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어중간 인간
내 진심은 ‘누구보다도 빛나고 싶어’
‘아이돌이 싫었다’
-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여쭤 보고 싶었던 게 있어요.
야구라 (이하 ‘야’) : 그 말씀 좀 무서운데요. (웃음)
- 이 의문을 풀지 않고서는 인터뷰가 진전이 안 될 것 같단 말이죠.
야 : 우와 무서워!! 대체 뭔데요?
- ‘TEPPEN 라디오’ 얘긴데요.
야 : 음? 저 거기서 뭔가 말실수라도 했나요? 기억이 안 나는데.
- 지난 7월 12일 방송에서 키노시타 모모카상이랑 나오셔서 꽤 자유분방하게 이래저래 말씀하셨잖아요. ‘부브카 취재 겁내는 멤버들이 많다’ 던가.
야 : 아, 그런 말 했던 것도 같고.. 헤헤헤
- 그런데 말이죠. 저희랑 하는 취재에서 가장 겁내는 멤버라 하면 아무리 생각해도 야구라상이 먼저 떠오른단 말이죠.
야 : 어? 눈치 채셨어요?
- 딱 듣자마자 알겠던데요. (웃음) 기왕 이렇게 된 거, 좀 더 자세하게 말씀 해 주세요.
야 : 부브카의 취재는 항상 타이밍이 무서울 정도로 딱 맞거든요. 매번 스케쥴이 잡힐 때 마다 ‘이 타이밍에 이런 얘기를 한다고?’라고 생각하곤 해요. 취재 전날부터 긴장돼서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니까요.
- 뭐 이 쪽 입장에서도 뭔가 있을 때 그에 대해 물으려고 취재를 하는 거니까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싶긴 합니다만… 그런데 왜 그렇게 겁을 내는 거예요?
야 : 사실 마음 속에 담아 둔 것을 이야기 하는 걸 꺼리는 타입인데, 굉장히 날카롭게 그 부분을 파고 드시니까요.
- 아니 그게 저희 스타일이잖아요. (웃음) 오히려 묻고 싶은데, 다른 잡지에서는 저희 만큼 파고들지 않는 편인가요?
야 : 취재 자체는 여기 저기 많이 하지만 이렇게 마음 속을 꿰뚫어 보는 건 부브카뿐이에요.
- 딱히 마음 속을 꿰뚫어 보는 건 아닌데 말이죠. 뭐, 독자분들께서도 ‘유도심문하냐’고 말씀 하시는 경우가 많긴 해요. (웃음)
야 : 다른 잡지는 그렇게까지 깊은 곳까지 추궁하진 않거든요. 예를 들어 ‘앞으로의 목표’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한다고 쳤을 때, 다른 잡지는 ‘XX입니다’라고 하는 데에서 끝 나지만, 부브카는 한 번 더 치고 들어오거든요. (웃음) ‘네 마음속은 이미 다 안다’고 이야기 하는 것 같을 때가 있어요.
- 아니 그러니까 마음 속을 꿰뚫어 보는 건 아니라니까요. (웃음) 지난 번(2016/07월호)에 모모카상과 함께 취재를 했을 땐 모모카상이 갑자기 인터뷰를 진행하셨던 거고요. 그 때 물었던 게 아마도 ‘센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였죠?
야 : 네. 그 때 정말 여러모로 배웠습니다. 모모카가 그렇게 물어 봐 주었기에 대답하기 쉬웠던 점도 분명 있고요.
- 저희가 아니라 모모카상이 물어 봐 주어서 대답이 쉬웠다니. (웃음) 아, 그리고 지난 번 취재가 끝난 뒤에 모모카상 집에 가서 묵었다던데요.
야 : 네. 이전부터 함께 놀자고 말은 걸어 주었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쉬는 날에는 집 밖으로 나가는 걸 싫어하는 타입이다 보니 좀처럼 함께 놀 기회가 안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놀 수 있는 날을 좀 얘기 해 봐’라고 얘기가 나오더니…
- 모모카상에게 낚였다고 해야 하나요. (웃음)
야 : 네. 그 날, 점보러 가서 손금을 봤거든요. 마오큥도 도중에 합류해서 셋이 갔었는데, 점 봐 주시는 분께서 ‘규슈에 가면 좋은 일이 있을’거라고 하시더라고요.
