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타고 난 운동신경으로 소프트볼 삼매경! 즐거운 매일매일이 언제까지고 이어 질 것이라 생각했다.
-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초등학생때 했던 금관악기 클럽의 연장선상으로 브라스밴드부에 입부 한 마이얀. 하지만 그 곳에서 마이얀은 중학 생활의 '세례'를 받게 되는데.
시라이시 : 중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브라스밴드부에 입부했어요. 하지만 같은 클럽 선배들 중에 엄청 무서운 선배들이 있었지요. 방과후에 1학년들을 모아놓고 '제대로 인사 안 할래?' 라고 화를 내길래 '아니요. 인사 하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 했던 적도 있어요. (웃음) 지금 생각 해 보면 단순히 1학년들이 마음에 안 들어서 트집 잡은 것 뿐이라 생각하지만, 그런 것들 때문에 얼마 안 되어 브라스밴드부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브라스밴드부를 그만두었을 때 즈음에 한 친구가 '함께 소프트볼부 견학을 가자' 고 했어요. 체험 입부 해서 캐치볼을 해 보니, 이게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는 거예요. 그래서 바로 소프트볼부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건 여담이지만, 처음에 저와 함께 브라스밴드부에 들어갔던 1학년 수가 한 30명 정도 되었는데, 결국 끝까지 남은 건 10명이 될까말까 정도였다고 해요. 어지간히 그 선배들이 무섭게 군 게 아닌거죠. 뭐, 중학생들 사이에선 흔히 있는 일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어릴적부터 발은 빠른 편이었기에 소프트볼부에서는 2학년때 주전에 뽑혔어요. 포지션은 2루수였고, 타순은 2번 타자. 저희 학교 소프트볼부는 현 대회에서 항상 상위권을 지키는 곳이었기에 연습이 매우 힘들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아침 연습을 했고, 선후밴간에 상하관계도 굉장히 엄격했어요. 당시에는 항상 머리를 숏컷으로 짧게 쳤었고, 까맣게 타는 것 따위는 신경도 안 쓸 정도로 소프트볼부 활동에 매진했었지요. 지금 생각 해 보면 그 때가 제게는 '청춘시대' 였다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네요.
2) 더 이상 이 곳에는 있고 싶지 않아. 갈 곳을 잃은 분노로 중 3때 등교거부를 하기도.
-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 하는 데 있어 이 이야기를 빼 놓을 순 없어... 몇 번이고 스스로를 이렇게 타이르며 인터뷰에 응했을 지도 모른다. 갑작스러운 고백임에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마이얀.
시라이시 : 저, 사실 중학교 다닐 때 등교거부 했던 적이 있어요. 중 3으로 올라가기 직전이었던가... 같은 학년이었던 아이에게 '너무 나댄다'는 소리를 들었지요. 딱히 뭔가 나서서 한 건 아니었기에 '뭐가?' 라고 되물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알 수 없었음에도, 이래저래 얘기가 나오는 데에 하나하나 반응을 하던 와중에 뭐랄까, 지쳐버렸어요. 유치하게 어린애들이나 할 짓을 하고있는 상대방에 대해 화가나기도 했고 말이예요.
저 역시도 완고한 구석이 있는데다가, 동시에 상처받기 쉬운 성격이기도 했기에 '이럴 바에는 더 이상 학교 안 갈거야'라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 때부터 한동안 학교에 일절 가지 않았습니다만, 소프트볼부 친구들이 집까지 와서 설득 해 준 덕분에 다시금 학교에 가게 되었어요.
하지만 마음에 쳐진 벽은 그대로였지요. 학교에는 갔지만 저희 반 교실에는 가지 않았지요. 다행히 교실에 가지 않아도 어찌저찌 학교에 간 것 만으로 출석으로 인정을해 주셨기에 무사히 졸업은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졸업식에도 가지 않았지만요. 다른 아이들이 졸업식을 끝냈을 타이밍에 조용히 들어 가 졸업증만 받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 보통 동네 중학교를 나온 학생이라면 그대로 가까운 동네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마이얀의 고향, 군마에는 더 이상 선택지가 없었다. 겨우 1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큰 각오를 한 마이얀.
시라이시 : 솔직히 중학교 생활은 그다지 좋은 기억이 아닙니다. 물론 중 2때까지는 나름대로 청춘을 만끽하였기에, 내심 그대로 소프트볼을 더 했으면 좋았으리라는 후회가 있긴 하지만요.
하지만, 그 때는 제가 좋아하던 소프트볼을 버리는 한이 있어도 이 곳을 떠나 한시바삐 다른 곳으로 가 버리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어요.
중학교는 졸업했지만, 근처 고등학교로 가면 다시 그 아이들과 만나야 하는지라, 그럴바에는 그냥 제가 군마를 떠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기에 그 생각만 필사적으로 했습니다.
당시에 다니고 있던 학원 선생님이나 부모님과 상담해서 사이타마현에 있는 여고로 진학하기로 했습니다. 저 자신에게 있어서 새로운 출발이었지요.
처음에는 무모하게도 '나 혼자 알아서 할 테니 군마를 떠나게 해 줘요' 라고 부모님께 이야기 하기도 했지요. 결국 혼자 사는 건 위험하니 엄마와 함께 사이타마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