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히라가나, 동경을 넘어 마주한 미래
히라가나 케야키에게 있어 2017년이란 나가하마 네루의 겸임 해제와, 2기생들의 가입이라는 복잡한 감정을 남긴 한 해였다. 결성 당시에는 한자 케야키의 ‘언더 그룹’이라고 인식되었던 그녀들은 차차 조금씩 단독 활동을 늘여 가며 한자 케야키와는 다른 개성을 뽐내는 ‘히라가나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 2017년에는 제프 투어를 비롯하여 첫 주연드라마 ‘리마인드’, 2기생 가입 등 히라가나 케야키 여러분들의 단독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 된 한 해라고도 할 수 있을텐데요, 여러분께서는 지난 한 해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카키자키 (이하 ‘카’) : 라이브로 기억되는 한 해 였어요. 히라가나의 단독 투어가 3월에 시작되어, 여름에는 한자 선배님들과 함께 투어를 하기도 했기에, 지금 생각 해 보면 일년 내내 라이브를 했던 것 같아요. 라이브 준비 기간까지 감안하면 정말 마쿠하리에서 있었던 투어 파이널 (8월 30일) 까지는 말 그대로 라이브 활동을 이어 왔던 것 같아요.
이구치 (이하 ‘이’) : 제게 있어서는 ‘바쁜 한 해’ 였어요. 작년에는 어느 쪽이냐 하면 아이돌로서 활동하지 않은 날이 더 많았던 것 같을 정도인데요, 올 한 해는 이런 비중이 역전 된 한 해였거든요. 여유 있게 생각을 할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바빴고, 주어진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 조차도 벅찰 정도였는걸요.
카토 (이하 ‘시’) :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 많았고 그 덕분에 성장 할 수 있었던 한 해라고 생각해요. 투어라던가 드라마 촬영은 물론이고, 개인적으로는 ‘걸즈 어워드 2017 F/W’ 때 처음으로 런웨이에 서게 된 게 정말 의미 있었어요.
- 그렇게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내면서 한자 케야키와 히라가나 케야키 사이의 관계에 변화가 있었나요? 특히 카키자키상과 카토상은 한자 오디션도 보셨기에 한자 케야키에 대한 마음이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이 : 저는 딱히 변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시 : 관계면에서는 그다지 변한 것 같지 않아요. 제게 있어서는 언제까지고 동경의 대상인 선배님들이신걸요.
카 : 저는 조금 변한 것 같아요. 처음에는 한자 케야키가 ‘구름 위 존재’ 처럼 까마득한 동경의 대상이었지만, 여름 투어 즈음해서부터는 조금씩이지만 ‘지기 싫어’라던지 ‘따라잡고 싶어’ 같은 마음이 생겼어요. 투어를 같이 하며 가까이서 한자 선배님들의 리허설을 볼 기회가 생겼는데, 저희와의 차이가 너무나도 뼈저리게 느껴지더라고요. 오리지널곡 수도 비교가 안 되는데다가, 스테이지 연출면에서도 엄청 멋졌기에 ‘아… 부럽다’라고 생각했지요. ‘우리도 저런 거 해 보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고요.
- 카키자키상은 ‘이대로 질 수는 없다’는 라이벌심이 생기신 거군요. 그럼 멤버들끼리도 두 그룹을 비교 해 보곤 하나요?
카 : 7월에 있었던 ‘케야키 공화국’ 공연 이틀째에 더블 앙코르가 있었는데, 그 때 저희는 스테이지에 서지 못 하고 그저 무대를 바라 볼 수 밖에 없었어요. 그 때, 그런 상황에 대해 ‘분하다’거나 ‘슬프다’고 이야기 하는 멤버들이 많았기에 저도 그 모습을 보며 ‘아, 나 뿐 아니라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깨닫게 되었어요. 그리고 네루가 겸임해제가 되고 처음 맞이한 공연 (제프 삿포로 공연) 때에도 멤버들끼리 모여 ‘네루가 없는 히라가나는 못 쓰겠다는 말을 듣기는 싫다’는 이야기를 하며 엄청 기합을 넣었어요. 그 덕분에 마음이 실린 공연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피할 수 없는 ‘비교’의 굴레를 넘어
- 점차적으로 활동 경험을 쌓아가며 ‘어쩌면 우리 개성은 이것일지도 모르겠다’고 깨닫게 된 점은 있나요?
