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마음속에 품어 온 동기에 대한 사랑
이 특집기사를 위하여 2기생 멤버 전원과 인터뷰를 했다. 그 때마다 내가 물었던 질문은 ‘2기생 중에 동기애가 가장 강한 것은 누구인가요?’라는 것이었다. 나의 이런 질문에 대해 2기생들은 입을 모아 ‘미오나, 아니면 히나코요’라고 대답을 하였다. 그럼 그 두 사람은 ‘왜’ 동기애가 강한 것일까 궁금해졌다.
호 : 저는 활동 초기부터 2기생들이 좋았어요. 진구에서 그런 마음을 다시 확인 했지요. 한 때는 함께 활동 할 수 없었기에 가끔씩 만날 때 마다 동기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고, 동기들의 좋은 점들이 한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런 2기생들의 좋은 점, 매력들을 더 많은 분들께서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기에 ‘니게미즈’에 2기생의 곡, ‘라이브 신’이 실린다는 사실을 알고 정말 기뻤어요. 2기생들은 동기라기 보다는 가족과도 같은 존재이기에 그 소중함을 잘 알지 못 할 때도 많지만, 오랜만에 만나거나 하면 ‘역시 2기생이 좋아’라는 걸 깨닫게 돼요. 평소에는 서로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동기에 대한 사랑이 없어진다면 이대로 조각조각날 것 같다는 생각은 항상 갖고 있어요.
좀처럼 만나지 못 하는 시간이 어느 사이엔가 동기에의 ‘사랑’을 키워 준 것이다. 호리는 2기생이라는 긍지를 가슴에 품고 선발 최전선에서 싸워 왔다. 주변에는 1기생들뿐, 자기가 노력하여 동기들에게 바톤을 넘겨줘야만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다.
호 : 솔직히 말하자면 현재 노기자카라는 그룹을 이끌어 가는 건 1기생 선배님들이시죠. 매일매일 선배들의 벽이 얼마나 두터운 것인지를 실감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기생들이 더 많이 선발에 들었으면 좋겠어요! ‘인플루언서’ 땐 선발에 2기생들이 4명이나 있었기에 정말 기뻤습니다. 더욱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항상 스태프분들께 ‘2기생들에게도 뭔가 더 많이 시켜주세요’라고 부탁드리고 있어요.
‘인플루언서’는 노기자카 그룹 사상 선발에 2기생들이 가장 많이 뽑혔던 싱글이다. 당시 선발에 들었던 2기생은 4명 (호리, 키타노, 신우치, 테라다)였다. ‘하루지온’ 때 선발에 복귀한 호리는 차근차근 포지션을 높여 결국 ‘인플루언서’에서 당당히 프론트에도 복귀하였다. 하지만 그런 기쁨도 잠시, ‘니게미즈’에선 다시 2명(호리, 신우치)만이 선발에 남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줄어 든 2자리는 3기생이 차지하였다. 그것도 ‘더블 센터’라는 형태로.
호 : 물론 마음이 급해지기도 합니다. 3기생들의 기세가 워낙에 좋기도 하고, NOGI BINGO! 8은 아예 3기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되기도 했으니까요. 빠른 시점에 잡지 전속모델이 되기도 하고, 3기생들의 곡 역시 이미 있을 정도니까요. 물론 그룹의 미래를 생각하면 차세대를 길러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3기생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주어지는 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한 편으로는 역시 사람이란 역경을 겪으며 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너무 좋은 일들만 이어지다 보면 안심하게 되니까요. 저 역시 발버둥 치며 앞으로 나아가 본 경험이 있으니까요. 선발에서 떨어졌을 때, 부모님께서 ‘이건 큰 기회야. 계속 선발에 있었더라면 아이돌로서 깊이가 안 생겼을 지도 모르잖니.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성숙해 질 찬스란다’라고 말씀 해 주셨었어요.
키 : 동기에 대해서는 특별한 감정이 있어요. 정말로 소중히 하고 싶은 존재거든요. 사실 저는 독점욕이 강해서 동기들에 대한 애정도 딱히 숨기지 않거든요. 함께 밥을 먹으러 갈 때도, 함께 일을 할 때도 2기생들과 함께 있을 땐 항상 2기생에 대한 이야기만 한답니다. ‘우리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은 얘기요.
