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3때 부터 고 1때까지 밴드 활동이 점점 힘들어 져 갈 때 저를 버틸 수 있게 지탱 해 준 것은 가족이었습니다. 항상 제 곁을 지켜주며 끈기있게 기다려 주었습니다. 밴드를 해산하고 낙담해 있을 때에도 비뚤어지지 않았던 것은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저는 자주 피아노교실을 빼먹곤 했습니다. 저 스스로가 '피아노 배우고싶다'고 말한 주제에… 어느 날, 피아노 교실을 빼먹고 놀고 있으려니 아무래도 피아노 선생님께서 어머니에게 연락을 하신 듯, 어머니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지금 어디 있니? 당장 집으로 돌아오렴'이라고. 집에 돌아 가 보니 가족들이 전부 모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 가족들로부터 많이 혼 났습니다. 특히 '네가 너무 아까워'라는 어머니의 말에는 저도 모르게 펑펑 울어버렸습니다. 가족들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 지는 알지만, 그래도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변명을 했지요.
한 편으로는 '이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를 생각해 주는구나, 내게 기대를 해 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나도 미안했습니다.
그 당시에 제가 얼마나 바닥을 쳤는 지 알기에, 저희 가족들은 지금 제가 이렇게 활동하는 것에 대해 정말 기뻐 해 줍니다. 저 역시 좋은 일이 있을 땐 언제나 집에 돌아가고 싶어지고, 아무런 일이 없을 때에도 불현듯 집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저에게는 돌아 갈 수 있는 장소가 있다. 그것을 잘 알기에 '밖'으로 나아가 도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가족들을 떠올릴 때마다 제 안에 있던 연약한 부분들이 사라져버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