- HKT 이적이라던가?
야 : 저희가 NMB 멤버라는 건 모르고 점을 봐 주셨으니 그건 아닐 것 같아요. 그리고 ‘너 집단행동 싫어하지?’ 라던가 ‘거짓말쟁이’ 라던가… ‘이중인격자’ 라던가… 엄청났어요.
- 거짓말쟁이나 이중인격 중에 맞는 것 있나요?
야 : 저, 여러 측면이 있거든요. 아이돌인 부분이라던가 어두운 부분이라던가… 여러 모습을 갖고 있어요.
- 하지만 멤버들 몇몇이랑 어디 놀러간다는 게 드문 일 아닌가요?
야 : 드문 일이죠. 가끔씩 여럿이서 USJ 에 가는 경우는 있지만 제가 앞장서서 놀러 가자고 하는 타입도 아니고, 다른 멤버가 놀러가자고 해 줘도 폐 끼치는 게 싫어서 좀처럼…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거든요.
- 자 그럼 멤버와 함께 밥을 먹으러 갈 땐 누구랑 가나요?
야 : 주로 동기들이랑 가요. 타니가와 아이리쨩이라던가 무라세 사에쨩이라던가. 그것도 오사카에선 잘 안 가고 보통 도쿄에 갔을 때나 가죠. 아, 그리고 미오링이랑도 자주 가요. 뭐, 미오링은 제 얘기 전혀 안 들어주고 트위터만 보고 있지만요.
- 어릴 때 부터 낯을 가렸나요?
야 : 초등학생 땐 낯가림이 있긴 했지만 크게 티가 나진 않았어요. 친구들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아도 알아서 말을 걸어 주었거든요.
- 그 때 친구들 중에 아직도 연락하는 친구가 있나요?
야 : 네. 있어요! 당시에 한 반에 20명 정도밖에 없었기에 모두 친했거든요. 뭐, 먼저 라인을 보내줘도 대답은 잘 안 하지만요. (웃음)
- 대답 정도는 해 주는 게 어때요? (웃음) ‘총선거 축하해’ 같은 말 안 오나요?
야 : 대답을 워낙 안 하다 보니 이젠 안 오더라고요. NMB에 들어 온 뒤로 다른 사람을 신용 하기 힘들어져서…
- 마음을 닫아 버린 건가요. 그것도 자물쇠를 몇 개나 걸어서.
야 : 하하하!
- 그리고 그 자물쇠를 열려고 하면 자기도 모르게 거부반응을 보인다던가…
야 : 와.. 역시 무서워! (웃음) 사실 어제 모모쨩에게 ‘취재 무서워’라고 하니까 모모쨩이 ‘괜찮아. 난 전부 거짓말로 때우는걸 뭐’ 라고 하더라고요. ‘진심을 말 할 필요는 없어’라고도 했고요.
-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겨 둔 진심을 말 할 필요까진 없다는 얘기겠죠.
야 : 그렇겠죠. 하지만 저 스스로도 가끔씩 느낄 때가 있어요. 질문에 답하면서 ‘어, 나 지금 거짓말 하는데?’라고.
- 에?!?! 지금까지 해 온 취재는 뭐였던 거예요.
야 : … 사실은 방금 한 말이 거짓말이라던가.
- 뭐가 진심이고 뭐가 거짓말인지 구분이 안 되네요. (웃음) 야구라상의 그런 성격상 아이돌 활동이 순탄치는 않으셨을 것 같은데요.
야 : 들어 오기 전까지의 생활과는 정반대의 세계니까요. 처음엔 동기들이랑도 친하게 지내는게 힘들었거든요. 먼저 말을 걸지도 못 하고, 춤도 못 췄고, 노래도 못 했거든요. 아니 그보다 더 심각한 게 악수회를 해야 함에도 회화능력조차 없었거든요. 정말 엄청 힘들었죠.