2년 전 11월, 필자는 다른 잡지의 특집 취재로 2기생 전원과 좌담회를 열었었다. 필자가 진행을 하면 멤버들이 진심을 이야기하지 않을 것 같았기에 일부러 카린에게 MC를 부탁했었다. 그 날은 노기자카의 첫 ‘홍백가합전’ 출전소식이 전해지기 며칠 전이었다.
‘내년 목표’라는 토크 테마에 대해 카린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카 : 지금 2기생들은 폭풍우 전야의 고요한 상태라고 생각해요. 2기생의 시대가 언젠간 꼭 올 거라 생각하거든요. 사실 개인적으로 2기생, 2기생 이런 식으로 강조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이젠 (1기생들과) 같은 라인에 서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지만 내년이야말로 ‘2기생들이 있어 줘서 다행이야’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해로 만들고 싶어요. 예전에 ‘2기생 같은 거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지만, 내년에는 저희에게 좋은 한 해가 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카린의 이 말에 야마자키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뒤이어 사가라도, 그 외 여러 멤버들이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다들 2기생을 좋아하는구나’라고 느꼈다.
2기생들은 강하다. 하지만 동시에 매우 연약하다. 모든 멤버들이 심지가 굳고, ‘불운’한 수 년을 꿋꿋하게 견뎌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어둡고 기나 긴 터널을 묵묵히 걷는 것은 정말로 고독한 일이었으리라. 그렇게 걷기 위해서는 정말로 강한 의지가 없고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가 떠밀기라도 하면 그 자리에서 풀썩 쓰러져 버리는 약한 면모도 갖고 있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이런 내 의견을 2기생 멤버들에게 이야기하자, 호리가, 스즈키가, 테라다가 내 의견에 공감 해 주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들의 ‘약한’ 부분이 팬들로 하여금 지켜주고 싶다, 응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은 아닐까.
멤버들 역시 자신들이 어딘가에서 연결 되어 있다는 것은 감각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테 : 다들 힘들어하죠. 다들 연약한 부분도 있고, 불안해 하기도 하고, 긴장하기도 하고, 걱정도 많아요. 각자 느끼는 정도는 다를 지 몰라도 처해있는 환경은 어딘지 다들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멤버들도 그런 점은 다들 알고 있기에 다른 동기들을 최대한 이해 해 주려고 하는 거고요. 딱히 말이나 행동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면 된 것 아닐까요?
그러고 보면 2기생들의 ‘유대감’이 제 3자들이 보기 쉬운 형태로 느껴지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2기생들 사이에 유대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그 ‘유대감’이 많은 것들 뒤에 숨겨 져 있으며, 때때로 얼굴을 내미는 것 뿐인 것이다.
키 : 벌써 졸업 해 버린 동기들도 있기에 더더욱 그렇지만, 2기생들이란 어떻게 보자면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 퍼즐 같은 존재예요. 퍼즐이란 조각 하나 하나가 각각 다 모양이 다르잖아요. 그런 면에서 2기생들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2기생이라는 퍼즐은 ‘완성’이 되지 않더라도 좋은 그런 퍼즐 같고요.
와 : 2기생들은 각자 가진 색깔들이 달라요. 아무리 애를 써도 그 한 색으로 물들지 않지요. 같은 색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예요. 하지만 각기 색이 달라도 하나가 될 수는 있잖아요. 마치 무지개처럼. 11명이 11가지 색을 뽐내는 무지개예요. 2기생들은… 사실 보고 있으면 그렇게 각양각색의 무지개가 더 보기 좋지 않나요? 융합? 그런 건 무리인걸요. (웃음)
가장 어린 와타나베가 핵심을 꿰뚫었다. 꼭 한 색으로 물들어야만 할 필요는 없다. 필요할 때 하나가 되어 조화를 이루며 무지개처럼 아름답게 빛나면 될 일이다. 항상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무지개. 무리하게 각자 다른 색들을 섞고 융합시키려 해 봤자 지저분한 색이 될 뿐. 2기생들은 각자의 선명한 색을 유지한 채 무지개가 되면 되는 것이다.
각오, 눈물, 그리고 다음 꿈
그럼 다시 한 번 시계를 올 해 7월 1일로 되돌려보자.
진구구장은 3기생들의 공연으로 한껏 달아올라 있었다.
