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B가 열어버린 판도라의 상자, '프로듀스48'의 대가와 가능성
1) K팝은 프로야구, AKB는 고교야구
'K팝이 프로야구라면 AKB는 고교야구라고 할 수 있을 지 모른다'
이전, 아키모토 야스시 본인이 했던 말이다.
이 말은 그룹에 대한 비하나 자학이 아니다. 자기 자신이 프로듀서로 있는 AKB48 그룹을 냉정하게 분석한 결과였을 뿐.
'실력(가창력이나 춤 실력) 면에서는 K팝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인기 면에서는 충분히 비견될만하다'라는 분석이었다.
그 말을 들으면 '그건 그래'라고 수긍하게 된다.
일본에서 '고교야구'의 인기는 아직도 굳건하다.
폭염주의보 마저 발령된 무더운 날, 고시엔에 모인 소년들은 작은 공을 뒤쫓아 달리고, 투수들은 어깨가 부서져라 공을 던지고 또 던진다.
한 번의 패배가 탈락을 의미하는 생존경쟁이 2주에 걸쳐 펼쳐지는 것이다.
일본의 고교야구 제도 하에서는 '실력이 있으면 좋은 결과를 낸다'는 전제는 통하지 않는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잔혹한 게임 설정은 수 많은 불확정요소 (운)에 의해 좌우되기 마련이다.
소년들에 대한 '교육'이라는 측면에서는 말도 안 되는 엉터리요, '야구 시합'이라는 면에서 보아도 너무나도 시대착오적인 제도이지만 고교야구 팬들은 그 안에서 '드라마'를 찾아낸다.
운에 좌우되는 플레이 하나 하나에 희비를 교차시키는 소년들의 모습에서 감동을 받고, 박수갈채를 보내는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잔혹 쇼'라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고교야구와 마찬가지로 AKB의 시스템 역시 가창력이나 춤 실력만으로 평가 받는 것이 아니다.
극장 공연이나 악수회를 중심으로 한 각종 이벤트에서 알 수 있는 '멤버와 팬간의 가까운 거리감'이라는 것이 바로 '실력' 이외의 또 다른 KPI(주요업적평가지표)가 되며, 이런 평가들이 종합적으로 반영되는 것이 AKB 총선거라 할 수 있다.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48그룹의 KPI는 '노력'과 그 결과라고 할 수 있는 '성장' 두 가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독특한 것은 그 '노력'과 '성장'을 통해 목표로 하고 있는 곳이 '완성'이라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니 오히려 언제나 '미완성'이라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시스템 하에서의 전제는 멤버들의 실력이 항상 '발전 도중'에 있을 것, 다시 말 해 '서투를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키모토 본인이 AKB에 대하여 '고교야구'라고 이야기 한 것 역시 같은 이유에서이다.
팬이 AKB에 기대하는 것은 '좋은 퍼포먼스'가 아니다. AKB의 팬들은 아직 '미완성'상태인 소녀들이 '노력'을 통해 '성장' 해 간다는 드라마를 즐기고, '투표'라는 형태로 그 '드라마'에 자신의 의견을 반영 해 가는 것이다.
한 편, K팝은 '프로야구'이다. K팝의 평가 기준은 철저하게 '노래'와 '춤' 실력에 맞추어져 있다.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의 K팝 팬들 역시 그런 '프로페셔널한 퍼포먼스'를 기대한다.
트와이스나 블랙핑크같은 K팝 그룹과 48그룹은 똑같이 '아이돌'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그 그룹이 갖는 의미는 굉장히 차이가 크다.
(실제로 트와이스나 블랙핑크 같은 K팝 그룹에 의해 가장 크게 피해를 본 것은 여성팬들이 많은 E걸스였다.)
2) '프로듀스48' ~K팝에 도전하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런 상황에도 큰 변화가 일고있다.
48그룹의 멤버들이 한국에 가서 K팝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고교야구 선수가 프로야구에 도전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모습은 한국의 케이블 방송국 '엠넷'에서 방송하는 리얼리티 방송 '프로듀스48'를 통해 볼 수 있다.