- 악수회라, 말 하자면 10초에 한 번씩 사람들이 문에 노크하고 들어오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야 : 네. 처음 악수회에 나갔을 땐 정말 놀랐어요. 이전까지의 인생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랑 친한 척 하면서 이야기 나누’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심지어 10초 간격으로 ‘처음 보는 사람’들이 찾아 오니까… 게다가 악수회에 와 주시는 분들은 저보다 연상인 남성분들이 대부분이잖아요. 학교를 다닐 땐 사실 남자 아이들이랑 말을 섞는 경우도 거의 없었기에 정말로 힘들었죠. 레슨이 시작 된 뒤로도 매일매일 괴로웠어요. 춤을 못 춰서 항상 마지막까지 남아서 연습을 해야 했고… 언젠가 한 번은 매니저분께서 저를 따로 부르시더라고요. 그리고 ‘너 왜 따로 불렸는 지 알아? 다른 멤버들이랑 사이 좋게지내지 못 해서 불러 낸거야!’라고 혼내셨지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세계에는 ‘서열’이라는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런 ‘서열’이라는 벽을 하나씩 하나씩 뛰어 넘는다는 목표를 갖게 된 뒤로는 그런 괴로움이 많이 사라졌지요.
- 이전에 YNN에서 ‘NMB에 들어오기 전에는 아이돌이라는 것 자체가 싫었다’고 이야기 하신 적이 있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야 : AKB가 처음으로 홍백에 나오는 것을 보고 정말 짜증났어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여자애들 특유의 부릿코 (예쁜척, 귀여운 척 하는 여자아이)에 대한 적개심이라 하나요. 그런 시선으로 바라 봤었거든요. 어릴때 모닝구 무스메를 좋아하신 했지만 말이죠. AKB가 좋아진 건 ‘헤비 로테이션’ 때 쯤이었어요. 중 1때였던 것 같은데, 친구들 사이에서 ‘헤비 로테이션’이 유행했었는데, 그 모습을 보며 ‘빛나’ 보였거든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헤비로테’의 안무를 외울 정도였어요. 그 중에서도 마에다 아츠코상의 팬이었죠.
‘나의 아이돌 철학’
- ‘아이돌은 이래야만 한다’는 포인트가 있나요?
야 : 사실 아이돌에 있어 ‘웃음’은 그다지 필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요. 노래 하고 춤 출 때 빛나는 존재가 바로 아이돌이라 생각하거든요. 그 마음은 언제건 변함 없어요.
- NMB는 오사카 그룹이다 보니 ‘웃음’을 기대하는 사람도 많을텐데요.
야 : ‘마나부군’ 촬영 때 진지하게 대답을 했더니 ‘재미 없다’는 이유로 엄청 커트 당해서 풀이 죽곤 했어요. ‘게닌’ 촬영 땐 만담 코너도 힘들었지만 모노보케 (주어진 사물을 갖고 즉흥 개그를 선보이는 것)이 정말 힘들었고요. 물론 개그는 좋아해요. TV를 통해 ‘보는’ 입장이라면 말이죠. 하지만 개그를 ‘하는’건 아무래도 제가 추구하는 이상향과는 너무 갭이 벌어지는 것 같아서…
- 그렇다기엔 비욘세 흉내가 너무 찰졌는데요.
야 : 그거… 사실 대기실에서 장난으로 하던 거예요.
- 그러고 보니 많은 멤버들이 ‘후코는 대기실에서는 정말 재미있다’고 하더군요. 마치 ‘마유유는 대기실에서 정말 재미있다’고 하듯이.
야 : 아, 마유상은 정말 재미있으세요.
- 마유상도 그렇고 야구라상도 그렇고 공통적으로 ‘자신의 아이돌상을 지키는’ 멤버들이죠. 하지만 왜 하필이면 ‘비욘세 흉내’인가요?
야 : 와타나베 나오미(개그우먼)상이 TV에서 비욘세 흉내를 내시는 걸 보고 재미있어 보였거든요. 애초에 제가 춤 추는 걸 보고 ‘기분 나쁜 움직임’이라고 놀리는 멤버들도 많기에, 그걸 살려 보자 싶었죠. 멤버들에게 선보이니 평가가 엄청 좋았고, 그래서 YNN에서 선보이니 팬분들께서도 ‘재미있다’고 해 주시더라고요. 그런 거, 사실 엄청 기분 좋은 일이거든요. 아, 그리고 ‘YNN을 보고 팬이 되었다’고 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 ‘비욘세 신규팬’이 있을 줄이야 (웃음) 그런 재미있는 움직임을 볼 수 있다면 YNN회원이 되는 보람이 있겠네요. 아, 얼마 뒤에 있을 고베 콘서트에서도 비욘세 하실 생각인가요?
