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야마 (이하 ‘오’) :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우선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설명하는 게 좋겠지요.
다 : 네. 잘 부탁드립니다.
오 : 저는 20살때, 다시
말해 1990년부터 12년간 투자가로 활동했습니다.
다 : ‘개인 투자가’ 말씀이시죠?
오 : 그렇죠. 투자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제 자산은 150만엔이었는데, 2002년에 모종의 이유로 투자가를 그만두었을
때의 자산은 X억엔까지 늘어났지요.
다 : 에?! 150만엔이 12년만에 X억엔이 되었다고요?
오 : 아까 말했던 ‘모종의 이유’, 다시
말해 개인투자가를 그만두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증권회사의 이사가 되었기 때문이었어요. 법률상 증권회사의
임직원은 금융투자를 해서는 안 되거든요. 부정의 여지가 있어서. 그리고 2006년까지 4년간 증권회사에서 어떤 일을 했냐 하면… 다카야마상, 닛케이 평균지수라는 거 들어 본 적 있나요?
다 : 네.
오 : 바로 그 ‘닛케이 평균지수’ 자체에
투자를 하는 시스템이 있거든요. 그 시스템을 만든 것이 바로 저입니다.
결국 개인적으로 투자를 하는 투자가에서 투자라는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이 된 것이지요. 2005년에는
그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을 했기에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개인투자가로 돌아가려 했는데, 다른 회사에서
‘오쿠야마군, 우리 회사를 좀 도와주게’라고 오퍼가 왔지요. 그 회사가 바로 ‘머니 파트너즈’라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2007년부터는 그 회사에서 사장을 지냈지요. 머니 파트너즈는 도쿄
증시 1부에 상장을 한 회사로, 시가총액으로 이야기 하자면
현재 250억엔 정도 되는 회사예요. 제 개인 자산은 대부분이
주식이기에 사실 운용 가능한 현금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자산만으로 따진다면 적지 않게 갖고 있지요. 지금까지 26년간 투자 세계에서 살아 온 덕분에, 가르친 학생들도 수천명은 됩니다. 그런 제가 가르쳐 드리니 안심하셔도
돼요.
다 : 네. 열심히 할게요.
오 : 단, 하나만 약속 해 주시겠어요?
다 : 뭔가요?
오 : 저를 부를 때 절대로 ‘사장님’이라
부르지 않을 것.
다 : 그럼 뭐라고 불러드려야 하나요?
오 : ‘선생님’이라 불러주세요.
다: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1-2. 135살까지 어떻게 살 것인가.
오 : 그럼 바로 수업을 시작 해 볼까요. 우선 평균 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부터 해 보죠. 다카야마상, 현재 일본의 평균수명이
몇 살 정도라 생각하나요?
다 : 여성이 80대 후반 정도 아닌가요?
오 : 그렇죠. 87세보다 조금 더 긴 정도예요. 반면 남성은 80세 전후고요. 그럼 2차 세계대전이 끝났던 1945년에는 평균수명이 어느 정도였다 생각하나요?
다 : 지금보다는 훨씬 짧았겠죠? 60대 전후인가요?
오 : 43세였어요.
다 : 에. 그 정도로 짧았나요?
오 : 올 해가 2016년이니 약 70년만에
평균 수명이 40세 가까이 늘어 났다는 얘기죠. 다시 말
해, 좀 무식한 단순계산이긴 합니다만, 다카야마상이 현재 22세라는 것을 감안하면, 70년 뒤, 다시 말 해 다카야마상이 92세가 되실 때엔 평균 수명이 어느 정도로
늘어날 거라 생각하나요?
다 : 단순히 계산하면 120세 정도 아닌가요.
오 : 그렇죠. 그렇게 보면 다카야마상이 120세가 되기까지 30년 가량 남아있다는 얘기고, 그 사이에 또 다시 평균 수명이 늘어나겠죠? 그럼 다카야마상이 120세가 되었을 때에는 평균 수명이 135세까지 늘어 나 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에요. 그렇게 생가가면 다카야마상은 22세기에도
살아 있을 수 있겠네요.
다 : 에…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오 : 물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최근 들어 암 특효약 개발에 진전이 있고, iPS 세포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요. 다르게 보면 로봇 기술을
활용한 의수나 의족 등 신체 기계화도 진행되고 있고요. 환경적인 문제 역시 개선되고 있고요. 지금 생각 해 보면 과거 사람들은 정말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살았고, 공해
역시 심각했지요.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언젠가 ‘인간이 죽지
않게 되는’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닐까라는 황당해 보이는 질문이 과학적으로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것도
신기하지 않다고 할 수 있을 지 모릅니다. 그럼 다카야마상, 본인이 135살까지 산다고 쳤을 때, 몇 살 까지 일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나요?
다 : 50대 중반 정도까지…
오 : 은퇴가 너무 빠른 거 아닌가요. (웃음) 50대 중반에 은퇴한다고 치면 남는 85년간 어떻게 살 지를 생각해야
하지요. 85년은 너무 기니 팍 깎아서 100살까지 산다고
치고 남은 50년을 어떻게 살 지에 대해 생각 해 보죠.
