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물/출판물-케야키자카 + 66
- 2020.09.02 ROCKIN'ON JAPAN 2020/10 히라테 유리나 롱 인터뷰 3/3 1
- 2020.09.01 ROCKIN'ON JAPAN 2020/10 히라테 유리나 롱 인터뷰 2/3
- 2020.08.31 ROCKIN'ON JAPAN 2020/10 히라테 유리나 롱 인터뷰 1/3
- 2019.09.16 별책 카도카와 히라테 유리나 X 키타가와 케이코 대담 3
- 2019.09.14 별책 카도카와 히라테 유리나 X 키타가와 케이코 대담 2
- 2019.09.13 별책 카도카와 히라테 유리나 X 키타가와 케이코 대담 1
- 2019.03.09 ROCK'IN ON JAPAN 2019/04 히라테 유리나 롱 인터뷰 (2/2)
- 2019.03.08 ROCK'IN ON JAPAN 2019/04 히라테 유리나 롱 인터뷰 (1/2)
- 2018.10.06 별책 카도카와 180918 이마이즈미 유이 라스트 1만자 인터뷰 (2/2)
- 2018.10.06 별책 카도카와 180918 이마이즈미 유이 라스트 1만자 인터뷰 (1/2)
- 2018.10.05 별책 카도카와 180918 히라테 유리나 스페셜 인터뷰 (2/2)
- 2018.10.03 별책 카도카와 180918 히라테 유리나 스페셜 인터뷰 (1/2)
- 2018.08.23 blt graph. vol.34 스즈모토 미유 10000자 인터뷰 (2/2)
- 2018.08.20 blt graph. vol.34 스즈모토 미유 10000자 인터뷰 (1/2)
- 2018.07.14 별책 카도카와 케야키자카46 총력특집판 - 와타나베 리사 14,000자 인터뷰
- 2018.03.18 EX 대중 1804 - 코바야시 유이 인터뷰
- 2018.03.12 케야키자카46 컴플리트 가이드 2
- 2018.03.08 케야키자카46 컴플리트 가이드 1
- 2018.03.07 케야키자카 멤버들이 말하는 '이 멤버의 이런 부분이 좋아요'
- 2018.03.06 BUBKA 1804 하부 미즈호 X 코이케 미나미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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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2.06 OVERTURE vol.13 나가사와 나나코 인터뷰
- 2018.02.05 BRODY 1708 와타나베 리카 1만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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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2.31 퀵 재팬(QJ) vol 135 - 나가하마 네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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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라테상도 벌써 19살(성인)이구나.
히 : 네. 전혀 실감은 안 되지만요.
- 19살이 되어 '이것이 바뀌었다' 싶은 부분은 있어?
히 : 전혀요. (웃음) 바뀐 게 있는 지 모르겠는걸요. 애초에 마음이 예전 그대로 멈춰있는데다가, 같이 일하는 분들께선 '5살 아이'같다고 이야기 하시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제가 19살이 되었다는 실감이 전혀 안 나는데다가 딱히 와 닿지도 않아요. 뭔가 변했다는 생각도 안 들고…
결국 나이는 별 상관 없구나. 싶더라고요. 저 자신의 나이도 그렇지만 사실 주변 사람들의 나이도 크게 신경쓰는 편은 아닌데, 그게 긍정적으로 작용 할 때도 있고 부정적으로 작용 할 때도 있는것 같아요.
- 히라테상을 처음으로 인터뷰 했던 게 15살때였던 것 같은데, 그 때 히라테상은 '지금의 자신은 지금 이 순간에만 표현 할 수 있는 것이니 지금의 저를 봐 주셨으면 해요. 앞으로 16살, 17살, 18살이 되어버리면 '15살의 히라테 유리나'를 표현 할 수는 없을테니까요.'라고 말 했었어. 그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내심 '엄청난 소리를 하는 아이구나'라고 생각했거든.
그럼 지금, 19살이 된 히라테상은 자신의 이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히 : 지금도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어요. 오히려 '당연한 얘기 아닌가?' 싶을 정도. (웃음)
- 그럼 같은 얘기를 '19살이 된 히라테 유리나'식으로 표현하면 어떻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히 : 에… (웃음) 19살은 이번 1년밖에 없으니… 아, 그건 그렇고 진짜 대단하네요. 겨우 15살밖에 안 된 애가 '봐 주세요'라니… 자기자신에게 엄청 팬들이 많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네요? 건방지게. (웃음)
- 하지만 내용 자체는 히라테상이 하고싶었던 바로 그 내용 아니야?
히 : 아하하하하. 지금은 과연 제가 '봐 주세요'라고 이야기 할만한 상대가 있긴 한건지 모르겠는걸요. 그러니까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이야기 하진 못 할 것 같은데요. (웃음)
- 아마 그 때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다'는 의식이 강했던 거겠지. 그건 그렇고, 지금은 저런 말을 못 할 것 같다는 얘기지?
히 : 음… 네. 그렇게 생각하면 그래도 이 때는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웃음) 음… 솔직히 자신이 있어서 저런 말을 한 건지, 거꾸로 자신이 없어서 저런 식으로 이야기를 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음… 사실 앞으로 제가 어떤 사람이 될 지 저 자신도 잘 모르겠거든요. 앞으로 엄청 일을 할 지 아닐 지도 알 수 없고요. 음… 그러니까 '믿고 기다려주세요'라는 말은 못 할 것 같아요.
- 뭐 이래저래 해 보다 안 되면 어딘가로 훌쩍 떠나는 것도 괜찮겠고 말이야.
히 : 하하하하하.
- 이젠 자유로워졌잖아.
히 : 아, 그러고보니 19살이니 이제 운전면허도 딸 수 있겠네요. 하지만 다들 저보고 면허 따지 말라고 해요 '뭔가 무섭다'면서.
- 히라테상 본인은 면허 따고싶어?
히 : 따고싶어요. 드라이브 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차 안은 오롯이 혼자만의 공간이잖아요. 좋아하는 음악 틀어놓고 어딘가 훌쩍 떠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아, 이런 말 하면 주변 사람들이 면허따는 걸 더 말리겠네요. (웃음) 음… 19살이 되어 변한 것을 굳이 말 해 보자면 그거겠네요. '차만 있다면 훌쩍 떠날 수 있다'는 점? 물론 차가 없어도 떠나려면 떠날 수야 있겠지만요. (웃음)
- 슬슬 시간이 다 되어가는 것 같으니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게.
예전, 그룹에 소속되어 있을 땐 굉장히 많은 것을 떠안고 있었던 것 같거든? '그룹 전체가 하나되어 좋은 표현을 하고 싶다'라던지 '사람들이 케야키자카46라는 그룹에 기대하는 것에 부응해야만 해'라던지. 그래서일까, 인터뷰 때마다 항상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게 은혜를 갚고싶다'는 말을 했던 것 같아.
히 : 그랬죠.
- 굉장히 민감한 질문일지도 모르겠는데, 그룹에 은혜를 갚고 싶다는 그 마음은 아직도 히라테상 안에 남아 있어? 이미 졸업했으니 그런 생각도 없어졌을 수도 있다 생각하는데.
히 :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스태프 분들께서도 종종 '케야키를 나와서 마음의 짐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았어?', '홀로서기 한 뒤로 조금은 편해졌지?' 라는 말씀들을 하세요.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도 처음에는 '그룹에서 나왔으니 짊어진 것들도 조금은 줄어들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왠걸요. 오히려 역효과만 난 것 같아요.
- 역효과?
히 : 아까 나왔던 표현을 빌리자면 '짊어진 짐을 덜어내지 못했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도 짊어지고 있고.
- 덜어내지 못 하고 오히려 지금도 짊어지고 있다?
히 : 네. '짐이 조금은 줄었겠네', '지금까지 부담이 많았지?', '힘 내' 라고 말씀 해 주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 얘기를 들으면 사실 '음…'이라고 복잡한 마음이 돼요. 솔직히 그런 말에 '그러게요', '그 땐 정말 힘들었어요', '지금 많이 편해졌어요' 라는 식으로 공감 할 수가 없거든요.
- 히라테상 본인은 자신이 그룹에서 나간 뒤에도 그런 짐을 계속 짊어지게 되리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히 : 그런걸까요… 뭐 사실 그런 얘기를 해 봤자 이해 해 줄 사람은 얼마 없을테고, 부담이나 힘듦이라는 부분은 그 때나 지금이나 크게 차이가 없기도 하고요. 물론 그런 얘기를 들으며 '딱히 내려놓은 건 아닌데'라는 생각은 했지만요.
- 이렇게 말하면 오해를 살 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말해 히라테상이 '짐을 짊어진 것'은 딱히 케야키에 들어갔기 때문만은 아니라 생각해. 아까도 얘기했지만 애초에 '살아가는 데 서툴기' 때문이랄까. 지난 번에 진행한 2만자 인터뷰 때도 '저에겐 원래 아무 것도 없었어요'라고 이야기 했었잖아. 아무 것도 없었기에 케야키라는 그룹에 들어왔다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그룹에서 나왔다 해도 '그룹과 관계 없이 애초에 짊어지고 있던' 짐이 내려 갈 리가 없는 거지.
히 : 아. 그렇게 생각하면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 말 그대로 '짊어진 짐의 무게는 아무런 변화가 없'잖아. 뭐랄까. '내가 짊어진 짐의 무게는 케야키라는 그룹의 무게가 아니었구나. 어슴푸레 깨닫고는 있었지만 결국 이건 나라는 사람 자체의 무게구나' 라고 해야하나? 내 생각엔 히라테상이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다는 말이야.
히 : 음… 케야키 때는 또 케야키 나름대로 짊어진달까요. 정확히는 생각해야만 할 거리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코야나기상이 말씀 해 주신대로 결국은 이미 예전부터 짊어지고 있었던 것이 있었고, 그것이 점점 커졌다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니, 어쩌면 커지지도 않고 그대로일지도 모르지만.
- 그렇지. 그것에 대한 히라테상의 자세가 '변화'일지 '포기'일지, '받아들임' 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종류의 새로운 감각이 히라테상 안에서 새롭게 싹텄다고 생각해. 앞으로 내가 몇 번이나 더 히라테상을 인터뷰 할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그 때는 그 때 대로 새로운 '정답'을 찾아 갈 것이라 생각하고.
히 : 음… 어렵네요.
- 아, 그러고보니 9월 4일에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하잖아? 이 작품은 '케야키자카46의 히라테 유리나'를 볼 수 있는 마지막 작품이라 할 수 있겠네?
히 : 아, 그렇죠. 사실 다큐에 대해는 '언젠가 인터뷰 할 기회가 있다면 그에 대한 내 심정을 말해보고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게 바로 이 ROCK'IN JAPAN이 되어서 죄송하긴 한데… 이야기 해도 될까요?
- 물론.
히 :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이 작품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아요. 물론 저 역시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의 일원이었기에 그룹 활동의 일환으로 노래하거나, 이야기 하거나, 행동하는 모습이 나오긴 합니다만 말이죠.
그런 제 모습에 대해 여러 가지로 의견이 갈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저를 위해 필사적으로 서포트 해 주시는 매니저분들이나 아키모토상, 코디분들을 비롯하여 제가 신뢰하는 스태프분들은 많이 계시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분들을 비난하지는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 분들이 비난 받으시는 것을 보는 것이 가장 상처가 됩니다.
음... 그러니까 말이죠. 그 영화에 실린 것, 실린 말들이 전부이고, 진실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물론 다큐멘터리 한 편에 지난 5년간 있었던 모든 것을 담아내는 것은 힘든 일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거기 담긴 것이 전부라고 하기엔... 거기 담기지 않은 것들도 굉장히 많고...
얼마 전에 매니저님이랑 다큐에 대해 이야기 했어요. '언젠가 모든 것을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요.
- 그러게 말이야. 모든 것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히라테상은 언젠가 자신을 긍정할 수 있게 될 거라 생각해. 지금은 자세히 얘기 할 수 없겠지만.
히 :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이야기하지 않을거야’라고 할 정도는 아니니까요. 사실 ‘다큐멘터리’라 하면 어떤 작품이건간에 결국 ‘미화’되기 마련이라 생각하거든요. 아, 그리고 영화 제목에 ‘거짓과 진실’이라는 부분이 있는데요, 사실 이 영화 제목을 지은 게 아키모토상이 아니다보니 아키모토상 본인도 이 제목에 대해 의문이 남는다고 하셨어요. 저 역시도 지금까지 제가 해 온 ‘표현’들이 거짓이고 이 영화에 실린것만이 진실이라 받아들여진다면 슬플것 같아요. 이렇게 이야기 하면 ‘그런 말을 할 거면 입다물고 있지 말고 이야기 하던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러기엔 타이밍도 애매했고, 저 자신의 정신적인 문제도 있었고요. 그렇기에 ‘이야기 하’라는 분들께 죄송한 마음도 있습니다만, 한가지만 말씀드리자면 이 영화에 나온 것만이 진실이라 받아들이지는 않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잘 알겠어. 어느 사이엔가 벌써 3시간이나 지났네.
히 : 솔직히 말하자면 저를 다시 불러주실거라곤 생각도 안 했어요.
- 그게 무슨 말이야. (웃음)
히 : 아니 저는 이제 더 이상 CD를 내지도 않고, 지금 뭔가를 릴리스한 타이밍도 아니잖아요. 그렇기에 인터뷰 오퍼가 왔을 때 정말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다시 불러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오늘 긴장도 엄청 했지만, 음… 뭐랄까요. 음악에 대해 더 이야기 나누고 싶어졌어요! 하지만 이야기하다보면 진짜 별 얘기를 다 할 것도 같은데요. (웃음) 사실 그것도 불안요소 중 하나거든요.
- 자, 그럼 1년 후에 다시 볼까? (웃음)
히 : 음… 뭐랄까…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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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그런 생각을 갖고 매일매일을 살아간다는 건데, 뭔가 그런 것을 실감 한 적은 없었어?
히 : 음… 뭐라 해야 하지… 코로나 자숙기간이 끝나기 1주일 전 쯤인 것 같은데요. Mrs. GREEN APPLE의 'WanteD! WanteD!'라는 곡의 MV에 출연 해 보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들어 왔어요. 깜짝 놀라긴 했지만 예전부터 알고 있고, 좋아했던 곡이었거든요.
때마침 '코로나로 인해 졸업식이나 입학식을 하지 못 한다거나,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만나지 못한다거나, 고시엔에 나가지 못 하는 등, 기분이 축 처진 채 살아가는 아이들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출연하기로 하면서 '그렇게 기분이 축 처진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작품을 통해 조금이라도 기운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왕 하는 거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고 이야기 했어요. Mrs. GREEN APPLE쪽 뿐 아니라 저희 팀에도 말이죠. 그렇게 만들어진 MV입니다만... 솔직히 말해서 어떠셨어요?
- 엄청 좋았어.
히 : 생각 해 보니 감상을 들은 적이 없구나 싶어서요. (웃음)
- 이렇게 말하면 좀 이상하게 들릴 지도 모르지만 ‘치사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는걸. 히라테상에게서 이만큼이나 에너지를 이끌어내다니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히 : 헤에~
-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히라테상의 퍼포먼스가 멋졌고, 순수하게 느껴졌다는 얘기야. 진심으로 히라테상은 일을 할 때 ‘이게 제 일인걸요’ 같은 마음으로 임하지 않는구나. 라고 느꼈어.
히 : 아하하하!
- ‘네... 네… 알겠어요. 이 옷 입고 이렇게 춤 추면 되죠?’ 라는 식이 아니라는 얘기야.
히 : 그도 그럴 것이, 사실 안무가 다 있었는데도 실제로 MV에 쓰인 건 제가 막 자유롭게 춤 춘 부분이었는걸요. (웃음)
- 그랬구나.
히 : 네. 정말 자유롭게 막 뛰어다니는 장면 같은 게 들어 가 있어서 내심 ‘어라? 나 분명 제대로 안무 소화 했을텐데?’라고 생각했어요. (웃음)
- 그 과정에서 느낀 건 없었을까?
히 : 음… 많은 분들께서… 특히 제가 이렇게 웃고 하니까 ‘케야키자카를 나오길 잘 했어’라던가 ‘케야키 나오고 나서야 웃는구나’라는 식으로 생각 하실 거라 보거든요. 하지만 사실은 그런 것 보다는 단순히 ‘그 곡이 그런 곡’이라서, ‘그 곡에서 우러나오는 표정이나 행동’이라 생각하기에 솔직히 ‘케야키를 나오고 말고는 크게 관계 없는데…’라는 생각도 들어요.
사실 지금까지 그 곡만큼 업템포의 곡을 해 본 적 자체가 거의 없었던데다가 외국 팝송같은 부분도 있는 곡이고, 약간 삐딱한 가사의 곡에 맞추어 퍼포먼스 해 본 적도 없었거든요. 뭐라 할까요… 제게 있어 전부 처음 겪는 경험들 뿐이라 신선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 모로 시도 해 볼 수 있었고,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었고, 자연스레 여러가지 모습이 우러났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정말 말 그대로 전부 ‘그 곡 덕분’이라 해야 할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Mrs. GREEN APPLE을 좋아하기도 했고, 가급적 라이브도 찾아 갔고, 라이브 영상 같은 것도 꾸준히 봤거든요. 사실 보컬인 못쿤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만-의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에 매력을 느꼈기에 저 역시 그런 목소리에 지지 않을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드려야 하겠다는 마음도 갖고 있었고요. 서로가 상승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렇기에 그 MV를 보신 분들께서 ‘MV를 보고 가사를 다시 한 번 읽었어’ 라던지 ‘MV를 보고 다시 한 번 찬찬히 곡을 들어 봤어’라고 말씀 해 주시는 것이 너무 기뻐요. 그 곡이 처음 나왔을 때 부터 즐겨 들었고, 저 자신도 힘들 때 그 곡을 듣고 힘을 받았거든요. 어느 정도냐면 가사를 읽으며 ‘어째서 이렇게 내 마음을 잘 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듣는 사람들의 마음도 알 것 같고요.
실제로 못쿤도 ‘비웃듯이 삐딱하게 노래 한다’고 했었거든요. 그런 ‘삐딱함’을 숨기지 않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지금까지 해 오지 않았던 종류의 퍼포먼스였기에 불안한 마음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지금까지 보여드린대로 퍼포먼스를 해서 ‘아 저건 히라테 유리나구나’라고 생각하시게 하는 건 싫었어요. 음… 단순히 ‘WanteD! WanteD!’라는 곡에 등장하는 한 여자아이’라고 받아들여 주시면 가장 좋겠네요.
곡조가 귀여운 톤으로 진행 될 때는 저도 귀여운 안무를 추기도 하고, 곡 진행에 맞추어 삐딱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다리 위에서 껑충 껑충 뛰는 장면도 있는데 그 모습을 보시고는 매니저님이 ‘얘, 바보니?’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어요. (웃음) 개인적으로 그 감상이 정말 좋았거든요. 보시는 분들께서 그 여자아이를 ‘바보’라고 생각 해 주신다면 좋겠어요. 애초에 이 곡의 주인공은 자기 앞에 펼쳐질 미래는 물론이고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는 ‘바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저 필사적으로 도망 갈 뿐이죠. 도망가는 대상이 ‘어른’들일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도망 가면서도 자신이 찾고 싶은 것은 확실히 알고 있는 아이라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이라면 ‘해 냈어!’라고 기뻐 할 정도의 일을, 이 아이는 ‘우와아아아아!! 해냈어!!!’ 정도로 기뻐하는거죠. (웃음) 기뻐서 방방 뛰면서, 표정도 엄청 기쁘게 웃고, 양 손을 힘껏 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매니저님도 진심으로 ‘얘, 바보구나’라고 말씀 해 주신 것 같아요. (웃음) 그 말을 듣고 ‘아, 역시 그렇게 보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뻤어요.
- 그렇구나. 그거 대단한걸! 아, 그리고 주인공말인데 엄청 매력적이었어.
히 : 헤에~
- 분명 아까 말한대로 ‘바보’고, 제멋대로인 구석도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이 되려 매력적이었어. 그리고 그건 연기한 히라테상의 대단한 점이라고도 생각해. 물론 곡과 상성이 잘 맞은 것도 있을 지 모르지만, MV주인공의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모습을 표현 해 내고 대변할 수 있다는 것은 히라테상의 연기가 얼마나 높은 해상도를 갖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해.
히 : 어느 부분인지는 확실히 기억이 안 나는데요, 가사 중에 갑자기 전부 카타가나로 진행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거기랑 가사 중에 ‘그 아이는 바보라서 인생을 거침없이 살고있지’라는 부분이 있는데, 그 두 곳은 제대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더 이야기하자면 후렴구중에 ‘서두르지 않아도 돼? 조금씩 깨달아 가면 돼?’라는 부분이 있는데, 사실 노래만 들으면 ‘서두르지 않아도 돼. 조금씩 깨달아 가면 돼.’라고 들리거든요. 하지만 가사를 보면 물음표가 들어 가 있단 말이죠. 다시 말하자면 이 곡의 주인공은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도 사실 어떻게 해야 할 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얘기에요. 그런 미묘한 부분도 표현 해 내고 싶었어요.
이런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도 몇 번이나 이야기를 나누었기에 좋은 의미로 서로가 서로를 믿고 맡길 수 있었던 것같아요. 둘이서 이런 얘기를 4시간 가까이 했거든요. 그 정도로 저를 생각 해 주신달까, 배려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 뿐이었어요. 긴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힘이 되는 말씀도 해 주셨고, 힌트가 될만한 이야기도 많이 해 주셨어요. ‘미세스’ 여러분께는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을만큼 감사할 따름입니다. 언젠가 또 함께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그랬구나. 내가 보기에 히라테상은 맡은 일을 하나 하나 해 나감에 있어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게 있는 것 같거든? 물론 주어진 안무를 틀리지 않고 선보인다던가, 받은 노래를 완벽하게 마스터한다던가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우선시하는 것 말이야. 내가 느끼기에는 그것이 바로 ‘지금 맡은 일에 100%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전부 바치는 것’이라 생각하거든? 자신이 생각하기엔 어때?
히 : 말씀하신대로라고 생각해요. (웃음) 어떤 일이건, 어떤 작품이건간에 저 자신을 온전히 바친다고 할까요. 아니,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성격상 뭐든 어중간한 것을 싫어하는지라 할 거면 확실히 하고 아니면 아예 안 한다는 구분이 확실한 것 같기도 하네요.
- 그것이 바로 히라테가 살아가는 방식이자, 규칙이자, 매너 같은 거라고도 할 수 있겠네.
히 : 하하하하하. 하지만 그렇게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면 상대방 뿐 아니라 저희 팀 여러분, 그리고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가는 분들께 실례라고 생각해요. 물론 제 방식이 무조건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각자 맞는 방식이 따로 있다고는 생각해요. 그렇기에 폐를 끼치지 않으면서도 편한 방법이 있다면 누구라도 좋으니 빨리 가르쳐주셨으면 좋겠네요. (웃음)
- 하지만 히라테상은 솔직히 그런 편한 길을 누가 알려줘도 그 길로 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히 : 그런가요… 하긴 매사 적당적당한 사람들은 딱 보면 안다고 할까요… 알아채기가 쉽다고 할까요… 여하튼 ‘저렇게 살기는 싫어’라고 생각하곤 해요.
- 그럼 어떤 일에 ‘나 자신을 온전히 바치지 못 할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든 적은 없었어?
히 : 있었죠. 제가 불안함을 느끼는 요소 중에 그것도 꽤 크거든요. 하고자하는 마음도 있고, 전하고 싶은 주제가 있다 해도 ‘그것을 표현함에 있어 내 정신과 육체가 버텨 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크고요.
- 정신과 육체가 버텨낸다니?
히 : 히 : 음… 뭐라고 할까요. WanteD! WanteD! 촬영은 사실 꽤 예전에 한 거거든요? 그리고 MV촬영이 끝나고 5일 뒤가 영화 촬영 재개일이었어요. 영화 촬영을 위해서는 거기에 맞춰서 머리 스타일도 바꿔야 했는데, 머리를 바꾼 바로 다음날이 촬영 재개일이었던데다가, 영화 내용 중 가장 중요한 신 중 하나를 찍어야 했지요. 그렇기에 'WanteD!' MV 촬영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그렇게 중요한 촬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 불안했어요. '이 영화에서 전하고 싶은 것은 있는데, 그게 뭔질 정확히 모르겠어'라며 매일 밤 매니저님께 전화로 하소연 했던 것이 기억나네요. (웃음)
- ‘잘 모르겠다’니, 뭐를 잘 모르겠다는 얘기야?
히 : 무엇보다도 '내가 이 역할을 잘 해 낼 수 있을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작품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을까'라는 점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이렇게 잘 모르는 상황에서 어찌저찌 촬영이 무사히 끝난다고 한들, 결국 다른 분들께 폐만 끼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고민이랄까… '어쩌면 좋아'라는 생각이었지요.
- 그런 '불안'이나 '자신 없음'이란 거, 어떻게 보자면 '작품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는 히라테상의 룰이랄까 매너와 밀접하게 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히 : 아! 분명 '할 바에는 어중간하게 하지 말고 제대로 메시지를 전달하자'라는 생각은 갖고 있으니까요… 음… 그렇게 생각하면 그 때도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 바로 그 며칠이 중요한거지. 'WanteD!'의 MV를 찍고 '페이블' 현장으로 돌아갔던 그 4~5일 정도가 히라테상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 같아. 히라테상 자신의 생각을 듣고 싶은게 있는데, 'WanteD!' 촬영부터 '페이블' 현장으로 돌아갈 때 까지 히라테상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몸 상태로 임했는지 이야기 해 줄 수 있어? 우선 'WanteD!' 촬영부터.
히 : 촬영 당일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걸요. (웃음) 정말로 음…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촬영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확실한 건 '이 MV를 통해 무언가 전하고 싶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할 수 있을것 같네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촬영에 앞서서 둘이 길게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Zoom을 톨해 미세스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했어요. 그리고 촬영에 임할 때는 이 곡을 만든 사람, 그리고 이 곡을 부르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제대로 이어받아 표현해 내야한다고 생각했기에 부담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타협 할 생각은 없었어요. 저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도. 누구 하나 적당히 타협 할 생각은 없었던 거죠. 그렇게 촬영에 임하다 보니 어떻게 촬영을 했고, 어떻게 영화 촬영 현장으로 되돌아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요.
- 정말로 '아무 것도' 기억을 못 하는 거구나.
히 : 촬영장 오프숏 사진 중에 제가 편하게 잠들어 있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 있거든요? 사실 잠든 기억도 없어서 그 사진을 보고는 '현장에 이런 침대가 있었나?'라며 깜짝 놀랐어요. (웃음) 아, 그리고 휴게소에서 라멘 먹는 사진을 보고 '아, 라멘 먹었었나보네'라고 생각 한 정도예요.
- 그렇구나. 기억을 못 하는구나.
히 : 네. 기억 안 나요. (웃음) 그러고 나서 어디 갔었지? ViVi 촬영이었나?
(매니저 : 그 다음날은 후시녹음 하러 갔지)
- 다음날 무슨 일을 했는지도 기억을 못 하는구나?
히 : 아, 녹음날은 그래도 좀 기억 나요. 'WanteD!'가 끝나자마자 이번엔 '삼각창'의 히우라 에리카가 되어야만 했기에, 무엇보다 '몰입 할 수 있을까'가 걱정이었어요. (웃음) 하지만 저희 팀 분들은 저에 대해서 정말 잘 알고 계시는지라, 제게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하여 '그 때 일은 그 때가 되면 생각하자 '라고 말씀을 해 주셨기에 그 말씀대로 따랐어요. 물론 소위 말하는 '어른들의 사정'도 있었으리라 생각하지만요.
- 그런 조언을 받으면 따르는구나?
히 : 네. 사실 영화 후시녹음은 처음이었어요. 그렇기에 뭘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몰랐거든요. 현장에 가 보니 노래 녹음하는 스튜디오를 넓게 만든 버전? 같은 방에 들어갔는데, ‘이제 여기서 뭘 어떻게 하는거지?’라고 생각했지요. 꽤나 고전하긴 했지만, 그래도 덕분에 디렉션 해 주시는 분과 친해질 수 있었어요. 그렇게 여러 일들을 경험하고, ‘삼각창’에 관여되신 모든 분들의 힘을 빌어서 어찌저찌 작품을 마무리 할 수 있었지요.
그리고 녹음이 끝나자마자 잡지 ViVi 촬영장으로 향했는데, 아무래도 그 일은 제가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옷'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일이다보니 '이렇게 에너지가 없는 상태에서 해 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 현장 역시 ViVi 스태프 여러분과 저희 팀 코디분, 매니저님 등 여러 분들의 힘을 빌어 어떻게든 일을 끝낼 수 있었지요.
그러고나서 '페이블' 준비를 위해 미용실로 갔던 것 같은데…
- 그렇게 정신없는 와중에 히라테상의 '마음'이나 '고민'은 어떤 상태였을까?
히 : 정확힌 모르겠지만 정말 '너덜너덜한 상태' 아니었을까요. (웃음) 그렇다고는 해도 싫어하는 일도 아니었고, 뭐니뭐니해도 '해내야만 한다'는 마음이 강했어요. 'ViVi' 표지 촬영때가 때마침 'WanteD!' MV가 공개 된 때이기도 했기에 촬영 자체만으로도 일종의 프로모션도 되었고 말이죠. 분명 저도 그런 점을 의식해서 '머리 스타일은 MV 촬영때와 같은 게 낫지 않을까요?' 같은 의견을 냈던 것으로 기억해요. 제가 '많은 사람들이 'WanteD!' MV를 봐 주었으면 좋겠어'라고 생각하지 않았더라면 그렇게까지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움직이지 못 했을거라 생각하거든요. 아무리 바빠도 마음 한 구석에서 진심으로 '전달하고싶다'고 생각했기에 해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내가 왜 아까부터 그 '며칠간'에 집착하냐면 말이지, 음… 아까 히라테상이 '너덜너덜한 상태'였다고 했잖아? 그렇게 '너덜너덜한' 채로 달려나가는 것 자체가 히라테상에게 있어서 새로운 경험이 아니었을까 싶어서 말이야.
히 : 아뇨. 의외로 지금까지 항상 '너덜너덜한' 상태로 달려온 것 같은데요. (웃음)
- 음… 지금까지도 그랬다곤 하지만, 생각 해 보면 지금까지는 '너덜너덜한' 상태면 사람들 앞에 설 때도 숨김 없이 '너덜너덜한 채'로 나섰던것 같거든. 하지만 지금은 '너덜너덜한' 자신을 받아들이고 긍정하며 달려 왔다는 느낌이 들어.
히 : 아… 그건 그런 것 같아요. 저 스스로가 받아들이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컸지요. 그렇기에 저 '자신'이 변했다기보다는 주변 '환경'이 변했다고 봐야 할 것 같네요. 이렇게 헤쳐나올 수 있던 건 전부 환경… 그러니까 주변에 있는 스탭분이라던가… 덕분인것 같아요.
- 히라테상 본인이 예전에 비해서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을 순순히 받아들이게 된 것 같기도 해.
히 : 음… 뭐라 해야하지… 예전에 비해 저를 이해 해 주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이야기 할 수도 있을것같아요.
- 그럼 그 사람들이 히라테상의 어떤 부분을 이해해주고, 긍정해준다고 생각해?
히 : 어려운 질문이네요. (웃음) 음… 어떤 부분이려나… 음… 저란 인간이 이렇게 되어먹은 인간이다보니 아무래도 첫인상을 안 좋게 보시거나, 무섭다고 생각하시거나 등등 좀 안 좋게 비치기 쉽거든요. 물론 저 스스로 적극적으로 말을 걸거나 하지 않는 점도 문제겠지만요. 뭐, 어쨌든 인상이야 어쨌건 '그래도 얘는 이 작품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려하는 점은 확실해'라고 생각해 주시는것 같아요. 저 스스로도 딱히 누군가와 사이가 좋아지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하는 것 보다는 저의 행동이나 말을 보시고 '이 아이는 정말로 작품을 소중히 여기는구나'라고 생각 해 주시면 기쁠것같고요.
- 그렇구나.
히 : 저라는 사람 자체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여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에요. 물론 그 시간이란 게 사람마다 달라서 금방 열 수 있는 사람,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사람은 있지만요.하지만 한 번 마음을 열면 엄청 말 많아지기도 하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면 인간관계라는 게 참 힘드네요. 그리고 저란 사람이 참 상대하기 귀찮은 타입이구나… 라는 생각도 들어요. (웃음)
- 물론 주변 사람들이 히라테상을 이해하게 된 것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히라테상 자신도 여러모로 변했다고 생각한단말이지. 말하자면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알게되었달까.
히 : 아니에요. 지금은 그저 단순히 주변 사람들을 잘 만난 것 뿐이에요. 정말로 (웃음) 그 뿐이에요.
- 그렇구나. (웃음) '이 사람이 나를 이해 해 주는구나', '이 사람은 나를 알아주는구나' 라는 거,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일까?
히 : 음 '이해한다'라고 해도 좋을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 보아 주는구나' 라고는 느껴요. (웃음)
-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 해 줄 수 있을까?
히 : 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그냥 평범하게… 이렇게 말 하니 저 자신이 무슨 외계인이라도 된 것 같은데요… (웃음) 평범하게 말을 걸어주시거나, 이름을 불러 주시거나 대화를 해 주시는것만으로도 저는 기쁘고 감사하거든요.
- '아, 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구나' 라고 느끼는거야?
히 : 음… 그냥 '아, 지금 내 이름을 불러줬어', '아, 지금 아무렇지 않게 대해줬어' 뭐 그런 느낌이에요. 그냥 말 걸어주는것만으로도 감사한걸요.
- 그렇구나. 지금 이렇게 이야기를 쭉 듣다보니 머릿속에서 대충 정리가 되는 것 같아. 히라테상은 항상 '불안하고 자신이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그건 히라테상 본인이 '자기긍정'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 그런 '자기 자신을 긍정한다'는 것이야말로 히라테 유리나라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가 아닐까싶거든. 자, 이 의견에 대해 히라테상 본인은 어떻게 생각해?
히 : 저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사실 칭찬을 듣는 것이 그리 흔한 일은 아니기는 합니다만, 칭찬해 주시는 분이나, '그거 좋았어', '히라테의 이 부분이 좋았어'라는 식으로 말씀 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사실 그런 칭찬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있을까?' 라는 식으로 생각하곤 해요. 기껏 좋은 말씀을 해 주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저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하게돼요. 사실 아키모토상도 제 그런 점에 대해 화 내신 적이 있거든요. 그것도 꽤 최근... 올 해 들어서요. 그 때도 '말씀하신대로예요. 죄송합니다'라고 사과를 드렸음에도 이런 버릇이 잘 고쳐지지 않네요. (웃음)
- 본인이 생각하기엔 이유가 뭐같아?
히 : 음… 제 자신의 '표현'이 아직 미숙하기 때문인것 같아요. 언제나 '정말 좋은 퍼포먼스를 하고싶다'는 마음은 갖고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저 스스로가 만족하는 결과가 안나오더라고요.
- 음… 그런데말이지 정말로 자신의 퍼포먼스에 '납득' 해 버리면 그 이상 퍼포먼스를 해 나갈 수 없을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히 : 아… 그건 그렇네요. 생각 해 보니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결과물을 납득해버리면 끝이네요. 그래서인지 자주 '다음에 더 열심히 하면 돼'라던가 '100점이란 건 없어'라는 말을 듣곤 하는것같아요. 물론 그렇다고해서 언젠간 스스로도 납득하할만한 결과물을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은 사라지지 않지만요.
-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결과물에 대해 '나는 정말 열심히 했어.' '이만큼 노력했으면 결과는 어찌되건 상관없어'라는 식으로 자신과 자신이 낸 결과물을 긍정하곤하거든.
히 : 아… 그런가요. 저는 그런 생각 해 본 적 없는것같아요. (웃음) 어떻게 생각하면 그런 결론이 나는지 이해가 안 되는데요.
-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해가 안 된다'기보다는 '이해하고싶지 않다' 쪽이 아닐까. 히라테상은.
히 : 그러게요. 그런 방식을 알아버리면 매사가 재미없어질것 같기도 하고. 물론 알아버리면 또 그 나름대로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을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요. 저는 한가지를 두고 몇 번이나 반성하는 타입이지만, 만약 그런 것들을 마음에 담아두지않고 금방 다음 과제로 시선을 옮기는 사람이 있다면… 아니, 분명 있겠지만요… 그런 사람들은 바로바로 '그럼 다음번엔 이런 걸 해 보자'라는 식으로 새로운 비전이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 그런 식으로 '미래에 대한 비전을 시야에 넣고 움직이는' 자신의 모습에 흥미가 생겼어? (웃음)
히 : 아뇨. 사실 그렇게까지 흥미는 안 생겨요. (웃음) 그저 예전부터 감사하게도 여러분들과 협업을 한다던가, 일을 한다던가 하는 기회가 많았기에, 연예인분들 뿐 아니라 스태프분들까지 정말 다양한 분들을 봐 오면서 느낀 점이라 해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한 작품의 감독님이 세세한 실수를 계속 마음에 담아두고 있으면 안되잖아요. 그런 분들은 조금 더 큰 관점에서 '다음! 다음!'식으로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맡고 계시니까요.
물론 개중에는 한장면 한장면 애정을 쏟아가며 천천히 연출하고 싶어하는 감독님도 계실지모르지요. 하지만 제반 사정, 예를 들어 일몰시간 같은 사정으로 인해 그렇게 하지 못 하는 분들도 계실거고, 일정 등을 생각하며 조금더 거시적으로 현장을 이끌어야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실거라 생각하거든요
- 결국 감독이란 그 현장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니까. 그렇다면 히라테상 본인은 아직 그런 '책임'을 지기는 힘들까?
히 : 음… 아직 그런것같아요.
- 사실 이 얘기는 요컨대 아까 내가 '자기긍정을 못한다'는 식으로 얘기했잖아? 하지만 그건 히라테상을 공격하려는게 아니고, 그런 점이 히라테상의 '개성'중 하나라는 점을 얘기하고싶었어. 다만, 그런 개성을 얻는대신 세상살이가 많이 힘들어질지는 모르지만.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히라테상이 그런 '힘듦'을 일정부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단 말이야. 아까부터 내가 '변했다'고 하는 건 그런 뜻이었어.
히 : 사실 아주 예전부터 아키모토 선생님께서 해 주신 말씀이 있는데요, '고독해져라', '고독에 익숙해져라'라고. 예전부터 그런 말을 들으며 지내왔으니 어쩔수 없나 싶기도 하고요.
- 하지만 지금은 그 '고독해져라', '고독에 익숙해져라'라는 말이 예전과는 좀 다르게 느껴지지않아?
히 : 고독이요? 음… (웃음)
- '어차피 너는 그런 사람이잖아' 뭐 그런 느낌?
히 : 아하하하! 뭐, 분명 예전부터 '내겐 누구누구가 있어' 라던가 '나를 위해 누구누구가 있어줄거야', '그 사람만 있다면 괜찮아' 같은 생각 해 본 적은 없네요. 생각 해 보면 어느 사이엔가 고독해져 있었고요. (웃음) 뭐, 때때로 '언제부터 이렇게 된걸까'라는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요.
- 지금 히라테상이 이야기한 '고독'은 모두들 흔히 겪는 종류의 고독이라 생각해. '왜 내 마음을 몰라줄까' 같은 생각도 그렇고. 당장 나만해도 그런 생각 많이 하는걸. 하지만 히라테상이 느끼는 고독은 조금 더 본질적인 면이 있는것 같단 말이지.
히 : 에… 잘 모르겠는데요. (웃음) 방금 코야나기상 말씀대로 인간은 모두 고독한 존재라 생각해요. 진심으로. 그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더 본질적인 고독'이란 건 뭘까요? (웃음)
- 굳이 말하자면 '나 자신조차 스스로를 지켜주지 않는다'라 해야하나. 어쩌면 '자기애'가 없는 것 같다고도 할 수 있을것 같아.
히 : '자기애'요?
- 응.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이 없는 것 같다는 얘기지.
히 : 자신을 사랑한다라… (웃음) 아, 그러고보니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분명 '자신을 사랑하라'였던가. 에… 그거,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만 한다는 말인가요?
- 음…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는 얘기지. 뭐, 히라테상은 그런 식으로 편해지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웃음)
히 : 아하하하하하하!
- 사람들은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에선 '고독해하는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법이거든. 아까 말했던 '왜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줄까?'라는 말은 결국 다시 말하자면 '이 세상에서 내 마음을 아는 건 나 뿐이야'라고 포기해버리는 말이기도 하잖아. 하지만 히라테상은 그렇게 편한 길로 가지 않고 '남들이 내 마음을 몰라주는건 당연해. 당장 나도 내 마음을 모르는걸'이라 이야기하는 타입이라는 거야.
히 : 아, 그렇게 보면 분명 '이해받기를 포기한' 부분이 있을지도 몰라요. 저. (웃음) '결국 모든 사람들이 알아주는 건 아닌걸'라며 셔터를 굳게 잠그고 있다고 할까요.
- 말은 그렇게 하지만 결국 히라테상은 노력을 하잖아. 자신에게 요구되는 것에 부응하기 위해.
히 : 음… 이야기가 조금 주제에서 벗어날지도 모르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저라는 사람이 뭔가를 표현하는 데 서툰 인간이라 생각하거든요. 당장 말만해도 잘 못하는 편이고. 눈 앞에 계신 코야나기상이라던가 제가 신뢰하는 일부의 사람들 앞에서야 곧잘 말을 하지만, 사실 그 외의 세상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게 사실이잖아요. 알 수도 없고. 그렇기때문에 더더욱 제가 나온 작품을 통해 저의 메시지를 느껴주셨으면하는 마음이 강한것 같아요. 저는 블로그나 SNS를 잘 쓰는 타입도 아니기에, 역시 아무래도 '작품'을 통해 제가 하고싶은 말을 전하고 싶어요.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전부 말로 할 필요는 없다고, 작품을 보시는 분들께서 제가 보내는 메시지를 각자의 방식으로 받아들여주시면 되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요.
- 만화 '붓타'(※부처의 일생을 그린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에 이런 이야기가 나와. 한 노인이 굶주려서 쓰러지는데 그 모습을 본 동물들이 각자 먹을거리를 들고 노인 곁에 모여들거든? 예를 들어 여우는 나무 열매를 갖고오고, 곰은 물고기를 잡아오는 식으로 말이야. 하지만 토끼는 아무 것도 들고 오지 않았어. 그 토끼는 먹을거리대신 장작을 모아 불을 피운다음에 스스로 그 불 속으로 뛰어들지. '내 몸을 먹어달라'며.
히 : 에…
- 나는 히라테상에게서 그 '토끼'의 모습이 겹쳐보일 때가 있어.
히 : 아하하하하!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런 것도 같은데요. (웃음) 하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각자 생각하는 것이 다르니 별 수 없다'고도 생각해요. 그렇기에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일단 '작품을 보아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분명 있지만요.
- 자, 그럼 질문을 바꿔서 '19살이 된 히라테 유리나에게 있어 '표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히 : …음…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다른 이들에게 '무엇인가를 주는' 존재여야만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에 제게 '표현'은 해야만 하는 것… 이랄까요.
- '자기만족'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다른 이들에게 전해야 하는 것'이 있기에 '표현'을 한다는 얘기네.
히 : 네.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잔뜩 있어요. 잔뜩 있긴 한데… 쉽지 않다고 해야 할까요… 사실 제가 잘 하는 분야는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너무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 편이, 어쩌면 이렇게 표현하고 싶어하는 제 마음마저도 드러내지 않는 편이 더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하고, 그런 이유로 한 발 물러서서 관조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저 자신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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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테 유리나
19세, 지금 느끼는 것들
19살이 된 뒤 처음으로 임한 3시간에 걸친 롱 인터뷰
‘연기한다’는 것, 음악에 대한 생각, ‘표현’, 혼자가 된 지금 그녀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그리고 이젠 말할 수 있는 이야기까지…
2019년 4월 30일, 헤이세이 시대 마지막 날에 발표 된 본지의 표지를 장식한 지 약 1년 4개월만에 그녀와 마주했다. 지난 1년 개월간 히라테는 5년간 몸담아 온 케야키자카46에서 탈퇴,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노도와도 같았던 1년간의 ‘18세’ 시기를 끝내고 지난 6월 25일, 19살이 되었다.
본지가 지금까지 그녀를 인터뷰 한 빈도를 생각 해 보면 거의 1년에 한 번 꼴이었다. 아마도 본지와 그녀의 페이스가 그 정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를 인터뷰 할 때는 언제나 우리(나, 스태프, 그리고 히라테 본인)는 길게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그리고선 지금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그녀의 머릿속을 바삐 돌아가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당장은 정리가 되지 않아도 다른 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레 정리가 되는 어떤 ‘생각의 씨앗’ 같은 것은 없는가, 새롭게 깨닫게 된 것은 없는가, 혹은 나이를 먹고 새로이 1년을 보내며 그녀 안에서 생긴 ‘변화’는 없는가 등등… 수 많은 이야기의 파편들을 모으고 흐름에 맞추어 배열하고 공유하며 ‘언제 어디서 인터뷰를 하는 것이 좋을지’, ‘어떤 내용을 글로 옮겨야 할 지’, ‘어떤 타이밍에 잡지에 실어야 할 지’ 등을 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인터뷰는 히라테가 ‘19살이 된 뒤 처음으로 임하는 인터뷰’라는 테마로 진행하는 것은 어떨까라는 제의가 왔을 때, 나 역시 그것이 마음에 들었다. 히라테라는 사람 안에서 한 사이클이 끝나고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되는 지금, 그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번 인터뷰는 19살이 된 히라테에게 있어 ‘표현’이란 무엇인가, ‘책임’이란 무엇인가, ‘음악’이란 무엇인가 등 여러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시작되어 히라테 본인이 ‘로킨 재팬’이라는 매체를 통하여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하여 본질적으로 들어 볼 수 있는 인터뷰였다.
‘삼각창 밖은 밤’, ‘더 페이블’ 등 그녀가 출연한 영화들은 물론이고 이 인터뷰가 발매되었을 때엔 이미 방송이 되었을 ‘FNS가요제’에서의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이고 Mrs. GREEN APPLE의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인 멋진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그녀가 지금까지 겪어 온 일들을 이야기하는 히라테의 말투는 너무나도 밝고 즐거워 보여서 지금까지 얼마나 충실한 매일매일을 보내 왔는지 실감이 될 정도였다.
언제나처럼 3시간이 넘는 긴 시간동안 이어진 인터뷰 내내 히라테는 마치 자문자답 하듯이 한 마디 한 마디 차근차근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놓아 주었다.
이 인터뷰가 ‘언제나 매 순간 순간을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히라테 유리나라는 한 사람의 리얼한 마음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기쁘겠다.
- 오랜만이네요.
히라테 (이하 ‘히’) : 오랜만이에요.
- 작년 4월 표지 모델이 되었을 때 인터뷰를 하고 1년 4개월만에 다시 인터뷰를 하게 되었네. 이번에는 특정한 테마에 맞추어 이야기를 한다기 보다는 지난 1년 4개월 동안 히라테상이 여러 가지 일들을 겪었으니, 지금 심경은 어떤지,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 왔는지 같은 것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어 볼까 해. 굳이 테마를 정하자면 ‘히라테 유리나라는 사람에게 있어 표현이란 무엇인가’ 정도라고 할까?
히 : 요즘은 영화 ‘더 페이블’ 촬영이 한창이에요. 내일이면 크랭크업이네요. 촬영 자체는 코로나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시작했는데 코로나 사태때 잠시 쉬었거든요. 얼마 전에 촬영을 재개 했습니다. 그렇기에 촬영 기간 자체가 굉장히 긴데다가 감사하게도 제 분량이 많아 많은 스태프 분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취할 기회도 많았어요. 물론 처음에는 -항상 그렇긴 합니다만- 긴장도 많이 되고 불안했어요. 한 번 중단되었다가 촬영이 재개 될 때도 다시금 불안했지요. 하지만 감사하게도 스태프 여러분께서 그런 저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시고, 여러 모로 신경을 써 주셔서 정말 따뜻한 환경에서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솔직히 한 편으로는 아쉽기도 해요. 하지만 촬영이 끝나지 않으면 영화가 완성되지 않으니까요. (웃음) 좋은 작품으로 완성 되면 좋겠네요.
- 방금 전에 ‘처음에는 불안했다’고 이야기 했는데, 지금까지도 그런 ‘불안’을 안고 일 해 왔을 거라 생각하거든? 그런 ‘불안’은 어떤 종류의 불안일까?
히 : 음… 영화라면 ‘내가 이 역할을 정말 제대로 연기하고 있는 걸까?’라던지 ‘나는 과연 이 작품을 더욱 더 좋은 작품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 걸까?’, ‘내가 이 영화에 폐를 끼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같은 불안함이 있네요.
- 예전에 느끼던 ‘불안’이랑은 다른 종류의 불안이라 할 수 있을까?
히 : 음… 전혀요. 지금도 불안하고, 촬영이 끝나면 그 나름대로 또 불안할 것 같고요, 시사회 때나 영화가 공개가 되었을 때에도 불안할 거고요. 그런 ‘불안’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제가 저 자신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 것 역시 변하지 않을거고요. 감독님은 물론이고 다른 출연진 분들, 스태프 여러분, 그리고 기대하며 기다려주시는 여러분의 기대를 만족시켜드릴 수 있을 지 어떨지… 그런 점이 좀…
- 그런 불안은 케야키에 있을 때에도 느꼈을 것 같은데, 그 때는 사실 ‘내게 주어진 책임을 얼마나 짊어져야 할 것인가’, ‘나는 케야키를 위해 얼마나 싸울 수 있을까’ 같은 ‘자신에 대한’ 불안이 컸던 것 같다면 지금은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짊어지고 있다’,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불안감이 큰 것 같은데 말이지.
히 : 아, 그건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말씀해 주시는 것을 들으니 그렇게 생각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뭐랄까요. 저는 지금까지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의견 교환을 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그러면서도 실제로는 리허설이나 준비기간 동안에는 여러가지를 정하지 못 하는 면도 있어요. 어느 쪽이냐면 실제로 촬영이 시작되었을 때 현장의 분위기나 뉘앙스에 맞추어 이래저래 결정하는 편이 더 재미있다고도 생각하거든요. 영화의 세계에 뛰어 든 뒤로 그런 생각이 더 강해졌고,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이런 거구나’라고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 역시 알게 된 것 같아요.
- 음…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생각을 갖고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일까?
히 : 그렇죠. 정말로. 그런 것을 제 눈으로, 그리고 제 피부로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 그런 가운데 자신에 대한 부담이나 책임감을 느낀다거나, 자문자답 해 보거나 하는 시간도 있어?
히 : 네. 있어요. 엄청 있어요. 매일매일 있는걸요. (웃음) 얼마 뒤에 영화가 크랭크업 하는데, 촬영이 막바지에 달하니 ‘아, 대본 여기까지 끝났구나’라고 실감하게 되기도 하고, 이제 더 이상 재촬영을 못 하니까 ‘문제 없으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런 생각들을 번갈아가며 하곤 해요. 하지만 저 혼자 생각하다보면 결국 생각이 치우치게 되고,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사람, 예를 들어 매니저님께 ‘어떻게 생각하는 지’ 여쭤보곤 해요. 이건 예전부터 하는 버릇이긴 하지만.
- 그건 아마도 한 작품에 여러 사람들이 관여가 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이 히라테상에게 기대를 하기 때문에 느끼는 불안이라 생각해. ‘많은 사람들이 내게 바라는 나 자신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종류의 불안 말이야. 그렇다면 불안에서 벗어나긴 힘들겠지.
히 : 그런 것 같아요. 최근 매니저님과 이야기 하는 것도 바로 그런 내용이고요. 이야기 하다 스스로 ‘뭐, 벗어나지 못 하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성격면으로 봐도.
- 내가 느끼기엔 말이지, 예전엔 히라테상이 마음 한 구석으로 ‘언젠간 이런 불안을 벗어나는 날이 올거야’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거든? 단적으로 말하자면 ‘해 보다 안되면 다 그만둬 버리면 된다’고 할까? 그런 어딘가 아슬아슬해 보이는 점이 있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런 불안이나 부담을 짊어지고 가는 것이 자신의 삶이라는 것을 받아들인 것 같아. 물론 지금도 자신을 엄하게 채찍질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말이야. 하여튼, 내가 보기엔 정말 많이 변한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히 : 사실 지금도 그런 생각을 안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는 생각해요. 하지만 제 성격상 아마도 그렇게 되기는 힘들겠죠. 여러 사람들에게 ‘불안하다’거나 ‘긴장된다’고 이야기 하기에 주변 사람들이 지겨워 할 것 같지만 결국 그런 게 ‘저’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물론 뭔가 작품을 하고 있을 땐 그런 불안이 더 심해지고 말이죠. 작품이 끝나면 그래도 조금은 부담이 없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 작품을 할 때 불안해 지는 거야 당연한 거라 생각하는데, 히라테상은 뭐랄까 ‘살아가는 것’ 자체가 불안의 연속이라는 느낌마저 든단 말이지.
히 : 아… (웃음) 후후후.
-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불편하달까, 어떤 것이 정답인지 알지 못 한 채로 걷고 있다는 느낌? 그런 불안함이랄까, 어긋남이랄까 그런 것이 히라테상에게서는 느껴져. 작품을 할 때고 아닐 때고.
히 : 분명 그런 것 같아요. 작품이 있건 없건 언제나 항상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 생각해요. 하지만 감사하게도 요즘은 ‘아무 것도 없는 때’가 거의 없거든요. 뭔가 하나가 끝나면 바로 다음 일을 생각해야 하는 나날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 이번호가 발매 될 때엔 이미 방송이 끝난 뒤일테지만, 모리야마 나오타로상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게 되었다고 들었어. 이건 본인이 하고 싶어서 하는 걸까?
히 : 네. 누가 뭐라 해도 저는 음악을 좋아하기에, 제게서 ‘음악’이라는 색을 지우고 싶지는 않아요. 그리고 이번에 부르실 노래는 물론이고 모리야마상 본인의 메시지나 방송국 분들의 의견을 들었는데, 그 순간 ‘아, 이 곡은 지금 내가 표현해야 할 곡이구나’라고 직감했어요. 말 그대로 ‘이건 해야만 해, 전해드려야 해’라 생각했지요.
- ‘이 곡은 내가 표현해야 할 곡’이라고 느끼게 된 이유는 뭐야?
히 : 음… 요즘은 말 그대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잖아요. 뭐라 해야하지… 2020년이 된 뒤로 사실 그다지 좋은 뉴스가 없었던 것 같거든요. 그런 가운데 이 곡은… 타이틀이나 가사만 보면 일견 굉장히 무겁게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제가 전달하고자 한 건 그런 ‘무거운’ 내용은 아니었어요. 그저 여러가지 표현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일방적으로 ‘살아라’, ‘힘 내’, ‘함께 극복 해 내자’ 같은 메시지를 전해봤자 ‘정말로 그렇게 받아들여 줄까’라는 의문이 있었거든요. 그렇기에 받아들이는 거야 보시는 분 각각에게 맡기기로 하고 저는 보시는 분들에게 다가서는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보시는 분들께서 그렇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그러고 보면 히라테상은 예전부터 ‘내가 나로 존재하기 위하여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점을 고민한다는 게 느껴져. 단순히 ‘나는 나야’라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히 : 그렇네요. 영화, 드라마, 연극 등 다양한 장르가 있고 장르마다 해야 하는 것이 각각 조금씩 다른 것 같거든요. 예를 들어 음악이라던가 생방송 퍼포먼스처럼 ‘시간이 멈추지 않는’ 일을 할 때라면 그 때, 그 시대에 무엇이 요구되는지, 무엇이 결여되어 있는 지 같은 것을 엄청 생각하곤 해요.
- 그건 다시 말 해 ‘그 시대에 결여되어 있는 것을 채우고 싶다’는 감각이라 해야 할까?
히 : 음… 어떨까요. 제 모습이 어떤 분들께 용기를 드리거나 결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드릴 수 있다면 좋을 것 같긴 해요.
- 그런 마음은 변하지 않는구나?
히 : 네. 쭉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계속 이야기 해 오고있는 것 같네요.
- 그렇구나. 이젠 혼자서 ‘표현’을 해야 하잖아? 그렇게 상황이 변했으니 히라테상의 심경에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거든.
히 : 아니에요. 기본적인 건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어요.
- 지금 이 시대에 결여되어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 했잖아. 생각 해 보면 케야키자카에 있을 땐 이렇게 명확하게 이야기 한 적은 없었던 것 같거든. 하지만 그 때도 이렇게 이야기를 못 했을 뿐, 생각하는 건 같았던 것 아닐까?
히 : 그런 것 같아요. 비슷한 생각은 갖고 있었어요.
- 히라테 유리나라는 ‘한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를 숨겨 왔던 것 같거든.
히 : 그런 것 같아요. 특히 올 해 들어… 코로나 사태가 있었잖아요. 그 사태를 겪으며 여러 부분이 변해 버렸기에 더더욱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이 시대에 결여 된 것이 어떤 것인지를 실감하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이 세상 뭔가 이상해’라고 생각하고 있을 거라 생각해. 그러면서 -나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별 수 없지’라고 포기한 채 살아가고 있고. 하지만 히라테상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인 것 같아.
히 : 음… 그런가요? ‘포기하지 않는다’고 할까, 이런 시대가 되어버렸기에 더더욱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을까’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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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공감할 수 있는 거리감, 생각을 공유 할 수 있는 관계성
- 히라테는 불과 14살에 불과한 나이에 싱글 ‘사일런트 마조리티’를 통해 아이돌로 데뷔하였으며 키타가와는 17살의 나이로 잡지, 드라마 등을 통해 연예계에 데뷔하였다. 아직 어린 10대에 연예계라는 가혹한 환경에 뛰어들게 된 두 사람. 그런 공통점이 있기에 키타가와는 히라테의 현재 모습을 보며 느끼는 점이, 히라테는 키타가와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며 느끼는 점이 각각 있다고 한다.
키 : 생각 해 보니까 사적으로 이렇게 매일 연락을 주고받는 건 히쨩밖에 없는 것 같아.
히 : 정말? 생각 해 보니 나도 그래.
키 : 뭐 딱히 말을 안 나누고 서로 스티커만 주고 받는 경우도 있잖아? 딱히 대화를 안 해도 그렇게 서로서로가 잘 지내는 지 확인하는 경우. 뭐, 말하자면 생존보고 같은 느낌? (웃음)
히 : 응. 그거! 그거! ‘후미도 열심히 일 하고 있구나!’라고 안심하면서 매일매일 일 하러 가곤 해.
키 : 나도 그래. ‘아, 히쨩은 이런 늦은 시간에도 깨어 있구나’라던지 말이야. 어쩌면 다른 누구보다도 서로의 일상 생활을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몰라.
히 : 응.
키 : 우리들은 정말로 ‘같은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지.
히 : 응. (웃음) 후미랑 이야기 나누는 건 즐겁기도 하고 마음이 편해.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하고. 정말이지 이런 관계성 너무 좋아.
키 : 히쨩은 말이 많은 타입은 아니지만 한마디씩 하는 말이 때때로 굉장히 핵심을 꿰뚫곤 하거든. 조언을 해 줄 때도 적확한 조언을 해 주고. 그런 히쨩을 보고 ‘특이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면이 ‘특이하다’고는 생각하지 않거든. 어쩌면 나도 특이한 사람이라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히 : 결론이 그렇게 나? (웃음) 하지만 난 내가 되게 평범하다 생각하는걸.
키 : 나도 나 자신이 평범하다 생각해. 하지만 우리 둘,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꽤나 특이한 사람들일거야. (웃음)
히 : 그럴까?
키 : 히쨩은 예의도 바르고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상식도 갖고 있지만 어디라고 콕 찝어서 이야기 하긴 힘들어도 분명 특이한 부분이 있어. 나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그런 면도 이해 해 줄 사람은 어딘가에 분명히 있기 마련이고, 그런 ‘이해자’들이 응원 해 주시는 것 아닐까?
히 : 그럴지도 모르겠네.
키 : 자신의 감성을 믿어야 하는 게 우리가 하는 일이잖니. 뭐, 그렇게 생각하면 특이한 부분이 있다 해도 딱히 문제 될 건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히 : 그건 그렇지.
키 : 얘기하다보면 이런 식으로 점점 깊은 이야기로 발전하곤 하잖아.
히 : 후미 같은 경우에는 자신이 10대였을 때 있었던 이야기들을 종종 해 주잖아? 그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정말로 안심이 돼.
키 : 내가 처음 데뷔 한 건 잡지 ‘세븐틴’이었지. 그리고 거의 같은 타이밍에 ‘세일러 문’의 TV드라마를 통해 드라마도 데뷔 했었고. 하지만 두 가지 일 모두 어린 여자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어. 함께 같은 잡지를, 작품을 만들어 가는 동료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모두가 라이벌이었지. 그런 사람들이 잔뜩 있는 복잡한 환경이다 보니 아무래도 이래저래 어려운 일들이 많았어.