야 : 절대로 안 해요. 스테이지에서 했다간 분위기만 썰렁해 질 테니까요. 콘서트를 보러 오신 분들께서 제게 그런 것을 바라시지도 않을 거고요. 그런 건 어디까지나 인터넷 방송이니까 할 수 있는 거예요. 다른 일을 하면서 슬쩍 보시며 ‘후훗’하고 웃어 넘겨 주시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하지만 다르게 말하자면 제 이런 부분을 보고 웃어 주시는 것도 평소 제 ‘아이돌’ 부분을 보아 주시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 아이돌 활동에 있어 ‘철학’이랄 게 있나요?
야 : 사생활을 내보이지 않는 것이요.
- 그런 부분도 마유유상이랑 비슷하네요. 하지만 48그룹은 SNS를 다양하게 하고 있으니,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을텐데요.
야 : 그러니까 (1월에 개봉한) 다큐멘터리도 사실 싫었어요. 가족을 공개하는 것이잖아요. 이제야 이야기할 수 있지만, 제 팬분들께서 그 영화 안 봐주셨으면 했어요. (웃음)
- 하지만 곧 DVD가 발매되죠. (웃음) 카메라가 차 안에 동승하고, 가족들과 함께 회전초밥집에 갔을 때도 동행하곤 했죠. 그런 식으로 ‘아이돌의 일상’조차 상품으로 파는 그런 시대인 거겠죠.
야 : 트위터를 시작 한 뒤로 정말 통감하고 있어요. 팬이 되어 주시는 입구이기도 하지만.
- 하지만 야구라상의 트위터에는 ‘오늘 아침엔 빵을 먹었어요’ 정도의 정보 외에는 올라오지 않던데요.
야 : 네. (웃음) 빵 얘기랑 선전 정도로만 활용하고 있네요. 아, ‘공연 끝났다’는 얘기라던가.
- 그럼 야구라상이 SNS를 통해 공개하는 정보는 전체의 몇 %정도인가요?
야 : 음… 8%정도네요.
- 90%이상을 숨기고 있다라… (웃음) 하지만 그렇게 숨기면 숨길 수록 알고 싶어지는 게 사람 심리라는 거죠. 그런 맥락에서 좀 당돌한 질문일 지도 모르지만…
야 : 음…
- 팬 여러분께서 야구라상의 마음에 노크를 하거나 하진 않으시나요?
야 : 예를 들어 총선거를 앞두었을 때, ‘목표는 몇 위’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그건 제가 그다지 표현하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그렇기에 다들 제 본심을 알고 싶은 것 같고요. 물론 모바일 메일 등을 통해서 본심을 말하는 경우는 있지만요. ‘글’이라면 마음을 정리 할 줄 아는 편이지만, ‘말’로는 아무래도 힘들어서… 머리 회전이 느린 것 같아요. 그렇기에 악수회가 끝난 뒤에 모바메로 ‘사실 그 때 이런 말을 하고 싶었어요’라고 보내곤 해요.
- 총선거 얘기가 나온 김에, 올 해 총선거는 어땠나요?
야 : 사실 예전부터 쭉 넥스트 걸즈거든요. (44위 – 41위 – 40위 – 33위) 조금씩 순위가 오르고는 있지만 말이죠. 사실 올 해 엄마를 비롯해서 많은 분들께 ‘넌 순위에 만족하지 못 한다는 걸 너무 드러내’라고 혼이 났어요. 스스로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요. 사실 40위 때 쯤부터 ‘이제 곧 불리겠네’라고 긴장 했던 기억만 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트로피를 든 채 단체사진을 찍고 있더라고요. 그렇기에 사실 소감으로 어떤 말을 했는 지 전혀 기억이 안 나요.
