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 좋게 ‘언덕길’을 뛰어 올라가다가 갑작스레 홀로 멈춰서기를 결심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했으리라. 하지만 그렇게 멈추어 섰다가 다시 뜀박질을 하기 위해 첫 걸음을 내딛는 데에는 그보다도 더 많은 용기가 필요 했다.
이미 너무 멀리 가 버린 것만 같이 느껴지는 동료들의 등. 과연 내가 있을 곳이 아직 남아 있을까 하는 불안. 그런 온갖 감정들을 느낀 뒤, 소녀는 마음을 굳혔다.
‘원점으로 돌아 가자. 그리고 다시 태어나자’
Just like starting over (역주 : 존 레넌이 아내인 오노 요코를 생각하며 쓴 곡. 뜻은 ‘다시 시작하자’), 짙게 드리워진 구름 사이로 한 줄기 빛이 드리워지는 저 곳으로. 자… 새롭게 발걸음을 떼 보자.
- 지난 4월에 활동을 쉬기 시작하신 뒤로 벌써 4개월이나 지난 지금, 드디어 돌아 오셨군요. 우선 ‘어서 오시라’고 말씀 드려야겠네요.
이마이즈미 (이하 ‘이’) : 감사합니다. 오늘 촬영, 정말 즐거웠어요. 일본에 이런 곳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어서 정말 기뻤어요.
- 그렇게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저희가 더 기쁜걸요. 지난 4월 6일, 버스데이 라이브가 끝나고 무대 뒤에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땐 울고 계시길래 ‘무슨 일 있었나?’ 싶었는데, 그 뒤 얼마 안 되어 휴식을 발표 하시더군요. 괜찮으시다면 휴식을 결정하시기까지의 이야기를 이야기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 : 사실 잠시동안 쉬기로 결정 된 건 애니버서리 라이브 3일쯤 전이었어요. 그때 즈음에 엄마랑 싸워서 엄마가 ‘더 이상 너 라이브 보러 안 갈거야’라고 하시더군요. 사실 제게 있어 그 라이브는 쉬기 전에 하는 마지막 라이브였기에 꼭 와 주었으면 했는데, 쉰다는 얘기를 엄마한테도 하지 않았었거든요… 오빠에게는 잠시 쉴 거라고 이야기를 해 두었기에 오빠는 보러 온다고 해서 오빠에게 ‘쉬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는 라이브니까 엄마도 보러 왔으면 좋겠어’라고 이야기를 했지요. 다만 아빠한테는 쉰다고 이야기 하기가 힘들어서 결국 나중에 보고하는 형식이 되었습니다. 라이브가 끝난 뒤에 울었던 건… 일단 큰 과제를 하나 해 냈다는 안도와, 더 이상은 케야키자카46의 멤버로서 무대에 서는 일은 없겠구나 하는 느낌, 그리고 무사히 라이브가 끝나서 다행이라는 마음 등 온갖 감정이 복받쳐 올라 눈물이 났던 거예요.
- 멤버들에게 잠시 쉴 거라고 이야기는 했었나요?
이 : 멤버들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고 그대로 휴식에 들어갔어요. 제가 쉰다는 이야기는 나중에 스태프분께서 멤버들에게 이야기 해 주셨습니다. 그게 두고두고 미안했어요. 저 혼자 ‘이 라이브가 끝나면 한동안 멤버들이랑 만나지 못하겠지’라고 생각하며 무대에 섰기에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이 광경을 내 마음속에 담아두자’는 마음이었지요.
