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화
히라가나케야키
2016년 봄, 케야키자카46의 데뷔곡 '사이마조'가 한창 사회현상을 일으키고 있을 무렵, 히라가나 케야키의 추가 멤버 오디션 역시 막바지에 다다라 있었다.
최종심사 직정, 후보자들은 인터넷 방송 서비스인 '쇼룸'을 통해 각자 개인방송을 하게 되었다. 업계에서도 전례가 없는 시도였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방식을 통하여 그녀들 개개인의 매력이 발휘되어, 데뷔도 하기 전부터 팬들과의 인연을 맺는 멤버도 생겨났다.
그리고 5월 8일, 히라가나 케야키의 추가 멤버 11명이 결정되었다. 지금까지는 홀로 그룹을 짊어 져 온 나가하마 네루와 함께 총원 12명 체제로 '히라가나 제 2장'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례적인 속도로 만들어진 오리지널곡
합격자들의 활동은 꽤나 느긋한 페이스로 흘러갔다. 1, 2주에 한 번 정도 모여서 기초적인 댄스 스탭을 배우거나 레크리에이션 정도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명확하게 리더십을 발휘하는 멤버는 딱히 없었지만, 당시 20살이던 사사키 쿠미는 모든 멤버들에게 신경 써 주고 말을 걸어 주었고, 중 3에 불과했던 카게야마 유카는 레슨 중에 자신의 생각을 확실하게 이야기 하며 다른 멤버들이 의견을 내기 쉬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전체적으로 보아 의사소통이 자유롭고 따뜻한 분위기의 팀이었던 것이다.
그녀들에게 있어 첫 번째 '일'은 케야키자카46의 2번째 싱글, '세상에는 사랑뿐이야'에 실린 커플링곡 녹음이었다.
일반적으로 새롭게 오디션에 합격한 멤버들이 이토록 빠르게 오리지널 곡을 받게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예를 들어 2015년 8월에 결성 된 한자 케야키가 처음으로 레슨을 시작 한 것은 같은 해 10월, 데뷔곡인 '사이마조' 녹음을 시작 한 것은 이듬해인 2016년 2월이었다. 약 반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 것이다.
그에 비해 히라가나 케야키는 2016년 5월에 오디션에 합격 해서는 첫 녹음에 임한 것이 불과 같은 해 7월이었다. 말 그대로 이례적인 속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사실 우연히 그녀들이 가입했던 시기가 2번째 싱글 제작기간과 겹첬기에 갑작스레 결정 된 일이었다.
레코딩은 큰 스튜디오에 11명의 멤버가 전원 들어 간 상태에서 이루어졌다. 노기자카의 팬으로, TV를 통해 노기자카의 레코딩 장면을 본 적 있던 카토 시호는 실제로 스튜디오에 들어 간 순간부터 가슴이 뛰었다.
'마이크가 엄청 크네. 이게 이전에 TV에서 봤던 거구나. 나도 이제부터 레코딩이란 걸 하는구나.'
레슨 때 생각대로 춤을 추지 못 해서 금새 좌절 해 버린 이구치 마오 역시 이 날의 일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나, 평범하게 살았더라면 경험하지 못 할 일을 하고 있네. 이거 대단한데? 나 지금 아이돌이네!'
하지만 아직 제대로 레슨도 하지 않았던 그녀들의 노래는 전체적으로 퀄리티가 낮았기에 디렉터가 몇 번이나 한심하다는 듯 지적을 했다.
'리듬이 엉망이야', '목소리가 제대로 안 들려', '음정이 부정확해' 등등…
헤드폰을 쓰고 있었기에 부스 밖에서 무슨 이야기가 나오는 지 확실히는 알 수 없었지만 분위기로 보아 자신들의 노래에 질려 버리고, 한심하게 보고 있으리라는 것은 유추 할 수 있었다.
녹음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두근거렸지만, 정작 녹임이 시작 된 뒤로는 자신들의 무능력함에 실망 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완성 된 음원은 그 당시의 풋풋한 그녀들 외에는 흉내 낼 수 없는 소박하면서도 천진스럽고 솔직한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히라가나 케야키46의 첫 오리지널 곡의 제목은 '히라가나 케야키'
말하자면 새롭게 출발한 그녀들의 자기소개와도 같은 곡이었다.