- XX걸즈 센터들에게 주어지는 햄버거 1년치 권리에 기뻐했었지요.
야 : 팬분들께서도 그게 제일 기억에 남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 미리 ‘센터가 되면 햄버거 얘기를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나요?
야 : 아뇨.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주제에 매년 준비도 안 하고 가요. 그 때 그 때 느낀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싶거든요. 너무 준비를 해 가면 오히려 말문이 막히곤 하기도하고요.
‘미루키는 전부 꿰뚫어 보고 있었다’
- 그럼 속보 발표 직후의 이야기를 해 보죠. 속보가 발표 된 직후, ‘어중간한 순위를 벗어나고 싶다’고 하셨던 게 인상적이었는데요.
야 : 네. 순위 뿐 아니라 모든 게 어중간하거든요. 넥스트걸즈라는 위치도, 저 스스로의 개성도, 포지션도… 전부 어중간해요. ‘어중간 인간’이랄까요.
- 설마 그럴리가요. 얼마 전에 M공연을 봤는데, 너무 멋진 공연이라 눈물이 날 정도였는걸요. 호리 시온상의 생탄제 공연이었어요.
야 : 에, 정말요? 사실 그 때 엄청 고민하고 있었어요. 너무 빡세게 춤 춘 건 아닐까 싶었거든요. 때마침 춤 추는 방식을 바꿔 봤을 때였는데 아무래도 영 마음에 안 들더라고요. 겨우 정답이 나온 게 어제 공연이었어요.
- 어제라고요!
야 : 결국 이전까지 추던 방식이 최고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에게 맞출 필요는 없는 거였어요.
- 자기 자신만의 개성을 내보이는 것이 최고죠. 그나저나 어제 공연이라 하면 콘서트 ‘언제까지 사야네에게 기댈 것인가’ 개최가 발표 된 공연이었지요.
야 : 네. 저도 그 때 처음 알았어요. 사실 뭔가 발표 할 것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룹 차원에서 보자면 좋은 일이라 생각해요. 사실 사야카상 팬분들도 그 날 극장에 몇 분 계셨는데, 이 발표를 보며 ‘괜찮겠다’고 하시는 게 정말 의외였어요.
- 멤버 입장에서 보자면 아무래도 사야네에게 기대게 되나요?
야 : 네. 그 자리에 계시는 것 만으로도 안심이 되는데다가, 콘서트나 방송 에서 누군가 얘기를 이어야만 할 땐 사야카상이 그 역할을 맡아주시니까요. 멤버들 뿐 아니라 스태프분들도 마찬가지고요.
- 사야네가 빠지는 콘서트라, 지금까진 없었던 새로운 시도네요.
야 : 지금까진 항상 사야카상이 센터에 서 계셨으니까 ‘센터를 따 내고 싶다’는 얘기는 하면 안 된다고 모든 멤버들이 암묵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콘서트를 할 때도 사야카상에게 너무 기대버리는 부분이 있고요. 하지만 그런 분위기가 바뀌는 때가 온 것지요.
- 운영측에서 멤버들과 팬들을 향해 질문을 던지는 것 처럼도 보여요.
야 : 도전장을 보낸 것 이겠죠. (웃음)
- 콘서트 얘기가 나왔으니. 미루키상의 졸업 콘서트 얘기도 해 보죠. 졸콘은 어땠나요?
야 : 사실 이번 공연은 출연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았어요. 무대 옆에서 미루키상이 노래하는 것을 바라봤는데,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죠. 춤을 추는 방식이라던가 표정, 그 모든 게 취향을 직격했어요. 팬 여러분의 기분을 잘 알겠더라고요. 그리고 그러다 보니 어느 사이엔가 자연스럽게 눈물이 났고요.
- 이야기는 나누었나요?
야 : 리허설 하던 도중에 ‘후쨩, 지금 고민 많지? 고민하는 여자아이 정말 좋아해!! 귀여워!’라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깜짝 놀라서 한 발 물러섰더니 ‘너무 그렇게 놀라지 마’라고 하시고.
- 그래서 그 흐름을 타고 고민 상담이라도 했나요?
야 : 아뇨.