- 그랬군요… 그럼 한 가지 더 여쭤볼게요. 대답하기 괜찮으시다면 휴식기를 갖기로 마음 먹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 : …라이브 리허설 때의 이야기인데요, 갑자기 ‘지금 이대로 활동을 계속 한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이전에도 몇 번인가 ‘좀 쉬고 싶어요’라고 이야기를 하기는 했었지만 활동이 한창인 타이밍이라 그러기가 힘들었기에 ‘조금만 더 힘 내자’라고 생각하며 활동을 해 왔었어요. 하지만 라이브 3일 전에 스태프분께 ‘쉬고 싶다’고 이야기 했을 땐, 평소와 다리 필사적이었다고 해야 하나요… ‘살려주세요’ 라는 느낌이었어요. 그 결과 라이브가 끝난 뒤에 잠시 쉬기로 결정이 되었는데, 그 때가 마침 한창 드라마(잔혹한 관객들)를 찍던 때라, 내심 ‘쉰다고 하긴 했는데 드라마는 어쩌지’라고 걱정이 되었어요. 실제로 제가 쉬게 된 것 때문에 각본도 바뀌었고, 제 행동 때문에 다른 멤버들에게도 부담을 주게 된 거죠… 게다가 아직도 (취재 시점) 멤버들에게 제대로 사과하지 못 했고, 폐를 끼친 스태프분들께도 사죄를 드리지 못 했기에, 이번 휴식을 앞두고 잃게 된 믿음을 앞으로는 조금씩이라도… 진심으로 되 찾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설령 그러기 위해 몇 년이 걸리더라도,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더라도 상관 없어요. 다시 한 번 ‘이마이즈미와 같이 일 하고 싶다’고 생각 해 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 일에 임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솔직하게 이야기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 4개월 동안 본인도 이래저래 생각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어떤 생각을 하셨었는지 여쭈어 보아도 될까요?
이 : 사실 스태프분께서도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가며 돌아와도 돼’라고 해 주셨어요. 하지만 원래부터 여자 아이들의 집단에 들어 가는 데에 대해 그렇게 익숙한 편이 아니었기에 너무 오래 쉬어버리면 오히려 돌아가기가 힘들어 지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생기더군요. 한 편으로는 ‘당장 내일이라도 돌아 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두자’는 마음도 들면서 한 편으로는 ‘너무 조급해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아닐까’하는 마음도 들었어요. 정말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지요.
- 멤버들이 음악 방송에서 ‘불협화음’을 선보일 때, 이마이즈미상의 자리를 비워두고 퍼포먼스 하는 걸 보셨을 땐 어떤 느낌이셨나요?
이 : …정말 기뻤어요. 하지만 그보다 더 크게 느껴졌던 건 미안한 마음이었지요. 제가 없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잘 정비되게 만든 포메이션에 구멍이 난 거잖아요. 그렇기에 ‘저렇게까지 신경 써 줄 필요는 없는데…’라고 생각하기도 했지요. 다들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음악 방송을 병행하는 강행군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다들 저렇게 힘들게 활동을 하는데 나 혼자만 멋대로 ‘좀 쉬고 싶어요’라고 이야기 했다는 데 대해 후회 한 적도 있었어요.
- 쉬는 사이에도 멤버들과 연락은 했나요?
이 : 네. 유카쨩이나 아카네쨩이 자주 연락을 해 주었어요. ‘기다리고 있어!’라고 라인을 보내준다던가. 아오이쨩이나 네루쨩은 ‘좀 정리가 되면 밥 먹으러 가자’고 연락을 해 주기도 하고, ‘지금 케야키 멤버들 이런 상황이야’라고 사진을 찍어 보내주기도 했기에 힘을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도중에 몇 번 정도 ‘지금이라면 돌아가도 괜찮을 것 같아’라던가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 한 적도 있었지만 정작 돌아가겠다고 이야기를 하려 하면 용기가 나지 않고 무서워 져서 포기하곤 했지요. 언젠간 돌아가야만 한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그 이상 앞으로 나아 갈 수가 없었기에 스태프분께 ‘저,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상담을 한 적도 있어요.
- 힘든 상황에서도 ‘돌아오고 싶다’고 생각하게 해 준 것은 역시 이 곳에 이마이즈미상에게 소중한 것, ‘노래’라는 존재가 있었다는 점인가요?
이 : 네. ‘노래’가 없이는 살아 갈 수 없어요. 저, 정말로 노래 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렇기에 제가 이 그룹을 위해 공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노래 외에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하여 더욱 더 가창력을 키우고 싶습니다.
- 첫 번째 앨범 ‘새하얀 것은 더럽히고 싶어져’에 이마이즈미상의 솔로곡, ‘여름 꽃은 해바라기만 있는 게 아니야’가 실려 있어, 이마이즈미상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요. 어떻게 보자면 그 곡의 녹음이 실질적인 활동 재개 타이밍이었다고 봐도 될 것 같은데요?