단체 행동을 할 땐 서로서로 협조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한 법인데 동시에 자신만의 개성을 최대한 발휘하고 남들보다 더 빛을 내서 스포트라이트를 내 쪽으로 끌고 오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니까. 그런 환경이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랑 허물 없이 친해지는 것도 힘들었고, 내 생각보다도 더 치열한 전장 같은 곳이었어. 주변에 사람들은 많았지만 항상 고독했다는 것이 내 10대 시절에 대한 솔직한 감상이야. 정말 언제나 외톨이었거든. 주변에 사람이 많건 적건.
한 곳에 수 많은 개성들이 모여 있는데 그 개성들이 하나가 되어 움직여야 한다는 것도 힘들었어. 물론 그렇게 개성 있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도움이 된 점도 있었지만 말이야. 물론 머리로는 이해를 하고 있었지만 이해를 하고 있다 해도 그런 환경에 놓여있다는 것 자체가 상상보다 훨씬 더 힘들었어.
20대가 된 뒤로는 나 개인에게 여러 일들이 주어졌는데, 그건 또 그것 나름대로 혼자 모든 것을 해 나가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고.
각자 몸담고 있는 분야가 다르긴 하지만 결국 무엇인가를 ‘표현’하는 일이라는 거, 사실상 자기 자신을 축내면서 해야 하는 일이잖아? 자신이 힘들다고 설렁설렁 하면 작품이 어중간해지고, 그게 싫어서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고 전력투구하면 결국 남는 건 너덜너덜해 진 자신의 모습이고.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매번 ‘이번 작품이 마지막이어도 상관없어’라는 각오로 전력을 다 해야만하는 일이다 보니, 어떻게 보면 이 업계의 가장 큰 난관은 수십년간 변함이 없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 대가로 팬분들께서 ‘이번 작품 정말 좋았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용기를 얻었어요’라고 말씀 해 주시는 것을 들으면 역시 ‘다음 작품에도 최선을 다 하자’는 생각이 들지.
히 : 그건 그래.
키 : 얼핏 보기에는 화려해 보이기만 하는 일일지 모르지만, 사실 심신 모두 곤죽이 될 정도로 쥐어 짜 내면서 일 하고 있잖아.
히 : 응. 정말 너덜너덜해지곤 해.
키 : 그러니까 꼭 같이 온천 가자는 얘기야.
히 : 그러자. (웃음) 뭐라 해야하지, 방금 전 얘기 같은 것들 듣다 보면 후미랑 나는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나와 공감이 될 사람, 공감 해 주는 사람을 만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거든.
키 : 히쨩의 모든 것이 공감할 곳 투성이인걸. 나는.
히 : 정말?
키 : 팬 여러분께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려면 결국 나 자신을 만신창이로 만들어야 하잖아. 나도 촬영하면서 말도 안 되는 무리한 자세를 취하거나 무모한 액션 연기에 도전하거나 하거든 (웃음) 하지만 결과적으로 해 내고 나면 아드레날린이 막 뿜어져 나오지.
히 : 응. 그래서 결국 어떻게든 해 내고 마는거고. 이렇게 이 일을 하면 결국 나 자신이 만신창이가 된다는 걸 알면서도.
키 : 사실 아이돌 그룹같은 경우, 아무리 다들 서로 사이가 좋다고 해도 결국 한 사람 한 사람이 전부 ‘프로’인 집단이다 보면 의견 충돌은 있을 수 밖에 없잖아. 그냥 ‘우리 사이 좋아요’라는 미사여구로 포장 할 수만은 없는 세계니까. 하지만 그렇게 치열하게 부딪히는 것도 결국 언젠가는 ‘그렇게 살길 잘 했다’고 되돌아 보는 날이 오기 마련이야.
히 : 응. 나야 아직 데뷔한지 4년차 밖에 안 되었지만 매일매일 어떻게든 살아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키 : 그렇지. 어찌저찌 오늘을 버텨내면 내일이 오고, 내일을 버텨내면 모레가 온다는 느낌. 우리들 정말로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고 있지.
히 : 응.
키 : 때때로 ‘내일 잘 일어날 수 있으려나’라는 걱정이 될 정도로 녹초가 되기도 하지만.
히 : 그렇지.
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해 나간단 말이지. 그렇게 생각 해 보면 내가 데뷔 한 건 17살 때였던 데 비해 히쨩은 겨우 14살에 데뷔 했잖아. 그거, 정말 대단한 것 같아. 중학생에 불과한 소녀가 이 힘든 환경에서 싸워 왔다는 게. 그렇기에 좀 더 많은 분들께서 ‘히라테 유리나라는 사람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 주셨으면 좋겠어. 여러분이 상상하시는 것 이상으로, 아니 그것보다도 더 노력하고 있는 아이라는 것을 말이야.
히 : 고마워. 후미랑 이야기 하고 있으면 이렇게까지 서로를 이해 할 수 있다는 것에 깜짝 놀라고, 나를 너무 잘 알아줘서 안심하곤 해.
키 : 아이돌의 센터처럼 남들 앞에 서서 주도적으로 일을 수행해야 하는 사람의 마음이란 거, 한 시즌내내 방영되는 드라마의 주연을 할 때의 기분과 비슷 할 것 같아. 자신이 메인이 되어서 일을 해야 하지만 동시에 다른 출연자들과도 보조를 잘 맞추어 가며 일을 해야 하지. 의견을 내야 할 땐 확실히 의견을 내야 하지만 그 의견이 자신만 생각하는 고집이 되어서는 안 되고, 어디까지나 작품 전체가 잘 되기 위하여 내는 의견이어야 하고. 그렇게 의견을 내다 보면 때로는 다른 사람들과 의견이 충돌하는 경우도 있어. 그럴 때 느끼는 내 마음을 히쨩은 잘 알아 주고, 반대로 나 역시 ‘히쨩은 이럴 때 이런 마음이겠지’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북돋고 용기를 얻기도 해.
히 : 나도 마찬가지야. ‘후미도 이런 식으로 노력해 왔겠구나’라고 생각하곤 하는걸.
키 : 히쨩은 이미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걸.
히 : 에이, 아직 멀었어.
키 : 자신이 놓인 환경에서 최선을 다 해 살아간다는 의미에서 보자면 우리 둘 다 조금 서툰 부분이 있을 지도 몰라. 하지만 확실한 건 ‘전력을 다 하고 있다’는 점.
히 : 응. 그런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힘이 나.
키 : 세세하게 모든 것을 보고하진 않아도 ‘아, 히쨩은 알아 주는구나’라고 느껴지는 경우는 꽤 있지.
히 : 진짜?
키 : 응. 특히 ‘나를 배려 해 주는구나’라는 점은 정말 잘 느껴져.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 관계, 정말 좋은 관계네!
히 : 응. 좋은 관계야.
다음에 함께 일을 한다면 어떤 일을?
- 비록 서로 활약하는 분야가 다르지만 ‘표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더욱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남들 앞에 서서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두 사람이기에 서로의 마음이 잘 통하고, 각자가 끌어안고 있는 짐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를 이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만약 다음에 함께 일을 하게 된다면 어떤 일을 해 보고 싶은 지’라는 주제를 중심 축으로 하여 두 사람이 그리는 상상과 희망에 대하여 들어 보기로 했다.
키 : 다시 한 번 함께 일 해 보고 싶어. 만약 히쨩이 다시 영화에 출연한다면 나도 꼭 같은 작품에 나가고 싶어.
히 : 나도 내가 영화에 나갈 일이 있다면 후미가 함께 나와줬으면 해. 어떤 역이든 좋으니까.
키 : 한 장면만 나오는 단역이라도 좋으니 부디 나가고 싶어. ‘히비키’처럼 우리 둘이 중심이 되는 건 힘들지도 모르지만 함께 연기를 하게 된다면 다시 한 번 ‘후미’가 되고 싶어.
히 : 응. 꼭 나와줬으면 해.
키 : 그리고 자주 ‘함께 버라이어티에 나가고 싶다’는 말도 하잖아.
히 : 응.
키 : 지난번처럼 영화 선전하러 나가는 게 아니라 ‘저희 잠깐 나왔어요~’ 같은 느낌으로 가볍게 나가 보고 싶어. 아무래도 영화 선전으로 나가면 무엇보다도 ‘영화를 PR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앞서니까.
히 : 응. 나도 그런 의무감 없이 함께 나가보고 싶어. 후미와 함께라면 어떤 일이건 괜찮아.
키 : 여행 방송 같은 것도 좋겠다. 그러면 일부러 쉬는 날 일정을 맞추지 않아도 함께 온천여행 갈 수 있을지도 모르고. ‘여자 단 둘이 가는 여행’ 느낌으로.
히 : 그거 좋다!
키 : 온천 들어 가 있는 부분은 촬영 안 하고. (웃음) 아침 먹을 때 정도는 괜찮지만.
히 : 정말 좋은 생각이야!
키 : 일이라 해도 그런 일이면 즐거울 것 같고.
히 : 일이 그런 식이면 괜찮을 지 모르겠는데. (웃음) 하지만 정말로 둘이 함께 뭔가 하고싶어. 이렇게까지 사이가 좋아진 상황에서 다시 한 번 함께 일을 하면 어떻게 될지에 대해 알고싶기도 하고.
키 : 아, 내가 케야키자카46 MV에 출연하는 것도 괜찮겠다!
히 : 에에에?!? 정말이야? 대박…
키 : 뭐 이렇게 케야키자카 특집 잡지에 내 인터뷰가 실린다는 것만 봐도 내가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 다가가고 있다는 얘기 아니겠어?
히 : 그렇네. 천천히 다가오고 있어. (웃음)
키 : 정말로 다음 MV에 배경으로라도 잠깐 나올 지 몰라!
히 : 아니 아예 후미가 센터에 선다던지.
키 : 에? 둘이서 센터에 딱 서?
히 : 딱 서 버려? (웃음)
키 : 사실은 이렇게 사이 좋으면서도 일부러 외부적으로는 ‘우리 엄청 사이 나빠요’라고 어필 해 본다던지?
히 : 거꾸로 말이지.
키 : 서로 흘긋흘긋 째려본다던지 말이야.
히 : 촬영장 분위기 엄청 살벌하게.
키 : 메이킹 비디오에서도 엄청 살벌하게 연기 해 보는거야. ‘야, 왜 오늘 메이크업 받는 자리가 얘 옆인데.’ 라고 짜증 낸다던지 (웃음)
히 : 그거 엄청 무서운데! (웃음)
키 : 아, 인터뷰에서 이런 바보같은 이야기 해도 되는건가 모르겠네. (웃음) 뭐, 인터뷰라고 일부러 격식 차리면서 이야기 하는 것도 좀 웃기고 하니 그냥 평소처럼 대화를 나눴네.
히 : 응. 정말로 평소같아.
키 : 수다가 끊기질 않지.
히 : 응. 끊기질 않아.
키 : 하지만 오늘은 이쯤 해 둘까? 쌓인 얘기는 다음에 만나서 계속 하자.
히 : 응.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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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촬영 현장을 떠나 개인적으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히라테와 키타가와의 관계는 유일무이한 관계로 승화되었다. 그런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두 사람. 서로를 처음 만났을 때의 첫인상은 어떠하였는 지가 궁금해졌다.
키 : 처음 만났을 땐 ‘뭔가 대단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했어. 물론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 없고. 처음 만난 게 캐스팅 된 배우들 대면식이었잖아?
히 : 응. 그랬지.
키 : 그 때 히쨩 머리 금발이었지. 일 관계로 염색했다고 했어.
히 : 응. 그 때 마침 금발이었어.
키 : 그래서 ‘쟤 성격 좀 세 보이네’라고 생각했어. (웃음) 하지만 이야기 해 보니 그냥 평범한 10대 소녀더라고. 금전감각도 그냥 평범했고. 하지만 일 얘기만 나오면 갑자기 프로로 돌변하더라고. 자기 의견을 적확하게 표출하며 의견 교환을 한다던지. 그 두 모습 사이의 갭이 정말 너무 귀엽더라고. (웃음) 어른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함께 사진 찍자’며 다가오는 모습을 보면 그냥 그 나이대의 소녀이기도 하고 말이지.
히 : 갭모에라니… 그럼 이번엔 내가 후미의 첫인상을 이야기 해 볼게. 음… 어떤 이미지였더라… 사실 아마도 너무 긴장해서 후미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 했던 것 같아. 나 낯가림이 엄청 심하거든.
키 : 응. 실제로 눈이 마주친 게 2~3번 뿐이었으니까. 계속 자기 무릎만 보고 있었어.
히 : 응. (웃음) 시선은 아래로 떨어뜨린 채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몰라서 헤맸어. 일단 인사 하고 자기 소개를 한 뒤에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하는 것 만으로도 벅찼거든. 뭔가 미안한데…
키 : (웃음) 결국 내가 엄청 질문을 해 댔었지? 원작은 읽었니? 만화 좋아하니? 라는 식으로 되게 귀찮게 굴었을거야.
히 : 귀찮게 굴다니. (웃음)
키 : 그 때 성심성의껏 대답 해 줬잖아. 사실 나도 10대 때 이 일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히쨩이랑 비슷했거든. 회의실 같은 데에 들어가서 선배님들께 인사를 하는 것만 해도 엄청 긴장이 됐고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 지도 몰랐고 말이야. 그래서 히쨩을 보며 ‘지금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 지 갈피를 못 잡고 있구나’라는 건 금방 알겠더라고. 나도 낯가림이 심하다보니 히쨩이 이 분위기를 얼마나 어색하게 생각하고 있을 지도 이해가 됐고. 그래서 역시 내가 언니니까 분위기를 바꾸어 보자 싶었어.
히 : 응. 나도 후미가 낯가림이 심하다는 얘기는 들었어.
키 : 그렇지. 그러니까 나도 꽤 용기 내서 말 건 거라고. (웃음) 내가 언니인데 여기서 낯가림이 심하네 뭐네 핑계 대면 안되겠다 싶었지. 하지만 지금 생각 해 보면 둘 다 낯가림이 심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는 점도 친해진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 둘 다 들이대는 타입이 아니다 보니까 자연스레 마음이 맞았던 것 같아. 사실 누구라도 금방 친해지는 타입도 아닌데다가, 심지어 알게 된 계기가 일 관계면 그 뒤로도 일 관계로만 엮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히쨩이랑은 정말이지 기적적인 타이밍에 만나 좋은 관계를 맺은 것 같아.
함께 시간을 보내는 법, 그리고 함께 해 보고 싶은 것
- 키타가와와 히라테는 상대방에 대해 나이 차이, 몸 담고있는 장르의 차이 등을 넘어 서로를 존경하고 있고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존재라 이야기 해 주었다. 각자 눈코뜰 새 없이 바쁜 가운데에도 서로를 만나기 위해 없는 시간을 쥐어짜 낼 정도라는 두 사람. 함께 해 보고 싶은 일도 잔뜩 있다고 한다.
키 : 영화 촬영이 끝난 뒤에도 자주 만나긴 하지만, 사실 대부분이 잠깐 만나서 식사를 함께 하는 정도라는 게 좀 아쉬워.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간이 훌쩍 지나 있고 말이야.
히 : 그렇지.
키 : 헤어질 때가 되면 ‘지금까지 무슨 얘기를 나눴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야. 하지만 그렇게 만나서 금방 시간이 간다는 건 그만큼 우리가 잘 맞는다는 얘기겠지.
히 : 응. 무조건 그렇지.
키 : 생각 해 보면 15살 이상 나이 차이가 나니까, 일반적으로는 세대차이도 느껴질 법 한데.
히 : 세대차이라… 있으려나? 사실 나 같은 경우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대부분 30대인걸.
키 : 정신적으로 성숙해서 그런 게 아닐까? 이렇게 보면 일반적인 여고생들이 좋아할만한 것들엔 흥미 없어 보이는걸.
히 : 그건 그래. 하지만 ‘가급적 지금 이 순간을 살자’라는 생각은 갖고 있어. 예를 들어 요즘 유행하는 타피오카 밀크티 (※버블티)에 대해 큰 흥미는 없어도 일단 한 번은 마셔 본다던가. 그렇게 하는 건 좋아해.
키 : 나 같은 경우에는 버블티 하나 마시겠다고 몇십분씩 줄 설 엄두조차 못 내는데 말이야. 그러다 보니 편의점에서 파는 것 말고는 마셔 본 적도 없어.
히 : 에! 정말? 그럼 안돼! 얼마나 맛있는데. 꼭 마셔봐. 아, 그래. 다음에 만날 때 사 갈게.
키 : 그렇다면 차라리 함께 줄 서서 사 마시자.
히 : 응! 함께 줄 서서 마시자!
키 : 그러고 보니 요 전에 만났을 땐 나 때문에 미술관에 줄 섰었네.
히 : 그랬지. (웃음)
키 : 우에노에 있는 도쿄도립 미술관이었지? 클림트(※구스타프 클림트. 오스트리아의 상징주의 화가)전 보러 갔던거.
히 : 응. 클림트. 그 땐 입장하는 것 만으로도 엄청 줄 서서 기다렸지.
키 : 심지어 비까지 왔었잖아! 사실 그 때 둘이서 이틀 휴일을 받아서 온천여행 가자고 했었는데 둘이 동시에 이틀씩이나 휴가를 맞출 수 없었지. 하지만 하루 정도는 어떻게든 맞출 수 있어서 이전부터 가고 싶었던 클림트전에 끌고 갔었잖아.
히 : 끌고 갔다니.. 전혀 그렇지 않아! 나도 미술관 좋아하는 걸!
키 : 응. 같이 가자고 했을 때 흥미를 가져 줘서 고마웠어. 미술관에 함께 간 건 그 때가 처음이지?
히 : 같이 식사하는 것 외에 어딘가를 함께 간 것 자체가 그 때가 처음이잖아. 하지만 같이 가자고 해 줘서 정말 좋았어. 정말 멋진 그림도 많았고.
키 : 정말 대단했지. 특히 누다 베리타스(※벌거벗은 진실이라는 뜻으로 클림트의 대표작 중 하나)라는, 전라의 여성이 그려진 작품이 좋았어. 위아래로 긴 캔버스에 중성적인 여성이 그려져 있고, 여성의 발부분을 뱀이 휘감고 있는 작품 말이야. 우리 둘이 다 좋다고 했던건 ‘언덕이 보이는 정원’이라는 꽃밭 그림이었던가?
히 : 응. 그거 정말 좋았어. 그것 말고도 출입문 근처에 걸려 있었던 ‘헬레네 클림트의 초상’이 좋았어. 하얀 블라우스를 입은 여자아이의 옆모습 그림. 정말 좋아서 엽서와 굿즈까지 샀을 정도.
키 : 나도 마음에 드는 것들을 여러 종류 샀는데 알고 보니 둘이 산 게 거의 겹쳤지.
히 : 응. (웃음)
키 : 정말 좋은 자극이었어. 일 면에서도 여러 모로 참고가 되었고. 둘이 서로 ‘이런 세계관으로 MV 찍어보고 싶다’던가 ‘이런 의상 입어보면 어떨까?’같은 얘기를 했잖아.
히 : 응. 했었지. 시간이 모자랄 정도였어.
키 : 그러니까 정말 언젠가 시간 넉넉하게 잡고 온천에서 하루 묵으면서 진득하게 이야기 나누고 싶어.
히 : 응. 가고 싶어.
키 : 그리 멀리 가지 않아도 되니까 자연 속에서 느긋하게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역시 ‘18살짜리가 이런 여행 계획에 찬성하다니, 역시 좀 애늙은이 같은 부분이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네. (웃음)
히 : 애늙은이 같다? 그런 부분도 있을 지 모르겠네. 하지만 후미랑 둘이서 느긋하게 있고 싶은걸.
키 : 히쨩이랑 간다면 분명 즐거울거야.
히 : 응. 아무나 같이 가는 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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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적인 타이밍에 만난 두 사람, 서로에 대한 인상은?
- 히라테 유리나의 첫 출연작인 동시에 처음으로 주연에 발탁된 영화 ‘히비키’가 개봉한 지 10개월여가 지났다. 본작에서 주인공인 아쿠이 히비키를 연기한 히라테는 아이돌로서 뿐 아니라 배우로서도 일약 큰 주목을 받으며 ‘제 42회 일본 아카데미상’ 신인 배우상 및 ‘제 28회 일본 영화 비평가 대상’ 신인 여우상을 수상하는 등 큰 성과를 내는 동시에 스스로도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었다.
그 뿐 아니라 히라테는 이 작품에서 만난 동료 배우와 ‘유일무이’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깊은 관계를 맺게 되었다. 그 동료배우는 다름 아닌 극중에서 히비키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여주는 편집자 하나이 후미 역할을 맡은 키타가와 케이코이다. 영화 촬영이 끝난 뒤에도 서로를 부를 땐 영화 캐릭터의 애칭을 딴 ‘히쨩’, ‘후미’라고 부른다고 하는 두 사람은 지금까지도 거의 매일같이 연락을 주고받고, 시간이 될 때면 만나서 시간을 보낼 정도라고.
본지는 그런 두 사람에게 ‘히비키’ 프로모션이 끝난 뒤 처음으로 대담 특집을 제의하였다. 공적인 자리에 함께 하는 것은 10달만이라 하는 두 사람에게 ‘처음 만났을 때 느낀 서로의 첫인상’부터 ‘사적인 자리에선 어떤 사람인지’, ‘일을 대하는 자세’, ‘앞으로 함께 도전 해 보고 싶은 일’, 그리고 ‘서로에게서 받은 영향’ 등에 대하여 질문을 해 보았다.
키타가와와 히라테가 개인적으로 단둘이 만났을 때 처럼 편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진 이번 대담동안 ‘거리가 가까운 사람들이기에 이해 할 수 있는’ 일종의 ‘운명적인 관계성’을 느낄 수 있었다.
키타가와 케이코 (이하 ‘키’) : 이렇게 공적인 자리에서 함께 취재를 받는 건 10달만인가…
히라테 유리나 (이하 ‘히’) : 사실 개인적으로는 자주 만나니까 이렇게 새삼스럽게 대하는 게 좀 어색한데. 당장 전에 만난 게 지난주였고.
키 : 아까 전에 사진 촬영 할 때도 뭔가 좀 어색했지?
히 : 응. (웃음) 그래서 오늘 취재는 어떻게 응해야 할 지 갈피가 안 잡히더라고.
키 : 사실 우리가 이렇게까지 친해졌다는 거, 생각 해 보면 좀 신기하지 않아?
히 : 응. 신기해.
키 : 물론 영화에서 맡은 역할이 있으니 그 영향도 있겠지만 말이야. 히쨩이 천재 소설가 아쿠이 히비키 역할이었고, 나는 담당 편집자 하나이 후미 역할이었으니까. 후미는 히비키가 천재라는 점에 대해 확신을 갖고 오래 전부터 주목 해 왔고, 그만큼 히비키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잖아. 촬영이 시작 된 이후로는 히쨩 본인이 내게 있어 그런 존재로 느껴지게 되었고. 그래서인지 처음부터 역할에 몰입이 잘 되었지.
히 : 그렇게 생각하면 분명 역할이 끼친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겠네.
키 : 둘이 함께 나오는 장면이 많았기에 함께 시간 보내는 경우가 많았던 것도 있을거고. 지금 생각 해 보면 정말로 좋은 추억이야.
히 : 응. 후미가 없었더라면 나는 촬영 끝까지 버티지 못 했을거야.
키 : 그렇게 보면 처음에 친해지게 된 계기는 역할 때문이라 생각하거든. 그런데 이렇게 그 후로도 계속 친하게 지낸다는 게 좀 신기해. 사실 나만해도 여러 작품을 찍었지만 함께 나온 동료들과 이렇게까지 친해지는 게 흔한 일은 아니거든. 작품이 끝날 때면 서로 친해져서 ‘또 만나자’고 이야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서로 바쁘다 보니 다시 만날 기회를 만든다는 게 쉽지 않거든. 하지만 히쨩은 좀 달라. 실제로 시간을 내서 만나고 있잖아.
히 : 응.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꼭 만나네. 연락은 매일 주고받고.
키 : 이야기 하다보면 어느 사이엔가 다음 날이 되어 있고, 그 뒤로도 계속 이야기가 끊기지 않는 경우가 많지.
히 : 그렇지. 정말로 끝 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아. 신기할 정도로.
- 처음엔 극중 히비키’와 ‘후미’의 관계에 영향을 받아 가까워 진 두 사람. 하지만 그들의 관계는 어느 사이엔가 특수한 것이 되어 있었고, 그 관계의 특수성은 본인들 스스로도 말로 다 옮기지 못 할 정도로 특별한 것이었다.
키 : 가끔 ‘키타가와상에게 있어 히라테상은 어떤 존재인가요?’라는 질문을 받는데,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 지 모르겠어.
히 : 그렇지. 나도 같은 질문을 가끔 받는데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고.
키 : 절친이라 하기엔 역시 나이 차이가 꽤 나니까 조금 이상해 보일 것 같고, ‘가장 친한 사람’이냐 하면 그렇게 표현하기는 좀 안 맞는 것 같고 말이야. ‘가장 친하다’라고 하면 사실 거기서 끝이잖아. 뭔가 굉장히 가볍게 느껴지거든.
히 : 그러고 보니 아키모토(야스시)상은 ‘미녀 자매’라고 하시던데.
키 : 아, 그거 괜찮네!
히 : 그래? (웃음) 하지만 사실 난 ‘미녀’ 소리 들어 본 적 거의 없는데.
키 : 그럴리가. 히쨩같은 아이 좀처럼 없는걸.
히 : 음… 아무래도 ‘자매’는 좀 안 맞는 것 같아. 아무리 생각해도 딱 맞는 단어가 안 떠오르는데.
키 : 어떤 얘기도 할 수 있는 존재인데다가 숨기는 것도 없고. 무슨 일이 생길 때면 ‘상담’이라 하기엔 좀 안 맞을 지는 모르지만 누구보다 먼저 이야기를 해 주는 그런 관계지.
히 : 평소에도 근황보고 같은 거 자주 하고.
키 : 그렇지. 그 뿐 아니라 서로 마음 속 이야기도 터놓고 얘기 하잖아. 히쨩같은 경우 나보다 어리긴 한데 솔직히 이야기 하고 있으면 나보다 어린 사람이랑 이야기 나눈다는 생각이 안 들어. 히쨩이나 나나 ‘표현 하는 일’에 연관된 사람들이잖아? 그런 점에서 보면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때때로 히쨩이 아직 18살이라는 사실을 잊곤 해.
히 : 우후후
키 : 사실 나 히쨩을 존경하거든. 사실 서로 본업은 다른 분야이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된다고 생각하고.
히 : 분명 그런 점은 있네. 우리 둘의 본업이 같은 분야였다면 지금 같은 관계는 쌓지 못 했을 지도 몰라.
키 : 나 같은 경우는 히쨩을 보며 엄청 자극을 받아. 한 번 만날 때 마다 최소 한두번은 깜짝 놀라게 되거든. ‘아, 이 아이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구나’ 라며 감탄하게 돼.
히 : 어? 정말?
키 : 그래. 히쨩 같은 경우 주관이 뚜렷하잖아. ‘이 부분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던가 ‘이 곡은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라던가. 이야기를 하다보면 히쨩 자신이 어떤 것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런 자신의 생각을 다른 이들에게 제대로 전하려 한다는 점이 잘 느껴져. 나같은 경우 연기가 본업이잔아? 그런데 ‘이 역할은 이렇게 연기해야지’라고 나 스스로 생각해 둔 게 있다 해도 감독님이 ‘이 역할은 이렇게 연기 해 달라’고 하면 감독님 지시에 맞추어 연기를 바꾸곤 하거든. 물론 이렇게 상황에 맞추어 연기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면 중요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내가 생각한 것을 다른 이들에게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마음을 잊지 않는 점 역시 중요하다 생각하거든. 최근 들어 자주 생각하는 게 있는데, 다름 아니라 ‘나도 내일부터는 히쨩같은 마음가짐으로 연기에 임하자’라는 거야.
히 : 그래?
키 : 요 전에 히쨩을 만나고 나서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 했던가? 어쩌면 그 직전에 만났을 때 였을지도 모르겠다. 왜, 함께 토마토 스키야키 먹었던 때.
히 : 아, 이래저래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을 때구나.
키 : 히쨩이 하는 얘기들을 듣고 있자면 나 자신도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나 역시도 이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열정이 넘쳤었는데 어느 사이엔가 정해진 규칙에 익숙해지고 하다보니 그런 열정을 잊고 있었거든. 히쨩은 그런 초심을 일깨워 줘.
히 : 나도 후미랑 이야기 하다보면 여러 모로 자극을 받아. 안심이 되기도 하고. 후미 같은 경우엔 일과 관계된 일 뿐 아니라 대부분의 면에서 말이 잘 통하거든. 특히 연기라는 부분에서는 후미의 프로페셔널한 면에 느끼는 점도 많고. 나 역시 후미가 존경스러워.
키 : 이렇게 보면 서로가 서로를 존경하는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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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는 게, 2년 전에 처음으로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만났을 땐 ‘빨리 케야키자카의 히라테 유리나로 돌아가고 싶다’, ‘케야키자카의 히라테 유리나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지금 내겐 가장 소중하다’고 이야기 했었잖아? 그런데 지금 이야기 하는 것을 들으면 어떻게 보면 그 얘기와 정 반대의 얘기를 하고 있는 것 처럼도 들리거든.
히 : 아, 그렇네요. 뭔가 좀 무서운 걸요. 인간이란 게 이렇게 바뀔 수도 있네요. (웃음)
-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두 가지 발언이 모두 굉장히 히라테다운 발언이라고 생각해.
히 : 저도 그래요.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게 얘기 한 적 있네요. 기억 나요. 그 때만 해도 싱글을 3장 정도밖에 안 냈었을 때잖아요. 그러고 보면 저희 노래중에서 4번째 싱글 이후로 엄청 센 곡들이 많지 않나요? (웃음) 아마 그 영향도 있을 거라 봐요. 그 뿐 아니라 그만큼 시간이 지나기도 했고요. 지금까지의 경험 같은 것이 쌓이고 쌓여 이렇게 된 거겠죠.
- 그렇게 보면 참 신기해. 2년 전에는 그토록 ‘케야키자카의 히라테로 되돌아가고 싶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말이지.
히 : 그렇죠. 당시엔 뭔가 좀 발랄했네요. (웃음) 제가 생각해도 굉장히 생기 넘쳤던 것 같아요.
- 그렇다는 건 그만큼 ‘노래’가 주는 영향이 크다는 얘기겠지. 곡에 대한 ‘해상도’가 높다 해야하나.
히 : 다른 사람들과는 해석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말씀인가요?
- 뭐라 해야할까. 웃고 있는 사람을 보고 다른 사람들은 ‘되게 즐겁게 웃고 있다’고 이야기 하지만, 히라테만은 ‘웃고는 있지만 즐거워 보이진 않다’고 이야기 하는 느낌?
히 : 아, 그런 경우는 가끔 있어요. 그런 걸 ‘해상도’라고 하는군요.
- 그런 케이스, 엄청 많을 것 같은데.
히 : 네. 꽤 있어요. 다른 사람들과는 뭔가 좀 다른 경우. 다른 사람들 말을 듣고 ‘어? 정말?’이라고 놀라는 경우도 있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어? 몰랐어?’라고 놀라는 경우도 있고요.
- 뭔가를 보거나, 듣거나, 누군가와 만나거나 하다 보면, 그 순간 자신의 마음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감정과 자기 자신이 일체화 되는 경우가 있지. 그건 그 순간 순간 다른 감정이기에 매일, 아니다 매 초마다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고 해야 할까.
히 : 말하자면 ‘지금의 심정’ 같은 건가요.
- 흔히들 ‘1분 1초 똑 같은 시간은 없다’고들 하잖아? 그 말이야 말로 아까 말 한 내용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라 생각해.
히 : 네. 확실히 ‘같은 시간’은 없을 지도 모르겠네요. 매일매일이 다르니까요. 애초에 매일매일 하는 일 자체도 다르고요. 그 날 그 날 날씨나, 듣는 음악으로 인해 바뀌기도 하고. 정말 ‘똑 같은 날’은 없네요. (웃음)
- 응. 다시 아까 이야기 하던 주제로 돌아 가 보자. ‘안비바’ 때 그룹으로 돌아 와, 눈 앞에 닥친 일들을 필사적으로 해치워야 하는 날들이 다시 시작되었잖아? 그 당시는 어땠어?
히 : 그 당시도 사실 눈 앞에 닥친 일들밖에는 보이지 않았어요. ‘안비바’는… 아, 그 당시 춤을 추는 게 왠지 좀 부끄럽게 느껴졌어요. ‘안비바’의 출발점은 거기서부터 시작이었지요. 레슨과 보이스 트레이닝을 하고 퍼포먼스에 임했습니다. 말 하자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 가 하나씩 하나씩 쌓아 올린다는 느낌이었어요.
- 말 하자면 ‘케야키자카46의 히라테 유리나’가 어떻게 해 왔는지를 잊어버렸다는 얘기로도 들리는데?
히 : 아무래도 환경이 확확 달라졌으니까요. ‘히비키’ 촬영 때도 혼자였기에 그룹 활동을 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를 조금 잊었던 것 같아요.
- 방금 그런 질문을 한 데에는 이유가 있어. 사실 예전부터 느낀 건데, ‘케야키자카의 히라테’는 ‘히라테 유리나’라는 인물이 연기하는 ‘내가 아닌 또 다른 자신’이라는 느낌이 강했거든. 물론 너 자신이 원해서 하는 거라곤 생각 하지만.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고 해야 하나, 지금은 ‘케야키자카의 히라테’라는 캐릭터가 ‘히라테 유리나’ 본인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는 것으로 바뀐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
히 : 음… 코마스상이 어떤 말씀 하시는 지 알 것 같긴 해요. 두 모습 모두 저 자신이긴 하지만 퍼포먼스를 할 때의 저는 뭔가 좀 다르기도 하지요. 그렇기에 제가 저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환경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음… 뭔가 어렵네요.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거나 연기를 한다는 생각은 없는데… 좀 신기한 감각이네요.
- 예전 같은 경우에는 ‘케야키자카의 히라테’로서 무대에 서면 자신 안에 숨겨진 무언가를 해방시킨달까? 무대 위에서만 보여주는 모습이 있었거든. 그런 히라테는 정말 반짝반짝 빛나 보였고. 그런 모습이 지금은 약간 달라 보인다고 해야 할까.
히 : ‘후타리 세종’ 때 까지는 엄청 반짝반짝거렸다라는 말씀은 실제로도 많이 들어요. 저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지금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사고방식이 변한 점 일까요.
- 아까도 노래에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노래가 변했기에 히라테가 변했다기 보다는 히라테가 변했기에 그에 맞추어 노래도 변했다고 생각하거든. 말하자면 ‘안비바’라는 곡을 받았기에 ‘안비바’의 히라테가 만들어 지는 게 아니라, ‘안비바’에 어울리는 히라테가 있기에 ‘안비바’라는 곡이 나오는 거라는 얘기지.
히 : 에?! 정말요? 그럼 제가 없었다면 ‘안비바’라는 곡도 없었다는 얘기네요!
- 내가 보기에는 그래. ‘안비바’라는 곡이 다음 싱글로 결정되었을 때, 너 자신도 ‘이 곡을 부르고 싶다’, ‘이 곡에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 했을 거 아냐? 그건 다시 말 해서 히라테 유리나라는 사람의 내면에 이미 ‘안비바’라는 곡과 공명하는 부분이 있었다는 얘기지.
히 : 아, 그건 확실히 그렇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이 없었다면 부르지 못 했을 거예요. 아마도 부르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부른 것이라 보고요.
- 단순히 ‘곡이 좋으니까 부르고 싶어’ 라기 보다는 ‘이 곡은 내가 해야만 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지 않아?
히 : (웃음) 네. 그렇죠.
- ‘안비바’ 라는 곡이 갖고 있는 메시지가 히라테 유리나라는 사람 속에 잠들어 있던 무언가를 깨운 게 아닐까 싶어.
히 : 정말이지 ‘가사’에 공감하지 못 하면 그 곡에 몰입하지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 그렇게 ‘안비바’로 활동을 재개하고 여름에는 ‘케야키공화국’이 있었지. 물론 굉장히 훌륭한 라이브였다고 생각하는데, 본인이 생각하기엔 어땠어?
히 : 음… ‘공화국’ 역시 사실 제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던 이상적인 라이브와는 거리가 있었어요. 역시 마음 한 구석에는 ‘좀 더 좋은 공연을 해야 해’ 라던가 ‘좀 더 이렇게 하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남아 있었지요.
- 그렇구나. 그럼 본인에게 있어 최고의 라이브란 어떤 것일까?
히 : 음… 뭐라 해야 하죠?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를 따졌을 때 어느 것 하나도 포기 할 수가 없어서요… 물론 스태프분들, 팬 여러분, 그리고 멤버들이 공연을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출이나 테마가 허술한 것은 싫고, 동시에 공연을 통해 보시는 분들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생각하거든요. 고르기가 힘드네요. 전부 중요하니까. 그 뿐 아니라 저 개인에 대한 기대도 있으실 거고…
- 그럼 공연 영상 같은 거 가끔씩 보곤 해?
히 : 네. 봐요. 연출이 어땠는지, 무대에서 떨어져서 보면 어떻게 보이는 지 같은 부분에 관심이 있어서 몇 번이고 보죠.
- 그럼 ‘라이브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 해야 한다면, 일단 본인의 시선에서 보는 게 아니라 자신까지 포함하여 전체를 보는 경우가 많겠네?
히 : 네. 그렇기 때문에 ‘공화국’으로 예를 들자면 ‘깃발을 세웠으면 좋겠다’라던가 좀 더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색 배치를 이렇게 하면 좋겠다던가 하는 단계에서부터 라이브에 참여 했거든요. 그래서인지 그런 제반 상황이 확실히 정해져 있지 않으면 저 역시도 퍼포먼스에 몰입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 그럼 ‘공화국’과 그 뒤에 이어진 전국투어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 같은 게 있는걸까?
히 : 음… 어쩌면 전국투어는 공화국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콘셉트는 완전히 다르지만 하고 싶었던 것도, 그럼에도 다 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 면에서도 이어져 있다고 할까요. 그래서 사실은 계속 ‘나 자신이 납득이 가지 않는 스테이지에 계속 이렇게 서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고 갈등하기도 했습니다. 매 공연마다 스태프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이번 공연에 나갈 지 말 지를 정했지요.
- 하지만 계속 무대에 섰지.
히 : 네. 계속 무대에 섰어요. 어찌저찌.
- 이 정도로 괜찮은 걸까? 라고 고민하면서 말이지.
히 : 네. 아까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이번 라이브들은 연출면에서나 스토리면에서나 중심 축이 공고하게 자리 잡고 있던 게 아니었거든요. 뿐만 아니라 저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이나 상상해 왔던 것들과도 완전히 달랐고요. 그렇기 때문에 무대에 서면서도 항상 ‘왜 난 이 무대에 서야 하는 거지?’라고 고민을 했어요. 사실 보러 와 주신 분들께도 죄송한 일이잖아요. ‘이런 공연을 보러 온 게 아닌데’라고 생각 하시는 분도 계셨을 지 모르고.
- 그럼 그렇게 고민 하면서도 어떻게 자신을 독려해서 움직였던 거야?
히 : 음… 뭐였을까요. 지금 생각 해 보면 공연에 안 나갈 때는 또 안 나간 것 때문에 죄책감이 들어서 괴로웠던 것 같아요. 물론 공연에 나가면 또 그것 나름대로 괴로웠지만, 안 나가면 더 후회 할 것 같았다고 할까요. 솔직히 말씀 드리면 매 공연 100% 최고의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저 자신도 그렇지는 못 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매 공연마다 멤버들에게도 미안한 마음뿐이었어요.
- 그럼 마지막 공연은 기억 해? 마지막 공연은 정말 공연 시작 직후부터 히라테의 퍼포먼스가 엄청났지.
히 : 어, 정말요?
- 정말로. ‘아, 완전히 모든 것을 이 무대에 쏟아 부을 생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 정작 본인은 기억이 안 나는 모양이네.
히 : 네. 기억이 안 나요. 정작 그 때 찍은 동영상은 봤는데도요.
- 그럼 동영상을 봤을 땐 어떤 느낌이었어?
히 : ‘아 저건 춤도 아니다’… 라고 생각했어요. 춤도 춤 같지 않았고, 함께 보던 사람들에게 ‘저건 그냥 괴물 같아’라고 이야기 했죠. 하하하하. 정말 무서웠어요. 정말이지 괴물 같았으니까.
- 하지만 바로 그런 ‘괴물 같은 자신’이 지금 히라테상 안에 숨어 있다는 거잖아.
히 : 그렇네요. 무섭네요. 인간이란 거.
- 그 나이대의 사람 외에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자신? 인건가?
히 : 그런 거 아니에요. 이 나이대라고 해서 매일 저런 식이면 무섭잖아요. (웃음)
- 하지만 그런 괴물의 ‘씨앗’은 언제나 히라테상 자신 안에 품고 있는 거잖아.
히 : 씨앗이라… 네. 그렇죠. (웃음)
- 하지만 이렇게 직접 자신의 눈으로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 ‘난 대체 뭐지?’ 이런 생각이 들려나?
히 : 아, 그렇게 생각하긴 해요. 매번… 특히 그 당시의 기억이 없을 땐 더더욱. 아, 나 이런 것도 할 줄 아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런 거, 사실 ‘해 보라’고 지시를 받아도 하지 못 하는 거잖아요. 솔직히 제가 뭐 무대에서 떨어지고 싶어서 떨어졌겠어요?
- 무대에서 떨어졌을 때의 일, 전혀 기억 안 나?
히 : 전혀 기억 안 나요. 한시라도 빠르게 복귀하고 싶어서 병원에서 억지로 일어나려 했던 것 같은데, 그걸 보신 의사 선생님이 ‘병원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혼 내시더라고요. 그리고 그 순간 정신이 확 들었어요. 그 뒤로부터는 기억하고 있고요. W(케야키자카의 노래) 때의 기억은 있어요.
- ‘W’ 때의 기억은 있구나. 그럼 그 때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어?
히 : 정확히 어떻게 생각 했더라? 음… 아마도 ‘무대에 서고 싶다’고 생각 했던 것 같아요. 마지막 곡에 참가해서 그 공연을 잘 마무리 짓고 싶었어요. 멤버들에게도 무대 나가고 싶다고 이야기 했었지요. 몇 번이나.
- 어째서 그렇게 ‘무대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거야? 조금 자세히 들려줄래?
히 : 음… 딱히 ‘저는 무사하니 안심 해 주세요’라는 어필을 하려는 건 아니었어요. 아마도 ‘이 멤버로 하는 마지막 투어를 제대로 마무리 짓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 생각 외에는 없었던 것 같아요.
-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은 자신이 ‘케야키자카의 히라테’가 되어 참가해야만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이 공연을 끝낼 수 없다고 생각 한 거구나?
히 : 네. 끝낼 수 없었어요.
- 그럼 공연 자체가 꽤나 감개가 깊었겠네?
히 : 아뇨. 오히려 부정적인 것들만 생각한 걸요.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다.’ 보다는 ‘좀 더 이렇게 하면 좋았을걸’ 이라던가 ‘그 때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같은 생각만 들었어요. 무엇보다 ‘역시 난 다른 사람들에게 폐만 끼치는구나’ 라는 생각이 강했지요.
- '난 평범하게 공연을 끝맺는 때가 없구나…' 싶었나봐?
히 : 분명히 그렇죠. 평범하게 공연을 마무리 해 보고 싶어요, 언젠가는. 정말 ‘나란 애는 안 되겠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대로 공연을 끝낼 수 없어’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이 준 것들에 대하여 보은도 해야 한다 생각했고, 봐 주신 분들께도 제대로 인사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그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 그만큼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 대한 부채의식 같은 게 있는 거구나.
히 : 네. 있어요.
- 아까 전에도 ‘안비바’ 때 그룹으로 돌아 왔을 때 그런 인식이 강하졌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지금은 어때? 아직도 그렇게 생각해?
히 : 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요. 특히나 영화 촬영을 하며 그런 생각이 강해졌어요.
- 다시 말하자면 혼자서 영화 현장에 가서 여러 가지를 보고 느끼면서 ‘역시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구나’ 라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는 걸까?
히 : …네. 물론 영화를 찍기 전에도 그룹 활동을 혼자 만들어 간다는 생각은 안 하고 있었지만요. 멤버들, 스태프분, 감독님, TAKAHIRO선생님이 안 계시면 만들어 낼 수 없잖아요. 그런 생각은 예전부터 했지만, 영화 촬영을 하며 더 강하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부채의식은 제가 그 모든 것들에 제대로 보은 할 때 까지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요. ‘검은 양’ 제작기간 동안에도 감독님께 비슷한 얘기를 계속 했거든요. 그렇기에 MV촬영 당시 감독님도 저를 독려하기 위해 ‘케야키자카를 위해 열심히 해야지’라고 말씀 해 주셨어요.
- 어폐가 좀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말 하자면 ‘케야키자카에 보은해야한다’ 하는 생각이 든 순간, 마음이 좀 편해졌달까? 노력 해야 할 이유가 보였다고 할 수 있겠구나.
히 : 당시 마음이 편해졌는지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그 말씀을 들으니 그렇게 생각 했던 것 같기도 해요. 후련해 졌달까요. 노력 해야 할 이유라… 네. 그런 것 같아요.
- 케야키자카에 어떻게 해서든 보은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돌보지 않는 한이 있어도 노력 해야 한다… 그런 건가.
히 : 네. 아마 그런 느낌이랑 가장 가까울 거예요.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기 전에는 대체 어떤 생각을 했었던 걸까가 궁금해요. 물론 좋은 곡을 듣는 분들께 전해드리고 싶다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으니, 이전에는 그런 생각만으로 활동을 했던 걸까 싶기도 하고요. 어쩌면 최근에도 목적이라 해야 하나요? 제가 해야만 하는 일들이 또 늘어 났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히라테 유리나라는 사람에게 있어 그것 역시 큰 변화라고 할 수 있겠네.
히 : 네. 그렇죠. 저 자신의 생각에도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 지금껏 자신을 위해 노력 해 온 사람이 무언가 다른 것을 위해 노력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으려나. 정확한 표현은 아니겠지만. 이에 대해 본인은 어떻게 생각해?
히 : 음… 하지만 분명 저 스스로가 다른 무엇인가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는 생각해요. 그리고 예전부터 ‘해 내야만 한다’는 마음은 계속 갖고 있었어요. 아니 어쩌면 ‘해야만 한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해 왔다고 하는 편이 더 맞을 지도 모르겠네요. ‘해 내지 않으면 끝 맺을 수 없다’고 매번 생각하는걸요.
- 그럼 그런 마음가짐이 자신을 움직이는 최후의 주문 같은 거네 ‘어떻게든 해 내야 한다’는 게.
히 : 아, 그렇게 말 할 수도 있겠네요. 매번 ‘해야만 한다’ 고 생각하는 걸요. 영화를 찍을 때 감독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 주셨어요. ‘너는 일단 시작하고 나면 괜찮은데 시작하기 까지가 힘든 타입이야. 너무 깊이 생각하거든’ 이라고. 그 말을 듣고 ‘아, 그런 부분이 문제였구나. 시간을 너무 낭비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요즘은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 번 생각하기 시작하면 계속 생각만 하고 있거든요. MV 촬영 같은 때에도 일단 촬영이 시작되면 아무렇지 않거든요. ‘시작 된 거, 어떻게든 해 내야 한’'고, ‘해 내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촬영이 시작되기 전에는 계속 생각만 하고 있는 거예요. 새삼스럽지만 그 부분이 문제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그런 부분이 ‘히라테 유리나’ 다운걸. (웃음)
히 : 이런 버릇 안 고쳐지려나요… 고쳐졌음 좋겠는데.
- 하지만 반대로 자신이 매사에 설렁설렁 ‘뭐, 일단 그럼 해 보긴 할까요? 같은 타입이었다면 어땠을 것 같아?
히 : 인생이 엄청 편했을 것 같은데요. 투어도 그렇고 되게 편했을 것 같아요. 아니, 투어 뿐 아니라 모든 일이 쉽게 넘어 갔을 것 같긴 하네요.
- 하지만 그런 자신의 모습을 상상 할 수 있어?
히 : 전혀요. 애초에 매사에 확실히 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니까요. 확실히 하지 않으면 안 돼요.
- 그렇지? 자, 그럼 주제를 바꿔보자. ‘검은 양’ 얘기도 돌아 가 볼게. 히라테상은 이 작품에 임하면서 ‘케야키자카에 보은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지?
히 : 네.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했는데… 어느 시점인가부터 그런 생각을 못 하게 되었어요. 그런 생각 하고 있을 여유조차 없어져서… 물론 좋은 작품을 전해드리고 싶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고, 이 곡이 좋다는 생각 역시 변함 없지만요…
- 그래도 결국 ‘보은하고 싶다’는 마음은 담겨 있는 거잖아?
히 : 네. 그런 마음은 담겨 있어요. 결과적으로 보은 하지는 못 했지만.
- 그럼 그런 ‘보은하고 싶다’는 마음이랑 ‘검은 양’이라는 곡이 갖고 있는 메시지 사이에 연결고리 같은 것은 있을까?
히 : 아뇨. 딱히 별다른 연관관계는 없는 것 같아요. 어째서일까요… 저 자신은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룹에 보은하고 싶기는 한데… 하지만… 이런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겠지… 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이대로 아무런 보은도 못 하고 끝나버리는 걸까…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경우가 많죠.
- 하지만 ‘어떻게든 해 내야 하’는 거잖아.
히 : 네. 어떻게든 해 내야죠.
- 내가 보기에 그런 ‘어떻게든 해 내야 한다’는 거, 사실 굉장히 히라테다운 이유라고 생각하거든.
히 : 네?! 정말요?
- 뭐라 하지,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걸요’ 라는 말 보다 ‘해야만 하니까 하는 거예요’라고 하는 편이 훨씬 더 리얼하거든.
히 : 물론 저 역시 ‘하고 싶어서 하는’ 부분도 있지만, ‘해야만 하니까 하는’ 측면이 좀 더 커요. 그걸 책임감이라 해야 하나요? 케야키자카의 멤버로 있는 한 져야만 하는 책임. 이 곡을 마지막까지 책임지고 완성 시키고, 많은 분들께 전해 드리는 것이 바로 멤버로서의 책임. 이겠지요.
- 그렇군. 역시 히라테 유리나라는 사람에게 있어 무대에 서는 것이나 케야키자카의 멤버로 활동한다는 건 100% 즐거운 일 만은 아니라는 거지. 책임감도 느낄 것이고, 자신이 해야만 하니까 자기 자신을 북돋아 가며 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니까.
히 : 예를 들어 ‘안비바’ 때도 그랬지만, 보통 싱글을 제작 할 때 MV를 가장 처음 찍고, 그 뒤에 녹음을 한 뒤에 프로모션을 하는 순서로 진행이 되거든요. 보통 MV를 만들 땐, 함께 노력 해 주는 사람들과 힘을 모아 만들어 나가는 실감이 나는데, 레코딩이 끝나고 프로모션 때는 거의 혼자거든요. 제가 가장 크게 주저않게 되는 포인트가 그 부분이라는 것을 최근 들어 실감하게 되었어요. 혼자이기에 저 자신이 스스로를 북돋으며 노력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안 되니까요.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제가 가장 고전하는 부분이 그 부분이라는 점을 최근에 깨달았으니까요.
- 그렇게 보자면 2018년 한 해는 ‘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극복 해 온 1년이라 해도 되겠네.
히 : 그렇게 말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그럼 2018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 지 정리 해 볼까?
히 : 어떤 한 해였느냐… 음… 말하자면 뭔가에 쫓기듯 살아 온 1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게 책임감인지 시간인지 그도 아니면 다른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일 수도 있겠고요. 여러 가지에 쫓기며 살았던 것 같아요. 물론 그렇다고 다른 해에는 쫓기듯 살지 않았냐 하면 그런 건 아니지만 작년이 특히 쫓기며 살아 온 느낌이 있어요.
- 사실 지금도 그럴 것 같은데.
히 : 지금은 제작이 일단락 되어서 제작 일정에 쫓기고 그런 건 없어요. 그리고 프로모션도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이라 TV 출연 같은 스케줄도 없어서 지금은 마음이 좀 편한 시기네요. 하지만 TV 출연 직전이 되거나 시작되거나 하면 또 다른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겠죠.
- 그러고 보니 아까 전에, 투어 마지막 날에 ‘역시 나는 모두에게 폐를 끼친다’고 생각했다 했잖아? 그거 혹시 자책했던 거야?
히 : 네. 엄청 자책했던 것 같아요. 나란 인간은 이런 인간이다, 저런 인간이다 라며 계속 혼자서 깊이 생각 하거나 중얼거리거나 해요. 사실 예전에 ‘히라테는 요즘 아이들의 상징 같은 존재’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요즘 아이들’ 이란 저 같은 느낌일까요? 어린 아이들, 예를 들어 중, 고등학생이라 하면 왠지 발랄하고 기운차며 친구들도 많고 잘 놀 것 같은 이미지가 있잖아요. 하지만 ‘요즘 아이’들 중엔 저와 비슷한 아이들이 많아서 그런 얘기를 들은 걸까 싶어서 좀 신기하기도 했어요.
- 그렇구나. 모두들 마음 깊은 곳에는 다들 ‘검은 양’이 한 마리씩 있을 거라 생각해.
히 : 에? 정말요?
- 하지만 그런 부분을 남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숨기는 방법을 알고 있거나, ‘알고는 있지만 별 수 없지’라고 체념 한 경우도 있을 거야. 말하자면 사실 모두가 검은 양이지만 그런 자신의 모습을 끝까지 겉으로 보이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 한 사람도 있다는 얘기지. 하지만 히라테는 자신이 검은 양이라는 것을 숨길 수 있어도 딱히 숨기려 하지 않는 사람이라 할 수 있을거고.
히 : 그렇군요!
- ‘이렇게 하면 싫은 기억을 잊을 수 있어’ 라는 방법이 있어도 잊는다 해서 그 일이 없어지는 건 아니잖아.
히 : 아, 그렇죠. 그렇게 생각하곤 해요.
- 그래서 ‘검은 양’의 MV는 대단하다고 생각해. 사람을 이렇게까지 몰아 붙일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도 드는 동시에 ‘이렇게까지 몰아붙이지 않으면 이만한 감동은 얻을 수 없겠지’라는 생각도 들거든.
히 : 에~ 그런가요.
- MV를 찍을 땐 어떤 생각을 하며 찍었어?
히 : 음.. 애초에 곡의 테마가 ‘절망’을 그린 곡이었거든요. 모두의 ‘절망’을 MV에 담아야 했기에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힘들었는데, 그렇다고 많은 분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도 없고요. 특히 1, 2절 때는 엄청 힘들었네요. 제 역할은 다른 사람들의 ‘절망을 공유’하는 역할이었기에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그 사람들을 안아 주는데, 제 포옹을 받아들여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치는 사람도 있었거든요. 1절 때는 그나마 조금이라도 제 포옹을 받아주는 사람이 있었기에 어찌저찌 버틸 수 있었지만, 2절에 들어가면 제 포옹을 받아주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에 정말 괴로웠어요. MV에 나오는 피안화가 ‘저’를 상징하는 꽃이었는데 2절 도입부에서는 저 스스로조차 그 피안화를 버리고 시작하잖아요. 진짜 아무 것도 없는 텅 빈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했는데, 계단을 올라가는 장면을 찍는 순간까지 계속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아마 한 번에 OK를 받지 못 하고 여러 번 찍은 것 같긴 한데… 사실 2절 찍을 때의 기억도 거의 없거든요. 거기서는 ‘제’가, 그리고 곡의 주인공이 정말 너덜너덜해 질 정도로 거부 당하기에… 정말 힘들었어요. 그리고 앞으로 MV를 볼 때도 마음이 편치는 않을 것 같아요.
아, MV에선 소도구들도 많이 사용했고, 의상도 여러 버전이 있었던 데다가, 사실 나오는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부 캐릭터가 있거든요. 하지만 TV 버전에서는 그런 것들을 전부 보여 드릴 수도 없기에 조금 다른 시도를 해 보았어요. MV와는 다른 안무도 짰고, 좀 더 이러 저러한 것들을 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퍼포먼스를 완성 했기에 MV에서 보신 것과는 다른 느낌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아까 전에 곡이 먼저 변하느냐 히라테 본인이 먼저 변하느냐에 대해 이야기 한 적 있는데, 이번 곡이야 말로 정말 그런 느낌이었구나. 말 하자면 지난 1년간 느꼈던 ‘해야만 하니까 하는 거다’, ‘돌아 가야 하는 곳이니 돌아간다’는 히라테 본인의 각오가 이 곡을 불러들였달까, 태어나게 했달까 하는 생각이 드네.
히 : 그렇군요!
- 이렇게 말 하면 어떻게 들릴 지 모르겠는데, 히라테상은 이 곡을 처음 접하고 뭔가 기뻤을 것 같아. ‘아 내 지난 1년이 이렇게 인정 받는구나’ 라고.
히 : 네. ‘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구나’ 라고 느꼈어요.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게 이 곡이 주어져서 저 역시 제가 이 곳에 있어야 할 의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구원받았다’ 고 하면 좀 거창한 것 같지만요. 아, 내가 이런 감정도 표현 할 수 있구나. 이게 지금까지 내 마음 한 구석에서 날 고민하게 만든 감정이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MV 촬영 때는 부담감, 책임감 등 수 많은 감정들이 섞여 있었거든요. 물론 그런 감정들이 작품에 반영 되었다고 할 수도 있을 지 모르지만…
하지만 지금은 MV때랑 다른 감정으로 이 곡을 대하고 있어요. 네. 그렇네요. 앞으로도 이 곡을 할
때마다 저 자신을 조금씩 ‘긍정’ 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이 곡에 대해 반감이나 의문이 없는 이유는 제가 긍정받는
곡이기 때문일지도요. 솔직히 앞으로 TV에서 선보이게
될 퍼포먼스에 대해서도 그리 크게 걱정하고 있지 않거든요. 지금까지 해 온 곡들은
퍼포먼스를 앞 두고 조금 거슬리는 부분 등이 있었는데 말이죠. 아… 그런 이유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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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테 유리나
1년 4개월만의 롱 인터뷰
본지가 그녀와 인터뷰를 하는 것은 1년 4개월만의 일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작년 6월, 영화 잡지 ‘CUT’에 실린 ‘히비키’ 인터뷰 기사를 위해 그녀와 인터뷰를 한 바 있으나, 그녀 자신에 대하여 이야기를 듣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다.
이미 본지에서는 그녀와 두 차례에 걸쳐 같은 콘셉트로 인터뷰를 한 바 있으나, 이번 인터뷰는 과거 두 차례의 인터뷰보다 조금 더 농도가 짙고 진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2018년 1년간 그녀가 느낀 갈등과 염원, 그녀 자신이 그룹에서 떨어 져 있는 동안 느꼈던 점, 그녀가 갖고 있던 고민들, 케야키자카의 멤버로서 자신의 의의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런 고민들에도 불구하고 케야키자카46로 돌아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에 대한 해답은 찾아 내었는가, 멤버들에 대한 마음은 어떤가, 전국 투어는 어떠하였는가, ‘엠비벌런트’와 ‘검은 양’이라는 곡을 지금 부르게 된 의미와 지금 불러야 하는 이유까지 우리가 평소 묻고 싶었던 거의 모든 것들을 질문하고 정리 하였다.
가능한 한 정중하게, 하나 하나 순서대로 질문을 이어갔다.
2시간 18분에 걸친 긴 인터뷰를 끝낸 뒤, 그녀에게 ‘말 한 것 중에 잡지에 실리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 있니?’라고 물었다. 그녀는 ‘없어요.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히라테라는 사람은 지금까지도 그런 사람이었지만,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고 나서 느낀 것은 그녀가 ‘변화’ 했다는 점이었다. 그것은 무언가 거대한 하나의 순환을 거친 듯 한, 계절이 시작되고 끝나기까지의 과정을 가만히 지켜 보기라도 한 듯한, 너무나도 작지만 ‘본질적’인 변화였다. 단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무언가 달관한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물론 히라테라는 사람은 코 앞의 미래마저도 읽어내기 힘든 사람이지만.
이제 와서 그녀를 ‘이 왜곡되어버린 시대’의 상징이라느니 ‘시대가 낳은 고독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아이콘’이라느니 떠받들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대가 흐르며 그 안에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느낄 법 한 뒤틀림이나 개개인들이 발산하는 비명과도 같은 읊조림들과 공명하며 대변하는, 꽃을 피우지 못 하는 덧없는 무성화와 같은 존재가 누구인가를 거론한다면 아마 히라테 유리나라는 존재를 빼 놓고는 이야기 하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지는 크나큰 기대를 견뎌내며, 퍼포먼스를 위해 자신의 생명력마저 불태워 보는 이들을 압도하는 존재 역시 히라테를 빼 놓고는 이야기 하기 힘들다.
