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마 미루가 선전포고!
‘고베의 난’을 보았는가.
단언컨대 현재 48그룹 중에서 가장 열기를 띄고 있는 그룹은 NMB48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체 이 말이 어떤 뜻인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2페이지에 걸쳐 이야기 해 보고자 하는데, 짧게 줄여 보자면 다음과 같다. ‘11년에 달하는 48그룹 역사상 굴지의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7월 3일과 4일, 고베 월드 기념홀에서 와타나베 미유키의 졸업 콘서트 ‘마지막까지 와루키라 미안해요’가 열렸다. 간사이 지역이 낳은 희대의 아이돌, ‘미루키’의 졸업을 보기 위해 6000여명의 팬들이 객석을 메웠다.
물론 여기까지만 보면 ‘미루키 그 동안 수고 많았어’라는 기사가 되겠지만, 이틀간 열린 이 콘서트는 단순한 졸업 콘서트가 아니었다. 이 콘서트는 NMB48라는 그룹이 ‘다음 세대’로 나아가는 프롤로그와도 같은 콘서트였던 것이다.
자, 그럼 콘서트를 시간 순으로 되돌아 보도록 하자.
우선 첫 날, 데뷔곡인 ‘절멸 흑발소녀’로 콘서트의 시작을 알린 뒤, 주인공인 미루키의 추억이 담긴 곡들이 뒤를 이었다. 모든 곡들이 미루키에게 있어서 (아마도) 마지막 퍼포먼스가 될 이번 공연, 미루키와 함께 공연을 하는 멤버들의 표정에서도 감개무량함이 느껴지는 듯 했다.
본 공연이 끝나고 앙코르도 끝난 뒤 시작된 MC 때, 갑자기 스토 리리카가 손을 들었다. “저기 캡틴,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라며 입을 연 스토는 말을 이었다.
“NMB에게 있어 엄청 큰 것이잖아요. 미루키 선배의 빈 자리란 건. 그 빈 자리는 절대로 메워지지 않는 것이라 생각해요. 미루키 선배님은 너무나도 위대하시니까. 그렇기에 그 빈 자리 마저도 NMB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피투성이가 되는 한이 있어도 전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부디 앞으로도 NMB를 지켜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여러분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8월 3일에 발매되는 싱글에 제 솔로곡이 실리거든요… (멤버들 : 와! 대단해! 라 반응, 회장은 박수소리로 가득 참) 왜 어른들은 이렇게 풍파를 일으키려 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저는 장사를 하러 이 곳에 온 것도, 놀러 온 것도 아니고 풍파를 일으키러 온 것이기때문에… (회장 내에는 ‘오!!’하는 함성) 오늘은 인터넷을 안 보려 해요. 험한 얘기가 나오리라는 건 잘 알고 있거든요. 하지만 미루키선배님의 싱글이기에 정말 열심히 노래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싱글의 커플링으로 수록되는 솔로곡을 받은 건 야마모토 사야카, 와타나베 미유키의 뒤를 이어 세 번째가 되는 스토. 그 사실은 매우 엄중한 것이었다. 운영측이 밀어붙인 것인지, 아키모토 프로듀서의 판단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이야기가 나온 3일 밤 시점에서 보자면 원톱, 야마모토 사야카의 뒤를 잇는 NMB48의 넘버 2는 스토 리리카로 확정되는 분위기였던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공연이 열린 4일.
첫 곡을 장식한 것은 와타나베 미유키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는 곡, ‘와루키’였다. 와타나베는 ‘와루키’가 끝난 뒤, 재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2번째 곡인 ‘망상 걸프렌드’에도 참가하였다. 참고로 이 날 공연의 콘셉트는 ‘전곡에 미루키가 참여한다’는 것. 동기, 후배들과 함께 하면서 남게 되는 그들에게 무엇인가를 남긴다는 뜻이었던 것 같다.
본 공연은 눈 깜빡할 사이에 끝이 났다. 어느 사이엔가 공연은 앙코르로.