이 : 솔직하게 말씀 드리자면… 케야키에 돌아가는 것이 왠지 무서워져서 앨범이 나오는 타이밍에 졸업을 할까도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졸업 이야기를 스태프분께 말씀 드렸더니 ‘앨범에 네 솔로곡이 실리는데?’라고 말씀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그 말씀을 듣고 ‘아, 이렇게 쉽게 관둔다고 하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예전부터 항상 동경 해 오던 세계에 들어 왔으니, 더욱 더 열심히 노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일단 휴식중이었기에 설마 솔로곡, 그리고 유닛곡까지 받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휴식중인 제가 솔로곡 유닛곡을 받는다 하면 다른 멤버들이나 팬분들께서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기에, 솔직히 좀 두려웠어요.
- 팬분들은 모두들 흔쾌히 ‘어서 돌아와’라는 마음이었을거예요.
이 : 그렇게 생각 해 주신다면 기쁘겠지만요…
- 그럼 멤버들이랑 오랜만에 다시 만난 건 ‘월요일 아침, 스커트가 찢어졌다’ MV 촬영 현장이었던 건가요?
이 : 네. MV 촬영 때예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멤버들을 만난다는 게 정말 무서웠거든요. 촬영장에 가는 것도 엄청나게 긴장됐고요. 얼굴을 보는 게 오랜만인데다가, 촬영 직전까지 멤버들도 제가 촬영에 참가한다는 것을 몰랐던 모양인지라 서로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 지 몰라 했어요. 그렇기에 그 날은 멤버들과 거의 이야기를 하지 못했어요. 지금 생각 해 보면 서로가 서로를 보며 긴장해서 굳어버렸다고 해야 하나요. (웃음) 하지만 스태프분께서 ‘갑작스레 멤버 전원이랑 같이 일 하는 건 부담이 될지도 모르니까 MV 촬영장에 갈 지 말지는 네가 정하렴’이라고 이야기 해 주셨었기에 저 나름대로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을 했었지만 이렇게 오래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첫 앨범에 제가 참가 할 수 있도록 여러 모로 고생 해 주신 스태프분의 배려에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 했어요. 그리고 촬영 직전에 유카쨩에게도 상담을 했는데, 유카쨩이 ‘다들 기다리고 있으니까 걱정 말고 와’라고 이야기 해 준 덕분에 스태프분께 ‘촬영장에 갈게요’라고 이야기를 했던 거예요.
- 역시 캡틴! 듬직하네요.
이 : 정말로 큰 버팀목이 되어 주었어요. 촬영 중에도 신경 많이 써 주었고, ‘물 마실래?’라고 챙겨주기도 했고요. 유카쨩, 정말로 친언니같아요. 그리고 부캡틴인 아카네쨩도 자주 연락을 해 줘요. MV 촬영이 끝난 뒤에도 라인으로 ‘오늘 정말 잘 했어’라고 이야기 해 줘서 정말 기뻤어요.
- 그럼 오랜만에 참가한 촬영은 어떤 느낌이었나요?
이 : 음… ‘사일런트 마조리티’ 때와 같은 머리 모양이어야만 했기에 가발을 썼어요. 가발을 쓰는 게 처음이라 ‘아, 가발이란 게 이런 느낌이구나’라고 느꼈지요. (웃음)
- 그러고 보니 머리 엄청 짧게 자르셨네요. 머리를 자른 건 언제쯤인가요?
이 : 휴식을 공식으로 발표한 다음 날, 머리를 짧게 잘랐어요. 예전부터 한 번은 짧게 잘라보고 싶었지만 케야키자카 활동을 할 때는 스태프분께서 ‘머리 긴 게 나아’라고 말씀 하셨기에 ‘머리를 자르는 건 졸업을 한 뒤겠구나’라고 생각했었거든요. 하지만, 과거의 저 자신이 싫어서, 그 때의 저 자신으로 돌아가기는 싫었기에 ‘새로운 출발’이라는 의미로 머리를 과감하게 잘랐어요.
- 짧게 머리를 자른 뒤, 자신의 모습을 보니 어떻던가요?
이 : 아, 잘라버렸네. (웃음) 하지만 뒷머리만 자르면 결국 묶고 나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앞머리를 짧게 쳐서 분위기를 확 바꿔버리자고 생각했거든요.
- 자른 때로부터 시간이 좀 지났는데요, 지금 이 머리는 그 때 자른 머리를 이만큼 기른 건가요?
