까지보다 더욱 더 매사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는 자각을 갖게 된 거겠지요.
- 그렇군요. 분명 누군가를 ‘선배’로 만들 수 있는 것은 ‘후배’들 뿐이지요.
신 : 그렇게 생각하면 그룹에 어느 정도는 공헌 했다고 할 수도 있을 지 모르겠네요.
‘돈’
- 신우치상이 노기자카에 들어 오신 게 21살 때였는데요, 솔직히 말해 아이돌을 시작하기에는 조금 늦은 출발이었지요.
신 : 그렇죠. 늦었지요.
- 지금 그 때를 되돌아 보면, 그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신 : 개인적으로는 2기생으로 들어오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해요. 1기생이었다면 뭔가 뚜렷하게 부각되는 것도 없었을 테고… (웃음)
- 에이 그럴리가요. (웃음)
신 : 하지만 확실한 건 지금만큼은 성장하지 못 했을 거예요. 아마 1기생으로 들어왔더라면 그다지 노력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해요.
-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데요?
신 : 저 같은 경우 2기생으로 들어 왔을 때, 단 한 명 (후카가와 마이)을 제외하고는 선배들이 전부 저보다 어렸거든요. 개인적으로 그룹에 들어 와 초기에 가장 신경 썼던 게 그 부분이기도 했고요. 어떻게 해야 라이브 MC 때 제 할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생각 해 본 결과, 역시 선배들과 사이 좋게 지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1기생이었더라면 그런 식으로 저 스스로가 그렇게 적극적으로 그룹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 이렇게 말씀 드리면 실례가 될 지도 모르지만, 신우치상 같은 경우 대하기 쉽지 않은 사람이라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을 것 같아요. 성격이 좀 세 보인다고 해야하나…
신 : 그런 오해 많이 받아요! 키도 큰 편인데다가, 그런 식으로 보이는 모양이더라고요.
- 하지만 사실은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능력도 좋고, 다른 사람들과 금방 친해지는 분이시지요.
신 : 요 전에 카린이 ‘(신우치는) 항상 이런 성격이었는데, 사람들이 몰라주다 이제서야 알아주기 시작 한 것 뿐’이라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웃음) 그 말 그대로 제 성격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만, 예전에는 선배들 앞에선 긴장해서 말을 잘 못 하기도 했지요.
- 딱히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자세를 바꾸었다던가 한 건 아니시고요.
신 : 아이돌 중에는 ‘아이돌로서의 자신’과 ‘진짜 자신’을 철저하게 나누는 사람들도 있으리라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그런 게 정말 전혀 없는 타입이거든요. 이건 스태프분들께서도 자주 하시는 말씀이에요. 요 전에 대학 때 친구를 1년만에 만나 놀았는데 그 때 ‘노기중을 봤는데, 넌 하나도 변함이 없더라’라고 말 하더라고요. (웃음)
- 친구 앞에서나 TV 카메라 앞에서나 변함이 없다니, 그건 그것 나름대로 대단하네요 (웃음)
신 :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좀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긴 해요. (웃음)
- 하지만 그렇게 친근감 있는 성격은 그것 또한 하나의 무기라고 생각하는데요.
신 : 변한 게 있다면 그래도 예전보다는 눈치가 좀 빨라졌다는 것 정도네요. 어른이 되면서 여러 가지를 경험하고 배워 온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요. 그리고 같은 2기생 중에 이토 카린이라는 멋진 조력자가 있었다는 것 역시 의미가 컸고요.
- 카린상이요? 어떤 의미죠?
신 : 최연장자인 저를 대신해서 카린이 동기들을 잘 규합 해 주었고, 미오나처럼 누구보다 앞에 서서 역경을 헤쳐나가야 하는 입장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보자면 입장상 편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 신우치상에게 있어 그런 동기들의 존재가 ‘스스로를 꾸미거나 속이지 않고도 활동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이군요.
신 : 그리고 또 한 명, 유일하게 저보다 언니였던 마이마이의 존재도 정말이지 컸어요. 무슨 일이 있으면 같이 밥을 먹으러 가서 이야기를 들어 주기도 했고요. 마이마이는 정말 누구나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존재였거든요. 그렇기에 저 역시 그런 마이마이를 보며 ‘나도 저런 존재가 되어야겠다’고 마음 먹게 되었지요. 말 그대로 ‘마이마이의 모습을 보며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 그렇군요. 최연장 멤버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를 후카가와상을 통해 배우게 되었다는 이야기네요. 하지만 아무리 나이가 최연장자라 해도 2기생인 신우치상이 위대한 1기생들 앞에 서기에는 고민이 많았을텐데요.
신 : 네. 한 때는 고민도 많이 했어요. 솔직히 몇 번이나 도망가고 싶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럴 때 마다 ‘나는 후배니까’라며 마음을 다잡곤 했지요. 후배인 제가 지금 여기서 도망을 가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선배들에게 돌아가는 거잖아요.
- 선배들에게 폐를 끼치기 싫다는 마음이 있었던 거군요.
신 : 노기자카라는 그룹 자체가 선배들이 만들어 온 그룹이니까요. 그리고 다른 한 편으로는 활동을 하며 받는 돈 역시 큰 모티베이션이 되었어요. 솔직히 예전에는 정말 ‘최저한의 생활’도 잘 안 되는 정도였거든요. 한 때는 저녁밥을 먹으러 할머니 댁에 가지 않으면 굶어야 하는 정도로 궁핍했던 적도 있었기에,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했지요.
