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라이브는 즐겁게 하고, 전하고자 하는 것은 앙코르때 전한다
- 그럼 다시 아까 하던 얘기로 돌아 가 볼게. 개인적으로 케야키 공화국 세트리스트가 진짜 좋았거든.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막힘 없이 스무스하게 진행되는 게 좋았어. 다른 아티스트들 공연을 보다보면 ‘아 지금 여기서 흐름이 딱 끊겼네’ 싶을 때가 있거든. 그런게 그런 게 전혀 없었어. 아, 그리고… 엔딩이랑 앙코르 얘기 여기서 해도 돼?
히 : 네.
- 보통 본 공연이 끝난 뒤에 앙코르를 할 때는 ‘그럼 마지막으로 화려하게 불 태워보자’라고 달리기 마련이잖아?
히 : 아, 그렇죠.
- 하지만 이번 공화국 앙코르는 그렇지 않았잖아. 앙코르 때도 뭔가 메시지를 전하려 했던 것 같은데?
히 : 오히려 ‘그 때’ 메시지를 전하려 했어요. 일단 본 공연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즐기는 것을 메인으로 하자고 멤버들끼리도 정했었거든요.
- ‘두 사람의 계절’ 뒤에 ‘네가 없어’, ‘이제 숲으로 돌아갈까?’, ‘유리를 깨라!’로 이어지는 세트리스트였지. 그리고 뒤 무대 세트도 뭐라하지? 별처럼 반짝거리는 것으로 바뀌었고. 예를 들어 ‘네가 없어’ 같은 경우, 이번 라이브에 함께하지 못 한 멤버들에 대한 메시지 같았어. 그 곡 뿐 아니라 그 블록에 나온 곡들은 전부.
히 : 네.
- 하지만 마지막에 ‘유리를 깨라!’를 둠으로 해서 ‘언제까지 미련을 갖고 있을 수 만은 없어, 우리는 우리대로 걸어 나가야 해’라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한 것 아닌가 싶었어.
히 : 후후후후
- 아니 내 해석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도 안 알려주네 (웃음) 자, 그럼 ‘유리를 깨라’ 연출에 대해 말 해 보자. 보던 사람들 간담이 서늘했을 거야. 영상 속에서 유리나쨩이 쓰러진 순간, 아무도 없던 스테이지 위에 실제로 유리나쨩이 나타났잖아.
히 : 일단 멤버들하고 함께 빠진 뒤에, 안 들키도록 조심조심 기어서 스테이지로 돌아 와, 대기하고 있었어요. (웃음)
- 그리고 그 때, 영상 속의 유리나쨩이랑 무대 위의 유리나쨩의 움직임이 딱딱 맞더라고. 그건 어떻게 한 거야?
히 : ‘손은 여기’라는 식으로 정해져 있긴 했지만 그 이상은 별 거 없었어요. 영상 전환 스태프분이나 카메라맨분, 조명담당자분 등 관련 스태프 여러분이 잘 표현 해 주셨던 것 같아요.
- 아냐. 완벽했어. 그럼 그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는거야?
히 : 음… 우선 그 때, MA1 (유리를 깨라!의 의상)로 갈아입어야 했는데요, 무대를 멈추고 옷 갈아입는 시간을 만드는 것 보다는 스토리성을 주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작년 투어 때 마지막에 ‘불협화음’을 선보였을 때 처럼 ‘가라스’로 들어가기에 앞서 뭔가 연출을 넣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죠.
- 그렇구나. 뭔가 어떤 이미지로 하고 싶었다던가 하는 건 없어?
히 : 이번 앙코르 공연에는 설정이 있었는데요, ‘세종’에서 ‘숲’ 까지는 주인공인 ‘나’라는 인물이 꿈 속에 있다는 설정이에요. 영상에서도 제가 혼자 춤을 추잖아요. 그 때도 사실 저는 꿈 속에서 춤을 추고 있는 거죠.
- 오오!!