매회 2시간 30분 가량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에는 아키모토 야스시 역시 일본측 프로듀서로서 정식으로 협력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내용은 한/일 출신의 96명의 소녀들이 2년 반 한정으로 활동하는 프로젝트 그룹의 멤버 12명으로 발탁되기 위하여 서로 경쟁한다는 내용이다.
어떤 멤버들이 발탁이 될 지는 '국민 프로듀서'라 불리는 시청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이 서바이벌에는 AKB는 물론이고 SKE 등 자매그룹까지 포함하여 총 36명의 48그룹 멤버들이 참가하게 되었다.
이 '프로듀스48'라는 프로그램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프로듀스 101'이라는 방송이다.
이 방송은 시즌 1 때는 걸그룹인 I.O.I를, 시즌 2때는 현재도 활동중인 보이그룹 워너원을 배출하였으며, 두 그룹 모두 크게 성공하였다.
이런 전례를 감안한다면 '프로듀스48'를 통해 새롭게 데뷔 할 새로운 유닛 역시 성공은 어느 정도 약속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아니, 선배 그룹들보다 활동 기간이 긴 것을 생각하면 더 큰 성공을 거둘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 뿐 아니라 일본에서의 활동 역시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48그룹은 이미 데뷔하여 활동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비롯하여 올 해 내로 태국, 베트남 등지에 자매그룹을 내며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중국에는 이미 한 번 진출하였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하였고, 올 해 안으로 다시 한 번 중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아시아 진출'을 노리는 48그룹에게 있어 가장 허들이 높은 시장이야말로 바로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K팝 아이돌들의 총본산' 한국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기획을 제안 한 것은 엠넷측이라 알려 져 있지만, 이 계획을 듣고 아키모토 야스시 역시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 것임에 틀림 없으리라.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찮은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과연 이 프로그램은 48그룹의 한국 진출에 있어 교두보가 될 것인가, 아니면 48그룹이 K팝에 삼켜져 버리는 결과를 낳을 것인가.
이도저도 아니라면 전혀 새로운 융화의 길을 열어 줄 계기가 될 것인가…
3) 일본 멤버들의 참패…?
해당 방송은 우선 96명의 참가자 (방송 내에서는 '연습생'이라 호칭)들이 각각 퍼포먼스를 펼치고 그 결과, 자신의 능력치에 따라 반이 나뉘어 진 뒤,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A~F 5단계)
같은 소속사에서 여러명을 내보낸 경우도, 한 명 만을 내 보낸 경우도 있다.
이 심사는 각 레벨에 맞추어 적절한 트레이닝을 하기 위함이며, 동시에 방송 개시와 함께 공개된 오리지널곡 '내꺼야'의 포지션을 나누기 위함이기도 하다.
참가자들의 능력치를 평가, 반을 나누는 것은 참가자들을 트레이닝 시켜주는 트레이너들이며, 이번 방송에는 FTISLAND의 이홍기, SISTAR의 멤버였던 소유, 래퍼 치타를 비롯하여 여러 히트곡의 안무를 짠 유명안무가 등 K팝계를 대표하는 면면들이 트레이너로 참가하였다.
한국측 참가자 57명 중 이미 데뷔를 경험 한 것은 애프터스쿨의 이가은을 비롯하여 신인 걸그룹 프로미스나인의 장규를 비롯한 3명 뿐이다. 그 셋을 제외한 54명은 각 사무소에 소속된 연습생들.
프로야구로 비유하자면 2군 선수들이나 팜에서 육성중인 유소년선수라 할 수 있는 멤버들이다.
한편 AKB그룹 참가자들은 39명으로, AKB48에서 18명, HKT48에서 10명, NMB48에서 6명, NGT48, SKE48에서 각각 2명씩 참가하였다.
그리고 이 중에는 올 해 열리 AKB48그룹 선발 총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마츠이 쥬리나나 3위를 차지한 미야와키 사쿠라, 9위인 야부키 나코, 10위인 다나카 미쿠, 12위인 다카하시 쥬리 등 쟁쟁한 멤버들이 포진해있다.