'앞으로 잘 부탁해 히라가나처럼 솔직한 자신의 모습 그대로
한 그루 느티나무부터 물들어 가듯 이 마을에 조금씩 녹아들었으면 좋겠어.
춤 추듯 떨어지는 낙엽들은 계절 따라 옷을 갈아 입고
어제와는 다른 표정을 한 푸른 하늘이 얼굴을 비추지'
이 곡에서 나가하마 네루와 함께 더블 센터를 맡은 카키자키 메미는 이 가사를 처음 보았을 때, '우리 얘기다'라고 느껴 져 기뻤다고 한다.
앞으로 수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 곡을 부르며 자신들을 알리게 될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기대감으로 부풀었다.
그 중에서도 후렴구의 '한 그루 느티나무부터~'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스테이지 위에서 노래 할 때, 이 부분에서 12명의 멤버들이 옆으로 죽 늘어서서 팔을 위로 들어 느티나무 가지를 표현하는 부분이 있다. 그 뒤, '사이마조'의 안무 일부분을 거쳐 마지막으로 멤버 전원이 큰 느티나무 모양으로 포메이션을 짜는 퍼포먼스를 하게 된다..
이 때만 해도 히라가나 케야키는 선배 그룹인 한자 케야키와 함께 한 그루의 큰 느티나무를 구성하는 일부분이자 함께 걸어 갈 존재였다.
'일반인들 사이에 연예인이 한 사람 있는 것 같았다'
새롭게 11명의 동료들을 맞이한 나가하마 네루는 이 때 이미 복잡한 입장에 처해있었다.
4월 말에 있었던 '사이마조' 발매 기념 악수회에는 결석 멤버들의 언더로서 미니 라이브에 참가, 한자 케야키의 곡을 3곡 함께 선보였다. 물론 그룹의 대표곡인 '사이마조' 역시.
또한, 히라가나 케야키의 합격자 발표 직후에 있었던 악수회에서 무대에 서게 되었을 땐, 한자 멤버 중 몇명인가가 원진을 짜며 '네루와 함께 스테이지에 서는 건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르니까 모두 힘을 합쳐 열심히 하자'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였다.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눈물을 흘리는 멤버들의 모습도.
그 뒤로도 딱히 히라가나 멤버들과 대면할 기회를 받지 못 한 채, 한자 케야키의 첫 주연 드라마 '누가 도쿠야마 다이고로를 죽였는가?'의 리허설에 참가, 그대로 다른 멤버들과 함께 드라마 촬영에 쫓기는 매일을 보내게 되었다.
어느 사이엔가 나가하마는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한자 케야키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 있었다.
6월, 나가하마에게 새로운 변환점이 찾아왔다.
케야키자카46의 칸무리 방송인 '케야카케' 녹화중에 '나가하마 네루는 2번째 싱글부터 한자 케야키와 히라가나 케야키를 겸임한다'는 내용이 발표 된 것이다.
그 순간, 나가하마를 비롯하여 여러 멤버들이 눈물을 흘리며 나가하마를 축복해 주었다.
이 결과 나가하마는 정식으로 한자 케야키의 일원이 되어 2번째 싱글 타이틀곡 '세상에는 사랑뿐이야'에도 참가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 '겸임'이라는 조치는 결과적으로 이후 나가하마를 괴롭히는 원인이 되며, 다른 히라가나 케야키 멤버들이 자신들의 존재이유를 고민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하에서 히라가나 케야키의 11명의 멤버들은 조금씩이나마 레슨이나 취재 등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 8월 상순에는 합숙도 하며 같은 달 13일로 예정 된 첫 이벤트에 대비하여 집중 레슨을 받았다. 추가 멤버들과 나가하마 네루가 함께 '활동'을 한 것은 사실상 이 합숙기간이 처음이었다.
양자가 처음으로 함께 '활동'을 한 것은 한 잡지의 촬영이었다.
당일 한자 케야키의 멤버로서 '도쿄 아이돌 페스티벌 2016'에 출연중이던 나가하마는 낮 공연과 밤 공연 사이에 회장을 빠져나와 히라가나 케야키의 멤버들과 함께 잡지 촬영에 ㅇㅣㅁ했다.
