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족에서 자란 덕분인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집단생활이랑 안 맞는다'고 생각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
지도 대강은 알 수 있고, 매사가 제 뜻대로 되진 않더라도 그게 엄청 싫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편이 편하고, 그게 저답다고
생각 할 때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 제 성격을 알아 보신
건지, 아닌 지는 모르겠지만 오디션에 합격한 지 얼마 안 되어 캡틴에 임명되었습니다. 사실 내심 '아, 캡틴
얘기 나오겠네. 아마도 내가 될 것 같다'고 예감은 하고
있었기에 그렇게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심지어 멤버들 조차도 딱히 반발하지 않았다고 하고요.
하지만 캡틴에 이어 그룹의
센터에 서게 된 순간, 저에 대해 '부럽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거야 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만 그것을 어떻게 해야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커버 할 수 있을까
생각 해 본 결과, 답은 한가지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그만큼 결과로 보여준다'는 것이었지요. 아무리 생각 해 보아도 그 외에 해결책이 보이지 않았기에, 멤버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서라도 누구보다 더 노력해야 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스테이지 위에서 전력을
다 하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레슨 때에도 가장 일찍 연습장에 와서 스스로가 납득이 갈 때까지 퍼포먼스를
연습했습니다. 언제나 마음 한 켠에는 '내가 제대로 퍼포먼스
하지 못한다면 아무도 나를 믿고 따라주지 않을거야'라는 압박감이 있었습니다.
NMB48의 1기생들 중에는 개성적인 멤버들이 많습니다. 좋은 의미로 '가시가 돋힌' 아이들이
모여 있었기에 초기에는 꽤 빈번하게 서로 부딛히곤 했지요. 그렇기에 캡틴으로서 그런 충돌을 수습하고, 하나로 만드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상황에서
말로 타이르는 데에는 자신이 없었기에, '퍼포먼스'로 다른
멤버들을 이끌고, '우리는 관객들에게 최고의 스테이지를 보여주기 위해 모인 것이다'라는 것을 자각하게 하여 심정적으로 하나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등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랄까요. 하지만
이렇게 '등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언제나 다른 사람들보다
한 걸음 앞서나가있어야만 하지요. 그리고 '한 걸음 앞서'있는만큼 같은 눈높이에서 얼굴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없는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생각 해 보면 그런 부분을 다른 멤버들이 많이 보완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룹 활동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잘 맞는 멤버, 안 맞는 멤버가 생기고 잘 맞는 멤버들끼리 작은 집단을 이루기 마련입니다. 저는 '캡틴'이라는 입장상
모든 멤버들과 일정정도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의식해 왔습니다.
모든 멤버들과 사이가 좋지만, 모든 멤버들과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이지요. 모두와 사이가 좋지만
한 편으론 누구와도 깊은 관계를 맺지 못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캡틴이라는 자리에 앉은
사람의 숙명일지도 모르지만, 언제나 그룹 안에 있으면서도 일종의 소외감? 고독을 느껴 왔습니다. 지금도 때때로 이 세계가 '나, 그리고 다른 모든 이'라는
식으로 이분화되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길을 택한
것은 저 자신이지요. 캡틴이란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캡틴인 동시에 센터라고
하는 입장에서 오는 압박감과 책임감은 매년 점점 무거워져만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