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도쿄로 상경하여 현재 혼자 살고 있습니다만, 도쿄로 올라 온 뒤로는
비행기를 보러 외출하는 기회를 좀처럼 갖지 못 했어요. 그런 와중에 이번 연재를 기회로 하네다 공항
근처에 있는 죠난지마 해변공원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도쿄의 새로운 일면을 개척 해 나가는 것 같아
두근거렸지요.
첫 회인 이번에는 우선
‘제가 어째서 비행기를 좋아하게 되었는가’, ‘비행기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가’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고향인 아키타현에 살았을
때, 틈만 나면 비행기를 보러 가곤 했었어요. 할아버지가
집에 놀러 오시면 함께 아키타 공항에 데려 가 주시곤 했거든요. 비행기에 타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보러’ 가는 것이었지요. 비행기를 보고 난 뒤에 공항에서 밥을 먹고 하는 게 좋았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가장
처음으로 공항에 갔던 것은 유치원 때의 일이었습니다. 비행기를 그다지 많이 탄 것도 아닌데 비행기나
공항에 대해서는 친근감을 갖고 있어요.
요즘 들어서는 아키타 공항까지
갈 수 있는 자동차 전용 도로가 생겼습니다만, 예전에는 일반 도로를 이용해서 공항까지 가곤 했지요. 그리고 그건 그것 나름대로 즐거운 것이었지요. 겨울이면 사방에 쌓인
눈 위에 동물들 발자국이 찍혀 있기도 했는데, 그런 발자국들을 찾아내며 즐기고 있으려면 머리 위로 여객기가
날아가며 그림자를 드리우곤 했습니다. 동물의 발자국과 비행기 그림자가 겹치는 그 순간이 참 좋았지요.
어릴 적부터 이렇게 생활
환경 가까이에 공항이 있는 곳에서 살다 보니, 가족들 머릿속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행기 취항 스케쥴이
들어 가 있곤 했어요.
가족들끼리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 비행기 엔진소리가 들리면 ‘아, 도쿄에서 오는
비행기구나’라고 말하곤 했지요.
가족 중에서 가장 비행기를
좋아하는 것은 저입니다만, 비행기 소리에 가장 민감한 것은 엄마에요.
(웃음)
비행기 모형을 많이 갖고
있는데, 전부 본가에 있답니다. 도쿄 집에 장식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비행기 모형을 보고 있으면 아키타로 돌아가고 싶어지거든요.
기체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노기자카에 가입한 뒤.
에어버스의 스타일리시한 모습에 한 눈에 반했다고.
CA (항공기 승무원)이 되고 싶기도 했었기에, 기본적으로 항공업계 전반에 대해 흥미는 갖고 있었습니다만, 노기자카46에 들어 온 뒤로는 ‘기체’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기체는
‘에어버스 A380’이에요.
기본적으로 대형 여객선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이 A380은 현행 여객기
중 가장 큰 기체 중 하나입니다. 그것도 내부가 2층 구조로
되어 있지요.
그 외에는 ‘보잉 747’도 좋아합니다. 특히
비행기 머리 부분이 2층 구조로 되어 있기에, 그 부분만
다른 부분에 비해 불룩 튀어 나와 있는 모습이 귀여워 보여요. 최근 들어서는 주로 화물선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만, 제가 어릴 적에는 ANA (전일본공수)의 ‘포켓몬 제트 (포켓몬
그림으로 래핑한 비행기)’로도 활약 한 기체랍니다.
최근 들어 관심이 생긴
것은 ‘보잉 787’입니다.
타 보신 적이 있는 분이라면 잘 알고 계시겠지만, 이 기종은 ‘전자 커튼(플라스틱 차양을 수동으로 여닫는 것이 아니라, 색/음영을 이용해서 조절 할 수 있도록 함)’을 채용한 기체이지요!! 비행기에 탔을 때, 커튼을 닫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전자 커튼’이 있다면 그런 고민이 필요 없지요! (웃음)
일단 외견만으로 보자면
에어버스가 가장 ‘스타일리시’한 이미지가 있어요. 보잉사의 기체들은 ‘강인함’을
느끼게 하고요. 이런 점 역시 나름대로 멋지고 좋긴 합니다만. 사실
이런 차이는 저 개인의 감각적인 차이이기에 말로 설명하는 게 좀 힘듭니다만, 기회가 되신다면 한 번
꼼꼼히 비교하며 보시는 건 어떨까요? 제 말에 공감하시는 분도 계실 거예요!