본 무대와는 떨어진 곳에서 등장하는 호리 이외의 10명은 길다란 하나미치 아래에서 이제나 저제나 자신이 등장할 타이밍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카 : 저희 10명은 B스테이지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3기생들에 대한 관객들의 환성이 들려오긴 했지만, 본무대를 앞두고 집중하고 있었기에 그렇게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았어요. 주변을 보니 마지막까지 동작을 확인하는 아이도, 무대를 앞두고 들뜬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신경이 쓰였던 것은 이오리였습니다.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이오리가 울고 있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며 저도 눈물이 났습니다. 마음 속으로 ‘이오리, 울고 있니? 그래… 우리 2기생들끼리 이렇게 큰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잖니.’라고 생각했지요.
키 : 다들 한바탕 울고 나서 화장을 고치고 자연스레 한 곳에 모였어요. 다들 뭔가 기대하는 표정으로 카린을 바라보았지요. 카린은 그 때도 울고 있었지만, 저희들의 시선을 눈치채고는 ‘오늘은 2기생들만의 무대니까! 즐기자! 이렇게 큰 곳에서 이 멤버들로 공연하는 건 더 이상 없을 지도 모르잖아!’라고 울부짖듯 이야기 해 주었어요. 다들 그래.. 그렇지, 이런 무대에 선 거, 4년 반만에 처음이지, 이게 마지막일지도 몰라… 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한 번 각자의 등장 위치로 가서 대기했어요.
카 : 원진이 끝나고나니 타이밍 좋게 2기생들의 순서가 왔음을 알리는 오버추어가 흘러 나왔습니다. 나갈 준비를 하고 있으려니, 각도상 백스크린 모니터에 흘러 나오던 영상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 영상은 저희의 역사가 담긴 영상이었습니다. 오디션 때의 영상이 나오고 있길래 ‘아, 이거 보면 또 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 시선을 피했지만… 결국 다들 울게 되더라고요. 히나코는 ‘아 무리야~’라며 울었고요. 다들 ‘이런 얼굴로 무대에 서도 되나?’싶을 정도로 울었어요.
신 : 저는 남들이 울면 같이 울게 되는 타입이거든요. 원진때는 그나마 참아 냈는데, 모니터에 영상이 나오는 걸 보고는 참을 수가 없었어요. 이틀째 공연 때는 너무 긴장이 되어서 어쩔 줄을 모르겠더라고요. MC에서 저랑 아야네쨩, 란제가 지난 4년간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해야 했었거든요.
쥰 : 대기하는 동안은 지금껏 그렇게 긴장했던 적이 없을 정도로 엄청 긴장했어요. 3기생들의 공연이 시작 되었을 때부터 2기생 대기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을 정도였지요. 대기하던 중에 미오나가 센터에 섰던 당시의 영상이 비추어지는 것을 보고 눈물을 참을 수가 없더라고요. 카린이 ‘다들 그렇게 울면 미오나가 걱정한다고!’라고 이야기 해 주었지요. 미오나가 공연 시작 전에 ‘오늘 다 함께 즐기며 공연하자’고 했었거든요.
테 : 이어모니터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성만으로도 지금 모니터에 어떤 영상이 나오고 있는 지 알 수 있었어요. 사실 누구라도 그렇게 슬픈 영상이 나오면 눈물이 나는 게 당연하잖아요. 거기다가 다른 멤버들이 우는 것을 보고 점점 전염이라도 되듯이 눈물이 퍼져나가서 ‘코디언니 도와줘요!’라고 도움을 청하기에 이르렀지요. 지금까지 활동 해 오면서 쌓아 온 추억들이 한 번에 되살아났어요. 저는 그래도 꽤 잘 참아 낸 편이었지만요.
와 : 저는 사실 그 때까지만 해도 기수별로 나누어서 퍼포먼스를 하는 게 좀 싫었어요. ‘2기생’이니 ‘1기생’이니 하는 식으로 구별 지어지는 게 싫었거든요. 특히나 3기생들이 새로이 들어오면서 이전에 비해 ‘기수’가 클로즈 업 되게 되었는데, 그렇게 구분을 짓다 보면 2기생들은 아무리 해도 1기생들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게 싫었어요. 하지만 공연을 앞두고 원진을 짜면서, 평소에는 잘 울지 않는 란제, 카린, 마이츙이 울고 있는 모습을 보며 저 역시 울어버렸어요. 왜 울었냐고요? 음… 아마도 그 때까지 쌓아 온 역사 때문이 아닐까요.