이 : 네. 갓 잘랐을 땐 정말 짧게 잘랐었거든요. 지금 제 머리모양… 특히 앞머리에 대해 의견이 나뉠 거라 생각은 하지만 이런 새로운 제 모습도 좋아 해 주신다면 좋겠어요. 사실 이 머리모양, 유행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있는걸요. (웃음)
- 오늘 촬영에 참가한 스태프들도 다들 이마이즈미상이 짧은 머리 어울린다고 칭찬하던걸요. (웃음) 그러고 보니 오늘 이 촬영이 이마이즈미상의 복귀 후 첫 ‘외부 일’인데요. 오늘 촬영은 어떠셨나요?
이 : 사실 처음엔 엄청 긴장했어요. 어떤 식으로 표정을 지어야 하나 싶기도 했고… 하지만 촬영을 하면서 서서히 옛 생각이 나더라고요. 사실 제가 처음으로 솔로 그라비아를 찍었던 것이 blt graph였거든요. 그렇기에 이번에 복귀가 결정 되고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할까요, 그런 제 모습도 찍어 주신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예전 솔로 그라비아 땐 제 머리가 길었잖아요. 그리고 이번에는 머리가 짧은, 어떻게 보자면 ‘다시 태어난’ 제 모습을 찍어 주셨으면 했어요.
- 수 많은 잡지 중에서 저희 잡지를 선택 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하지만 사실 복귀 타이밍에 오퍼를 넣었던 건 우연이었지요. 그렇게 보면 역시 ‘지금’이라는 타이밍이 참 좋았던 것 같기도 하네요.
이 : 저 개인적으로는 지금 이 곳에서부터 다시 한 번 새롭게 첫 걸음을 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제 ‘첫’ 솔로
그라비아때와 같은 스태프분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기뻐요.
- 그렇게 말씀 해 주시니 고맙네요. 그럼 이야기를 되돌려 보지요. 휴식기간동안 그룹, 멤버,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 새롭게 발견한 것이 있으리라 생각하는데요, 그런 새로운 발견은 어떤 것들 것 있나요?
이 : 휴식에 들어 가, 한 번 전부 리셋하고 0부터 다시 생각 해 보자고 마음 먹었어요. 머리를 자른 것 역시 그런 생각에서 한 것이었고요. 딱히 이미지를 바꿔보자 하는 생각에서 자른 게 아니라, 어울리는 지 아닌 지는 일단 차치하고 잘라보자. 라는 느낌으로 자른 거였어요. 그리고 머리를 자르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더라고요. 이전까지 마음 속에 쌓여있던 것들이 머리와 함께 잘려져 나간 것 같았어요.
- 머리도 그렇지만 얼굴 라인이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좀 샤프해지신 느낌인데요.
이 : (갑자기 기분 좋아하며) 에?! 정말요? 그렇게 비행기 태우시면 저 그거 진짜라고 착각한단 말이에요. (웃음) 그러고 보니 어제 갔던 이즈 오시마, 정말 경치가 좋았어요! 산 위에 사막 같은 곳이 있는 것 만으로도 ‘와 이런 데 처음 봐! 대단해!’라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촬영차 들렀던 곳이 하나같이 다 멋진 곳들 뿐이라 이런 좋은 곳에서 촬영을 할 수 있다니 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확실히 그런 데 보다보면 ‘지구란 별 대단하구만!’이라는 생각이 들죠. (웃음)
이 : 그러게요. 정말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지 절감하게 되죠. (웃음) 어제 그 사막만 해도 정말 넓었잖아요! 그런 엄청난 경치를 보다보면 제 고민따위는 진짜 별볼일 없는 작디 작은 것이라는 걸 알게 되더라고요.
- 저희 촬영을 통해 그렇게 생각 해 주시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아, 그리고 촬영하시는 것을 보고 느낀건데, 표정이 정말 어른스러워 지셨어요.
이 : 아마 그건 머리를 짧게 자른 영향이 클거라 생각해요. 저 스스로도 머리를 자른 덕분에 제 껍질을 하나 깨 버릴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렇게 짧게 자른 게 처음이기도 하고요.
- 그러고 보니 ‘불협화음’ 발매 당시에는 어깨까지 오는 길이였지요? 1주년 라이브 때도 어깨보다 조금 짧은 정도였고.