물론 인기 멤버들 뿐 아니라 총선 권외 멤버들도 다수 참가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권외였던 멤버는 총 12명, 전체 참가자의 약 1/3에 달하는 수치이다.
이를 고교야구에 비유하자면 강호학교에서 중견급 학교까지 고르게 참가하고 있는 셈이다.
에피소드 1, 2에선 참가자 96명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평가를 받는 장면이 방영되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본측 참가자들은 참패하였다.
48그룹 참가자들 대부분은 자신만만하게 퍼포먼스를 선보였지만 트레이너들로부터는 혹평만을 들을 뿐이었다. 심지어 일본측 참가자들이 선보인 곡 중 대부분은 본인들의 오리지널 곡들이었다.
그 뿐이 아니었다. AKB그룹 내에서 가창력으로는 호평을 받는 오다 에리나 (총선 60위)나 AKB의 댄스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한 나카노 이쿠미 (권외)가 함께 선보인 퍼포먼스에 대해서도 트레이너들의 혹평이 이어질 정도였다.
트레이너들 중에서도 카라의 '미스터' 안무를 짠 안무가, 배윤정씨의 혹평이 두드러졌다.
'오다가 노래 부르는 방식은 옛날식', '솔직히 말해서 네(나카노)가 댄스 콘테스트에서 우승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 정도 레벨이라면 스테이지 위에 계속 서는 것 조차 힘들다'
이렇듯 심사는 긴장된 분위기에서 이어졌다.
4) ‘문화가 다른거야.’
이런 긴장된 분위기는 모토무라 아오이와 이마나 미나 등 HKT48의 멤버 7명이 무대 위에서 자신들의 곡 '멈추지 않는 관람차'를 선보였을 때에 정점에 달했다.
상술한 배윤정 트레이너는 아예 질린 듯한 표정으로 멤버들에게 질문하였다.
'지금 일본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거지? 그럼 이미 일본에서 오디션은 통과 했다는 건데, 대체 뭘 보고 뽑힌거야? 너희들에게 뭔가 장점이 있어서 뽑혔을 거 아니야. 사실 나는 그걸 잘 모르겠어. 정말 기묘하네.'
그런 트레이너의 말에도 무대 위의 멤버들은 그저 미소를 지을 뿐.
하지만 배윤정 트레이너의 이 말은 단순한 괴롭힘이나 화풀이가 아니었다. 그녀의 질문은 이어졌다.
'K팝 아이돌들은 칼군무로 유명하잖아. 일본에서는 칼군무가 중요하지 않아?'
이런 질문에 이마다가 입을 열었다.
'춤을 딱딱 맞추는 것 보다는, 일본 아이돌들은 애교가 더…'
이 말에 배윤정 트레이너가 납득한 듯 대답했다.
'아, 이게 문화 차이구나'
배윤정 트레이너의 이 반응은 비아냥이 아니었다. 실제로 또 다른 트레이너인 소유 역시 필사적으로 '문화의 차이'라 역설하며 일본 참가자들을 두둔하려 했다.
어쩌면 '문화의 차이'라는 말이야말로 이 상황을 잘 나타내는 말일지도 모른다.
'미완성'인 상태에서 특유의 가치를 찾아내는 48그룹과, 항상 완성형을 목표로 하는 K팝 사이에는 평가 기준이 확연히 다르기 빼문이다.
실제로 이 광경을 지켜보던 48 그룹 멤버들 역시 입을 모아 이렇게 이야기 하였다.
'우리들은 춤이나 노래를 선보인다기보다는 즐거움을 보여드리는 게 일이지…' (무토 토무)
'우리들은 그런 (즐거움을 어필하는) 엔터테인먼트라는 것을 강조 해 나가는 수 밖에 없겠네' (이와타테 사호)
'춤을 못 춰도, 노래를 못 해도 인기 있는 멤버는 인기가 있으니까…' (시노자키 아야나)
'문화가 다른거야…' (코지마 마코)
물론 아무리 문화가 다른 것이 사실이라 해도, 이번 경연의 룰은 '퍼포먼스 능력'을 기준으로 하는 K팝이 그 기준이다.
