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조노 (이하 ‘오’) : 잘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 고향 근처에는 없었던 것 같아요. 클럽 간다는 사람 본 적이 없는걸요.
- 그럼 클럽이라는 게 있다는
건 알고 있었나요?
오 : 단어는 들어 본 적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클럽이나 바 같은 건
다 비슷하게 느껴져요.
- 비슷한 이미지라… ‘소위 말하는 파리피(※’파티피플’의 줄임말) 들이 모여있다’는
느낌인가요?
오 : 아, ‘파리피’라는
말, 되게 이상하지 않나요?
- 어디가 이상한가요?
오 : 원래는 ‘파티 피플’이라는
말이잖아요. (※일본어로는 ‘파-티-피-포-‘라는 발음) 근데 뒤에 붙는 ‘피포’가 뭔지를 모르겠단 말이죠. 구급차 소리 말하는건가? (※구급차 소리는 일본어로 ‘피-포-피-포’)
- 아하하하
오 : ‘구급차’라 하면 역시 ‘위험’이라는 말이 떠오른단 말이죠. 그래서 그런지 ‘파티’도 위험하다는 이미지예요.
- 파티 하면서 술을 많이 마시면
구급차 신세를 질 수도 있죠. (웃음)
오 : …이런 얘기를 얼마 전에 가고시마에 사는 선배들이랑 했단 말이죠. ‘파티는
위험하니까 가시면 안 돼요’ 라고.
- 그렇군요. (웃음) 그렇게 ‘파리피’와는 거리 먼 생활을 하신 오오조노상은 고향 가고시마에서 학생 생활을 만끽하셨던 것 같은데요.
오 : 네. 친구들을 엄청 좋아했거든요.
친구들이랑 근처 공원 가서 놀거나 했어요.
- 프리쿠라(※스티커사진)를 찍거나 하진 않았나요?
오 : 찍었어요. 아, 그리고
망가소코(※중고 물건을 사고파는 리사이클샵)에 놀러 가거나.
- 망가소코(※글자를 그대로 쓰면 ‘만화 창고’라는
의미)요? 만화방 같은 덴가요?
오 : 아뇨. 중고 물건들을 파는 곳이에요.
- 그럼 가장 가까운 가라오케까지는
바이크를 타고 갔나요?
오 : 친구네 집이 가라오케를 했었기에 거기 갔어요. 프리 타임, 학생 요금이면 아침부터 저녁 6시까지 노래 불러도 1,000엔이면 됐거든요.
- 주로 어떤 노래를 불렀나요?
오 : 뭐 불렀더라… 기본적으로 그렇게 엄청 좋아하는 노래라 할 만한게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가라오케 가면 주로 잠 자곤 했거든요.
- 가라오케까지 가서 잤군요. (웃음) 오오조노상 집에 친구들이 놀러 오거나 하진 않았나요?
오 : 모모코네 집은 청소를 갓 했을 때에만 사람을 들일 수 있었거든요. 평소에는
사람 들일만한 곳이 아니에요. (웃음)
- 그렇게 정리가 안 되어 있었나요?
오 : 부모님이 허락을 안 해 주셨어요. ‘오늘은 집이 지저분하니까 안돼’라고.
- 그럼 청소는 주로 어머님이?
오 : 아뇨. 기본적으로 청소는 모모코가 했어요. 기본적으로 머리가 안 좋다 보니 엄마가 항상 ‘하다못해 집안 일
정도는 잘 해야지 시집 가지’라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집안일을
많이 도왔어요. 청소, 세탁, 설거지, 요리…
- 나중에 결혼하면 좋은 아내가
되겠네요.
오 : 아니 그렇다고 딱히 집안일을 엄청 잘 하는 것까지는 아니예요. 하라고
하면 할 수는 있는 정도?
-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해요. 집안일을 뭐든 돕는다니.
오 : 그 정도는 하려고만 하면 누구든 할 수 있는걸요.
- 요즘은 ‘집안일 싫다’는 사람도 많잖아요. 하기
싫다는 이유로 그냥 방치하는 사람도 많은 와중에 모모코상은 집안일 하는 게 싫거나 하지 않나요?
오 : 사실 저도 별로 좋아하신 않아요. 하지만 부모님이 ‘하라’고 하시면 ‘…네’라고 대답하는 느낌이랄까요.
- 하기 싫지만 별 수 없이
한다는 얘기군요. (웃음) 그럼 언젠가는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은 있으신가요?
오 : 기본적으로 어린 아이들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예전에는 유치원 수영장에서
어린 아이들과 함께 수영 하면서 수영을 가르쳐 주는 봉사활동을 했었거든요. 요 전에 본가에 돌아 갔을
때는 하지 못 했지만, 그 전에 돌아갔을 때는 유치원에 놀러 가서 어린 아이들과 놀았어요.
- 나중에 오오조노상이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는 ‘우리 엄마, 예전에 노기자카46 센터였어’라고 자랑 할 수 있겠네요.
오 : 그 때쯤에는 ‘노기자카가 뭔데?’라고
할 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 ‘노기자카가 어디야? (※노기도코) 처럼요? (웃음)
오 : 우후후후
- 그럼 결혼을 하신 뒤에는
다시 가고시마로 돌아 가 그 곳에서 살 생각이신가요?
오 : 음… 아무래도 가고시마보다는 좀 더 도시에서 사는 편이 편할 것
같아요.
- 예를 들자면 후쿠오카라던가?
오 : 후쿠오카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후쿠오카보다는 좀 더
한적한 곳이 좋겠네요.
- 그럼 도쿄는 선택지에 없겠네요?
오 : 도쿄는 좀… 자연이 있는 곳에서 아이의 몸과 마음을 함께 키워
주고 싶어요.