사실 오디션이 끝난 뒤에 무대에서 스쳐 지난 정도의 관계였지만, 카토 시호나 다카모토 아야카 등 일부는 나가하마에게 적극적으로 말을 걸었다.
"네루쨩이라 불러도 돼요?" 라는 질문에 나가하마는
"당연히 되지. 경어 안 써도 돼"라 대답하였다.
이틀 뒤 밤, 히라가나 케야키의 멤버 12명이 한 자리에 모여 회식을 하였다.
명목은 히라가나 케야키라는 그룹의 친목회였지만 사실 그 의도는 나가하마와 다른 멤버들의 거리를 줄이기 위함이었다.
함께 합숙을 하며 사이가 돈독해 진 히라가나 멤버 가운데 나가하마만이 붕 떠 있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침없이 나가하마에게 다가오는 다른 멤버들에 비해 나가하마는 오히려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대해 나가하마는 내심
'아, 나는 이번에도 늦어 버렸구나'라 생각했다.
한자 케야키에 '늦게' 가입한 뒤, 홀로 히라가나 케야키로서 활동 해 온 그녀.
겨우 동료가 생겼는데 자신의 스케줄 문제로 레슨에도 변변히 참가 하지 못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함께 오디션에 합격하여 함께 데뷔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는 아이들의 그룹 안으로 들어 가기에는 이미 늦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다른 멤버들 역시 나가하마는 자신들과 다른 입장에 서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사카에서 올라 와 합숙에 참가했던 다카세 마나는 자신들과 나가하마의 관계를 '일반인들 사이에 연예인이 한 명 있는 것 같았다'고 표현한다.
카토 시호 역시 나가하마에 대하여 'TV에서 보던 사람'이라고 생각했었기에 사실상 자신과 같은 그룹의 멤버라는 실감이 들지 않았다.
이후로도 몇 번인가 함께 레슨을 받을 기회는 있었지만, 그 때마다 나가하마는 한자 케야키 멤버로서의 활동, 라이브나 TV촬영, 댄스 레슨 등 하드 스케줄로 인하여 항상 뒤늦게 연습에 참가하였고, 항상 '늦어서 죄송하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카게야마를 비롯한 히라가나 케야키 멤버들은 맨얼굴인 자신들과는 달리 프로에게 메이크업을 받은 채 레슨을 받는 나가하마의 모습을 보며 '인기 아이돌 네루쨩과 함께 레슨을 받는다니 뭔가 신기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한다.
갑작스레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 리허설실
새로운 체제로 완성된 히라가나 케야키의 첫 피로연이 얼마 남지 않았던 어느 날, 한자 케야키와 히라가나 케야키는 합동 리허설을 갖게 되었다.
11명의 추가 멤버들에게 있어서는 이 날이 처음으로 선배 멤버들과 만날 기회였다.
나가하마 네루를 비롯한 히라가나 케야키 멤버들이 리허설실에서 대기 하는 가운데, 한자 케야키 멤버들이 들어왔다.
12명의 히라가나 케야키 멤버들과 20명의 한자 케야키 멤버들이 첫 대면하는 순간이었다.
'TV에서나 보던' 한자 케야키 멤버들이 눈 앞에 일렬로 늘어 서 있는 모습은 엄청난 박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선배들을 앞에 두고 히라가나 멤버들이 한 명씩 자기소개를 하였다.
이름을 이야기 하고, 특기나 좋아하는 음식을 이야기 하는 정도의 간단한 인사였지만, 긴장으로 목소리가 떨리거나 눈물을 흘리는 멤버도 있었다.
그러던 가운데, 한 멤버가 갑작스레 목을 놓아 울기 시작했다.
모두를 당황하게 만든 그 멤버의 이름은 사이토 쿄코.
사실 사이토는 남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타입이 아니다.
그런 그녀의 성격은 이미 다른 사람들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그런 그녀가 갑작스레 목을 놓아 울기 시작하였을 때엔 모두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이 때 그녀가 흘린 눈물에는 남모를 사정이 숨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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