- 미루키상 대단한데요. 저희보다 한 수 위예요. 정말 마음 속 꿰뚫어 보고 있는 거 아닌가요? (웃음)
야 : 갑자기 다가와선 그런 얘기를 하니까요. 그것도 곡 도중에. 곡 끝나고 쉬는 타임도 아니에요!!
- 아무래도 미루키상이니까 허용되는 거겠죠. 자, 그래서 실제로 그 때 ‘고민’하고 계셨나요?
야 : 마음 한 구석에 항상 어두운 부분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미루키상이 그렇게 말씀하신 이유는 알 것 같아요. 미루키상도 부브카처럼 제 마음을 꿰뚫어보시는 것 같아요.
- 우리 뿐만은 아니군요. (웃음) 그 ‘고민’은 역시 포지션 문제인가요?
야 : 아뇨.
- 그렇다면?
야 : …
- 역시 가르쳐 주지 않네요. (웃음) 자 그럼 첫 날, 스토 리리카상이 솔로곡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야 : 상상도 못 했어요. 이것도 제가 멋대로 정한 것일 뿐이겠지만, 내심 솔로곡은 사야카상이나 미루키상 정도나 되어야 받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리리퐁이 솔로였으니까요. 정말 아연했고, 순간적으로 마음 속이 부글거리기도 했어요.
- 야구라상이 선배인데 말이죠.
야 : 지금까지 수 년에 걸쳐 활동 해 온 것도 그렇고, 그만큼 열심히 노력도 했기에 분한 마음은 있었어요.
- 스토상이랑 평소에 이야기 하곤 하나요?
야 : 그다지요. 가끔 ‘철학이란 건 뭐야?’라고 묻기는 하지만요. 아, 그러고 보니 딱 한 번 호텔에서 같은 방에 묵은 적이 있는데요, 생활 패턴이 비슷하구나… 하고 생각 한 적은 있어요. 둘 다 휴일엔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던가, 계속 핸드폰만 보고 있다던가, 밤에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는다던가. 저녁에는 함께 ‘호빵맨’을 보기도 했어요.
- 평화롭네요. (웃음) 자 그럼 다음날 얘기를 해 보죠. 그날, 시로마 미루상이 ‘센터를 차지하고 싶다’고 선언하셨지요.
야 : 몸이 떨렸어요. ‘엄청난 말을 하는구나’라고.
- 마지막 MC때는 야구라상에게 기회가 없었죠. 아니, 그 뿐 아니라 오늘 이 순간까지 시로마상의 선언에 대해선 반응을 전혀 하지 않고 계신데요.
야 : 네.
- 야구라상이 어떤 생각을 했을까 궁금한 마음도 있긴 합니다만, 침묵을 지킨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시겠죠.
야 : …사실 제가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 스스로도 모르게 되었거든요. 미루상의 그 말을 보고 대단하다 생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게 ‘센터가 되고 싶냐’고 물으신다면 당당하게 ‘네’라고 말 할 수가 없어서.. 그게 분했어요. 한 발 늦게 ‘사실은 나도 센터가 되고 싶다’고 따라하는 것도 분한 일이고… 그렇기에 사실 그다지 언급하고 싶지 않았어요.
- 모모카상과의 대담에서도 ‘나는 센터에 어울리지 않아’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본인이 생각하는 ‘센터에 어울리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인가요?
야 : ‘건전한 사람’이요. 그리고 엄청 빛나는 사람. 예를 들자면 오오시마 유코상 같은 사람이요. 꾸미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사람… 하지만 저 역시 ‘춤 추고 노래하는 때’ 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려 해요. 누구보다도 빛나려 하죠.
- 그건 보고 있으면 느껴져요. 손 끝 발 끝 까지 온 힘을 다 해 퍼포먼스 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거든요.
야 :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어요. 아, 아까 ‘공연에 대한 고민’ 얘기를 했었는데요, 사실 저 자신의 춤에 대해 의문이 생겼을 때, 처음으로 안무 선생님께 진지하게 상담을 했거든요. 그 때 선생님께서 ‘처음 M공연을 봤을 때, 나도 모르게 ‘이거 누구’냐고 물은 아이가 있어. 그게 바로 후코 너였단다’라고 말씀 해 주셨지요. 그 말씀이 정말 고마웠어요. 그 말씀 덕분에 자신이 생겼어요.