이 : 사실 머리를 자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던 게 그 때쯤부터였어요. 이제 와 드는 생각이지만, 잘도 가장 길었던 때랑 비교해서 30cm 가까이 잘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 저희들은 앞으로 이마이즈미상이 어떻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실 지 기대가 되는걸요.
이 : 하지만 4개월이라는 공백기간은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크거든요. 다른 멤버들이 저보다 한참 앞서가고 있기에 어떻게든 그 차이를 좁혀야만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 아까 말씀하셨듯이 초조한 마음도 있다는 얘기네요.
이 : (취재 시점에는) 앨범곡 안무 레슨도 참가를 하지 않았기에 다른 멤버들보다 짧은 시간 안에 안무를 외워야 하거든요. 정말로 열심히 해야지요.
-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 데 이런 말 하는 건 실례일지도 모르지만… 너무 조급해 하거나 무리는 하지 않으셨으면 하는데요…
이 : 아, 저, 일 하는 게 정말 좋아요. 그러니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일을 하고 싶거든요. 이런 말씀을 드리면 오버한다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지만, 정말로 ‘제 인생을 걸고 있다’고 해도 농담이 아닐 정도로 이 일을 좋아해요. 그렇기에 각오를 하고 돌아 온 거예요. …조금이라도 빨리 노래를 하고 싶어요.
- 이왕 노래 이야기가 나온 김에 앨범 녹음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시겠어요?
이 : 솔로곡 녹음은 시간이 엄청 걸렸어요. 첫 솔로곡이기에 정말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렇기에 저 스스로가 납득이 될 때까지 ‘한 번만 더 불러도 될까요?’라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시간을 들여서 풀코러스를 몇 번이고 부르고 또 고쳐 불렀지요.
- 곡을 들으면서 ‘정말 좋은 곡이다’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녹음 뒷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도 그렇겠다, 노래에 이마이즈미상의 마음이 담겨 있었구나 라고 납득이 가네요. 본인이 보기에는 어떤가요?
이 : 음.. 사실 제가 생각했던 시간보다도 훨씬 오래 걸렸거든요. 휴식 기간에도 노래 레슨만은 거르지 않고 나갔었지만 정작 녹음을 하고 보니 제 실력이 얼마나 부족한 지 실감해서… 완성된 곡을 듣고 ‘녹음 하기 전에 좀 더 연습을 했더라면 조금 더 잘 할 수 있었을텐데… ‘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그런 생각이 들면 안 되는 건데 말이죠. 언젠가 스테이지 위에 서서 ‘여름 꽃은~’을 부를 기회가 있다면 그 땐 이 곡의 100%를 다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래 연습을 하고 있답니다.
- 유이쨩즈의 신곡 ‘한 줄짜리 에어메일’도 그렇고 ‘여름 꽃은~’도 그렇고, 라이브로 들을 날을 기대하고 있을게요. 그러고 보니 휴식 직전에 라이브 퍼포먼스 때문에 코바야시상과 충돌 한 적이 있다고 블로그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그건 어떤 일이었나요?
이 : 사실 유이퐁과는 음악적인 문제로 부딪히는 경우가 늘었었거든요. 4월 6일 라이브를 앞두고도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은 채 본무대가 가까워 오자 점점 분위기가 싸늘해졌었지요. 하지만 라이브 전날, 유이퐁이 연락을 해서 ‘기타는 내가 좀 더 힘 낼 테니까, 즈밍은 노래로 무대를 이끌어 줘’라고 이야기 해 주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정말 안심했습니다. 기타와 노래를 함께 하려 하면 아무래도 여유가 없어지기 마련인데 유이퐁이 먼저 ‘기타는 내게 맡겨’라고 이야기 해 준 덕분에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본 무대 때 마음 편하게 노래 할 수 있었어요. 그런 일도 있었기에, 이번 신곡 ‘한 줄짜리 에어메일’은 지금까지의 유이쨩즈와는 꽤나 다른 곡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전까지는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노래를 해 왔지만 이 곡은 처음으로 노래에 맞추어 창법을 바꾸어 보자고 상담을 하고, 녹음에 임했거든요. 그렇게 서로 마음을 터 놓고 상담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이전까지는 둘 다 각자 자기 하나 건사하는 것만으로도 여유가 없었는데, 이번부터는 그래도 조금이나마 곡에 대해 생각 해 볼 여유가 생겼거든요. 그런 변화가 참 기뻐요.