야마모토가 작곡 한 야마모토&와타나베의 듀엣곡 ‘지금이라면’이 회장을 채운 모든 이들의 눈시울을 적신 뒤, 동기인 1기생들이 모여 ‘초승달 등’을 통해 동기들의 눈시울을 적신 후에 이어진 ‘졸업 여행’을 통해, 그다지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야마모토마저 눈물 짓게 한 멋진 앙코르 공연이 이어졌다. 그리고 앙코르 공연역시 마지막을 향하고 있었다.
NMB48 콘서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 ‘청춘의 랩타임’이 끝나고 야마모토가 마지막 MC로 멤버들에게 감상을 물었다. 1기생 동기인 키시노 리카, 키노시타 모모카가 떠나가는 동료에 대한 마음을 털어놓은 뒤, 와타나베와 같은 B2의 멤버이자 ‘와타나베의 기대를 받고 있는’ 시부야 나기사가 “미루키상께서 해 주신 말 중에 정말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말이 있어요. 분한 일이 있어 상담을 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기뻐하고 있을 때, 넌 앞으로 걸어 나가면 되는거야’라는 말입니다. 그 말씀이 정말 마음에 와 닿았어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 직후, 그 ‘사건’이 일어났다.
이번에 마이크를 쥔 것은 시로마 미루. 시로마는 순간 망설이는 듯 하다 각오를 굳힌 듯 비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여러분, 미루키가 졸업하는 지금, 앞으로의 NMB48는 제가 이끌어 가고 싶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회장 안에는 환호성) 그리고 제 생탄제 때도 선언 한 적 있듯이 NMB48의 센터를 목표로 해갈 생각입니다. (환호성) 어제 발표가 있었지요, 리리퐁의 솔로곡이. 사실 사야네, 미루키의 뒤를 이어 세 번째로 솔로곡을 받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 한 것이 정말 아쉽습니다. 그렇기에 NMB48의 센터는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습니다. (환호성) 그러기 위해서 혼을 다 해서 죽을 각오로 노력하겠습니다! (큰 박수) 이 말, 절대로 실현시키겠습니다!!”
팀 N에 있을 땐 ‘여동생’ 캐릭터였던 멤버, 응석쟁이에 울보라 멤버들도, 스태프들도 손이 많이 가는 막내라고 했던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용기를 내어 한 발 앞으로 나섰던 것이다. 어쩌면 그 선언은 반칙이라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 한 마디로 ‘차세대 투쟁’의 라이벌인 야구라 후코, 야부시타 슈, 오오타 유우리에게 한 발 앞서 버렸으니까.
물론 이틀간 열린 콘서트의 주인공은 미루키였지만, 이 콘서트의 백그라운드에서는 또 다른 테마가 있었던 것이다. 바로 ‘애프터 미루키를 건 싸움’이 그것이었다. 미루키가 졸업 한 뒤의 NMB48에서 그룹의 넘버 2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누구인가를 보여주는 이틀간이었다고도 할 수 있는 콘서트였던 것이다. 남바 투톱 중 한 자리가 빠진 뒤의 ‘NMB48의 스토리’를 맛보게 해 준 콘서트라고도 할 수 있겠다. 첫 날은 스토, 둘쨋날은 시로마가 각각 통렬한 마이크 어필을 함으로 하여 그 인상은 관객들의 뇌리에 선열하게 남게 되었고, 그로 인해 팬들은 ‘미루키 로스’를 조금이나마 덜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생각 해 보면 지금까지 NMB48의 무대에서 이런 극적인 사건은 없었다. 아니, 선발 총선거를 제외한 여타 48그룹의 이벤트에서도 멤버들에 의해 이토록 혁명적인 언사가 이뤄 진 적은 일찌기 없었다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멤버들이 졸업을 발표하거나 그룹의 조각이 발표 된 적은 있었을지언정, 졸업 발표는 이전부터 미리 준비 된 것이며 조각은 어디까지나 운영측의 일방적인 발표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콘서트에서의 스토, 그리고 시로마의 발언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라 본인들의 판단과 선택으로 행해 진 것이다. 미리 대사가 정해져 있었더라면 본인도, 주변 사람들도 그런 반응을 할 수는 없었을테니까.