오늘 하루도 매 분 매 초, ‘잘못 된’ 순간들을 쌓아가며 살아가는 히로인, 히라테 유리나의 생생한 목소리를 찬찬히 읽어 주시기 바란다.
- 잘 지냈니?
히라테 (이하 ‘히’) : 네. 잘 지냈어요.
- 요즘 보기 좋더라.
히 : 아하하하
- 깜짝 놀랄 정도로 잘 지내는 것 같더라고.
히 : 아, 정말요? 왜일까요… 올 해 들어서 마음이 좀 후련해졌는데, 그 영향도 있을 것 같네요.
- 새 해가 밝으면서 기분이 확 바뀐거야?
히 : 아무래도 연말에는 부상 때문에 일을 못 했잖아요. 그게 좀 힘들었거든요. 그랬던 것이 일단 좀 진정이 되었으니까요. 아, 요즘은 ‘검은 양’ 프로모션 기간이라 안무를 숙지하는 시기예요.
- ‘검은 양’ 엄청난 곡이더라고.
히 : 그렇죠. 사실 좀 불안하기도 해요. (웃음)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도 여러분께 전해드리고 싶은 것들이 많아요. 아니 이번 작품은 그 ‘전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활동할까 싶을 정도예요.
- 기대가 되네. 지난 인터뷰로부터 1년 이상 시간이 지났기도 하잖아. 2018년 1년 동안 이래저래 일들이 많기도 했고. 이번 인터뷰는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히라테 유리나라는 사람의 1년간을 활자로 옮겨 보고자 해. 네가 지난 1년을 살아 온 증거랄까?
히 : 네. (웃음) 저 개인적으로도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일일이 전부 기억도 못 할 정도예요.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지’라는 말을 들으면 ‘아, 그런 일도 있었지’라고 떠올릴 정도.
- 하지만 어떤 일이 생길 때 마다 하나 하나 전부 해결 해야 했잖아. 느끼는 것도 다 달랐을텐데… 그래서 힘들었을거고.
히 : 네. 그건 그렇죠.
- 어떤 감정이었는지, 이미 지나 버린 일이라 생각 안 나려나?
히 : 정말로 기억이 안 나요. 감정 뿐 아니라 어떤 일이 있었는 지 조차.
- 아무래도 여러 가지 일들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그런걸까?
히 : 아뇨. 오히려 저는 작년 한 해가 엄청 길게 느껴졌어요. 무엇보다도 ‘히비키’ 이전 전반부가 너무 다사다난해서, 5, 6월쯤에 벌써 ‘아 아직도 반년이나 남았네’라고 생각했는 걸요.
- 그렇구나. 아무래도 작년 연말이 힘들었을 테니. 그 때 느낀 괴로움은 지금까지 느껴 본 것들이랑은 달랐을거고.
히 : 네. 전혀 달랐어요. 말로는 다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죠.
- 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지만 할 수 없고, 몸도 생각처럼 움직여 주지 않았으니… 마음과 육체 사이에 갭이 있었지.
히 : 그것도 그랬지요. 작년 연초에는 ‘유리를 깨라!’ 시기였잖아요. 그 때는 유이쨩즈, 코바야시 유이쨩이랑 이마이즈미 유이쨩 두 명이 더블 센터에 서 주었고요. 작년 전반기는 정말 그 둘이 그룹을 이끌어 주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연말에는 이마이즈미도 졸업 해 버려서… 이대로 코바야시에게 맡겨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마음 한 구석에 있었지만… 뭐랄까 엄청 복잡한 마음이었어요.
- 조금 듣기 힘든 말일지도 모르는데, 사실 자신이 없는 사이에도 달려 나가는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 하거든? 그런 모습을 보고 ‘저기에 내가 들어가서 그룹을 이끌어 나가는’ 이미지가 잘 그려지지 않았던 것일까?
히 : 음.. 뭐라 해야 하죠… 하지만 제가 부상으로 이탈 한 뒤, 개인적으로 ‘코바야시가 센터를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사실 그렇게 되었어도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요.
- 그렇구나. 2018년 한 해 동안 정말 다양한 일들이 있었는데, 본인에겐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까?
히 : …다양한 일이 있었지만, 사실 좋은 일은 거의 없었네요. (웃음) 아, 물론 좋았던 일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는 일들도 많이 있었지만 그래도 뭔가 전체적으로 좀 이건 아니다 싶달까요. 그게 제 선택 문제인지, 사고 방식 문제인지, 아니면 뭔가를 하는 방식 문제인지는 몰라도.
- 히라테라는 사람의 개인적인 문제 뿐 아니라 그룹 내에서 졸업을 결의하는 멤버가 나왔다는 점이나 스태프들, 멤버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등 주변 영향도 적지 않았을 것 같은데?
히 : 아… 분명히 그런 면은 있네요. 전체적으로 그룹의 중심 축이 흔들렸다고 해야 하나요. 그런 이미지가 있어요. 개인적으로 그런 2018년을 상징하는 곡이 ‘엠비벌런트’(양가감정) 아닐까 싶어요. 그럴듯하죠?
- 오, 센스 있는걸?!
히 : 정말로 ‘안비바’야 말로 2018년을 묘사 한 곡인 것 같아요.
- 급박하면서도 거대한 흐름 안에서 무언가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는 그런 느낌?
히 : 그런 것 같아요. 일단 ‘가라스’ 활동 도중부터 활동에서 빠지고, 그 뒤에 ‘히비키’ 기간이 있었고… 그룹 활동으로 돌아 온 것이 바로 ‘안비바’였죠. 그룹 활동에 복귀 할 때도 ‘뭔가 좀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게 기억에 남아 있어요. 개인적으로 ‘이런 식으로 바뀌면 좋겠다’거나 ‘이렇게 되면 좋겠다’라는 것들이 있기에, 그룹으로 돌아 온 뒤 이래저래 생각 할 거리가 많았지요. 물론 안 좋은 의미 뿐 아니라 좋은 의미도 포함해서 말이에요. 멤버가 졸업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슬펐어요. 물론 졸업을 결정 한 것은 그 멤버 개인의 선택이므로 진심으로 축하 해 주고 싶었지만… 졸업하는 멤버 전원으로부터 ‘사실 나는 이런 목표가 있어서 졸업하는 거야’ 라던가 ‘사실 이런 꿈이 있어 졸업하는 거야’라고 들은 것도 아니니까요… 그게 정말로… 네, 정말 슬펐어요.
- 그럼 그룹으로 돌아왔을 때, 개인적으로는 어떤 감정이 컸어?
히 :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어? 우리 그룹 이런 그룹이었나?’라는 느낌이 컸어요. 저 스스로가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상이 너무 커서 기준이 너무 올라 가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물론 제가 모르는 곳에서 다들 엄청나게 고생 했을거라 생각하기에 제가 멋대로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었지만요.
- 그룹에서 떨어져 있는 동안 자신이 변했다는 생각은 안 들어?
히 : 저 자신이요? 아, 물론 혼자서는 해 낼 수 없는 일들도 많기 때문에 ‘멤버들 없이는 전할 수 없는 메시지도 있고, 멤버들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 것도 많다’는 점을 엄청 느꼈어요. ‘안비바’ 때부터 멤버들과 엮이는 안무가 많아지기도 했고요. 이전까지는 저 혼자 해야 하는 것들이 많았지만, ‘안비바’ 때는 멤버들과 함께 해야 하는 것이 많아져서 더더욱 그렇게 느낀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 그 말을 들으니 누구보다도 히라테상 본인이 그 동안 엄청 변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히 : 하지만 그런 시간이 없었다면 저는 ‘안비바’에는 들어가지 못했을 거라 생각해요. 일단 그룹을 떠나 있었던 것이 제게 있어 엄청 나게 의미가 있었고, 그런 시간을 가지길 잘 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시간을 갖지 않고 계속 변함 없이 케야키자카에 있었더라면 ‘안비바’는 나오지 못 했을거라 생각해요.
- 어째서 그렇게 생각해?
히 : 제가 영화 ‘히비키’에 출연 하기로, 영화라는 세계에 발을 들여 놓기로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를 생각 해 보면 역시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애초에 저라는 존재는 케야키자카의 일원이기에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고요. 케야키자카에 돌아 온 것 역시 그렇기 때문입니다. 물론 ‘돌아가야만 한다’는 마음과 동시에 한 편으로는 ‘하지만 좀…’이라는 망설임도 있었지만요.
- 그렇군. 그러면 그룹을 떨어 져 있던 몇 달 동안 계속 ‘그룹에 보은해야 해’, ‘돌아가야만 해’ 라는 마음으로 보냈다는 얘기네. 그럼 그 동안은 힘들었어? 아니면 그런 마음이 난관을 이겨 나가는 버팀목이 되어 주었을까?
히 : 아무래도 ‘버팀목’이라 하기에는 조금 힘들 것 같아요.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할까’를 엄청 고민하기도 했고.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이대로는 아무 것도 안 돼’라는 생각은 갖고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마음 먹고 결단을 내린 결과가 케야키로 돌아간다는 결론이었지요.
- 하지만 한 편으로는 위화감도 있었을 것 같은데?
히 : 음… 그건 그렇네요. 지금이야 이렇게 생각 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이렇게 생각 할 여유조차 없었으니까. 당시에는 정말이지 케야키로 돌아 간다는 것, 그리고 눈 앞에 닥친 영화 제작에 쫓겨서 정신이 없었어요. 그렇기에 지금처럼 주변을 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 그저 필사적으로 주어진 것들을 해 내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고 해야겠네.
히 :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것 밖에 할 수 없었어요. 그리고 항상 ‘어떻게 하지’라고 고민 했고요.
- 바로 그 ‘어떻게 하지?’라는 기분은 ‘내게 요구되는 것은 어떤 행동인가?’라는 의미일까? 아니면 ‘나는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서 어떤 존재여야 하느냐’에 대한 의문일까?
히 : 아, 그렇게 생각 해 본 적은 없어요. 제가 케야키자카의 일원이라 생각하는 점은 변함이 없으니까요. 지금까지 계속 센터에 서 오긴 했지만, 제가 정녕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곳에 있거든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선 ‘작품’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잖아요. 그렇기에 굳이 말한다면 ‘작품을 위해서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을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 같네요.
- 아, 그렇게 생각 해 왔기에 복귀 하겠다고 결정한 때, 혹은 복귀를 했던 시점에는 이미 그런 다짐이 다 되어 있었던 거구나.
히 : 네. 전부 결정이 되어 있었던 거죠. 아마 ‘히비키’ 촬영 후반쯤 부터는 마음이 정해 져 있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미 크랭크 업 날짜도 정해져 있었기에 하루하루 타임 리밋이 다가 오는 셈이잖아요. 그게 의외로 꽤나 힘들었어요. 가급적이면 다른 생각은 안 하려고 노력 했는데 ‘히비키’ 촬영을 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케야키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아서 그 밸런스를 잡는 게 힘들었어요.
- 그럼 ‘히비키’ 촬영이 끝나고 ‘안비바’ 제작에 들어 갈 땐 이미 각오가 되어 있었다는 얘기네?
히 : 네. 어중간한 마음가짐으로는 참여하지 못 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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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앞에서는 단 한 번도 일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노래’에 대해 남다른 정열을 갖고 있는 이마이즈미가 앞으로 도전 해 보고자 하는 분야는 다름아닌 연기. 올 해 7월에 방송된 드라마‘사랑의 달’에 사카키 사토코역으로출연 한 바 있다. 물론 이전에도 케야키자카의 드라마에서 멤버들과 함께 연기를 한 경험은 있지만 단독으로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오랜만이다 보니, 처음에는 감을 잡기가 힘들었어요. 지금까지는 잘 모르는 것이 있을 때, 멤버들이 대신해서 물어 봐 주기도했는데 이번에는 제가 직접 물어봐야만 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 해서 조금은성장 한 것 같기도 합니다.
같은 작품에 나오시는 분들도굉장히 다정하시고 ‘도쿠야마~’ 때 신세를 진 스태프 분도 몇 분인가 계셔서 현장 분위기에 금새 녹아 들 수 있었어요. 그리고 케야키의 ‘이제 숲으로 돌아갈까?’ 뮤비의 감독님이 이 작품의 감독님이셔서 ‘이런 곳에서 다시 뵙네요!’라고 기뻤지요.
이런 식으로 인연을 맺는 것을좋아하기에, 연예계가 좋습니다. 이렇게 다른 형태로 다시 만나게 되면 기쁘고, 앞으로도 이런 기쁨을 더욱 더맛보고 싶어요.
이번에는 조금밖에 나오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더욱 더 연기 일을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아직 연기를 그리 잘 하는 편은 아니기에 더욱 더 실력을 갈고 닦아서, 다음번에는 더욱 더 성장한 모습으로 이번에 같이 일 한 분들과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것도 이번에 처음으로 역할에몰입했거든요. 지금까지는 ‘역할에 몰입한다는 게 어떤 걸까?’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연기한 사카키 사토코 역은 순간순간 역할에 몰입 한 적이 있어서, ‘아, 연기를 좀 더 많이 하고싶어!’라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촬영 당시부터 계속 ‘연기 더 하고 싶다’고 스태프 분들께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만약 다시 연기를 할 기회가있다면 이번처럼 학생 역할 말고 지금보다 더 연상 역할… 한 25살 정도의, 남자 주인공이 바람 피우는 상대방역할 같은 것 해 보고 싶어요! (웃음) 물론 그런 경우를 경험 해 본 적이 없으니 연기하기 쉽지는 않겠지만 상상조차 되지 않기에 더더욱 연기 해 보고 싶어요.
연기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그녀에게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일’이 무엇이냐 물어보았다. 그러자 예상조차 하지 못 한 대답이 돌아왔다.
‘개인적인 목표인데요, 언젠간 ‘히루난데스’(닛테레의 정보방송)에 나가보고 싶어요. (웃음) 히루난데스를 정말로 좋아해서 매일 녹화해서 보곤 하거든요. 특히 목요일 코너를 좋아해서, 지금 개인적인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언젠가 히루난데스에 나간다’는 것이에요. 그렇게 되려면 엄청나게 노력해야하겠지만요.’
케야키자카46에서 졸업 한 뒤엔 탤런트로서 활동 할 것임을 공언한이마이즈미. 버라이어티 방송에도 적극적으로 출연하고 싶다고 한다.
‘버라이어티 방송에도 적극적으로 도전 해 보고 싶어요! 케야키자카로 활동하던 때도 버라이어티는 좋아했고, 특히 ‘케야카케’에서 이야기 했던 ‘시로누리 이마이즈미’(본인이 하고싶다고 기획한 것)는 정말 하고 싶었어요. (웃음)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 없어서, 언젠가 꼭 할게요! (웃음) 얼굴에 크림을 맞는 거나, 먹물 맞는 것도 해 보고 싶어요.
예전부터 AKBINGO!를 보며 자랐기에, AKB멤버 분들께서 얼굴에 크림을맞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해 보고 싶다’고 생각 했었고, 이 세계에 들어오면 당연히 하는 것이라 생각했었거든요. (웃음) 그런데 요 3년동안 그런 일이 들어 온 적이 없어서 오히려 깜짝 놀랐지요. 내심 그런 건 정식 데뷔 전부터 할 거라 생각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아무 거나 괜찮아요. 사실 저는 아무 거나 들어오는대로 하고 싶은데, 스태프분들께서 안 된다고 제지하시거든요. (웃음)
예를 들어 제가 블로그나 메시지어플에 헨가오(이상한 표정을 짓는 것) 사진을 올리려 하면 스태프분께서 ‘아, 이 표정은 안되겠네요.’라고 제지를 하시거든요… 저 나름대로는 선을 지킨다고 지킨건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도가 지나치다고… (쓴웃음)
사실 저는 뭔가를 숨기거나 하는게 싫어요. 그래서 팬분들께도 제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드리고 싶고요. 팬분들에게라면 부끄러울 것도 없고요. 어쩌면 가족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게 더 부끄러울 지도 모르겠네요. 저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오히려 보여 줄 수 없는 부분도 있고, ‘크림을 맞고 싶다’는 얘기도, 헨가오를 보여 준 적도 별로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하고 싶어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가족들에게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 하는 이마이즈미, 실은 가족들에게 그룹활동에 대한 상담 같은 것도 전혀 하지 않는다고.
‘일에 관련해서 상담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어떤 일을 해 보고 싶다던가, 졸업 후에는 어떤 것을 해 보고 싶다던가 하는 얘기도 한 적 없거든요. 학생 때는 이래저래 상담도 많이 했는데, 이 일을 시작 한 이후로는 집에서일 얘기는 안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빠도 집에서는 일 얘기 안 하시거든요. 그런 환경에서 자랐다 보니 일은 일이고 가정은 가정이라는 식으로 나누어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들도 그렇게 집요하게저한테 묻거나 하지 않거든요. 졸업 때도 발표 전날에 ‘아, 맞다. 나 내일 졸업 발표해’라고 전한 게 다였지요. (웃음) 활동을 쉬었을 때도 활동 휴지에 들어 간 뒤에 ‘아, 나 일 쉬기로 했어’라고 사후에 보고 한 게 다고요. 사전에 이야기 하면 걱정을 너무 많이 하시기에 가볍게 ‘내일부터 일 쉽니다’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그런 행동을 용남 해 주는 가족이기에다행인 거죠. 물론 안 보이는 데에선 엄청 걱정 해 주시겠지만요. 요 전에 오빠랑 아빠가 주고받은 메일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내용을 보고 ‘아, 이런 얘기를 하시는구나’라고 깜짝 놀랐어요. 특히나 아빠가 표현이 서투른 분이라 가끔 ‘요즘 어떻니? 고민은 없고?’라고 물어 보시곤 하는데, 저는 그럴 때 마다 강한 척 하며 ‘없어’라고 대답 하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강한 척 허세 부리는 건 그만큼 부모님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아무 말 안 해도 다 알아 주시고 받아들여 주시니까요.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케야키자카 졸업에 대해서도 가족들과는 상담하지 않고 스태프들과이야기를 진행시켰다. 그런 그녀에게 새삼스럽지만 졸업을 결의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물어 보았다.
‘3일간에 걸친 2주년 라이브가 끝난 순간, 지금까지 느낀 적 없는 느낌을 받았어요. 모든 것을 불태운 느낌이랄까. 그리고 그 뒤로도 그런 느낌이 한동안 계속 이어져서, ‘아, 이제 때가 됐구나’라고 실감했습니다.
1주년 애니버서리 라이브 때 느낀 감각과는 전혀 달랐어요. 1주년 때는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었던 데다가, 휴식기를 갖는다는 얘기도 하기 전이었거든요. 그렇게 보자면 그 때가 여러의미에서 일단락 지어지는 타이밍이었다고 할 수도 있을 지 모르겠네요.
2주년 라이브가 끝난 직후 스태프분과 상담을 했습니다. 몇 번인가에 걸쳐 대화를 하면서 스태프분께서도 여러 번 저를 말리셨지만 이미 저 자신은 마음을 굳히고있었어요.
그렇기에 7번째 싱글에도 참가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말씀을 드렸더니 스태프분께서 ‘아무 것도 참가하지 않고 졸업하는건 좀 섭섭하지 않니? 마지막으로 솔로곡을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말씀 해 주시더라고요. 지금까지 일도 자주 빼먹었는데그렇게까지 생각 해 주시는 게 뭔가 죄송스러웠기에, 마지막으로 그 분들의 마음에보답한다는 생각으로 소중한 커플링곡 중 한 곡을 받게 되었습니다.’
졸업, 그리고 앞으로의 활동에 대하여 같은 한자 케야키의 멤버들에게도상담을 하지 않았다는 그녀.
‘저 혼자 정했다는 느낌이에요. 멤버에게 이야기 꺼내기가 힘들었습니다. 다만 (히라가나 케야키의) 사이토 쿄코쨩에게는 이야기 했어요. 같은 한자 멤버보다는 히라가나 멤버가 객관적으로 보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멤버들 중에서 알고 지낸 기간도 가장 길어서 상담하기 편하기도 했고요.’
이마이즈미가 케야키자카에 남긴 마지막 곡은 싱글 ‘앰비벌렌트’ 통상반에 실린 ‘해가 뜰 때 까지’이다. 이마이즈미의 현재심경이 담긴 아름다운 발라드 곡이다.
‘처음 들었을 땐 가사가 제 마음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한 느낌이라 펑펑 울어버렸지요. 사실 졸업을 앞두고 아키모토 선생님께도 제 마음을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선생님께서 ‘그럼 졸업 전에 솔로곡을 불러줬으면좋겠다’고 해 주셨거든요.
후렴구에 ‘앞을 바라봐도 될까요?’라는 가사가 있는데, 그거 사실 제가 아키모토 선생님과의 면담에서 이야기 했던 말이거든요. 선생님께 ‘제가 아직 앞을 (미래를) 바라봐도 되나요?’라고 여쭤 본 적이 있는데, 가사에서 그 부분을 보고는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 보니 녹음도 큰 일이었지요. 제가 담담하게 노래를 하고 나오니 엔지니어 분께서 ‘이번 건 좀 뭔가 달라. ‘살며시’나 ‘부탁해’ 같은 부분은 좀 더 속삭이듯이 노래 해 봐’라고 말씀 해 주셔서 그 말씀대로했더니 훨씬 낫더라고요. 완성된 곡을 듣고나서 ‘아, 엔지니어님께서 생각하셨던 게 이런 거구나’라고 알게 되어 제 노래임에도 괜히 제가 다 감동을 받았지요. (웃음)’
아쉽게도 케야키자카의 일원으로서 라이브에서 이 노래를부르는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언젠가 한 번 쯤은 이 노래를 선보이게 될 날도 올 것이다.
‘정말로 죄송해요. (쓴웃음) 하지만 언젠가 꼭 부르고 싶어요.’
노래도 하고 싶지만, 그 이상으로 팬 여러분을미소짓게 만들고 싶다.
이토록 노래에 대해 애착을 갖고 있는 그녀가 어째서 그룹졸업 뒤, 가수가 아닌 탤런트의 길을 선택했을까?
‘제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에 대해 여러 모로 생각을 해 본 결과, 노래는 물론 계속 부르고 싶지만 그 이상으로 팬 여러분들을 미소짓게 만들고 싶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노래는 물론이고 토크라던지, 뭔가 재미있는 것에 도전한다던지 여러 모로 여러분들을 미소짓게 만들어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어요. 그리고 그 결과,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 길(탤런트)가 가장 알맞은 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한 가지에만 얽매이고 싶지 않다’는 마음 역시 강했거든요. 그러던 차에 여러가지 것들을 경험 할 수 있는 아이돌이 되었기에, 한 가지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마음이 더 강해진 것 같기도 해요.’
어릴 때부터 동경 해 온 아이돌이라는 길에서 벗어나게된 데 대한 미련은 없을까?
‘저 사실은 (NMB48 멤버였던) 와타나베 미유키상을 엄청 좋아해서 그런 아이돌이 되고 싶었어요. 그렇기에 지금 제 자신이 그런 아이돌이 되었느냐, 이제 만족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이미 하고 싶은 일을 발견 했거든요. 물론 그것도 아이돌이 되어 여러 세계를 경험 한 덕분에 인생에 있어 선택지가 많이 늘어 났다고 생각하고요. 실제로 해 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니까요.
앞으로는 홀로 활동을 하게 됩니다. 물론 힘든 일도 많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힘듦 역시 맛보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각오를 다지고 걸어나가려 해요.
그리고 졸업 한 뒤에도 팬분들과만날 기회는 꼭 가질 생각입니다. 제가 활동을 하면서 팬 여러분께 도움을 받은 적도, 위로를 받은 적도 많았기에 직접적으로 팬분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잃고 싶지 않아요.
사진집이 나오면 도쿄와 오사카에서전달회가 열립니다. 오랜만에 팬분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에 벌써부터 기대가 돼요. 오시는 분들 중에서는 사진집을 보시고 찾아 와 주시는 분도 계시잖아요. (웃음) 스태프분 이외의 분들께서 어떻게느끼셨는지 감상을 듣고 싶었기에 기대가 많이 됩니다.’
이번 인터뷰 내내 보여 준 망설임 없는 눈빛, 만면에 띈 미소, 흔들림 없는 발언등으로 그녀의 결의가 얼마나 굳건한 지 알 수 있었다. 그녀라면 수 많은 불안도 전부 특유의 긍정적인 모습으로 날려 버리며 탤런트로서 활약 해 나갈 수 있으리라는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그녀가 필자에게 질문을해 왔다. 너무나도 그녀다운 질문이었기에 그 자리에 있던 스태프 전원이 자신들도 모르게 폭소하였다.
‘저기… 졸업 한 뒤에도 만나 뵐 수 있을까요? 다시 한 번 같이 일 할 수있을까요? 오늘이 마지막은 아니겠지요? 저, 이래봬도 엄청 걱정이 많은 편이거든요. (웃음)’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이렇게일로 만나 뵌 분들과는 언젠가 꼭 다시 만났으면 하거든요. 이 세계에서 계속 일을 하다보면 언젠가 꼭 다시 만나 뵐 기회가 있겠지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 함께 일을해 주신 분들께도, 무엇보다도 응원 해 주시는 분들을 위해서도 더욱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릴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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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이즈미 유이
첫 사진집 촬영은 첫 날부터 편안하게 임할 수 있었다.
8월 7일, 케야키자카46에서 졸업한다는 것을 발표하여 팬들을 놀라게 한 이마이즈미 유이. 그녀눈 8월 15일에 발매 된 케야키자카의 7번째 싱글 ‘앰비벌렌트’ 활동을 마지막으로 그룹을 떠나게 되었다. 아쉽게도 전체곡에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통상반에 실린 솔로곡 ‘해가 뜰 때 까지’를 통해 싱글에는 참가하게 되었다. 또한, 10월 3일에는 케야키자카의 멤버로서는 마지막 활동이 될 첫 솔로 사진집 ‘아무도 모르는 나’가 발매 되었다.
본지에서는 아마도 마지막이 될 이번 인터뷰를 통하여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그녀의 근간이 되는 모습들, 그룹의 일원으로서의 활동 등 지금까지의 궤적, 그리고 졸업을 결의하기까지의 과정과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하여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 보고자 하였다.
우선 몇 주 뒤(인터뷰 시점)면 발매되는 첫 솔로 사진집 이야기부터. 솔로 사진집을 내는 것은 자신에게 있어 큰 목표 중 하나였다는 그녀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처음으로 사진집 얘기를 들었을 땐 엄청 놀랐지요. 사실 제 올 해 목표 중에 사진집을 내는 것이 있었기에, 그 목표를 달성했다는 생각에 기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괜찮으려나? 나로 괜찮으려나?’ 라는 생각이 들어 불안해졌어요.
처음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이미 다른 멤버들이 하나 둘 사진집을 내기 시작 한 때라, 사진집이 결정 된 멤버들이 촬영을 앞두고 몸을 만든다던지, 촬영기간 동안 어떻게 하는 지 등을 가까이서 지켜 봐 왔기에 사진집 촬영이 예상보다 훨씬 힘든 일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거든요. 그렇기에 솔직히 ‘내가 견뎌 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불안했어요.’
사진집 촬영이 이루어 진 곳은 이탈리아 나폴리 교외였다. 그리고 이마이즈미는 촬영을 앞두고 약 두 달에 걸쳐 준비를 하였다고 한다.
‘촬영 두 달 전부터 몸을 만들어야 했지요. 솔직히 제가 그 시기를 견뎌 낼 수 있을 지 불안했어요.
촬영에 앞서 멤버들의 사진집은 물론이고 다른 분들의 사진집을 많이 보았습니다. 정말이지 수십권씩 사서는 ‘이런 화장이나 의상 괜찮네’, ‘이런 포즈 괜찮네’라며 공부 했어요.
그렇게 다양한 사진집을 보다 생각 한 건데, 지금까지는 거의 웃으며 찍은 사진이 많았기에 이번에는 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자, 20살이 된 이후에 나오는 사진집이니 지금까지는 거의 보여드린 적 없는 성숙한 표정을 보여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촬영 장소가 이탈리아라는 말을 들었을 때, 지금까지 해외에 나가 본 적이 없기에 이탈리아가 어떤 이미지인지 상상도 되지 않았어요. 나폴리에 갑니다. 라는 말을 들어도 어떤 식으로 가는 지 모르니까 아무렇지 않게 그 자리에서 ‘아, 알겠습니다.’라고 대답 해 버렸습니다. (웃음) 나중에 듣자니 편집부 분께서 이탈리아의 밝은 이미지가 저와 딱 맞는다 생각해서 골라 주셨다는 것 같더라고요. 애초에 나폴리가 이탈리아 어느 부분인지도 모르는 상태였기에, 일부러 자세한 정보는 찾아보지 않고 일단 가서 즐겨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가 보니 편집부 분 말씀대로 저와 잘 맞는 곳이라 금세 익숙해 지더라고요. (웃음)’
촬영 자체도 릴렉스한 분위기에서 진행 되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그런 촬영으로 타지에서 묵게 될 때는 거의 호텔 방을 혼자 쓰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집… 이라 해야 하나요? 빌라를 빌려 묵었어요. 한 집에서 카메라맨분, 스태프분, 저까지 모두들 함께 묵었지요. 밥을 먹을 때도 다 함께 장을 보러 나가서, 함께 요리를 하고 함께 먹고, 잘 때도 ‘그럼 여러분 안녕~’이라고 방으로 돌아 와서 잤어요. 이런 경험은 처음 해 보는 것인데, 합숙… 아니 마치 가족 같아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저 뿐 아니라 카메라맨분도 밥을 먹으며 ‘이런 경험 처음이야! 절대 못 잊을거야’라고 해 주셨는데, 그 말씀이 정말 기뻤어요. 촬영 자체도 첫 날부터 마지막 날 까지 시종 편안하게 임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이번 촬영 방식이 지금 제게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촬영 자체도 거의 이 빌라를 중심으로 이뤄졌어요. 실제로 실린 사진 중 80%가까이가 집이나 정원에서 찍은 사진이거든요. 가끔씩 ‘오늘 점심은 밖에서 먹을까? 기껏 여기까지 왔는데’ 같은 식으로 외출을 했지요. 바다에도 갔었는데, 그 때도 사실은 아무 계획 없이 외출 했다 돌아가는 길에 ‘근처에 바다 있는데 바다나 가 볼까?’ 라는 느낌이었지요.
그런 환경 덕분에 저 역시 지금까지 보여드린 적 없는 표정을 보여드릴 수 있었어요. 진짜 데굴데굴 구를 정도로 폭소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고요. 너무 웃어서 배가 아파 움직일 수도 없을 정도로 폭소하는 장면도 사진집에 실려 있습니다. 사람이 이렇게나 웃을 수 있구나 싶어서 저 스스로도 깜짝 놀랐어요. (웃음)’
작년 12월에는 여성 패션잡지 ‘ar’의 레귤러 모델로도 발탁, 다른 멤버들에 비해 그라비아 등 사진에 찍힐 기회는 많은 편이던 이마이즈미. 지난 3년을 거치며 피사체로서의 감각에 변화가 있었을까?
‘그렇게 크게 변하지는 않았어요. 다만, 초창기에는 표정이 미소짓는 표정 딱 한 가지뿐이었던 것 같아요. ‘케야카케’만 해도 초창기에는 항상 웃고만 있었잖아요. 쿨한 표정 같은 걸 잘 못 지었지요.
그러다가 한 번, 카메라맨분께서 ‘다른 표정도 지을 수 있어?’라고 물어 보셨거든요. 그 질문을 듣고 ‘아, 나 항상 웃기만 하는구나. 항상 같은 표정이구나’라고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고 보니 어떤 잡지를 봐도 항상 웃는 모습만 실려있어’라는 것도 깨닫게 되어서 다양한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하게 되었어요.’
그런 그녀의 풍부한 표정이 가득한 이번 솔로 사진집. 그렇다면 본인이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사진은 어떤 것인지 궁금해 져 질문을 해 보았다. 그러자 굉장히 적극적인 태도로 대답하였다.
‘음… 마음에 드는 사진이 너무 많아요! 뭘 고르지… 아, 이 사진은 꼭 봐 주셨으면 하는데요, 검은 수영복을 입고 풀사이드에서 포즈를 잡은 사진이요! 이 사진은 제가 봐도 지금껏 본 적 없는 표정인데다가 몸 라인도 되게 예쁘게 찍혀서 감동했거든요. 이 사진은 부디 많은 분들께서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로! 그림자가 절묘하게 져서 복근이 예쁘게 찍혀 있기도 하기에 개인적으로 이 사진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사실 수영복만 입고 사진 찍는 거, 전혀 싫지 않아요. 어쩌면 피팅 단계에서 익숙해 진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열심히 노력해서 몸을 만들었으니 그 몸을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고나 할까요. 그런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수영복 촬영 때, 스태프분들께서 ‘좀 더 풋풋한 모습을 보여 줘!’라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아마 그 때는 당당하게 ‘나를 봐 줘!’라는 분위기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연기라도 좋으니 좀 수줍어 해 줘’라는 말까지 나와서 다들 엄청 폭소했죠. (웃음)
촬영을 하는 불과 며칠 사이에 지금 제 모습을 전부 끌어 냈다고 생각하고, 촬영이 끝난 뒤에는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불살라 버린 것 같았어요. 그래서인지 촬영 마지막 날에 엄청 울었습니다. 특히 ‘이번 컷이 마지막이야’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엉엉 울었지요. 그리고 화장을 고치는데, 화장 고쳐주시는 코디분도 울고 계시더라고요. (웃음) 그 모습을 보고, 저 뿐 아니라 모든 분들이 촬영을 즐겨 주신 것 같아서 기뻤습니다.
사실 저 같은 경우에는 첫 날부터 마지막날을 떠올리며 혼자 울곤 했거든요. (웃음) 첫 날 밤, 촬영 마지막날을 맞이하는 꿈을 꿨는데 그 꿈 때문에 자면서 펑펑 울었지요. 눈물 콧물 할 것 없이 엄청 흘리면서요. 그 결과, 다음날 얼굴이 퉁퉁 부어서 그 모습을 보신 스태프분께서 걱정 하시더라고요.’
‘무조건 아이돌이 될 거야!’라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왔다.
그럼 이제부터는 이마이즈미의 내면을 좀 더 자세히 파 들어 가 보고자 한다. 케야키자카46에 들어 와 3년간 활동하면서 자신의 성격이나 사고방식이 변했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원래부터 그리 어두운 성격은 아니지만, 낯은 많이 가리는 편이었어요. 초기에는 현장에서 만나는 스태프분들에게도 말을 거의 못 걸 정도였는데, 지금은 낯가림이 완전히 사라져서 현장에 가면 스태프분들과 친해지려고 적극적으로 말을 거는 성격이 되었습니다.
어째서 이렇게 변했는지 저 자신도 잘 모르겠는데요, 다시 만날 것이라는 보장이 없었던 사람과 다시 만났을 때, 엄청 기쁘잖아요. 그렇기에 일단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친해져서, 나중에 ‘와! 다시 만났네요’ 라고 기뻐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리고 함께 일 해 주신 분께서 ‘다음에 또 같이 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 해 주시면 기쁘잖아요.
사실 학교에 다닐 때는 먼저 말을 건다던가 하는 게 힘든 타입이었어요. 언제까지고 말 걸어주기만 기다린다 해야 하나요? 지금이랑 정 반대의 성격이었죠. 형제라곤 오빠들 뿐이었기에 같은 또래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감이 안 왔거든요. 그러다보니 학교 다니는 게 괴로워서 (웃음) 혼자 있을 때가 많았어요. 예를 들어 수업 때 두 명이 한 조를 이뤄야 할 때에도 반 인원이 홀수면 한 사람이 남잖아요. 저는 항상 그렇게 마지막까지 혼자 남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웃음)
하지만 이제 와서 성격을 바꾸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기에 그냥 전부 인정하고 받아 들였지요. 별 수 없다고 말이죠. 제 어릴 때 성격을 아는 엄마도 케야키자카에 들어 와 변한 제 모습을 보시고는 ‘사람이 이렇게도 변할 수 있구나’라고 놀라곤 하세요.
케야키자카라는 그룹도 신기한 게, 비슷한 성격인 아이들이 몰려 있잖아요. 그래서 초창기에는 솔직히 여러 모로 힘들었어요. (웃음) 일단 저 같은 경우는 몇날 며칠 함께 있으면 자연스레 마음을 여는 타입이다 보니, 초창기에 그렇게 오랫동안 함께 있었기에 멤버들과 자연스럽게 친해 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인 ‘누가 도쿠야마 다이고로를 죽였는가?’ 촬영 기간을 거친 것 역시 컸다고 생각하는데요, 같은 스튜디오에서 몇 시간씩 함께 있다 보니 상대방의 장단점을 전부 이해 하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멤버들도 그 때쯤부터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게 되었지요.’
그녀가 이야기 해 준 어릴적 에피소드 중에 특징적인 에피소드가 하나 더 있었다.
‘사실 어릴 적에는 카메라에 찍히는 걸 싫어했어요. 아빠가 카메라를 들이대시면 저 멀리 도망가서 ‘찍지 마!’라고 화 내곤 했거든요. (웃음) 그래서 시치고산(※어린아이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며 아이가 3, 5, 7살이 되었을 때 신사에 데리고 가서 기도를 드리는 행사) 때 사진도 엄청 뾰루퉁한 표정으로 찍혀 있지요. 사진사 분께서도 ‘혹시 따님 벌써 반항기인가요? 카메라 엄청 싫어하는데, 이 사진 한 번 봐 보세요.’라고 하셨다고 그러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어릴 적 사진이 거의 없어요.
마지막으로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은 온천 여관에 가서 제가 노래하고 춤 추는 모습을 찍은 사진인데요, 그 이후로는 찍은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아, 하지만 그 때부터 노래하는 건 정말로 좋아했지요.’
어릴 때부터 아이돌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던 이마이즈미. 그 동경의 근원은 그녀가 유치원 때 불렀던 노래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을 때부터 노래 하는 건 좋아했어요. 당시엔 모닝구무스메。선배님이나 미니모니。 선배님 노래를 자주 불렀어요. 어릴 때부터 ‘무조건 모무스나 미니모니에 들어 갈 거야’라고 이야기 하고 다녔죠.
사실 3~4살쯤 되었을 때부터 ‘커서 아이돌이 될 거야. 무조건 될 거야!’라고 이야기 하던 아이였기에, 지금까지 그대로 온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끊임 없이 ‘아이돌이 될 거야’, 아이돌이 될 거야’ 라고 이야기 해 왔고, 졸업문집에도 ‘장래에는 아이돌이 될 것’이라고 썼을 정도지요. 하지만 단 한 번, 다른 생각을 가진 적이 있었어요. 일단 아이돌은 하되, 아이돌로 활동을 안 할 때는 부업으로 꽃집을 하고 싶다고 생각 했었지요. (웃음) 한 때 그런 생각도 했었다는 얘기예요.
아이돌이 되기 위해 오디션도 여러 번 봤지만, 전부 떨어졌어요. (웃음) 그럼에도 엄청 긍정적으로 ‘아직 어리니까 괜찮아’라고 생각했었기에 16~7살 까지는 어떻게 해서든 아이돌이 되리라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요. 그리고 나이를 생각하면 이번이 마지막이겠구나… 라 마음먹고 응모한 것이 케야키자카의 오디션이었지요. 그렇기에 합격했을 때, 엄마고 오빠고 다들 울면서 기뻐 해 줬어요.’
어릴 때부터 오랜 시간동안 동경 해 온 아이돌. 그렇다면 실제로 아이돌이 되고 난 뒤, 이상과 현실의 차이는 없었을까?
‘사실 아이돌이 되기 전부터 아이돌이라는 직업의 숨겨진 뒷면을 찾아보는 게 취미였거든요. (웃음) AKB선배님들의 다큐멘터리 영화도 보러 갔었을 정도예요. 그렇기에 어느 정도는 숨겨진 면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기에 현실과 이상 사이에 그렇게까지 엄청나게 큰 간극은 없었어요. 뭐랄까, ‘잘 시간이 없어’라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네요.’
아이돌이 되기는 했지만 17년 4월부터 8월까지, 그리고 같은 해 12월부터 이듬해에 걸쳐 그룹 활동에 참가하지 못하는 등, 이마이즈미의 3년간의 아이돌 생활은 빈말로도 순탄하다고는 하기 힘든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3년은 정말로 눈 깜빡할 사이였어요. 말씀하신대로 도중에 쉬기도 했지만, 그 시기동안 저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었고 그 경험이 지금 제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거든요.
물론 때로는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었지요. 작년 봄에 제가 휴식기를 가졌을 때가 마침 앨범을 제작하던 시기였기에, 몇 번인가 스태프분께 ‘어차피 앨범에 참가 못 할 것 같은데, 이 타이밍에 졸업을 하려 합니다’ 라고 상담을 했어요. 하지만 휴식에 들어가기 전에 팬 여러분께 ‘기다려 주신다면 감사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었기에… 제 자신이 한 말을 뒤집을 수는 없어서 몇 달이나 고민했었지요.’
하지만 그렇게 쉬는 동안에도 그녀는 독자적으로 보이스 트레이닝을 받으러 다니는 등, 단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쉬는 동안에도 노래는 계속 해 나가려고 생각 했었기에, 보이스 트레이닝을 계속 했습니다.
보이스 트레이닝 시간 외에는 가급적 자연이 우거진 곳에 가 보거나, 아빠와 함께 당일치기로 시즈오카 여행을 다녀오거나 하며 주변 환경을 바꾸려고 했었어요. 보이스 트레이닝은 계속 하지만, 마음가짐을 리셋하면서 ‘아, 이제 괜찮겠다’ 싶은 타이밍에 스태프분께 말씀을 드렸죠.
처음으로 팬분들 앞에 선 것이 작년 마쿠하리였어요. 그 때 정말로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동했습니다. 아마도 그 순간의 기억은 잊을 수 없을 거예요. 생각 해 보세요. 1만 몇 천명 앞에서 혼자 노래를 불러야 했잖아요! 긴장이 장난 아니었어요. (웃음) 사실 스테이지에 올라가기 직전까지 다른 사람들 손을 꼭 쥐고 ‘부탁이니까 괜찮을 거라 말 해 줘’라고 이야기 했을 정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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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라이브는 즐겁게 하고, 전하고자 하는 것은 앙코르때 전한다
- 그럼 다시 아까 하던 얘기로 돌아 가 볼게. 개인적으로 케야키 공화국 세트리스트가 진짜 좋았거든.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막힘 없이 스무스하게 진행되는 게 좋았어. 다른 아티스트들 공연을 보다보면 ‘아 지금 여기서 흐름이 딱 끊겼네’ 싶을 때가 있거든. 그런게 그런 게 전혀 없었어. 아, 그리고… 엔딩이랑 앙코르 얘기 여기서 해도 돼?
히 : 네.
- 보통 본 공연이 끝난 뒤에 앙코르를 할 때는 ‘그럼 마지막으로 화려하게 불 태워보자’라고 달리기 마련이잖아?
히 : 아, 그렇죠.
- 하지만 이번 공화국 앙코르는 그렇지 않았잖아. 앙코르 때도 뭔가 메시지를 전하려 했던 것 같은데?
히 : 오히려 ‘그 때’ 메시지를 전하려 했어요. 일단 본 공연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즐기는 것을 메인으로 하자고 멤버들끼리도 정했었거든요.
- ‘두 사람의 계절’ 뒤에 ‘네가 없어’, ‘이제 숲으로 돌아갈까?’, ‘유리를 깨라!’로 이어지는 세트리스트였지. 그리고 뒤 무대 세트도 뭐라하지? 별처럼 반짝거리는 것으로 바뀌었고. 예를 들어 ‘네가 없어’ 같은 경우, 이번 라이브에 함께하지 못 한 멤버들에 대한 메시지 같았어. 그 곡 뿐 아니라 그 블록에 나온 곡들은 전부.
히 : 네.
- 하지만 마지막에 ‘유리를 깨라!’를 둠으로 해서 ‘언제까지 미련을 갖고 있을 수 만은 없어, 우리는 우리대로 걸어 나가야 해’라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한 것 아닌가 싶었어.
히 : 후후후후
- 아니 내 해석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도 안 알려주네 (웃음) 자, 그럼 ‘유리를 깨라’ 연출에 대해 말 해 보자. 보던 사람들 간담이 서늘했을 거야. 영상 속에서 유리나쨩이 쓰러진 순간, 아무도 없던 스테이지 위에 실제로 유리나쨩이 나타났잖아.
히 : 일단 멤버들하고 함께 빠진 뒤에, 안 들키도록 조심조심 기어서 스테이지로 돌아 와, 대기하고 있었어요. (웃음)
- 그리고 그 때, 영상 속의 유리나쨩이랑 무대 위의 유리나쨩의 움직임이 딱딱 맞더라고. 그건 어떻게 한 거야?
히 : ‘손은 여기’라는 식으로 정해져 있긴 했지만 그 이상은 별 거 없었어요. 영상 전환 스태프분이나 카메라맨분, 조명담당자분 등 관련 스태프 여러분이 잘 표현 해 주셨던 것 같아요.
- 아냐. 완벽했어. 그럼 그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는거야?
히 : 음… 우선 그 때, MA1 (유리를 깨라!의 의상)로 갈아입어야 했는데요, 무대를 멈추고 옷 갈아입는 시간을 만드는 것 보다는 스토리성을 주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작년 투어 때 마지막에 ‘불협화음’을 선보였을 때 처럼 ‘가라스’로 들어가기에 앞서 뭔가 연출을 넣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죠.
- 그렇구나. 뭔가 어떤 이미지로 하고 싶었다던가 하는 건 없어?
히 : 이번 앙코르 공연에는 설정이 있었는데요, ‘세종’에서 ‘숲’ 까지는 주인공인 ‘나’라는 인물이 꿈 속에 있다는 설정이에요. 영상에서도 제가 혼자 춤을 추잖아요. 그 때도 사실 저는 꿈 속에서 춤을 추고 있는 거죠.
- 오오!!
히 : 영상 마지막 즈음에 철컥 하는 소리가 나고, 제가 머리를 감싸고 주저앉잖아요. 거기가 바로 꿈에서 깨어 현실로 돌아오는 부분 인 것이지요. 그리고 제가 쓰러지고요. 아마 보시는 분들은 제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시고 ‘아 다음 곡은 불협이겠구나’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기도 한데…
-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그렇게 생각은 했는데 솔직히 ‘그만 뒀으면 좋겠는데’라고도 생각했어. 이런 흐름에서 불협이 나오면 유리나쨩이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생각했거든. 뭐, 결국 ‘가라스’에서도 죽을 뻔 했던 것 같지만.
히 : 뻔 한게 아니라 죽었죠. 원래 그런 세계관이거든요.
- 개인적으로는 그 장면을 보고, ‘유리나쨩은 화면 속에는 있지만 지금 눈 앞에는 없다. 당신들이 믿고 있는 것은 대체 어떤 것이냐?’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했어.
히 : 아…
- 사실 지금 내 눈 앞에는 없어도 이 세상 어딘가에는 존재하는 것들도 있고, 어쩌면 화면 안의 세상이 진실일 수도 있잖아. 그런 모순점을 이야기 하고 있는건가… 싶었지. 아, 그리고 공화국에서 보여 준 마지막 ‘가라스’는 지금까지 본 것 중 최고였어. 기백도 그렇고 표정도 그렇고 정말 엄청났거든. 하지만 유리나쨩은 언제나처럼 기억에 없겠지?
히 : 네. 기억이 안 나요. (웃음)
이야기는 다시 한 번 히라테의 활동 중지 기간으로 돌아간다. 히라테가 라이브 활동을 재개 한 것은 케야키 공화국의 약 1달 전, ‘THE MUSIC DAY 전해주고 싶은 노래’(7월 7일 방송)를 통해서였다. 그리고 다음 날엔 ‘JUMP MUSIC FESTA’에 참가, 요코하마 아리나 무대에 서서 기다리고 있던 팬들에게 ‘완전 부활’을 신고하기도 하였다. 그 때, 히라테상이 마음 속에 품고 있던 것은 어떤 감정일까. 모두가 알고 싶어 하는 그 점을 질문 해 보았다.
- THE MUSIC DAY에 나가게 되었을 땐 어떤 기분이었어?
히 : 사실 그 당시는 이미 ‘앰비벌렌트’의 제작도 시작 된 시기였고, 케야키로서 활동을 재개 한 시점이었기에 들어 온 스케줄대로 출연 했어요.
- 아, 자연스럽게 출연 한 거구나. 딱히 ‘이 무대에 나가야지’라고 마음 먹고 움직인 건 아니었네?
히 : 사실 ‘복귀한다’고 거창하게 뭔가 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딱히 그룹에서 나가서 활동 했던 것도 아니고.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나갈게요’라고 대답하고, 아무렇지 않게 나간 것 뿐이에요.
- 사실 유리나쨩이랑은 벌써 1년 넘게 라디오를 함께 하며 이래저래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있는데, 유리나쨩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갖고 있는 듯 하면서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 생각해. 실제로 ‘한자 한 글자로 자신을 표현한다면?’ 이라는 앙케트에도 ‘無’라고 썼었지?
히 : 네. 없을 무 자를 썼었죠.
- ‘히비키’를 보면서도 생각 한 건데, 유리나쨩은 자기 자신은 ‘무’인 상태로 두고 대신 ‘이럴 때 히비키라면 어떻게 생각할까’를 표현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어쩌면 그런 모습이 유리나쨩의 ‘자기 자신’이 아닐까 했지.
히 : 음… 하지만 ‘히비키’는 저 스스로도 그렇게 표현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요.
- 계기는 그렇겠지. 하지만 예를 들어 케야키의 곡을 표현 할 때도 그렇잖아. 유리나쨩은 자신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그 곡의 주인공을 표현하려 한다고나 할까? 주인공이 되어 표현을 할 때는 히라테 유리나라는 존재는 ‘무’가 된다는 거지.
히 : 아, 사실 저도 그런 생각 한 적 있어요. 실제로.
- 솔직히 말해서 무언가를 표현 할 때, 자신을 좀 더 예쁘게 보이고 싶다던가 눈에 띄고 싶다던가 하는 욕구는 전혀 없지? 오히려 스스로는 눈에 안 띄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 아냐?
히 : 네.
- 라이브를 보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다른 멤버들도 유리나쨩이 없는 만큼 자신들이 더 열심히 해야하겠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해 왔다고 생각하거든? 그렇게 다른 멤버들 개개인의 표현력이 파워업 한 상황에서 유리나쨩이 돌아 오고, 곧바로 전국투어에 돌입한 이 흐름이 최고였다고도 생각하고. 실제로 돌아 와 보니 어땠어? 잠시 자리를 비우기 전의 케야키와 돌아 온 뒤의 케야키가 좀 달랐어?
히 : 음… 아직 잘 모르겠어요.
- 유리나쨩 자신도 ‘히비키’를 통해 케야키자카로서 활동 할 때와는 달라졌다고 생각하거든?
히 : 네. 그건 그렇다고 생각해요.
- 요 전에 ‘사카미치 그룹’의 합동 오디션이 있었지? 합격자들이 어느 그룹에 들어 갈 지는 아직 모르지만, 결국 새로운 멤버가 들어 오게 된 거잖아?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히 : 솔직히 한자 멤버들은 지금 이대로 쭉 갔으면 좋겠는데요, 동시에 새로운 멤버도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 그럼 새로운 멤버들이 그룹에서 어떤 역할을 하길 기대하고 있어?
히 : 제가 함부로 이런 말을 해도 될 지 모르겠는데요, 그룹에 새로운 자극을 가져다 주면 좋겠어요.
- 하긴 지금은 전 멤버가 타이틀곡에 참가 할 수 있지. 하지만 멤버가 늘어나면 한자 케야키도 다른 그룹처럼 선발 시스템이 도입 될 가능성도 있잖아?
히 : 오디션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이거, 어떻게 보면 한 사람의 소녀의 목숨? 인생을 빼앗는 것이기도 하잖아요. 오디션에 붙어서 이 세계에 발을 들여버리면 대중에게 얼굴도 팔리고, 어쩌면 두 번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 할 가능성도 있고요. 그래서 스태프분들께는 ‘꼼꼼히 봐 주세요’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말이야, 팬 입장에서는 한자 케야키에 새로운 멤버가 들어온다는 사실이 아직까지도 납득이 안 된단 말이지.
히 : 팬 여러분 입장은 역시 그런가요…
- 팬들이 다 나같다고는 못 하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래. 개인적으로는 노기자카도 좋아하기에 쭉 지켜보고 있는데, 거기도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고, 기존 멤버들이 졸업하고, 원래 그 아이들이 서 있던 포지션에 다른 멤버가 서는 사이클이 뭔가 자연스럽게 느껴지거든? 하지만 한자 케야키는 그런 상상이 안 돼. 아니, 그 뿐 아니라 뭔가 좀 싫기도 할 정도. 이런 얘기, 새로 들어 올 멤버들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말이야.
히 : 멤버들 중에서도 아직 마음 정리가 다 안 된 아이들도 있어요.
- 새로운 멤버들도 들어오고, 활동을 쉬는 멤버도 있고, 이마이즈미상은 졸업을 발표하기도 하고. 그렇게 보면 한자 케야키라는 그룹에 있어서는 변화의 시기라고 할 수도 있겠네.
히 : 나중에 되돌아 봤을 때, ‘앰비벌렌트’라는 싱글이 그룹의 터닝포인트가 되어 있을 수도 있겠네요.
- 그럴지도. 뮤비 처음에 멤버 전원의 이름이 올라 오잖아. 참가하지 않은 멤버들도 포함해서 21명 전부. 그건 어쩌면…
히 : 어떤 의미가 있는 지는 모르겠는데요.
- 팬들 입장에서는 ‘21’이라는 숫자가 변하는 것을 반기지 않는 마음이 있단 말이지. 그렇다고 지금 있는 이 21명이 언제까지고 계속되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창때 소녀들인데다가 각자 생각하는 것도 있을테고. 여러 모로 영향을 받는 것도 있을 테니 결국은 자신들이 가고 싶은 길을 가 주었으면 좋겠다고는 생각해.
히 : 그렇죠. 어쩌면 멤버들도 ‘이번이 지금 멤버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활동일 지도 몰라’라는 생각은 내심 하고 있기에 지금 이렇게 견뎌 낼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죠.
- 그렇기에 팬들은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거지. 개인적인 망상이지만, 언제가 될 지는 몰라도 케야키자카가 언젠간 ‘해산’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어. 어쩌면 그런 마무리가 케야키자카랑 가장 어울릴 것 같기도 하고.
히 : 그럴 수도 있겠네요.
- 물론 해산하라고 하는 건 절대 아니고. 하지만 나도 모르게 그런 망상을 하곤 해. (쓴 웃음) 아키모토상이 만든 그룹, 예를 들어 48그룹은 아직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잖아. 노기자카도 새로운 흐름으로 바뀌어 가고 있고,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케야키자카가 지금까진 없던 방식으로 종착점을 가져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히 : 아니 왜 갑자기 그렇게 급히 마무리 짓는 건가요. (웃음)
- 어디서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 지 고민하다 결국 불시착 해 버렸네. (웃음) 그나저나 케야키자카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 해 갈까? 유리나쨩은 어떻게 변했으면 좋겠다 싶은 거 없어?
히 : 아직 그런 곳 까지는 생각하지 못 하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뻔히 예상이 되면 재미 없잖아요?
- 그건 그래!
히 : 어떻게 될 지 모르고, 예측이 안 되는 게 재미 있는 법이죠!
- 유리나쨩 개인에 대해 얘기를 해 보자면, 지금 17살이지?
히 : 음… 나이보다는 마음가짐이 중요 한 것 같긴 하지만요.
- 케야키 같은 경우에는 특히 젊은 층의 마음을 대변한다는 특징이 있잖아. 그런 기분을 잃지 않으려면 분명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네.
히 : 나이가, 외모가 어른이어도 마음이 젊으면 그런 발상은 가능할 거라 생각해요. 다카히로상만해도 어린아이 같은 부분이 많거든요. 신구상도 그렇고.
- 어른들이라면 하기 힘든 발상을 할 수 있는 분들이지.
히 : 네. 사실 케야키자카는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기에 성립되는 그룹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 역시 그 두 분께 배운 거고요. 두 분과 만나서 정말 다행이고, 그 두 분이 안 계셨다면 지금 같은 표현은 못 했을거예요.
케야키에서 특유의 술렁임이 최고야!
히라테에게 있어 'GIRLS LOCKS!'는 단순히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소뿐만이 아니다. 청취자들이 보낸 메일을 읽고, 라이브로 통화를 하는 등 자신과 같은 세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한 것이다. 해당 방송 전체의 메인 진행자인 토오야마교장은 그녀가 'GIRLS LOCKS!'를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지켜 봐 온 사람이다. 이번 인터뷰의 마지막 파트에서는 그런 두 사람의 ‘사적’이고 ‘개인적’인 대화를 실어보도록 한다.
- 유리나쨩이랑 같이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말들이 있었어. 녹음 때도 그렇고 잡담 때도 그렇고. 유리나쨩 본인도 같은 세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이 많을거고.
히 : 네. 많아요.
-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그런 것 중에 좋은 얘기들이 많았거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이번 기회를 빌어서 해 보는 건 어때?
히 : 음…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지금은 17살이지만 이 순간이 지나고 나면 더 이상 17살의 자신으로는 되돌아 올 수 없잖아요. 그렇기에 한 순간 한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해요.
- 그래, 그래! 유리나쨩은 바로 그런 생각들을 곡을 통해, 라이브를 통해, 그리고 이번에는 영화를 통해 끊임 없이 표현 해 왔잖아.
히 : 그런가요?
- 그렇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렇게 표현 해 오면서도 ‘주어’가 자기 자신이 아니라는 게 더더욱 대단한 부분이고.
히 : 주어가 제가 아니라고요?
- ‘내가’ 이렇게 하고 싶어서 이렇게 했다. 라는 게 아니라는 거지. 어디까지나 그 표현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을 정해놓고, 그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 표현 한다고나 할까?
히 : 하긴, 분명히 대상이 있긴 해요.
- ‘내가 이득을 보기 위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거야. 아이돌, 아니 연예계라는 곳은 ‘내가 이득을 보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로 가득한 곳이라 생각하거든. 기본적으로는 ‘내가’ 남들보다 돋보이기 위해 ‘나는 이렇게 예뻐요. 나를 봐 줘요’, ‘나는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이에요. 나를 봐 줘요’라고 주장하는 곳. 하지만 유리나쨩은 그렇지 않아. 희유(稀有, 희귀하다, 드물다)한 존재라고 생각해. 아, 희유가 무슨 뜻인지는 사전을 찾아보도록!
히 : 보기 드물다는 뜻인가요?
- 정답! 보통은 결과적으로 모든 화살표가 자신에게 향하도록 하거든? 하지만 유리나쨩의 화살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외부를 향해 있어. 전하고 싶은 대상을 갖고 있기에 그토록 다른 이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거라 생각해.
히 : 그런가요?
- 그렇다고! 좀 인정 할 건 인정 해! (웃음)
히 : 에~! (웃음)
- 자기 자신에 대해 전혀 모르지?
히 : 네. 원래 그런 성격인 것 같다고 신구 감독님이 그러셨어요.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 모르는 성격’이라고.
- 그런 성격이면 주변 사람들이 여러 모로 힘들거야. (웃음)
히 : 네. 주변 사람들이 힘들 거예요. (웃음)
- 그러니까 과자 같은 거라도 사 들고 가. 특히 여러 번 함께 일 하는 사람한테는.
히 : 항상 신세지는 분들께는 뭔가 해 드리는걸요.
- 정말? 뭘 하는데?
히 : 선물을 사 간다던가.
- 어? 나 아무 것도 못 받았는데?
히 : 예전에 뭔가 사 갔었는데요.
- ‘뭔가’라니. 자신도 기억 못 하는거야?
히 : 아 맞다. 니이가타에서 당고 사 갔잖아요. ‘히비키’ 촬영으로 니이가타 갔다 와서. ‘선물 같은 거 필요없어’ 라는 분위기였지만 결국 ‘사 와’라고 하셨잖아요. (웃음)
- 그리고 수달 인형도 사 왔었어.
히 : 그것도 기억 해요. 원래 저희 사무소에 있던 거 들고 왔지요.
- 그럼 그건 0엔짜리잖아! 아니 오히려 내가 더 많이 준 것 같은데?! 복숭아 만주라던가, 스타벅스 프리페이드 카드라던가. 참고로 그 카드 얼마 충전 되어 있었는 지 알아?
히 : 4600엔이요.
- 그래, 46에 딱 맞춰서 줬다고! 가게 점원이 엄청 묻더라. ‘왜 4600엔’이냐고. ‘선물 드릴 상대방 생일이 4월 6일인가요? 의미가 담긴 선물이라니 멋지네요! 저도 나중에 따라 해 볼게요’라고 해서 뭐라 대답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고.
히 : 근데 금방 전부 다 써 버렸어요.