- 참고로 ‘자연이 풍부하다’는 점 외에 가고시마의 장점을 소개 해 주신다면?
오 : 음… 그렇게 물으신다면 딱 떠오르는 게 없는걸요. (웃음) 아, 사람들이
따뜻해요. 비록 가고시마에서 살 때는 가고시마 사람들이 따뜻하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 했지만요.
- 거리를 걷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다던가.
오 :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거든요.
- 도쿄는 아무래도 콘크리트
정글이니까요. 오오조노상은 그런 도쿄에 물들지 않으신 것 같지만요.
오 : 에~ 정말요?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를 알게 된 것 같은데요. (쓴웃음) 당장 데뷔
당시와 비교해도 전혀 다른걸요. 당연한 얘기겠지만.
어린 아이부터 노부부, 택시 운전수까지
- 오오조노상이 도쿄로 올라
오셔서 만난 사람 중에 좋은 사람들은 있었나요?
오 : 있어요. 모모코는 좋은 사람과 만나면 그걸 메모하거든요. 올 해부터 시작한 버릇인데 벌써 90명이나 만났어요.
- 올 해 시작했는데 벌써 90명이라고요?!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메모가 있나요?
오 : 예를 들자면 ‘어떤 남자분이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는 여자분에게
다가가 ‘괜찮으세요?’라고 물었다’ 라던지.
- 그 모습을 오오조노상이 목격
하셨다는 얘기죠?
오 : 네. 어딘지는 기억 안 나도 분명 역에서 봤던 것 같아요. 1월 25일 아침 9시 45분이었네요.
- 시간도 메모 하시는 건가요?
오 : ‘택시 운전수분께서 지름길을 찾으려고 노력 해 주셨고, 매우 친절하셨다.’ 라던지… 또 뭐가 있으려나… ‘길을
걸으며 유쾌하게 노래 부르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셨다’라던가… 1월 17일 6시 47분에 적은
건 ‘나가하마 네루상이 블로그에 모모코에 대해 써 주셨다’ 네요.
- 네루상, 설 연휴때 가고시마에 놀러 가서 사쿠라지마를 보시고는 ‘저런 산을
보며 자란다면 성격도 느긋하고 대범해지겠지’라고 쓰셨었지요.
오 : 아, ‘좋은 일’이기에
‘오늘은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라는 것도 적혀 있어요.
- ‘본인이 한 좋은 일’도 적으시는군요. (웃음)
오 : 그 외에도 ‘오늘 간식은 뭘까요?
라고 어린 아이에게 질문하는 어머니를 보았다’라던지 ‘어린아이
옆자리에 앉은 남자분이 따뜻하게 미소 지었다’라던가, ‘버스에
탄 어린아이가 내리면서 큰 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
했다’, ‘역 플랜폼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할머니가 귀여웠다’ 같은
것들도 있네요.
- 분명 마음이 따뜻해지는 장면들이네요.
오 : 올 해 1월 1일부터
쓰기 시작했거든요.
- 아직 1월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인터뷰 당시) 벌써 90개나 적으시다니 대단하시네요.
오 : 하지만 때로는 한 가지도 발견하지 못 하는 날도 있어요. (웃음)
- 그런 세세한 것들은 깨닫지
못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왜 그런 것들을 적게 되셨나요?
오 : 이런 작은 것들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아직 모모코는 괜찮다고 생각하거든요.
- 그렇군요. 어쩌면 그런 마음가짐은 현대인들이 잊고 있던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어른이
되면서 점점 그런 ‘작은 행복’들을 깨닫지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1월이 채 지나기도 전에 90개나 되는 ‘작은 행복’을 발견하셨으니, 이대로
간다면 올 해 안에 1,000개는 거뜬하겠네요.
오 : 1,000개 넘기면 좋겠어요. 1,000개가 넘는 ‘좋은 일’들을 찾아 냈다는 거잖아요.
- 그렇죠. 매우 좋은 일이지요. 올 해 목표는 좋은 것 1,000개 찾기로 하죠!
오 : 그럴까요!
- 그럼 오늘은 91번째 ‘좋은 일’을 발견
하셨나요?
오 : 오늘이라… 아직은 못 찾았어요.
(웃음)
- 아하하하 그런가요. 뭔가 미안한데요.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올곧은’ 성격
- ‘좋은 사람’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선배님들은 어떤가요? 다들 상냥하신가요?
오 : 정말 다들 상냥하시고 좋은 분들이세요. 아, 치마쨩이랑 메론빵 먹으러 아사쿠사 가기로 했어요.
- 다들 오오조노상을 정말로
귀여워 하시네요. 그런 만남은 노기자카라는 그룹에 들어 오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하는 원인이라 할 수
있을까요?
오 : 네. 정말로 좋은 분들과 만났어요.
- 선배들에게 상담하곤 하나요?
오 : 네. 기본적으로는 ‘상담
해 볼까?’라는 것이랑 ‘이건 상담 해도 어떻게 될 문제가
아니니 이건 그만두자’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반반정도예요. 어쩌면
반항기일지도 모르겠네요. 중 2때도 그랬거든요. 고민이 있을 때 선생님이 저를 불러다가 ‘고민이 있으면 이야기 해
보라’ 하셨는데 아무 말 안 하고 있었더니 ‘왜 아무 말
안 하냐’고 하시길래 ‘왜 제가 이야기 해야 하는데요? 이야기 하면 뭐 변하나요?’라고 반항 한 적 있어요.
- 오오조노상은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타입이네요.
오 : 장단점이 있지요.
- 아무 말 없이 혼자 끙끙대기보다는
일단 이야기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오 : 그런가요… 어느 사이엔가 인생상담이 되었네요.
- 오늘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오오조노상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멋진 에피소드도 잔뜩 들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