아무리 예상은 했다고 해도, 48그룹 멤버들 대다수는 곧바로 높은 벽에 부딪히게 되었다.
5) 마츠이 쥬리나와 미야와키 사쿠라
처음으로 퍼포먼스를 선보인 뒤, 48그룹 멤버 대부분이 혹평을 받았지만, 개중에는 시로마 미루(B반)나 다카하시 쥬리 (B), 코지마 마코 (B), 이와타테 사호 (B)처럼 상위 클래스에 들어 간 멤버도 있었다.
그리고 멤버들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자기 스스로 '댄싱 히어로'를 재즈풍으로 어레인지하여 선보인 다케우치 미유였다.
가창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A반에 배정된 다케우치는 사실 지금까지 AKB 총선거에 7번 참가하여 단 한 번도 랭크인 하지 못 한 권외멤버이다. 다시 말 해 '인기가 없는' 멤버인 것이다.
일본에서는 제대로 발휘되지 못 했던 실력이 다른 장소에 와서 비로소 인정을 받은 셈이다.
그리고 이런 '일본 멤버들의 도전'에 있어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룹 내 인기 최상위권에 위치한 마츠이 쥬리나와 미야와키 사쿠라였다.
둘 중 먼저 등장 한 것은 마츠이.
그녀는 이타노 토모미의 솔로곡 '디어 J'를 선곡하고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당당하게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행동거지 하나에도 당당함과 위엄이 있었다.
트레이너 중 한 명은 그런 그녀를 보고 '지금까지 본 일본 연습생 중 가장 춤을 잘 추었다'고 평가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결과는 B클래스였다.
마츠이는 웃으며 당당하게 무대를 뒤로 했지만 결국 A는 받지 못했다. 조금 뒤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마츠이는 이 방송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
에피소드 3 이후로는 전혀 눈에 띄지 않다가 결국 중도 하차하기에 이른다.
7월에는 그녀가 컨디션 불량으로 휴양한다는 발표가 나오게 되는데, 이 방송 역시 그녀의 컨디션 불량에 분명히 일조했을 것이다.
라이벌이나 후배들에게 실력면에서 추월을 당하고, 아직 데뷔조차 하지 않은 한국 연습생들의 압도적인 실력을 보며 언제나 약한부분을 보이려 하지 않는 그녀의 프라이드가 어느 사이엔가 너덜너덜 해 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마츠이에 비해 미야와키 사쿠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무대 뒤에서 마츠이의 퍼포먼스를 보고 있던 그녀는 엄청나게 긴장하고 있었다.
이 방송은 애초부터 미야와키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다. 다른 48그룹 멤버들에 비해 분량도 많았고, 등장 순서도 마츠이의 뒤였다.
그 뿐 아니라 본인의 동기부여도 대단했다. 자신만만했던 마츠이와는 달리 자신은 실력이 없다고 토로 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실제로 녹화가 시작되기 전에 찍은 인터뷰에서는 'HKT48에서 7년간 활동 해 왔지만 실력은 없는 편이라 생각해요. 그렇기에 항상 의문을 갖고 있었고, 불안했습니다. 실력이 늘지 않은 채 시간만 흘러 가는 것이 속상했어요.' 라고 이야기 하기도 하였다.
이 방송의 한국측 프로듀서인 한성수씨가 그녀에게 '총선거에서 상위권인데 왜 이런 위험부담을 갖고 도전하려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도 그녀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게, 제 실력 덕분인지 아니면 여기가 일본이라 가능했던 일인지 모르겠어요', '이 방송을 통해 제 인생이 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이야기 했다.
'겸손'하다못해 '탐욕'에 가까워 보일 정도였다.
그런 그녀가 선보인 것은 AKB48의 곡, '검은 천사'.
그녀의 퍼포먼스에 대해 트레이너들의 평가는 첨예하게 갈렸다. 이홍기를 비롯한 몇몇은 B가 맞다고 이야기했지만 결과는 A였다.