- 아니 뭐 사실 우리도 받는 게 많으니까 별 상관은 없어. ‘앰비벌렌트’라던가 ‘스튜던트 댄스’, ‘I’m out’ 이라던가. 멋대로 많이 받고 있잖아.
히 : 요즘에는 저희 신곡이 SCHOOL OF LOCK를 통해 해금되는 경우가 많죠.
- 사실 그거 은근 긴장한다고. 다들 엄청 주목하거든. 주목하는 시선이 따갑게 느껴져.
히 : 그게 바로 저희가 드리는 ‘선물’ 이죠.
- 또 한 방 먹었네! 언제나 부처님 손바닥 위에서 도망치는 것 같단말야.
히 : 곡 제목 잘못 말 하신 적 있던가요?
- 없어.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안 틀려.
히 : 그럼 싫어하는 건 틀리시나요?
- 싫어한다고 하면 좀 그렇고, 감정이 실리지 않으면 그럴 때도 있어. 틀릴 때는 대부분 감정이 확 들어 가 있지 않을 때거든.
히 : 결국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네요. 숨기려 해도 숨기지 못 하는.
- 뭐,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긴 해. ‘이 사람, 감정을 실어서 이야기 하는구나’ 싶을 때는 사실 틀려도 그리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거든.
히 : 그건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 하지만 신곡을 처음으로 해금 할 때는 정말 엄청 긴장돼. 절대로 틀려선 안 되고, 곡 틀기 전에 너무 말을 길게 하는 것도 뭔가 좀 없어 보이잖아. 아, 그러고 보니 공화국 마지막날에 더블앵콜로 ‘앰비벌렌트’를 처음으로 선보였잖아. 그 때 정말로 소름 돋았어. 보통은 신곡을 선보이기 전에 전광판 같은 데에 ‘8월 15일! 7번째 싱글 발매 결정! 신곡 타이틀은 ‘앰비벌렌트’!’라는 식으로 정보를 보여 준 뒤에 퍼포먼스를 할 텐데, 그 땐 진짜 아무 말도 없이 신곡이 시작됐잖아. 그거 최고였어!
히 : 최고였나요?
- 응. 최고였어. 퍼포먼스가 끝난 뒤에도 보통은 ‘이 곡이 곧 나오니,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홍보하기 마련인데 그런 말 한 마디도 없이 캡틴이 전체 인사를 하고 그대로 공연이 끝났잖아. 그거 진짜 깔끔하고 각오가 돋보였어. 사실 일반적으로는 그럴 때 뭔가 한 마디 하고 싶어지거든. 아무 말 없이 그냥 끝내면 안 될 것 같고 말이야. 그런 부분까지 전부 생각하고 한 거야?
히 : 네. 사실 처음에는 ‘다음 곡은 신곡입니다. 들어주세요’라고 하고 퍼포먼스로 들어가려 했어요. 하지만 왠지 좀 멋이 없더라고요. 결국 저희들도 아무 말 하지 않고, 영상 공지도 나중에 트는 것으로 정했죠.
- 그렇지. 공연이 전부 끝난 뒤에 전광판에 공지가 나왔어. 현장의 반응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쪽이 정답이었던 것 같아. 더블 앙코르 때, 멤버들이 듣도보도 못 한 의상을 입고 나와서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고 춤을 추기 시작했잖아. 그 때 객석이 엄청 술렁였는데, 그게 최고였지.
히 : 아, 객석쪽이 술렁였나봐요?
- 엄청 술렁였어. 사실 사전에 정보를 들어 알고 있었다면 인트로가 울리는 순간, ‘아, 이게 신곡이구나!’라고 생각했겠지만, 그 때는 무엇보다도 ‘이거 뭐지? 못 들어 본 음악인데?’ 라는 반응이 먼저 오고, 그 다음에 ‘어? 이거 신곡이잖아!’라고 이해 하게 되는 거잖아. 다른 아티스트의 공연에서는 절대 맛 볼 수 없는 감각이었지. 그리고 케야키 팬들도 대단한 게, 순식간에 상황을 이해 하더라고. 물론 거기에는 곡 자체가 가진 힘도 있겠지만, 금세 ‘오오오오오!’라고 따라 부르더라.
히 : 오오오오오! (웃음)
- 방금 전에 처음 들은 곡을 말이지. 대단하지 않아? 케야키의 라이브는 ‘보통은 이렇게 하지’라는 공식을 전혀 따르지 않아서 재미있어.
히 : 사실 라이브가 끝난 뒤에 전원이 일렬로 늘어서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케야키자카46이었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게 자리 잡지는 않았죠. 요즘은 아예 캡틴이 ‘케야키자카46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면 다들 뿔뿔이 흩어져서 들어가거든요. 저희들끼리는 ‘얀챠바케 (제멋대로 흩어지는 것)’라고 부르는데요.
- 재미있는 이름이네. 누가 붙였어?
히 : 아마도 연출가분께서 붙이셨던 것 같아요. 요즘은 그냥 그게 당연한 게 되었지만.
- 아니 지금 그대로 문제 없다고 생각해. 앞으로도 변함 없이 케야키자카46 독자의 방식을 고수 해 주었으면 좋겠어. 아, 슬슬 시간이 다 됐다고요? 마무리 하라고요? 자… 그럼 안녕! (웃음)
히 : 안녕히 가세요. (웃음)
- 그럼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보자. 라이브, 또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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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테 유리나
도쿄 FM에서 평일 밤에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라디오 방송 '스쿨 오브 락'(정식 명칭은 '미래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학교 SCHOOL OF LOCK!') 은 10대 청취자들에게 절대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다.
히라테 유리나는 그 중에서도 매달 셋째 주에 방송되는 'GIRLS LOCKS!' 코너를 2017년 4월부터 담당,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으며 자신과 동세대의 청취자들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리고 이 방송에서만 볼 수 있는 히라테의 꾸밈 없는 모습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 봐 온 것이 이 방송의 메인 진행자인 토오야마교장 (본명 토오야마 다이스케씨)이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케야키 오타쿠'이며, 히라테에 대한 열광을 숨기지 않는다.
그런 토오야마씨가 이번엔 인터뷰어로서 히라테 유리나에게 인터뷰를 감행하였다. 그녀의 첫 주연 영화인 '히비키 ~HIBIKI~'를 시작으로 케야키자카46의 7번째 싱글인 '앰비벌렌트'에 대해, 2년째를 맞이한 야외 라이브 '케야키공화국', 그리고 신멤버가 가입 한 뒤의 예상까지…
그녀의 속마음을 잘 알고 있는 토오야마교장을 앞에 두고, 히라테 유리나가 솔직한 심경을 터놓았다.
- '히비키' 봤어. 2, 3일쯤 전에 시사회에 갔거든. 사실 영화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히라테 (이하 '히') : 그럴 것 같아요.
- 그래? 오히려 '영화 많이 볼 것 같다'는 얘기는 자주 듣는데…
히 : 영화관이랑 그리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거든요. (웃음)
- 잠깐만, 어느 부분이 영화관이랑 안 어울린다는 거야?
히 : 얌전히 앉아 있는 거 힘들어 하실 것 같아요.
- 아 그런 얘기구나 (웃음) 보통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잠이 들어 버리긴 해. 그리고 영화 보다가 조금이라도 '이해가 안 되는데?' 싶은 부분이 있으면 거기부터 몰입이 전혀 안 되거든. 하지만 '히비키'는 정말 단 한 순간도 졸릴 틈 없이 끝까지 봤어. 정말 재미 있었거든.
히 : 정말 다행이네요.
- 스포가 될 지도 모르니 좀 애매하게 얘기를 하자면, 유리나쨩이 연기하는 히비키라는 인물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장면 있잖아? 집요하게 히비키를 추궁하는 어른들에 대고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데요?' 라고 되묻는 장면. 거기서 상대방이 뻔한 말을 하니까 거기다 대고 '다른 데에서 들어 본 적 있는 말은 필요 없어요. 당신 자신만의 말로 이야기 해 주세요' 비슷한 말을 하잖아. 개인적으로는 그 장면이 제일 좋았어.
히 : 역시 라디오 진행을 하시니까 '말'이 가진 힘을 중요시 하시는 거죠?
- 그럴 지도 모르겠네. 그리고 이렇게 어른이 되어 사회에 나와 여러 면에서 얽매이게 되면 내심 '사실은 이렇게 생각하지만, 이런 건 이야기 못 하지'라고 포기 해 버리는 부분이 누구에게나 있단 말이지. 그런 '이야기 하느냐, 마느냐'의 절묘한 경계선을 확 찔러버리는 듯 한 영화였어. 히비키는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솔직히 이야기 하는 사람이잖아. 그런 모습이 정말 멋졌어.
히 : '히비키'는 어떤 장르라고 생각하세요?
- 장르?
히 : 최근 들어서 여러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해요. 어떤 것 같으세요? 일단 로맨스물은 절대 아닐거고.
- 응. 로맨스는 아니지. 전혀 (웃음) 음… 어떤 장르다 하고 나누기가 힘든데.
히 : (츠키카와 쇼) 감독님도 이 영화는 장르를 나누기 힘들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그런 부분도 전부 히비키답다'고 하셨지요. 어떤 장르의 틀에도 맞춰지지 않는 것이 말예요.
- 응. 그렇기에 내가 여기서 '휴먼 드라마'라느니 뭐라느니 흔해빠진 말로 장르를 나눠 봤자, 실제 히비키가 눈 앞에 있다면 '그딴 거 아니야'라고 부정 당하겠지. 아, 어쩌면 날아차기 한 방 맞을지도. (웃음)
히 : 제가 여러 사람들에게 묻고, 들은 대답들 중에 분명 그 '휴먼 드라마'라는 의견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 분도 '아, 아닌가? 그것 뿐만이 아니라 뭔가 더 있는 것 같은데'라고 덧붙이셨지만요.
- 정해진 한 개의 답 같은 건 없잖아. 영화를 본 사람들이 각자 생각 하면 될 일이고.
히 : 저도 '히비키'에 대해서 이건 이거다! 라고 정할 생각은 없어요. 제가 먼저 '이런 캐릭터' 라던가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라고 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 내가 시사회에서 봤던 버전은 엔드롤 부분이 제작도중이라 엔딩 테마곡이 안 나왔었거든. 하지만 본 상영때는 거기 노래 나오지? 어떤 곡을 쓸지는 결정 되었어?
히 : …제 솔로곡...
- 목소리 되게 작네! (웃음) 지금 뭐라 했어? 진짜로 안 들렸어서 묻는거야.
히 : 제 솔로곡이요.
- 아! 그렇구나! 어떤 곡이야?
히 : 가사도 엄청 좋고 저도 부르다가 금방 감정이 실려서 기분이 좋았어요. 하지만 딱히 그 노래가 안 들어갔어도 문제 없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 안 들어갔어도 문제 없었을 거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히 : 저는 영화를 다 보고나서 가장 먼저 '이 뒤로 히비키는 어떻게 될까?' 라는 게 신경 쓰였거든요. 그렇기에 그런 여운을 남긴 채로 끝나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 하긴, 여운에 잠겨 있을 때 노래가 나오면 그 곡의 가사에 신경이 팔리기 마련이니까. 어쩌면 가사에 따라서는 영화 전체의 인상도 바뀔 수도 있고.
히 : 딱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던가 하는 얘기는 아니에요. 다만 이 영화는 주제가가 있건 없건 어느 쪽으로도 성립 되었을 거라는 생각은 들어요.
- 그럼 이곡은 누가 부른 곡이야? 히라테 유리나? 아니면 아쿠이 히비키?
히 : 둘 다예요. 아키모토상도 이 곡은 저와 히비키를 떠올리며 썼다고 하시더라고요.
- 그거 재미있네. 히라테 유리나라는 사람에 대한 노래인 동시에 영화의 주인공인 아쿠이 히비키에 대한 노래이기도 한 거잖아.
히 : 아키모토상은 저와 히비키 두 사람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위치에 계시니까요. 그런 분이 가사를 쓰면 이런 가사가 나오는구나… 싶어서 좀 신기하기도 했어요. 저 자신을 대입시켜 보았을 때 '이해 된다' 싶은 부분도 많았고, '아 이건 히비키가 한 말이네' 싶은 부분도 많았고요.
- 엄청 기대되는걸. 빨리 듣고 싶어.
이름도 바꾸고 싶었어요. ‘아쿠이 히비키’가 되고 싶었죠
각종 미디어에서 보도가 된 바와 같이, 히라테는 올 봄부터 여름에 이르는 기간동안 케야키자카46로서의 활동을 중지했었다. 올 해 초에 부상으로 닥터 스톱이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연초부터 7월까지 그녀의 퍼포먼스를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절대적인 센터의 부재는 그룹 입장에서는 큰 위기였다. 하지만 남은 멤버들은 라이브에서 히라테를 대신하여 센터에 서며 그녀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하여 지금까지 해 온 것 이상으로 전력을 다 해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그 결과 크게 성장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 본 것은 팬들 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히라테 자신도 그 과정을 지켜 본 사람 중 한 명이었던 것이다.
- 이제 생각 해 보면 ‘아, 그 때 히비키 촬영을 했겠구나’라고 이해가 되지만, 한동안 케야키자카 활동을 중지 했던 적이 있잖아.
히 : 네. 올 해 4월 말부터 6월 초까지였죠.
- 그 사이에도 그룹은 활동을 계속 했잖아. 물론 당시에는 연기 하는 데 주목 했었겠지만, 때로는 그룹에 대해 생각하기도 했어?
히 : 제 소속 그룹이니 당연히 생각은 했죠.
- 생각은 했지만 좀 더 ‘히비키’에 집중하고 싶었던 거구나. 그럼 촬영 기간동안 멤버들과 만나기도 했어?
히 : 미팅때 잠깐 만난 정도예요. 스케줄이 거의 영화 촬영으로 꽉 차 있었거든요.
- 멤버들과 만나지 못 할 때, ‘다른 멤버들 잘 하고 있으려나’ 같은 생각은 했어?
히 : 그런 생각을 할만한 여유가 없었어요. (쓴웃음)
- ‘히비키’ 촬영이 끝났을 때, ‘히라테 유리나’는 어떤 감정이었을까?
히 : ‘계속 히비키인 채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로 이름도 바꾸고 싶었어요. 아쿠이 히비키가 되고 싶었지요.
- 정말이야?
히 : 아키모토상에게도 말 했는걸요. ‘개명 하고 싶다’고. 그랬더니 아키모토상은 ‘하고 싶으면 하라’고… (웃음)
- 하고 싶으면 하라니!! ‘안녕하세요 케야키자카46의 아쿠이 히비키입니다’라고 자기 소개 하면 엄청 당황스러울 것 같은데 말이야.
히 : 에? 정말요? 뭔가 되게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 적어도 원작자인 야나모토 (미츠하루) 선생님은 곤란해 하실 것 같아.
히 : 아 그건 그렇네요. 야나모토 선생님은 곤란해 하실 것 같아요. (웃음)
- 뭐, 그렇다는 건 그 정도로 진지하게 영화에 임했다는 얘기겠지.
히 : 네. 진지했어요. 지금도 약간 그 영향이 남아 있고요. 아니, 이 기분은 평생 안 없어질 것 같아요.
- 아, 아까 말했던 개명 얘기, 멤버들에게 하면 엄청 놀랄걸. 캡틴이 뭐라 할 것 같아?
히 : 의외로 ‘아, 그럼 오늘부터 히비키쨩이라 부를게’라 할 것 같은데요. (웃음)
- 아하하하!! (폭소) 하긴, 스가이라면 그럴 것 같다.
히 : 후유카도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히비키~’라고 불러 줄 것 같고요.
- 그러게. 뭔가 눈에 선하다. 그럼 반대로 의외의 반응을 보일 것 같은 사람은 누구야?
히 : 코이케는 ‘에?!’라고 깜짝 놀랄 것 같아요.
- 아니 그건 다들 그런 반응일 것 같은데!
히 : 그러게요. 다들 그러겠지요? (웃음)
- 그럼 ‘앰비벌렌트’는 언제쯤부터 제작을 시작했어?
히 : ‘히비키’ 촬영이 끝난 직후부터요.
- 마음 정리는 다 됐었어?
히 : 마음 정리라 할 것도 없었어요. 고민할 틈도 없이 바로 레슨장으로 향했으니까요. (웃음) 활동한 지 오래 되었기에 다시 댄스레슨부터 보이스 트레이닝까지 해야 했거든요.
- 그런 기초부터 다시 했구나.
히 : 제가 하고 싶다고 스태프 분들께 부탁을 드렸어요. 물론 영화 촬영이 끝난 직후에 쉬지도 않고 바로 할 거라고는 생각 못 했지만요. 기초 레슨이 끝난 뒤에 멤버들과 만나 함께 안무를 배웠는데, ‘앰비벌렌트’ 안무는 빠르기도 빠르고 어려운데다가 진짜 오랜만에 안무를 배우는 거라 힘들어서 울고 싶어질 정도였지요.
- 멤버들과 재회 한 기쁨을 만끽할 여유도 없었구나. (웃음) 새삼스럽긴 하지만 솔직하게 이야기 해 볼게. ‘앰비벌렌트’, 엄청 멋있지 않아?
히 : 멋있죠. 좋아하는 곡이에요. 뭐, 딱히 싫어하는 곡은 없지만 안비바는 특히 좋아요.
- 어떤 부분이 좋아? 구체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히 : A멜로디에 나오는 랩 비슷한 파트라던가. 최근 트렌드랑 잘 맞는다고도 생각하고, 여름 음악 페스티벌이나 라이브에서 부르면 분위기가 확 달아 오르는 곡이라 생각해요. 춤 출 때 다른 멤버들도 다들 되게 즐거워 보이고요. 단, 안무가 격렬하다 보니 체력 소모가 엄청나지만요.
- 좋아하는 부분이 나랑 같네. A멜로디의 노래 하는 방식이나 랩처럼 읊조리는 게 최신 트렌드랑 잘 맞아서 멋있어. 이 곡을 처음 딱 들었을 때, 현재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곡들의 좋은 부분을 쏙쏙 골라서 따 왔구나 하고 생각했지. 하지만 두 번째 들었을 때 부터는 이 곡, 케야키자카의 곡이구나… 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 (웃음) 딱 들어도 케야키자카의 곡, 그 중에서도 가장 멋진곡이랄까. 그렇게 수십번 반복해서 노래를 듣고 있으려니 MV가 올라오더라고. 그리고 그 뮤직비디오가 또 엄청나게 멋졌고!
히 : 그렇게 말씀 해 주시니 기쁘네요. 감사합니다.
- 사실 ‘안비바’ 뮤비에 대해서 묻고 싶은 게 엄청 많은데… 다른 데에서 많이 이야기 해서 식상하려나?
히 : 요즘은 어딜 가나 ‘히비키’ 얘기만 하지, ‘안비바’ 얘기는 거의 안 해요.
- 그래? 그럼 물어봐야겠다! (웃음) 뮤비 촬영 즐거웠어?
히 : 힘들었어요. (웃음) 지금까지 촬영 해 온 뮤비 중 가장 힘들었지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제가 나오거든요. 아무래도 뮤비 테마가 ‘제가 다른 멤버들을 해방한다’는 것이다 보니.
- 하긴, 생각 해 보면 멤버들이 축 늘어져서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데에서 시작하지. 말하자면 생명이 없는 것 처럼 늘어져 있고. 그리고 거기에 유리나쨩이 와서 각성시키고 말이야.
히 : 그렇죠. 그러다 보니 거의 모든 컷에 나와야 했기에 시종 현장에서 움직이고 있었어요.
- 1절 후렴구 직전에 나오는 B 멜로디 부분에 계단 장면이 있잖아. 다른 멤버들이 축 늘어져 있는 데에 유리나쨩이 나타나서 팔을 휘두르며 멤버들의 봉인 같은 걸 풀어내는 장면. 그 장면은 어떤 식으로 디렉팅이 된 거야?
히 : 사실 요즘 별다른 지시 없이 알아서 하라는 경우가 많거든요.
- 알아서 하라니 그게 뭔 얘기야. (웃음)
히 : 사실 제 파트는 댄스건 연기건 다른 멤버들이랑은 다르게 구성 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이 타이밍에 펀치’ 라는 식으로 지시는 받지만, 기본적으로는 제 자유에 맡겨 주시죠.
- 그 때 그 때 떠오르는 움직임을 가져가면 된다는 얘긴가?
히 : 네. 인트로 부분에서 혼자 걸어가는 장면만 해도 정해진 안무가 있기는 해도, 감독님께선 ‘네 느낌 가는대로 해’라고…
- 그렇구나! 그럼 그 장면에서는 어떤 생각을 하며 카메라 앞까지 걸어 온 거야?
히 : 기억이 안 나요.
- 기억이 안 나? 하긴, 항상 그랬지.
히 : 애초에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못 해요. 메이킹 영상을 봤을 때, 신구 감독님이나 다카히로상이 저한테 엄청 ‘좀 더! 좀 더!’ 라고 말씀 하시더라고요.
- 오, 좀 더 하라고 재촉하는구나!
히 : 언젠가 한 번 케야키 뮤비 촬영 현장에 와 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뮤비에는 현장의 소리는 안 들어가잖아요. 사실 다카히로상이랑 신구 감독님이 엄청 소리 지르시거든요. 감독님 같은 경우, 이전에 한 번은 소리를 너무 쳐서 성대결절이 오셨을 정도예요.
- 우와!! 정말? 하긴 그 정도로 만드는 사람들이 한계를 돌파해서 만들면 보는 사람들도 빠져들기 마련이겠지.
히 : 그리고 그렇게까지 해 주시는 덕분에 좋은 작품이 만들어 지는 면도 있을 거고요.
- 예를 들어서 1절 A멜로디에서 ‘얘기 들을 생각도 없다’ 부분이 엄청 멋있었는데, 거긴 어땠어?
히 : 거기도 감독님이 ‘좀 더! 좀 더!’라고 계속 소리 치셨어요. 그것도 바로 옆에서 (웃음) 감독님 같은 경우, 립신 (상반신 클로즈업) 때 엄청 지시 해 주시는데요, 어떻게 하면 텐션이 오르는 지 정말 잘 알고 계셔요. 그것도 감독님 의도대로 되지 않으면 끝내 주시지도 않고. 감독님이 납득 할 때 까지 영원히 이어져요.
- 그렇게까지 하니 좋은 작품이 나올 수 밖에. (웃음) 뭐, 실제로 실적도 내 왔고 말이야. 감독님 지시대로 자신을 잘 드러내면 엄청 멋진 작품이 나오고, 그걸 본 전세계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평가 해 줄 거라는 확신이 있는 거잖아.
히 : ‘유리를 깨라!’ 때도 사실 뮤비에서 저 혼자 나오는 장면은 ‘전부 자유롭게 하라’고 하셨거든요.
- 아, 1절에서 2절 넘어가는 댄스 브레이크 말하는 거지?
히 : 사실 안무가 A멜로디랑 B멜로디, 후렴 부분 밖에 없었어요. 간주라던가 안무가 없는 부분은 ‘자유롭게 춤 춰도 된다’고 하셔서 그렇게 했더니 몇 번인가 리테이크 한 결과, 가장 좋은
- 그렇게 믿고 맡겨 주고, 끈기 있게 기다려 주면 맡겨진 쪽도 기뻐지잖아. 그렇지?
히 : 하지만 사실 지금까지 만족한 뮤비는 없어요.
-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 했다는 거야? 그룹 전체적으로 만족 못 했다는 거야?
히 : 저 자신에게요.
- 완성된 작품을 되돌아 보았을 때, ‘여기 정말 괜찮네’ 싶은 부분보다 ‘여기는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걸’ 이라거나 ‘지금이라면 더 잘 할 수 있을텐데’ 싶은 부분이 많다는 거지?
히 : 네. 멤버들이 나온 부분 중에 마음에 드는 부분은 있지만 제 부분은 전혀.
- ‘앰비벌렌트’에서 유리나쨩, 그토록 멋지게 나왔는데도? 대단하네.
바로 그 ‘앰비벌렌트’를 처음으로 선보인 곳이 7/20-22에 걸쳐 후지큐 하이랜드에서 개최된 ‘케야키공화국 2018’이었다. 작년에 이어 2년차를 맞이한 야외 콘서트이다. 사전에 공개된 이번 콘서트의 테마는 ‘물에 흠뻑 젖어 즐기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테마 대로 멤버들이 객석에 물을 들이붓는 연출도 가미되었다. 세트 구성, 세트리스트, 무대 연출 역시 케야키자카스러운 면이 가득했고, 무엇보다도 앙코르 공연까지 끝낸 뒤에 가슴에 남는 감정은 케야키자카가 아니면 줄 수 없는 것이었다.
- 케야키공화국, 마지막 날에 보러 갔었는데, 제일 처음 든 생각이 바로 ‘세트리스트가 참 훌륭하다’는 거였어.
히 : 사실 저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요.
- 뭐라고?! 보통은 ‘감사합니다’가 나올 타이밍인데~
히 : 아, ‘감사합니다’. (웃음)
- 케야키공화국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어?
히 : 처음에 결정한 건 오프닝이랑 엔딩을 어떻게 할 지였어요.
- 작년은 오프닝에서 깃발을 휘두르는 퍼포먼스를 보여줬었지. 마칭 퍼포먼스라고 하던가?
히 : 네. 올 해는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예전에 유튜브에서 보고 ‘이거 재미있다’ 싶었던 ‘집단행동’을 한 번 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키모토상도 그거 괜찮겠다고 해 주셔서 하게 되었습니다.
- 일단 엔딩 얘기는 나중에 하고. 그래서 내용은 어떻게 정한거야?
히 : 전국투어랑 차이를 두어야겠다고 생각 했거든요. 여름이고, 야외고 하니 ‘놀아보자’는 분위기도 좋겠다 싶었지요. 안무도 최대한 멤버들이 객석 가까이 가도록 조정했고, 관객분들은 물론이고 멤버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라이브로 만들고 싶었어요.
- 아 그래서 첫 곡으로 업템포인 ‘위태로운 계획’을 고른 거야?
히 : 사실 그 곡을 첫곡으로 한 건 작년 공연과의 접점을 만들려는 의도였어요.
- 아, 그렇구나! 작년 케야키공화국 마지막 곡이 바로 ‘위태로운 계획’이었으니까!
히 : 작년에도 와 주신 분들은 눈치 채 주시겠지라고 내심 생각 했지요. 뭐, 신나는 곡이기도 하고요.
- 첫 곡부터 오시타올을 엄청 휘둘러댔어. 아, 그리고 물을 사용한 연출도 엄청 좋았어. 첫 곡부터 객석을 향해 물 엄청 뿌려댔잖아.
히 : 스테이지에 설치 되어 있던 방수장치, 사실은 70m까지 물을 쏠 수 있다더라고요. 소리 엄청났죠?
- 응. 엄청났어. 첫 곡부터 완전 흠뻑 젖어버렸지.
히 : 아싸! (웃음)
- 거기서 ‘아싸’는 좀 이상하지 않니? (웃음)
히 : 개인적으로 이번 공화국의 숨은 테마로 ‘관계자석까지 전부 흠뻑 적셔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 그랬어? 아니 왜 그런 거야~
히 : 관계자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공연을 볼 때도 팔짱끼고 가만히 앉아서 보잖아요. 객석에 물을 뿌려도 ‘아, 물 뿌리네’ 정도로만 보고, 남일처럼 생각하니까… 그 사람들이 팔짱 풀고 당황하는 모습이 보고 싶었어요.
- 관계자석 보고 짜증이 났었다던가? (웃음)
히 : 그런 부분도 있을 지 모르겠네요. (웃음) 사실 그래서 리허설이 시작되자마자 가장 먼저 관계자석에 물 뿌리는 테스트부터 했어요. 스테이지에 서서 관계자석을 향해 물을 쐈죠.
- 그것 말고도 해야 할 일 많았을텐데 (웃음) 하긴 아키모토 선생님도 ‘내가 한 방 먹었네’ 라고 하면서 곤란해 하시던데.
히 : 사실 처음에 회의 하면서 ‘관계자석에도 물 뿌려보고 싶다’고 하니 반대 의견이 나왔거든요. 하지만 나중에 스태프분께서 아키모토상에게 확인을 했을 때, 아키모토상이 ‘괜찮겠다’고 해 주신 덕분에 하는 방향으로 결정 되었어요. ‘기대된다’, ‘나도 물 맞고 싶다’고도 하셨다고 하니까, 내심 아키모토상도 기뻐 해 주셨을 거라 생각해요. (웃음)
- 이것도 같은 이유일 지 모르겠는데, 사실 물을 뿌리는 게 뭐가 좋냐 하면, 누구나 물을 맞으면 무의식적으로 소리를 지르잖아. 그리고 그 순간부터 완전히 스위치가 켜 지는 거지.
히 : 바로 그거예요! 물 맞는 순간 조이고 있던 나사가 풀어지는 거죠! 사실 보시는 분들이 어린아이로 돌아 가 줬으면 했거든요. 다른 사람들 시선 신경쓰지 않고 왁자지껄하게 뛰어노는, 어느 사이엔가 잊고 있던 감정을 떠올려 줬으면 했죠.
- 아, ‘팔짱 낀 모습이 짜증나서’가 아니라? (웃음) 뭐, 소리를 지른다는 건 다르게 말 하면 목을 푼다는 얘기니까 어쩌면 라이브에서 물을 맞기 전에는 잠겨있던 목소리도 잘 나올 수 있게 되겠네.
히 : 엄청 많이 젖으셨어요?
- 응. 젖었어. 물 뿌릴 때 엄청 높은 각도로 뿌렸잖아. 하늘로 물이 올라가서 어? 안 보이네? 라고 방심하고 있을 때 쏴아~하고 쏟아지더라고.
히 : 아하하하. 그 시간차, 재미있죠?
- 샤워기랑은 비교도 안 될 정도였어. 물방울이 뚝뚝 떨어져 내렸으니까. 멤버들도 여러 모로 힘들지 않았어? 무대 뒷편에서 급하게 의상을 말리거나 짧은 시간안에 화장을 고치거나 해야 했을 테니.
히 : 아무리 서둘러도 시간에
맞출 수가 없어서 다들 포기했었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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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보니 멤버 중 어떤 분도 '케야키는 본 무대에 강하다'고 하셨었지요.
스 : 그렇지요. '공화국' 때도 오프닝 '집단행동' 직전에도 그랬는데요, 곡이 흘러나왔을 때만 해도 '이거 어쩌지'라고 불안해 하고 초조해 했는데요…
- 그렇지만 정작 본 무대때는 성공리에 해 냈다. 그런 얘기시죠?
스 : 성공리에 해 냈나요? (웃음)
- 제가 보기엔 그랬는데요.
스 :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 작년에 선보인 깃발 퍼포먼스에 이어, 올 해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시려나 하고 기대 했었지요. 물론 그 기대를 멋지게 충족 시켜 주셨고요. 아, 의상도 예쁘더군요.
스 : 아, 그 의상은 멤버들도 다들 마음에 들어 했어요. 사실 TAKAHIRO선생님께서 이끄시는 댄스팀 여러분께서도 그 '집단행동'에 함께 나와 주셨는데요, 그러다 보니 대기하는 사람이 엄청 많았어요. 그것도 처음 뵙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지요. 지금까지 자주 호흡을 맞추어 보았던 분들은 2~3분 뿐이었던지라 전체적으로 호흡을 맞추는 것이 힘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멤버들과 댄서분들이 한 데 섞였다가 서로 교차하는 등의 동작이 잘 맞지 않아 시간이 엄청 걸렸어요. 물론 그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건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댄서분들과 함께 함으로 해서 퍼포먼스 자체도 좋아졌고요.
- 그렇게 좋은 흐름을 타고 전국투어가 시작되었다는 얘기군요. 이 인터뷰가 실린 호가 발매 될 때 쯤에는 아마 니이가타 공연이 끝나 있을 텐데요, 현 시점에서의 포부나 전망 등을 알려 주실 수 있나요?
스 : 작년 전국 투어 때는 히라가나 멤버들이 함께 해 주었기에 도움을 받은 부분이 컸거든요. 하지만 올 해 투어는 한자 단독이다 보니 어떤 일이 일어 날 지 잘 모르겠어요… 멤버들끼리 서로가 서로의 힘이 되어 주며 극복 해 냈으면 좋겠어요.
- 작년에는 히라가나 케야키가 나눠서 짊어 졌었던 짐을 올 해는 한자 멤버들이 짊어져야 한다는 얘기군요. 개인적으로는 한자 멤버들의 유닛이 그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요.
스 : 그렇죠. 유닛곡들 중에는 귀여운 분위기인 곡들이 많아서 회장의 분위기를 밝게 바꾸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분위기에 완급을 주는 거지요.
- 스즈모토상은 'AM 1:27'에만 참가하시네요. 아, 그리고 첫 싱글에 실린 '놓친 버스' 정도인가요?
스 : 네. 하지만 앞으로는 아마 '놓친 버스'는 부르지 않을 것 같아요. 지금은 네루 역시 같은 버스에 올라 탄 상태니까. (웃음)
- 그건 그렇네요. 그럼 해 보고 싶은 유닛곡은 없나요?
스 : 음… 제가 귀여운 분위기의 곡을 해 봤자 그렇게 어울리진 않을 것 같고… 그렇다고 격렬한 춤이 특징인 유닛을 해 보고 싶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니… 저는 그냥 다른 멤버들이 유닛을 할 때, 전체 연습을 좀 더 자세히 보고 신경 쓰이는 점이 있으면 그 점을 고치는 등, 좀 더 전체적인 퍼포먼스를 좋게 하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아, 물론 '지금'은 그렇다는 얘기예요. (웃음)
- 스즈모토상에 대해 그렇게 잘 아는 편은 아닙니다만, 분명 스즈모토상은 그렇게 남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모습이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작년 '공화국'에서 보여 주셨던 사이토 쿄코상과의 댄스배틀 같은 퍼포먼스도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것이 사실입니다.
스 : 아~ 뭔가 반갑네요 그 얘기.
- 그 일을 계기로 사이토상과는 교분이 깊어지셨다고 하던데요.
스 : 네. 친해졌어요. 쿙코는 나이도 동갑이고, 작년 TIF가 끝나고 6명 정도가 함께 유원지에 놀러 간 것을 계기로 급격하게 친해졌지요. 쿙코, 정말 특이하고 재미있거든요. 저 이외의 한자 멤버들과도 친해졌는데, 요즘은 그룹 활동을 거의 함께하지 못 해서 아쉽습니다.
- 히라가나 케야키 자체도 하나의 그룹으로 활동을 하고 있고, 한자 케야키는 한자 케야키대로 8월 21일에 결성 4년째가 되지요. 그렇게 보면 시간이 지나는 게 참 빨라요.
스 : 벌써 4년차인가요? 시간이 그렇게나 지났어요?! 데뷔 1~2년차 때는 정말 시간이 너무나도 빨리 흘렀었기에 요즘은 그렇게까지 '시간 흐르는 게 빠르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개인적으로는 지금 이 정도가 딱 조ㅎ은 페이스라고 생각하거든요. 애니버서리 라이브가 끝난 뒤, 여유를 되찾고 7싱글 제작기간에 들어 갔기에, 그 뒤로 이어 지는 '공화국'과 전국 투어는 흐름이 괜찮다고 생각해요.
- 전국 투어, 기대 해도 될까요? 퍼포먼스는 당연한 거고, MC면에서도.
스 : 아… 그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하는 게 그리 익숙하지가 않아서… '공화국' 때도 이틀째에 MC를 했었는데요, 자신이 없어서 엄청 짧게 했어요. (웃음)
- 아직 부끄러우신건가요. 그럼 처음 얘기했던 내용으로 되돌아 가 보지요. MC를 그렇게 하는 데에는 어쩌면 스즈모토상 본인이 자신을 믿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무리해서 남들에게 자신을 어필 할 필요까지는 없어'라는 마음이 반영 된 것이 아닐까요.
스 : 그런 건 아니에요… 최근 들어 일상생활을 할 때에도 예전에 비해 '허용범위'가 넓어졌다고 생각하거든요.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있다면 제 생각에 동조를 해 주지 않거나, 심하게는 반대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당연한 것이라고 납득을 했다고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도 이해 못 하는 분도 계실 것이고, 이해 해 주지 않는 분도 계실것이라고. 그런 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 그건 아마 스즈모토상이 '어른'이 되셨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스 : 그렇지요. 자신이 어른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싫은 것이고요.
- 전에도 그런 말씀 하셨었지요. '어떤 어른이 되고 싶냐'고 여쭸을 때,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고 하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웃음)
스 : 네. 뭔가 타협하는 것 같아서 싫긴 하지만… 변화라는 것 역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 그런 사고방식, 매우 좋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사카미치 합동 오디션'을 통해 케야키자카46에 새로운 멤버가 들어 올 수도 있잖아요. 그렇게 인원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받아들이실 수 있나요?
스 : 멤버들끼리도 그 얘기를 자주 해요. 모리야와 '어떻게 되려나'라고 이야기 한 적도 있고요. 들어 온다면 어떤 아이가 들어 올까… 라는 식으로요. 저는… 개인적으로 마음 속 어딘가에 '불만'을 품은 아이가 들어 와 주었으면 좋겠어요. 한자 케야키의 곡 중에는 메시지성이 강한 곡들이 많기에,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역시 어딘가 충족되지 못 한, 의문을 갖고 있는 아이가 더 생생하게 표현 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스즈모토상은 그런 식으로 일상적으로 그룹에 대하여 생각하고 계신가요?
스 : 음… 일상적이라고 하기는 힘들 것 같은데요. 물론 평소에도 멤버들이랑 함께 있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사생활은 별개잖아요. 그렇다곤 해도 멤버들과 이야기를 할 때는 공통된 화제가 케야키라 결국 그룹이야기를 하곤 하지만요. 뭐, 곡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 하는 거야 안무를 배울 때나 라이브 직전 정도 뿐이예요. 아예 안 하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평소에는 그냥 밥 먹으러 가자던가 즐겁게 잡담 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 하긴 항상 긴장된 상태면 지치겠죠. (웃음) 그럼 좀 편한 질문을 해 보죠. 최근 흥미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스 : 음? 딱히 없는 것 같은데요. (웃음) 오히려 요즘 여자아이들은 어떤 걸 좋아하나 묻고 싶은걸요.
- 아니 제가 여자아이가 아니라… (웃음)
스 : 아, '흥미'라고 할 것 까지는 아니지만 맛있는 버블티 가게를 찾아 다니곤 해요. 다만, 인기있는 가게는 줄 서서 기다려야 하잖아요. '우와~ 엄청 인기 많네'라고 투덜거리면서도 결국은 서서 사곤 하죠. (웃음)
- 아, 결국 줄 서서 사는군요. 아마 그런 것도 도쿄의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스즈모토상이 생각하시는 '도쿄'란 어떤 이미지인가요?
스 : 음… 시부야의 스크램블 교차로의 이미지예요. 그 정도밖에 떠오르는 게 없네요.
- 그렇군요. 그럼 다시 아까 얘기로 돌아 가 보죠. 최근 흥미 있는 거, 정말 없나요?
스 : 음… 해외에 대해서 흥미가 있는 것 같아요. 예전부터 해 온 말이지만 파리에 가 보고 싶어요. 뭔가 세련된 곳일 것 같고, 맛있는 요리가 많다고 들었거든요. 역시 먹을 게 맛있는 동네는 매력적이죠.
- 사실 유럽은 대부분 음식이 맛 있는데 말이죠.
스 : 우와~ 언젠간 멤버들이랑 함께 유럽 가 보고 싶어요.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작은 목소리로) 가 보고 싶네요.
- 만약 해외에서 라이브를 하게 된다면 멤버들과 함께 해외에 가실 수 있겠네요.
스 : 해외에서 라이브라… 외국의 젊은 분들의 심정은 어떤 지 몰라서…
- 방금 그 말씀은 역시 '케야키자카의 곡은 젊은 사람들의 마음에 호소하는 곡'이라는 의미신가요.?
스 :저 자신도 그룹에 들어오기 전에는 마음 한 구석에 막연한 불만이 있었고, 들어 와서 저와 비슷한 아이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하지만 해외의 아이들이 어른들에 대해, 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할 지를 모르겠어서…
- 문화는 다를 지 몰라도 근본적인 부분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요.
스 : 그런가요? 그냥 이미지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해외 아이들은 뭔가 엄청 자유롭게 사는 것 같아요. 그런 환경에서 살아 온 아이들에게 저희 곡은 통하지 않을 것 같아요…
- 해외라고 해도 나라가 하나 뿐인건 아니니까요. LA같은 경우는 특정 연령이 되기 전의 아이를 집에 혼자 두면 부모가 처벌을 받기도 하는걸요. 어린 아이가 범죄에 말려들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고는 합니다만.
스 : 그렇군요… 그럼 해외의 아이들도 나름대로 생각하는 게 있겠군요.
- 일본사람들이 보기에는 자유로워 보일 지 몰라도 그들 나름대로 억압된 부분이 있겠지요.
스 : 혹시 그런 아이들이 있다면… 라이브를 하는 의미가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어렵잖아요. 언어가 다르다는 거. 메시지도 바로 전해지지 않고.
- 그럼 우선 아시아부터 노려 보시는 건 어떨까요? 악수회에 한국이나 대만 팬 분들도 오시잖아요.
스 : 아, 분명 많이 와 주세요. 하지만 해외의 팬 분들께서 어떻게 케야키자카를 좋아하시게 되셨는 지 솔직히 좀 궁금해요.
-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노래나 퍼포먼스를 보시고 팬이 되시지 않았을까요?
스 : 그렇다면 기쁩니다만… 하지만 어른들 중에서도 저희 곡을 들으시고 '우리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라고 공감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해외의 팬분들도 마찬가지로 저희의 곡을 듣고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있다면 그런 메시지를 전하러 가고 싶어요. 다만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언어 문제가… 단순히 노래를 한다고 해서 메시지가 전부 전달이 될 지…
- 케야키 라이브는 항상 스테이지 위에 설치 된 모니터에서 가사가 흘러 나오잖아요. 해외에서 공연을 한다면 그 가사를 그 나라의 언어로 번역해서 보여 주면 되지 않을까요? 쉽진 않겠지만.
스 : 오! 그런 방법이 있었네요! 모니터에 대대적으로 가사가 나오니까.
- 그럼 외국어에 대해서는 흥미가 없으신가요?
스 : 음…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 했지만, 사실 영어라던가 그 외의 외국어를 할 줄 알면 즐거울 것 같긴 해요. 물론 그렇다고 영어 회화를 배우러 간다던가 할 생각은 없지만요. (웃음)
- 언젠간 그 생각을 실행에 옮기실 날이 오면 좋겠네요. 아 그러고 보니 8/21에 결성 3주년을 맞이하시는데요, 원래는 그룹 이름도 달랐잖아요. 그 점을 생각하면 어쩌면 처음에 생각했던 그룹의 분위기나 방향성도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어떠신 것 같나요?
스 : 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당초 그룹 명은 좀 미묘했던 것 같아서 (웃음) 그렇기에 합격 당일에 갑자기 그룹 명이 바뀌었을 땐 놀라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다행이다'라고도 생각했어요.
-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군요. (웃음) 스즈모토상, 12월이면 한 살 더 나이를 먹게 되시는데요, 새롭게 먹게 되는 1살은 큰 의미가 있나요?
스 : 음… 그렇게까지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은데요… 19살에서 20살이 되었을 땐 좀 다른 것 같았지만요. 아무래도 10대에서 20대가 된다는 게 컸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평생 20살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웃음)
- 아, 그렇군요. 그렇다면 10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하세요?
스 : 예전에는 10대인 채로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실제로 20살이 되고 나니 10대
때 보다 자유롭더라고요. 하지만 21살은 딱히 뭔가 특별한
느낌도 없고… 가능하다면 이 이상 나이 먹고 싶지 않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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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and Only
내게 있어 그녀의 이미지는 '조용한 댄싱 퀸'.
애초에 성격부터가 낯가림이 심하기에 그녀와 처음 만났을 때, 한 눈에 그녀가 활발하고 말이 많다는 것을 알아차릴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대 위에 서서는 백만마디의 말보다 더 많은 것들을 웅변하기라도 하는 듯 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주는 것 역시 그녀이다
그런 '평소의 모습'과 '무대 위에서의 모습'간의 갭 그 자체가 어쩌면 그녀의 매력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런 스즈모토가 신중하게 표현을 골라가며, 하지만 진지하게 그룹과 자신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화제에 따라서는 변함없이 수줍어 하는 모습도 보여주었지만, 그럼에도 주어진 질문은 피하지 않고, 거짓없이 말 해 준 그녀.
때로는 크게 웃기도 하며 그녀 특유의 풍부한 표정과 함께 한 시간들을 약 1만자에 걸쳐 글로 옮겨보려 한다.
- 갑작스러운 질문입니다만, 스즈모토 미유라는 사람이 '믿는 것'은 무엇인가요?
스즈모토 (이하 '스') : (눈을 동그랗게 뜨며) 네?! 음.. 믿는 것이라… '자기 자신' 정도일까요…
- 오호라. 그렇군요. 스즈모토상은 자기 자신을 믿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라…
스 : 음… 뭐라 하죠? 다른 사람에게 기대는 게 좀 어색해서요… 결국은 저 스스로 해결 해 버리고 말아요. 지금까지 계속… 그런 식이었던 것 같네요.
- 사실 지지난호에서 오제키 리카상을 취재했었는데요, 그 때 오제키상께서 '레슨 전에 스즈모토랑 함께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시더군요. 스즈모토상을 멤버들을 대할 때 어떠신가요? 적당한 거리감을 두고 지내시는 편이신가요?
스 : 네. 그렇지요. 하지만 저 자신에 대해 상담하거나 하는 경우는 없어요.
- 그럼 반대로 다른 멤버들의 상담을 해 주시는 경우는 있나요?
스 : 아… 기본적으로 조언을 해 준다거나 하기 보다는 그냥 조용히 얘기를 들어주기만 하는 경우가 많아요. 언제나…
-그러고 보니 예전에 '여성들이 상담을 해 올 때는 굳이 정답을 내려 하지 말고 조용히 들어 주면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남성들이야 그렇다 치고, 이 얘기는 여성들끼리의 관계에서도 통하는 얘기인가요?
스 : 음… 확실히 그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긴 해요. 사실 어떻게 하고 싶은 지 그 해답이 이미 자신 속에 있을 때라 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털어놓다 보면 지금까지 놓치고 있던 점이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다가, 자기 혼자 끙끙대는 것 보다는… 마임이 편해지기도 하잖아요.
- 대답은 이미 자신의 마음 속에 있다… 라… 그 말씀을 들으니 스즈모토상이 갖고 계신 '철학'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것 같네요. 자, 그럼 지금부터는 지난 활동들을 되돌아 보도록 하지요. 지난 4월, 데뷔 2주년 애니버서리 라이브가 있었지요. 그 때 저는 '쉬고있는 멤버들의 몫까지 커버하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19명의 멤버'들을 보고 이 그룹의 새로운 가능성을 느꼈습니다. 그럼 본인들은 그 점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스 : 그렇네요. 애니버서리 라이브를 무사히 넘겼다는 점이 참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전원이 모이지 않았기에 포지션도 많이 바뀌었고, 안무 배분도 바뀌었지만 전원이 힘을 합쳐 대응했어요. 물론 그렇게 했어도 리허설을 해 보면 결국 조금씩 잘 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지요. 물론 저 역시도 라이브를 앞두고 불안했었고요. 하지만 아무리 불안해도 안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 마음에 여유가 없이 코너에 몰려 있었어요. 그렇기에 멤버 전원이 하나가 되어 극복해 낸 점이 정말 기뻤지요. 음… 뭐라 해야 할까요. '눈 앞을 가로막은 벽을 뛰어넘었다'는 느낌이었지요.
- 스즈모토상은 처음으로 '사이마조'의 센터 자리에 서셨는데요, 센터에 서기에는 용기가 필요 하시던가요?
스 : 그렇죠… 하지만 그 때는 정말로 아까 말씀드렸던 것 마냥 '답이 저 자신 안에 있었'어요. 그렇기에 센터를 해 보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거절'이라는 선택지는 없었지요. 하지만 일단 멤버들에게 물어봐야겠다 싶어서 (웃음) 몇몇 멤버랑 그 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긴 했어요.
- 그 점에 대해 사이토 후유카상도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고민하는 스즈모토상 편을 들어 드렸다고 하시던데.
스 : (잊고 있던 것을 떠올린 듯) 아! 맞다! 그랬어요! 후쨩이 말 해 주었어요. (웃음) 그리고 원래 자신이 센터가 아닌 곡의 센터에 서는 것이 저 혼자만은 아니었기에, 다른 멤버들이 저와 마찬가지로 센터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저만 고민하는 것도 좀 이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원래 그 곡에서 스즈모토상의 자리는 센터 오른쪽 옆자리시죠? 어떻게 보면 그냥 한 자리 옆으로 간 것 뿐이시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뭔가 크게 차이가 있으시던가요?
스 : 보이는 풍경은 똑같더라고요. 그렇게까지 큰 차이는 없었다고 해야 할까요. (웃음) 사실 요 전 악수회에서 팬분들도 같은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센터자리에서 보이는 경치는 어땠냐'고. 그래서 '그냥 왼쪽으로 한 자리 옮겨 간 것 뿐이니까 그렇게까지 큰 차이는 없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팬분들께서 당황하시던걸요.
- 그랬군요. 사실 저도 조금은 감정적인 대답이 나올 것이라 기대했었는데요. (웃음)
스 : 에?!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까지 큰 차이가 없었는걸요. (웃음) 평소와 다름 없이 '사이마조'를 선보였다는 느낌이었지, 그렇게 뭔가 크게 다르다는 의식은 없었어요. 우와… 이렇게 얘기하고 보니 정말 특별한 감정이 하나도 담겨 있지 않네요. 뭔가 죄송한걸요.
- 아녜요. 오늘 인터뷰는 어디까지나 스즈모토상의 솔직한 생각을 듣는 것이 테마니까요. 하지만 센터 자리에 서서 퍼포먼스를 한다는 의미 깊은 상황에서도 객관적으로 무대 상황을 파악하는 모습이 왠지 흥미롭네요, 그럼 평소에도 무대에 서실 때는 그렇게 제 삼자의 입장에 서서 객관적으로 보곤 하시나요?
스 : 음… 뭐라 말씀을 드려야 할까요… 춤을 출 때 어떤 감정을 갖고 추는 지, 사실 저도 잘 모르겠거든요. 확실한 건 각 곡마다 각기 다른 감정을 갖고 임한다는 것 정도겠네요. 최근에 깨닫게 된 부분이 있는데요, '케야키 공화국 2018' 때 '이제 숲으로 돌아갈까'를 선보일 때였거든요. 곡이 끝나고나서 다음 곡 준비를 하러 가야 하는데, 그 때는 어째선지 '이 곡의 세계관에 좀 더 빠져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음 곡이 '유리창을 깨라!'였는데, 다음곡의 세계관에 빠져들지 못하고 '이제 숲으로~'의 세계관에 더 머물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계속 들어서 내심 놀랐습니다. '아, 내가 이 정도로 이 곡의 세계관을 좋아하는구나'라고 생각했지요.
- 그러고 보면 '이제 숲으로 돌아갈까'라는 곡은 케야키자카가 아니라면 소화하기 힘든 곡이요, 세계관이죠. '케야키 공화국 2018'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AM1:27'도 정말 좋았습니다. 지금까지처럼 스즈모토상을 비롯한 유닛 멤버들이 선보이려나… 라고 생각하고 있으려니 전원이 퍼포먼스를 하시더군요. 정말 장관이었어요.
스 : 정말요? 그렇게 좋게 받아들여 주시니 기쁘네요. 올 해 '공화국' 공연도 정말 즐거웠어요.
- 그리고 마지막날 공연 더블 앵콜 때는 신곡인 '앰비벌런트'를 처음으로 선보이시기도 했고요. 이번 신곡 역시 안무가 대단하던데요.
스 : 네. 이번 안무 같은 경우에는 다리보다는 팔쪽의 움직임이 격렬한 안무예요. 그리고 템포도 빠르다 보니 소화하기 힘든 안무지요. 멤버들 중에는 '신나는 춤'이라는 멤버들도 많긴 합니다만…
- 스즈모토상은 예전에도 '카제후카'의 안무에 대해 '스텝이 엄청 빡세다'고 표현 하셨지요. 그럼 '카제후카'와 '앰비벌런트' 안무를 비교 해 보신다면 어떠신가요?
스 : 아… '안비바'가 더 어려워요. 싱글이 나오면 나올수록 안무가 어려워 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공화국' 더블 앵콜 때 그 곡을 선보였을 땐 정말 체력적으로 힘들었지요. 심지어 바로 앞 곡이 '가라스'였어서 내심 '와, 이 다음에 안비바 춰야 되는 거야?' 라고 생각했을 정도였어요. 하지만 정작 음악이 흘러 나오자마자 팬분들께서 '헤이~' '워우워우~'라고 따라 불러 주시더라고요. 처음으로 선보이는 곡인데도! 그 소리를 듣고 '역시 흥이 나는 곡이고, 함께 즐기기 좋은 곡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기뻤어요.
- 이 곡에 대한 멤버들의 평가도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던데요. 스즈모토상은 어떠신가요?
스 : 저는… 물론 이 곡도 좋은 곡이라 생각은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불협화음'처럼 좀 센 곡조가 더 마음에 들어서요.
- 아, 스즈모토상에게는 그런 곡조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스 : 그래서인지 '가라스'도 엄청 좋아했어요.
- 팬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완성도 측면에서는 '후타리세종'과 '익센트릭'이 쌍벽을 이룬다고 생각하는데요.
스 : 아, '익센트릭'이랑 '세종'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 그리고 여름이라 하면 역시 '세카아이'의 이미지가 강하지요. 이번 '공화국'에서도 초반에 '세카아이'의 흰 제복이 보여서 뭔가 반가웠어요.
스 : 아 그러고 보니 콘서트 처음부터 그 제복 입고 있었지요. 리얼타임으로 그 제복을 입었던 당시랑 비교하면 겉모습도 꽤나 변했고, 다들 어른이 되었기에 어떻게 보면 거의 '코스프레' 처럼 보였을 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그렇게 생각 해 보면 언제까지 '사이마조'를 부를 수 있을 지가 걱정되더라고요. 저희들이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데 '어른들에게 지배당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노래 하는 것이 조금 안 어울리는 것은 아닐까 싶어서요.
- 그렇다곤 해도 케야키자카46의 원점이며 대명사는 다름 아닌 '사이마조'라는 점은 변하지 않지요. 물론 앞으로는 같은 곡을 선보인다 해도 곡에 대한 해석이나 관점이 바뀌는 것은 생각 해 볼 수 있겠지만요.
스 : 음… 지금은 이전과 전혀 다를 게 없는, 그 때 그대로의 '사이마조'인걸요.
- 그럼 노래가 아니라 안무면에서는 어떤가요? 어레인지를 한다던가 하시지 않나요?
스 : 아뇨. 기본적으로는 처음, MV촬영 당시의 안무에서 변하지 않았어요. 애초에 안무 자체가 굉장히 심플하기에 좀 익숙해 진 뒤에는 좀 어레인지를 한다던가, 난이도가 높고 멋진 안무를 넣고 싶어지기 마련입니다만, 멤버 각자가 그렇게 어레인지를 해 버리면 결국 안무에 통일성이 없어지게 되거든요. 최근 들어 후쨩이랑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요즘들어 다들 춤에 자신만의 버릇이 묻어나와 전체적으로 잘 안 맞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이번 '공화국' 리허설 때에도 그런 부분을 바로잡는 데 꽤나 고전했습니다. 특히 초창기 곡들일수록 그런 경향이 강했어요.
- 아 그런 고충도 있겠군요. 참고로 올 해 '공화국'을 녹화한 모니터용 화면을 다시 한 번 점검해서 앞으로 있을 전국투어에 피드백 할 계획 같은 것은 있으신가요?
스 : 녹화된 영상을 전부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곡에 따라 필요할 경우에는 점검하고 있어요. 일단 지금은 '완성도를 더 높여야겠다' 싶은 곡들부터 보고 있습니다.
- 라이브 현장에서 느끼는 달성감과 시간이 지나 냉정 해 진 뒤에 영상을 보고 느끼는 점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스 : 네. 특히 '안비바' 같은 경우엔 무대 위에서 춤을 추면서도 '아, 지금 관객분들께 퍼포먼스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지 않구나'라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실제로는 어땠으려나 싶어서 영상을 체크 했습니다. 라이브 스태프분들께서는 '괜찮았어'라던가 '분위기가 엄청 달아올랐다'고 말씀 해 주셨지만, 역시 안무도 벼락치기로 배워서 오른 무대였기에 좀 더 확실히 레슨해서 완성도를 높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영상을 보며 '좀 더 잘 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이 엄청 들었어요. 무엇보다도 그 곡은 앞으로의 라이브에서 큰 무기가 되어 줄 곡이라 생각하거든요.
- 하긴, 히라테상이 아크로바틱한 움직임을 보여주시는 것만으로도 라이브에서는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곡이 될 것 같네요. 자, 그럼 바로 그 히라테상이 복귀하신 데 대해 여쭤보겠습니다. 스즈모토상은 히라테상의 복귀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스 : 애니버서리 라이브를 통해 히라테라는 존재가 얼마나 큰 존재인지를 알게 되었기에, 역시 히라테가 돌아 와 준 덕분에 다시금 멤버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퍼포먼스도 더욱 더 좋아졌고, 그룹 분위기 면에서도 좋아졌고요. 그렇기에 저는 히라테의 복귀가 정말 기뻐요.
- 케야키 멤버들도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가는데요, 스즈모토상이 보시기에 그룹 분위기는 어떻게 변화 해 왔나요?
스 : 음… 대기실 분위기만 봐서는 그다지 변하지 않았고… (웃음) 다들 겉모습은 어른스러워졌지만 서로를 대하는 방식 등 다른 부분은 크게 변하지 않았어요.
- 그럼 히라테상과의 관계성은 어떻게 변해 왔나요? 초창기에는 고향이 가까웠던 것도 있어서 두 분이 콤비식으로 묶이시는 경우도 많았는데요.
스 : 요즘도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땐 히라테랑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아요. 히라테가 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히라테를 신뢰하고 있거든요. 물론 저 뿐 아니라 다들 히라테를 신뢰하고 있겠지만. (웃음) 히라테는 주변을 꼼꼼하게 관찰하고 있는데다가, 그룹에 대해서, 라이브에 대해서 엄청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거든요. 최근 들어 다른 멤버들도 '이 부분은 이렇게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던지 '여기는 이렇게 해 보고 싶다'는 식으로 의견을 내기 시작했는데, 저는 그런 자리에서는 말을 아끼고 우선 히라테에게 이야기를 하곤 해요. 히라테 역시 여러 모로 생각하는 모양인지 저에게 '이거 이렇게 해 보고 싶은데 어떨까?'라고 물어 오기도 합니다만 그럴 땐 제가 거기에 대해 의견을 내는 식이에요.
- 결국 두 분이 서로를 신뢰를 하고 계시다는 얘기네요. 한편 사이토 후유카상과도 조금 다른 성격의 '신뢰관계'를 맺고 계신 것 같은데요, '공화국'을 앞두고 올라 온 사이토상의 블로그에 스즈모토상과 찍은 사진과 '여러 모로 도움을 받았다'고 적혀 있었지요.
스 : 아… 그러고 보니 같이 사진 찍었었죠.
- 어? 다른 멤버들 블로그는 잘 안 읽으시나봐요?
스 : 에? 아… 네. 잘 안 읽어요. (웃음)
- 자주 만나니까 만나서 이야기 하면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웃음) 그럼 질문입니다. 스즈모토상은 그룹 내에서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 생각하세요? 예를 들어 퍼포먼스면에서 그룹을 이끌어 가는 존재 라던지.
스 : 음… 어떤 역할일까요. 그룹이 퍼포먼스를 할 때, 최대한 전체가 잘 보일 수 있도록 밸런스를 맞추는 면에서 그룹에 공헌하고 싶어요.
- 그런 'for the group' 정신, 정말 멋지네요. 춤 실력면에서 뛰어난데도 남들 시선을 의식하고 과장하거나 튀어보이려 하지 않는 점이 대단합니다. 한편으로는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이유가 궁금한데요.
스 : 아무래도 자신이 없어서인 것 같아요. 저 자신에 대해 말이죠. 물론 춤 실력에 대해서도 자신이 없고요.
- 겸손이라 해도 도가 지나치다 느껴질 정도인걸요.