이 : 공연 직전, 처음으로 ‘2기생, 정말 좋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첫날에만 울었는데요, 첫날, 멤버들이 차례차례 무대 위로 올라가는 뒷모습을 보며 ‘아, 정말 멋지다. 동료란 정말 좋은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나는 결국 이 아이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구나’라는 생각도요. 함께 밥을 먹으러 가서 불평을 할 때 들어 주었던 그런 사소한 일들조차 다 결국 지금 이 순간과 이어 져 있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 : 무대에 오르기 직전이었기에 필사적으로 눈물을 참았습니다만, 영상을 보며 결국 끝까지 버티지 못했어요. 제 앞에 있던 키타노가 ‘이거 어쩌지? 눈물이 나!’라고 몇 번이고 이야기 해서 그 분위기에 휩쓸리기도 했고요. 처한 상황은 분명 다르지만… 동기가 우는 것을 보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는 거예요.
사 : 저는 공연을 앞두고 불안해서 눈물이 났어요. 팬 여러분들께서 저를 보아 주실까 자신이 없고 불안했거든요. 다른 멤버들과는 다른 의미로 울었었다고 생각해요.
스 : 저는 MC를 하기로 되어있었는데 그 내용이 정리가 안 되어서 어쩔 줄 몰라 눈물이 나더라고요. 다른 멤버들처럼 지금까지의 일들을 떠올리며 눈물이 난 게 아니라요. (웃음) 하지만 MC 때 ‘지금까지는 그다지 활약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그 차이를 메꾸기 위하여 노력하겠다’고 이야기 했어요. 그렇게 해야 2기생들에게도 공헌 할 수 있고, 그룹의 힘이 될 수도 생각하거든요. 아무리 안 그래보이는 저도 2기생이라는 자각은 있는걸요.
호리는 홀로 멀리 떨어진 벤치 뒤에서 무대에 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같은 시간, B무대 아래에서 동기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은 알지도 못 한채.
호 : 대기하는 동안은 별다른 생각을 안 하고 있었어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었느냐고 물으신다면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네요. 다른 라이브 때와는 다른 각오였습니다. 언더 라이브를 겪으며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지만, 진구 라이브 때 느낀 각오는 그 때와는 다른 것이었지요. ‘나는 울어선 안돼. 강하게 헤쳐나가야 해’라는 각오였지요. 처음부터 끝까지 당당하고 의연하게 임해야 한다 생각했어요. 뭐라 하죠…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느낌? 여기서 멋진 퍼포먼스를 선보여야만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2기생들끼리만 퍼포먼스를 하는 것은 거의 처음이었기에 불안한 마음이 있었고, 실제로 무대 위에 선 순간 그 불안감이 갑자기 몰려 오기도 했지만 이미 굳게 각오를 했기에 그 불안을 지워 낼 수 있었어요. 번지 점프랑 똑같이 뛰는 건 두렵지만 각오를 다진다면 뛸 수 있는 거죠.
2기생 공연이 시작되었다. 호리가 벤치 뒤에서 등장하였다. 그 표정은 단단한 각오를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비장했다. 굳게 다문 입술에서 지금까지의 라이브와는 또 다른 늠름함이 느껴졌다. 2기생들으로서의 의지와 각오가 가득 차 있는 표정이었다.
호 : 무대에 오르기 전, 다들 울었다는 이야기는 나중에 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2기생들이 진정으로 하나가 된 것이 그 날, 진구공연이었다고 생각해요. 팬 여러분께서도 ‘그 날 정말 감정이 복받쳐 오르더라’고 말씀 해 주시곤 하고요.
어찌 보자면 그런 ‘감상적’인 면이야말로 2기생들이 갖고 있는 진면목일지도 모른다. 자신들의 감정이 120%전달되는 세트리스트며, 퍼포먼스에서도 그런 ‘감상적인’ 면은 충분히 묻어났다.
3기생들의 ‘명랑함’과는 달리 2기생들의 무대에선 역사에서 우러나는 무게감이 있었다. 이는 2기생들만이 낼 수 있는 색이었다. 관객들 중에는 그런 2기생들을 보면서 ‘너무 무겁다’고 느낀 이도 있을 지 모른다. 물론 그런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지금 노기자카46라는 그룹을 응원하는 사람들 가운데 그런 ‘무거움’을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기자카라는 그룹에 2기생들이 있다는 존재증명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그녀들이 겪어 온 4년 반이라는 세월을 무대에 녹여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 저는 즐거웠어요. 만족스럽기도 했고요. 2기생들끼리 해 냈다는 만족감 말이에요.