히 : 영상 마지막 즈음에 철컥 하는 소리가 나고, 제가 머리를 감싸고 주저앉잖아요. 거기가 바로 꿈에서 깨어 현실로 돌아오는 부분 인 것이지요. 그리고 제가 쓰러지고요. 아마 보시는 분들은 제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시고 ‘아 다음 곡은 불협이겠구나’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기도 한데…
-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그렇게 생각은 했는데 솔직히 ‘그만 뒀으면 좋겠는데’라고도 생각했어. 이런 흐름에서 불협이 나오면 유리나쨩이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생각했거든. 뭐, 결국 ‘가라스’에서도 죽을 뻔 했던 것 같지만.
히 : 뻔 한게 아니라 죽었죠. 원래 그런 세계관이거든요.
- 개인적으로는 그 장면을 보고, ‘유리나쨩은 화면 속에는 있지만 지금 눈 앞에는 없다. 당신들이 믿고 있는 것은 대체 어떤 것이냐?’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했어.
히 : 아…
- 사실 지금 내 눈 앞에는 없어도 이 세상 어딘가에는 존재하는 것들도 있고, 어쩌면 화면 안의 세상이 진실일 수도 있잖아. 그런 모순점을 이야기 하고 있는건가… 싶었지. 아, 그리고 공화국에서 보여 준 마지막 ‘가라스’는 지금까지 본 것 중 최고였어. 기백도 그렇고 표정도 그렇고 정말 엄청났거든. 하지만 유리나쨩은 언제나처럼 기억에 없겠지?
히 : 네. 기억이 안 나요. (웃음)
이야기는 다시 한 번 히라테의 활동 중지 기간으로 돌아간다. 히라테가 라이브 활동을 재개 한 것은 케야키 공화국의 약 1달 전, ‘THE MUSIC DAY 전해주고 싶은 노래’(7월 7일 방송)를 통해서였다. 그리고 다음 날엔 ‘JUMP MUSIC FESTA’에 참가, 요코하마 아리나 무대에 서서 기다리고 있던 팬들에게 ‘완전 부활’을 신고하기도 하였다. 그 때, 히라테상이 마음 속에 품고 있던 것은 어떤 감정일까. 모두가 알고 싶어 하는 그 점을 질문 해 보았다.
- THE MUSIC DAY에 나가게 되었을 땐 어떤 기분이었어?
히 : 사실 그 당시는 이미 ‘앰비벌렌트’의 제작도 시작 된 시기였고, 케야키로서 활동을 재개 한 시점이었기에 들어 온 스케줄대로 출연 했어요.
- 아, 자연스럽게 출연 한 거구나. 딱히 ‘이 무대에 나가야지’라고 마음 먹고 움직인 건 아니었네?
히 : 사실 ‘복귀한다’고 거창하게 뭔가 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딱히 그룹에서 나가서 활동 했던 것도 아니고.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나갈게요’라고 대답하고, 아무렇지 않게 나간 것 뿐이에요.
- 사실 유리나쨩이랑은 벌써 1년 넘게 라디오를 함께 하며 이래저래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있는데, 유리나쨩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갖고 있는 듯 하면서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 생각해. 실제로 ‘한자 한 글자로 자신을 표현한다면?’ 이라는 앙케트에도 ‘無’라고 썼었지?
히 : 네. 없을 무 자를 썼었죠.
- ‘히비키’를 보면서도 생각 한 건데, 유리나쨩은 자기 자신은 ‘무’인 상태로 두고 대신 ‘이럴 때 히비키라면 어떻게 생각할까’를 표현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어쩌면 그런 모습이 유리나쨩의 ‘자기 자신’이 아닐까 했지.
히 : 음… 하지만 ‘히비키’는 저 스스로도 그렇게 표현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요.
- 계기는 그렇겠지. 하지만 예를 들어 케야키의 곡을 표현 할 때도 그렇잖아. 유리나쨩은 자신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그 곡의 주인공을 표현하려 한다고나 할까? 주인공이 되어 표현을 할 때는 히라테 유리나라는 존재는 ‘무’가 된다는 거지.
히 : 아, 사실 저도 그런 생각 한 적 있어요. 실제로.
- 솔직히 말해서 무언가를 표현 할 때, 자신을 좀 더 예쁘게 보이고 싶다던가 눈에 띄고 싶다던가 하는 욕구는 전혀 없지? 오히려 스스로는 눈에 안 띄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 아냐?
