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이엔가 '근성' 캐릭터가 익숙 해 진 그녀. 하지만 실제 그녀는 매우 섬세하고 나이브한 성격이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려 하는 그녀의 그런 실제 성격 때문에 더더욱 캐릭터가 부각 되는 것이리라. 그러한 '진중함'과 '서투른 모습'이야말로 그녀의 진면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모리야상이 어릴 때 생각하시던 '20살이 된 자신'은 어떤 이미지였나요?
모리야 (이하 '모) : 어째선지는 몰라도 건강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 나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요. 10대처럼 아무 생각 없이 살 수 있는 때도 아닐 거라 생각했고요. 미래의 자신은 매사에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는 지금까지 보다 시간이 더욱 더 빨리 흐를 것 같거든요. 실제로 10대 후반이 되어 감에 따라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점점 빠르게 느껴졌거든요. 이런 식으로 가다간 20대는 눈깜빡할 사이에 끝나 버릴 것 같아요. 뭐라하죠… 제대로, 똑바로 살고 싶어요.
- 그런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터닝포인트가 된 사건이 있다면?
모 : 중학교 때 소프트테니스부에 들어 갔던 것이 터닝포인트인 것 같아요. 초등학생 때 까지는 밖에서 노는 타입이 아니라 실내에서 조용히 공작 같은 것을 하는 타입이었거든요. 진짜 어마어마하게 얌전해서 '수업시간에 손 들고 자기 의견을 말 하는 건 무리'라고 진심으로 생각 하는아이였는데, 그랬던 것이 소프트테니스부에 들어가면서부터 바뀌었어요.
- 예전에는 그 정도로 얌전했다니 상상도 하기 힘든데요.
모 :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지금도 활발하게 돌아다니고 하는 거,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저그룹 내에서 그런 역할을 맡게 되었기에 거기에 부응하려는 것 뿐이에요. 물론 초등학생 때였다면그것조차 못 했겠지만요.
- 그런 자신을 바꾸고 싶었나요?
모 : 딱히 그런 건 아니었어요. 그냥 소프트테니스부에 들어 갔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바뀐 거죠. 아, 그리고 몸을 움직이는 만큼 밥을 많이 먹게 되었어요. 이전까지는 키도 작고 엄청 말랐었거든요. 밥도 거의 안 먹었고. 그랬던 것이 중학교에 들어 가서 바뀐 뒤로 키가 10센티 가까이 컸어요. 입학 때는 앞에서 두 번째 정도였는데, 졸업 때는 뒤에서2~3번째까지 컸지요. 아, 다만 매일매일 아침 일찍부터 아침 연습을 하고, 수업을 들은 뒤에 방과 후 연습, 그 뒤엔 밤 연습까지 하며 진짜 거의 하루 종일 연습만 했기에 중학교 시절 추억이랄 게 연습 빼곤 없다는 게…
- 추억이 없었다고는 하시지만, 고등학교 가셔서도 소프트테니스부에 들어 가시지 않았나요?
모 : 사실 그 때는 '살 찌기 싫으니 운동 좀 해 두자' 정도의 느낌이었어요. 사실 한 편으로는 다른 부 매니저도 해 보고 싶었지만, 직접 스포츠를 계속 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소프트테니스는 이미 필요한 기구들도 다 갖고 있으니까 편하겠거니.. 싶었죠. (웃음) 그랬는데 들어가고 난 뒤에 갑자기 고문 선생님이 바뀌셔서 엄청 진지하게 지도를 하시더라고요. 중학생 때부활동 때문에 학교 행사 같은 걸 거의 참가하지 못 었기에 고등학생이 되면 학교 생활을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래선 중학생 때랑 다를 게 없구나… 싶었죠.
- 그랬군요 (웃음) 고교생활은 어땠나요?
모 : 나름 즐거웠어요. 남들만큼 공부도 하고, 남들만큼 부활동도 하고, 학교 행사도 남들만큼 즐겼고요.
- 그 당시 장래 희망은 뭐였나요?
모 : 아나운서였어요. 하지만 아나운서가 되려면 머리가 좋아야겠지…. 라는 생각은 했네요. 그러기 위해 좋은 대학교에 가려고 공부를 했지만 '이대로 괜찮은걸까'라는 생각은 항상 마음 한 구석에 있었어요. 그냥 남들 따라 대학교에 가는 게 의미가 있는 걸까라는 의문을 떨치지 못 한 채 공부를 했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케야키에 합격 했을 때 정말로 기뻤어요. 진심으로 '이거 떨어진다면 남은 길이 없다'고 생각 했거든요.