- 서로 부딪힌 덕분에 결과적으로 이렇게 서로의 창조적인 일면을 더욱더 키워 낼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이 : ‘시부야강’이나 ‘밥 딜런은 돌려주지 않아’ 때는 곡이 주어졌으니 우리 나름대로 불러 본다… 정도였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튜닝’ 때부터 진지하게 ‘이건 이렇게 해 보자, 저건 저렇게 해 보자’라고 의견을 내게 되었지요. 스태프 분들께서 좋은 곡을 저희에게 주시니까, 저희 역시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은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저희에게 주신 곡을 더욱 더 좋은 곡으로 완성시켜야 하겠다는 의식이 생겼거든요.
- 그렇게 의식이 변하셨다는 얘기, 정말 흥미깊은 얘기네요. 그럼 케야키자카46라는 그룹에 대해서도 한 번 여쭤볼게요. 한 발 물러나서 객관적으로 본 ‘케야키자카46’는 어떤 그룹이던가요?
이 : 휴식기간동안 멤버들의 퍼포먼스를 TV로 보곤 했어요. 퍼포먼스의 완성도가 나날이 좋아 져 가는 게 보이더라고요. 동시에 제가 나날이 뒤쳐져진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특히나 ‘불협화음’은 제가 마지막으로 퍼포먼스 한 것이 4월 6일이다보니 다른 멤버들과의 격차가 너무 커 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히 지금 이대로 그룹으로 돌아 가 봤자 제가 그룹 전체의 레벨을 깎아먹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룹 전체가 많이 성장 했다고 느꼈습니다.
- ‘불협화음’의 MV를 보며 든 생각인데요, 후렴부분에 이마이즈미상이 춤을 추실 때, 좌우로 체중이동을 하면서 안무 움직임을 크게 보이도록 만들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 제가 생각해서 한 게 아니라 TAKAHIRO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신 거예요. 그룹에서 가장 키가 작은 축에 들다보니 움직임을 크게 하지 않으면 혼자 튀어 보인다고 하시더라고요. 다들 반보 앞으로 나갈 때도 저는 한 걸음 크게 나간다던지 동작을 크게 보이기 위해 여러 모로 계산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체력 소모가 커서 체력적인 면도 좀 더 단련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오오! 그런 거였군요! 그럼 신장이 비슷한 우에무라상도 그렇게 일부러 동작을 크게 하나요?
이 : 잘 모르겠어요. 사실 리나쨩이랑 둘이서 퍼포먼스 이야기 한 적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웃음) 리나쨩이랑은 항상 시덥잖은 이야기만 하는걸요.
- 사실 지난 호에 우에무라상이 나오셨는데, 우에무라상 역시 한 때 ‘자신이 케야키자카에 있는 의미’에 대해 고민하셨다 하더라고요
이 : 저 역시 몇 번인가 ‘내가 이 그룹에 있어도 되는걸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휴식기간을 갖고, 실제로 그룹에서 한 발 떨어 져 보니, 이전까지 매일같이 멤버들과 함께 있어서 그런지 혼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 지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며칠이고 집에서 한 발자국도 안 나간다던가. 그런 와중에도 노래에 대한 마음은 식지 않았기에 보이스 트레이닝만큼은 빼 놓지 않고 다녔어요.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겼으니 오히려 보이스 트레이닝에 매진했지요. 아무래도 매일 집에만 있다 보면 오히려 그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가 있어서 뭔가 즐겁고 재미있는 것을 찾게 되더라고요. 가족들도 그런 저를 배려해서 ‘오늘 놀러갈래?’라던가 ‘먹고싶은 거 있어?’라고 말을 걸어주곤 했어요. 그런 가족들의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 마음을 지탱 해 주는 가족의 존재란 정말로 고마운 법이죠.
이 : 하지만 실제로 쉬면서 느낀 게 있어요. 이런 말을 하면 뭔가 모순적일지도 모르지만… ‘쉬기 전의 나, 정말 약한 아이였구나. 좀 더 참고 열심히 노력 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정말 강하게 살아가고 싶어요.
