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어머니는 17살 되던 해에 결혼하셔서 19살 때 큰 오빠를 낳으신 것을 시작으로
아들, 딸, 아들, 딸
총 4명의 자식을 낳으셨습니다. 저는 이 중 가장 막내딸이지요.
어머니가
고등학생일 때, 아르바이트를 같이 하던 선배의 소개로 6살
위인 아버지를 만나 사귀게 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당시 할머니가 투병중이셨기에 결혼을 서두르게 되었다고
하지요. 이전까지 아버지는 자유분방하게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던 분이셨기에, 결혼을 계기로 좀 철이 들었으면 하는 게 할머니의 의도셨다고 합니다. 사실
저 역시 똑부러지는 성격인 어머니가 '어째서 정반대 성격인 아버지와 결혼을 했을까?'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할머니의 의도가 저랬다는 이야기를 듣고 납득하였습니다.
어머니는
결혼 이전부터 현모양처 수업 비슷한 것도 들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보면 청춘이라고 할만한 것도 거의
없었다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네요. 저 역시 그렇게 어린 나이에 남들이 고르지 않을 길을 고른 어머니를
보며 '멋지다'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어머니와 상담한 일에 대해서는 나중 되어 '아,
역시 어머니 말이 옳았어'라고 생각하곤 하지요.
제 이름을
'사야카(彩, 빛깔, 색, 수놓을 채)'로
정한 것은 부모님 두 분이 상담하여 정하셨다고 합니다. 우선 형제들이 전부 한자 1글자 이름이기에 그 점은 통일을 하고자 했다고 하네요. 두 분이서
성명학 책을 뒤져보시다가 저 글자를 '사야카'라고도 읽는다는
것을 아시고(보통은 '아야')
'좋은 이름이네'라고 이야기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수 놓을(彩) 수 있는 아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彩, 사야카라는 이름을 지으셨다고
합니다.
두 분 사이는
좋은 편이라 생각합니다. 어머니가 종종 아버지에 대해 '5번째
아이'라고 부르곤 하시는데, 저 역시 자유분방한 아버지를
보다 보면 '이 분은 끝까지 변함 없으시겠지'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어머니에게 '아 이번이 마지막이야'라고 이야기 하며 바이크를 산 것만 해도 벌써 6번째고요. 저 같으면 '어린 애도 아니고 왜 그렇게 귀찮게 구나' 싶어서 절대로 허락해주지 않을 것 같은데 허락 해 주는 어머니를 보면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어릴 때
부터 지금까지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고 계십니다. 애초에 맞벌이를 시작하게 된 건 '아이들 양육비를 벌기 위해서' 였는데, 그 아이들이 크면서 각자 하고 싶은 일이 생긴 뒤에는 '하고 싶어하는
일을 시켜주기 위하여' 지금까지 고생하고 계십니다. 형제
모두가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