스 : 음… 케야키는 곡이 새롭게 나올 때 마다 안무 난이도가 점점 어려워 지기 때문에, 레슨에서 처음 춤을 배울 때에 이미 어찌 할 줄 몰라하는 멤버들도 자주 나옵니다. 그렇기에 저희 그룹에서 춤 실력에 자신있다고 손 들만한 멤버는 거의 없을 거예요. 저도 물론이고요. 물론 그러던 멤버들도 정작 본 무대에 오르면 멋드러지게 춤을 추는 걸 생각하면… 정말 신기할 따름이에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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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외부에서 한 언동이 그룹에 대한 평가로 이어진다
- 케야키자카46 멤버들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여성 패션잡지 ‘논노’의 전속모델로서 활약하였으며 ‘도쿄 걸즈콜렉션’ 등 패션 이벤트에도 다수 참가 한 경험이 있는 와타나베 리사. 이번 그라비아 촬영에서는 데뷔 초기에는 볼 수 없었던 ‘여유’마저 감돌아, 새삼스럽게 그녀가 얼마나 성장했는 지를 느낄 수 있었다.
와타나베 (이하 ‘와’) : 오키나와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촬영 스케줄이 꽤 빡빡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예상외로 여유가 있어서 예전부터 가 보고 싶었던 곳들을 관광 할 시간도 있었습니다. 일 관계 없이 그냥 여행 온 것 같아서 즐거웠어요.
그라비아 촬영이랑 패션잡지 촬영은 조금 차이가 있는데요, 그렇게 두 가지 다른 촬영들을 겪으며 배운 것들을 적절히 섞여 활용하고 있기에 예전에 비해서 촬영에 임할 때 저항 없이 임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초창기에는 사진 찍히는 것이 좀 부끄러웠고, ‘이 각도에서 찍으면 별로일텐데’ 같은 생각도 했었습니다만, 지금은 전부 다 즐겁습니다.
- 필자가 그녀를 처음으로 인터뷰 했던 것은 2016년 4월, ‘사일런트 마조리티’로 CD데뷔 한 직후였다. 당시 그녀는 ‘그룹에 들어오기 전에는 엄청나게 소극적이고, 스스로 앞으로 나서지 않는 타입’이라고 이야기 해 주었다. 하지만 연예계란 언제나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서야만 하는’ 곳. 지난 3년간 자신의 원래 성격과 연예계에서 요구하는 덕목 사이에서 갈등하지는 않았을까.
와 : 실제로 그런 갈등은 있었고, 사실 지금도 딱히 ‘나’를 내세우며 거침없이 나서지는 못 해요. 케야키자카라는 그룹 자체가 저 같은 성격인 아이들이 많거든요 물론 개중에는 ‘내가 앞으로 나서주지’라고 생각하는 아이가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런 마음을 주변 멤버들에게 거침없이 털어놓을 정도로 자아가 강한 타입의 아이들은 없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도 소극적인 편이기에 멤버들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지만요. 어쩌면 그런 성격적인 면이 그룹이 조화를 이루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그런 면이 그룹 밖으로 벗어나는 순간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고, 그 결과 자신에게 좋지 않은 식으로 작용 할 때도 있다는 것 정도는 이해 합니다만…
- 논노 전속모델이 된 지 1년 이상 지난 지금도 그런 의식을 완전히 떨쳐버리지는 못 했다는 그녀.
와 : 패션모델 일을 할 때는 다른 멤버들이 함께 있는 것이 아닌데다가, 저 스스로의 일은 저 자신이 알아서 해야만 하는 환경이기에 ‘내가’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만, 그룹 안으로 돌아가는 순간 다른 멤버들에게 의존하기도 해요. 어쩌면 그 덕분에 스스로가 딱 알맞게 균형을 잡고 있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 그룹 외부에서 활동 할 때는 그룹을 대표하여 일을 한다는 책임감이나 케야키자카46의 이미지를 짊어지고 있다는 자각은 하고 있는 것일까?
와 : 저 때문에 ‘아, 케야키자카는 이런 그룹이구만’이라는 식으로 평가를 받는 건 싫기에 인사 등 여러 면에서 그룹 활동을 할 때 보다 더 신경을 써요. 하지만 그만큼 그룹 활동을 할 때는 다른 아이들에게 의존하게 되지요. 그런 면은 초창기 때나 지금이나 별로 변하지 않은 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런 면도 고쳐나가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그룹 외부 일을 할 때 강한척 하는 반동이라 해야 할 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크거든요.
- 그럼 케야키자카46 안에서 ‘내가 다른 멤버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없는지 물어보니 그녀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와 : 모델 일을 할 때는 아무래도 동세대의 여자아이들이 주요 타겟이고, 케야키자카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하거든요. 그렇기에 그런 분들에게 ‘아, 케야키자카 멤버다’라고 그룹을 알아가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합니다. 그런 분들이 라이브에 와 주셨으면, 악수회에 와 주셨으면 좋겠거든요. 제가 노력하는 큼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의 이름이 더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룹 안에서 그룹을 이끌겠다는 건… 아직 그 정도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 케야키자카46도 벌써 올 8월로 결성 3주년을 맞이한다. 다양한 활동을 하며 성장한 부분도 많겠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질문을 해 보았다.
와 : 아무래도 라이브 MC가 좀 부족한 것 같아요. 이건 저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 하고 있을 때 자연스럽게 대화에 끼어들지 못 하거든요. 하고싶은 말이 있을 때도 가만히 있다가 결국 그 화제가 끝나버리는 경우도 자주 있었지요.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끼어들어가는 것이 좋을 지를 잘 모르겠어요.
사실 대기실 안에서나 멤버들이랑 이야기 할 때는 아무렇지 않게 얘기에 끼어들어서 대화 나누기도 하고, 그 내용도 엄청 재미있기에 어떻게 해야 그런 면을 살릴 수 있을까 고민입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의견을 내는 것 역시 아직 조금 불편한 면이 있어요. 사람 수가 적을 때라면 직접 이야기를 하면 되지만요. 라이브 리허설만 해도 댄서 분들께 ‘여기서는 이렇게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라는 식으로 생각나는 것은 전부 말 하거든요. 예를 들어 안무 연습 하면서 딱 봐도 각이 안 나오거나 할 때는 그것을 기억 해 두거나 메모 해 두거나 한 뒤에, 나중에 댄서분께 가서 ‘어제 안무 연습하다보니 이렇게 되던데요’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확인을 받거나 해요. 그 덕분에 좋아 진 적도 많았고요.
물론 저 스스로가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말 하는 게 좋을 지도 모르지만, 그 자리에서 이야기 하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렇기에 언제나 일단 마음 속에 담아 두었다가 나중에 이야기를 하려 하는데, 하루 지나면 대부분 잊어버리곤 해요. (웃음)
보통 그런 식이기에 매사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경우는 거의 없긴 합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제가 하는 말들은 대부분 독백이라 해도 무방 할 지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딱히 그런 것들이 스트레스가 되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스트레스가 그렇게 많이 쌓여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어쩌면 그저 주변에 흥미가 없는 것 뿐일지도 모르지만… 아, 아니예요. 흥미는 있어요. (웃음) 그냥 매사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 뿐이에요.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도 제가 좋아하는 것 외에는 딱히 흥미가 없다고 해야 하나… 취미라던가 좋아하는 일 외에는 관심이 없는 인간이거든요. 예를 들어 서핑이라던가 스노우보드처럼 해 보고 싶은 일에는 적극적으로 달려들지만, 그렇지 않은 일에는 사실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케야키자카라는 그룹 자체는 엄청 좋아하기에, 생각나는 게 있다면 후쨩이나 네루에게 이야기하곤 해요. 그런 식으로 쌓인 감정을 푸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히라테와 같은 곳에 선 뒤, 처음으로 알게 된 감정
- 올 해 4월 6일부터 8일에 걸쳐 케야키자카46의 데뷔 2주년 기념 애니버서리 라이브가 열렸다. 이 라이브는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센터인 히라테 유리나가 결석, 다른 멤버들이 그녀의 빈 자리를 메운 라이브였다. 와타나베 역시 ‘피뢰침’이나 ‘월요일 아침, 치마가 잘려있었다’에서 히라테 대신 센터 자리에 섰다. 특히 ‘게츠스카’ 무대에 선 그녀는 압도적인 아우라와 박력을 내뿜었다.
센터 자리에 선 뒤로부터 마음 속에 ‘각오’가 섰다는 그녀에게 그 각오란 무엇인지를 물어 보았다.
와 : 여름 투어 (2017년 8월에 열린 첫 전국투어 ‘케야키자카 전국투어 2017 새하얀 것은 더럽히고 싶어져’) 나고야공연 1일차에 처음으로 히라테 없이 라이브를 하게 되었거든요. 그 라이브를 보신 스태프분께서 ‘어쩌면 2일차 공연에도 히라테가 못 나올지도 모르니까 일단 대타를 생각 해 보자’라고 말씀 하셨어요. 그 때 저는 ‘게츠스카’를 담당하게 되었지요.
그렇기에 2일차 공연 아침은 다들 일찍 일어나서 각자 자신이 담당한 곡의 안무를 새로 외워야 했지요. 하지만 결국 히라테가 2일차 공연에 나올 수 있게 되어서 연습한 것을 보여드리지는 못 하고 넘어갔었어요.
하지만 이번 애니라는 히라테가 출연하지 못 한다는 게 사전에 확정이 되었기에,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아, 이번에는 대타 서야 할 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들더라고요. 실제로 대타 얘기를 듣고, 이렇게 된 거 열심히 해 보자고 생각하고 ‘게츠스카’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곡은 히라테의 이미지가 상당히 강한 곡인데다가, 팬분들께서도 그런 이미지를 가장 기대하실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솔직히 처음에는 이 곡을 팬분들께 선보인다는 게 무섭기도 했습니다. 보러 와 주신 분들께서 어떻게 반응하실 지에 대해서도 걱정이 되었지만, 무엇보다도 기념 라이브를 성공리에 해 내지 못 하면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 미래가 없을 것 같았어요. 그렇기에 멤버 개개인이 각자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처음에는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리허설을 거듭 해 갈수록 ‘해 내겠어!’라는 마음이 강해지고, 마음도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 지난 해 연말, 와타나베를 인터뷰 했을 때 ‘2017년을 되돌아 보면 어떤 한 해였는가’라 질문을 했는데, 그녀의 답변은 ‘사실 달성감은 그다지 못 느꼈다’였다. 이는 역시 여름 전국투어의 완성도에 만족하지 못 한 부분이 컸다고 한다.
와 : 작년 여름 투어는 솔직히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도 않을 정도예요. 저희 자신에 대해 너무 기준이 너그러웠지요. 마지막 공연때야 그나마 기합이 들어 있었찌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룹의 첫 전국투어였음에도 팬분들께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드렸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경험을 한 뒤에 애니라를 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 뿐 아니라 원래 올 해 초에 예정되어 있었던 무도관 공연에도 나갈 수 없게 되었기에, 사실 라이브 자체가 굉장히 적어졌던 것도 있어서 애니라 3일간은 엄청 두근거렸어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기대와 즐거움에 두근거린 것 보다는 압박감이 더 컸어요. 첫 날 공연때는 정말이지 내장이 전부 몸 밖으로 튀어나오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울렁거렸을 정도였는걸요. (쓴웃음)
- 실제로 첫 날 공연을 본 멤버들 역시 ‘관객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까? 히라테가 없는 케야키자카를 받아들여 주시기는 할까?’라고 불안해 하기도 했다.
와 : 정말로 말씀하신 대로 히라테가 없어도 받아들여 줄까하고 걱정했어요. 실제로 울기도 했던 것 같은데요. (웃음) 라이브 자체도 엄청 오랜만이었기에 그 점도 불안했고요. 하지만 해 낼 수 밖에 없다는 마음으로 공연에 임했습니다.
- 애니라 당시, 와타나베는 자신이 센터에 선 ‘게츠스카’의 가사를 다시 한 번 해석 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는 맛보지 못 한 감정에 지배되었었다고.
와 : ‘게츠스카’의 센터에 서서 퍼포먼스를 함에 있어, 통학 전철 안에서 누군가에게 치마를 잘린 주인공과 그 모습을 보고서도 못 본 체 하는 주변인들을 안무로 표현 해 내야하거든요. 단적으로 후렴구에서 히라테가 쓰러지고, 다른 멤버들이 슬슬 뒤로 빠지는 부분이 있어요. 예전에는 그 장면을 보면 ‘아, 히라테(주인공) 참 안됐다’라는 생각만 했지, 딱히 특별한 의미는 두지 않고 퍼포먼스를 했었는데, 저 자신이 히라테와 같은 위치에 서서 퍼포먼스를 해 보니 ‘어, 이런 감정이 드는구나’라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를 두고 뒤로 빠지는 다른 멤버들이 무서워졌다고 해야 하나요… 굉장히 복잡한 마음이 들었어요.
솔직히 곡에서 받는 인상이 이토록 확 바뀌어 버리는 것도 좀 이상한 일이라 생각해서 처음엔 그렇게 큰 의미를 안 두었었기에 실제로 겪고 보니 엄청 당황하게 되더라고요.
- 클라이맥스에는 와타나베의 솔로파트, ‘네깟게 나에 대해 뭘 알아’라고 외치는 파트가 있다. 이 대사를 내뱉는 그녀의 표정에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느낀 적 없는 분노와 절망, 슬픔이 느껴졌다.
와 : 사실 히라테가 어떻게 했는 지를 보면 무의식적으로 따라하게 될 것 같아서 히라테가 어떻게 했는 지는 안 보고 연습했어요.
- 많은 멤버들이 어떻게 해야 히라테와 비슷하게 퍼포먼스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고전하는 가운데 와타나베는 ‘히라테의 퍼포먼스를 재현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들어 내기 위하여 고뇌하였다.
와 : 물론 ‘네깟게 나에 대해 뭘 알아?’ 부분에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는 건 아니지만, 피로 하는 바로 그 순간만큼은 별다른 생각 없이 했어요. 너무 깊이 생각하면 헛발질 할 것 같았거든요.
제가 그 대사를 하기 직전에 다른 멤버들은 움직임을 멈추고 저 혼자 헤매는 듯한 움직임을 취하거든요. 그 안무를 연습 할 때도 댄서분께서 ‘거기 있는 것은 나이지만 동시에 내가 아니어야 해. 와타나베, 거기 부분은 네가 와타나베가 아니라는 마음으로 춤 춰야 해’라고 이야기 해 주신데다가, TAKAHIRO선생님께도 그 곡의 세계관과 의미에 대해 배우기도 했어요.
사실 엄청 어렵기도 했고, 때로는 몰입이 안 되는 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치마가 잘린 주인공이 되어 ‘날 좀 도와줘’라는 마음을 표현 해 냈다고 생각해요. 노래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절규라고 해야 하나… 연기 할 때 대사를 이야기 하는 것 보다 힘들었어요.
- ‘네깟게 나에 대해 뭘 알아?’라는 단 한 마디지만, 그 짧은 한 마디에서 느껴지는 설득력은 첫 공연때보다 두 번째 공연, 두 번째 공연보다 세 번째 공연… 라는 식으로 횟수를 거듭 해 나가면서 점점 더 강해졌다. 그 중에서도 3일차 공연 때는 말 그대로 감정을 폭발시키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런 데에는 비밀이 있었다고.
와 : 그렇게 칭찬 해 주시니 기쁘네요. 하지만 그 순간은 정말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말 그대로 ‘무’의 경지였다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그 때의 기억이 없어요.
사실 첫 날, 둘째 날 공연 때는 레코딩 된 음원을 틀어놓고 그 위에 제가 라이브로 소리를 쳤었는데, 마지막 날 공연 때는 스태프분께 ‘음원 꺼 주세요’라고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마지막 날은 100% 제 목소리만 들어 가 있답니다.
같은 경험을 했기에 ‘히라테는 대단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 이번 라이브에서는 와나타베 이외의 멤버들도 센터 자리에 섰다. 하지만 다른 곡들과 비교해서 ‘게츠스카’에는 좀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는 그녀.
와 : ‘게츠스카’는 특히 안무 면에서 다른 곡들과 좀 다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익센트릭’이나 ‘카제후카’ 같은 곡들은 안무 자체가 확실히 ‘춤’이라는 느낌이거든요. 그 두 곡 안무도 굉장히 힘들긴 하지만, ‘게츠스카’는 춤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이야기’를 몸으로 표현 해 낸다는 느낌이 강해요. 말하자면 연기에 가깝다고 할까요. 어쩌면 그런 점이 다른 곡들 안무에 비해 소화하기 쉬운 점이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기에 히라테와 같은 역할을 ‘연기’ 함에도 제가 해석한 주인공은 히라테의 해석과는 다르게 보일 것이라 생각하고요. 각각의 캐릭터가 독립되어 있고, 그렇게 독립 된 채로 성립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게츠스카’는 라이브 중반에 위치한 유닛파트가 끝난 직후, 따로따로 움직이던 멤버들이 다시 한 번 뭉쳐 전 멤버가 피로하는 곡이다. 그 중심에 와나타베가 서서 이 곡을 표현한다는 것은 결국 공연 후반의 흐름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런 중요한 역할이 맡겨진 데에 대하여 불안함, 부담감을 안은 채로 무대에 선 그녀는 매 공연마다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결과적으로 자신 외에는 보여줄 수 없는 유니크한 공연을 성공리에 선보였다.
와 : 그렇게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 곡을 퍼포먼스했을 때의 기억이 거의 없어요. 그저 엄청 긴장 했었다는 기억 밖에는…
하지만 곡이 시작되기 전에, 정확히 누군지는 몰라도 누군가가 어깨를 토닥여주기도 했고, 시작 포즈가 다들 앉아있고 저 혼자 서 있는 포즈였는데, 그 때도 누군가가 다리를 건드려 주기도 했어요. 이런 식으로 조금씩이나마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조금은 안심이 되었지요.
- 그리고 센터라고 하는, 막중한 책임을 요하는 포지션에 서서 최선을 다 한 결과, 다시 한 번 히라테 유리나라는 인물을 깊이 이해 할 수 있었다는 그녀.
와 : 히라테는 이 ‘게츠스카’ 이외에도 6싱글 연속으로, 그것도 타이틀곡 뿐 아니라 커플링곡들까지 많은 곡들에서 중심에 서 왔잖아요.
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활동 초기부터 계속 이렇게도 힘들고 무서운 경험을 해 온 거잖아요.
이번에 이렇게 여러 멤버들이 센터라는 자리를 경험 한 덕분에 다시 한 번 21일 전원이 무대에 서서 제대로 된 라이브를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어요. 그리고 단순히 ‘라이브를 하’는 것이 아니라 ‘팬 여러분께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도 강해졌고요.
또 다시 센터에 서고 싶냐고요? 솔직히 서더라도 계속 서고 싶지는 않아요. 제 마음이 버텨 줄 것 같지가 않거든요. 케야키자카 곡들 중에는 좀 무거운 곡들이 많잖아요. 실제로 히라테를 보고 있으면 새삼스럽지만 ‘하긴, 저런 마음이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곤 해요. ‘불협화음’도 그렇고, 좀 과장일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심각하다 해야 하나요… 그런 분위기의 곡들은 들으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마음에 울리는 것이 있으시겠지만, 퍼포먼스 하는 저희들로서는 저희 마음 자체가 곡에 의해 엄청 소모되어 버리기에 그 균형을 맞추기가 엄청 힘들어요. 그것도 한가운데에 서 있는 사람은 그런 게 더 크게 와 닿는 점을, 이번에 센터에 서 보고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히라테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렇게 말씀 드리면 남 일 얘기하는 것처럼 들릴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같은 경험을 했기에 자신있게 말씀 드릴 수 있어요. 히라테는 대단하다고. 정말 그 말 밖에 안 나와요.
계속해서 변화 해 가는 그룹에 있어, ‘최선’이란 무엇인가
- 일반적으로는 ‘쿨하다’, ‘웃지 않는 아이돌그룹’ 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케야키자카46. 하지만 와타나베와 인터뷰를 하며 느낀 점은 그런 ‘표면적인 인상’만으로는 다 전해지지 않는, 깊은 무언가가 있는 그룹이라는 점이었다.
와 : 정말 어려운 그룹이에요. 케야키자카는. 뭐라 해야 할까요… 솔직히 ‘무섭’기까지 해요. 엄청 불안정한 그룹이니까요. 이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 날 지도 알 수 없는 그룹인데다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어느 날 갑자기 해산 해 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은 항상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인터뷰 등에서 자주 ‘이 그룹의 장래에 대해 이야기 해 달라’라던지 ‘올 해의 목표’ 등 미래에 관한 질문을 받곤 합니다만, 앞으로 어떻게 되어 갈 지에 대해서는 정말 하나도 상상조차 안 되기에 대답하기가 좀 힘들어요. 정말 아무 것도 모르거든요… 그룹의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아도, 그것도 알 수 없고요. 그저 눈 앞에 놓인 것들을 필사적으로 해 나가는 것 외에는 해 본 적도 없고요. 지금까지도 눈 앞에 준비 된 과제를 전원이 힘을 합쳐 해결 해 나가는 것 만으로도 벅찼었기에, 새삼스럽게 그룹의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이나 앞으로 해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갑자기 불안해 지곤 합니다. 농담이 아니라, 앞으로 몇 달 뒤에 어떤 일이 일어 나 있을 지 알지 못하니까요… 지금 당장만 해도 21명 멤버 전원이 함께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도 아닌데다가, 언제쯤 되어야 전원이 다 모일 지도 알 수 없고,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정말 전원이 모이는 날이 오긴 할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렇기에 정말 하나도 모르겠어요. 어렵네요.
- 그렇다면 하다못해 지금 당장 그룹에 있어 ‘최선’은 무엇일까. 미래 얘기가 아니라 현재 케야키자카46라는 그룹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 것일까.
와 : 21명 전원이 모이는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포먼스 등 매사에 확실히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멤버들이 쌓아 온 ‘케야키자카46’라는 그룹의 장점, 이미지, 퍼포먼스에 임하는 마음가짐 등을 잃지 말고 계속해서 활동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계속 그렇게 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만약 전원이 모여서 함께 활동을 하게 된다면 반드시 지금까지 보여드렸던 것 이상의 것을 보여드릴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에, 전원이 모일 때 까지는 지금 있는 멤버들로 성실하게 활동 하는 것 뿐이라고 생각해요.
- 그런 점을 감안하고 지난 4월의 애니라를 되돌아 보았을 때, 와타나베 스스로는 그 라이브에 만족하는 지 궁금했다.
와 : 음… 어떻게 평가 해야 할까요. 시간이 좀 지났으니 객관적으로 보자면 딱히 합격점도, 불합격점을 주기도 애매한 것 같아요. 네. 잘 모르겠어요.
그 때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 해 해 냈다는 자부심은 있어요. 그렇기에 라이브가 끝난 직후 엄청 즐겁기도 했지만… 아, 즐거웠다고 이야기 하기 보다는 해방되었다는 기쁨이라 해야 할까요. 사실 그 전까지는 딱히 해방감이라고 할만한 것을 느껴 본 적이 별로 없었거든요. 이전에는 그저 ‘즐거웠다’던가 ‘(잘 해 내지 못 한 데 대해) 속상하다’ 같은 느낌을 주로 받았는데, 이번에는 저 뿐 아니라 모든 멤버들이 ‘드디어 해방되었다!’라는 말을 실제로 했었어요. 불안정한 상황에서 라이브를 하게 되었기에 다들 중압감을 안고 있었다는 얘기겠지요.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 해 보면 ‘해방되었다’는 말, 엄청난 말이잖아요. (웃음) 물론 그렇게 생각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요.
3일에 걸친 라이브가 끝난 순간, 무대 위에서 울음을 터뜨린 멤버도 있었기에, 그 모습을 보며 ‘준비 기간 때부터 이래저래 쌓인 게 많았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멤버 개개인이 생각한 것들도 있을텐데 그런 생각들을 전부 이야기 할만한 여유는 없다는 것도 다들 이해하고 있었고요. 그저 닥친 일들을 해 나갈 수 밖에 없었어요. 그 3일에 모든 것을 걸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기에 라이브가 끝난 뒤의 상황에 ‘해방’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가장 걸맞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높은 벽에서 ‘해방’된 와타나베 리사의 목표
- 3일에 걸쳐 열린 애니라는 그룹의 기념일을 기념한다는 측면에서도, 센터가 부재, 멤버 전원이 모이지 않은 상황에서 열렸다는 측면에서도 지금의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 있어 일대 전환기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케야키자카는 애니라 이후로도 변함없이 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5월 6일에는 아이돌 페스 ‘비바라팝’에 히라테, 시다, 하라다, 이마이즈미 4명이 빠진 17명이 출연하기도 하였다.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큰 무대에서 라이브를 감행하기도 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그룹의 동기부여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
와 : 음… 동기부여라고 하기 보다는 할 수 밖에 없다고나 할까요… 동기부여를 따지기 이전에 일단 기합으로 어떻게든 하는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그렇다고 해도 애니라때처럼 한 가지 목표에 올인하다가 해방되는 그런 감각이랑은 조금 다릅니다. 일단 눈 앞에 있는 일을 극복 해 내고, 그 곳에서 해방 된 뒤로는 그 다음 라이브를 위해 여러 모로 준비 해 나가는 것 뿐이지요.
솔직히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 질 지는 아무도 모르는데다가, 지금 눈 앞에 놓인 과제들을 필사적으로 극복 해 나가기만 하는 것도 사실 엄청 힘들고 괴로운 것도 사실이에요. 아, 물론 그렇다고 지금 저희가 절망하고 있다는 건 아닙니다만 (웃음). 2주년 애니라를 끝낸 뒤에는 조금 편해졌거든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그 3일동안이 가장 큰 벽이었어요.
- 전환점이 된 애니라를 극복 해 내고 자기 자신에 대해 조금이나마 자신감이 붙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필시 지금까지 서 본 적 없는 센터 자리에 서서 쉽사리 얻을 수 없는 수확도 얻었을 터이다. 히라테가 센터자리에 서는 평소였다면 얻기 힘든 경험이었을 테니.
와 : 지금 생각 해 보면 역시 좋은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센터에 선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라고 지금껏 알 수 없었던 감점도 이해 할 수 있게 되었기에 개인적으로 큰 수확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그런 경험이 자신감으로 이어졌냐고 한다면… 잘 모르겠어요.
사실 저는 자신에 대한 평가가 낮은 편이거든요. (웃음) 애초에 ‘자신감’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도 그다지 의식하는 편도 아니고, 자신감을 갖고 지금껏 살아 온 편도 아니예요. 물론 그렇다고 엄청나게 네거티브한 편도 아니기에, 말 하자면 의외로 적당적당히 살아 온 편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하지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제대로 생각하고 있답니다.
이 세계에 있다보면 때로는 못 할 것 같은 일에도 ‘할 수 있다’고 손을 들어야만 하는 경우도 있을 지 모르고, 그럴 때 손을 들 수 있는 것을 ‘자신감’이라 부르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럴 때 곧바로 손을 들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런 상황에 처하면 일단 ‘생각 해 보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곰곰히 생각 해 볼 시간을 갖는 타입이거든요. 못 할 것 같은 일에 대해 분위기에 휩쓸려 ‘네’라고 쉽게 대답해서는 안 된다는 것 역시 이 세계에 들어 와 배웠기 때문에 일단 시간을 얻어 저 자신과 상담 해 보려 합니다.
- 그럼 와타나베 리사라고 하는 한 개인은 어느 정도까지 앞으로의 비전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지금 어떤 것에 흥미를 갖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것에 도전 해 보고 싶은 것일까에 대해 질문을 하니 그녀는 ‘라디오 관련 일이 엄청 즐거워요’라고 대답해주었다.
와 : ‘코치호시’ (닛폰방송에서 방송중인 케야키자카의 칸무리 라디오방송 ‘케야키자카46 여기는 유라쿠초 별하늘 방송국’)에서 멤버들과 이야기를 하며, 팬분들께 저희들의 평소 모습을 알려 드리는 것이 정말 즐거워요.
혼자 떠드는 건 잘 못 하지만 (웃음) ‘코치호시’나 ‘유우파라’ (NHK FM에서 방송중인 ‘유우가타 파라다이스’. 매주 케야키자카 멤버가 2명씩 출연중)처럼 멤버들과 함께 이야기 하는 건 마음 편하게 임할 수 있기도 하고, 들어주시는 분들께 멤버들끼리의 관계성을 더 깊이 알려드릴 수 있는 기회라고도 생각을 하기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델 일도 즐거워요. 특히 제가 잡지에서 입은 옷을 더 많은 분들께서 입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일에 임하고 있기에, 저 스스로부터가 더욱 더 옷을 잘 입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직 모델일은 1년밖에 경험을 하지 못 했기에 앞으로 더욱 더 성장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20살이 되기 직전에 발견한 새로운 ‘취미’
- 올 해 7월 27일에 20살이 되는 와타나베. 연령면에서 보아도 ‘어른’이 됨과 동시에 지금까지 이상으로 무거운 책임이 요구되는 입장에 서게 된 것이다.
와 : 스무살이라… 시간 빠르네요. 아직 실감이 전혀 안 돼요. 중학생 때는 스무살이라 하면 엄청 어른인 것 같았는데, 정작 제가 그 나이에 가까워 지고 보니 사실 고등학생 때랑 별 다를 것 없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 면에서도 좀 더 성장해야 하겠지만요.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최근 들어 알게 된 건데요, 어른들은 참 어휘력이 풍부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을 하며 다양한 어른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야기 도중에 어려운 숙어나 영어 단어가 자주 나오거든요. 집에 돌아가서 찾아보고 ‘아 그 단어는 이런 뜻이구나’ 라고 느끼곤 합니다. 그렇게 새롭게 배운 뒤에는 ‘기회 되면 써 봐야지’ 라고 생각하고요. (웃음) 매일매일 공부가 되지요.
요 전에도 네루가 ‘예의 그’라는 말을 썼는데요, 지금까지 들어 본 적이 없었기에 어떤 뜻인지 몰라서 ‘이게 뭔 말이지?’라는 생각이 들어 검색을 해 봤더니 ‘잘 알고 있는, 항상 그러한’이라는 뜻이 있더라고요. 저 자신이 너무 상식이 없는 것 같아 부끄러웠지요. (쓴웃음)
그렇기에 요즘에는 책을 좀 더 읽으려 하고 있어요. 잘 모르는 것이 있을 때, 그것에 대해 ‘알고 싶다’는 열망은 강한 편이기에 잘 모르는 한자라던가, 속담이라던가, 숙어 같은 것이 있으면 바로바로 공부 해 두면 살아가면서 언젠가 꼭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우선 간단한 책들부터 읽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이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비록 인터넷으로 보기는 하지만 뉴스도 챙겨보려 하고 있습니다. 아직 모르는 것이 더 많긴 하지만, 정치나 사회 문제 같은 것도요.
- 어른이 되는 날이 다가 오는 탓일까, 최근 들어 여러 분야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는 그녀. 그럼 그녀가 ‘지금’ 이 순간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흥미가 생겼다.
와 : (손뼉을 치며) 아, 최근 말씀이죠! 최근에는 영화를 엄청 보고 있거든요. 한 달 동안 8편이나 봤어요. 그것도 전부 영화관에 가서 말이죠. 전부 외국 영화였는데, 전부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영화를 잔뜩 보려고 합니다. 영화감상을 취미로 갖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는 취미나 특기가 엄청 빈약했었는데, 앞으로는 ‘제 취미는 영화감상입니다’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를 보고 싶어요. 뭐, 겉멋부터 시작하는 타입이라 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웃음) ‘제 취미는 이것입니다’라고 확실이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국 영화를 볼 때 자막에 잘 모르는 한자나 숙어가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면 ‘아까도 이 단어 나왔었는데’ 라는 식으로 몇 번이고 거듭 되면서 조금씩 뜻을 이해 할 수 있게 되거든요. 그 단어를 쓰는 상황으로 유추해서 자연스레 알게 되는 것이지요. (웃음)
‘그레이티스트 쇼맨’과 ‘레디 플레이어 1’은 두 번씩 봤어요. 그리고 ‘주만지 ~월켐 투 정글~’이나 ‘어번제스 인피니티 워’ 같은 작품을 보면서 제가 SF, 액션 장르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그렇기에 이런 타입의 영화들을 많이 보고 싶어요.
영화에 재미를 붙이기 전에는 사실 거의 국내(일본) 영화만, 그것도 대부분 로맨스물만 봤었거든요. 최근 나오는 로맨스 영화는 대부분 결말에 주인공이 불행해지거나 사랑이 결실을 맺지 못하고 연인중 누군가가 죽는다던가 하는 식으로 뭔가 속이 답답해지는 스토리가 많은데, 외국 영화를 보기 시작 한 뒤로는 외국영화 특유의 시원시원함에 푹 빠져버려 ‘영화는 정말 재미있는 것이구나’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해리 포터’ 같은 영화는 보았고, 그런 작품들도 재미있게 보긴 했습니다만, 해리포터는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이다보니 딱히 취미라고 내세우지 않았어요. 하지만 최근 1달정도의 기간동안 다양한 영화들을 보며 영화라는 것이 정말로 재미있는 세계라는 것을 알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영화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오늘 여기서 처음 이야기 하는 거예요. 오늘 이 인터뷰를 계기로 새로운 작품은 물론이고 예전 명작들도 잔뜩 보고 싶습니다.
크리에이티브방면에서도 힘을 발휘 할 수 있다면
- 그룹의 화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던 와타나베, 하지만 화제가 자신의 취미 이야기로 바뀌자마자 시동이라도 걸린 듯 신나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와 : 아, 그리고 요즘에는 생명의 근원이라던가 그런 쪽에도 관심을 갖고 찾아보고 있어요. 최근에 생명의 근원은 박테리아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럼 박테리아가 어떻게 번식을 하는지 까지는 아직 알지 못 하기에, 그런 부분을 조금씩 알아가려고 합니다.
카메라맨 분 중에 생명의 근원 같은 분야에 박식하신 분이 계셔서, 그 분과 이야기를 하는 게 정말 즐거워요. 그 분께서 제게 박테리아에 대해 가르쳐 주셨는데, 박테리아가 진화를 통해 원숭이가 되고 그 원숭이가 다양한 역경을 극복하여 인간으로 진화했다는 점을 알려 주셨어요. 생각 해 보면 엄청난 일이잖아요. 그 대화를 계기로 ‘역경’이라는 단어의 의미도 확실히 알 수 있었기에 앞으로는 이런 숙어의 뜻들을 좀 더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한자 뿐 아니라 영어 등 외국어도 공부 해 보고 싶어요. 친구 중에 대학에서 외국어를 배우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가 영어로 문장을 적고, 제가 그 문장을 보며 독해하는 식으로 놀곤 하거든요.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었을 때엔 정말 즐거워요.
흥미가 있는 일에 대해서는 무엇이든 알고 싶어하고, 왜 그렇게 되는 지 찾아보곤 합니다. 어릴 때부터 주변의 일들에 의문을 갖고, 이상하게 생각 해 왔어요. 그런 것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조사 해 보는 것이 즐겁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흥미를 갖고, 조사 해 보고, 그렇게 얻은 것들을 자신의 지식으로 쌓아 갔으면 해요.
아, 사실 저 청소하는 것도 엄청 좋아하거든요. 더럽혀진 곳을 깨끗하게 하는 데에서 보람을 느껴요. 화장실이나 욕실, 주방처럼 물을 쓰는 곳 청소처럼 제가 청소를 하면 할수록 눈에 보이게 깨끗해 지는 게 좋아요. TV도 가지에몽(집안일 + 도라에몽에서 따 온 예명, 본명은 마츠하시 슈타로, 코미디언, 청소/세탁 소믈리에)상이 나오시는 방송을자주 보는데요, 볼 때마다 ‘엄청나!’라고 감탄하곤 합니다. 사실 이 얘기는 예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고미야시키 (쓰레기가 가득 찬 집) 청소 같은 것도 해 보고 싶어요. (웃음) 그런 도전하는 기획 방송 같은 것이 있다면 부디 도전 하게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생각지도 못 한 변화구가 날아왔다. 하지만 그녀의 마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와 : 아, 그리고 또 좋아하는 거… 플라레일(플라스틱으로 만든 기관차 및 기관차 레일 장난감)도 좋아해요. 사촌동생이 플라레일을 좋아해서 엄청 많이 갖고 있거든요. 어릴 때엔 그것 갖고 함께 놀았는데, 자기 마음대로 열차 레일을 조립하곤 했지요. 이 세상에선 절대로 있을 수 없는 노선을 만들곤 했는데, 그렇게 만들어 가는 작업 자체가 좋았어요.
그런 성격이다보니 실바니안 패밀리 (작은 동물 인형 및 그 인형이 들어가는 집, 가재도구등이 세트로 이루어진 장난감) 집을 장식 할 때도 절대 있을 수 없는 구조로 만들곤 합니다. 그렇게 스스로 생각해서 뭔가를 만들고 조립하는 과정을 좋아해요.
그런 성격이라 그런 건지는 몰라도 사실 언젠가 한 번쯤 공장에서 일 해 보고 싶기도 합니다. (웃음) 일정한 과정을 거쳐서 물건이 만들어지고, 완성된 것을 출하하는 흐름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결과가 나올 때 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말이죠. 그래서 빵을 만든다던가 무언가를 분류한다던지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서핑에도 한 번쯤 도전 해 보고 싶어요. (웃음) 요 전에 3년만에 스노우보드를 타러 갔거든요. 겨우 두 번째이긴 했지만 별 문제 없이 탔기에 더 잘 탈 수 있도록 연습 하고 싶어요. 이런 식으로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다 보면 인생을 즐기며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웃음)
- 현재의 활동을 감안하면 그룹의 방향성과 꽤나 거리가 있는 것 같은 인상이 있는데.
와 : 아, 물론 지금 하고 있는 활동이 싫다던가 그런 의미는 아니에요. 지금 활동도 엄청 즐겁고, 소중한 동료들과 만났다는 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요. 그저 그런 활동과는 별개로 취미로서 도전 해 보고 싶다는 얘기예요. 말하자면 쉬는 날에 공장에 가서 일 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정도? (웃음)
지금 활동도, 특히 라이브를 하는 것은 엄청 좋아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세트리스트도 저 스스로가 구성 .해 보고 싶고, 콘서트 구성이나 연출 등, 전부에 참여 해 보고 싶습니다.
콘서트 제작은 물론이고 콘서트 굿즈 제작에도 참가 해 보고 싶습니다. 저 뿐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콘서트 굿즈 제작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실제로 '실용적인 것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자주 해요. 예를 들어 오리지널 슬리퍼라던가. 슬리퍼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것이잖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집에서 슬리퍼를 신기에, 그렇게 실제로 쓸 수 있는 케야키자카의 굿즈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젓가락이나 도시락통 같은 것도 괜찮겠네요. 젓가락이나 도시락통은 학생들이라면 항상 쓰는 것이잖아요. 제가 학생이고, 그런 굿즈가 있다면 꼭 쓸 것 같고요.
그렇다고 너무 케야키자카색이 강한 굿즈라면 쓰기가 힘들 수도 있기에, 평범하게 일상생활에서 쓸 수 있는 디자인의 굿즈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아까 말씀드린 슬리퍼도 그렇고, 쿠션이나 쿠션커버 같은 것도 좋겠고요. 집에서도 케야키자카와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굿즈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면에서 보면 6번째 싱글 활동기간동안 나왔었던 파우치 같은 굿즈는 정말 좋았다고 생각해요. 귀엽기도 했고, 디자인도 좋았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오리지널 굿즈를 제가 직접 디자인 하고, 공장에서 만들어 박스에 포장해서 출하까지 해 보고 싶네요. (웃음) 물론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돈도 많이 들 테고, 여러 모로 사정도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이루기 쉽지야 않겠지만요.
- 여기까지 이야기를 듣고 든 생각이 있었다. 그녀가 '크리에이티브'면에 흥미가 많다는 점이다. 이는 기획을 하는 것 뿐 아니라 식제로 자신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 까지에 이르는 일련의 작업 전부를 말이다. 어쩌면 그녀 안에는 프로듀서로서의 소질이 숨겨 져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와 : 기획은 물론이고 그런 기획을 상품화 한다는 것, 정말 재미있어 보이지 않나요? 하지만 프로듀서라... 정작 해 봤는데 소질이 없으면 어쩌죠. (웃음)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경험 해 보지 못 한 분야이기에 언젠가 한 번은 도전 해 보고 싶어요.
공장에서 일 해 보고 싶다고 이야기 했는데요 (웃음) 저는 성격이 급한 편인지라 매사에 효율적으로 팍팍 해 치우고 싶은 타입이거든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기도 하고, 효율 좋게 일을 해치우면 기분이 좋거든요. 계속해서 한 가지 일을 반복한다던지, 집중해서 해 보고 싶어요.
뭔가에 푹 빠지면 철저하게 빠지는 편이긴 하지만, 동시에 금세 싫증을 내는 타입이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싫증내지 않도록 적당한 페이스로, 재미있는 것들을 계속 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그녀의 이런 '취미'들이 앞으로 케야키자카46의 멤버, 와타나베 리사라는 한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칠 것인가.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점이 굉장히 기대되기 시작했다.
와 : 어떻게 될까요? (웃음) 앞으로 어떻게 흘러 갈 지 지금은알 수 없지만 좋은 방향으로 흘러 갔으면 좋겠네요. 무의식적으로 여러 가지들을 흡수하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네요.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노력 해야겠지요.
그룹일이나 개인 일은 물론이고, 스무살이 된 것을 계기로 취미면에도 충실히 살아가고 싶어요. 그러려면 엄청 바빠지겠네요. (웃음) 하지만 앞으로는 크리에이티브한 면에서도 그룹의 힘이 되고 싶고, 저 스스로의 인간으로서의 면 역시 깊이를 더하고 싶기도 하고요. 그렇게 하면 주변 분들도 저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식으로 보아 주실것이라 생각해요. 21살이 될 때엔 오늘 이렇게 이야기 이야기를 나눈 저 보다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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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전부 녹화하게 된 이유
- 코바야시상, 자유시간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코바야시 (이하 ‘코’) : 최근 들어서는 얼굴을 작게 해 주는 마사지점이나 피부미용 전문점 같은 미용 계열 가게들을 찾아 다니곤 해요. 저 자신을 갈고 닦을 필요를 느껴서요. (웃음)
- 적극적으로 외부활동을 하시네요. 왠지 집에서 녹화 해 둔 드라마를 몰아 보실 것 같은 이미지였는데.
코 : 드라마도 물론 보죠. 이번 시즌 드라마 중에서는 ‘리피트’에 푹 빠져 있거든요.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 가는데, 과거에서 불가사의한 사건을 경험한다는 얘기예요. 기본적으로 미스터리 계열을 좋아해요.
- ‘토도메의 키스’도 과거로 돌아가는 얘긴데요.
코 : 네. 그것도 보고 있어요. 코미디 요소도 있어서 재미있더라고요.
- ‘언내추럴’이나 ‘anone’는 어떠신가요?
코 : 그것도 봐요. 기본적으로 드라마는 전부 녹화 해 두고 재미있어 보이는 것부터 먼저 보기 시작하죠.
- 1화를 보고 ‘이건 별로다’ 싶으면 안 보나요?
코 : 아뇨. 일단 1화를 본 작품은 전부 봐요. 뭐라 하지, 한 번 보기 시작하면 금새 푹 빠진다고 해야 하나.
- 노기자카의 나카다상도 ‘중간쯤부터 재미있어 질 수도 있으니까’라는 이유에서 첫 회가 재미 없어도 전부 본다고 하시던데요.
코 : 아, 알 것 같아요! 초등학생 때는 마음에 드는 드라마가 있으면 엄마한테 부탁해서 녹화를 해서 봤는데요, 나카마 유키에상이 나오신 작품 중에 콜라보한 푸딩이 나온 작품이 있었거든요.
- (검색 해 보고) 아, ‘연애 니트’ 네요.
코 : 아, 맞아요! 그 작품, 중간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엄청 재미 있어서, 처음부터 안 본 걸 엄청 후회 했거든요. 두 번 다시 그런 경험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일단 전부 녹화 하는 버릇을 들였지요.
- 그렇군요. 작년과 재작년에는 본인이 드라마에 출연하시기도 했는데요, 그 뒤로 드라마를 보는 눈이 바뀌었나요?
코 : 음… 기본적으로 드라마를 즐긴다는 점은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물론 드라마를 보다가 마음 속으로 ‘어? 아까는 머리 귀 뒤로 넘기지 않았는데?’라는 식으로 편집점이 눈에 보이기는 하네요. (웃음)
- 역시 세세한 부분이 신경 쓰이게 되신 거군요. (웃음) 그럼 작품을 보시면서 ‘저 작품에 내가 나왔더라면’이라고 생각 하시는 경우는 없나요?
코 : 생각 할 때야 있지요. ‘저런 역을 해 보고 싶다’거나. 최근에는 후쿠시 소타상과 카와구치 하루나상 주연의 ‘사랑한다 해도 비밀은 있어’에서 요시카와 아이상이 연기하시는 캐릭터 처럼 짓궂은 여자 아이 역할을 해 보고 싶어요. 또한, 고등학생일 때 고등학생 역할을 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기에 ‘부럽다’고 생각하며 보고 있지요.
- ‘스캇토 재팬’(버라이어티 방송) 에 나가고 싶다고 이야기 하신 적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코 : 네. 거기서 나오는 숏 드라마가 즐거워 보여서요.
- ‘연기에 대한 의욕’이 강하다고 할 수 있겠군요.
코 : 그렇지요. 케야키자카 초창기에는 솔직히 연기에 대해 그다지 흥미가 없었는데, ‘도쿠다레’를 통해 ‘연기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거든요. ‘연기를 하고 싶어’라는 마음도 그 때 싹트기 시작했어요.
- 노기자카의 멤버들이 출연하는 연극, ‘세 자매’도 보러 가셨다고 들었는데요.
코 : 보면서 세 분 모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쿠보 시오리상이 엄청 활기차 보였지요.
- 그럼 코바야시상 본인도 연극을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으신가요?
코 : 네. 아직 경험이 없기 때문에 도전 해 보고 싶어요.
- ‘표현한다’는 의미에서는 드라마나 무대 위에서 하는 연기와 아이돌로서 선보이는 퍼포먼스 사시에 공통점이 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코 : ‘춤’ 역시 하나의 연기… 이렇게 표현 하는 게 맞는 지 모르겠지만요, 곡에 맞추어 동작을 취하고, 표정을 짓는것이기에 그렇게 보자면 둘 다 평소의 자신과는 다른 자신을 선보여야 한다는 면에서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코바야시상은 ‘표현’ 하는 일이 어울리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라이브 때의 모습을 보면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인걸요. 멤버들과 ‘이럴 땐 이런 표정을 짓자’고 이야기 하곤 하나요?
코 : 음… 처음 안무를 배울 때나 MV 촬영을 할 때는 타카히로 선생님께서 해 주시는 지적을 힌트 삼아 저 나름대로 표현을 하려도 노력 해요. ‘사이마조’ 때 처음으로 표정까지 생각하며 노래를 했는데요, 그도 그럴 게, 보통 가라오케에서 노래 하면서 어떤 표정 지으며 노래 할 지 고민하진 않잖아요. (웃음)
- 그건 그렇죠.
코 :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이렇게 활동하는 게 신기하지요. 후후후
멤버 각자가 강해지면 케야키자카 전체가 강해진다.
- 오늘 촬영은 교복 차림이었습니다만, 코바야시상은 현재 고 3, 조금 지나면 교복이 ‘코스프레’가 되어 버리시네요.
코 : 그러게요. (웃음) 하지만 실제로도 교복은 그리 자주 입지 않았기에 벌써 예전에 ‘코스프레’하는 느낌이었는걸요.
- 그런가요. (웃음) 연예계와는 관계 없는 친구분들도 계실텐데요, 학교 친구분들은 대학이나 전문학교에 진학 하시거나 취업을 하시지요.
코 : 요즘은 운전면허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많아요. (웃음) 다들 18살이 되자마자 운전을 배우러 다니더라고요. 아무래도 사이타마는 차가 없으면 살 수 없는 동네다 보니.
- 사이타마도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만서도. (웃음) 친구들이 취업, 혹은 진학하는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코 : 케야키자카에 들어 와, 저 혼자만 현실을 떠나 붕 뜨게 된 것 같아요. (웃음) 제게 있어 ‘꿈’은 이 세계지만, 누군가에게는 미용사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꿈을 위해 유학을 택하기도 하기에 그렇게 보면 결국 다들 저와 다를 것이 없는 것 같기도 해요.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좀 편해졌지요.
- 코바야시상은 친구들에 비해 한 발 앞서 사회에 나오셨기에, 어찌 보면 또래 친구들보다 ‘어르’이라고도 할 수 있을 지 모르지요. 주변 친구들에 비해 스스로가 차분하다는 생각은 해 보신 적 없나요?
코 : 학생다운 면이라 해야 하나, snow로 사진을 찍는 그런 JK(여고생) 같은 면은 없긴 하지요. 후후후.
- 중학생 때부터 그렇게 차분했나요?
코 : 중 1, 중 2 시절을 보내고 나서, 중 3이 되었을 때 ‘뭐 이쯤이면 충분하겠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때부터 차분해 졌어요. (웃음)
- 그렇군요. (웃음) 스스로가 ‘따분한 사람’이라 생각하거나 하진 않나요?
코 : 아, 실제로 따분한 사람인걸요. (웃음) 리액션도 작고 맛있는 가게가 어디인지도 그다지 모르고요. 정말 재미 없고 따분한 사람 맞아요.
- 정보가 부족한 것 갖고 그러세요? (웃음) 하지만 그런 점도 포함해서 일반적인 또래 여성분들과 다른 독특한 점이 코바야시상의 재미있는 점이라 생각해요. 블로그 시작부분에 쓰시는 문장만 봐도 코바야시상이 인간적으로 재미있는 분이 아니면 쓰실 수 없는 문장이라 생각하거든요. 혹시 작사 해 보실 생각 없으신가요?
코 : 딱히 떠오르는 게 없는걸요. 작사라니… 다양한 것들에 흥미를 갖고, 거기서 느낀 것들을 글로 옮기는 일이기에 저는 못 할 것 같은데요.
- 그런가요? 블로그에 쓰시는 문장만 봐도 세세한 부분에 현미경을 들이대듯 이야기를 전개 시키시기에 많은 사람들에 공감을 하시는 것은 아닐까 싶은데요.
코 : 후후후후. 감사합니다.
- 최근에 많이 밝아지신 것 같아요.
코 : 지금보다 좀 더 밝아지고 싶어요. (웃음) 가끔 ‘말 걸기 힘들다’는 소리를 듣기 때문에, 그 점을 고치고 싶거든요.
- 악수회 때는 어떠신가요?
코 : 악수회 땐 그래도 꽤 밝은 편인데요.
- 그럼 악수회 땐 뭐가 다른 걸까요.
코 : 뭘까요… 음… 뭘까요.
-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밝아지는 걸까요? 아니면 스스로 스위치를 넣는 걸까요?
코 : 둘 다라고 생각해요.
- 레인 입구에 ‘오늘 카미대응, 시오대응 중 원하는 것을 말 해 주세요’라고 써 붙이는 등, 팬들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해 여러 모로 궁리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코 : 네. 팬 여러분께서 악수회를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 일반적으로는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 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거나, ‘XX 해 줘’라고 하셨을 때 잘 몰라서 ‘음… 몰라요’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래서는 팬분들께서 즐겁지 않으실 것 같기도 하거든요.
- 인터뷰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코바야시상이 뭔가를 생각하실 땐 정말 성실하게 생각하신다는 점이 잘 느껴져요. 애초에 케야키자카에 들어오실 때, 아이돌이라는 것에 대해 특정한 이미지를 갖지 않은 채 들어 오신 것으로 아는데, 실제로 아이돌이 되고 보니 어떠신가요? 느끼시는 게 많으신가요?
코 : 네. 노래도 그렇고 춤도 그렇고 이렇다 할 경험이 없었기에 더더욱 ‘나한테 맞는 춤은 이런 춤이구나’라던가 ‘나는 이런 식으로 노래를 하는구나’라는 식으로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는 것이겠지요. 케야키자카에 들어 온 덕분에 저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어요.
- 중학생 때 생각했던 ‘장래 희망’은 무엇이었나요?
코 : 이 세계에 들어 오고 싶다는 마음은 적게나마 있었어요. 들어 오기 위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지만요.
- 어떻게 들어 올 수 있는 지 알지 못 했던 거군요.
코 : 그렇지요. 어떻게 해야 들어 올 수 있는 지도 몰랐고, 스카우트를 당한 적은 있지만 그 회사가 제대로 된 회사인지 알 수 없었지요. (웃음) 결과적으로 연예계는 제게 있어 ‘머나 먼 꿈’이었어요. 언니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 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저렇게 되겠지… 라고 생각했어요.
- 어떻게 보자면 ‘기대를 버리고 살아 갈 생각’이었던 거네요.
코 : 아무래도 언니가 있으니 좀 더 빨리 ‘현실’을 보게 된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취주악부가 유명한 학교에 들어 가려 했지만, 그 학교에 들어 가기에는 성적이 좀 부족해서 ‘어차피 안 되겠지’라고 포기하고 아예 시험도 안 보고 다른 고등학교 시험을 봤다던가.
- 언니분의 영향이 컸군요.
코 : 언니가 지나 간 길을 따라 걸으면 안전하잖아요. 그렇기에 항상 언니 흉내를 내며 같은 길만 걸어 왔지요. 제가 처음으로 저만의 길을 걸은 게 다름 아닌 ‘케야키자카에 들어 온 것’이었어요.
- 그럼 언니분은 지금 아이돌 활동을 응원 해 주시나요?
코 : 네. 응원 해 줘요. 케야키자카 오디션에 붙고 집으로 돌아 가니, 언니가 ‘왠진 몰라도 붙을 줄 알았어’라고 하더라고요. (웃음)
- 케야키자카에 들어 와, 걸즈 어워드 무대에 선다던가 드라마에 나온다던가 하며 여러 모로 새로운 길이 열렸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코바야시상은 앞으로도 연예계에 남아 활약 하실 생각이신가요?
코 : 그럴 생각이지만… 요즘 들어서는 다시금 현실을 생각하게 되어서요. (웃음)
- 대체 무슨 일이 있으셨길래 (웃음)
코 : 케야키에 들어 온 직후에는 ‘앞으로는 계속 이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요즘 들어서는 제대로 하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이대로 이 세계에서 살아남는 건 무리가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 말하자면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언젠가 다시 드라마에서 코바야시상의 연기를 보고 싶은데요.
코 : 도전 해 보고 싶어요.
- 최근 들어 블로그에 뜨거운 마음을 적으시는 경우가 많이 들었는데요, 그건 ‘생각하는 것을 표현 하자’는 마음이신 건가요?
코 : 음… ‘선발 발표가 있은 뒤에는 선발 발표에 대해 확실히 언급 해야 한다’라던가 ‘팬 여러분께서 내 마음을 듣고 싶어하실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적은 것이긴 한데… 뭐라 하죠… 솔직히 부담이 안 된다 하면 거짓말일 거예요.
- 그렇게 마음을 이야기 해 주시면 팬 여러분께서는 기뻐 하실 거예요. 이렇게까지 생각하고 이야기 해 주는 코바야시상을 보고 더 응원 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말이죠. 블로그에서 ‘유이쨩즈가 선두에 서서 존재감을 드러 낼 수 잇다면 좋겠다’고 쓰셨는데요, 멤버 개개인이 더욱 더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계신 건가요?
코 : 멤버 각자가 강해진다면 케야키자카라는 그룹 전체가 더욱 더 강해 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전원이 강해 진다면 당당하게 ‘전원 선발입니다’라고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기껏 전원 선발로 뽑아주셨으니까, 전원의 이름을 알리고 싶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저 역시도 더욱 더 강해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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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와타나베 리사
생년월일 : 1998년 7월 27일 (19세)
별자리 : 사자자리
신장 : 166cm
출신지 : 이바라키현
혈액형 : O형
‘논노’의 레귤러 모델이 된 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갑니다. 이전까지는 저와는 관계 없는 세계라 생각했는데, 그런 제가 모델이 될 줄이야… 정말로 놀라울 따름이지요. 아직 모든 면에서 미숙합니다만, 포징이나 표정 등 여러 면에서 더욱 더 레벨 업해서 모델로서도 더더욱 성장하고 싶습니다.
케야키자카의 멤버로서는 더욱 더 라이브를 하고 싶네요. 퍼포먼스는 할 때에도 즐겁지만 귀여운 곡이건 멋있는 곡이건 가리지 않고 관객분들께서 함께 즐겨 주시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라이브는 관객 분들과 일체감을 느낄 수 있어 정말 좋아해요.
취미는 스마트폰 지도 어플을 보며 망상여행을 하는 것인데요, 실제로 여행 가는 것도 그 못지 않게 좋아합니다. 올 해 설에는 고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가 보고 싶었던 아타미에 다녀 왔어요!! 신사나 절을 보며 느긋하게 걸으며 이동 하는 게 즐거웠어요. 족욕탕이나 온천에도 들어 갔는데요, 전반적으로 할머니들 처럼 휴일을 보냈지요. (웃음)
논노 모델
작년 4월부터 ‘논노’의 모델로서 활동을 개시. 쿨한 표정과 성숙한 분위기로 동성 독자들에게서 인기를 얻고 있다. ‘몸에 걸치는 패션에 따라 화장 법도, 머리 모양도 바꾸는데 그게 정말 즐거워요.’ 데뷔 당시에는 머리가 길었지만, 2015년 말에 머리를 숏컷으로 자르고, 그것을 계기로 급격히 인기를 얻기 시작하였다. ‘계속 머리를 길렀기에 솔직히 처음엔 머리를 자르는 데 거부감이 있었지만, 숏컷을 한 뒤로 저를 알아 주시는 분들이 늘어나서 기뻐요.’
배구부
중학교 때는 3년 내내 배구부 활동에 푹 빠져 있었다고. ‘테니스를 해 볼까, 배구를 할까 고민했었는데, 테니스는 야외에서 치니까 여름에는 더울 것 같아서 배구로 했습니다. 아, 그리고 배구부에 정말 귀여운 선배님이 계셨어요.’ 그녀가 소속되었던 배구부에는 경험자들이 많았기에 정작 시합에는 그다지 나가지 못했다고. ‘주전으로 뛰지는 못했지만, 선/후배 할 것 없이 팀워크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기에, 배구부에 들어가길 잘 했다고 생각해요.’
망상여행
지도 어플 ‘구글 맵’을 켜고 이 곳 저 곳을 상상으로 여행하는 것이 취미라는 그녀. ‘신칸선 선로 지도를 펼쳐놓고 그 순서대로 지도 어플을 이동시켜 가며 ‘와, 벌써 나가노네!’ 라는 식으로 놀곤 해요. 이거, 은근 진지하게 한답니다. (웃음) 지도상에서 여기 저기 왔다갔다 하는 게 즐거워요.’ 최근 들어서는 해외 항공권 예약/구매 사이트에 들어 가 여기저기 찾아 보는 것도 취미가 되었다고. ‘딱히 해외로 나갈 계획도 없고, 비행기 표를 상 예정도 없지만 괜히 빈 자리를 찾아보거나 가격을 비교 해 보거나 하며 해외로 나가는 망상을 즐기곤 해요. (웃음)’
5) 시다 마나카
생년월일 : 1998년 11월 23일 (19세)
별자리 : 사수자리
신장 : 167cm
출신지 : 니이가타현
혈액형 : A형
고등학생 때는 혼자 훌쩍 야간버스를 타고 도쿄에 와서 시부야나 하라주쿠에서 놀곤 했어요. 아침 5시에 신주쿠에 도착해서 24시간 영업하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10시쯤 가게들이 열리면 시부야 109나 하라주쿠 다케시타도리에 가곤 했지요. 점심에는 ‘하나마루우동’에서 체력을 회복하고 난 뒤, 오후 일정을 시작했죠. 아, 그런 데에서 놀긴 했지만 정작 옷을 사 본 적은 없어요. 어디까지나 그 곳의 분위기를 즐긴 것 뿐이지, 사실 도쿄에서 뭔가를 사 본 적이 없는걸요.(웃음) 뭐라 하지, 도시 특유의 ‘다른 사람들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가 좋다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네요.
만약 케야키에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지금 뭘 하고 있었을까요? 고향 친구들 중에는 지금 일 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저랑 비교 해 보면 훨씬 어른답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예전부터 사람들 앞에 서서 무엇인가를 표현하는 일이 하고 싶었기에, 즐겁습니다. 표현하는 입장 외에도 만들어 내는 입장에서도 크리에이티브한 것을 해 보고 싶어요. 예를 들자면 옷이나 잡화 프로듀스라던가. 그리고 주차장 경영에도 흥미가 있습니다. (웃음)
쿨 뷰티
숏헤어, 고신장, 잘 정리된 얼굴 등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때문일까, 와타나베 리사와 함께 ‘더 쿨’이라 불리는 그녀. ‘저에 대해 쿨 캐릭터라 생각하시고 그런 캐릭터를 원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TV에 나올 때 저도 모르게 본래 성격처럼 폭소하곤 해서 큰 일이에요. (웃음)’ 중 1때만 해도 키가 149cm에 불과했지만 배구를 시작하고 1년 만에 10cm가 컸다고도. ‘케야키에 들어 와서도 3cm 컸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키 큰 사람을 동경했었기에 기쁘네요.’