다 : 되게 기네요.
오 : 자, 은퇴를 했다고 치면 그 뒤
50년 동안은 돈을 어떻게 조달 할 것인지가 중요 해 지지요. 물론 이건 다카야마상 뿐
아니라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해당되는 얘기예요. 60세,
혹은 65세가 되어 정년퇴임을 한 뒤, 생활을
어떻게 꾸려 나갈 것인가 하는 점…
다 : 돈을 모아 둘 필요가 있겠네요.
오 : 일을 할 때 돈을 모아놓고 그 저금을 깎아먹고 살 지, 아니면
연금에 기대어 살 지 생각하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겠지요. 자, 그럼
다카야마상은 연금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요?
다 : 음…
오 : 솔직히 말하자면 연금이라는 제도는 사라질 것 같아요. 앞으로 15년 이내에 20대에서 60세까지의
‘현역 세대’ 한 사람이
2.5명의 노년 인구의 연금을 부담 해 줘야하게 되거든요. 백보 양보해서 연금이라는 제도가
사라지지 않는다 해도 지금 같은 수준의 금액은 받지 못 하게 될 것은 확실해요.
다 : 결국 자신의 돈으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얘기네요.
오 : 그렇죠. 자, 그럼
예를 들어 한 달에 생활비로 30만엔이 필요하다 치면, 1년동안
최소 360만엔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되죠. 이걸 기준으로 50년간 생활비를 산출 해 보면 360만엔 X 50년 = 1억 8000만엔이네요.
다 : 우와…
오 : 매달 30만엔 수준의 생활을 하는 것 만으로도 50년간 살기 위해서는 이렇게 막대한 돈이 필요 해 지죠. 지금 수준의
생활을 하기 위해선 최소 1억 8천만엔의 저축이 필요하단
얘기예요. 심지어 이 금액은 물가 상승분을 고려하지 않은 계산이므로,
평균적으로 1년당 1%씩 물가가 상승한다 치면…
다 : 그럼 지금 매달 생활비로 30만엔을 쓴다 치면 내년에는 30만 3천엔이 필요 해 진다는 얘기네요.
오 : 그렇죠. 그리고 그 다음 해에는 최소 30만 6030엔이 필요하고요. 이런
식으로 50년이 지나 다카야마상이 100살이 되었을 때엔
같은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최소 49만 3390엔, 약 50만엔이 필요해 집니다.
다 : 50만엔이요?!
오 : 말하자면 180엔짜리 커피가
300엔이 된 셈이죠. 게다가 지금 계산은 어디까지나 매년 물가상승률을 1%로 잡았을 때의 계산이에요. 일본은행이 목표로 하고 있는 수치는
매년 2% 물가상승률이므로 이를 적용 해 보면 50년 뒤에
현재와 같은 수준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80만엔이 필요 해 집니다. 아까 말한 180엔짜리 커피가
500엔이 되는 거예요. 다시 말 해 이 경우, 필요한
저축 최소금액은 3억엔 이상…
다 : 3억엔이나 저금을 해야 한다는 거네요…
오 : 그럼 3억엔, 모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다 : 솔직히 상상도 안 되네요.
오 : 그럼 일반적으로 1억엔을 저금하기까지 얼마나 걸릴 것 같아요? 평균적인 임금을 받는 사람 기준으로.
다 : 음.. 40~50년 정도요?
오 : 계산 방법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한데, 일반적으로 278년 걸려요.
다 : 에?!
오 : 현재 직업을 갖고 있는 현역 세대의 평균 월급은 약 35만엔 정도예요. 신입사원부터 정년 직전까지 ‘일을 하고 있는’ 전 세대의 평균 말이죠. 그리고 그 현역 세대의 평균 생활비는 월 32만엔 가량… 그렇다면 이런 일반적인 사람들이 매달 저금 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얼마 정도일까요?
다 : 많아도 3만엔이요.
오 : 그렇죠. 그럼 매달 3만엔씩
저축을 한다 하면 1년에 저축 할 수 있는 금액은 36만엔.
다 : 1억엔을 36만엔으로 나누어 보면 277.77777… 그렇네요 278년 걸리네요. 3억엔은 커녕 1억엔도 못 모으겠어요.
오 : 그렇죠. 지금 이 계산은 저축 이자를 반영하지 않은 계산이므로, 연이자가 3%라 쳤을 때, 1억엔을
모으는 데에는 시간이 단축되긴 해요. 그래도 걸리는 시간은 75년. 이자가 8%라 치면 40년, 15%라면 26년만에 1억엔을
만들 수야 있겠지만…
다 : 실제로는 그 정도로 높은 이자를 주진 않죠.
오 : 그렇죠. 실제로는 연금리
0.1%라던가 그 정도죠. 자, 그럼 이로써
저금만으로 100살까지 버티는 건 힘들다는 게 밝혀졌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