그리고 이 ‘고베의 난’은 는 팬들은 물론이고 멤버들의 마음 역시 격렬하게 흔들어 놓았다. 그 날 밤 실제로 검색을 해 본 결과, 미루키에 대한 칭찬에 이어 많은 이들이 언급했던 것은 시로마의 발언과, 그 용기에 대한 칭찬이었다.
‘말 잘 했다!’
‘미루룽의 발언을 듣고 몸이 떨렸어!’
등등뜨거운 발언이 타임라인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멤버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야부시타 슈 역시 5일에 쓴 블로그에서 ‘나도 질 순 없어. (중략) 때로는 뻔뻔하단 소릴 듣더라도 앞에 나갈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요’라 선언하며 시로마의 뒤를 이을 의사를 표명하였다. 한동안 전선에서 이탈 해 있던 죠 에리코 역시 5일에 쓴 블로그에서 ‘이렇게 된 이상 열심히 해 볼 수 밖에 없어요! 저는 선발에 돌아가고 싶어요! 센터도 하고 싶어요!!’라고 토로하였다.
시부야 역시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NMB48의 시대가 시작됩니다. 저는 그 시대의 선두에 서서 달려나가는, 그룹의 대들보적인 존재가 되고 싶어요. (중략) NMB48의 센터를 노리겠습니다!’라 다시금 의지를 표명하였다.
시로마는 6일에 쓴 블로그를 통해 ‘그 때, 그 마음을 전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 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NMB48에 불을 붙여야 했기에… 물론 불안함도,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날려 버리고 솔직하게 생각 했던 것들을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었어요.’라고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통천각에서 뛰어 내리는 것만 같은 각오로 한 이야기’라 고백, ‘지금까지 활동 해 왔던 것 이상으로 멤버 각자가 죽을 각오로 노력하고, 경쟁하고, 매일매일 성장하고 싸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다시금 각오를 다졌다.
이런 시로마의 ‘선전 포고’에 대하여 당사자인 스토는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오타 유우리 역시 공식적인 답변은 아직이다.
재작년 시로마와 함께 ‘라시쿠나이’의 센터에 섰던 야구라 역시 7월 17일 현재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다른 이들에 비해 고민은 수 배 더 많을 터임에도…
NMB48를 마라톤에 비유하자면 압도적인 차이를 두고 선두에 서 있는 것은 야마모토 사야카, 그리고 그 뒤를 잇는 주자가 스토와 시로마. 그리고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제 3집단’이 야구라 후코, 야부시타 슈, 시부야 나기사, 오오타 유우리 4인이다. 이런 NMB48의 새로운 ‘카미 7’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외에도 많은 멤버들이 각자의 SNS에 뜨거운 의지를 투고하고 있다. NMB48는 지금까지 보지 못 했던 군웅할거 시대를 맞이 한 것이다. 출세 레이스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발버둥치고 있는 것이다. 선발, 비선발, 선배, 후배 할 것 없이… ‘푸시’멤이고 ‘방치’멤이건 상관 없이 필요한 것은 ‘해 보겠다는 의지’를 언제 어디서 표명하는가이다. 이런 상황에 빠진 그룹은 아이돌 역사를 통틀어 보아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NMB48는 ‘오사카 여름의 진 (도쿠가와군과 도요토미군의 전투. 도요토미군은 이 전투에서 져서 가문이 멸문당한다)’에 돌입 한 것이다. 공연, 악수회, SNS… 어떤 국면에서도 한 순간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그 모든 것은 3일에 있었던 스토의 발언, 그리고 4일에 있었던 시로마의 선언을 계기로 발발하게 된 것이다. 애시당초 아이돌 그룹의 멤버에게 필요한 것은 ‘귀여움’ 뿐 만이 아니다. 춤을 잘 추는 것도, 예능감이 좋은 것도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필요 한 것은 다름아닌 ‘용기’. 그리고 이번 고베에서 열린 이틀간의 콘서트는 그런 ‘용기’의 중요성을 가르쳐 준 것이었다.
그 ‘용기’는 총선거의 순위보다도 무거운 것이다.
앞으로의 NMB48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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