히 : 네.
- 라이브를 보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다른 멤버들도 유리나쨩이 없는 만큼 자신들이 더 열심히 해야하겠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해 왔다고 생각하거든? 그렇게 다른 멤버들 개개인의 표현력이 파워업 한 상황에서 유리나쨩이 돌아 오고, 곧바로 전국투어에 돌입한 이 흐름이 최고였다고도 생각하고. 실제로 돌아 와 보니 어땠어? 잠시 자리를 비우기 전의 케야키와 돌아 온 뒤의 케야키가 좀 달랐어?
히 : 음… 아직 잘 모르겠어요.
- 유리나쨩 자신도 ‘히비키’를 통해 케야키자카로서 활동 할 때와는 달라졌다고 생각하거든?
히 : 네. 그건 그렇다고 생각해요.
- 요 전에 ‘사카미치 그룹’의 합동 오디션이 있었지? 합격자들이 어느 그룹에 들어 갈 지는 아직 모르지만, 결국 새로운 멤버가 들어 오게 된 거잖아?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히 : 솔직히 한자 멤버들은 지금 이대로 쭉 갔으면 좋겠는데요, 동시에 새로운 멤버도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 그럼 새로운 멤버들이 그룹에서 어떤 역할을 하길 기대하고 있어?
히 : 제가 함부로 이런 말을 해도 될 지 모르겠는데요, 그룹에 새로운 자극을 가져다 주면 좋겠어요.
- 하긴 지금은 전 멤버가 타이틀곡에 참가 할 수 있지. 하지만 멤버가 늘어나면 한자 케야키도 다른 그룹처럼 선발 시스템이 도입 될 가능성도 있잖아?
히 : 오디션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이거, 어떻게 보면 한 사람의 소녀의 목숨? 인생을 빼앗는 것이기도 하잖아요. 오디션에 붙어서 이 세계에 발을 들여버리면 대중에게 얼굴도 팔리고, 어쩌면 두 번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 할 가능성도 있고요. 그래서 스태프분들께는 ‘꼼꼼히 봐 주세요’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말이야, 팬 입장에서는 한자 케야키에 새로운 멤버가 들어온다는 사실이 아직까지도 납득이 안 된단 말이지.
히 : 팬 여러분 입장은 역시 그런가요…
- 팬들이 다 나같다고는 못 하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래. 개인적으로는 노기자카도 좋아하기에 쭉 지켜보고 있는데, 거기도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고, 기존 멤버들이 졸업하고, 원래 그 아이들이 서 있던 포지션에 다른 멤버가 서는 사이클이 뭔가 자연스럽게 느껴지거든? 하지만 한자 케야키는 그런 상상이 안 돼. 아니, 그 뿐 아니라 뭔가 좀 싫기도 할 정도. 이런 얘기, 새로 들어 올 멤버들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말이야.
히 : 멤버들 중에서도 아직 마음 정리가 다 안 된 아이들도 있어요.
- 새로운 멤버들도 들어오고, 활동을 쉬는 멤버도 있고, 이마이즈미상은 졸업을 발표하기도 하고. 그렇게 보면 한자 케야키라는 그룹에 있어서는 변화의 시기라고 할 수도 있겠네.
히 : 나중에 되돌아 봤을 때, ‘앰비벌렌트’라는 싱글이 그룹의 터닝포인트가 되어 있을 수도 있겠네요.
- 그럴지도. 뮤비 처음에 멤버 전원의 이름이 올라 오잖아. 참가하지 않은 멤버들도 포함해서 21명 전부. 그건 어쩌면…
히 : 어떤 의미가 있는 지는 모르겠는데요.
- 팬들 입장에서는 ‘21’이라는 숫자가 변하는 것을 반기지 않는 마음이 있단 말이지. 그렇다고 지금 있는 이 21명이 언제까지고 계속되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창때 소녀들인데다가 각자 생각하는 것도 있을테고. 여러 모로 영향을 받는 것도 있을 테니 결국은 자신들이 가고 싶은 길을 가 주었으면 좋겠다고는 생각해.
