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 경험 하나하나가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성장의 결과가 2016년 10월에 나온 솔로 앨범이라 할 수 있겠지요.
제작기간 동안 '이 앨범을 즐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마음으로 힘 내서 제작을 했습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면 그렇게 끈질기게 노력하지 못했을 거예요. 솔직히 제작 당시에는 제가 만들고 있는 것이 제대로 된 음악인지 아닌지도 알 지 못 할 정도였습니다. CD가 나오고 난 뒤, '앨범 잘 들었어' '앨범 좋았어'라 말씀 해 주시는 여러분들의 감상을 들으며 엄청 힘이 났습니다.
11월 2일부터 발매 기념 이벤트로 전국 5회장을 도는 투어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날 공연장소였던 Zepp Nagoya는 이전에도 그룹 라이브 등으로 여러 차례 들렀던 곳이고, 그렇기에 그 무대에서 보는 객석의 모습에 익숙 해 져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만, 그 날 제 눈에 들어 온 풍경은 평소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제 이름이 들어 간 앨범, 그것도 제가 만든 곡을 들고 기타를 치며 무대에 섰다는 것 만으로 아찔해 지고 눈 앞이 어질어질해 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꿈만 같다는 게 이런 거구나'라는 신기한 느낌이 들었던 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앨범의 리드곡인 '레인보우 로즈'는 사실 지금까지 언제나 저를 응원 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바치는 곡입니다. 여러분의 얼굴이 잘 보이는 라이브에서 이 곡을 부르게 되었을 때, 가슴 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뜨거운 것이 벅차오면서도 동시에 엄청난 쾌감이 느껴졌습니다. 라이브 첫 날, 공연을 보러 와 주신 어머니께서도 이 곡을 듣는 순간 눈물이 나오더라 하시더군요.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서도 분명 기뻐 해 주신 것 같다'고 하시는 걸 보면 이 곡을 부르고 있는 저의 모습과, 이 곡을 듣고 계시는 팬 여러분의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나오셨던 것이겠지요. Zepp Namba에서 마지막 공연을 무사히 마친 뒤, 지금까지 함께 해 주신 밴드 멤버분들, 스태프 분들, 그리고 회장에 와 주신 여러분의 얼굴이 한 번에 떠오르며 '이 투어를 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항상 냉정하게 스테이지 위를 바라보는 또 다른 자신이 있었습니다.
오랜 기간 그룹으로 활동을 해 왔기에 노래에 전념한다던가 밴드 라이브의 리듬을 확실히 파악한다던가 하는 부분이 솔직히 어색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스테이지 위에 서는 데엔 그래도 익숙하다 생각했는데, 라이브의 종류가 바뀐 것 정도로 이렇게 갈팡질팡 할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누구 봐도 딱 알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실수도 몇 갠가 했습니다. 연주, MC가 미흡했던 적도 많았죠. 연주 테크닉 면에서도 안정감이 없었고요. 노래 얘기를 하자면 너무나도 약점이 많아서 일일히 다 말 하기도 힘들 정도였습니다. 지금까지 스스로를 과대평가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 나란 애 결국 이 정도였구나'라고 느낀 점도 많았습니다. 정말 많은 것을 느낀 투어였지요
한 곡 한 곡, 가사 한 소절 한 소절, MC 한 마디 한 마디마다 후회와 반성점이 쌓였습니다. 라이브가 끝날 때란 것은 결국 '이 라이브에서 찾을 수 있는 반성점을 다 찾아 낸 때'이기도 했습니다. 봐 주시는 분들과 같은 마음일 수 없는 것도 당연하지요. 물론 봐 주신 분들 중에서도 제 공연을 보며 저의 부족한 부분을 보아 주셨겠지만, 결국 그 누구보다 자신을 깐깐하게 보고 있는 것은 저 자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