- 좀 막연한 질문일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살아 보고 싶다'는 이상적인 모델 같은 건 있나요?
모 ; 그런 건 딱히 생각 해 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다른 사람과 충돌하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의 모습을 관철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멋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은 '두려운 것이 없'어 보이거든요. 저 자신은 수많은 것들에 겁을 내며 살아가는 인간이기에 더더욱 그런 모습이 멋있어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좋은 의미로 다른 이들에게 영합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 '강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 모리야상 자신은 그렇게 살 수 없다고 생각하세요?
모 : 아마 그렇게까지 철저하게 관철 해 내진 못 할 것 같아요. '이런 말은 하면 안 되겠지' 같은 생각을 엄청 하는걸요. 그냥 제가 너무 사소한 일들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지도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걱정이 많은 성격이거든요. 게다가 케야키자카의 멤버인 이상, 제 행동 하나하나가 어디서 어떻게 보일 지 모르는 거니까, 더더욱 민감하게 느껴질 수 밖에요. 그래서 요즘은 명상을 배워 보려 해요. 명상을 하면 마음이 좀 편해진다고 하잖아요. (웃음) 항상 긴장하고 있으면 건강에 안 좋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생각을 안 할 수도 없고…
- 평범한 스무살 소녀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하나요?
모 : 아뇨.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 이 길을 택한 데 대해 후회도 없고요. 물론 때때로 '평범한 대학생활은 어떤 걸까' 싶은 생각은 들지만요
- 지금까지의 인생에 후회는 없다는 말씀이시지요.
모 : 다시 한 번 인생을 살 정도로 체력이 없어서 말이지요. (웃음) 예전에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생각 하곤 했는데 요즘엔 '어휴, 시간 되돌릴 수 있어도 되돌리면 안 되지'라고 생각 할 정도예요. 그도 그럴 것이 케야키에 들어 와 지금까지 보낸 2년이 너무 찐했거든요. 아, 물론 좋은 의미로하는 얘기예요.
- 지나 간 10대에 미련은 없으신가요?
모 : 10대에 못다한 것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아마도 괜찮을 것 같아요. 뭐, 나중에 가서 10대 때 하지 못 했던 것들이 떠오른다면 20대 때 하면 되지요. (웃음)
- '스무살' 이라는 말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모 : 지금까지 동경 해 왔던 나이인데도 정작 스무살이 되고 보니 '되었다'기 보다는 '되어 버렸다'는 느낌이네요. 페땅이 '나 어느 사이엔가 22살이 되었다'고 하던데 저도 점점 더 그런 식으로 나이를 들어 가겠구나 싶어서 기분이 복잡해 지더라고요. 19살과 20살은 겨우 한 살 차이지만 '미성년과 성인'의 경계선이잖아요. 그 차이, 생각해 보면 엄청 크지 않나요? '몇 살이야?'라는 질문에 '19살이요'라고 대답 하는 거랑 '20살입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을 들었을 때 다르게 느껴지시지 않나요?
- 그렇네요. 분명 '20살'이라 하면 절로 '어른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네요.
모 : 사실 아직 그런 부분에 저항이 있어요. 동갑내기들이 학생일 때 사회인으로서 일을 하다 보니 사회인으로서의 사고방식이 몸에 익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반대로 저희가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을 학생들이 경험하기도 하잖아요. 그런 식으로 보면 그냥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일 뿐인데… 라는 생각이 들어요.
- 경험하지 못 하는 것이라.. 예를 들자면 연애라던가?
모 : 그렇죠. 저희가 경험 할 수 없는 것이지요.
- 역시나 '연애 '에 대한 동경 같은 것이 있나요?
모 : 네. 동경해요. 어디까지나 이미지이긴 하지만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고 하잖아요. 특히나 케야키에 들어 온 이후로 더더욱 그런 확신이 생겼어요. 이 세계에서 활동을 하기 전에는 그런 것을 딱히 의식 해 본 적이 없었지만, 여기 들어 와서 느낀 게, '사랑에 빠진 여자는 정말 아름다워지는구나'라는 점이었어요. 사랑이란 정말 마법 같은 것이라 생각해요.
- 그럼 모리야상이 현재 사랑에 빠져 있는 것이 있다면?