히 : 그렇죠. 어쩌면 멤버들도 ‘이번이 지금 멤버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활동일 지도 몰라’라는 생각은 내심 하고 있기에 지금 이렇게 견뎌 낼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죠.
- 그렇기에 팬들은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거지. 개인적인 망상이지만, 언제가 될 지는 몰라도 케야키자카가 언젠간 ‘해산’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어. 어쩌면 그런 마무리가 케야키자카랑 가장 어울릴 것 같기도 하고.
히 : 그럴 수도 있겠네요.
- 물론 해산하라고 하는 건 절대 아니고. 하지만 나도 모르게 그런 망상을 하곤 해. (쓴 웃음) 아키모토상이 만든 그룹, 예를 들어 48그룹은 아직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잖아. 노기자카도 새로운 흐름으로 바뀌어 가고 있고,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케야키자카가 지금까진 없던 방식으로 종착점을 가져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히 : 아니 왜 갑자기 그렇게 급히 마무리 짓는 건가요. (웃음)
- 어디서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 지 고민하다 결국 불시착 해 버렸네. (웃음) 그나저나 케야키자카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 해 갈까? 유리나쨩은 어떻게 변했으면 좋겠다 싶은 거 없어?
히 : 아직 그런 곳 까지는 생각하지 못 하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뻔히 예상이 되면 재미 없잖아요?
- 그건 그래!
히 : 어떻게 될 지 모르고, 예측이 안 되는 게 재미 있는 법이죠!
- 유리나쨩 개인에 대해 얘기를 해 보자면, 지금 17살이지?
히 : 음… 나이보다는 마음가짐이 중요 한 것 같긴 하지만요.
- 케야키 같은 경우에는 특히 젊은 층의 마음을 대변한다는 특징이 있잖아. 그런 기분을 잃지 않으려면 분명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네.
히 : 나이가, 외모가 어른이어도 마음이 젊으면 그런 발상은 가능할 거라 생각해요. 다카히로상만해도 어린아이 같은 부분이 많거든요. 신구상도 그렇고.
- 어른들이라면 하기 힘든 발상을 할 수 있는 분들이지.
히 : 네. 사실 케야키자카는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기에 성립되는 그룹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 역시 그 두 분께 배운 거고요. 두 분과 만나서 정말 다행이고, 그 두 분이 안 계셨다면 지금 같은 표현은 못 했을거예요.
케야키에서 특유의 술렁임이 최고야!
히라테에게 있어 'GIRLS LOCKS!'는 단순히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소뿐만이 아니다. 청취자들이 보낸 메일을 읽고, 라이브로 통화를 하는 등 자신과 같은 세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한 것이다. 해당 방송 전체의 메인 진행자인 토오야마교장은 그녀가 'GIRLS LOCKS!'를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지켜 봐 온 사람이다. 이번 인터뷰의 마지막 파트에서는 그런 두 사람의 ‘사적’이고 ‘개인적’인 대화를 실어보도록 한다.
- 유리나쨩이랑 같이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말들이 있었어. 녹음 때도 그렇고 잡담 때도 그렇고. 유리나쨩 본인도 같은 세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이 많을거고.
히 : 네. 많아요.
-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그런 것 중에 좋은 얘기들이 많았거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이번 기회를 빌어서 해 보는 건 어때?
히 : 음…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지금은 17살이지만 이 순간이 지나고 나면 더 이상 17살의 자신으로는 되돌아 올 수 없잖아요. 그렇기에 한 순간 한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해요.
- 그래, 그래! 유리나쨩은 바로 그런 생각들을 곡을 통해, 라이브를 통해, 그리고 이번에는 영화를 통해 끊임 없이 표현 해 왔잖아.
히 : 그런가요?
- 그렇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렇게 표현 해 오면서도 ‘주어’가 자기 자신이 아니라는 게 더더욱 대단한 부분이고.
히 : 주어가 제가 아니라고요?
- ‘내가’ 이렇게 하고 싶어서 이렇게 했다. 라는 게 아니라는 거지. 어디까지나 그 표현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을 정해놓고, 그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 표현 한다고나 할까?
히 : 하긴, 분명히 대상이 있긴 해요.