평소에는 항상 엄격한 모습을 보여 온 배윤정씨가 '네가 1위 후보인 이유를 잘 알겠다'는 감상을 말 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녀가 A반에 들어 간 데 대해 이견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A랭크에 있었던 한국 연습생 중 일부도 '사쿠라가 A라는게 이해가 안 된다'고 이야기 했으며, 한국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 의견이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방송 초창기에 이미 마츠이와 미야와키 사이에 격차가 생겼다는 점이다.
일본 팬들의 인기투표에서는 마츠이에게 패했던 미야와키가 실력을 중시하는 한국에서 역전 해 냈던 것이다.
뒤이어진 한국 시청자들의 인기투표에서도 미야와키는 톱 자리에 섰고, 마츠이는 4위에 그쳤다.
그리고 이런 격차는 점점 벌어져, 결국 두 사람 사이에선 명암이 확연히 갈리게 된다.
6) 48그룹의 '대격변' 가능성
에피소드 1에서 2 도중에 이르기까지 꽤 긴 시간동안 한일 참가자들의 평가가 실시되었다. 이 기사에서는 48그룹 참가자들에게 초점을 맞추었지만, 사실 누가 보아도 실력면에서는 한국 연습생들의 압도적인 우위라고 할 수 있었다.
아키모토 야스시의 비유를 빌자면 '프로야구 2군 팀과 고교야구 선발팀이 경기를 하여, 2군팀이 압승을 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심지어 48그룹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오리지널곡으로 도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교야구팀이 금속배트를 사용했음에도 졌다고 해야 할 지 모른다. 엄청난 참패이다.
물론 실력면에서 한국 참가자들이 압승을 거두리라는 것 정도야 쉬이 예상 할 수 있었겠지만, 그런 예상이 현실로 닥친 것이다.
그런 잔혹하다고까지 이야기 할 수 있는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다 보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이제 겨우 에피소드 2 까지밖에 보지 않았지만, 프로그램의 기저에 깔린 아키모토 야스시의 전략과 48그룹의 미래에 대한 생각이 읽히는 듯 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이 'AKB는 고교야구'라고 비유를 할 정도이니, 이 프로그램에서 48그룹이 참패를 하리라는 것은 이미 아키모토 본인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기획에 멤버들을 참가시켰다는 것은, 그가 이 프로그램을 '48그룹의 대전환기'로 보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실제로 그가 프로듀스하는 그룹들 중 현재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48그룹의 라이벌 그룹인 노기자카46와 케야키자카46이다. 그 뿐 아니라 TV 리얼리티방송 '라스트 아이돌'을 통해 파생된 여러 그룹들도 서서히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한 편 AKB그룹은 후지TV에서 중계하는 총선거 시청률이 매년 하락하고 있고, 그룹 전체를 통틀어 보아도 사시하라 리노의 뒤를 이을만한 인재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48그룹들이 전국 각지에서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고는 있지만, 그룹 전체적으로는 갑갑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CD 판매량의 의미가 퇴색되어 버린 결과, 악수권 판매를 통해 오리콘 차트를 해킹해 온 효과조차도 시들해져만 가고 있다.
이런 고착상태에서 '프로듀스48'는 어쩌면 48그룹에게 있어 마지막 타개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단순한 타개책이 아닌 '판도라의 상자'라고도 볼 수 있다.
지금껏 '팬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축으로 활동 해 온 48그룹이 노래나 춤 실력으로 K팝과 싸워나가려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키모토 야스시가 이 기획에 참가 한 것은 어쩌면 K팝을 피하기만 해서는 글로벌 전개를 해 나갈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츠이 쥬리나의 참패와 그에 따른 휴양은 그 대가라고도 할 수 있으리라.
한편, 미야와키는 착실히 힘을 내고 있고, 다케우치처럼 지금까지는 발휘하지 못했던 자신의 실력을 선보이는 멤버도 있다.
아마 에피소드 3 이후로도 의외의 면이 각광을 받는 경우도 나올 것이다.
https://gendai.ismedia.jp/articles/-/56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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