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전국투어 2018’ 나고야 공연 (8/26) 때 선보이셨던 NOGIMETAL (이쿠타, 이토 리리아, 무카이 하즈키) 정말 충격적이었는데요.
이쿠타 (이하 ‘이’) : 히메탄 동생이 멤버이기도 해서 이전부터 BABYMETAL을 주목해 왔거든요. 그리고 그와 별개로 ‘박쥐여’를 한 번 불러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사실 ‘박쥐여’는 제 솔로곡인 ‘저체온의 키스’와 가까운 점이 많아 원곡대로 부르면 뭔가 좀 심심한 면이 있는데다가, 기껏 ‘지코츄 프로듀스 (멤버들이 자기 마음대로무대를 꾸미는 기획) 코너’에서 하는 거면 테마가 있는 편이 더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때 떠오른 것이 ‘박쥐여를 BABYMETAL풍으로 불러 보면 재미있겠다’는 것이었지요.
- 듣기로는 리허설 중에 퍼포먼스 하는 것을 보고 리리아상과 무카이상을 멤버로 발탁하셨다는데요.
이 : 네. (웃음) 가장 처음 본 건 신장이었고요, 그 다음으로 본 건뭐랄까… 얼마나 전력을 다 하는가였어요. 그렇게 고른 두 사람이 제 예상보다 잘 해 줘서 기뻤습니다.
- 적은 인원으로 나고야돔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기뻤겠지요.
이 : 사실 운동량이 많은 무대라 둘 다 힘들었을 거예요. 사실 이전에도 하즈키쨩이랑은접점이 있었지만, 리리아쨩과는 이번 무대를 계기로 사이가 확 가까워졌습니다.
이 : 두 사람은 물론이고 의상 담당, 안무 담당자분께도BABYMETAL 영상을봐 달라고 말씀 드렸지요.
- 의상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오리지널 의상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기존 노기자카 의상 어레인지더군요.
이 : 네. 할로윈때 입었던 검은 의상에 붉은 천을 덧댄 것 뿐이에요.
- 그렇게 단 한 공연을 위해서 전력을 다 하는 모습이 이쿠타상답더군요.
이 : 별 말씀을요. 공연이 끝난 뒤에멤버들이 ‘멋있었어!’ ‘설마했는데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이야!’라며 즐거워 해 줘서 기뻤습니다.
- ‘46시간 TV’ 때 보여주셨던 핀란드 민요도 마찬가지 연장선상에 있다고생각하는데요, 얼핏 보기에는 장난치는 것 같은 일에도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이 말 그대로 엔터테이너의 참 모습이라 생각했어요.
이 : 컨셉은 차차 정해가며 하더라도, 퍼포먼스에는 전력을다 해야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라이브이기도 하고.
- 그 공연을 할 때, 나카모토상을 의식하셨나요?
이 : 의도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보내려 한 것은 아니에요. 말하자면 하다 보니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었달까요? 다만, 노래를 하고 있으면 스태프분께서 ‘그 모습을 보니 히메탄 생각이 난다’던가 히메탄 본인이 ‘고맙다’고 연락을 한다던가했기에, 그 퍼포먼스를 선보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애초에 노기자카 이외에 아이돌을 찾아 본다던가 하시나요?
이 : 음… 거의 찾아보지 않아요. 아이돌에 그리 해박하지도않고요.
- 어? 분명 귀여운 여자아이들 사진을 모으신다고…
이 : 그렇긴 한데, 아이돌 사진은 없어요. 거의 모델이나 배우분들사진이라.
- 그럼 배우나 모델분들 중에서 특히 사진을 모으는 분은 누구신가요?
이 : 예전부터 카와구치 하루나상을 좋아했거든요. 그건 변하지 않네요.
- 카와구치 하루나상의 매력을 말씀 해 보신다면?
이 : 음… 이거 진심으로 이야기 하기 시작하면 한 시간으로도 모자랄텐데요. (웃음) 우선 생김생김이 아름다우시고꾸밈 없는 성격을 좋아합니다.