- ‘내가 이득을 보기 위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거야. 아이돌, 아니 연예계라는 곳은 ‘내가 이득을 보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로 가득한 곳이라 생각하거든. 기본적으로는 ‘내가’ 남들보다 돋보이기 위해 ‘나는 이렇게 예뻐요. 나를 봐 줘요’, ‘나는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이에요. 나를 봐 줘요’라고 주장하는 곳. 하지만 유리나쨩은 그렇지 않아. 희유(稀有, 희귀하다, 드물다)한 존재라고 생각해. 아, 희유가 무슨 뜻인지는 사전을 찾아보도록!
히 : 보기 드물다는 뜻인가요?
- 정답! 보통은 결과적으로 모든 화살표가 자신에게 향하도록 하거든? 하지만 유리나쨩의 화살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외부를 향해 있어. 전하고 싶은 대상을 갖고 있기에 그토록 다른 이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거라 생각해.
히 : 그런가요?
- 그렇다고! 좀 인정 할 건 인정 해! (웃음)
히 : 에~! (웃음)
- 자기 자신에 대해 전혀 모르지?
히 : 네. 원래 그런 성격인 것 같다고 신구 감독님이 그러셨어요.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 모르는 성격’이라고.
- 그런 성격이면 주변 사람들이 여러 모로 힘들거야. (웃음)
히 : 네. 주변 사람들이 힘들 거예요. (웃음)
- 그러니까 과자 같은 거라도 사 들고 가. 특히 여러 번 함께 일 하는 사람한테는.
히 : 항상 신세지는 분들께는 뭔가 해 드리는걸요.
- 정말? 뭘 하는데?
히 : 선물을 사 간다던가.
- 어? 나 아무 것도 못 받았는데?
히 : 예전에 뭔가 사 갔었는데요.
- ‘뭔가’라니. 자신도 기억 못 하는거야?
히 : 아 맞다. 니이가타에서 당고 사 갔잖아요. ‘히비키’ 촬영으로 니이가타 갔다 와서. ‘선물 같은 거 필요없어’ 라는 분위기였지만 결국 ‘사 와’라고 하셨잖아요. (웃음)
- 그리고 수달 인형도 사 왔었어.
히 : 그것도 기억 해요. 원래 저희 사무소에 있던 거 들고 왔지요.
- 그럼 그건 0엔짜리잖아! 아니 오히려 내가 더 많이 준 것 같은데?! 복숭아 만주라던가, 스타벅스 프리페이드 카드라던가. 참고로 그 카드 얼마 충전 되어 있었는 지 알아?
히 : 4600엔이요.
- 그래, 46에 딱 맞춰서 줬다고! 가게 점원이 엄청 묻더라. ‘왜 4600엔’이냐고. ‘선물 드릴 상대방 생일이 4월 6일인가요? 의미가 담긴 선물이라니 멋지네요! 저도 나중에 따라 해 볼게요’라고 해서 뭐라 대답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고.
히 : 근데 금방 전부 다 써 버렸어요.
- 아니 뭐 사실 우리도 받는 게 많으니까 별 상관은 없어. ‘앰비벌렌트’라던가 ‘스튜던트 댄스’, ‘I’m out’ 이라던가. 멋대로 많이 받고 있잖아.
히 : 요즘에는 저희 신곡이 SCHOOL OF LOCK를 통해 해금되는 경우가 많죠.
- 사실 그거 은근 긴장한다고. 다들 엄청 주목하거든. 주목하는 시선이 따갑게 느껴져.
히 : 그게 바로 저희가 드리는 ‘선물’ 이죠.
- 또 한 방 먹었네! 언제나 부처님 손바닥 위에서 도망치는 것 같단말야.
히 : 곡 제목 잘못 말 하신 적 있던가요?
- 없어.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안 틀려.
히 : 그럼 싫어하는 건 틀리시나요?
- 싫어한다고 하면 좀 그렇고, 감정이 실리지 않으면 그럴 때도 있어. 틀릴 때는 대부분 감정이 확 들어 가 있지 않을 때거든.
히 : 결국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네요. 숨기려 해도 숨기지 못 하는.
- 뭐,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긴 해. ‘이 사람, 감정을 실어서 이야기 하는구나’ 싶을 때는 사실 틀려도 그리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거든.