- 그런 일도 있었군요. 그런 것도 분명 큰 원동력이 되겠네요.
신 : 그리고 초등학교, 중학교 때 친구들하고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었거든요. 그런 과거를 떠올려 보면 활동 하면서 느낀 ‘괴로움’은 정말 별 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곤 하더군요. (웃음)
- 노기자카의 다큐영화 ‘슬픔을 잊는 방법’의 테마가 ‘다시 태어나다’일 정도로, 노기자카 멤버들 중에 ‘괴로운 과거’를 품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요, 신우치상도 그런 과거를 갖고 계시다니. 솔직히 좀 의외네요.
신 : 의외였나요?
- 솔직히 말씀 드려서, 신우치상은 리얼충(※현실 생활에 충실한 사람. 우리 식으로 말하면 ‘인싸’정도의 뉘앙스)일 거라 생각했거든요. (웃음)
신 : 아하하하하!! 친구 거의 없는걸요. 하지만 이 그룹에 들어 온 덕분에 정말로 강해졌다 생각해요.
- 노기자카에 들어 오면 ‘강해’지나요?
신 : 네. 강해져요.
- 그럼 어떤 것이 가장 신우치상의 정신을 강하게 해 줬나요?
신 : 경험, 그리고 대화네요. 일을 하며 경험하는 모든 것이 결국 자신의 무기가 되는데다가,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욱 더 강해 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OL로서 상사와 나누는 대화도, 이런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분들과 나누는 대화들도 전부 저의 시야를 넓혀 주는 소중한 경험들이라 생각해요.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보다 보면 마음의 부담도 한결 덜어지고요. 노기자카 안에서 이름을 알리고 잘 나가야 한다는 생각만 하다 보면 스스로 견디기 힘들어 질 거라 생각해요.
‘떨쳐내다’
- 경험이라는 면에서 보자면 3기생들은 아직 경험이 적기에 여러 모로 고민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는데요. 신우치상이 3기생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으신가요?
신 : 조언이라… 사실 어린 아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 저 역시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게 정말로 최근 일이라 더더욱 이야기 하기 좀 그렇긴 하지만… 굳이 이야기 해 준다면 ‘남들과 비교하지 마라’는 점일까요. 모두들 정말 대단한 아이들인지라 하나하나 비교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기도 하고요.
- 신우치상 본인도 처음엔 다른 멤버들과 자신을 비교하곤 했나요?
신 : 네. 그래서 고민도 많이 했어요. 솔직히 말 해 한 살 위에는 모두에게 사랑 받는 ‘성모님’이 계시고, 한 살 아래로는 ‘황금 세대’ 구성원들이 있는, 끼인 세대잖아요. (웃음)
- 하긴, 그런 상황이면 고민 할 만 하네요. (웃음)
신 : 다른 사람과 비교 해 봤자 아무 것도 안 돼요. 누군가가 ‘너는 이런 부분이 장점이야’라고 이야기 하는 것을 캐치하고, 그런 장점을 키워 나가기 위해 항상 스스로를 직시해야 하는 법이지요.
- 그럼 마지막으로 여쭙고 싶은 게 있는데요, 신우치상은 지금껏 수 많은 난관들을 극복 해 내고 여기까지 오셨잖아요. 그런 가운데 ‘터닝 포인트’라 할만한 일은 무엇이었나요?
신 : 주변 사람들이 ‘예전이랑은 좀 달라졌다’고 이야기 하기 시작 한 건 ‘맨발로 Summer’ 즈음부터였던 것 같아요.
- 작년 여름이네요.
신 : 당시에 저는 언더 멤버였는데, 그 때 방송된 FNS 가요제에 이코마쨩이 ‘사일런트 마조리티’의 센터에 섰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 모습이 인터넷 상에서 꽤나 화제였는데, 그 때 ‘아, 나도 노기자카 멤버인데, 다른 사람들이 아는 노기자카에 내 모습은 없구나’라는 것을 느꼈지요.
- 노기자카의 멤버이긴 하지만, ‘화제를 모으는 노기자카’ 안에 자신의 자리는 없다… 는 얘기네요.
신 : 네. 그 때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고민을 했어요. 하지만 금세 ‘일단 이번 여름은 매사 즐겨보자’고 금세 훌훌 떨쳐냈지요. 그리고 그 이후로 다른 이와 자신을 비교한다던가, 매사 어렵게 생각하는 버릇 역시 떨쳐 낼 수 있었어요.
- 그렇군요. 어떻게 보자면 역경을 맞이했음에도 그 역경을 발판 삼아 더 높은 곳으로 올라 왔다는 얘기네요.
신 : 네. 그 때가 터닝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다음 작품인 ‘사요나라의 의미’에서 선발에 든 뒤로는 멤버들이 제게 ‘부정적인 아우라가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웃음)
- 그럼 이전까지는 부정적인 아우라를 뿜어내고 계셨던 건가요. (웃음)
신 : 스태프분들께서도 자주 그런 말씀 하셨는걸요. (웃음) 저 나름대로는 티를 안 내고 있다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티가 확 났었나 봐요.
- 부정적인 아우라라… 지금은 상상도 안 되는걸요
신 : 제가 보기에도 지금은 전혀 뿜어내지 않고 있다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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