시 : 여름 전국투어 때, 관계자분께서 ‘히라가나 케야키가 등장한 순간, 회장의 분위기가 확 바뀌더니 확 달아올랐어’라고 칭찬 해 주셨는데, 그게 정말 기뻤어요. 그 때부터 히라가나의 매력은 ‘해피 아우라’를 뿜어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 : 저도 시호쨩과 마찬가지로 히라가나 케야키의 매력은 ‘해피 아우라’라고 생각해요.
시 : 이구치, 의식한 적은 없겠지만 너한테도 엄청 나와!
이 : 그래? 전혀 모르겠는데. (웃음)
카 : 최근에는 그냥 할 말 없으면 일단 ‘해피 아우라’라 이야기 하고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웃음) 음.. 아직 히라가나에는 그것 외에 딱히 내세울 게 없는 걸까…
- 첫 주연 드라마도 히라가나 케야키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었다 생각하는데요.
카 : 드라마 촬영, 정말 즐거웠어요. 끝나는 게 정말 아쉬웠어요.
시 : 한자 케야키 선배님들께서 몇 번이나 ‘드라마 촬영 엄청 힘들었다’고 말씀 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기에, 처음 드라마 얘기가 나왔을 땐 ‘설마..’라고 생각했어요. 정말로 마이너스한 생각밖에 안 들었지만, 실제로 워크숍에 참가 하고, 촬영이 시작 되고 나서는 정말 좋은 감독님, 스태프 분들 덕분에 연기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고, 힘든 일 같은 건 하나도 없었어요. 매일매일 정말로 즐거웠지요. 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건 좀… (웃음)
이 : 저도 선배님들께서 들었던 얘기에 비해서는 그렇게까지 힘들지 않았어요. 아, 물론 첫 화에서 퇴장 해 버려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요. (웃음) 아까 전에 ‘차분히 생각 할 시간조차 없었다’고 말씀 드렸지만, 드라마 촬영 기간은 그래도 여유가 조금 있었어요. 오랜만에 예전으로 돌아 간 것 같았지요. (웃음)
- 히라가나 케야키 특유의 ‘해피 아우라’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시리어스한 분위기의 드라마였는데요, 정작 연기를 하는 분들은 즐기셨다는 얘기군요.
시 : 한자 케야키 선배님들과는 그룹 분위기 자체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저희들 자신도 ‘학교를 무대로 한 러브 스토리가 아닐까?’라고 망상하곤 했어요. 정작 제작이 시작되고 보니 러브스토리는 커녕 좁은 곳에 감금되는 스토리였지만요. (웃음) ‘아, 한자 케야키 선배님들이랑 같은 분위기네! 이거 비교 당하겠는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열심히 한 것 같기도 해요.
- 한자 케야키와 비교 당한다는 점은 자각하고 계신 건가요?
시 : 네. 항상 매사에 비교 당한다는 의식은 갖고 있습니다. 뭐,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나 친구들 조차도 기본적으로 케야키자카라고 하면 한자 케야키자카 분들밖에 모르지만요.
이 : 아, 저도 아는 사람에게 ‘노기자카에도 히라가나 노기자카가 있어?’라는 질문 받아 본 적 있어요.
일동 : (웃음)
이 : 그래서 ‘사실 처음에는 우리, 노기자카 선배님의 언더 멤버 개념으로 시작했는데, 어느 사이엔가 완전 다른 그룹처럼 되어 버렸어’라고 설명 했습니다. (웃음)
- 이구치상 말씀대로 여러분께서 히라가나 케야키로서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언더가 아닌 다른 그룹’ 처럼 되어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흐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시 : 기뻐요. 네루쨩이 겸임해제가 될 때만 해도 네루쨩의 겸임 해제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했거든요. ‘우리는 결국 평생 언더 취급만 받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솔직히 낙담 했어요. 하지만 2기생들이 들어오고, 활동 자체도 마치 다른 그룹처럼 하게 되며 어딘지 모를 미묘한 상황이 되긴 했지만, 그 ‘미묘함’이 또 기쁜 ‘미묘함’이라 해야 할 것 같아요.