위태로운 계획
여름이라는 계절이 주는 ‘해방감’에 몸을 맡기고 어른 흉내를 내려 하는 여자 아이의 마음을 그린 곡 ‘위태로운 계획’ 라이브에서 이 곡 이 나올 때는 시다의 ‘좀 더 즐겨 봐!’, ‘좀 더 할 수 있지?’라는 객석 독려가 인상적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사람들을 독려하는 게 어색해서 매번 긴장합니다. 객석을 독려하기 전에 전원이 팔로 파도를 타는 안무가 있는데요. 그 때 ‘아, 무슨 말을 하지?’라고 고민 하거나 ‘오늘 이 얘기는 꼭 해야지’라고 생각하곤 해요. (웃음)’
남자역할
버라이어티 방송 기획에서 피로한 남장 모습이 ‘너무 멋져’서 화제를 모으기도. ‘멤버들도 멋있었다고 칭찬 해 줬어요. 그리고 그 것을 계기로 여성 팬들이 늘었지요. 케야키자카의 곡 ‘피뢰침’은 퍼포먼스 도중에 히라테 유리나를 공주님 안기로 번쩍 안아 들기도 하고, 유닛곡 ‘푸른 하늘이 달라’에선 모이야 아카네에게 입을 맞춘 바도 있다. ‘네가 없어에선 페쨩을 들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지요. 이렇게 보니 확실히 남자 역할 하는 경우가 많네요.’
곧게, 하지만 서투르게
머리 색을 때때로 바꿀 정도로 자유분방함이 그녀의 매력이지만, 동시에 ‘정말 즐겁지 않으면 웃지 않는다’는 식의 서투른 면모도. ‘딱히 반항하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10대인 동안은 제 자신에게 솔직하고 싶어요. 좋은 때와 나쁠 때의 기복이 있긴 하지만 그 모든 게 저 자신인걸요.’ 한편으로는 정이 많고 눈물이 많은 의외의 일면도. 특히 노인들을 보면 눈물이 난다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키워 주셨기 때문인지 나이 드신 분들이 좋아요. 나이 드신 분들의 모습을 보다보면 가슴이 찡해져요.’
6) 코사카 나오
생년월일 : 2002년 9월 7일 (15세)
별자리 : 처녀자리
신장 : 159cm
출신지 : 오사카부
혈액형 : O형
제 이목구비가 뚜렷한 편이라서 분위기가 부드러운 사람을 보면 부러워요. 니시노 나나세상이나 나가하마 네루상처럼 미소가 귀엽고, 지켜주고 싶어지는 여성이 좋아요. 두 분 모두 정말로 미소가 귀여우시고, 저에게는 없는 매력을 갖고 계신 분들이기에 정말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겉모습을 보시고 ‘어른스러워 보인다’던가 ‘쿨해보인다’라는 식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실제로는 그렇게 쿨하지 않고, 오히려 밝고 명랑한 부분도 있답니다. 뭔가를 먹을 땐 특히 텐션이 높을 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앞으로 여러 방면으로 활동 하면서 저 자신의 밝은 일면을 여러분께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활동을 시작 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제가 어떤 면에 강점을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초등학생 때부터 모델이라는 직업을 동경 해 왔기에, 기회가 있다면 모델일에도 도전 해 보고 싶습니다.
오사카(大阪), 코사카(小坂), 케야키자카(けやき坂)
오사카부 출신을 어필하는 캐치프레이즈, ‘오사카, 코사카, 케야키자카 세 가지 사카(언덕길)을 전력으로 달려 올라가겠습니다’는 케야키자카의 팬인 오빠가 고안한 것이라고. ‘겉모습만 보고는 ‘관서 사람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요, 입을 열면 엄청 관서 스타일이에요. 오와라이를 좋아해서 요시모토 신희극도 보러 간 적 있고요. 저는 어느 쪽이냐면 츳코미 타입이라 해야 할까요? 동기인 카와타 히나타가 얼빠진 소리를 하면 거기에 츳코미를 걸곤 해요.’ 말버릇은 ‘なんやろ(뭐지? 어떻게 하지? 의 관서 사투리)’ 곤란하거나 어찌해야 할 지 모를 때 자신도 모르게 나오곤 한다고.
15세, 중 3
그룹 41명의 멤버 중 아래에서 3번째로 어린 멤버이다. 중학교 때는 배구부에 들어 가, 부캡틴을 역임 할 정도였다. ‘부주장이긴 하지만 주전은 아니었기에 입장이 좀 미묘했죠. (웃음)’ 최근 빠져 있는 것은 여성 게닌 ‘유리얀 레트리버’. ‘일본어로 이야기를 하는데도 영어처럼 들리는 점이나 샤넬 네타가 좋아요.’ 그 외에는 최근 케야키자카 2기생들 사이에서 음악에 맞추어 짧은 동영상을 찍어 올리는 어플, tik tok이 유행중이라는 이야기도.
혼자 있는 게 좋아요
낯가림이 심하고 소극적인 성격이기에 평소에도 혼자 있는 경우가 많다고. ‘어느 쪽이냐 하면 대기실에서는 조용히 있는 편이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동기들이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분위기 자체는 좋아합니다. 다른 멤버들이 하는 말을 가만히 듣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휴일에는 그다지 외출을 하지 않고, 스스로에 대해 ‘전생엔 분명 히키코모리였을 것’이라고 할 정도로 인도어파라고.
히라가나 케야키
한자 케야키자카의 자매그룹으로서 2016년 5월에 발족한 히라가나케야키. 코사카는 친구들의 권유로 ‘히라가나 케야키 전국투어 2017’ 오사카 공연과 나고야 공연을 라이브 뷰잉으로 보고 지난 여름에 열린 히라가나 케야키 추가멤버 오디션을
받기로 결심한다. ‘퍼포먼스가 멋지고 한자케야키 선배님들과는 또 다른 분위기에 감동을 받았어요. 저도 같은 무대에 서고 싶다고 생각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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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야키자카46 컴플리트 가이드
Part 1 ‘주목 멤버 6인’
1) 나가하마 네루
생년월일 : 1998년 9월 4일 (19세)
별자리 : 처녀자리
신장 : 159cm
출신지 : 나가사키
혈액형 : O형
퍼스트 사진집은 고향인 나가사키 고토열도에서 촬영 했어요. 정취가 넘치는 마을의 모습과 아름다운 풍경이 잔뜩 들어 간 책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하오니, 부디 보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멋진 곳이고, 제게 있어선 정말 소중한 고향이랍니다. 고향에게 어떤 형식으로건 공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만, 올 해는 나가사키의 풍물시격 이벤트, ‘나가사키 랜턴 페스티벌’ 퍼레이드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할머니와 함께 보러 가곤 했던 이벤트이기에 이렇게 참가할 수 있어 정말 기뻤고, 할머니도 엄청 기뻐 해 주셨어요.
이제 곧 데뷔 2주년인데요, 케야키자카의 노래들을 더욱 더 전국적으로 퍼뜨리고 싶어요. 홋카이도나 시코쿠처럼 아직 가 보지 못 한 지역에서 라이브를 해 보고 싶어요. 그리고 매년 여름에 나가사키현 이나사야마공원에서 ‘스카이 잼보리’라는 야외 음악 페스티벌이 열리는데요, 올 해가 딱 20주년째를 맞이하거든요. 거기에 케야키자카가 나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나가사키 고토열도
부모님의 전근으로 인해 3살 때부터 7살 때까지 나가사키현 고토열도 신카미고도초에서 자라난 야생아. 섬에서 살 때는 나무를 타거나 낚시를 하며 활기차게 자랐다고. ‘부모님 몰래 언니랑 둘이 빈집에서 길고양이를 키우기도 했어요’라고 하기도. 지금도 섬에 돌아가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그녀. ‘고토의 바다와 경치를 정말 좋아해요. 섬 주민분들도 마치 가족처럼 대해 주시고, 다들 따뜻한 분들이랍니다’
인텔리 여왕
나가사키 현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진학고에 다녔으며, 고등학생 때는 ‘고교생퀴즈’ 나가사키현 결승까지 진출 한 바 있는 지성파. 시험 직전에는 하루에 16시간씩 공부하기도 했다고. 케야키자카 수위를 다투는 인텔리 여왕으로, 그룹을 대표하여 퀴즈방송에도 출연 한 바 있다. ‘퀴즈 자체는 좋아하지만 퀴즈방송에 나가면 다들 머리 좋은 분들 뿐이라… 더욱 더 다양한 지식들을 익히기 위하여 최근에는 크로스워드 퍼즐 잡지를 사서 공부하고 있어요.
사진집 대 히트
작년 12월에 발매된 퍼스트 사진집 ‘여기서부터’가 누계 발행부수 17만부를 돌파하는 이례적인 대 히트를 기록하였다. ‘악수회에서 ‘사진집을 보고 팬이 되었다’고 말씀 해 주시는 분이 늘었어요. 스태프분께서 제 동경의 대상인 와타나베 나오미상께서 본인의 인스타에 제 사진집을 올려 주셨다는 얘기를 해 주셨을 땐 정말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요.’ 사진집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진행하는 #나가하마 네루와 데이트 나우, #50음 챌린지 등 특색있는 기획도 호평을 받고 있다..
이름의 유래
독특한 이름이지만 본명이다. 나가하마의 모친이 ‘이름에 ‘루’자를 넣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기에 ‘네루’라는 이름으로 정해졌다고. ‘궁리한다’ (네루)는 뜻을 담아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뒷 글자를 ‘루’로 정해놓고 ‘아’부터 ‘이’, ‘우’ 순으로 (일본 50음도 순서대로) 하나 하나 넣어 보며 느낌이 딱 오는 ‘네루’로 정한 것은 부친이었다. 사실 그녀의 모친은 ‘네루’보다는 ‘루루’라는 이름을 밀었다고도. ‘처음 만난 분께서도 금방 외우실 수 있는 이름이기에 제 이름이 좋아요.’
2) 스가이 유카
생년월일 : 1995년 11월 29일 (22세)
별자리 : 사수자리
신장 : 166cm
출신지 : 도쿄
혈액형 : AB형
‘세상 물정을 모른다’는 오해를 자주 사지만, 의외로 호기심도 왕성하고 무슨 일이건 ‘도전 해 보고 싶어!’라고 생각하는 타입이에요. 케야키자카46에 가입하기 전에 사회생활 공부겸 도쿄돔에서 맥주 판매원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왜 하필이면 맥주 판매원이었냐면 당시에 제가 빠져 있던 야구 애니메이션 ‘다이아의 에이스’가 계기였는데, 야구장의 분위기를 맛보고 싶었거든요. (웃음) 힘들긴 했지만 보람도 있었고, 승마를 통해 단련된 다리와 허리로 분주하게 뛰어 다녔어요.
고 1때쯤부터 아이돌에 대한 동경은 갖고 있었지만, 그런 마음을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못 한 채 시간만 흘러갔지요. 대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까지 저 자신이 장래 어떤 것을 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 없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대로 살면 후회할 거야’라는 마음이 들어 케야키자카의 오디션을 받게 되었어요. 아이돌이 되는 시기가 남들보다 늦었다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것이기에 정말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케야키자카에서 다양한 일들에 도전 해 보고 싶어요.
완벽한 부잣집 아가씨
클래식 발레를 11년간 했다던가 부모님을 ‘아버님, 어머님’이라 부르는 등 ‘아가씨’ 캐릭터로 유명한 그녀. ‘어릴 때부터 그렇게 불러 왔기에 개인적으로는 위화감이 없어요. 가족 그룹 라인에서도 다들 ‘오늘은 뭘 먹었나요?’ ‘이제 집에 갑니다’라고 경어로 이야기를 나누는걸요’ 행동거지나 말투 역시 기품이 넘쳐 말 그대로 ‘좋은 집안 아가씨’라는 분위기이지만 정작 본인은 ‘아가씨’임을 부정한다?!
마술(馬術)
초등학교 5학년 때 승마를, 중 1때부터는 본격적으로 마장마술을 시작하였으며 대학교에서도 마술부에 들었던 그녀. 여러 번 대회에도 나가 호성적을 거두었으며, 작년에는 동관동 마술대회에서 1위를 차지 한 적도 있을 정도의 실력자. 특기를 살려 일본 마술연맹의 ‘마술 스페셜 앰버서더’에도 취임. ‘마술의 매력을 많은 분들께 알려 드리고, 많은 분들께서 마장마술이라는 스포츠를 더 가깝게 느끼실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캡틴
케야키자카의 캡틴이 된 지 1년. 개성적인 멤버들을 한 데 묶어 내야 한다는 중요한 임무에 처음엔 고민도 많았다고. ‘사실 이전에는 책임감 있는 자리에 앉았던 적이 없었기에 제가 캡틴을 할 수 있을 지 고민했어요’. 다카하시 미나미의 ‘리더론’을 읽고, 매일같이 자신이 그룹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궁리 했다고 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멤버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룹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라디오 레귤러 출연
매주 월요일에 방송되는 라디오 방송 ‘레코멘!’의 진행자로 출연중인 그녀. ‘아무래도 심야다 보니 저도 모르게 제 본모습이 불쑥불쑥 나오곤 해요. 조금만 방심하면 저도 모르게 이상한 말을 내뱉곤 합니다. (웃음)’ 함께 레귤러 출연중인 게닌, 오텐키 노리의 혹독한 ‘개그’ 수행을 통해 버라이어티 센스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노리상이 항상 뒤를 받쳐 주시기에 안심하고 여러 가지에 도전 할 수 있어요. 라디오를 좋아하기에 제가 있을 곳이 생긴 것 같아요.’
3) 이마이즈미 유이
생년월일 : 1998년 9월 30일 (19세)
별자리 : 천칭자리
신장 : 153cm
출신지 : 카나가와현
혈액형 : O형
막내라서 자유롭게 자란 편이에요. 형제간에 다툰 적도 없었고, 반항기도 없었던 것 같아요. 오빠들의 영향인지 집에서는 큰 소리로 얘기 하고, 웃는 것도 굉장히 호쾌해 져 버렸어요. (웃음) 어쩌면 내면적으로는 소년 같은 면이 많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학교에서는 엄청 조용한 아이였어요. 오빠들 사이에서만 자랐기에 동년대의 여자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지 몰랐고,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 했어요. 수업중에 선생님들 눈에 띄는 것도 싫어서 숨곤 했고, 항상 조용히 기척을 죽이고 있었어요. 지금 이미지를 생각 해 보면 상상이 안 되실지도 모르겠네요. 케야키자카에 들어 온 뒤가 오히려 본래 자신의 모습을 내 보일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요즘 정말로 행복한걸요!
그러고 보니 그런 성격인 저도 하나 정도는 소녀다운 구석이 있어요. 혼자서는 잠을 못 자거든요. 그래서 19년간 쭉 엄마랑 더블베드에서 함께 잔답니다. 그래서 절대로 독립해서 혼자 살지는 못 할 것 같아요!
즈밍 뱅
작년 건강 문제로 활동을 잠시 쉬었다가 복귀 할 때 머리를 30cm 가량 잘랐다. ‘과거의 자신과 결별하기 위해 머리를 과감하게 잘랐어요. 머리 감을 때는 좀 편해졌지만,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너무 헝클어져요. (웃음)’ 이미지 체인지 한 뒤의 독특한 앞머리를 일컬어 ‘즈밍 뱅’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작년 12월, 여성 패션잡지인 ‘ar’의 레귤러 모델로 발탁 되기도. ‘화장이나 스타일링 등 매번 공부가 많이 돼요. 페로몬 뿜뿜하는 매력적인 여성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가희
뛰어난 가창력과 표현력을 뽐내며 ‘케야키자카의 가희’라 불리는 그녀. 작년 여름에 있었던 라이브 때는 솔로곡인 ‘여름 꽃은 해바라기 뿐이 아니야’를 피로 하기도. ‘긴장했지만 잘 부르고 못 부르고를 떠나 일단 제 마음을 담아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팬 여러분의 성원을 듣고 소름이 돋았어요.’ 그 뿐 아니라 코바야시 유이와의 듀오 ‘유이쨩즈’로서도 활동중인 그녀는 편안한 목소리로 팬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아르바이트
케야키자카에 들어오기 전에는 마츠야(규동체인점), 이에케(요코하마에서 시작 된, 쇼유돈코츠라멘) 라멘가게, 고고카레(이시카와 카레 체인) 등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시도.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카레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CoCo이치방야(한국에도 진출한, 카레 체인점). ‘혼자서 홀을 전부 커버하거나, 1분 30초만에 각자 양이 다른 카레 6인분을 만든 적도 있다’고 할 정도로 열심이었다고. 참고로 이마이즈미의 추천 메뉴는 ‘게 크림 크로켓에 치즈 토핑 한 것. 맵기는 1카라 (기본보다 아주 약간 매운 정도)’ 라고 한다.
5남매의 막내
5남매의 막내로, 위로
오빠가 네 명 있다. ‘큰 오빠는 14살 위라 제가 유치원생
때 이미 결혼을 했기에 솔직히 그리 관계가 깊지는 않아요. 그래선지 큰 오빠를 만날 때 마다 긴장합니다’ 본인 왈, 오빠들에 둘러싸여 활기찬 분위기에서 자라 왔기에 ‘목소리가 커 졌다’고. ‘목소리
뿐 아니라 위 용량도 커요. 1주일에 한 번은 엄마가 가라아게를 산더미처럼 만들어 주셨는데, 항상 오빠들이랑 쟁탈전을 벌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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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모리 니지카 : 코바야시 유이
‘어떤 때라 해도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 주는 점’
이마이즈미 유이 : 오다 나나
‘호쾌한 웃음과 츳코미가 좋다’
우에무라 리나 : 사이토 후유카
‘밝고 항상 다른 멤버들을 웃게 해 주는 점’
오제키 리나 : 와타나베 리사
‘어린 아이처럼 귀여워 해 준다’
오다 나나 : 코바야시 유이
‘전부 좋아요. 저도 모르게 바라보게 됩니다’
코이케 미나미 : 요네타니 나나미
‘언제나 시시한 얘기라도 어울려 주니까’
코바야시 유이 : 시다 마나카
‘얼굴이 취향이라서’
사이토 후유카 : 코사카 나오
‘이야기를 나눠보고 푹 빠졌어요’
사토 시오리 : 요네타니 나나미
‘티 내지 않고 다른 사람을 배려 해 주는 면이 상냥합니다.’
시다 마나카 : 사이토 쿄코
‘쿄코와 함께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필요 없을 정도로 좋아해요’
스가이 유우카 : 사토 시오리
‘항상 웃어 주는 점’
스즈모토 미유 : 오제키 리카
‘마치 캐릭터 처럼 귀여워서’
나가사와 나나코 : 오다 나나
‘머리를 잘라서’
나가하마 네루 : 나가사와 나나코
‘매일매일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 질리지 않는다’
하부 미즈호 : 와타나베 리사
‘매사에 침착하게 해 내는 점’
하라다 아오이 : 나가사와 나나코
‘항상 상상한 것 그 이상을 보여준다.’
히라테 유리나 : 사이토 후유카
‘2주에 1번 정도 페이스로 집에 놀러 와서 자고 갈 정도’
모리야 아카네 : 요네타니 나나미
‘항상 이야기를 들어 준다.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줄 줄 안다’
요네타니 나나미 : 나가사와 나나코
‘불가사의한 캐릭터이지만 다정하고 신뢰 할 수 있어서’
와타나베 리카 : 코바야시 유이
‘(코바야시의) 머리카락이 좋다’
와타나베 리사 : 오제키 리카
‘모든 면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이구치 마오 : 사이토 쿄코
‘츤데레라서’
우시오 사리나 : 사사키 쿠미
‘재미있고 멋쟁이인데다가 미인!’
카키자키 메미 : 다카세 마나
‘어떤 일을 해도 용서 해 줄 정도로 아량이 넓다’
카게야마 유우카 : 사이토 쿄코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노력가라서’
카토 시호 : 나가사와 나나코
‘외모, 성격, 전부 좋아합니다’
사이토 쿄코 : 이구치 마오
‘모든 면이 좋다. 나의 소중한 보물’
사사키 쿠미 : 카토 시호
‘외모는 귀여운데 성격이 엉뚱한 점이 좋다’
사사키 미레이 : 우시오 사리나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 가장 상냥한 사람’
다카세 마나 : 카키자키 메미
‘강아지처럼 잘 따라주는 면이 귀엽다’
다카모토 아야카 : 히가시무라 메이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하이톤 웃음소리가 귀엽다’
히가시무라 메이 : 다카모토 아야카
‘언니처럼 의지 할 수 있어서’
카네무라 미쿠 : 니부 아카리
‘웃음이 터졌을 때가 귀엽다’
카와타 히나 : 와타나베 미호
‘표정이 좋다. 곤란해 하고 있으면 말을 걸어 줍니다.’
코사카 나오 : 토미타 스즈카
‘재미있고 항상 찰싹 달라 붙어 주는 면이 좋아요’
토미타 스즈카 : 코사카 나오
‘언제 봐도 귀엽기 때문에 넋놓고 바라보게 됩니다’
니부 아카리 : 미야타 마나모
‘ 때때로 보여주는 어른스러운 모습이 좋아요’
하마기시 히요리 : 와타나베 미호
‘말투, 향기’
마츠다 코노카 : 미야타 마나모
‘웃음 포인트가 남들과 달리 특이하고, 웃는 방식도 재미있다’
미야타 마나모 : 니부 아카리
‘리액션이 커서 귀엽습니다’
와타나베 미호 : 코사카 나오
‘어른스럽고, 말이 잘 통한다. 무엇보다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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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의 무대
‘운명의 치즈’
- 6번째 싱글 ‘창문을 깨라!’의 정보가 속속 해금중입니다만, 이 싱글에 대해서 멤버들에게는 어떤 식으로 정보가 전달이 되었나요?
하부 (이하 ‘하’) : 레슨 한다고 해서 사무실에 갔더니 거기서 발표 되었어요.
- 갑작스러운 발표였군요.
코이케 (이하 ‘코’) : 다들 휴식을 취하고 있으려니 ‘잠깐 모여 봐’라고 하시고는 ‘그럼 지금부터 6번째 싱글 선발 멤버를 발표하겠습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다들 방심하고 있었기에 갑자기 분위기가 심각해졌어요.
하 : 항상 담당 스태프분께서 선발 정보가 적힌 종이를 보며 말씀 해 주시거든요? 그 분께서 종이를 꺼내시는 모습을 보고 ‘아! 정말 발표하는구나’ 싶었지요.
- 그럼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까지 어떤 기분이셨나요?
코 : 발표 때는 항상 3열부터 발표가 되는데요, 언제 제 이름이 불릴까 생각하며 가슴 두근거리며 기다려요.
하 :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이 불릴 때 마다 심박수가 엄청 올라요.
코 : 응! 나도 알 것 같아!
하 : 전작에서 처음으로 프론트에 섰는데요, 솔직히 지난 싱글 활동기간동안 저 나름대로는 노력 했다곤 했지만 결과를 남겼는지 어떤지 실감이 없었어요. 그렇기에 6번째 싱글에서는 포지션이 떨어지지 않을까 불안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제 이름이 불리지 않아서 ‘어라?’ 하고 생각했지요.
- 5번째 싱글 때 ‘결과’를 남겼는지 어떤 지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그 ‘결과’ 란 어떤 것인가요?
하 : 프론트에 서게 되면 이래저래 취재를 받게 되는 경우도 많아지잖아요. 그런 취재에서 확실히 전할 것들을 전하는 것이 ‘결과’라고 생각하거든요. 다시 말하자면 ‘스스로를 내 보이는’것이라 할 수 있겠네요.
- 프론트 멤버로서 이름이 불린다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하 : 이번에도 찬스를 받았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5번째 싱글 활동을 하며 조금은 자신을 얻었기에 그 때 얻은 자신감을 이번에 살릴 수 있다면 좋겠다… 고 생각했지요.
- ‘자신’이라 하면?
하 : 버라이어티 방송에서 ‘모짜렐라 치즈’게임을 한 적이 있거든요. 그 당시 참가한 멤버들이 프론트 멤버들이었는데, 그 게임을 통해 저 자신의 껍질을 한 차례 깰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게임을 한 다음 녹화때부터 스스로 적극적으로 발언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망가지는 게 두렵지 않아 졌어요.
- 설마하니 자신감의 근원이 ‘모짜렐라 치즈 게임’일 줄은 몰랐네요. (웃음)
하 : 제 운명을 바꾸어 준 ‘모짜렐라 치즈 게임’이라 할 수 있겠네요. (웃음) 그 게임 이후로 여러 방면에서 마음을 다잡고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게 되었지요. 매일 매일이 변화의 연속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그럼 코이케상은 프론트 멤버에 뽑히셨을 때 어떠셨나요?
코 : 3번째 싱글에서 처음으로 프론트 멤버에 뽑혔는데요, 언젠가 다시 한 번 그 자리에 서 보고 싶다는 동경은 쭉 갖고 있었어요. 5번째 싱글에서는 처음으로 2열에도 서게 되어, 테치의 뒤에서 퍼포먼스를 했었는데요, 그 때 다시금 ‘최선을 다 해 나 자신을 드러내야겠다’고 각오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3번째 싱글에서 처음으로 프론트에 섰을 때, 그에 걸맞게 자신을 드러내지는 못했었기에 그게 엄청 후회되었거든요. 5번째 싱글 활동에 임하면서 목표를 ‘나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으로 잡았었는데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좀 부족하다 생각했어요. 더욱 더 잘 해야 한다고 절감하고 있었기에 6번째 싱글에서는 3열로 되돌아 가려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프론트에서 제 이름이 불려서 ‘어?’라고 깜짝 놀랐어요. 솔직히 ‘내가 그 자리에 서도 되는걸까’라고 생각도 했어요. 이번 프론트에 선 멤버들은 다들 춤을 멋지게 추는 멤버들이잖아요. 그 점이 정말 불안했어요. 그렇게 불안해 하고 있을 때, 이마이즈미가 상냥하게 말을 걸어 주었어요. 물론 평소에도 사이가 좋긴 하지만, 이마이즈미가 그렇게 말을 걸어 준 덕분에 ‘아, 그래 이마이즈미도 곁에 있고, 하부쨩도 함께 프론트에 서 있으니까 괜찮을 지도 몰라’라고 생각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번째 싱글에서 미처 다 하지 못 했던 것들을 이번에는 해 내야 한다고, 새로운 저 자신을 표현 해 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 프론트라는 자리는 동경 해 왔던 자리인가요?
하 : 네. 5번째 싱글 때 팬 여러분께서 프론트에 서게 된 것을 축하 해 주셨어요. ‘결과 발표를 보고 눈물이 나더라’라고 말씀 해 주시는 분도 계실 정도였어요. 이번에도 팬 분들께서 기뻐 해 주실 것이라 생각하기에, 항상 응원 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은혜를 갚을 수 있었지 않았나 싶어요.
코 : 4번째 싱글에서 3열로 되돌아 갔을 때, 블로그에 ‘언젠간 다시 프론트에 서고 싶다’라고 썼었어요. 팬 여러분께서도 ‘항상 우리가 곁에 있을 테니 함께 힘 내자’고 해 주셨고요. 그런 팬분들의 마음에 응해 드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강렬함’
- 하부상은 블로그에 ‘미쨩과 함께 프론트에 설 수 있어 기쁘다’고 쓰셨지요.
하 : 네! 정말로 기뻐요! 사이 좋은 미쨩과 처음으로 함께 프론트에 섰잖아요!
코 : 물론 제가 프론트에 서는 것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거라 생각해요. 실제로 MV 촬영 때 내내 그 점이 신경쓰였고, 그 점에 대해 하부쨩에게 상담도 했어요. 그 때 하부쨩이 ‘나도 그래. 하지만 함께 힘 내 보자’라고 이야기 하며 힘을 주었어요. 하부쨩과 함께 프론트에 설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 코이케상, 기본적으로 부정적이신 편이군요.
코 : 아무래도 자신이 안 생겨요… 상담도 그다지 하지 않는 타입이고, 보통은 마음 속에 쌓아 두는 타입인데요, 그렇게 쌓여 있을 때 마침 하부쨩이 곁에 있었기에 다 털어 놓았지요.
하 : 미쨩, 고민 상담 같은 걸 별로 하지 않는 타입이라서… 그런 사람이 저에게는 고민을 털어 놓아 준 것이잖아요. 다시 말 해 서로 마음이 통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쁘기도 했어요.
코 : 아까 하부쨩이 자신을 얻게 된 계기가 ‘모짜렐라 치즈 게임’이라고 했잖아요. 저는 ‘케야카케’에서 오다나나와 함께 U-turn (츠치다 테루유키가 속해있던 오와라이 콤비)상의 커버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처음으로 마음을 열 수 있었어요.
하 : 아 그 마음 알 것 같아. 많은 사람 앞에서 뭔가를 해 내고 나면 자신이 생기지!
- 하긴, 많은 멤버들과 함께 같은 퍼포먼스를 하는 것과 적은 인원으로 뭔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근본적으로 좀 다르긴 하죠.
코 : 네. 완전 달라요. 무대는 많은 멤버가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나간다는 느낌이고, 콩트는 무대와는 전혀 다른 긴장감이 있지요.
하 : 그렇죠. 모짜렐라 치즈 게임 엄청 창피하기도 했거든요. 고향 친구들도 방송을 봐 주기에 그런 점도 의식하게 되고. (웃음)
- 그럼 신곡 이야기로 돌아 가 보죠. 이번 신곡 이미지는 어떠신가요?
코 : 처음부터 끝까지 ‘강렬함’을 전면으로 내세운 곡이라 생각해요. 단어로 표현하자면 ‘용맹하다’ 라고나 할까요. 어느 정도나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강렬’한 곡이라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MV는 좀 불량 해 보일 정도지만요.
하 : 의상도 MA-1(※미 공군 항공점퍼)풍인데다가 곡조 역시 록적인 이미지이지요. 히라테는 붉은색 MA-1이고 나머지는 검은색이고요.
- 그럼 안무의 특징은요?
코 : 5번째 싱글의 안무는 ‘발 동작’이 포인트였고, 이전에도 몸의 일부를 포인트로 잡는 안무가 많았었는데요, 이번에는 목, 손, 발 등 전신을 사용하는 안무예요. 안무 내내 쉬는 구석이 없어요. (웃음)
하 : 전작은 아무래도 하반신에 근육통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상반신에 근육통이 많이 와요. (웃음) 전원이 기세좋게 앞으로 튀어 나오거나 하기에, 안무 동작 하나하나에 ‘강렬함’이 깃들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코 : 인트로가 없이 갑작스럽게 ‘오오오오!’라고 외치면서 시작되는 가사도 박력있지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록계열 곡이 오길 기다렸었기에 내심 ‘드디어 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이라면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이 이런 테이스트의 곡을 스트레이트하게 전달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거든요.
- ‘지금이라면,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이’ 전달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코 :’사이마조’에서 시작 된 ‘케야키자카의 색’이 조금씩이나마 여러분께 침투하고, 많은 분들께서 저희에 대해서 알아 주시게 된 타이밍이라 생각했거든요.
- 그런 타이밍이기에 더욱 더 잘 전달 될 수 있으리라는 말씀이군요. 싱글에서 느껴지는 흐름도 있고 말이지요. ‘사이마조’에서 시작되어, ‘바람을 맞아도’에서 조금 방향을 선회 한 뒤에 맞이하는 6번째 싱글이기에 다시 한 번 ‘강렬함’을 전면으로 들고 나오셨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하 : 이야기가 조금 옆으로 새는데요, 지금은 히라가나 케야키쨩에 2기생이 들어 와, 한자 케야키와 같은 인원 수가 맞춰 진 타이밍이지요. 그렇기에 지금이야말로 ‘앞으로 한자 케야키와 히라가나 케야키가 어떻게 나아 갈 지’가 정해지는 국면이라 생각해요. 그런 중요한 타이밍에 히라가나 케야키쨩의 라이브를 보러 갔었는데 정말 강한 인상을 받았어요. 특히 ‘NO WAR in the future’를 보고는 내심 초조해지기도 했어요.
코 : 그 마음 알 것 같아요. 안무도 딱딱 맞았고요. 아 우리도 이대로 만족하면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하 : 그리고 2기생들의 ‘오모테나시회’도 보러 갔었는데, 자신이 가진 개성을 능숙하게 어필하는 멤버들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희 같으면 어느 쪽이냐 하면 소극적인 멤버들이 많은 편이기에 이대로라면 금방 추월당하겠다는 위기감을 느꼈지요. 하지만 동시에 ‘질 수 없다’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코 : 그렇지. 몸을 아끼지 않고 전신을 활용해서 안무를 표현 잘 해 내지.
- 이번 싱글에는 히라가나의 곡 ‘두고봐’가 실리는데요, 이 곡 역시 지금까지에 비해 강렬한 곡이라 할 수 있지요.
하 : 그렇죠. 사실 그 가사를 읽어보고 뜨끔했어요. 지금까지 주로 해 왔던 ‘귀여운’ 풍의 곡 뿐 아니라 이런 강한 곡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표현의 폭이 넓어 진 것이잖아요. 하지만 그런 타이밍에 한자 케야키가 이 정도로 강렬한 곡을 받았다는 것 역시 뭔가 의미가 있는 것이라 생각해요. 다시 한 번 한자 케야키가 갖고 있는 ‘강함’을 보여주고 싶어요.
‘마음을 담아’
- MV 촬영을 앞두고 감독님이나 다카히로선생님께서 뭐라고 따로 주문하신 건 없나요?
코 : 감독님이 ‘후타리세종’, ‘불협화음’, ‘바람을 맞아도’를 맡아 주신 신구 료헤이 감독님이신데, 감독님이나 다카히로 선생님께서는 ‘각자 표현 하고 싶은 것을 표현 해 보라’고 하실 뿐 딱히 다른 지시가 없으셨어요. 사실 이런 건 처음이었지요.
- 그럼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코 : 테마를 정해 주시면 거기에 맞추어 감정을 잡고 춤을 추는데요, 이번에는 그런 것 없이 각자 감정을 만들어야만 했어요. 그렇기에 저는 저 자신에 대해 ‘나 짜증나!’라고 생각하며 춤을 추었어요. 항상 저 자신을 보면 답답하고 화가 나거든요.
- 자신에게 만족하지 않고 항상 아쉬운 부분을 찾아 내게 되는 것이군요. 하부상은 어떠셨나요?
하 : 저는 ‘강한 자신’을 의식하며 춤 췄어요. 그런 자신이 아니라면 이길 수 없으니까.
- 이번에 두 분께서 프론트에 발탁 되셨다는 것은 퍼포먼스 면에서 두 분이 좋은 평가를 받으셨다는 이야기라 생각하거든요. 사실 이전에 신구 감독님과 이케다 카즈마 감독님 (‘사이마조’, ‘세카아이’ 감독)의 대담에서 나온 말이 떠오르는데요, 신구감독님께서 ‘MV촬영 중에 하부는 항상 저에게 여러 가지를 요구 합니다. 예를 들어 ‘가사가 바뀌었으니 한 번 더 찍으면 안 될까요?’ 라고 이야기 한 적도 있어요’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하 : 아, 그 대담 읽었어요. (웃음) 그 말씀을 보고 정말 기뻤어요. 그 일은 사실 제가 처음 프론트에 서게 된 지난 작품때에 있었던 일인데요, 립신을 찍은 뒤에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 되어서 분했거든요. 무언가 결과를 남겨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감독님께 말씀 드렸더니 흔쾌히 ‘그래? 그럼 다시 한 번 찍자’라고 해 주셨어요.
- 그랬군요. 신구 감독님께서 그 외에도 ‘카메라맨들이 자연스럽게 포커스를 맞추게 되는 멤버가 있는데, 바로 이시모리 니지카와 하부 미즈호’라는 말씀도 하셨지요. 춤을 출 때 어떤 점을 의식하고 계신가요?
하 : 어떤 위치에 서 있건간에 그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카메라가 저희를 찍고 계신다면 그 카메라를 향해 ‘나를 찍어!’라고 마음을 담아 신호를 보내는 거죠. (웃음) 조금이라도 그룹을 위해 공헌 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렇게 하면 결국 저에게도 좋은 것이라 생각하고요. 팬 여러분께서도 제가 조금이라도 더 화면에 잡힌다면 기쁘실테고요.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더 화면에 잡힐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 그럼 코이케상은 하부상처럼 ‘마음을 담아 신호를 보내’시나요? MV 촬영때건 음악방송 때건 상관 없이 말입니다.
코 : 저는 평소에는 그리 앞으로 나서는 타입은 아니지만, 케야키의 멤버로서 활동을 할 때는 그렇게 마음을 담아 신호를 보내곤 해요. 음악방송에 나가면 조금이라도 인상을 남기려 노력하고요. 카메라리허설을 통해 제가 언제 화면에 비치는 지 알 수 있기에, 제가 비추어질 때는 매번 다른 표정을 지으려고 의식하고 있고요. 그러기 위해 항상 거울과 씨름하곤 해요. ‘이 표정은 어떨까?’ ‘이 표정이 더 나으려나?’ 라는 식으로.
하 : 저는 카메라 리허설 이전에 하는 음 체크때부터가 승부를 걸 때라 생각하기에 그 때부터 전력을 다 해요. 리허설 같은 ‘테스트’ 때 이미 음악방송은 시작 된 거라 생각하거든요.
- 그럼 지금까지 참여 한 음악 방송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해 냈다’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 말이에요.
하 : ‘케야키자카46 SHOW!’에서 ‘바람을 맞아도’를 풀로 선보였을 때예요. 두 줄로 움직이는 안무가 있는데, 그 때 카메라가 위에서부터 부감하듯 찍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타카히로 선생님께 ‘이번에 좀 더 크게 돌아도 될까요?’라고 상담을 했어요. 그랬더니 ‘그래, 해 보렴’이라고 말씀 해 주시더라고요.
코 : 응, 그랬지!
하 : 그렇게 좀 크게 돌면서 ‘기쁨’을 표현 해 보고 싶었어요. 뭐 결국 좀 너무 지나쳤던 것 같긴 하지만요.
- 좋은 에피소드네요! 코이케상은 어떠신가요?
코 : 저도 같은 무대를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곡 마지막 부분에 클로즈 업 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 때 뭐라도 해 보고 싶어서 타카히로 선생님께 어떻게 하면 좋을 지 상담 했거든요. 그랬더니 ‘윙크라도 해 보지 그러니?’라고 (웃음) 하기더라고요. 그냥 윙크만 하는 건 좀 심심하니까 카메라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윙크를 했지요.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가장 용기 냈던 것 같기도 해요.
하 : 그 때 정말 귀여웠어!
- 자신들이 나오는 영상은 체크 하시나요?
하 : 물론이죠. 몇 번이고 보는걸요. (웃음)
코 : ‘나, 나르시스트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몇 번이나요. (웃음)
하 : 몇 번이고 되돌려 보곤 하지. (웃음)
- 신곡뿐 아니라 연말에서 연시에 걸쳐 그룹에 큰 움직임이 있었지요. 연말에 열린 NHN 홍백가합전에 2년 연속으로 출장하시기도 했고요. 홍백때 ‘불협 화음’을 선보이셨는데, 어떠셨나요?
코 : 저는 지금까지 해 온 ‘불협화음’ 중 가장 전력으로 표현 해 낸 무대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그렇게까지 감정이입해서 공연 했던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집에 돌아 가 녹화 해 놓은 것을 보면서 그 때만큼 가슴에 확 와 닿았던 적은 없었거든요. 그 정도로 기합이 팍 들어 가 있었던 것 같아요.
- 어째서 그 정도로 기합이 들어 가 있었던 걸까요?
코 : 저는 케야키에 들어 오기 전, 학교 다닐 때 솔직히 학교생활을 원만히 보내지 못 했거든요. 그렇기에 강한 곡들을 부를 땐 항상 마음 속으로 ‘언젠간 그 때 나한테 그렇게 대한 사람들이 날 다시 보게 해 주겠어!’라고 생각하며 곡을 불러요. 특히 ‘홍백’은 주목도가 높은 방송이다 보니 그만큼 그 사람들이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니…
- 말하자면 이전 동급생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럼 하부상은 어떠신가요? ‘기합’이라는 면에서.
하 : ‘홍백’은 많은 분들이 보시는 방송이기에, 그런 방송에서 ‘케야키’가 갖고 있는 강렬함을 확실하게 인식시켜 주겠다는 의미로 기합이 들어 있었지요. 그렇기에 무대에 오르기 전에 4시간 정도 계속 연습을 했어요.
- 4시간이나요?
하 : 네. 그러다 보니 3명 정도 의상이 뜯어졌을 정도였어요. 멤버들이 모여 몇 시간이나 거울 앞에서 그렇게 격렬하게 연습을 했지요. 여름에 있었던 전국 투어에 이어, 지난 1년을 집대성하는 무대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런 점을 충분히 발휘 하고 싶었어요.
코 : 무대를 마친 뒤, 다들 울음을 터뜨렸어요. 아직 무대가 끝난 게 아닌데도.
- 다들 벅차셨던 거겠죠. 그리고 올해 초에는 부도칸 콘서트가 중지 되는 일도 있었지요.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코 : 솔직히 말해서 분했어요.
하 : 그렇지요. 팬 분들께서도 많이 기대 해 주셨었기에 퍼포먼스를 보여드릴 수 없었던 게 아쉬웠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그 때야 말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긍정적으로 생각 하자면, 충전기간이 생겼다고 할까요 힘을 모을 시간을 벌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부도칸 공연으로 인한 분함을 ‘프론트에 서서’ 퍼포먼스로 승화 시키시면 좋겠네요.
하&코 : 네! 열심히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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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ent Beauty
새로운 포진의 강점
- 본지 17년 12월호에서도 두 분의 인터뷰를 실은 적이 있습니다만, 그 당시, 작년 여름에 있었던 전국 투어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을 듣다 보니 두 분이 생각하시는 것이 비슷하다는 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두 분이 비슷한 의식을 갖고 활동을 하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 이렇게 두 분의 대담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리사상께서는 작년 말, 코바야시상에 대해 ‘그룹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 보고 싶은 멤버’ 중 한 명으로 꼽으셨는데요.
리사 (이하 ‘리’) : 아, 그랬었죠. (웃음)
- 코바야시상의 인터뷰를 읽으시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되셨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점에서 공감을 하게 되신 건가요?
리 : 투어 당시를 되돌아 보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한계에 달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멤버들이 많았는데요, 그럴 때에도 코바야시는 그런 부정적인 면을 내보이지 않은 멤버였거든요. 그런 면에서 코바야시에게 굉장히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당시에 때마침 코바야시의 인터뷰를 읽었기에 ‘어! 정말!’이라고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많았지요.
- 케야키자카에는 그룹 분위기가 좋을 때는 그 분위기에 쉽게 쓸리고, 분위기가 안 좋으면 그 분위기에 사로잡혀 버리는 멤버가 적지 않은 느낌인데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코바야시상은 그런 경향이 없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인가요?
리 : 네. 그렇게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느낌이에요.
- 그런 느낌을 받으신 것은 무엇 때문인가요? 평소의 모습 때문인가요? 아니면 퍼포먼스에서 느껴지는 것인가요?
리 : 평소에도 분위기에 좌우되지 않는 편인데다가, 자기 주관이 확실하다는 인상이 강하네요.
코바야시 (이하 ‘코’) : 후후후 (웃음)
- 그럼 코바야시상이 보시기에 리사상은 어떤 사람인가요?
코 : 직접 그런 이야기를 해 본 적은 없지만, 스태프분께 상담을 했을 때 그 스태프분께서 ‘너랑 같은 생각하는 멤버도 있다’면서 예로 드신 것이 리사였거든요. 그래서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은 간접적으로나마 알고는 있었어요.
- 그 뒤로도 그 점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은 없으신 거죠?
코 : 네 (웃음)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멤버들과 그리 깊은 이야기를 하거나 하지 않았거든요. 투어 중에도 누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 알 수 없었기에, 누구와 얘기를 나누어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지 고민하기도 했어요.
- 그럼 멤버들에 대해 이해 하게 된 것은 의외로 최근 일이네요?
코 : 네. 최근 들어 누가 어떤 식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어느 정도는 알게 된 것 같아요.
- 두 분이 그룹을 바라보시는 시선이 비슷하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그런 두 분이 보시기에 지금의 케야키자카와 작년 여름의 케야키자카와 비교해서 변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코 : 아무래도 부도칸에 서지 못 하게 된 게 컸어요. 그 뒤로 다들 조금씩이나 개인적으로 더 앞으로 나서고 싶다던가, 조금 더 열심히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
리 : 응. 그렇게 엄청나게 크게 변했다고 할 만한 것은 없는 것 같지만, 여름 투어를 경험하고, 그 뒤 반년 정도 걸쳐 조금씩이나마 의식이 변했다고 생각해요. 물론 아직 확신을 갖고 ‘변했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말 하지는 못 하겠지만요.
- 2017년은 정말 재미 있는 한 해 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물론 당사자들은 재미보다는 힘들었다는 감상이 더 크시리라 생각합니다만, 2016년 충격적인 데뷔를 통하여 대중에게 주었던 강렬한 이미지가 작년 한 해를 거치며 더더욱 강해졌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그런 분위기를 이어받아 2018년 한 해 역시 크게 변화 해 가겠지요. 하지만 2018년 들어 처음으로 예정되어 있던 큰 일, 다시 말 해 부도칸 공연이 갑자기 취소 되는 경험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그런 다양한 일들이 있었던 1월은 어떤 기분으로 보내셨나요?
코 : 사실 새 해가 시작된 직후부터 6번째 싱글 제작이 시작되었기에 거기에 집중하며 보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것을 생각 할 여유가 없었다고 할까요. 오히려 싱글 제작이 끝난 요즘이 생각 할 여유가 더 많네요.
- 6번째 싱글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유이쨩즈 두 분이 히라테상의 양 옆에 서는, 지금까지 보지 못 했던 포메이션을 선보이셨는데요. 이 포메이션에 대해 리사상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리 : ‘강하다’고 생각해요. (웃음)
- 어떤 의미의 ‘강하다’는 것인가요?
리 : 그저 그 세 명이 나란히 선 것 만으로도 내뿜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외에도… 예를 들어 히라테쨩이 활동에 참가를 못 하게 되어 유이쨩즈 둘이 센터자리에 서게 되더라도, 둘 다 활동에 대해 확실히 생각을 갖고 있는 멤버들이기에 여차 할 때에도 제대로 대응을 할 수 있는 멤버들이라는 점 역시 ‘강한’ 점이라 생각하고요. 물론 전 멤버가 다 모여서 활동을 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만에 하나의 경우가 생기더라도 팬 여러분께서 안심하고 보실 수 있는 포메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럼 리사상이 보시기에 유이쨩즈는 어떤 멤버들인 것 같나요?
코 : 에? (웃음)
리 : 후후후. 노래와 춤, 둘 다 되면서 동시에 그룹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멤버들이라 생각해요. 그렇기에 든든한 멤버들이고요.
코 : 후후후. 고마워. (웃음)
- 확실히 안심이 되는 멤버들이긴 하지요. 코바야시상은 자신과 이마이즈미상이 히라테상의 양 옆에 서는 이번 포메이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코 : MV촬영 때 있었던 일인데요, 히라테쨩 이외의 멤버들이 춤을 추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스태프분들께서 ‘유이쨩즈가 좀 더 가운데로 와’라고 말씀을 해 주셨어요. 그 얘기를 듣고 나니 더 확실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 더블 센터에 가까워 지는 장면도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런 의미로 보자면 좋은 기회라고도 할 수 있을텐데요.
코 : 음… 분명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상대방이 즈밍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런 경우, 즈밍이라면 이렇게 생각하겠지’라는 식으로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어느 정도 알기 때문에 더더욱 든든하게 느껴지는 점도 있는 것 같거든요. 그렇기에 서로 말로 표현한 적은 없지만 내심 ‘확실히 보여주자’고 생각하고는 있는 것 같고요.
- 그럼 이번 타이틀곡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코 : 가사를 보고는 분한 마음이 들어 눈물이 나더라고요. (쓴웃음)
- 예? 왜요? 케야키자카다운 가사라고 생각하는데요.
코 : 그렇긴 하지만, 한 편으로는 지금까지의 저희들을 표현한 가사 인 것도 같아서요.. 가사에서 말하는 ‘개’가 우리인 것은 아닐까… 하고.
리 : 아, 나도 그런 생각 했어.
코 : 물론 노래를 할 때는 저희가 그런 말을 ‘하는’ 쪽이지만, 가사만 읽었을 때는 ‘응?’이라는 느낌이… 그렇지? (웃음)
리 : 응. (웃음) 사실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개’라던지 ‘길들여졌다’는 표현을 보니 뜨끔하기도 하고, 한 방 맞은 느낌이 들었어요. ‘분명 그런 말을 들을 수도 있겠네’라고.
코 : 사실 립신을 찍을 때 위험했어요. 너무 감정이입이 되어서 울면서 찍을 정도였지요.
- 그렇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케야키자카의 좋은 점이라 생각해요. 재작년에 나온 ‘사이마조’ 때부터 꾸준하게 ‘어른들이 만들어 온 것’들에 반항 해 온 그룹이 바로 케야키자카잖아요. 아마 이번 신곡을 다른 그룹이 불렀다면 그냥 자학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을 거예요.
코&리 :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 - 특히 2017년에는 ‘불협화음’이라는 곡에 휘둘렸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좋은 의미로건 나쁜 의미로건. 그리고 그 결과 대중적으로도 케야키자카의 이미지 역시 ‘불협화음’의 그것이 되어 버린 느낌이 있어요. 하지만 이번 신곡 ‘창을 깨라!’는 그런 이미지를 불식시킬 수 있는 곡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18년의 케야키자카가 갈 길을 이 한 곡을 통해 시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나 할까요.
코&리 : (작은 목소리로) 그렇군요…
같은 열랑으로
- 그럼 화제를 조금 바꾸어 보지요. ‘완벽한 모습으로 라이브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부도칸 공연을 중지하게 되었는데요, 공연을 중지하는 사유로 보자면 꽤나 특이한 케이스라 생각합니다. 두 분은 이 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코 : 그 당시 엄청 화 냈던 기억밖에는… (웃음) 호텔에서 엄청 화 냈었어요. 개중에는 저 외에도 ‘히라테가 못 나와도 우리들 만으로도 공연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멤버들도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전원이 같은 마음이리라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모두 하나가 되어 함께 노력 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라이브를 해 봤자 마음에 차지 않을 테니…
리 : 엄청 분한 마음도 있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서 ‘완벽한 상태로 라이브를 할 수 없다면 결국 여름 투어 때와 같은 결과가 될 것’이라, 보러 와 주신 분들께서 만족하지 못 하신 채 돌아가시게 되는 게 싫었어요. 하지만 한 편으로는 ‘다들 히라테가 없으면 나머지 멤버들은 아무 것도 못 한다고 생각하겠구나’ 라는 생각도 했어요.
- 솔직히 엄청난 결단이라고 생각해요. 동시에 그룹의 스탠스가 변함이 없다는 점 역시 느꼈지요. 뭐라 할까요… 21명 함께가 아니면 안된다는 그룹의 자세를 여름 투어때보다 더 강하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세간의 비판에 굴하지 않고 자기 길을 가는 그런 모습이 케야키자카의 강점이라는 점 역시 새삼스레 느꼈습니다. 그럼 두 분은 (한자 케야키 대신 열린) 히라가나 케야키의 부도칸 공연은 보러 가셨나요?
코 : 네. 보러 갔어요. 히라가나쨩을 보면서 ‘완벽하다’고 느꼈습니다.
리 : 저는 스케줄 문제가 있어서 보러 가지는 못 했어요. 사실 히라가나쨩들은 일본을 대표하는 무대인 부도칸 뿐 아니라 전국 투어도 저희보다 먼저 단독으로 성공 시켰거든요. 아직 한자 케야키는 단독 라이브도, 투어도 한자 단독으로 해 본 적이 없기에 그런 의미에서 현재 한자 멤버 21명만으로 동연을 해 보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하지만 작년 12월에 마쿠하리에서 열린 히라가나쨩의 투어 파이널을 보았을 때, 정말로 ‘대단하다’고 느꼈거든요. 단독 라이브를 자신들만의 힘으로 성공 시킨 점도 그렇고… 그렇기에 다음에 만약 저희에게도 단독 라이브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때야말로 진정한 승부의 때라고 생각해요.
- 이번에 라이브가 취소 되면서 (라이브 취소의 이유가 ‘완벽한 공연을 보여 줄 수 없다는 것이라서) 다음 라이브에 대한 허들이 엄청 높아진 것 같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다음 라이브가 진정한 의미의 ‘승부처’라고 할 수 있겠네요.
리 : 그렇겠지요. 분명.
- 그럼 2018년에는 개인적으로 어떤 일을 해 보고 싶다는 목표 같은 것은 있으신가요?
코 : 솔직히 어떤 것이 정답인지 잘 모르겠어요. 개인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그룹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 좋은 지… 노기자카 선배님들을 보면 많은 분들이 개인 일을 열심히 하고 계시잖아요. 그 결과, 멤버 전원이 한 데 모이는 기회가 적어짐에도 항상 안정 되어 있는 것 처럼 보여요. 하지만 저희 같은 경우에는 아직 개인 일을 하는 멤버가 적고, 개인 일이 없는 멤버들 같은 경우에는 전력을 다 할 곳이 케야키 밖에 없기에 더더욱 ‘멤버 21명이 한 데 뭉쳐서 최선을 다 하자’는 의식이 강하지요. 그런 상황을 보고 있으면 역시 둘 중 어느 쪽을 목표로 해야 하는 지 알 수 없게 되어요.
- 그렇군요. 그런 점이 바로 그룹 활동의 어려운 점이겠지요. 멤버에 따라 들어오는 일의 양이 달라지고, 그러다 보면 같은 일에 들이게 되는 노력의 양 역시 사람마다 달라지게 되고요. 그럼 그런 현실적인 문제들을 제외하고 그냥 원하는 대로 된다고 하면 개인적으로 해 보고 싶은 일은 어떤 것이 있나요?
코 : 음… 저는 다시 드라마에 나가 보고 싶어요.
- 리사상은 개인적인 목표로 어떤 것이 있나요?
리 : 저는 현재 ‘non-no’ (의 전속 모델)을 하고 있기에, 그룹 활동과 개인 활동 모두 어설프게 하긴 싫어요. 물론 둘 중 어느 쪽에 더 힘을 쓴다던지, 어느 쪽에만 의욕을 보인다는 식으로 보이는 것도 싫기 때문에 케야키자카의 멤버로서도, ‘non-no’의 모델로서도 제게 주어 진 일을 확실히 해 낼 수 있도록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그룹이 ‘하나’가 된다는 것,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솔직히 작년 한 해, 케야키자카가 잘 해 내지 못 한 것이 바로 그 부분이라 생각하는데요, 올 해 케야키자카가 그룹으로서 하나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코 : 음… 특정한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 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 아, 그렇군요. 케야키자카 분들이 ‘목표’라는 단어를 쓰시는 것은 그다지 본 기억이 없는데요, 얘기가 나온 김에 여쭙겠습니다. 그룹 전체로서의 목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예를 들어 도쿄돔에서 공연을 한다던지, 레코드 대상을 따 낸다던지.
코 : 음… 그런 것 보다는 현재 자신들이 어떤 위치에 서 있는 지를 다들 모르기에 어느 지점을 향해 가야 하는 지 모르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렇기에 목표가 무엇이다 라고 정하기 보다는 그 때 그 때 주어지는 일들을 최선을 다 해 해 내는 것이 목표가 아닐까 싶어요. 음악 방송에 나가서는 좋은 퍼포먼스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던가.
- 그 때 그 때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 한다는 의식을 모두가 공유하고 철저히 지킨다면 하나가 될 수도 있겠네요. 리사상은 하나가 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하다 생각하시나요?
리 : 다들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룹 활동에 100%로 임하는 사람, 80%로 임하는 사람, 50%로 임하는 사람처럼 서로 각오가 달라지는 것 역시 피하고 싶어요. 한 가지 일에 대하여 전원 같은 열량으로 한 곳을 바라보며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 어쩌면 여러분이 하나가 되는 계기가 다음 라이브일지도 모르겠네요. 부도칸 라이브를 하지 못 한 분함, 그리고 작년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도 있으실테고요.
코 : 그렇지요.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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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와군에게 묻고 싶은 50가지
1. 싫어하는 음식이 있나요?
나가사와 (이하 ‘나’) : 고수요. 솔직히 왜 그렇게 유행하는지 이해가 안 돼요. 그 외에도 샐러리나 민트처럼 향이 강한 풀 종류를 안 좋아해요.
2. 오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나 : 딱히 이게 뭐가 제일 좋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굳이 이야기 하자면 모치긴차쿠(※유부 안에 떡을 넣고 박고지 등으로 묶은 것)는 빼 놓지 않고 사요.
3. 아침에 일어 나 제일 먼저 하는 행동은 무엇인가요?
나 : 우선 알람을 꺼요. 저 같은 경우에는 휴대전화 알람이랑 자명종 시계를 둘 다 쓰는데, 1분 간격으로 울리게 설정을 해 놓아야만 일어 날 수 있거든요.
4. 가방 안에 항상 넣고 다니는 건 무엇인가요?
나 : 사탕이요. 맛있어 보이는 사탕이 있으면 우선 사서 가방에 넣어 두고, 전철을 타고 이동하다 심심하거나 하면 꺼내 먹어요.
5. 어릴 때 자주 했던 놀이는 무엇인가요?
나 : 초등학생 땐 자주 책상에 낙서를 했어요. (웃음) 아, 물론 지우기 쉽게 연필로 낙서 한 거니까 안심하셔도 돼요.
6. 모노마네 중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나 : 동영상을 보다가 발견한 ‘기침하는 판다 모노마네’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 어떤 거냐면 ‘헷!!’하고 기침 하는 거예요.
7. 밴드를 한다면 어떤 악기를 해 보고 싶나요?
나 : 이제 와서 새롭게 배우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곡 시작할 때 큰북이나 징 치는 역할 정도가 좋을 것 같아요.
8. 요즘 밀고있는 유행어가 있다면?
나 : 음… 딱히 없긴 하지만 굳이 이야기 하자면 ‘아 빡세…’ 정도려나요. 말버릇이거든요.
9. 최근의 고민은 무엇인가요?
나 : 친구를 좀 더 사귀고 싶어요. 케야키자카에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요.
10. 가장 행복할 때는 언제인가요?
나 : 친구들과 놀 때예요.
11. 본인의 이름을 따서 ‘극단 나코’를 만든다면 어떤 극단으로 만들고 싶나요?
나 : 우선 간판 배우는 페쨩이고요, 요네를 리더로 삼아 단원들을 통솔하게 하는 거예요. 저는 겉으로 나서지 않고 스태프로 충분해요.
12. 케야키자카 멤버들 중 ‘얘 좀 특이하다’ 싶은 사람은 누군가요?
나 : 미이쨩이요. 저랑 있을 땐 똑부러지는 아이인데, 아오이랑 있을 때는 그냥 귀여운 소녀거든요. 그 뿐 아니라 정말 여러 측면을 갖고 있어요.
13. 좋아하는 개인기는 무엇인가요?
나 : ‘펫’이요. 트렌디 엔젤의 사이토상’보다 카토쨩의 ‘펫’을 좋아해요. (※1)
14. 자기도 모르게 신경 쓰이는 남성의 행동은 무엇인가요?
나 : 뭐가 있으려나… 음… 하품? 기본적으로 허세 부리는 사람을 안 좋아하고, 주변을 배려 할 줄 아는 사람이 좋아요.
15. 타임머신이 있다면 어떤 시대로 가 보고 싶나요?
나 : 과거에 갔다가 잘못해서 미래를 바꿔 버려 저 자신이 사라지만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간다면 미래가 좋겠네요. 제가 이미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은 이후가 좋아요. 그 이후로 간다면 그 점은 변하지 않을 테니까. 미래로 가 봐서 미래가 잘 안 풀렸다면 현재로 돌아와서 그 원인을 바로 잡으려고요.
16. 라디오 진행자가 된다면 프로 제목은 어떤 게 좋을까요?
나 : 음… 뭐가 좋을까요. ‘나나코채널’이 좋으려나.
17. 전생에는 뭐였을 것 같아요?
나 : 개 아니었을까요? 단순히 개가 좋아서요.
18. 딱 하루만 남자가 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나 : 음… 차에 치일 뻔 한 강아지를 구해주고 싶어요.
19. 내일 당장 이 세상이 끝난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나 : 내일 세상이 멸망하는 건 확정인가요? 그렇다면 일단 머리를 빡빡 밀 거예요. 그러면 아무 것도 신경 안 써도 되잖아요.
20. 백만엔이 생긴다면 어디에 쓸 거예요?
나 : 음…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긴 한데, 백만엔 갖고는 모자라겠지요. 90만엔은 저금하고 10만엔으로는 애완동물이랑 함께 온천여관 여행을 가고 싶어요. 야마가타에 좋은 온천여관이 많거든요.
21. 아이돌 이외에 해 보고 싶은 직업이 있나요?