- 그럼 스스로도 카와구치 하루나상처럼 되고 싶다던가 하는 마음도 있나요?
이 : 그렇지는 않아요. 하루나쨩이 갑자기부릿코(예쁜척, 귀여운척)를 한다 해도 그건 그것 나름대로 좋고, 세상 만사에 짜증이 나서 매사에 시오대응을 한다 해도 그것 나름대로 좋을 것 같은데요.
- 그럼 ‘이런 여성이 되고 싶다’는 이상형은 있나요?
이 : 그건 그 때 그 때 다른데요, 한 때는 ‘일단 성숙한 모습을보여드리고 싶다’고 생각 한 적도 있지만 때로는 ‘좀 더 귀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성격 자체가 엄청수시로 바뀌는지라 때로는 적극적이었다 때로는 차분하기도 하고, 때로는 다들 깜짝 놀랄 정도로 다른 사람들에게 다정해지기도 해요. (웃음)
- 주변 사람들도 그런 변화를 눈치 채나요?
이 : 어떠려나… 아, 자주 ‘알기 쉽다’는 얘기는 들어요. 생각하고 있는 게표정으로 드러나는 편이라.
- 무대에 서실 때나 곡에 몰입하셨을 땐 굉장히 어른스러워 보이면서도 노기자카의 라이브에서 MC를 하실 때를 보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순수하다는인상을 받습니다.
이 : 최근 들어서 ‘어른이 되었다’는 말을 자주 듣거든요. 하지만 사실 내면은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어요…. 아니, 사실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 거지만요. (웃음)
- 남들 말마따나 자신이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는 것이 있다면? 잘 몰라도 억지로라도 말씀 해 보신다면?
이 : 예전보다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게 되었어요. 무언가 할 때, 주변 사람들을 보고‘이 사람들은 어떻게생각할까?’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내가 즐거우면 된다’는 생각에서 ‘함께 즐겨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지요.
- 그렇게 바뀌게 된 데는 역시 연극 경험이 크게 작용했나요?
이 : 연극 무대에 선 것이 크다고 생각해요. 연극 무대에선 대선배님들과함께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제 생각도 정리가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한 번은 언제나 밝고 쾌활한 선배님께 ‘어떻게 하면 그렇게항상 밝을 수 있죠?’라고 여쭌 적이 있는데, 선배님께서 ‘나 사실은 엄청 소심하거든’ 이라 하시더라고요. 자신이 약하기에 다른사람들에게 다정 해 질 수 있다는 조언을 받은 거죠. 그릇이 큰 사람이란 다른 이들의 아픔을 알아주는 사람이라는 것도, 약한 사람들은 결국약하기에 서로가 서로를 지탱 해 주면서 살아 가야만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룹 외부 일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 지알게 된 것이지요.
- 이쿠타상은 1류 무대에 서는 동시에 노기자카로서도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이런 모습은 지금까지의 아이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길을 개척 해 나가시고 있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쿠타상 본인은 이런 데 대한 자각이 있으신지요?
이 : 사실 그 얘기도 다른 분들께서 ‘새로운 아이돌상이네’라고 말씀 해 주시는것을 듣고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라고 깨닫게 되었어요. 저는 그저 예전과 변함 없이 제 일을 한 것 뿐인데 말이죠.
- 그렇게 새로운 길을 가는 만큼 어려움도 많았을텐데요.
이 : 예전부터 지금까지 변함 없이 ‘프로’ 분들과 같은 무대에서게 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는 느끼고 있습니다.
- 외부 뿐 아니라 노기자카 내부적으로도 본인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셨을 것 같은데요.
