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연말, NMB는 처음으로 'NHK 홍백가합전'에 출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룹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저 개인의 활동에 주목 해 주시는 분들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기타를 칠 줄 안다'는 것만으로 음악방송에 나가는 경우도 늘어났습니다.
2014년 여름, 비슷한 시기에 'FNS 여름 노래축제'와 'UTAGE'라는 방송에 나갔습니다. 두 방송 모두 대선배 아티스트분들과 함께 기타협연을 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PRINCESS PRINCESS의 보컬이자 기타를 담당하셨던 키시타니 카오리상, 카야마 유조상, 케미스트리의 카와바타 카나메상, Chage상 등등…
이전까지는 저희 공연 때 몇 번 기타를 쳤던 것 뿐이었기에 제 연주를 보아 주시는 것은 어차피 저희 팬분들뿐이셨습니다. 그랬던 것이 그토록 위대한 선배님들과 함께 연주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고, 너무나도 걱정되었습니다.
무릎이 덜덜 떨릴 정도였지요. 하지만 '지금껏 몰랐던 새로운 분야에 발을 들인다는 게 이런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그 순간부터 '긴장에 맞선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극도의 긴장감과 함께 '나, 지금 최선을 다 해 도전하고 있구나'라는 두근거림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 뒤엔 '연주' 뿐 아니라 함께 노래를 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났습니다. 함께 노래를 하며 목소리를, 음을 맞추어 나가다 보면 상대방의 특징이나 장점이 잘 느껴지는데다가, 그런 모습을 보다보면 제가 얼마나 미숙하고 부족한 존재인지가 너무나도 잘 느껴졌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타후쿠야마' 출연은 제게 큰 의미를 갖습니다. 제1회 특집은 생방송을 TV로 보았습니다. 아티스트 여러분의 토크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자극적이었던 것은 '즉흥적으로 그 자리에서 곡을 만드'는 기획이었습니다. 실시간으로 한 곡이 만들어 져 가는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흥분하게 되었고, 동시에 '저도 이제부터 곡을 만들어보려 합니다!'라고 트위터에 제 마음을 적기도 하였지요.
곧바로 집으로 돌아 가, 기타를 만지작거리고 있던 그 때, 팬분 중 어떤 분께서 코무로 테츠야상에게 제 트윗을 보여 드렸고, 그것을 보신 코무로상께서 '자극이 되었다니 기쁘네요'라고 말씀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코무로상의 그 한 마디가 다시금 제 의욕에 박차를 가해 주셨습니다.
그 때 만약 제가 '우타후쿠야마'를 보지 않았더라면 'Rainbow'라는 곡은 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지도 모릅니다. 최소한 나왔다고 해도 그 시기가 늦어졌을 겁니다.
그 이후로 잡지 취재 등지에서 '나가보고 싶은 방송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해 저는 항상 '우타후쿠야마라는 프로요. 공부도 많이 되고, 흥미도 있는 프로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반년 뒤, 출연을 할 수 있게 되었지요. 후쿠야마상께서 TV를 보다 제가 기타를 치며 노래 하는 것을 보시고 이야기를 꺼내 주셨다고 합니다.
정작 우타후쿠야마에 나가게 되었을 때 깜짝 놀랐던 것은 대본도 없고, 리허설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사전회의도 거의 없었지요. 토크는 물론이고 음악의 진행도 전부 그 때의 흐름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었지요. 그렇기에 기본적으로는 '다른 분들의 분위기를 따라간다'는 느낌이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즐거웠습니다. 평소의 저였다면 정말 싫어했을 '배우기보단 익숙해져라'는 분위기가, 긴장 한
덕분인지 오히려 즐겁게 느껴졌지요.
'열심히 생각해서 행동한다는 말이 통할 때가 아니'었지요. '생각하기 보다는 느껴야 하는 거구나'랄까요. 브루스 리가 남긴 명언 '머리로 생각하지 말고 우선 느껴라'의 진정한 의미를 실감했습니다.
즉흥적으로 곡을 만들었을 때 역시 다른 아티스트분들은 '생각하지 말고 느끼'고 계셨습니다. 코무로상이 테마를 보고 즉흥적으로 가사를 쓰식고, 그 가사를 바탕으로 여럿이 이야기를 나누며 멜로디를 만들어 갔습니다. 사실 그 안에서 제가 할 수 잇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만, 그런 현장을 바로 곁에서 지켜 볼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그 자리에 제가 있었던 것 만으로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했던 것이지요.
그리고 그 때서야말로 저는 '자신의 감정을 따라 음을 낸다', '그렇게 나온 음악을 즐긴다', '그리리고 다음 음으로 이어간다'는 '음악의 본질'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기술면에서 이야기 하자면 후쿠야마상께서 자유자재로 기타 리프를 치며 어레인지를 섞으시는 모습을 보며, 아직 익숙하지 않은 '기타 애드립'을 조금이나마 더 연습해야겠다고 생각 하게 되었습니다.
우타후쿠야마를 통해 음악에 대한 마음이 더더욱 깊어졌습니다. 음악이 더욱 더 좋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