나 : 만화가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 해 보면 무리니까 가능하다면 뭐든 그려 낼 수 있는 재능을 갖고 싶어요.
22. 현재 자신에게 부족한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나 : 아니 오히려 충분한 점을 찾기가 힘들어요. 뭐든 좋으니까 어느 정도 능력이 있었으면 해요.
23. 최근들어 가장 화가 났던 것은 어떤 일인가요?
나 : 친구들이 가끔씩 연애상담을 하곤 하는데요, 친구가 울면서 이야기 해 준 남자친구의 행동에 엄청 화가 났어요.
24. 그럼 역사상 무장 중에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나 : 전국시대가 배경인 게임 어플을 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다케다 신겐이에요.
25. 만담을 한다면 보케가 좋나요? 츳코미가 좋나요?
나 : 츳코미요. 보케는 연기력이 필요한데 잘 해낼 자신이 없어요.
26. (어째서인지 누락)
27. UFO는 왜 지구에 온다고 생각해요?
나 : 지구의 마을들을 보고 ‘우리 별에도 저런 마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배우고 가지 않을까요?
28. 올림픽에 출전 할 수 있다면 어떤 종목일 것 같아요?
나 : 음… 그거, 문지르는 거 해 보고 싶어요. 종목 이름이 뭐였지, 아! 컬링!
29.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뭔가요?
나 : 토다이오(※TBS의 퀴즈방송) 좋아해요. 동경대학교 학생분들이 정말 재미있어요.
30. 요즘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은 누군가요?
나 : ‘반도쟈나이몽!’의 미유치(모치츠키 미유)를 좋아해요. 처음에는 얼굴이 귀여워서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실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정말 다정한 아이더라고요. 제 이상형이자, 제가 되고 싶은 소녀의 이미지예요. 사실 스마트폰 즐겨찾기도 미유치 사진이에요.
31. 기분이 좋을 땐 어떤 것을 하나요?
나 : 음… 기분 좋아지면 타베호다이(※정해진 시간동안 얼마건 먹어도 괜찮은 형식) 식당에 가요. ‘오늘 기분 좋으니 타베호다이 가야지!’라는 느낌이랄까요. 사실 그저께도 기분 좋은 일이 있어서 갔다 왔어요. 그 때 함께 먹으러 갔던 친구랑 ‘오늘 완전 한계돌파했네’라고 이야기 했어요. 아마 다른 누구보다도 사생활 면에서 충실하게 즐기고 있는 건 저일걸요.
32. 최근 울었던 적은 언젠가요?
나 : 방금 전에 이야기 했던 친구 상담 해주다가 함께 울었어요.
33. 자기 신체 중에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어딘가요?
나 : (자기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손가락에 거스러미가 없는 것 정도 아닐까요. 손이 예쁜 건 페쨩에겐 못 당하겠지만요. 페쨩은 ‘손 부분 모델 해 보고 싶다’고 할 정도인걸요. (웃음)
34. 노기자카의 아키모토상을 좋아하시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부분이 좋으세요?
나 : 항상 자기 자신보다 주변 사람들을 생각 해 주고,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부분이 좋아요.
35. 히라가나 케야키 2기생 중 오시멘이 있다면?
나 : 아직 누가 누군지 잘 모르고 얼굴만 익히는 정도지만, 카와다 히나쨩이 좋아요. 기본적으로 눈이 옆으로 긴 사람을 좋아하거든요. 아, 그리고 니부 아카리쨩 목소리가 좋아요.
36. 고향인 야마가타현을 자랑 해 주신다면?
나 : 먹을 게 맛있어요. 특히 채소. 양념을 크게 안 해도 맛있거든요.
37. 자신 있는 요리는 무엇인가요?
나 : 쉬폰케이크요. 다이어트 하는 분들께는 두부를 넣어 만드시는 것을 추천 해 드려요.
38. 지금 눈 앞에 별똥별이 지나간다면 어떤 소원을 빌 건가요?
나 : 행복해지고 싶어요.
39. 좋아하는 동물은 무엇인가요?
나 : 실제로 키우고 있으니, 개일까요? 종류는 아메리칸 코카스패니얼이랑 미니추어 닥스훈트예요.
40. 최근 어떤 망상을 하시나요?
나 : TV에서 나오는 내레이션을 들으면서 머릿속으로 ‘성우분들은 어떤 식으로 대사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41. 케야키자카 곡들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은 무엇인가요?
나 : ‘고양이 이름’이요. 엄청 귀여운데다가 귓가에 남는 곡이거든요. 물론 유닛곡이라 제가 부를 일은 없지만요. (웃음) ‘어른들은 믿어주지 않아’도 곡은 좋아하지만 한동안 안 하면 금새 안무를 잊어버리곤 하기에.. 일단 ‘좋아하는 곡’에서는 제외 할게요.
42. 최근 혼난 적 있나요?
나 : 친구에게 빌린 교과서를 반년 정도 돌려주지 않았기에 혼 났어요.
43. ‘저 사실은… 예요’라고 고백 할 게 있다면?
나 : 저 사실은… 방송만 보시면 조용한 이미지이실 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밝아요. 악수회에 오셔서 그런 제 모습을 처음 보시고 깜짝 놀라실지도 모를 정도로 밝답니다.
44. 빤히 눈에 보이는 거짓말을 한 번 해 주세요.
나 : 내일 저 죽어요~
45. 케야키자카의 매니저분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 : 대단하다.. 라고 생각해요. 저는 저 하나 건사하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다른 사람은 챙길 여유가 없거든요.
46. 아이돌에게 필요한 조건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나 : ‘애교’와 ‘친근함’이라 생각해요. 특히 ‘무서운’ 이미지가 붙는 건 싫거든요. 아, 여러분, 저 아직 괜찮나요?
47. 10년 전 자신을 만난다면 가르쳐 주고 싶은 점이 있나요?
나 : ‘살다 보면 즐거운 일도 있어’라고 가르쳐 주고 싶어요. 10년 전에는 풀 죽는 일들이 많았기에, 그 때의 자신을 만난다면 위로 해 주고 싶어요. 이 세상 아직 살만한 곳이라고.
48. 2018년에 도전 해 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나 : 음… 지인들을 더 늘리고 싶어요.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요. 제가 혼자가 되었을 때 의지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늘리고 싶네요.
49. 10년 후에는 어떻게 살고 있을 것 같나요?
나 : 지금은 스케줄 관계상 길게 여행을 가지 못 하지만, 그 때 쯤이면 친구들이랑 해외 여행도 가 보고 싶어요. 다양한 사람들의 결혼식에도 가 보고 싶고, 결혼식 축하 공연 같은 것도 해 보고 싶어요.
50. 케야키자카의 좋은 부분을 가르쳐 주세요.
나 : 좋은 점은 매우 많은데요, 가장 좋은 점은 역시 멤버들의 개성이 다양하다는 점 같아요. 중, 고등학생 시절에는 단체 활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요즘은 함께 일 한 아이들과 밥을 먹으러 가거나, 소인원으로 행동 할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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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카토쨩의 '펫' - 70년대 일본을 풍미한 전설의 개그 그룹 '더 드리프터즈'의 일원이자 개그맨, 가수, 배우, 성우로도 활동중인 '카토 챠'의 히트 개그. 참고로 바카도노로 유명한 시무라 켄 역시 '더 드리프터즈'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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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꿈이 있어요’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 열연의 뒷면’
- 오늘, 역사상 첫 시도라고 할 수 있는 와타나베상의 1만자 인터뷰에 도전 해 보려 합니다.
와타나베 (이하 ‘와’) : 우후후후…
- 잘 부탁드립니다.
와 : 잘 부탁드립니다.
- 그럼 우선 최근 근황부터 들어 볼까요. 드라마 ‘잔혹한 관객들’ 촬영이 일단락 되었지요?
와 : 네.
- ‘누가 도쿠야마 다이고로를 죽였는가?’와 비교해 봤을 때, 이번 촬영은 어떠셨나요?
와 : 즐거웠어요.
-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와 : 음.. 분위기라… 즐거웠어요.
- ‘도쿠다레’에서 보여주신 연기가 호평이었는데요.
와 : 후후후후후
- 팬 여러분께서도 그 점에 대해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
와 : 네. 말씀 하셨어요.
- 최종화에서 보여 주신 연기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와 : 후후후후
- ‘도쿠다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신 덕분에 이번 촬영도 좋은 상태로 임하실 수 있으신 것 같은데요.
와 : 네.
- 연기에 대해 자신이 생기셨나요?
와 : 아니요. 자신은 전혀 없어요.
- 그럼 연기를 하는 것 자체는 좋아하시나요?
와 : 음… 즐겁다고는 생각해요.
- 연기를 할 때, 신경쓰는 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
와 : 음… 신경 쓰고 있는 점이요?
- 네.
와 : (작게 중얼거리듯) 음… 신경 쓰는 점이라… 아, 감독님께서 ‘상대방이 하는 말을 잘 듣고 나서 대사를 하라’고 말씀 해 주셨거든요.
- 그렇군요.
와 : 그래서, 우선 상대방의 대사를 제대로 들은 뒤에 제 대사를 이야기 하는 점을 염두에 두고 촬영에 임해요.
- 그렇게 하시는 건 다시 말 하자면 ‘자연스러운 대화’를 성립시키기 위해서인가요?
와 : 네?
- 기계적으로 자기 대사만 내뱉는 것 뿐 아니라 한 발 더 나가기 위함인가 싶었거든요. 그럼 이번 촬영에선 감독님의 그 가르침을 실천하고 계신가요?
와 : 네. 실천했어요.
- 자신의 역할에 금방 몰입하는 편인가요?
와 : 후후후 잘 모르겠어요.
-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바로 스위치가 들어간다던가…
와 : ‘도쿠다레’ 때는 엄청 생각했거든요.
- ‘생각’이라, 어떤 생각을 하셨다는 건가요?
와 : 뭐라고 할까요… 최종화 때를… 음…
- ‘최종화 때 이렇게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 하셨다는 얘긴가요?
와 : 아, 그런 게 아니라, 극중 ‘베리카’의 마음이나 기분을 엄청 생각했어요.
- 점점 눈물이 맺히는 장면이라던가, 눈물이 흘러 넘치는 타이밍 등 모든 것이 정말 완벽했어요. 천재적이라 해야 하나.
와 : 후후후후..
- 그 장면, 한 번에 OK가 나왔나요?
와 : 네.
- 그렇다는 것은 역할에 완벽하게 몰입하셨다는 얘기 같은데요.
와 : 1주일 정도 계속 고민을 했어요.
- ‘베리카라면 어떤 기분일까’ 라는 걸요?
와 : 후후후… 네?!
- 배우분들 얘기를 듣다 보면 자주 ‘눈물 연기를 할 때는 슬픈 생각을 한다’ 같은 얘기가 나오는데요, 와타나베상은 딱히 슬픈 생각을 할 필요도 없이 자신의 역할에 몰입해서 배역의 감정에 따라 눈물이 나신 거잖아요.
와 : 네.
- 그렇게 보면 로버트 드 니로에 가까운 타입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와 : 그게 누군가요? 처음 들어요. 후후후후…
- 그럼 와타나베상, 그 당시 ‘베리카’의 감정을 어떤 식으로 해석하셨나요?
와 : 음… 뭐였더라. ‘다른 사람들 눈에 내가 보이지 않는다’는 식으로 생각했어요.
- 그렇군요.
와 : 그랬더니 엄청 슬프더라고요.
- ‘이런 행복한 시간이 계속되면 좋겠는데’ 라는 대사가 정말 인상 깊었는데요, 그 대사는 ‘케야키자카 46’이라는 그룹에서 활동을 하는 현실의 와타나베상에게도 적용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나요?
와 : 음… 있는 것 같아요.
- 연기를 할 때, 긴장하시나요?
와 : 네. 해요. 엄청 해요.
- 의외로 긴장하는 타입이신가 보네요. 드라마 촬영 뿐 아니라 버라이어티 방송, 콘서트에도.
와 : 아마 주변 사람들에 비해서도 더 많이 긴장하는 편일걸요.
- 솔직히 그렇게 보이진 않으신데요.
와 : 후후후후
- 자신이 출연한 TV방송은 챙겨 보시나요?
와 : 네. 봐요.
- 공부를 위해서인가요?
와 : 신경 쓰이거든요.
- TV에서 ‘레볼☆루션’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와 : 부끄럽지요.
- 그럴 것 같았어요. 와타나베상이 ‘레볼☆루션’을 하실 때는 목소리도 엄청 크고 해서 ‘아, 정말 각오를 다지고 하는구나’ 싶거든요.
와 : 할 때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 아, 사명감 같은 게 있다는 뜻이군요.
와 : 후후후후…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37살까지 케야키자카에’
- 아까 전에 긴장을 많이 한다고 하셨는데요, 본인이 생각하시기에 스스로는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라 생각하시나요?
와 : 그렇게까지 심하진 않은 것 같은데요.
- 그다지 울거나 화 내거나 하는 경우가 없나봐요?
와 : 아마도 별로 없을 거예요… 네.
- 최근 들어 가장 화 났던 건 어떤 일이었나요?
와 : 화 낸 일이라… 요 전에 이어폰에 이상한 얼굴을 그려 놨더라고요.
- 아하하하하!!
와 : 일부러 좀 과장되게 화 내는 척 했지요. (웃음)
- 울 때는 없나요? 예전에 귀신의 집 갔을 때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그다지 우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는데요.
와 : 에… 사람들 앞에서 잘 우는데요…
- 그럼 최근에 울었던 건 언젠가요?
와 : 음… 최근 들어선 없어요.
-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린다던가 하는 건요?
와 : 아, 가끔 그러긴 해요.
- 그럼 좋아하는 작품은 어떤 것이 있나요?
와 : 영화판 ‘미녀와 야수’를 보고 감동 받았어요.
- 그럼 와타나베상이 함께 있을 때 마음이 편한, 희로애락을 드러 낼 수 있는 멤버는 누가 있나요?
와 : 나코쨩이요.
- ‘케야카케’에서 두 분이 함께 로케를 가셨지요? 그 기획 최고였어요!
와 : 후후후후후.
- 본 모습이 자연스레 드러 난 기획이었던 것 같은데요.
와 : 네. 자연스럽게 드러났어요.
- 나가사와상과 함께 계실 때는 말 수가 많아지시나요?
와 : 음… 그런 것 같아요.
- 고민 상담을 한다던가?
와 : 고민 상담이라… 할 때도 있기는 한 것 같아요.
- 아이돌 생활에 대한 상담인가요? 아니면 좀 더 개인적인 고민?
와 : 저 자신에 대한 고민이요.
- 실례가 안 된다면 어떤 고민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와 : 살이 안 빠져요…
- 아, 뭐… 와타나베상, 혼자서 백화점 물산전 가시곤 하잖아요.
와 : 뭘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거든요…
- 그러고 보니 요 전에는 블로그에 도고시긴자에 빵 사러 가고 싶다는 글을 적으시기도 했지요.
와 : 네. 거기서 파는 쌀빵이 먹고 싶어요.
- 쌀빵이요?
와 : 아, 크로와상도 좋아하고요.
- 그럼 요즘 가장 빠져있는 먹거리는 뭔가요?
와 : 뭘까요… 요즘 인터넷으로 빵가게를 많이 검색하긴 해요.
- 직접 만들거나 하지는 않나요?
와 : 네. 하지만 만들어 보고는 싶어요. 빵 만드는 기계 갖고 싶어요.
- 빵 만드는 교실에 다녀 본다던가…
와 : 아, 그거 재미있겠네요.
- 와타나베상을 보고 ‘독특하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많을텐데요, 그런 와타나베상이 보시기에 독특한 멤버는 누가 있나요?
와 :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나코쨩이요.
- 뭐, 당연히 그렇겠지만요. 그럼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이 실제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다 생각하시나요?
와 : 음… 실제로는 좀 더 말이 많은 편이에요.
- 인터뷰에서 말 수가 적은 건 역시 긴장돼서인가요?
와 : 질문을 받고 거기 대답하는 게 솔직히 좀 적응이 안 돼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하려 하면 머릿 속에서 말이 정리가 안 되거든요.
- 아, 그래서 문장이 아닌 단어로 대답을 하시는 거군요.
와 : 네. 하지만 친구들하고 이야기 할 때도 단어로 이야기 하는 편이라…
- 하지만 악수회 때는 먼저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건다고 하시던데.
와 : 후후후후.. 하지만 단어로 대답하는 것은 변함 없어요.
- 악수회에서는 어떤 대화를 하시나요?
와 : 음…
- 예를 들어 팬분들이 ‘응원한다’고 하시면?
와 : ‘감사합니다!’라고 하죠.
- 그거야 그렇겠죠… 그럼 ‘오늘 뭐 먹었어?’라는 질문에는?
와 : ‘빵!’이라 하죠. 후후후…
- 역시 단어로 대화하는군요. (웃음) 하지만 개중에는 긴장 되어서 말이 잘 하지 못 하는 팬분도 오실 텐데요, 그럴 땐 와타나베상이 먼저 말을 거시나요?
와 : 네. ‘어디 살아요?’라는 식으로.
- 악수회에 임할 때 신경 쓰시는 것이 있다면?
와 : 오랫동안 줄을 서서 보러 와 주시는 거니까요, 즐기실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어요.
- 와타나베상 악수는 정말 즐겁기로 유명한데요.
와 : 해 달라고 하시는 건 가급적 전부 해 드리려 하니까 그럴까요.
- 예를 들어 ‘레볼☆루션’을 해 달라는 분이 엄청 많으셨을텐데, 셀 수도 없이 하셨겠어요?
와 : 네.
- 그럼 그렇게 ‘팬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 해야겠다’는 마음은 그룹 가입 당시부터 갖고 있었나요?
와 : 사실 초창기에는 이야기 하는 게 익숙치 않아서 악수회가 무섭기도 했어요.
- 그룹에 들어 왔을 때, 와타나베상은 ‘몇 살까지만 아이돌 해야겠다’고 마음 먹으셨나요?
와 : 후후후… 30살 까지는 하고 싶어요.
- 30살이라… 그것이 말하자면 첫 번째 목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와 : 하지만… 몇 살 까지 할 수 있을까요?
- 할 수 있는 데 까진 해 보고 싶나요?
와 : 음…
- 왜 그런 생각을 하시는 지 알려 주실 수 있어요?
와 : 멤버 전원이 30살 까지 했으면 좋겠거든요.
- 왜요?
와 : 음… 누구 하나라도 빠지는 것이 상상조차 안 돼요.
- 하지만 거 뭐냐… ‘멤버 전원이 30살’이 될 때라는 게 말입니다… 지금 멤버 전원이 동갑이 아니잖아요.
와 : 아 맞다! 막내가 30살이 될 때 쯤이면 전 40살 되기 직전이겠네요.
- 그렇죠. 히라테상이 30살일 때면… 와타나베상, 37살이네요.
와 : 그렇네요.. 와 그거 무섭네요.
- 그럼 와타나베상은 모든 멤버가 30살이 되는 37살까지 아이돌을 하시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와 : 후후후…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무리 아닐까요. (웃음)
- 30살이 될 때 까지 아이돌을 계속 하고 싶다는 것은 멤버와 그룹에 대한 애착이 그만큼 강하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아이돌이라는 직업 자체에 대한 애착?
와 : 음… 둘 다 같아요.
- 자신과 이 일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세요?
와 : 이 일을 그만둔다면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 어떻게 보자면 그룹 멤버들 중에서 가장 아이돌이 잘 맞는 사람은 와타나베상일지도 모르겠네요..
와 : 네?!
- 그도 그럴 것이, 아이돌 이외의 일을 하는 와타나베상의 모습은 상상이 안 되거든요.
와 : 후후후후
- 아이돌이 되지 않았더라면 어떤 일을 하셨을 것 같아요?
와 : 방 안에 틀어박혀 있었을 것 같아요. 후후후
- 아이돌이 천직이라고 생각하세요?
와 : 네.
- 사실 수 많은 아이돌 중에 그렇게 대답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거라 생각하는데요, 대부분이 반신반의하며 활동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와 : 에… 그런가요…
- 이 질문은 여러 차례 들으셨으리라 생각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와타나베상이 오디션을 받으시게 된 에피소드 정말 좋아합니다.
와 : 에피소드요?
- 네. 취업 활동 중에 50사에 원서를 넣었는데 전부 떨어졌다던가…
와 : 아. (웃음) 기억도 잘 안 나요. 후후후
- 아니 와타나베상을 놀리거나 무시하는 게 아니라, 그 에피소드야 말로 와타나베상의 천직이 ‘아이돌’이라는 것을 잘 나타 내 주는 에피소드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럼 와타나베상이 케야키자카 오디션을 받기로 마음 먹으신 이유를 다시 한 번 들려 주시겠어요?
와 : 흥미는 예전부터 있었는데요, 아이돌 오디션 받아 본 적은 없었어요.
- 오, 그럼 이 오디션이 인생 첫 오디션이었던 거군요. 상식적으로 아이돌 오디션보다 평범한 취업이 훨씬 쉬운 법인데… 오디션은 한 방에 붙으시다니 진짜 기적이네요.
와 : 후후후
‘첫 런웨이, 결혼에 대한 생각은?’
- 오디션에 붙고 케야키자카의 멤버가 되어 활동을 하게 되었을 때, 스스로 정한 자신과의 약속 같은 것은 없었나요?
와 : 자신과의 약속이라… 뭐가 있으려나…
- 아무 것이나 상관 없어요.
와 : … 음… ‘힘 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케야키자카 활동은 지금까지 인생에서 경험했던 것들 중 가장 치열한 것이었을 지도 모르겠는데요.
와 : 그랬지요.
- 인생을 살며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요?
와 : 그다지 없었던 것 같은데요… 아, 취업활동 때는 힘들었어요. 후후후
- 그룹에 들어 온 뒤, 성격적으로 변한 부분은 있나요?
와 : 음… 네 꽤 변한 것 같아요.
- 어떤 부분인가요?
와 : 음… 어딜까요. 후후후
- 확실하게는 모르겠지만 변하긴 한 것 같다?
와 : 네.
- 학교에 다닐 때와 지금 이렇게 그룹 활동을 할 때, 두 가지 모두 집단활동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한데요, 두 집단 내에서 자신의 역할이나 포지션은 변함이 없나요?
와 : 그다지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 학교 다닐 땐 어떤 아이였나요? 잘나가는 그룹의 일원? 독고다이?
와 : 둘 다 아니고 그 중간 정도였어요.
- 여러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중간자?
와 : 네. 평범했지요.
- 딱히 눈에 띄는 아이도 아니었고?
와 : 네.
- 와타나베상, 그룹에 대한 애정은 남들보다 강하다고 보세요?
와 : 어떨까요… 후쨩이 저보다 강한 것 같은데요.
- 그럼 멤버들끼리 아까처럼 ‘멤버 전원이 가능한 한 오래 활동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곤 하나요?
와 : 네. 후쨩도 비슷한 이야기를 자주 해요.
- 그거 좋네요.
와 : ‘한 사람이라도 졸업을 한다면 차라리 그룹 해산하는 편이 나을지도 몰라’ 라는 식으로 말이죠.
- 어쩌면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의 본질이 그런 부분일지도 모르겠네요. 누구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완전히 다른 그룹이 되어버리는 점.
와 : 네.
- 그럼 다른 그룹에 비해 ‘이 점만은 지지 않는다’ 싶은 것이 있나요?
와 : 음…
- 방금 전에도 비슷한 말이 나왔었는데, ‘집단으로서의 강점’이라는 것이 있을 것 같은데요.
와 : 네. 그것은 분명하다 생각해요.
- 와타나베상이 케야키자카의 활동 중 가장 즐기고 계신 것은 어떤 것인가요?
와 : 음… 드라마 촬영이 즐거웠어요. 아, 그리고 걸즈 어워드도 즐거웠어요.
- 아, 그 때 런웨이 데뷔하셨지요?
와 : 네.
- 런웨이를 걸어 보니 어떠시던가요?
와 : 처음에는 솔직히 하고 싶지 않았어요. 잘 해낼 자신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끝나고 보니 엄청 즐거웠어요.
- 런웨이를 처음으로 경험 한 결과, 모델에 대한 동경이 더 강해졌을 것도 같은데요.
와 : 네.
- 그럼 모델 말고 다른 목표는 없나요?
와 : 음… 뭐가 있으려나…
- 그럼 일 관련해서가 아니라 얘기를 바꿔보죠. 결혼은 하고 싶으신가요?
와 : (즉답) 네. 후후후
- 오!!
와 : 결혼 하고 싶어요!
- 결혼을 하고 싶은 이유는요?
와 : 에? 결혼 하고 싶어요… 아기가 좋아요.
- 그럼 몇 살쯤 결혼 하고 싶은가요?
와 : 음…
- 참고로 아까 했던 말을 감안하면 적어도 37살까지는 아이돌 활동을 하셔야 할텐데요.
와 : 그럼 37살에 결혼 하죠. 후후후
- 뭐, 와타나베상이라면 결혼 뒤에도 아이돌 활동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와 : 후후후
- 그럼 아이를 낳으면 어떤 이름을 붙여주고 싶으세요?
와 : 생각도 안 해 봤어요.
- 그럼 지금 정해 보죠. 우선 아들, 딸 중 어느 쪽이 좋으세요?
와 : 음… 둘 다요.
- 그럼 아들 하나 딸 하나로.
와 : 이름이라… 음… 아오코랑 카라아게… 후후후
- 아하하하!! 아오코야 그렇다 쳐도 아이 이름을 카라아게라고 지으면 출생신고도 안 될 텐데요. (웃음)
와 : 후후후후
- 그럼 나중에 딸이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하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와 : 아이돌이요?
- 아이돌이 아니라면 취업활동을 해야 한다고 하면?
와 : 취업 활동이라… 어쩔까요.
- ‘엄마, 취업활동 어떻게 하는 지 알려 줘’라고 하면?
와 : 에… 아무 조언도 못 해 주겠는데요.
- 하지만 아이돌에 대해서는 조언 해 줄 수 있잖아요.
와 : 네.
- 그럼 와타나베상, 지구 마지막날에는 무엇을 하실 생각이에요?
와 : 마지막 날이요?
- 일단 빵을 드실 것 같은데요.
와 : (망설임 없이) 네. 빵 잔뜩 먹을 것 같네요.
- 빵 먹은 뒤에는요?
와 : 에… 뭐 하면 좋을까요. 생각만 해도 무섭네요.
- 그룹 멤버들과 함께 보낸다던가, 혼자 보낸다던가…
와 : 아마도 가족이랑 보낼 것 같아요.
- 아, 그런 선택지도 있었군요. 하긴 그건 그렇네요. 아버님 어머님은 다정하신가요?
와 : 네. 다정하셔요.
- 화를 잘 안 내신다던가.
와 : 아뇨. 엄청 혼 많이 났는걸요.
- 반항기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와 : 음… 어떻게 보냈으려나요… 사실 없었던 것 같은데요.
- ‘중학생 때 까지는 똑부러지는 아이였는데’라고 어머님께서 말씀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와 : 중학생 때가 아니라 초등학생 때 까지였지요. 후후후
- 초등학생 때 까지였군요. (웃음) 어머님이랑 싸움은 많이 안 하셨나요?
와 : 아뇨. 꽤 한 것도 같고.
- 오! 그럼 혼나거나 싸우는 원인은 무엇이었나요?
와 : 뭐였더라…
- 학교 지각 한 거라던가.
와 : 음… 뭐였지… 하지만 학교는 절대로 못 쉬게 하셨어요.
- 오늘 몸이 좀 나른하니까 학교 쉬고 싶다… 라고 생각 한 적은 있지만 그럴 때도 쉬게 해 주시지는 않았다?
와 : 네.
- 어머님 성격이 똑부러지시나 보네요.
와 : 네.
- 아, 벌써 인터뷰도 막바지네요. 이 자리를 빌어 해 두고 싶은 말씀 같은 것은 없으신가요?
와 : 후후후… 없어요.
- 수다 떠는 것은 좋아하시나요?
와 : 수다라… 나 평소에 어떤 얘기 하더라…
- 학교 다닐 때 부활동은 했나요?
와 : 안 했어요.
- 그럼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이랑 놀러 가곤 하셨나요?
와 : 네.
- 어떤 것을 하며 노셨나요?
와 : 학교 근처에 인도카레 가게가 있엇는데요, 거기 자주 갔어요.
- 카레를 드시러 가신 건가요?
와 : 치즈 난이 맛있었거든요.
- 여기서도 빵 종류 얘기가 나오네요. (웃음)
와 : 후후후… 저희 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다들 그 가게 다니는걸요.
- 자 그럼 슬슬 시간이 되었으니 마무리를 하죠. 오늘 인터뷰 감상을 들려 주시겠어요?
와 : 후후후 평소에 비해 말을 많이 한 것 같아요.
- 오! 그거 다행이네요.
와 : 후후후후후
- 지금까지 이렇게 길게 인터뷰 하신 적 없죠?
와 : 네.
- 결과적으로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눈 것 같네요.
와 : 와! 그렇게나 되었나요?
- 재미 있는 이야기를 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와 : 감사합니다. 후후후
- 뭔가 ‘해 냈다’는 달성감이 있네요. 저희도 더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와 : 후후후..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결국 적고 보니 8천자 정도밖에 안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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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함께 섰을 때 홀로 머리 하나 정도 튀어 나와있는 것이 싫었던 소녀는 어느 사이엔가 스스로의 기척을 죽이고 눈에 띄지 않도록 허리를 푹 숙이고 다니게 되었다. 하지만 머지 않아 그녀도 깨닫게 되리라, 지금껏 그녀를 괴롭혔던 '콤플렉스'야말로 그녀가 지닌 가장 큰 잠재력이라는 것을.
- 촬영을 하는 내내 굉장히 즐거워 보이시더군요.
하부 (이하 '하') : 핫케이지마 시 파라다이스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 위치한 수족관)에 꼭 와 보고 싶었거든요. 그것도 후리소데를 입고 오다니, 너무나도 의외의 상황이라 뭔가 재미있더라고요. (웃음)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후리소데는 어른스러운 진녹색 후리소데인데, 이번에는 고풍스러우면서도 귀여운 꽃무늬 기모노였기에 평소와는 다른 제 모습을 볼 수 있어 즐거웠어요.
- 그럼 곧바로 '20살이 된 하부 미즈호'에 대해 여쭤보고자 합니다. 어릴 적에 꿈꾸시던 '20살의 자신'은 어떤 이미지셨나요?
하 : 사실 초등학생 때 '20살이 된 자신'에게 편지를 쓴 적이 있어요. '지금 어떻게 지내시나요? 꿈은 이루셨나요?'라는 식으로. 편지를 쓴 것도 불과 며칠 전 얘기 같은데 어느 사이엔가 저도 20살이 되었네요.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은 초조해지기도 해요. 하지만 장래 희망 중에 '아이돌'도 있었기에, 그 꿈이 이루어 져 기쁘네요..
- 참고로 아이돌이 되지 않았더라면 어떤 일을 하고 싶어요?
하 : 디자이너요. 지금도 디자인을 해 본다던가, 방 인테리어를 바꾼다거나 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언젠가 여건이 된다면 저 자신의 오리지널 물건들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 20살이 된 순간, 그러니까 20번째 생일은 어떻게 맞이하셨나요?
하 : 엄청 기뻤어요. 이전까지는 사실 매사 마음대로 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20살이라는 기념비적인 시기를 맞이 한 것도 좋은 전환점이라고 생각 했어요. 생일을 맞이 한 순간은, 신기하게도 마음이 후련했어요. '다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노력 해보자'라고 생각했지요.
-10대 마지막 날은 긍정적으로 보내신 것이군요.
하 : 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20대를 맞이하고자 방 인테리어를 확 바꾸기도 하는 등, 환경에도 변화를 주었거든요. 머리를 자른 것 역시 기분을 바꾸기 위해서였는데, 머리를 자른 뒤로는 정말 매일매일 즐겁더라고요. 매일매일 새로운 자신이 되고자 마음 먹었기에 가급적 옷을 입을 때도 조합을 바꾸어 가며 입는다던가, 머리 모양도 여러 모로 어레인지 해 본다던가 했지요. 그렇게 함으로 하여 저 나름대로는 '매일 새로운 자신과 만난다'는 느낌을 연출하려 하고 있어요.
- 방 인테리어를 바꾸는 것을 좋아하신다는 얘기는 좀 의외네요.
하 : 혼자서 책상이라던가 소품들을 만드는 것을 좋아해요. 시간이 있을 때, 취미삼아 이것 저것 만들곤 합니다. 옷장에 옷을 넣을 때에도 구김 없이 깨끗하게 넣어야만 직성이 풀리고요. (웃음) 타고 난 성격이 그런건지, 정리정돈 하는 걸 좋아해요.
- 그렇군요. 지금까지 인생에서 전환점이 있었다면 어떤 일들을 들 수 있으신가요?
하 : 음… 뭐가 있을까요. (잠시 생각에 잠긴다) 아무래도 가장 큰 것은 가고 싶었던 고등학교에 가지 못 했던 것 아닐까 싶네요. 그 때 그런 경험을 했었기에 '매사에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나 '매사 쉽게만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배운 거죠. 좌절을 통해… 그렇게 보자면 '좋은 실패'였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 실패는 누구나 하는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 실패를 통해 무엇을 배우느냐… 라는 얘기군요.
하 : 분한 경험을 한 뒤엔 '좀 더 열심히 할걸'이라 생각하게 되기 마련입니다만, 그런 것도 전부 수험에 실패한 경험이 없었다면 깨닫지 못 했을 일이지요. 물론 케야키 활동에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텐데요, 방송에 나가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 하거나, 스스로에 대해 납득이 되지 않는 데 대해서는 '내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 하거든요. 사실 고등학교 수험을 앞두고 공부도 안 한 주제에 묘하게 자신감만 있어서 붙을 거라 생각 했었거든요. (웃음) 그렇기에 그 때 그 고등학교에 붙었더라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내 마음대로 되는 건 많지 않다는 것을 모른 채 살았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동시에 그 덕분에 제 모교에 갈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해요.
- 지금 학교에 가신 덕분에 그 정도로 소중한 친구와 만났다는 얘긴가요?
하 : 네. '케야카케'에서 제 고교시절 에피소드를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요, 그 기획을 위하여 고등학교 때 친구에게 앙케이트를 부탁했거든요. 그랬더니 정말 자세히 써 주었지요. 그 때, 나를 정말 잘 지켜 봐 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뻤어요. 요즘도 가끔 만나 놀러가곤 하는데, 그 때 마다 '좀 더 자신 갖고 드러내'라고 이야기해 주거든요. 앙케이트에도 제가 더욱 더 드러내면 좋을 모습들을 적어 조언을 해 주었을 정도로 응원 해 주는 친구랍니다. 물론 그 친구에게 앙케이트를 부탁 한 것 역시 제가 그 친구를 믿기 때문이고요.
- 어떻게 보면 결과론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세상 만사 전부 일어나는 의미가 있다 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하 : 그럴지도 모르죠. (5번째 싱글 특전영상에서) 번지점프를 제가 뛰게 된 것도, 다 의미가 있는 거겠죠. (웃음) 사실 이전까지는 케야키라는 그룹 내에서도 금새 혼자 있곤 했었는데, 프론트에 서고, 그 곳에서 본 광경이 지금까지 보아왔던 것과는 너무나도 달랐기에, 아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내 모습으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 최근 하부상의 표정만 봐도 그런 결의가 느껴지더군요. 그럼 본론으로 돌아가 보죠. 이번 취재는 '사랑에 빠진 소녀'라는 테마를 두고, 각자가 가진 연애관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요, 하부상은 어떻게생각하시나요?
하 : 음… 함께 수족관에 가고 싶어요. 딱 오늘 취재 같은 시추에이션이 이상이네요. 크레이프를 사서 '한 입 먹을래?'라고 물으며 데이트를 하고 싶어요.
- 하부상이라 하면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시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동경하는 연애 시추에이션 같은 것은 없나요?
하 : 음.. 두 명이 저 하나를 두고 싸우는데, 정작 저는 그 둘에게 관심이 없는 거예요. 하지만 일부러 '누구를 선택할까~'라며 애타게 해 보고싶어요.
- 그거 완전 마성의 여인인데요. (웃음) 그럼 고백을 받는다면 어떤 식으로 받아 보고 싶나요?
하 : 음… 사람이 많은 데에서 고백하는 건 싫어요. (오리배를 가리키며) 저런 데에 단둘이 탔을 때, 슬쩍 고백 해 줬으면 해요. 너무 무겁지 않게요… 가능하다면 은근슬쩍 지나가듯 이야기 해 주었으면 해요.
- 하지만 그런 고백을 하려면 고백 하는 사람 입장에선 엄청 용기가 필요할텐데요.
하 : 뭐 딱히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그저 '좋아한다'는 말을 듣는 것 만으로도 기쁠 것 같아요. (웃음)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이야기 해주기만 한다면.
- 최근 들어서는 메신저나 메일로 고백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는데요.
하 : 아… 전화나 메신저로 고백하는 건 생각도 하기 싫은데요. 중요한 얘기를 할 때는 꼭 상대방 얼굴을 보며 해야만 믿을 수 있잖아요. 저 뿐 아니라 누구나 그럴걸요. 얼굴을 보며 마음을 전해 줬으면 좋겠다고요… 친구가 되는 거야 메신저라도 상관 없지만, 자신의 마음을 전할 때는 직접 전해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 잘 알겠어요. 그럼 하부상은 요즘 어떤 것과 사랑에 빠져 있으신가요?
하 : …신발 같네요. 요즘 신발을 모으고 있거든요. 특히 닥터 마틴의 부츠를 좋아하는데요, '케야카케'의 5번째 싱글 의상 신발이 '닥터 마틴' 이라 엄청 기뻤어요. 할 수만 있다면 갖고 가서 평소에 신고 싶을 정도예요. (웃음) 그 외에는 컨버스의 스니커라던가… 옷 보다도 신발을 더 많이 살 정도로 신발 모으는 데 푹 빠져 있어요.
- 닥터 마틴이라 하면 좀 투박한 느낌인데요.
하 : 그렇죠. 예전에는 귀여운 신발들을 좋아했는데 최근에는 좀 투박한 신발이 더 좋아요. 아무래도 어떤 옷에건 잘 맞으니까요.
- 어른이 됨에 따라 '귀여움'을 탈피하여 '멋짐'을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네요. 자 그럼 하부상은 어떤 사람이 '어른'이라 생각하시나요?
하 : 저희 매니저분들이요. 평소에 자주 약한 모습을 보이곤 하는데, 그런 모습들까지 싫은 내색 없이 받아들여 주시거든요. 그리고 저희들 보다 힘든 일이 많으실텐데 힘들 때도 힘든 모습을 보이지 않으시고 저희를 배려 해 주시거든요. 그렇기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고, '이런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항상 가까이에 계시기 때문에 그만큼 의지도 많이 되고요. 하지만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 하는 어른들은 그 누구라 해도 멋있어 보여요.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 참고로 부모님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하 : 저희 엄마 아빠는 혼 내야 할 때는 혼을 내시는 분들이거든요. 어릴 적부터 혼나는 일이 많아 당시에는 그게 굉장히 싫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혼을 내 주셔서 다행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아직 부끄러워서 그런 감사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지는 못 했어요. 아직 직접 이야기는 하지 못 하거든요. 하지만… 더 이상 어린아이도 아니고, 20년이나 키워 주신 데 대해 감사하고, 할 수 있는 한 그 은혜에 보답 해드리고 싶어요. 언제나 항상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응원 해 주는 건 가족이잖아요. 가까운 시일 내로 '지금까지 키워줘서 고마워요'라고 말씀 드릴 생각이에요.
- 그 얘기를 들으시면 부모님이 많이 기뻐하시겠네요.
하 : 저희 부모님이라면 우실지도 몰라요. (웃음) 하지만 20살이 된 뒤, 정말 절감하고 있어요. 나도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라 어른이 되었다고. 주변 분들… 특히 라디오에서 함께 일을 하시는 하카세 마이상이나 아사히나 아야상과 함께 있을 때면 저 역시 그 분들처럼 중심을 잘 잡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요 전에 하카세상과 함께 아사히나상의 생일 선물을 을 사러 갔었는데요, 그 때 대화도 많이 나누고, 세련된 가게도 많이 데려 가 주셔서 그 모습을 보며 '와! 어른이다! 멋져!'라고 실감했어요.
- '이런 어른'이 되고 싶다'는 목표가 있나요?
하 : 음… 지금까지 주변 어른들의 흉내를 낸다고 할까요, '이런 사람이 되고 싶어'라던지, '저 사람이 입은 옷, 예쁘네'라는 식으로 생각하며 살아 왔기에, 저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생각이 들게 할 수 있는 사람, '저 다운 모습'을 내세울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어요. 주변 사람들에게서 배운 것, 본 것들을 저 나름의 방식으로 소화 해,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네요.
자금의 자신이 있는 것은 모두 주변 사람들 덕분이라 이야기하는 그녀. 아직 어린 나이에도 겸허하게 상황을 파악 할 줄 아는 능력은 그녀의 말대로 '좌절을
경험 한 덕분'이리라. 더 이상 자신의 키를 숨기기 위하여
허리를 숙일 필요는 없다. 앞으로는 자신만의 매력을 갈고 닦는 나날이 시작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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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이엔가 '근성' 캐릭터가 익숙 해 진 그녀. 하지만 실제 그녀는 매우 섬세하고 나이브한 성격이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려 하는 그녀의 그런 실제 성격 때문에 더더욱 캐릭터가 부각 되는 것이리라. 그러한 '진중함'과 '서투른 모습'이야말로 그녀의 진면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모리야상이 어릴 때 생각하시던 '20살이 된 자신'은 어떤 이미지였나요?
모리야 (이하 '모) : 어째선지는 몰라도 건강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 나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요. 10대처럼 아무 생각 없이 살 수 있는 때도 아닐 거라 생각했고요. 미래의 자신은 매사에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는 지금까지 보다 시간이 더욱 더 빨리 흐를 것 같거든요. 실제로 10대 후반이 되어 감에 따라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점점 빠르게 느껴졌거든요. 이런 식으로 가다간 20대는 눈깜빡할 사이에 끝나 버릴 것 같아요. 뭐라하죠… 제대로, 똑바로 살고 싶어요.
- 그런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터닝포인트가 된 사건이 있다면?
모 : 중학교 때 소프트테니스부에 들어 갔던 것이 터닝포인트인 것 같아요. 초등학생 때 까지는 밖에서 노는 타입이 아니라 실내에서 조용히 공작 같은 것을 하는 타입이었거든요. 진짜 어마어마하게 얌전해서 '수업시간에 손 들고 자기 의견을 말 하는 건 무리'라고 진심으로 생각 하는아이였는데, 그랬던 것이 소프트테니스부에 들어가면서부터 바뀌었어요.
- 예전에는 그 정도로 얌전했다니 상상도 하기 힘든데요.
모 :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지금도 활발하게 돌아다니고 하는 거,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저그룹 내에서 그런 역할을 맡게 되었기에 거기에 부응하려는 것 뿐이에요. 물론 초등학생 때였다면그것조차 못 했겠지만요.
- 그런 자신을 바꾸고 싶었나요?
모 : 딱히 그런 건 아니었어요. 그냥 소프트테니스부에 들어 갔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바뀐 거죠. 아, 그리고 몸을 움직이는 만큼 밥을 많이 먹게 되었어요. 이전까지는 키도 작고 엄청 말랐었거든요. 밥도 거의 안 먹었고. 그랬던 것이 중학교에 들어 가서 바뀐 뒤로 키가 10센티 가까이 컸어요. 입학 때는 앞에서 두 번째 정도였는데, 졸업 때는 뒤에서2~3번째까지 컸지요. 아, 다만 매일매일 아침 일찍부터 아침 연습을 하고, 수업을 들은 뒤에 방과 후 연습, 그 뒤엔 밤 연습까지 하며 진짜 거의 하루 종일 연습만 했기에 중학교 시절 추억이랄 게 연습 빼곤 없다는 게…
- 추억이 없었다고는 하시지만, 고등학교 가셔서도 소프트테니스부에 들어 가시지 않았나요?
모 : 사실 그 때는 '살 찌기 싫으니 운동 좀 해 두자' 정도의 느낌이었어요. 사실 한 편으로는 다른 부 매니저도 해 보고 싶었지만, 직접 스포츠를 계속 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소프트테니스는 이미 필요한 기구들도 다 갖고 있으니까 편하겠거니.. 싶었죠. (웃음) 그랬는데 들어가고 난 뒤에 갑자기 고문 선생님이 바뀌셔서 엄청 진지하게 지도를 하시더라고요. 중학생 때부활동 때문에 학교 행사 같은 걸 거의 참가하지 못 었기에 고등학생이 되면 학교 생활을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래선 중학생 때랑 다를 게 없구나… 싶었죠.
- 그랬군요 (웃음) 고교생활은 어땠나요?
모 : 나름 즐거웠어요. 남들만큼 공부도 하고, 남들만큼 부활동도 하고, 학교 행사도 남들만큼 즐겼고요.
- 그 당시 장래 희망은 뭐였나요?
모 : 아나운서였어요. 하지만 아나운서가 되려면 머리가 좋아야겠지…. 라는 생각은 했네요. 그러기 위해 좋은 대학교에 가려고 공부를 했지만 '이대로 괜찮은걸까'라는 생각은 항상 마음 한 구석에 있었어요. 그냥 남들 따라 대학교에 가는 게 의미가 있는 걸까라는 의문을 떨치지 못 한 채 공부를 했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케야키에 합격 했을 때 정말로 기뻤어요. 진심으로 '이거 떨어진다면 남은 길이 없다'고 생각 했거든요.
- 좀 막연한 질문일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살아 보고 싶다'는 이상적인 모델 같은 건 있나요?
모 ; 그런 건 딱히 생각 해 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다른 사람과 충돌하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의 모습을 관철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멋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은 '두려운 것이 없'어 보이거든요. 저 자신은 수많은 것들에 겁을 내며 살아가는 인간이기에 더더욱 그런 모습이 멋있어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좋은 의미로 다른 이들에게 영합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 '강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 모리야상 자신은 그렇게 살 수 없다고 생각하세요?
모 : 아마 그렇게까지 철저하게 관철 해 내진 못 할 것 같아요. '이런 말은 하면 안 되겠지' 같은 생각을 엄청 하는걸요. 그냥 제가 너무 사소한 일들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지도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걱정이 많은 성격이거든요. 게다가 케야키자카의 멤버인 이상, 제 행동 하나하나가 어디서 어떻게 보일 지 모르는 거니까, 더더욱 민감하게 느껴질 수 밖에요. 그래서 요즘은 명상을 배워 보려 해요. 명상을 하면 마음이 좀 편해진다고 하잖아요. (웃음) 항상 긴장하고 있으면 건강에 안 좋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생각을 안 할 수도 없고…
- 평범한 스무살 소녀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하나요?
모 : 아뇨.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 이 길을 택한 데 대해 후회도 없고요. 물론 때때로 '평범한 대학생활은 어떤 걸까' 싶은 생각은 들지만요
- 지금까지의 인생에 후회는 없다는 말씀이시지요.
모 : 다시 한 번 인생을 살 정도로 체력이 없어서 말이지요. (웃음) 예전에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생각 하곤 했는데 요즘엔 '어휴, 시간 되돌릴 수 있어도 되돌리면 안 되지'라고 생각 할 정도예요. 그도 그럴 것이 케야키에 들어 와 지금까지 보낸 2년이 너무 찐했거든요. 아, 물론 좋은 의미로하는 얘기예요.
- 지나 간 10대에 미련은 없으신가요?
모 : 10대에 못다한 것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아마도 괜찮을 것 같아요. 뭐, 나중에 가서 10대 때 하지 못 했던 것들이 떠오른다면 20대 때 하면 되지요. (웃음)
- '스무살' 이라는 말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모 : 지금까지 동경 해 왔던 나이인데도 정작 스무살이 되고 보니 '되었다'기 보다는 '되어 버렸다'는 느낌이네요. 페땅이 '나 어느 사이엔가 22살이 되었다'고 하던데 저도 점점 더 그런 식으로 나이를 들어 가겠구나 싶어서 기분이 복잡해 지더라고요. 19살과 20살은 겨우 한 살 차이지만 '미성년과 성인'의 경계선이잖아요. 그 차이, 생각해 보면 엄청 크지 않나요? '몇 살이야?'라는 질문에 '19살이요'라고 대답 하는 거랑 '20살입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을 들었을 때 다르게 느껴지시지 않나요?
- 그렇네요. 분명 '20살'이라 하면 절로 '어른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네요.
모 : 사실 아직 그런 부분에 저항이 있어요. 동갑내기들이 학생일 때 사회인으로서 일을 하다 보니 사회인으로서의 사고방식이 몸에 익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반대로 저희가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을 학생들이 경험하기도 하잖아요. 그런 식으로 보면 그냥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일 뿐인데… 라는 생각이 들어요.
- 경험하지 못 하는 것이라.. 예를 들자면 연애라던가?
모 : 그렇죠. 저희가 경험 할 수 없는 것이지요.
- 역시나 '연애 '에 대한 동경 같은 것이 있나요?
모 : 네. 동경해요. 어디까지나 이미지이긴 하지만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고 하잖아요. 특히나 케야키에 들어 온 이후로 더더욱 그런 확신이 생겼어요. 이 세계에서 활동을 하기 전에는 그런 것을 딱히 의식 해 본 적이 없었지만, 여기 들어 와서 느낀 게, '사랑에 빠진 여자는 정말 아름다워지는구나'라는 점이었어요. 사랑이란 정말 마법 같은 것이라 생각해요.
- 그럼 모리야상이 현재 사랑에 빠져 있는 것이 있다면?
모 : 네? 구태여 이야기 한다면 '일'일까요…
- 모리야상은 현재 누군가랑 사랑에 빠져 있지 않음에도 매우 아름다우신데요, 그건 아이돌이기 때문이신가요?
모 : 네? 아, 뭐, 아이돌이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사람이면 좋겠는데요.(웃음) 물론 아이돌이 아니라면 좀 다르겠지요.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겠지만 아이돌이 아니라면 조금 더 적당해 질 것 같다고 해야 할 것 같네요. 그렇게 생각하면 역시 지금 저, 제 일과 사랑에 빠져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아름다운 사람을 보는 것을 좋아하기에 볼 때마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아름다워 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하거든요. 머리 모양을 따라 해 보거나 어떤 화장품을 쓰는 지 찾아 본다던가… 그렇기에 악수회 등지에서 저한테 그런 것을 물어 봐 주는 사람이 있으면 엄청 기뻐요. 제가 아름다운 사람을 보며 동경하듯이, 다른 사람들이 저를 그렇게 생각 해 준다는 거, 정말 기분 좋거든요. 히라가나 2기생 중에 그렇게 이야기 해 주는 아이가 있는데, 저 역시 그 아이가 금새 좋아 졌지요.
- 평가에 목 매는 타입이셨군요. (웃음) 하지만 그렇게 자신 있게 '일과 사랑에 빠져 있다'고 이야기 해도 되는 건가요?
모 : 음… 일과 사랑에 빠진 걸까요, 아니면 단순히 아름다운 사람을 좋아하는 것 뿐일까요. 하지만 일을 통해 저 자신을 갈고 닦을 수 있기에, 그런 면에서는 사랑과 다를 게 없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걸요.
- 그렇게 생각 할 수 도 있겠네요. 아, 참고로 고등학교는 남녀공학이었나요?
모 : 공학이긴 했는데, 성비가 7:3 정도로 여학생이 많은 학교였어요. 그래서인지 분위기가 꽤 독특했지요.
- 솔직하게 대답 해 주셨으면 하는데요, 고등학교 때 인기 많으셨나요?
모 : 아뇨, 전혀 없었어요. 발렌타인 데이 때 초콜렛 준 적도 없고요. 아, 그렇게 보니 10대 때 못다한 거 하나 생각 났어요! 발렌타인 데이 같은 이벤트를 좀 더 즐겼다면 좋았을텐데… 라는 후회가 있네요. 중학생 때, 반 분위기가 엄청 들떠 있었는데 정작 저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거든요. 이제 와선 별 수 없지만.
- 그럼 '어른들의 연애'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있나요?
모 : 서로서로 믿을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해요. 딱히 말로 확인을 하지않더라도 믿을 수 있는 관계 말이에요. 여유가 있다고 해야 하나, 물론 타협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고요. 바라는 게 너무 많은가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 만약 연애를 한다면 타협은 하고싶지 않나요?
모 : 네. 오히려 타협해서 상대방에게 맞추기만 하는 게 더 힘들지 않나요? 뭐, 일이 일이다 보니 연애랑은 전혀 관계가 없어서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된단 말이죠. 뭐, 굳이 말하자면 다정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 그럼 모리야상이 생각하시는 '다정함' 이란 어떤 것인가요?
모 : 상대방을 이해 해 주는 것 아닐까요. 내가 고민하고 있을 때나 힘들어 할 때, 그 마음을 알아 주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어디까지나 '이상'입니다만.
- 그럼 '이상'이라는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이후 어떤 여성이 되고 싶나요?
모 : 이 세상에 몸을 담고 있는 동안 좀 더 인간적인 면에서도 성장 해 나가고 싶어요. 제가 TV나 영화를 통해 보아 온 연예인 분들은 다들 인간적인 면에서 성숙한 분들이시라 생각하거든요. 외견도 중요하지만 '재능'이나 '지식' 같은 내면적인 면 역시 겸비한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더욱 자신을 갈고 닦을 필요가 있겠지요.
감성적인 동시에 '사랑은 마법'이라는, 조금은 부끄러울 수 있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할 정도로 대담한 면도 겸비한 그녀. 정색한 표정과 순수한 미소 사이의 갭이 너무나도 귀여웠다. 어른스러워 보이지만 동시에 풋풋한 면도 사랑스러운 그녀, 모리야 아카네에게는 아직도 다 이야기 하지 못 한 수 많은 매력들이 가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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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역사가 있는 법이다. 언제나 멋진 미소가 인상적인 그녀 역시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몇 번이나 터닝포인트를 맞이 한 바 있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인도 되기라도 한 듯이 몇 번이나 갈림길에 맞닥뜨리고 선택을 해 온 그녀. 하지만 망설임을 무릅쓰고 선택한 그 너머에는 인생을 바꿀만한 멋진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 20년간의 인생을 되돌아 보았을 때, 터닝포인트라고 할만한 것들이 있었나요?
우시오 (이하 '우') : 고등학교 생활 자체가 그랬어요. 제가 다녔던 학교는 3년간 계속 같은 반으로 올라가는 형식이었거든요. 꽤나 글로벌한 학교였기에 여러 세계를 보아 온 아이들이 많았고, 그만큼 다들 시야가 넓었거든요. 그런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인생이 변했다고나 할까요… 예전에 비하여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지금의 성격이 형성되었지요. 이전에는 작은 일도 혼자 끌어안고 끙끙대는 타입이었지만, 저희 반 아이들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혼자 끌어안기 보다는 웃어야 인생이 더 즐거워 질거야'라는 분위기였기에, 그런 아이들과 함께 3년을 지내다 보니 저도 '그런 것 같아! '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엄마도 '만약 그 학교가 아니라 다른 곳에 갔었다면 사리나는 히라가나 케야키에는 못 들어갔을 것 같아'라고 하셨을 정도로 생각이 엄청 크게 변했고, 특히 인생을 더 즐겨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 반 분위기가 밝으셨나봐요?
우 : 네. 여자아이들이 많았기에 처음에는 좀 서로 견제하는 분위기려나… 싶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사실 그런 분위기였던 데는 한 친구 공이 컸는데요 그 아이는 고등학생 때 이미 창업을 했던 아이인데, 항상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모두와 공유해서 앞으로 일본을 더욱 더 밝게 만들고 싶어'라고 하던 아이였어요. 제가 지금껏 만난 사람들 중에 가장 제게 영향을 준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그 아이는 언제나 누군가가 생일이면 반드시 깜짝 파티를 열어 주었거든요. '어째서 그렇게까지 해 주는 거야?'라고 물은 적이 있는데, '친구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행복해지거든'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다른 이의 행복을 자신의 행복이라 생각 할 줄 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를 알려 준 같은 반 친구들에게는 항상 감사 할 따름이지요.
- 중학생때까지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우 : 원래는… 목소리가 이렇다(하이톤) 보니 상처 받는 말도 듣고 해서 제 목소리가 싫었어요. 하지만 목소리를 억지로 바꿀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지?라고 고민하곤 했어요.
- 하지만 지금은 그 목소리가 본인의 매력 포인트가 되었지요.
우 : 그렇죠! 히라가나 케야키에 들어 와, 많은 분들께서 목소리를 칭찬 해 주시게 되어 저 스스로도 제 목소리를 더 이상 싫어하지 않게 되었어요. 하지만 중학생 때는 저 자신의 목소리 뿐 아니라 저 자신도 싫어했었거든요. 저라는 사람은 금방 다른 사람과 스스로를 비교하고는 멋대로 낙담하곤 하는 타입인데요, 고등학생이 되어 한 친구로부터 '그런 거 고민 해 봤자 별 수 없잖아. 어차피 이렇게 지내나 저렇게 지내나 똑같다면 웃으면서 지내는 편이 좋지 않을까.' 라고 조언을 해 준 덕분에 떨쳐 낼 수 있었지요. 아, 그렇구나… 웃으면서 지내는 게 더 즐겁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그 이후로는 언제나 웃고 있어요. (웃음) 이제 와 얘기지만 사실 원래는 다른 학교를 갈 생각이었거든요. 사실 그 학교에 간 건 별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상황이었거든요. 하지만 정작들어 가 보니 제 인생을 크게 바꾸어 준 학교였고, 그 곳에서 만난 친구들 덕분에 성장 할 수 있었기에 결과적으로 그 학교에 들어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로 인생이란 어떤 일이 일어 날 지 모르는 것 같아요.
- 그건 그렇군요. 만약 다른 학교에 가셨더라면 전혀 다른 '지금'을 맞이 하셨을 지도 모르겠네요.
우 : 사실 실력이 모자라서 지금까지는 그다지 얘기를 안 했었는데요. 고등학교에 들어 가기 전까지는 클래식 발레를 배웠었거든요. 그 때 선생님께서 제 성격을 많이 만들어 주셨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그 선생님께 지도를 받았는데, 아직도 마음 속에 남아 있는 말씀이 '진실된 것은 곧 성실한 것이고, 선함은 곧 행동을 통해 나타나는 법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아름다움이지'라는 말씀입니다. 제가 다녔던 발레스쿨은 방침상 콩쿠르에는 나가지 않는 스쿨이었어요. 왜냐면 '발레는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이다'라는 것이 선생님의 생각이셨거든요. 겉으로 어떻게 보이느냐, 기술이 얼마나 대단하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표현을 통해 보는 이들의 눈을 끌어야 한다, 그러니까 내면으로 다른 이들을 매료 할 수 있는 발레를 하라는 것이 교육 방침이셨기에 저 자신도 다른 것 보다는 내면을 갈고 닦는 데 익숙했었거든요. 그렇게 생각 해 보면 지금까지 수 많은 멋진 사람들과의 만남이 제게 있어 정말 큰 의미가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들과 교류를 하며 성장 해 오신 것이군요. 그런 우시오상이 보시기에 '저 사람 어른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우 : 음… 와인을 마시는 사람? (웃음) 레드와인을 글라스에 담아 빙글빙글 돌리는 모습이 왠지는 모르겠는데 굉장히 어른스러워 보여요. 저희 부모님이 술을 그다지 드시지 않아서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본 적은 거의 없지만, TV에서 봤을 때 '와 저게 어른이구나' 싶었어요. 아, 그리고 운전 할 줄 아는 사람도요! 자기 힘만으로도 어디든 갈 수 있잖아요. 그 점이 어른이라 생각해요. 제가 면허가 없어 어딜 가려 해도 부모님께 부탁을 드려야 하기에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그리고 자동차를 후진시킬 때, 왼 손으로 조수석을 감싸듯이 하고 오른 손으로 핸들을 돌리잖아요. 그 모습이 뭔가 두근두근해요.
- 아, 그 모습 좋아하는 여성분 많으시죠. 그럼 이 흐름을 타고 여쭙는데요, 어떤 사람이 좋으세요?
우 : 평소에는 조금 쿨한 사람이 때때로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가슴이 뛰어요.
- 소위 말하는 '갭 모에'인가요. (웃음)
우 : 갭이 중요하죠 갭. 평소에는 차갑다가도 제가 낙담 해 있을 땐 '괜찮니?'라고 물어 본다면 그것 만으로도 완전… (웃음) 물론 노리고 갭모에를 연기하는 건 안돼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언뜻언뜻 보이는 갭이 중요하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언제가 되었건 다정하게 말을 걸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두근두근 할 거라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자신이 없는 성격이기 때문에 항상 '이건 안 돼, 저것도 안 돼'라고 생각하곤 하기에 그럴 때 '지금 그 대로도 괜찮아' 라고 이야기 해 준다면 그것 만으로 그 사람이 좋아 질 것 같은걸요. '아, 나, 지금 이대로도 괜찮구나. 고마워~'라는 느낌? 아, 그리고 작은 아이들에게 상냥한 사람도 매력적이에요. 다시 말 해 외면보다는 내면에 끌리는 것 같네요. 아, 이런 이야기 하는 것 만으로 뭔가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 망상이 점점 커져만 가네요. 그럼 조금 더 망상을 해 볼까요. 우시오상이 생각하는 '어른의 연애'란 어떤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우 : 음.. 뭐랄까요. 집에서 둘이 고타츠에 들어 가 느긋하게 보내는 그런 관계 아닐까요.