- 그런 생각을 했었군요. 하지만 이마이즈미상의 미소는 보는 사람들의 기분을 밝게 만들어 주는걸요. 그것만으로도 ‘최강’이라 생각하는데요.
이 :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 스스로는 ‘아, 나 정말로 의지 약하구나’라고 느낄 때가 많아요. ‘자, 열심히 하자’고 마음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아, 역시 무리야’라고 금세 포기하곤 하거든요.
- 딱히 자랑은 아닙니다만 다들 그렇게 금세 포기하곤 해요 (웃음) 농담은 이쯤 해 두고, 제가 보기엔 이마이즈미상, 휴식기간동안 심신 양면으로 꽤나 치유되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 이렇게 하루 종일 함께 있으면서 잘 느껴지더군요.
이 : 정말요? 뭐, 지금껏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하지 못 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매일 조금씩이나마 일부러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는 시간을 가지려 노력해요. 원래부터 몸 움직이는 건 좋아하거든요. 먹을 것에 대해서도 예전에는 ‘이거 먹으면 살 찌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안 먹고 참곤 했는데, 이게 꽤나 스트레스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생각을 바꾸어 ‘먹은 만큼 더 운동하면 되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 덕분에 몸 컨디션도, 외모도 예전과는 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정말 샤프해지셨어요. 전체적으로 엄청 밸런스가 잡혔다고 해야 하나.
이 : 기쁘네요! 그럼 언젠가 또 blt graph에서 불러 주시려나요?
- 이마이즈미상만 좋으시다면 언제라도 괜찮아요. 솔로도 괜찮지만 다음번엔 케야키자카46이라는 그룹의 일원 이마이즈미 유이의 모습을 보고 싶은걸요. 가능하다면 그리 멀지 않은 시간 내로 말입니다.
이 : 그렇죠. 저를 기다려 주신 분들을 위해서도 하루라도 빨리 그룹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아, 그리고 빨리 악수회에 복귀하고 싶어요. 제가 휴식을 하게 되면서 저와의 악수를 기다려 주시는 분들을 실망시켜 드렸기에, 하루 바삐 제 건강한 모습을 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어요.
- 그러고 보니 저희 잡지에 처음 나오셨을 때도 ‘악수회가 좋다’고 말씀하셨었지요
이 : 네. 하루라도 빨리 팬 여러분을 만나고 싶어요. 하지만 그에 앞서 이번 그라비아 촬영과 인터뷰를 통해 ‘저는 잘 지내요’라고 보고를 드려야겠지요. (웃음) 아, 팬 여러분이 이거 봐 주시려나? 읽어 주시려나?
- 그런 걱정하실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웃음) 아, 인터뷰를 시작 한 지 벌써 1시간 20분이나 되었네요 슬슬 정리를 해 볼까요?
이 : 에~ 벌써 끝내고 싶지 않은데요! 오늘처럼 행복한 하루가 끝나는 거 싫어요.
- 그러고 보니 처음 저희 잡지와 인터뷰 하셨을 때도 ‘돌아가기 싫다’고 하셨었죠. (웃음)
이 : 그랬던 것 같네요. 아, 벌써부터 이즈 오시마에 갔다 온 게 옛날 일 같아요!
- 아니 그거 오늘 일이었잖아요. (웃음)
이 : 이즈 오시마 밥집에서 밥 먹었던 게 한참 전 일만 같은걸요. 아, 빨리 또 로케 가고 싶네요.
- 지금 말씀하시는 말투가 예전 ‘케야카케’에서 ‘아리무라 카스미상이랑 만나고싶어~’라고 할 때의 말투랑 똑같아요.
이 : 와. 엄청 옛날 일 같아요! 그거, 벌써 1년 전 일이네요. 그 때에 비해 조금은 성장 했을까요? 성장 했다고 칭찬 받고 싶어요. (웃음)
'출판물 > 출판물-케야키자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BUBKA 1711 - 이마이즈미 유이 인터뷰 2/2 (0) | 2017.10.05 |
---|---|
BUBKA 1711 - 이마이즈미 유이 인터뷰 1/2 (0) | 2017.10.04 |
BUBKA1709 - 모나왕국의 여름 2/2 (0) | 2017.08.05 |
BUBKA1709 '모나왕국의 여름' 1/2 (0) | 2017.08.04 |
BUBKA 1708 - 시다 마나카 인터뷰 (0) | 2017.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