이 : 단순히 ‘나는 이렇게 하고 싶다’고 주장만 하는 것이아니라 일단 제가 해야 할 일들을 먼저 끝낸 뒤에 서로가 이해 할만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거죠. 사실 저에 대해 ‘연극이나 아이돌 둘중 하나에 집중하는 편이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연극, 아이돌 두 가지 길모두 소중하게 생각하거든요. 지금 제가 이런 상황에 서 있기에 가능한 것도 있고요. 지금까지 뮤지컬을 본 적 없는 분들께서 저를 통해 뮤지컬을 보러 와 주시는 것도 기쁘고, 저 역시 뮤지컬을통해 경험 한 것들로 저 자신의 폭이 넓어졌다 생각하고요. 그렇게 경험을 쌓아 알게 된 것들을 다시 팬분들을 즐겁게 해 드리는 데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말이죠. 앞으로도 두 가지 분야를 모두 소중히 여기며, 여기서만 볼 수 있는 경치, 여기서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더욱 더 늘려 갈 수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제가 아이돌이 아니었다면 ‘이쿠타 에리카’라는 사람에게 흥미를 가져 주는 사람은 엄청 적었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그렇기에 ‘노기자카46의 이쿠타 에리카’ 명의로 라이브를 해보고 싶어요.
- 앞으로도 ‘노기자카’라는 곳을 소중히 여기겠다는 말씀이시군요.
이 : 외부 현장에 가는 경우가 많기에 그만큼 더 노기자카라는장소의 소중함을 실감하는 것일지도 몰라요.
- 최근 들어서는 다카야마상, 야마시타상과 영화를 보러 간다던지 하며 멤버들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계신다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만.
이 : 사실 그건 분위기를 중시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뿐인데요. (웃음) 사실 ‘카메라를 멈추지 마!’를 보러 가고 싶었는데, 다들 ‘엄청 재미있다’고 하니 허들이 너무높아 져 버렸어요. 그렇게 되면 오히려 뭔가 볼까 말까 망설이게 되잖아요. 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보러 가면 그 영화가 재미있건 없건간에 같은 경험을 공유 할 수 있으니까두 사람에게 갑자기 말을 걸었던 거예요. 되게 가볍게 ‘갈래?’정도 분위기로. (웃음) 사실 그 날 밥도 근처 푸드코트에서 먹었는걸요.
- 푸드코트에서 밥을 먹는 아이돌 세 사람이라… 그림이 나오네요.
이 : 뭔가 수학여행 온 것 같아 즐거웠어요. (웃음)
- 노기자카에 들어 오신지도 7년이 지나갔네요.
이 : 최근 들어 옛날 얘기를 하다 보면, 다들 너무 어려서잔뜩 가시 돋혔던 시절 얘기도 나오거든요. 그럴 때 마다 ‘그런 때도 있었지’라며 웃곤 합니다. (웃음) 이미 멤버들이랑은 산전수전 다 겪은 노부부 같은 관계예요.
- 예전에는 분명 대기실에서 ‘나 공부하는데 시끄럽게 구네’라고 다른 멤버들을 야속하게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이 : 그건 그것 나름대로 예전의 제가 여러 모로 대단한 아이였다고는생각해요. (웃음) 인간적으로는 속 좁은 인간이었다고 생각하지만.
- 그 때에 비하면 요즘은 어깨에 들어 갔던 힘이 많이 빠진 것 같아요.
이 : 네. 요즘은 완급을 조절 해 가며 밸런스있게 활동 하고 있다고생각합니다.
- 아이돌이 되기 전에는 지금 같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셨나요?
이 : 전혀요. 사실 아이돌이 되어서도 성인이 되기 전에는 졸업 할 거라생각하고 있었을 정도인걸요. 중3조에서 가장 먼저 졸업하는 건 100% 저라고 생각했었고, 이코마쨩이 저보다 먼저 졸업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하지만 의외로 아직까지 남아 있네요. 이대로 다른 1기생들이 전부 졸업한 뒤에도 저 혼자 남아서, 제가 졸업 할 때 남은 후배들이 저 신경쓴다고 다들 편지 써 와서 읽고 그러면 어쩌죠.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