에어버스, 보잉 기체들 말고도 흥미가 있는 기체는 최근 들어 언론 노출 빈도가 높은 ‘국산 (일본산) 제트 비행기’ 입니다. ‘MRJ (미츠비시 리저널 제트기, Regional Jet, 주로
지역간을 연결하는 노선에서 쓰이는 소형 제트기)’나 ‘Honda
Jet’가 현재 개발 중입니다만, 여러분, 알고
계셨나요?
일본의 기술력이 집대성
된 기체이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두 기체 모두 소형기이기에 대형 여객선을 좋아하는 제 입장에서는 조금
더 지켜 볼 여지가 있을 것 같아요. 시간은 오래 걸릴 지 모르겠지만,
언젠간 국산 대형 여객기의 시대가 오기를 기대 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강점인 디자인성, 기능성을 살린 기체, 한 번 쯤은 꼭 타 보고 싶어요.
거대하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보면 의외로 심오한 부분이 많은,
비행기의 매력을 공유하고파.
이쯤 되면 제가 얼마나
비행기를 좋아하는 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전해졌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왕이면 혼자보다는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이 감동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하여 아키타에 살았던 때엔 일종의 계획도 세운 적
있어요. ‘비행기 친구’ 늘리기 대작전이라고나 할까요.
집 있는 곳이 시골이었기에, 주변 이웃분들께서 채소 같은 것을 나누어 주시곤 하셨는데요, 서로
나눌 때 그런 채소를 갖고 오는 게 대부분 제 동급생들이곤 했습니다. 그리고 채소에 대한 답례로 비행기
장난감 같은 것을 주고는 했어요. 그렇게 해서 조금이라도 흥미를 가져 주었으면 했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하네다 공항 한정 휴대폰줄 같은 것을 사 놓기도 했었고요. (웃음) 그 결과, 친구
중 한 명이 비행기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 때는 정말로 기뻤지요.
그런 추억들이 가득 담긴
아키타를 떠나 도쿄에 온 뒤로는 제 ‘비행기 생활’이 주로
잡지나 인터넷에서 정보를 모으는 방식으로 변했습니다. 문학 역시 좋아하기에 서점에 자주 가곤 합니다만, 그 때마다 가장 먼저 가는 곳이 잡지… 그 중에서도 비행기 잡지
코너에요. 인터넷을 통해 사진을 찾기도 하는데, 주로 느긋하게
차를 마시면서 비행기 사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곤 하지요.
그 중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다름 아닌 비행기 ‘타이어’랍니다. 가끔씩 비행기 잡지에 두 페이지에 걸쳐 큰 비행기 사진이
실리곤 하는데, 그럴 경우 페이지와 페이지 접히는 부분에 타이어가 겹쳐서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하지만 인터넷에 올라 온 사진은 타이어는 물론이고 타이어를 수납하는 기구까지 볼 수 있어서
굉장히 감사히 활용하고 있지요. (웃음)
비행기 초심자 여러분께선
제가 ‘타이어’에 관심을 갖듯이 어떤 한 부분에 대해 집중
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것이 날개이건, 비행기의
머리 부분이건 타이어건 좋습니다. 어느 한 부분에 집중 하시다 보면 각 기체가 가진 개성이 점차 눈에
들어오실 거에요.
물론 이런 말을 하는 저
역시 아직 공부중인 몸입니다만, 이 연재를 통하여 비행기를 좋아하는 ‘동료’들을 늘리고, 저 자신도 여러 ‘비행기
스팟’에 가 보고자 합니다. 격납고라던가, 정비장이라던가 가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