히 : 그건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 하지만 신곡을 처음으로 해금 할 때는 정말 엄청 긴장돼. 절대로 틀려선 안 되고, 곡 틀기 전에 너무 말을 길게 하는 것도 뭔가 좀 없어 보이잖아. 아, 그러고 보니 공화국 마지막날에 더블앵콜로 ‘앰비벌렌트’를 처음으로 선보였잖아. 그 때 정말로 소름 돋았어. 보통은 신곡을 선보이기 전에 전광판 같은 데에 ‘8월 15일! 7번째 싱글 발매 결정! 신곡 타이틀은 ‘앰비벌렌트’!’라는 식으로 정보를 보여 준 뒤에 퍼포먼스를 할 텐데, 그 땐 진짜 아무 말도 없이 신곡이 시작됐잖아. 그거 최고였어!
히 : 최고였나요?
- 응. 최고였어. 퍼포먼스가 끝난 뒤에도 보통은 ‘이 곡이 곧 나오니,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홍보하기 마련인데 그런 말 한 마디도 없이 캡틴이 전체 인사를 하고 그대로 공연이 끝났잖아. 그거 진짜 깔끔하고 각오가 돋보였어. 사실 일반적으로는 그럴 때 뭔가 한 마디 하고 싶어지거든. 아무 말 없이 그냥 끝내면 안 될 것 같고 말이야. 그런 부분까지 전부 생각하고 한 거야?
히 : 네. 사실 처음에는 ‘다음 곡은 신곡입니다. 들어주세요’라고 하고 퍼포먼스로 들어가려 했어요. 하지만 왠지 좀 멋이 없더라고요. 결국 저희들도 아무 말 하지 않고, 영상 공지도 나중에 트는 것으로 정했죠.
- 그렇지. 공연이 전부 끝난 뒤에 전광판에 공지가 나왔어. 현장의 반응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쪽이 정답이었던 것 같아. 더블 앙코르 때, 멤버들이 듣도보도 못 한 의상을 입고 나와서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고 춤을 추기 시작했잖아. 그 때 객석이 엄청 술렁였는데, 그게 최고였지.
히 : 아, 객석쪽이 술렁였나봐요?
- 엄청 술렁였어. 사실 사전에 정보를 들어 알고 있었다면 인트로가 울리는 순간, ‘아, 이게 신곡이구나!’라고 생각했겠지만, 그 때는 무엇보다도 ‘이거 뭐지? 못 들어 본 음악인데?’ 라는 반응이 먼저 오고, 그 다음에 ‘어? 이거 신곡이잖아!’라고 이해 하게 되는 거잖아. 다른 아티스트의 공연에서는 절대 맛 볼 수 없는 감각이었지. 그리고 케야키 팬들도 대단한 게, 순식간에 상황을 이해 하더라고. 물론 거기에는 곡 자체가 가진 힘도 있겠지만, 금세 ‘오오오오오!’라고 따라 부르더라.
히 : 오오오오오! (웃음)
- 방금 전에 처음 들은 곡을 말이지. 대단하지 않아? 케야키의 라이브는 ‘보통은 이렇게 하지’라는 공식을 전혀 따르지 않아서 재미있어.
히 : 사실 라이브가 끝난 뒤에 전원이 일렬로 늘어서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케야키자카46이었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게 자리 잡지는 않았죠. 요즘은 아예 캡틴이 ‘케야키자카46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면 다들 뿔뿔이 흩어져서 들어가거든요. 저희들끼리는 ‘얀챠바케 (제멋대로 흩어지는 것)’라고 부르는데요.
- 재미있는 이름이네. 누가 붙였어?
히 : 아마도 연출가분께서 붙이셨던 것 같아요. 요즘은 그냥 그게 당연한 게 되었지만.
- 아니 지금 그대로 문제 없다고 생각해. 앞으로도 변함 없이 케야키자카46 독자의 방식을 고수 해 주었으면 좋겠어. 아, 슬슬 시간이 다 됐다고요? 마무리 하라고요? 자… 그럼 안녕! (웃음)
히 : 안녕히 가세요. (웃음)
- 그럼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보자. 라이브, 또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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