- 어디에 서 있어도 눈으로 쫓게 되는 게 ‘센터’가 가져야 할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야 : 하지만 자신이 있다는 건 어디까지나 본공연때 뿐이고, 리허설 때는 자신이 없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요.
- 이 인터뷰 초반에 이야기 했던 ‘이중인격자’ 발현인가요. (웃음) 그럼 본공연 땐 ‘다들 낚아주마’라는 각오로 퍼포먼스를 하나요?
야 : 네. 저를 봐 주셨으면 해요.
- 근본적으로는 지기 싫어하는 성격인거네요.
야 : 그런 것 같아요. 초등학교땐 공부고 운동이고 어느 것도 지기 싫어했거든요. 다만 둘 다 그다지 잘 하진 못 했다는 게 문제지만. (웃음) NMB에 들어오기 직전까지도 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했고, 달리기도 지기 싫으니까 달리기 속도가 빨라지는 신발 (스프링 등이 들어 있는 아동/청소년용 신발. 주로 ‘순속’ 등이 유명)을 운동회 한 달 전쯤부터 사서 발에 익숙하게끔 한 뒤 운동회에 임했어요. 정말 지기 싫었거든요. 이토록 자신도 없고 어두운 성격인데도 유치원 학예회 같은 데에선 주역을 하곤 했어요.
- 어릴 때 부터 센터였네요!!!
야 : 그것도 가위바위보까지 해 가며 따 냈어요. 어릴 때, 연극을 했을 때, 주인공이 두명이었거든요. 하지만 저 말고 다른 아이가 갑자기 공연에 나올 수 없게 되었어요. 그 때, 제가 그 아이 대사까지 전부 외워서 했어요. 그 자리에 다른 아이가 들어 오는 게 싫었거든요.
- ‘언더’는 거부한다는 거네요. (웃음)
야 : 사실 지금도 그런 구석은 있어요. 그렇기에 그 때, 미루상이 ‘센터’ 선언을 했을 때, ‘이제 얘기하면 나는 따라 하는 것 밖엔 안 되겠다’ 싶어서…
- 지는 것 같았던 거네요. 지기 싫어하는 성격상 그런 건 생각도 할 수 없었을 거구요. 팬분께선 별 말씀 없던가요? ‘후쨩의 진심을 듣고 싶어’라던가.
야 : 다들 제 성격을 잘 알고 계시니까요. 오히려 ‘아무 것도 쓰지 않아도 되니까 혼자 고민하지 마’라고 해 주시곤해요. ‘그것에 대해 쓸 필요는 없으니까 다른 얘기라도 좋으니 꾸준히 써 주기만 해’랄까…
- 저희랑 미루키상 뿐 아니라 팬분들도 마음 속을 꿰뚫어 보고 계시네요.
야 : 그러게요. (웃음) ‘그 때 그 곳에서 아무 말도 못 한 후쨩은 어떤 기분일까?’라는 것을 계속 생각 해 주셨던 것 같아요.
‘8. 26 결전의 때’
- 미루키상이 졸업 하시고 NMB는 전국시대에 돌입 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본인은 이런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계신가요?
야 : 네. 팬 분들도 엄청 들떠 계셔요. 작년 발표 때도 그랬지만, ‘마음껏 날뛰고 와’라고 등을 밀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제가 팬 입장이라면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싸우는 것을 보기 싫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있는 힘껏 날뛰고 오라’고 말씀 해 주시는 것을 보면 오사카 사람들 답달까…
- 자 그럼 26일 콘서트 MC때 야구라상에게 마이크가 주어진다면 뭐라 하실건가요?