- 꽤나 안락한 느낌이네요. (웃음)
우 : 함께 한텐(일본 방한용 옷)을 입고 '오늘 춥네'라고 이야기 하며 함께 고타츠에 들어 가, 뜨거운 코코아를 마시며 함께 시간을 보내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매일 그런 식이기만 해서는 변화가 없으니 때로는 '오늘은 함께 일루미네이션을 보러 가자'라는 이야기도 하고요. 예정을 빡빡하게 짜지 않고도 자기 마음대로 훌쩍 떠날 수 있는 것도 어른의 특권이라 보기에 '내일 어디 어디 가 볼까?'가 아니라 '지금 시간 되면 잠깐 어디어디 가 볼래?' '응' 같은 느낌으로 훌쩍 다녀 오는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니면 각자 다른 곳에 있다가 (갑자기 혼자 연기를 시작한다) '지금 어디야?' '지금? 어디어디에 있어' '오늘 일 몇 시에 끝나?' '나? 6시에' '그래?그럼 7시에 어디어디서 보자' '응 알았어' 이렇게 갑자기 약속을 정한 뒤, 만나는 그런 모습이 멋져 보여요. 그렇게 함께 일루미네이션을 보고 집에 돌아 와서는 '오늘 추웠지?'라며 함께 뜨거운 코코아를 들고 다시 고타츠 안으로 들어 가는거예요. 스케줄을 딱딱 짜 놓고 움직이는 건 좀 별로 같아요. 물론 상대방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즐기는 그런 관계가 이상적인 것 같아요.
- 참고로 스케줄 조정이 안 되어 못 만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우 : 그럴 땐 (또 다시 혼자 연기를 시작한다) '오늘 일 끝나면 시간 도?' '아, 미안 오늘은 약속이 있어' '아 그렇구나. 알았어 수고 했어'라는 식으로… 딱히 '그럼 내일은 어때?'라고 묻지 않는 거죠. 진정한 어른은 무리해서 만나려 들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예정이 맞을 때 '그럼 함께 가자'고 이야기 하는 느낌이 딱 좋은 것 같아요. 말하자면 상대방의 시간도 존중 해 주는 연애를 동경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물론 어디까지나 이상일 뿐이니 실제로 어떨 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만, 언젠가는 그런 연애를 해 보고 싶어요. (웃음)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60살이 되어서도 서로를 사랑하는 그런 관계예요. 아까 전에 촬영 때 긴 계단에 올라갔었는데 그 때 노부부가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가시는 모습을 봤었어요. 그 모습이 어짜나 멋지던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 해 주는 상대가 있는 인생이라는 거, 정말 멋진 인생이라 생각하거든요.
- 폴 매카트니의 노래에서 볼 법한 커플상이네요. (웃음) 그런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20대를 어떻게 보내고,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오 : 20대의 목표는 자기 자신에게 자신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언제나 스스로에 대해 '나 따위가'라고 생각 하곤 하지만 자신에게 자신감을 갖고, 악수회에 만나러 와 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라고 말씀 해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번에 새롭게 2기생이 가입하여 히라가나 케야키가 20명이 되었는데요, 앞장서서 이끄는 타입은 아니기에 '어른 멤버' 중 한 명으로서다른 멤버들을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해서, 더 좋은 그룹을 만드는 데 공헌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 스스로도 더욱 더 갈고 닦아야겠지요 퍼포먼스나 댄스를 더욱 더 갈고 닦는 것도 포함해서 저라는 사람 자체를 더욱 더 높은 경지로 끌어 올리는 것을 의식 하고자 해요
- 그렇게 노력 하신다면 분명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네요.
우 :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미소는 평소 할 수 없던 것들조차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마법'이라는 말이 있어요. 어? 잠깐만… 이거 누가 해 준 말이었지? 고등학교 때 친구네 부모님이셨던 것 같긴 한데… (웃음) 어릴 때 동경해왔던 옛날 이야기의 공주님들처럼 '나도 마법을 쓰고 싶어!'라고 생각 했기에 미소라는 것이 좋아졌어요. 실제로 웃고 있으면 모든 게 긍정적인 쪽으로 흘러 간다고 생각하고요.
- 말 그대로 '웃는 집에는 복이 온다'는 얘기네요. 옛말 틀린 거 없다고.
우 : 말그대로지요! 그 말을 들은 덕분에 지금은 딱히 의식하지 않아도 항상 웃게 되지만요. (웃음) 자연스레 텐션이 올라, 사소한 것들도 즐겁게 느껴져요. 하지만 딱히 무리해서 웃고 있는 건 아니에요. 그저 매일매일이 알차고 즐거워서 실제로 행복한걸요. 앞으로도 이렇게 여러분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활동 해 나갈 생각입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고민이나 망설임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살아만 있다면 어떻게든 되는 법. 그녀의 미소와 매력적인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고, 미소가 지어진다. 그렇다. 그녀의 미소는 틀림없이 '마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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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가하마상이 보시기에 케야키자카46는 지난 2017년 1년동안 어떻게 변화를 한 것 같나요?
나가하마 (이하 ‘나’) : 작년에 비해 책임감과 적극성이 강해졌다고 생각해요. 1주년 라이브나 투어 이전에는 그룹으로서의 인식이 강했지만, 투어 때는 아무래도 각자 서는 위치나 나오는 순서가 다르다 보니 멤버 각자가 ‘자신의 일’을 자기가 알아서 완수해야 하기에 책임감이 강해 진 것 같아요. 그리고 2년차에 접어들었기에 ‘결과를 내어 다음으로 이어 나가야 한다’는 위기감도 생겼고요.
- 첫 전국투어를 경험 한 것이 컸다는 말씀이네요.
나 : 다들 발버둥 쳤거든요. 케야키자카 내에서는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긴 합니다만, MV를 촬영하고, 음악 방송 경험을 쌓으면서 멤버들 끼리 곡에 대한 표현이나 분위기가 점점 맞추어 져 가거든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투어 직전에 있었던 ‘케야키 공화국’은 지금까지 여러분께 보여 드렸던 곡들을, 관객분들과 함께 즐기는 ‘집대성’에 가까운 공연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고, 처음으로 선보이는 앨범 곡들이 많았던 투어는 정말 여러모로 아슬아슬한 공연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만큼 고민도 많았지만 그룹에 대한 의식이 변할 정도로 농도가 짙은 한 달간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지요.
- ‘아이돌답지 않은 아이돌’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더 강해 진 1년간이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점에 대해 위화감은 없었나요?
나 : 오히려 그런 면에서는 작년이 더 위화감이 심했어요. 저 개인적인 면을 이야기 하자면, 여러분께서 보시는 저란 사람과 평소의 제 모습이 너무나도 다른 것 같아서 마음 속 한 구석에 왠지 모를 껄끄러움이 남아 있었고요. 하지만 올 해는 고등학교를 졸업 한 덕분인지 ‘아이돌’이라는 일에 대해 각오가 섰다고 할까요, 진심으로 임할 수 있게 되었어요. 아이돌 입장에서 보자면 보시는 분들께 여러 모로 생각 할 수 있는 여지를 드리는 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여러분께소 보시는 저’라는 부분에 있어서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모든 것을 전부 솔직하게 드러낼 필요까지는 없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 하게 되었어요.
- 아이돌로서 균형을 잡게 되셨다는 얘기군요. 그럼 ‘당초 이미지와의 괴리로 고민하던’ 본인은 어디로 가신 걸까요?
나 : 사실 이게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저 스스로는 ‘아이돌로서의 자신’에 대해 조금씩이지만 이해가 되기 시작했어요. 네거티브한 식으로 평가를 받을 때도 있지만, 조금씩 조금씩 분리 해 볼 수 있게 되었지요.
- 나가하마상은 노래 하실 때 목소리가 꽤나 특징적이시죠. ‘누가 지금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건지 즉시 알 수 있다’라는 면에서, 그리고 ‘가사에 다른 의미가 숨겨 져 있는 것 처럼 들린다’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매력적인 목소리라 생각하는데요, 그렇게 보면 히라테상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듣는 이들의 상상을 자극하는 아이돌이라고 생각합니다.
나 : 사실 노래는 못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웃음) 하지만 최근 들어 ‘무슨 생각을 하는 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그럴 때 마다 ‘어쩌면 이 말은 칭찬일지도 몰라’라고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지난 번에 블로그에서 언급하셨던 오자와 켄지상이나 나가하마상의 동경의 대상, 노기자카의 이토 마리카상은 ‘사회 문제’와 ‘아트’ 등 활동 ‘외부’에서 자신이 있을 곳을 찾아 내고, 개인과 아티스트활동의 균형을 맞추고 계시지요. 나가하마상 자신도 블로그 등지에서 종종 ‘고향 나가사키에 공헌하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내시곤 하는데요.
나 :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오자와상이나 마리카상 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주관을 확실히 갖고 발언 할 줄 아시는 분들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지요. 나가사키를 통해 평화나 과소화에 대하여 생각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처음에는 ‘나 같은 게 감히 발언 해도 되는걸까’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점점 ‘기껏 발언 할 수 있는 입장이니 내 생각을 발언 하는 것이 내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지요. 물론 근본적으로 고향을 좋아하기에 단순히 제 고향에 관한 일을 할 수 있어 기쁘다는 점도 크지만요. (웃음)
고향에서 발견한 ‘자신의 본래 모습’
- 사진집 ‘여기서부터’는 나가하마상의 고향인 나가사키에서 촬영이 이루어졌습니다만, 나가사키 로케를 희망 한 것은 나가하마상 본인이셨나요?
나 : 네. 사진집이라 하면 아무래도 해외로 나간다는 이미지가 있긴 했지만, 스태프분께서 ‘가고 싶은 나라 있니?’라고 질문하셨을 때, ‘로케를 간다면 나가사키로 가고 싶어요’라고 부탁을 드렸어요. 고향에 대한 애정도 그렇지만, 사진을 찍힌다는 것에 대해 그다지 익숙치 않아서 사진집 자체에 대해 불안함도 있었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면 고향에 가서 편안한 마음으로 찍는 편이 낫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지요.
- 아까 전에 ‘아이돌로서의 자신과 평소의 자신간에 균형을 잡기 시작했다’고 말씀 하셨습니다만, 사진집에도 그런 ‘평소의 자신’의 모습이 실려 있나요?
나 : 이번 촬영을 통해 저도 지금껏 몰랐던 새로운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었어요. 평소에는 좀 뒤로 빼는 성격입니다만 ‘나가사키에선 이렇게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구나!’ 라고 자신의 모습에 놀라기도 했고요. 어쩌면 그런 모습이 본래의 제 모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지요. 굉장히 위안을 받는 촬영이기도 했거든요. 쵤영 직전에 다른 사람들의 말에 상처를 받은 채 나가사키로 향했지요. 그런데 나가사키 촬영 중에 ‘M스테 봤어’라고 말을 걸어주시는 분도 계셨고, 정말 순수하게 응원 해 주시는 분들을 많이 뵈었기에 이런 경험들을 하나 하나 더욱 더 소중히 해야겠다고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 고향에서 자신의 뿌리를 되 찾게 됨과 동시에 응원 해 주는 사람들의 존재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는 얘기군요.
나 : 네. 그렇게 가까운 곳에서 응원 해 주시는 분들의 존재, 그리고 제가 의기소침 해 져 있을 때엔 걱정을 해 주면서도 너무 심각해지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말을 걸어 주는 멤버들의 존재 등, 제 걱정과는 달리 저에 대해 오해하지 않고 잘 알아 주는 분들이 계셨다는 게 정말 큰 마음의 위안이었습니다.
‘한 발 물러선 자신’은 ‘에고’였을 뿐.
- 그리고 올 해 한 해 동안 나가하마상에게 있어 가장 큰 뉴스라 하면 다름 아닌 겸임 해제를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항상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던 ‘남들보다 늦었다’는 걱정은 완전히 떨쳐 내신 것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나 : 어느 정도 핸디캡이 사라지기는 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겸임을 했기에 다른 멤버들이 ‘네루는 바쁘니까’라고 넘어 가 주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같은 선상에 서게 된 지금, 스스로를 더욱 더 갈고 닦아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멤버의 일원으로서 ‘곡의 의미’를 설명하게 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이제는 ‘내가 설명을 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의식이 생겼습니다. 겸임이 끝나고 전임을 하게 되면서 한자 케야키의 일원 자격으로 그룹을 대표하여 이야기 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겸임 해제의 좋은 점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 올 해는 히라가나 케야키 역시 활동이 본격화 된 해였지요. 히라가나로서 쌓은 경험은 나가하마상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나 : 히라가나에서 겪은 경험들은 제게 있어 엄청 큰 것이었어요. 예를 들어 첫 히라가나 단독 라이브 때, 사실 한 발 물러 거 있었거든요. ‘보시는 분들도 내가 말하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으실거야’ 라는 식으로 생각해서… 하지만 그런 생각들은 전부 자신의 에고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제가 멋대로 ‘이렇게 하는 게 다른 멤버들을 위해 좋겠다’고 생각 한 것 뿐, 실제로는 모든 멤버들이 대화를 하고, 다른 멤버들의 말에 반응을 잘 해 줘야만 현장 분위기도 좋아지고 MC를 하는 멤버의 부담도 덜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그런 실패나 후회를 경험 한 덕분에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한다는 데 대한 두려움도 적어졌어요. 이 부분은 분명 히라가나로서 투어를 겪으며 성장 한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 그럼 앞으로 어떤 식으로 활동 하실 생각인가요?
나 : 이전에 비해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데 대한 두려움이 적어 졌지요. 이건 개인적인 성장인 동시에 멤버간에 신뢰관계가 확고 해 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생각해요. ‘내가 다른 의견을 내도 기분 나빠 않고 이해 해 주려 한다’고
신뢰하게 된 것이 크다고 보거든요. 그렇기에 내년에는 그룹으로서도 개인으로서도 지금까지 해 온 것 이상으로
적극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여러 면에 도전 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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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기름이 한데 섞이는 기적
때로는 충돌하면서도 서로에게 이끌린 두 사람
- 시다상, 자신과 콤비로 엮이는 경우가 가장 많은 멤버는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시다 (이하 ‘시’) : 처음부터 응원 해 주신 분들께서는 리사라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고요, ‘피뢰침’ MV를 찍은 이후부터는 ‘테치삣삐’랑 콤비로 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 아, 히라테상과 시다상 콤비 말씀이시군요. 그렇게 생각 해 보니 그렇네요. 그럼 스가이상은 어떠신가요?
스가이 (이하 ‘스’) : 저는 하부쨩이랑 페어로 엮이는 경우가 많아요.
- 역시나 그렇군요. 개인적으로는 여기 계신 두 분 역시 꽤나 강하게 연결 된 콤비라고 생각합니다만.
스 : 그런가요?
시 : 처음 듣는데요.
-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케야키자카라는 그룹 내에서 ‘최강 콤비’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콤비라 생각해요. 얘기가 나온 김에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않은 두 분 사이의 관계성을 좀 더 깊이 알아 보고자 합니다. 우선 서로에 대한 첫인상이 어땠는지 알려 주시겠어요?
스 : 첫인상이라… 엄청 과묵했어요. 그리고, 정말 예쁘게 생긴 사람이라 생각했던 것 같아요.
- 시다상은요?
시 : 사실 다른 인터뷰에서도 첫인상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멤버들 중에 첫인상이 확실히 기억에 남아 있는 아이가 없어요.
- 스가이상 뿐 아니라. (웃음)
시 : 첫 인상까지는 아니지만 초창기에 느낀 점은… ‘아, 얘는 말을 좋아하는구나’ 정도였어요. 처음에는 ‘캐릭터 만들려고 그러나?’싶긴 했는데, 지금까지도 말이 좋다고 하는데다가, 소지품 역시 말이랑 관련 있는 게 많은 걸로 봐서는 정말 말을 좋아하는구나… 라고 생각 하게 되었지요.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 한 건 최근이지만요.
스 : 최근에서야 그랬다니. (웃음)
- 드물게긴 하지만 두 분을 콤비로 엮는 경우도 없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 ‘후타리세종’ MV 때 두 분이 대칭을 이루는 부분도 있었고.
스 : 아, 그런 말씀은 가끔 들어요.
시 : 듣긴 하는데 엄청 가끔이지.
스 : 응. 엄청 가끔가다 한 번씩. 마나카는 저와 매우 대조적인 이미지거든요. 뭐라 하지… 하는 것을 보면 제가 상상했던 것들을 한참 뛰어넘는 경우가 많아서 보고 있으면 정말 재미있어요.
시 : 하하하하하하!!
- 응? 지금 발언이 그렇게 웃긴 얘기였나요? (웃음)
시 : 유우카가 너무 재미있어서요. ‘뭐라 하지…’ 라니. 무슨 ‘대 개조! 극적 비포 앤 애프터’(※일본의 버라이어티 방송)에 나올법한 말투잖아요. (웃음)
- 아, 말투 때문에 웃으신 거군요. (웃음) 자 그럼 본론으로 돌아 가 보죠. 저 역시 지금 스가이상이 말씀하신 바에 대해 상당부분 동의를 합니다. 두 분께서는 정말 대조적이고 전혀 다른 느낌이세요. 지금까지 자라 온 환경이나 사귀어 온 친구,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음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다 다르실 것 같을 정도예요. 아마도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는 지 감 잡기도 힘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스 : 네. 정말 어떤 생각을 하는 지 상상도 힘들어요.
- 시다상이 보기에도 서로가 정반대라고 생각하세요?
시 :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동시에 부럽기도 해요. 매사에 제대로 해 내는 아이니까.
- 그렇군요. (웃음)
시 : 라이브 전에는 MC때 할 말을 쪽지에 정리하곤 하는데, 볼 때마다 대단하다고 감탄하게 돼요. 저는 그런 데 크게 시간을 쓰는 편이 아닌지라.
- 아니 공연 MC에는 조금 더 시간을 쓰셔도.. (웃음)
시 : 아마 유우카는 집에서도 그런 식으로 노력 하고 있을 거예요. 그런 모습을 상상 해 보면 점점 더 대단하게 느껴지지요.
- 그럼 스가이 상은 시다상의 어떤 점이 자신과 정반대라 생각하시나요?
스 : 마나카를 보다보면 부러워 지는 게, 요령도 엄청 좋고,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게 살아간다는 느낌이 드는 점이에요. 지금까지 그런 타입의 사람을 그다지 만나 본 적이 없었기에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지죠.
시 : 후후후후. 말하는 거 들으면 왠지 웃음이 나.
스 :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재미가 있는 아이라고 생각해요.
-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나 본 적 없는 타입이라 하셧죠?
스 : 마나카 뿐 아니라 케야키에 들어 와서 처음 만나보는 타입의 아이들이 많기는 합니다만, 그 중에서도 마나카 같은 타입은 특히 만나 본 적 없는 것 같아요.
- 스가이상도 꽤나 독특한 타입이라 생각하는데 말이죠.
시 : 그렇죠. 엄청 독특하죠.
- 둘 중 더 독특한 사람이 누군가를 따져보면… 꽤나 멋진 승부가 될 것 같은데요.
스 : 에? 설마요!
- 시다상도 특이한 캐릭터이긴 하지만, 스가이상도 만만찮다고 보거든요.
시 : 응. 유우카 특이해.
스 : 지금까지 아무 특징 없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람이라 생각 해 왔는데… (쓴웃음)
- 그럼 상대방을 보며 ‘이런 부분은 나랑은 너무 달라서 싫다’ 싶은 부분은 있나요?
스 : 전혀 없어요.
시 : 에? 정말로?
- 시다상 너무 놀라시는데요. 아무래도 시다상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으신가봐요? (웃음)
시 : 아뇨. ‘싫다’고 할 정도는 아니고, 딱히 유우카에게 국한 된 이야기는 아닌데, 라이브 리허설 때라던가, 다른 멤버들에게 살짝 ‘이게 뭐야?’ 싶을 때는 있어요.
스 : 그러고 보니 투어 때 그런 말 한 적 있었지.
시 : 응. 짜증이 나면 잘 숨기지 않는 편이라서. 유우카도 나름대로 화가 나 보일 때가 있고, 나 역시 엄청 짜증이 나 있었을 때가 있었어. 나 스스로도 자각하고 있어.
스 :그 중에서도 ‘아오조라와 MARRY’ 때 있었던 일은 생생하게 기억 나. (웃음)
시 : 하하하하하!!
스 : 곡 퍼포먼스 중에 객석에 파도타기를 유도하는 장면이 있거든요? 그 연습을 하는데 마나카가 계속 뚱해있어보이길래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부분이니까 좀 더 웃어줄래?’라고 했더니 마나카가 ‘나 자신을 속여가며 웃고 싶지는 않은데’라고 하더라고요. (웃음)
시 : 아하하하하!! 기억 난다!
- 그 때는 그냥 그런 기분이었다는 거죠.
시 : 네. 왠지는 몰라도 그 때는 그런 기분이었어요. 정말로 충동적인 부분이 있어서…
- 잘 알 것 같아요.
시 : 하지만 그러다 보면 어째선지 유우카랑 세게 부딪히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아니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라는 식으로. 그런 점에 대해서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에요.
- 시다상이 사과를 하시는데요, 스가이상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스 : ‘아… 그랬구나’ 정도예요. (웃음)
시 : ‘아오마리’때는 특히 저런 충돌이 많았어요. 대부분 의견 충돌이 있는 건 저랑 유우카고요.
- 그건 또 좀 의외네요. 그런 이미지는 아무래도 모리야상이 강하신데. 실제론 어떠신가요?
시 : 보통 저희가 어떤 이야기를 하면 거기에 반응 하는 정도지 아카넹이 ‘이건 이렇게 하자’고 의견을 내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전체적으로 ‘아오마리’ 때엔 다들 좀 충돌이 있는 편이지?
스 : 뭐 결국 이렇게 웃어 주니까 괜찮지만 말이야. (웃음)
- 결국 이렇게 서로 웃으며 용서 할 수 있다는 것만 봐도 두 분의 관계가 최고라는 점을 나타내는 건 아닌가 싶네요. 스가이상이 할 수 없는 부분을 시다상이 메꾸어 주고, 시다상에게 부족한 부분을 스가이상이 메꾸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아까 전에 스가이상께서 시다상에 대해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게 산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보자면 ‘말과 고양이’에 가까운 콤비라 할 수 있겠네요.
스 :뭔가 좀 이상한데요. ‘개와 고양이’는 들어 봤지만. (웃음)
- 시다상이 고양이처럼 제멋대로인 부분이 있고, 스가이상의 헌신적인 모습은 ‘말’에 가깝다고 봐서요. 본인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시 : 라이브를 진행함에 있어서도 스가이 같은 사람이 있어야 진행이 원활 할 것이라 생각하고, 그룹에는 이런 사람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 자신과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만,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존재다>
시 : 그렇죠.
- 스가이상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스 : 가끔씩 하는 생각인데요. 저는 어쩌면 그냥 이용해먹기 쉬운 사람일 뿐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냥 다른 사람 말대로 흔들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 건 아닐까…하고. 정말 ‘내 의지란 건 없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요. 그럴 때 마나카처럼 자기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란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 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깨닫게 되지요. 그룹면에서 생각을 해 보자면, 이토록 다양한 개성을 가진 아이들이 모였다면 그 중에 저랑 정반대인 타입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어떻게 보자면 오히려 그 그룹의 강점이라고도 생각해요. 그렇게 반대되는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편이 보기에도 재미 있겠고.
- 시다상에 대해 동경 같은 감정은 있으신가요?
스 : 물론 있지요. 마나카는 밝기도 하고… 뭐라 하지…
시 : 아하하하하! 또 그 말 하네!
스 : 너도 참 (웃음) 대기실에 있을 때, 주변 멤버들이 자연스레 마나카 주변에 모여들고, 다양한 면에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인기인이잖아요.
- 시다상은 스가이상에 대한 동경이 있나요?
시 : 당연히 있죠.
스 : 정말?
시 : 응 (웃음) 저, 성격이 이렇다 보니 유우카처럼 뭐든 해 낼 줄 아는 성격이 부러워요. 가능하다면 저 역시 유우카처럼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 할 정도예요.
- 스가이상처럼?
시 : 생각 해 보세요. 정말 대단하잖아요. 자신의 의사를 희생 해 가며 주변의 의견을 존중 해 준다는 거, 정말 대단한 일이라 생각해요. 저라면 절대 무리일거예요. 그것도 ‘캡틴’이니까 기대되는 역할도 있을 테니, 그런 점까지 해 낸다는 거 정말 대단하다 생각해요. 저였다면 ‘캡틴 해라’ 해도 하기 싫었을걸요.’
너무도 다정한 여인 시다 마나카의 우울
- 역시 이토록 성격이 정반대인 분들을 붙여 놓으면 각자의 개성이 한층 더 부각되는군요. 그건 그렇다 치고, 성격이 정반대인 두 분이 이토록 사이가 좋은 게 재미있습니다. 촬영 중에도 계속 두 분이 웃으며 대화를 나누시는 걸 보고 좀 신기하기도 했어요.
스 : 평소에는 이 정도 까지는…
시 : 응. 그렇게 얘기 많이 하진 않지.
- 평소에는 별로 얘기 안 나눈다는 말씀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 하시던데요?
스 : 오늘 엄청 많이 웃어서 그런 것 같아요.
시 : 촬영장 분위기부터가 엄청 재미있었는걸요. 일단 한 번 객관적으로 생각 해 보세요. 엄청 재미있지 않아요? 사진 찍는답시고 엄청 폼 잡고 있었잖아요.
- 누가요? 시다상 본인이요?
시 : 네. 그래서 사진 찍는 도중부터 뭔가 엄청 웃음이 나더라고요.
- 아니 뭘 새삼스레… 지금까지 촬영이나 취재를 못해도 수백번은 받으셨을텐데 왜 오늘 이렇게 웃으시는 건가요. (웃음) 아, 그러고 보니 여름에 멤버 5~6명이서 디즈니 랜드 다녀오셨죠?
시 : 네. 다녀 왔어요.
- 사실 저희가 보기에는 그 때 멤버구성이 진짜 신기했거든요.
스 : 후후후후
시 : 내가 나중에 참가 했었지?
스 : 그랬나? 자연스럽게 ‘같이 가자’고 이야기가 나온 거 아니었어?
시 : 뭔가 끝나고 갔었던 것 같은데.
스 : 오다이바 TIF가 끝나고 갔어.
시 : 아, 맞다. 끝나고 ‘놀러가자’는 분위기가 되었지. 후쨩이 ‘스이파라(※디저트 뷔페) 가자’고 말을 꺼냈었잖아. 처음에 쿄코는 함께 갈 예정에 없었고.
스 : 응. 쿄코쨩이 우연히 같은 차에 타고 있어서 같이 가겠냐고 물어보니까 ‘어, 그럼 갈까요?’라고 합류했지.
시 : 그 뒤에 스즈모토가 ‘디즈니도 가고싶다’고 이야기를 했잖아. 사실 그 때만해도 불꽃놀이 보러 가는 흐름이었는데. 뭐, 결국 ‘시간 되는 사람, 같이 가자’는 분위기였지.
스 : 응.
- 시다상이라 하면 아무래도 본인을 중심으로 한 소위 ‘모나왕국’ 멤버들과 같이 노실 것 같은데 그 때 스가이상이 같이 가셨길래 솔직히 좀 놀랐어요.
스 : 엄청 즐거웠는걸요. 저 역시 같이 가게 되어 내심 기뻤고요. 하지만 솔직히 저희도 ‘이 멤버 구성 좀 재미있네’라고 이야기 하긴 했어요.
시 : 그랬지. ‘이 멤버는 신기하네’라고. 하지만 엄청 즐거웠어.
스 : 응.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고. 오히려 편했어.
시 : 평소에는 같이 뭐 하자고 말 걸기가 힘들거든. 왠지는 몰라도.
스 : 응?
시 : 아무래도 취향이 비슷하지 않으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지칠 수 있잖아. 특히나 나는 그런 거 좀 신경 쓰는 편이고.
- 아, ‘지금 유우카, 우리랑 같이 있으면서 즐거울까?’라는 식으로?
시 : 네. 만약 즐겁지 않아도 솔직하게 이야기 하기 힘들 테니까 그건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하지만 그 날, 정말 즐거웠어.
스 : 응.
- 예를 들어 시다상이 함께 있는 멤버들과 평소 하던 식으로 자기들끼리만 아는 얘기 하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을 때, 같이 있는 스가이상이 뭐가 재미있는 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지금 유우카 이 얘기 듣고 즐겁긴 한 걸까?’라고 걱정이 된다는 얘기지요?
스 : 그렇게 신경을 쓴다는 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어요. 제가 있으면 불편 할 수도 있겠구나… 하고 (웃음) 뭐라 하지…
시 : 하하하하하!! 역시나 ‘뭐라 하지’ 또 나왔네!!
스 : 아마도 제가 이런 식으로 좀 딱딱하게 말하는 버릇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는 해요.
시 : 그런 면 있어!
스 : 사실 일부러 딱딱하게 말 하는 건 아닌데, 최근 들어서는 저도 조금씩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 어쩌면 되게 딱딱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네’라고.
- 이제서야? 너무 늦었는데요. (웃음)
시 : 항상 진지하고 성실하니까 같이 놀자고 말 걸어도 되는 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것도 시간대가 밤이었으니.
- 밤이라뇨. (웃음)
스 : 사실 따지고 보면 제가 언니인데 말이죠. (웃음)
시 : 정말로 ‘괜찮을까’라고 주저하게 되는 부분은 있어요.
스 : 그런 생각 안 해도 괜찮은데…
- 그러고 보면 그 때 참가자가…
스 : 쿄코, 아오이쨩, 스즈모토, 그리고…
시 : 후쨩, 나, 유우카.
- 멤버 구성이 정말 절묘했지요. 아이돌 그룹이란 인원이 늘어 날수록 파벌이 나뉘는 경향이 있잖아요. 하지만 이 날 찍은 사진을 보면 케야키자카에는 그런 것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스 : 쿄코가 함께 했다는 것도 좋았던 것 같아요.
시 : 쿄코 진짜 좋아. 새벽 3시에 라인을 보내더니 ‘부탁이니 동숲 벼룩시장에 내 놓은 것 좀 사 줘’라고 하더라고.
- 뭔 소리예요?
시 : ‘동물의 숲’이라고 요즘 유행하는 게임(※스마트폰 버전) 있잖아요. 거기에 벼룩시장이 있는데, 쿄코 캐릭터가 돈이 없어서 물고기를 내 놓았는데 안 팔린다고, 저보고 사 달라고 하더라고요. 새벽 3시에! 뭐 별 불만은 없지만. (웃음)
스 : 사이 엄청 좋네
시 : 내가 보낸 라인, 한참 뒤에야 답변하기도 해.
스 : 그 정도로 사이가 좋아졌구나. 마나카, 다른 사람이랑 커뮤니케이션 진짜 잘 한다.
시 : 사람에 따라 달라. 싫어하는 사람이랑은 절대 안 하는걸! (웃음)
- 스가이상은 어쩌면 시다상 같은 타입의 남성을 좋아하게 될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세요? 시다상처럼 자유롭게 사는 타입의 남성은?
시 : 뭔가 얘기만 들으면 엄청 가벼울 것 같은데요. (웃음)
스 : 가벼운 사람 싫어요. (웃음)
시 : ‘케야빙고’에서 누구였지? (※케야빙고에서 했던 기획, 남장을 한 멤버들을 보고 ‘남자친구 삼고 싶은 사람’에게 투표하는 방식)
스 : 그러고 보니 마나카는 아니었어. 가벼워 보였거든. (웃음) 아마도 하부쨩 아니면 세바스찬이었을거야.
- 세바스찬? 아, 오다상 얘기군요. 되게 진지하게 고르셨네요. (웃음) 시다상은 어떠신가요?
시 : 저는 좀 느긋한 사람이 좋아요. 그리고 동성에게 좋은 평가 받는 사람.
- 그럼 좋아하는 남성 타입은 두 분이 안 겹치시는군요.
스 : 남성 타입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별로 없어 보이는데요.
시 : 유우카가 입는 옷 종류, 저는 안 입어요. 유우카도 제가 입는 옷들 안 입을 것 같고요.
스 : 그건 그렇지.
- 좋아하는 음악은 어떤가요?
시 : 보통 뭐 들어?
스 : 딱히 ‘좋아한다!’고 할만한 건 없는데, 그 때 그 때 유행하는 것들을 들어요.
- 그럼 시다상이 좋아하는 ONE OK ROCK 노래도 들으시나요?
스 : 그다지 안 듣네요. YUI상이나 KANA-BOON, RADWIMP 분들의 노래를 많이 들어요.
- 만화 취향은 어떤가요? 스가이상은 ‘강철의 연금술사’를 좋아하신다고 하던데.
스 : 사실 그 얘기를 한 뒤로 그다지 만화를 많이 읽지는 못 했어요. 요즘은 ‘진격의 거인’에 빠져있고, ‘다이아의 A’도 좋아하고요.
- 전체적으로 소년만화를 좋아하시네요.
스 : 따뜻한 분위기의 만화보다는 스포츠물이나 다크한 만화를 좋아해요.
- 그럼 시다상은 어떠신가요?
시 : 한동안 ‘아인’에 푹 빠져있었어요. 사실 그런 장르 엄청 싫어하거든요. 읽다보면 괜히 기분이 어두워지니까. 현실세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어쩌지? 하는 기분도 들어서 뭔가 마음이 안정이 안 되잖아요. 워낙 그런 거 생각하는 성격이다 보니… 지금 당장 여기에 테러리스트가 나타나면 어쩌지? 싶기도 하고요.
스 : 엘리베이터 문이 닫기려는 순간에 좀비가 달려든다던가?
시 : 응 바로 그런 거! 무섭지.
- 얘기를 듣다 보니 떠오른건데, ‘시다 마나카, 알고보면 제일 귀여운 아이’라던가?
시 : 와 그거 엄청 싫은데요.
- 사실 전체적으로 귀여운 부분이 많은 분이라 생각 하거든요.
스 : 그렇죠! 방금 전처럼 부정하는 것도 귀엽고요.
- 모에 포인트 덩어리죠.
스 : 겉보기엔 쿨해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던가.
시 : 우엑. 듣기만 해도 닭살이… (웃음)
- 듣자하니 감정이입을 엄청 잘 해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약하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시 : 아, 그거…
- 어떤 뜻인가요?
시 : ‘일본 유선대상’ 때, 안내 해 주신 분이 할아버지셨거든요. 유선 대상, 올 해가 마지막이었잖아요. 그러다 보니 ‘이 분 어쩌면 오랫동안 이 유선대상을 위해 일 해 오셨을 지도 모르겠네. 그렇다면 오늘 이게 이 분의 마지막 일인건가? 지금 어떤 기분이실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떻게든 감사인사를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연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이야기를 했지요. 여기서 내가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를 하지 못 하면 더 이상 기회가 없겠다 싶어서.
- 다정하네요. 50여년간이나 방송을 만들어 온 분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뭐, 진짜로 50년간 그 방송을 위해 일 하신 건지는 모르지만요.
시 : 다들 그럴 때 있지 않나요? 아, 그리고 스프트크림 손에 든 할아버지한테 특히 약해요.
- 뭔가요 그 마니악한 상황은.
시 : 예전에 쇼핑몰을 갔다가 한 할아버지가 소프트크림을 두 개 들고 서 계시는 것을 봤거든요. 아마도 쇼핑을 하러 가신 할머니를 기다리고 계시는 것 같았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이상한 사람들이 몰려와서 시비를 걸더라고요.
- 급박감 넘치는 전개네요. (웃음)
시 : 그런 것을 생각하다 보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어요. 예를 들어 ‘어떻게 하면 이 세상의 모든 할아버지들을 도와드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결국 뇌 용량을 오버 해 버리죠. 요네 같은 경우 그런 저를 보고 ‘괜찮아?’라고 걱정 해 주곤 해요.
- 큰 의미는 없는 얘기긴 하지만 도와드릴 수 있다면 도와드리고 싶네요.
시 : 네! 도와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제가 언제까지고 함께 있어 드릴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이 세상에 잇는 할아버지가 한 분도 아니고.
- 모두 지켜드릴 수는 없다. (웃음)
시 : 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와요.
- 할아버지에게 약하다는 게 그런 뜻이었나요. 뭐, 그 정도로 다른 사람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는 것만 봐도 시다상이 얼마나 다정한 사람인 지 알 수 있겠네요.
스 : 대단해요!!
시 : 그래서인지 엄청 지쳐요. (웃음) 특히 시부야 같은 데 걷다보면 지쳐요.
- 시부야랑 할아버지는 뭔가 이미지가 안 맞는 것 같은데요.
시 : 그러니까 더 지치죠! ‘아니 저 할아버지는 왜 저기 계시는거야!’ 라며.
- 하긴 젊은이들이 많은 곳이니 할아버지가 포위되어 있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하겠네요 (웃음)
갈등하는 윳카에게 이문화교류기획을 제안하다
- 스가이상 ‘원피스’라는 만화 아세요?
스 : 읽어 본 적은 없어요. 읽어보고 싶긴 하지만.
- 스가이상과 시다상은 뭐랄까 원피스로 비유하자면 해군과 해적 같아요.
시 :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근데 엄청 약하지 않나요 코비라니.
스 : 코비? 그게 누구야? 읽어봐야겠네.
- 루피나 밀짚모자 해적단은 ‘해적’이니까 원래대로라면 악당이란 말이죠. 근데 실제로 작중에선 정의의 편이잖아요. 그런 부분은 어딘지 시다상이랑 닮았어요. 오해받기 쉽지만, 알고 보면 정말 다정다감한 사람이니까. 그리고 루피 역시 사람에게 쉽사리 감정이입 하고, 눈물도 많으니 말이죠.
스 : 그거 좋네요. 사실 마나카는 자신이 스태프분들께 인정받지 못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알고보면 스태프 분들이랑 사이도 엄청 좋고, 엄청 귀여움 받고 있거든요.
시 :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웃음) 일이랑 상관 없을 때만 그렇잖아. 정작 일에 관계 되었을 때 신뢰를 받는 건 윳카라고요.
스 : 저 되게 외로운 사람 같지 않나요? (쓴웃음) 아 갑자기 슬퍼지네요. 딱히 제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어필을 하려는 건 아닌데, 되게 손해 보는 것 같은데요.
- 스가이상의 괴로움, 알 것 같네요.
시 : 저도 알 것 같아요!
- 아니 모르고 계신 것 같은데요. (웃음) 학교에서 선생님이랑 사이가 좋은 건 의외로 문제아들이라던가 그런 경우 있잖아요.
스 : 하긴,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갱생한 불량아가 가장 사랑받는다고도 하죠.
시 : 갱생? 뭔 뜻이야?
- 하지만 스가이상은 이 그룹의 수호자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이 그룹의 컬러를 대중에게 알리는 공격면의 리더, ‘선봉대장’이 히라테상이라 한다면, 스가이상은 이 그룹이 갖고 있는 클래식한 아이돌로서의 이미지나 사카미치 시리즈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짊어지고 있는 수비대장이라 생각하거든요. 실질적으로 그룹의 밸런스를 지켜내고 있다고 해야 하나…
스 : 그렇군요… 그 말씀을 들으니 좀 자신이 생기네요. (쓴웃음)
시 : 힘 내!
- 모든 멤버가 시다상 같아서도 안 되고, 모두 스가이상 같아서도 안 되는 거예요.
시 : 후후후!! 모두가 시다라니! 얼굴이 전부 제 얼굴이면 그거 볼만하겠네요. (웃음)
- 예로 든 것 뿐인데 전부 반응 하시네요. (웃음) 그건 그렇고 콤비적인 요소를 끄집어 내 보니 의외로 여러 가지가 나오네요. 스가이상 이런 느낌 어떠신가요? 마음은 좀 편하신가요?
스 : 의외로 나쁘지 않네요. 제 마음을 숨김 없이 털어 놓은 것 같고요.
- 사실 이런 상반된 두 분의 요소를 적당히 버무린 분이 한 분 계신데…
시 : 아카네요?
- 잘 아시네요.
시 : 투어를 겪으면서 저도 그런 인상을 받았거든요. 멤버들 사이에 서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고 생각해’라고 하는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부캡틴이겠지만.
스 : 그러고 보면 부캡틴 정말 잘 골랐어…
- 아니 왜 그 얘기를 듣고 낙담을 하시나요! 괜한 소리를 한 것 같네요. 죄홉합니다. 하지만 스가이상만 괜찮으시다면 이 두 분의 대담을 정기적으로 해 보고 싶은데요.
시 : 멘탈 단련 될 것 같은데?
- 시다상, 또 적당히 넘기시네요. (웃음) 그럼 다음 번에는 각자 서로의 문화를 체험하는 건 어떨까요? ‘이문화교류’ 같은 느낌으로.
시 : 아! 해 보고 싶어요! 유우카의 하루를 체험 해 보고 싶어요!
- 그럼 시다상이 하룻동안 ‘스가이 유우카’가 되고, 스가이상이 하룻동안 ‘시다 마나카’가 되어 본다던가.
스 : 해 보고 싶어요! 마나카는 평소에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요.
시 : 그거 위험한데, 나, 밤에 잘 때 창문 열어놓고 자는데. 난방 싫어해서.
- ‘위험’이라니 뭔가 되게 평범한 방법으로 쓰시네요. (웃음)
스 : 복장도 마나카 처럼 입어보고요.
시 : 저는 유우카의 옷을 입는 건가요?
- 그렇죠.
시 : 에… 그건 좀 싫은데요. (웃음)
- 아니 그렇게 갑자기 분위기 바꾸지 마세요. (웃음) 그럼 내년엔 ‘시다 마나카와 스가이 유우카의 바꿔치기 기획’, 부디 해 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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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노 요시오의 시선
- 올 해, 케야키자카의 첫 앨범이 나왔습니다. 이건 노기자카의 전례를 생각 해 보면 이례적으로 빠른 페이스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콘노 (이하 ‘콘’) : 작년 겨울, 아키모토 선생님께서 ‘앨범 가 보자고’라고 말씀 해 주셨을 때, 내심 ‘진심이신가…’라고 생각했지요. (웃음) 아키모토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릴리즈 방식부터 사고 방식, 발상 면에서도 록 아티스트에 가깝게 바꿔 보고 싶어. 그러기 위해 분투중이야’라고 하셨지요.
- 전국투어도 마치 록 아티스트의 그것 같았지요. 그와 더불어 히라테상의 상태가 화제가 되었는데요.
콘 : ‘케야키 공화국’에서 완전 연소 해 버렸어요. 히라테는 한 사람의 표현자로서도 좋은 작품을 표현 해 내지만, 동시에 크리에이터로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며, 언제나 100점 이상의 것을 만들어 내려 하는 타입이거든요. 그렇기에 ‘100점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스스로에게 ‘실격’이라는 낙인을 찍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성향이 드러난 것이 바로 전국 투어였지요. 일반적으로는 ‘히라테가 컨디션 난조’라며 걱정을 샀습니다만 제가 보기에 그것은 ‘표현을 한다는 데에 대한 고뇌’와의 싸움으로도 보였어요.
- 아이돌이 그러는 것은 꽤나 이례적인 일이라 생각하는데요.
콘 : 그렇게 보면 완전히 록 아티스트같죠. 사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지금껏 주로 그런 아티스트들과 일을 해 왔기에 그 모습을 본 순간, ‘아, 그러고 보니 이전에 다른 록 아티스트들도 이랬었지’라고 뇌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습니다. 히라테의 마음이 외치는 절규도 그렇고, 무대에 서긴 했지만 만족스러운 퍼포먼스를 할 수 없었다는 점도 그렇고. 아이돌 팬 여러분께서 ‘아티스트 선언’ 같은 것에 대해 부정적이시라는 것은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만, 케야키자카의 그런 측면이 아이돌 팬 외의 분들께 반향을 일으킨 것도, ‘케야키자카는 뭔가 좀 달라’라는 분위기가 형성 된 것도 사실이잖습니까. 록 인 재팬 페스티벌’이나 ‘섬머 소닉’ 측에서 출연 오퍼를 받았던 것은 저희가 전략적으로 록적인 분위기를 내서가 아니라, 단순히 록 필드에 계시는 분들께서 케야키라는 그룹에서 매력을 느끼셨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상황은 어떻게 보자면 새로운 타입의 ‘하이브리드 아이돌’이 탄생하는 과정이라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 그럼 히라가나 케야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려 주시겠어요?
콘 : 히라가나는 원래 한자의 언더 개념이라기 보다는 아키모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나가하마 네루를 위하여 동료를 만들어 주는 건 어때?’라는 아이디어가 구체화 된 그룹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대체 뭐지’라고 자문자답을 할 수 밖에 없는 숙명을 짊어지고 있는 그룹인 것이지요. 사실 저희들도 아직 그 답을 찾지는 못 했습니다. 당초 한자 케야키를 ‘태양’, 히라가나 케야키를 ‘달’로 빗대어 활동을 시킬 생각이 있었는데, 어느 사이엔가 그런 이미지가 정 반대가 되어 있더군요. 그 결과 히라가나 케야키에게 힘을 붙여주기 위하여 한 것이 2기생을 모집하여 한자 케야키와 거의 동일한 인원수로 맞추는 것이었지요. 기본적으로는 아키모토 선생님의 말버릇처럼 ‘머리로 생각해서 움직이는 것은 재미 없다’는 기조에 맞추어 운영 하고 있습니다.
- 한 편으로 한자 케야키 역시 ‘바람을 맞아도’를 통해 지금까지 이상으로 ‘어떻게 흘러 갈 지 모르는’ 상황에 처했는데요.
콘 : 말하자면 ‘밝은 자기부정’이라 할까요. ‘사이마조’를 좀 더 하드하게 몰아 붙인 결과물이 바로 ‘불협화음’이고, 그렇게 끝까지 몰려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때, 갑작스레 ‘뭐,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훌훌 털어 내는 그런 자기부정 말입니다. 그
곡을 통하여 ‘이 다음에 어떤 흐름으로 흘러 갈 지 종잡을 수 없는’
넓은 운신 폭을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투어에서 문제가 되었던 히라테의 상태도
그렇고, 좌절이나 정체 같은 것은 아티스트 문화면에서 보면 흔한 일이니까요. 그리고 좀 더 자세히 생각을 해 보면 음악 분야 뿐 아니라 각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
주인공들은 다들 한 번은 좌절을 경험하고, 다시 일어 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요. 그렇기에 앞으로 케야키자카는 기존의 ‘아이돌’이라는 프레임으로는 설명 할 수 없는 그런 일들을 점점 해 나갈 생각입니다. 어쩌면
꽤나 충격적인 전개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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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특집 취재 때는 첫 홍백가합전 출장이 확정되고, 세 번째 싱글인 ‘후타리세종’이 발매 된 직후였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약 1년간은 응원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자면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의 매력을 더욱 더 깊이 이해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종합 프로듀서이신 아키모토상께서 지난 1년간 새롭게 발견하신 것이 있으신 지 궁금합니다.
아키모토 (이하 ‘아’) :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은 다른 아이돌들에 비교 해 보자면 가장 ‘고민을 하며 전진 해 나가는 그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AKB나 노기자카 역시 멤버 각자가 고민을 하고, 때로는 갈 길을 헤매어 가며 길을 나아가기는 합니다만, 기본적으로 보자면 AKB는 ‘체육계’답게 땀과 눈물로 그런 고민을 극복하며 길을 열어가는 타입이고, 노기자카는 특유의 평온함과 팀워크를 통해 고민을 극복 해 나가는 타입이라 할 수 있겠지요. 반면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은 좀 더 제각각이라고 해야 할까요. 각자가 자신만의 개성을 난반사 하는 그 대로 하나의 집단이 된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경우, 보통은 시간이 지나며 각자가 지닌 색들이 결국은 하나의 색으로 물들기 마련이지만, 케야키는 그렇게 되지 않더라고요. 쉽게 이야기 하자면 각각의 개성이 너무나도 순수하기에 오히려 섞이지 않는다고 할까요. 각자가 서로를 너무 존중하기 때문인지 결론적으로 협조성이 없다고도 할 수 있겠군요. 하지만 그런 부분이 오히려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지고, 그런 신선함이야말로 이 그룹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 초기에는 아무래도 센터인 히라테상에게 주목이 모였습니다만,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멤버들 역시 히라테상 못지않은 매력과 개성을 가진 멤버들이라는 것이 알려지기 시작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 : 프로듀스라는 일은 말입니다, 0을 1로 만드는 일이 아니에요. 0.1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크게 부풀릴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직업이라 할까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그룹의 멤버들은 뭐라고 규정짓기가 힘든 신기한 아이들인지라 정말 재미 있습니다.
- 그럼 아키모토상께서는 그런 멤버들의 목소리나 개성을 어떻게 파악하고 계신가요?
아 : 멤버들과 직접적으로 라인으로 의견 교환을 하기도 하고, 현장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요. 그 외에도 매니저들을 통하여 보고를 듣기도 하며 ‘아 지금 이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군, 이런 고민이 있군’하고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중고등학생 때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떠올려 보면 멤버들이 하고 있는 고민들이 그 당시의 제가 하던 고민과 겹치는 경우도 있고, 전혀 상상도 못 한 일들로 고민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제가 남자고 아이들이 여자아이라서 성별의 차이라는 것도 있을 거고, 절대로 좁혀지지 않을 세대차이라는 것도 분명 있을테지요. 그렇기에 사실 제 입장에서는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도 적잖게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또 재미 있는 겁니다. 케야키자카의 노래 가사는 어떻게 보자면 제가 그녀들을 보고 적은, 관찰일기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친척 아저씨’이자 ‘통역가’
- 올 해 4월에 발매 된 4번째 싱글 ‘불협화음’의 타이틀곡의 가사를 보면 ‘나는 Yes라고 말 하지 않아’라던가 ‘마지막까지 저항 할 거야’라는 부분이 있는데요, 이런 가사들도 아까 말씀하신대로 ‘멤버들을 관찰 한 결과’ 골라 낸 것들이신가요?
아 : ‘볼협화음’ 뿐 아니라 ‘사이마조’나 ‘어른들은 믿어주지 않아’ 같은 곡들이 말하자면 케야키의 기본 이념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녀들은 ‘어른’이라는 존재에 대하여 불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세계’와 ‘자신들의 세계’가 확실하게 구분이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지요. 여기서 말하는 ‘어른’들은 결국 그녀들을 직접적으로 지도해야 하고, 매니지먼트 해야 하는 소니 뮤직 관계자들을 상정한 것이기는 합니다만. 예를 들어 멤버들이 라인을 통해 제게 상담하는 ‘고민’중 은근 흔하게 눈에 띄는 것이 ‘머리 스타일을 바꿔보고 싶은데, 혹은 염색을 해 보고 싶은데 소니 뮤직 레코즈측에서 안 된다고 했다’는 일입니다. 이런 상담을 받으면 저는 ‘괜찮을 것 같기는 한데 말이다…’라는 정도로 대답을 해 주곤 해요. 뭐, 그렇게 보자면 저 역시 여기서 말하는 ‘어른’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뭐라 해야 할까요… 무슨 소리를 들어도 허허 웃어 주는 ‘친척 아저씨’에 가까운 포지션이라 할 수 있을 것도 같네요. 아니면 손주가 무슨 장난을 쳐도 ‘그래, 그래’라고 웃어 넘겨주는 할아버지라던가.
- 그런가요. (웃음)
아 : 아마도 소니 뮤직 관계자들 중에 ‘아이돌이라 함은 모름지기 검은 생머리를 길게 길러야만 해’라고 이상한 이상형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을 지 모르지요. 하지만 그 아이들은 어디까지나 자기 생각대로 살고 싶은 거고, 그런 마음을 잘 드러내는 게 ‘나는 싫어’ (불협화음)라는 외침이지요. ‘어른’들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정말 삐걱거리며 ‘불협화음’이 연출 되기도 하고요. 그런 모습을 직접 제 눈으로 보아 왔기에 ‘불협화음’이라는 곡을 쓴 것 같기도 하네요. 물론 제가 본 것을 그대로 옮겨적기만 해서는 그냥 등신대의 세계관에서 끝나버리기에, 제가 직접 본 ‘현실’적인 면에 데포르메(※과장, 변형, 축소 왜곡 등을 통해 묘사하는 회화 기법)를 가하거나 캐리커처(※대상의 특징을 과장하여 표현함)하는 등 여러 가지 변형을 주어 가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출발점’은 그녀들 안에 있는 무엇인가라는 점에는 틀림이 없고요.
- 지금 하시는 말씀을 듣자 하니 아키모토상은 멤버들의 ‘위’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멤버들 ‘사이’에 서 계시는 것 같기도 한데요.
아 : 개인적으로 ‘이 그룹은 이런 색을 갖고 있으니 무조건 이런 식으로 나아가야만 해’라는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 않습니다. 멤버들에 대한 스탠스도 마찬가지예요. 인간으로서 해선 안 될 일 외에는 자유롭게 하도록 내버려 두려하고 있지요. 물론 그런 저와는 달리 직접적으로 매니지먼트를 해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지시를 해야만 할 때도 있을 거고, 때로는 지도를 해야만 할 때도 있겠지요. 그렇기에 멤버들과 충돌하게 되는 거고, 결과적으로 ‘어른’ 대 ‘멤버’ 구도가 연출되기도 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그렇게 대치하고 있기만 해선 될 일도 안 되게 되니까, 양 측이 각각 생각하고 있는 점을 대변하기 위해 제가 개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합니다. 멤버들의 편이 되어 ‘이 아이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라고 대변하는 가사를 써 주기도 하고, 직접적으로 라인을 통해 ‘어른들이 너희에게 그런 말을 하는 건 이런 이유가 있어서야’라고 이야기를 해 주기도 하지요. 이 그룹의 프로듀서로서 제가 하는 일은 결국 멤버와 ‘어른’들 사이에 서 있는 ‘통역’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아마도 케야키자카는 멤버가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말하자면 학교 축제 실행위원들 같은 느낌으로.
-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라이브 구성 같은 것 말씀이시죠?
아 : 라이브를 예로 들자면, 요즘 라이브 세트리스트를 짜거나 연출을 생각하는 중심에는 히라테가 있어요. 라이브 이외에도 여러 면에서 그런 부분이 있고요. 다시 말 해 소니 뮤직이 ‘이렇게 해라’고 명령을 한다 해도 이 멤버들은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학교 축제를 ‘여는’ 것은 결국 선생 등 ‘어른’들이지만, 그 내용을 정하고 축제를 굴리는 것은 학생들… 뭐 그런 느낌이에요. 멤버들도 그룹을 운영하는 건 자신들이라는 의식이 강하고요. 그런 부분이 정말 재미 있습니다.
‘결별’은 결국 ‘재생’이다.
- 올 7월, 첫 앨범인 ‘새하얀 것은 더럽히고 싶어져’가 발표되었지요. 그리고 그 활동의 일환으로 전국 6개 도시를 도는 첫 투어도 개최되었습니다. 어떤 이미지를 갖고 앨범을 제작 하셨는 지 궁금한데요.
아 : 케야키자카는 라이브가 엄청 빛나는 그룹이라 생각해요. ‘새하얀 것은 더럽히고 싶어져’에 신곡이 많이 실린 것은 사실 라이브를 하기 위해 오리지널 악곡들이 많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위태위태한 계획’처럼 업템포의 신나는 곡을 넣은 것은, 지금까지 그런 곡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고요.
- 솔로곡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 있으셨던 건가요? 히라테상에게 주어 진 신곡 ‘자신의 관’ 후렴구를 보면 ‘나 자신의 관을 준비하자’라던가 ‘나의 끝, 사라져 버릴 것 같아’라는, 너무나도 아이돌답지 않은 가사가 들어 가 있기도 한데요.
아 : 히라테가 자주 하는 말 중에 ‘여기서 사라져 버리고 싶어요’라는 말이 있습니다. 매우 순수한 아이이기에 인간관계라는 것에 지쳐버리기도 할 거고, 계속해서 센터자리를 짊어져야만 하는 중압감도 있으리라 생각해요. 어쩌면 그녀가 갖고 있는 자기 자신에의 나르시시즘일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 되었건간에 그녀를 보고 있으면 매일매일이 ‘과거의 자신과 결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아이는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것에 절망하고, 또 다른 새로운 것을 발견하여 희망을 찾아 내며, 무언가를 버리고 또 습득 해 가며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렇게 끊임없이 과거의 자신과 결별한다는 것은 조금 각도를 바꾸어 생각 해 보면 매일매일 새로운 자신으로 거듭난다고도 할 수 있겠지요. 상처에서 새 살이 돋아나듯이 말입니다. ‘결별’이라는 것은 결국 ‘재생’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그녀에게 알려주고 싶어 이 곡을 썼다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아니 비단 히라테 뿐 아니라 다른 멤버들, 더 나아가 이 곡을 듣고 있는 수 많은 젊은이들에게 이 곡을 통해 제가 해 주고 싶었던 말은 그것입니다.
- 한자 케야키와 히라가나 케야키의 곡들은 분위기가 완전히 차이가 나는데요, 그런 차이는 역시나 각 그룹이 갖고 있는 질감의 차이에 따른 것인가요?
아 : 히라가나쪽이 ‘동생’에 해당하기에 좀 더 밝은 느낌이랄까요. 언니들이 헤매고 고뇌하는 모습을 근처에서 보고 자란 동생들은 보통 그런 고뇌와는 거리를 두려 하잖습니까. 그렇기에 히라가나 곡들 중에는 그런 고민들은 일부러 외면하는 듯한 곡들이 많아요. 물론 그런 언니와 거리를 두면서도 동시에 언니를 뛰어넘고 싶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죠. 그런 그녀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시켜 주고 싶어서 쓴 곡이 ‘그럼에도 걸어간다’ 였습니다.
- 10월에 발매된 5번째 싱글 ‘바람을 맞아도’의 타이틀곡 도입부는 ‘That’s the way’ (어떻게든 될거야)인데요, 이건 어떻게 보자면 전작인 ‘불협화음’의 세계관과 정반대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하신 이유가 있나요?
아 : 싱글을 제작 할 땐 우선 음악의 세계관을 정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무수하게 많은 후보들 중에서 곡을 먼저 고르고, 어떻게 편곡을 할 지를 정합니다. ‘바람을 맞아도’는 사실 곡을 듣자마자 ‘아 다음 싱글은 이 곡이다’라고 정했었고, ‘의상은 바지에 넥타이’라는 이미지도 처음부터 있었지요. 그리고 그 이후는 사실 다카히로상 등 현장 스태프들에게 위임하면 곡의 세계관을 완벽하게 만들어 줄 거라 생각하고 맡겼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지금과 전혀 다른 가사였는데, 곡을 몇 번이고 듣다 보니 ‘아 이건 좀 아닌데’라는 부분이 계속 눈에 띄어서 아예 처음부터 다시 전부 작사를 했지요. 그 덕분에 그 다음날 새 가사를 받아 들고는 멤버나 스태프들이나 다들 엄청 패닉이었지요.
- 그럼 바뀌기 전의 가사는 ‘불협화음’과 가까운 느낌이었나요?
아 : 사실 그다지 기억이 안 나긴 합니다만, 좀 더 러브송에 가까운 느낌이었던 것 같네요. 그랬던 게 결국 ‘바람 부는대로 자유롭게 살아가자’는 테마로 바뀌어 현재 방향성이 정해졌지요. 그런 결정을 내리는 기준은 뭐랄까요… 크리에이터로서의 ‘감’이라고밖에 말씀 드리지 못 할 것 같은데요, 굳이 말하자면 ‘불협화음’의 다음 싱글인데다가, 그녀들이 앞으로 걸어 가야 할 길을 생각했을 때, 지금은 이런 분위기의 곡을 부르게 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 그렇게 생각지도 못 했던 한 수가 두어지는 건, 결국 나중에 효과를 나타내는 법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 : 머리를 굴려서 논리적으로 생각 해 봤자 결국 다들 생각하는 건 비슷하니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순간 순간을 어떻게 파악 할 것이냐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내년 여름 싱글 오퍼가 지금 들어 온다 해도 좋은 작품을 만들 자신이 없어요. 특히나 케야키라는 그룹은 다른 그룹에 비해서 예측이 불가능한 그룹이기에, 그룹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여 나갈 지 저로서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고 있는 중이거든요. 다만 한 가지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녀들의 만들어 내는 수 많은 것들을 제가 ‘통역’하여 작품으로 만들어 낼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녀들이 갖고 있는 넘쳐흐르는 에너지를 가다듬어 언어화 시키는 것, 그것이 이 그룹의 프로듀서인 제가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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