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를 해산
한 뒤, 의기소침 해 진 저를 걱정하시던 어머니께서 '다시
한 번 힘 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알아 오셨던 것 같습니다.
처음 어머니가
제게 오디션 정보가 실린 잡지를 보여주셨을 때 제 반응은 '응?'이었습니다. 제게 있어 아이돌이란 '귀엽'고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나랑은 정반대'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어머니의 설득에 저는 깜빡 넘어 가 버렸습니다.
'AKB의 자매그룹이니까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모델이나 배우 경험도 해 보고 장래를 대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문을 여신 어머니는 '사야카 같은 경우엔 결국 음악을 하고 싶은 거잖아? 거기 들어가면
음악 활동도 할 수 있을 지 모르잖아.'라고 저를 설득하셨습니다. 거기에
홀딱 넘어 간 저는 '아, 그럼 일단 오디션은 받아볼게'라고 대답했지요.
그 때가 아마 고 2때 여름방학이었을 겁니다. 밴드 해산의 충격에서 벗어 나 학교 생활의
재미에 푹 빠져 있던 때이기도 했고, 진로에 대해서도 결심을 굳힌 상황이었기에 말 그대로 '마지막 도전'이었지요.
사실 NMB48의 오디션과 비슷한 시기에 다른 오디션을 받았기에, 그 심사가
진행되던 중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그 쪽은 최종심사까지 나갔었는데, 그
최종심사 일정이 NMB의 면접과 일정이 겹쳤었습니다. 그
오디션의 최종심사가 열리는 것은 도쿄, 도쿄로 가서 그 오디션에 붙는다면 음악쪽으로도 사업을 전개시키고
있던 소속사에 들어 갈 수 있는 종류의 오디션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마지막 기회라면 새로운 도전을 해 보는 게 낫겠지.'라며 오사카에서 열린 NMB의 오디션을 택했습니다.
물론 NMB의 오디션을 택한 이유 중 하나는 NMB의 오디션 항목 중에 '댄스 심사'가 있었다는 점도 컸습니다. 오랜 기간 춤을 춰 왔기에, 그간 차근차근 쌓아 올려 온 것들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댄스심사가 있다면 해 볼만 하겠다'라는
생각에 부담이 좀 덜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하지면 결과적으로 바로
그 '댄스 심사' 때문에 혼란스러워 지기도 했습니다. 댄스 심사때 한 번에 10명 정도가 함께 춤을 추었는데, 제가 보기엔 춤을 전혀 못 추는 아이들이 합격하는 모습을 보며 '이게
뭔 일이야?'라는 생각이 들어 혼란스러웠죠. 지금 생각 해
보면 당장 얼마나 잘 추는지, 스킬이 얼마나 있는 지 보다는 장래성,
가능성을 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이 듭니다. 뭐랄까요,
'어른들은 여러 면에서 꿰뚫어보고 있다'고나할까요. 물론
그 당시에는 전혀 납득이 되지 않고, 황당하고 불안한 마음 뿐이었지요.
최종심사 결과발표 당시, '이 결과에 따라 내일부터 내 인생이 바뀐다'라 생각하며 지금까지의
인생을 되돌아보았습니다. '만약 여기 붙는다면 지금까지 힘들었던 것들에 대한 보답이라 봐도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스태프분들 중 한 분은
합격발표 당시 제 모습에 대해 '엄청 침착했다'고 표현하시더군요. 침착하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당시에는 조금이긴 하지만 '아, 붙어버렸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에? 나 이제부터 아이돌 하는 거야?'라는 생각이나 '아, 선생님
되긴 글렀네'라는 생각 등 여러 감정이 교차했기에 마음이 복잡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