야 : 그게 제일 큰 일이겠죠. 그 점은 알고 있어요. 작년 발표 때도 저나 미루상, 리리퐁이 화면에 비춰지고, 셋이 엄청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 처럼 편집이 되어서…
- 야 그거 연출 참…
야 : 진짜 너무해서 말도 안 나올 정도였어요. (웃음) 하지만 팬 여러분께선 그 정도는 되어야 기분이 개운하실 지도 모르죠. 그런 연출, 사실 알기 쉽기는 하잖아요. 작년 공연이 끝나고 아퐁이 ‘앞으로는 공연을 할 때 다른 멤버들의 팬을 빼앗는다는 각오로 하자’고 이야기 했어요. 그 모습을 보며 ‘저런 말을 할 수 있다니 멋져’라고 생각했죠. 결국 이 세계는 그런 곳이잖아요. 아, 여기까지 얘기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지네요. 아까도 이야기 했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한계라던가 포지션 같은 걸 너무 지레 겁먹어서 정하곤 했어요. 인기라던가 서열 같은 건 관계 없이 누가 앞에 서더라도 괜찮은 거예요.
- 물론 콘서트 앞뒤로 열릴 리퀘스트 아워 결과도 중요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8월 26일에 있을 ‘고베 결전’이 앞으로의 흐름을 크게 바꿀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 공연에서 누가 눈에 띄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센터가 정해진다 해도 과언은 아니니까요. 야구라상은 단독 센터에 대한 꿈이 있나요?
야 : 네.
- 심경에 변화가 있었나봐요!
야 : 하지만 현재 이런 마음가짐으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도 말을 잘 못 하기에, 무슨 말을 하건 그 주제에 대해 확실히 생각하고 정리해서 말 해야 하겠죠.
- 감정을 그대로 말로 옮겨도 문제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시로마상만 해도 울먹이며 진심을 토로 한 덕분에 팬분들의 마음에 와 닿았고 말이죠.
야 : 네. 그런 것도 중요하다 생각해요. 미루키상 졸콘에서 뼈저리게 느꼈죠. 이틀동안 거의 ‘공기’처럼 존재감이 없었거든요. 지금까지 큰 콘서트에서 뭔가 인상깊은 말을 한 적도 없고.
- 그랬던가요? 이 잡지가 발매 될 때 쯤엔 이미 공연이 끝난 시점이겠지만, 야구라상이 그 공연장에서 진심을 이야기 하셨길 바랄게요.
야 : 네. 저도 고베 콘서트가 기대되기 시작했어요!!
- 자, ‘자기 자신을 뛰어넘’는다면 표지를 약속드리죠.
야 : 정말요? (웃음)
- 자, 사실 드릴 게 있어요. (책을 건네며)
야 : 아, 감사합니다. 응?!?! ‘생각하기 전에 움직이는 습관’? 이런 책, 팬분들도 엄청 보내주세요. (웃음)
- 호텔에서 시간이 남을 때 읽어 주세요.
야 : 오늘도 이런 말을 들었어요. ‘다른 사람들이랑 좀 더 대화를 해라’고. 집에 있을 때도 남동생이랑도 이야기를 안 할 정도거든요. TV를 보며 츳코미 하는 정도.
-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현재 자신의 심경이나 처지에 가까운 곡을 골라 주세요. 가급적이면 48그룹의 곡 이외의 곡으로. 말하자면 자신의 테마곡이랄까요.
야 : 좋아하는 곡을 들자면 Mr. Children의 ‘발소리’요. 드라마 ‘노부나가 콘체르토’의 엔딩곡인데, 자주 들어요.
- 어떤 가사인가요?
야 : 포기하고 싶어지더라도 한 발만 더 앞으로 나가 보자는 곡이죠.
- 말 그대로 현재의 야구라상을 상징하는 곡이군요!
야 : 엄청 고민하고 있을 때, 엄마가 이 곡을 보내주셨어요. 호텔 방에서 홀로 이 곡을 듣다 보니 마음이 저미더라고요. 정말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미스치루상은 예전부터 좋아했지만, ‘발소리’를 듣고 난 뒤 더욱 더 좋아졌어요.
- 어머님의 사랑이 담긴 곡이었군요. 자, 그럼 고베에 야구라상의 ‘발소리’가 울려퍼지길 바랄게요.
야 : 네!
- 마침 이 곡의 서브타이틀도 ‘Be Strong’이고 말이죠. ‘강해져라’라… 정말 야구라상을 위한 곡이네요.
야 : …아, 그거 처음 알았어요…
- 좋아한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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