이 : 저는 흐름에 몸을 맡기는 타입이거든요. 사생활면에서는 선택을 해야 할 때 즐거운 것을 고르는 성격이지만 이런 상황에 있어서는 어느 쪽이 ‘즐거운’ 지 모르겠고, 사실 그런 거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웃음)
- 한자 케야키의 퍼포먼스, 그리고 그룹 이미지의 중심에는 히라테상이 계셔서, 히라테상이 전체적인 톤을 조절하고 계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히라가나에서 그런 역할을 하는 멤버는 누가 있을까요?
시 : 그런 멤버가 없기에 현재 있는 멤버 전원이 항상 의식을 높이 갖고 있을 수 있고, 그런 점이 히라가나의 특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곡마다 그 곡에 맞는 주인공이 나타나는, 변화무쌍하고 컬러풀한 이미지라고나 할까요. 그 점이 히라가나의 장점 아닐까요.
- 지난 8월, 히라가나에 2기생들이 9명 추가 되었고, 5번째 싱글에는 히라가나 전원의 곡인 ‘NO WAR in the future’가 수록되었지요.
카 : 사실 그 곡, 2기생들은 따로 녹음을 했어요. 이전까지는 2~3명이 한 파트를 불렀는데, 이 곡에서 처음으로 한 파트에 5명씩 부르게 되어서 처음에는 깜짝 놀랐지요. (웃음)
이 : 멤버가 20명이 되며 안무도 한층 어려워졌어요. 사람이 많다보니 동선도 꼬이고, 다른 애들하고 부딪히다 보니 원래 가야 하는 자리에 못 가게 된 경우도 있었어요. (웃음)
시 : 2기생들이 들어 온 뒤로부터는 대기실이 엄청 떠들썩해요. 사실 1기생들 중에는 이구치처럼 평소에는 얌전한 멤버들이 많거든요. 이전까지는 다들 조용한 가운데 저랑 쿠미가 까불거리는 느낌이었는데, 2기생들은 그런 저랑 쿠미가 얌전해 보일 정도로 활달해요. (웃음) 일단 전원이 함께 라이브를 하고 싶어요. 20인으로서 더욱 더 많이 활동을 해서 팀으로서의 힘을 더 키우고 싶어요.
이 : 저도 히라가나 20명이 더 친해져서, 더 많은 경험들을 하고 싶어요.
- 경험이요? 예를 들자면?
이 : 예를 든다라.. 음… 버라이어티요! 히라가나 20명이 버라이어티 방송을 해 보고 싶어요!
카 : 저도 2기생들과 더 친해지고 싶어요.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렇게 한자 선배님들이랑 완전히 따로 가는 건 아닌가 싶어서 쓸쓸해지기도 하고, 좀 그렇네요. 가능하다면 히라가나 케야키가 더 큰 그룹이 되어, 양면 A면 싱글로서 히라가나/한자가 각각 타이틀 곡을 부를 수 있을 정도까지 성장 했으면 좋겠습니다.
- 한자 케야키와의 혼성 유닛도 앞으로 늘어 날 지 모르죠.
이 : 혼성 유닛이라… 저는 일단 히라가나의 곡들만이라도 완벽하게 소화 해 낸 뒤에야 생각 해 볼 수 잇겠네요. (웃음) 자신들의 곡 마저도 아직 부족한데 유닛 같은 생각을 할 여유가 없어요.
시 : 하지만 마오, 예전에 비하면 춤 엄청 늘었어. 다들 마오의 춤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 안돼! 안돼! 아니 정말로 안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웃음)
카 : 저는 유닛을 한다면 유리나랑 해 보고 싶어요. 예전에 유리나가 저에게 ‘같이 유닛 해 보고 싶어’라고 이야기 해 줬기에, 저 역시 언젠가 꼭 해 보고 싶어요.
시 : 이전부터 이야기 해 왔는데요, 나코쨩이랑 유닛 해 보고 싶어요. 실제로 스태프 분들께 직접 상담을
한 적도 있는데요, 멋지게 무시 당했단 말이죠. (웃음) 나코쨩이랑 유닛을 짜서 귀여운 MV를 찍는 것이 꿈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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