모 : 네? 구태여 이야기 한다면 '일'일까요…
- 모리야상은 현재 누군가랑 사랑에 빠져 있지 않음에도 매우 아름다우신데요, 그건 아이돌이기 때문이신가요?
모 : 네? 아, 뭐, 아이돌이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사람이면 좋겠는데요.(웃음) 물론 아이돌이 아니라면 좀 다르겠지요.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겠지만 아이돌이 아니라면 조금 더 적당해 질 것 같다고 해야 할 것 같네요. 그렇게 생각하면 역시 지금 저, 제 일과 사랑에 빠져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아름다운 사람을 보는 것을 좋아하기에 볼 때마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아름다워 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하거든요. 머리 모양을 따라 해 보거나 어떤 화장품을 쓰는 지 찾아 본다던가… 그렇기에 악수회 등지에서 저한테 그런 것을 물어 봐 주는 사람이 있으면 엄청 기뻐요. 제가 아름다운 사람을 보며 동경하듯이, 다른 사람들이 저를 그렇게 생각 해 준다는 거, 정말 기분 좋거든요. 히라가나 2기생 중에 그렇게 이야기 해 주는 아이가 있는데, 저 역시 그 아이가 금새 좋아 졌지요.
- 평가에 목 매는 타입이셨군요. (웃음) 하지만 그렇게 자신 있게 '일과 사랑에 빠져 있다'고 이야기 해도 되는 건가요?
모 : 음… 일과 사랑에 빠진 걸까요, 아니면 단순히 아름다운 사람을 좋아하는 것 뿐일까요. 하지만 일을 통해 저 자신을 갈고 닦을 수 있기에, 그런 면에서는 사랑과 다를 게 없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걸요.
- 그렇게 생각 할 수 도 있겠네요. 아, 참고로 고등학교는 남녀공학이었나요?
모 : 공학이긴 했는데, 성비가 7:3 정도로 여학생이 많은 학교였어요. 그래서인지 분위기가 꽤 독특했지요.
- 솔직하게 대답 해 주셨으면 하는데요, 고등학교 때 인기 많으셨나요?
모 : 아뇨, 전혀 없었어요. 발렌타인 데이 때 초콜렛 준 적도 없고요. 아, 그렇게 보니 10대 때 못다한 거 하나 생각 났어요! 발렌타인 데이 같은 이벤트를 좀 더 즐겼다면 좋았을텐데… 라는 후회가 있네요. 중학생 때, 반 분위기가 엄청 들떠 있었는데 정작 저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거든요. 이제 와선 별 수 없지만.
- 그럼 '어른들의 연애'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있나요?
모 : 서로서로 믿을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해요. 딱히 말로 확인을 하지않더라도 믿을 수 있는 관계 말이에요. 여유가 있다고 해야 하나, 물론 타협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고요. 바라는 게 너무 많은가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 만약 연애를 한다면 타협은 하고싶지 않나요?
모 : 네. 오히려 타협해서 상대방에게 맞추기만 하는 게 더 힘들지 않나요? 뭐, 일이 일이다 보니 연애랑은 전혀 관계가 없어서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된단 말이죠. 뭐, 굳이 말하자면 다정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 그럼 모리야상이 생각하시는 '다정함' 이란 어떤 것인가요?
모 : 상대방을 이해 해 주는 것 아닐까요. 내가 고민하고 있을 때나 힘들어 할 때, 그 마음을 알아 주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어디까지나 '이상'입니다만.
- 그럼 '이상'이라는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이후 어떤 여성이 되고 싶나요?
모 : 이 세상에 몸을 담고 있는 동안 좀 더 인간적인 면에서도 성장 해 나가고 싶어요. 제가 TV나 영화를 통해 보아 온 연예인 분들은 다들 인간적인 면에서 성숙한 분들이시라 생각하거든요. 외견도 중요하지만 '재능'이나 '지식' 같은 내면적인 면 역시 겸비한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더욱 자신을 갈고 닦을 필요가 있겠지요.
감성적인 동시에 '사랑은 마법'이라는, 조금은 부끄러울 수 있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할 정도로 대담한 면도 겸비한 그녀. 정색한 표정과 순수한 미소 사이의 갭이 너무나도 귀여웠다. 어른스러워 보이지만 동시에 풋풋한 면도 사랑스러운 그녀, 모리야 아카네에게는 아직도 다 이야기 하지 못 한 수 많은 매력들이 가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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