키 : 사실 무서웠어요. 2기생들만으로 퍼포먼스를 하면 저희의 빈약한 실력이 드러 나 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기수별로 퍼포먼스를 할 기회 자체가 2기생들은 적었기에 단순히 부드럽게 춤을 추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도 했고요. 그렇기에 더더욱 퍼포먼스에 최선을 다 하고, 의욕을 담아야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멤버들은 다들 그 공연에 대해 그렇게 하길 잘 했다,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 역시 그렇고요. 물론 그 정도로 감정적이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지만요. (웃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기합이 빡 들어 있었던 것 같아요. 진구 공연 3일 전에 ‘라이브 신’의 MV를 촬영하였는데, 춤을 너무 세게 추다보니 등 근육이 다쳤거든요. 다행히 진구 공연 때는 다 나았지만, 못 낫는 건 아닌가 걱정했어요.
테 : 2기생들은 사실 각자 싸워 왔다는 인상이 있잖아요. 미오나는 선발에서 개인적으로 싸워 왔고, 키타노나 신우치가 선발에 들었을 때에도 다들 그런 인상이었지요. 그렇게 홀로 싸울 때는 힘든 일이 있어도 약한 부분을 드러내지 못하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이번 진구공연은 2기생들이 하나가 되어 다 함께 싸운 공연이었어요. 그리고 다 함께 싸웠다는 안심감이 있었지요. 그렇기에 다들 안심하고 울 수도 있었던 거라 생각합니다. 이토록 내 편이 되어주는 동료들이 있고, 그런 동료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를 알게 된 것 같아요. 생각 해 보면 사실 진구구장이라는 무대 자체는 이전에도 몇 번이나 서 본 적이 있는 무대였기에 평소 같았다면 그렇게까지 긴장 할 무대는 아니거든요. 하물며 갑자기 눈물을 흘릴 일은 더더욱 없고요. 물론 멤버들마다 생각하는 것은 다를 지 모르지만 결국에는 다 공통된 부분이 있다고, 이어져 있다고, 역시 2기생들은 좋다고 새삼 깨닫게 되었어요.
신 : 서로 이야기를 하고 조율을 하면서 의식을 맞추면 이토록 멋진 결속력이 생겨나는구나라고 느꼈어요. 지금까지는 느껴보지 못한 경험이었기에 신선하기도 했고요. 이번 진구공연은 저희 2기생들에게 있어 큰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다른 기수에 비해 인원이 적기에 그만큼 한 사람 한 사람 화면에 나올 기회도 많고, 각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가능성도 높았으니까요. 이번 경험이 다음 기회로 이어지면 좋겠어요. 하지만 결국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남을만한 공연이었냐 하는 거겠지요. 어떤 감정을 갖게 되셨건 저희 공연이 마음에 남으셨다면 만족합니다.
호 : 앞으로의 목표는 2기생 단독공연을 하는 거예요. 저희들이 세트리스트와 중심적인 연출을 생각하고 정하고요. 정말 즐거울 것 같아요. 사실 이건 예전부터 이야기 해 왔던 것인데, 좀처럼 실현이 되질 않네요. (웃음) 왜 그런 걸 하고 싶냐고요? 당연하잖아요. 2기생들이 좋으니까요! 동기들의 동향은 항상 체크하고 있어요. 아야네가 ‘타모리클럽’ 비행기 특집에 나왔을 때도 방송을 보고 끝나자마자 바로 연락을 해서 ‘나는 비행기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지만 그래도 재미있었어’라고 감상을 말 해 주었어요. 개인적으로도 그러는 게 즐겁고 기뻐요.
진구에서 하나가 되었던 기억은 앞으로 그녀들의 활동에
어떻게 영향을 줄 것인가. 그리고 다음번에 그녀들이 하나가 되는 것은 언제일까? 아마도 앞으로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2기생들은 꼭 필요한 순간이
아닌 한 ‘하나’가 되지는 않으리라. 하지만 그건 그것대로 괜찮다. 우리들은 ‘그 때’가 올 때를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생각 해 보라. 무지개도 그리 자주는 뜨지 않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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