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한 결의를 가슴에 품고’
이코마 리나
- 우선 꼭 여쭤보고 싶었던 얘긴데… ‘FNS 여름 축제’ 때 말인데요…
이코마 (이하 ‘이’) : 아 다들 그 말씀 하시더라고요. (웃음)
- 다들 묻나요. (웃음) 그 날 한정으로 48&46 드림팀을 이루어 ‘사일런트 마조리티’를 선보였죠. 그 때 이코마상이 센터에 서서 퍼포먼스를 하셨는데, 곡이 끝난 뒤 ‘봤냐!! 이게 이코마 리나다!!’라고 소리 치고 싶을 정도로 가슴이 두근거리더군요.
이 : 감사합니다. (웃음) ‘사일런트 마조리티’는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곡이기에 한 번 꼭 해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게 TV에서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 했기에 정말 놀랐지만요.
- 그것도 와타나베 마유상이나 사시하라 리노상 등 쟁쟁한 멤버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센터자리에 서게 된 것이니 부담이 크셨겠어요.
이 : 지상파 방송에서 센터에 서는 것 자체가 오랜만이었던지라 긴장이 되긴 했지만, 의외로 냉정하게 즐길 수 있었어요. 아, 나중에 녹화 한 것을 보면서 ‘이 곡은 지금의 내겐 어울리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하긴 했지만요.
- 무슨 말씀이신가요?
이 : ‘어른들에게 지배당하지 마’라는 가사는 그 노래를 부르는 것이 10대 멤버들이기에 그 정도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거라 생각하거든요. 케야키자카46이 선보이는 ‘사일런트 마조리티’는 말하자면 ‘레지스탕스’같은 곡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저같은 경우엔 아무리 애 써도 ‘과거에 레지스탕스였던 사람’으로 밖엔 보이지 않지요. 그렇기에 ‘어른들에게 지배 당하지 마’라는 말이 본 뜻 그대로가 아니라 뭔가 다른 뜻으로 들리지요. 개중에는 ‘제복 마네킨’ 당시의 제 모습을 겹쳐 보시는 분들도 계셨을 지 모르지요. 예전부터 저를 지켜 봐 주신 분들이라면 더더욱. 하지만 이런 감정은 저밖에는 느끼지 못 했으리라 생각해요. 표현 방식이 비슷해 보일 지는 모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달랐습니다. 저 역시 그 당시의 제가 아니거든요. 저는 더 이상 ‘반란군’이 되지는 못 하게 되었어요.
- 그렇군요. 그래도 노기자카의 이코마 리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날, ‘사일런트 마조리티’ 퍼포먼스를 보고 기뻐하셨으리라 생각하는데요.
이 : 그렇게 생각 해 주신다면 감사하죠. 실제로 멤버들 중에서도 ‘아쉽게도 너의 이름은 희망이 선택받지는 못 했지만, 이코마가 그렇게 퍼포먼스 해 줘서 마음이 편해졌어’라고 이야기 해 준 멤버도 있어요.
- 자신들의 노래가 아니라 후배인 케야키자카의 노래가 뽑혀 아쉬워 한 멤버도 있었을 법 한데요.
이 : ‘THE MUSIC DAY 여름의 시작’ 때 ‘이대로 져선 안 되겠다’라고 다들 불이 붙었죠. (웃음)
- 노기자카가 ‘계기’를 선보이던 도중, 케야키 멤버들이 등장해서 함께 퍼포먼스 했던 그 공연 얘기군요.
이 : 이전까지는 저희가 AKB48 여러분과 함께 무대에 선다던가 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노기자카도 그 당시의 AKB분들과 같은 입장이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 날, 무대가 끝난 뒤 멤버들끼리 모여 그런 이야기를 했죠.
- 케야키자카의 활약에 자극을 받아 팀이 일치단결하게 되었다는 건 좋은 일 같네요.
이 : 네. 최근 들어서는 서프라이즈 발표가 있어도 냉정하게 ‘네. 알겠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는 식으로 받아들이곤 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이대로 져선 안 된다’고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새삼 ‘다들 사이가 좋다’는 걸 느꼈어요. 위기감을 느꼈을 때, 지기 싫어하는 애들끼리 결속력이 엄청나지거든요.
- 하하하하 (웃음) 함께 무대에 서 보고 느낀 ‘케야키자카의 이미지’는 어떤가요?
이 : 노기자카와는 전혀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하지만 구체적으로는 저희보다 여러분들이 더 많이 알고 계실 것 같아요. 사실 케야키와 그다지 접점이 없어서… 히라테쨩과 연락을 주고받긴 하지만.
- 그러고 보니 그런 얘기도 들은 적 있네요. 상담을 해 주거나 하나요?
이 : 그럼요… 하지만 한 편으론 안돼보이기도 해요. 아무 것도 모르는 채 센터에 세워졌잖아요… ‘세워진다’는 거, 정말 힘든 일이거든요. 호리쨩을 보면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지만.
- 하긴, 호리상이 센터에 섰을 때도 이코마상이 많이 도와줬던 기억이 있네요.
이 : 저 같은 경우에는 저 뿐만 아니라 모두들 처음 겪는 일들 뿐이었기에 ‘누구에게도 상담 할 수 없’었다는 느낌이었거든요. 요즘이야 다들 알고 있으니까 힘들단 말도 할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약한 소리 할 수가 없었어요. 그렇기에 적어도 히라테쨩에게 ‘그 기분 잘 알아’라고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히라테쨩은 저랑은 전혀 다른 타입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 이름에 46가 들어간다는 것만으로도 비교를 당하게 되죠. 그런 건 저도 싫고, 히라테쨩도 가여워요.
- 하긴, 한 때 ‘이코마 리나의 후계자’ 같은 기사도 나왔었죠.
이 : 그런 말 하는 거, 저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증거라 생각해요. (웃음)
- 하하하하 (웃음)
이 : 후계자도 아닐 뿐더러, ‘여동생’도 아니니까요. 히라테쨩은 어디까지나 히라테쨩이예요. 그런 처지에 처한 아이들을 할 수 있는 한 돕고 싶다는 마음만은 있지만 말이죠.
- 저 역시 이코마상과 히라테상은 전혀 다른 타입이라 생각해요. 하물며 ‘후계자’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라 보고요. 하지만 어떻게 보자면 이코마상이나 히라테상, 두 분 다 애초에 아이돌이 좋아서 들어 온 것도 아니고, 비 리아쥬(현실에 충실한 사람. ‘현실충’)에 가까운 사람들이라 ‘이런 자신을 바꾸고 싶’어서 그룹에 들어 왔다는 점에선 닮은 면도 많긴 하다고 보거든요.
이 : 음, 아뇨. 저랑은 생각하는 방식부터가 전혀 달라요. 딱 맞는 표현이 안 떠오르는데, 저 보다 훨씬 ‘깊은’ 아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다들 쉽사리 히라테쨩을 ‘천재’라고 표현하곤 하는데, 그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분명 천재적인 면을 가진 건 사실이지만 그렇게 뭉뚱그려 표현 해 버리는 건 절대로 옳지 않아요. 본인도 그런 말에 신경이 쓰일 것이 분명한데다가, 만에 하나 그런 평가가 바뀐다면 상처받는 건 히라테쨩 본인이니까… 그러니까 너무 그렇게 이야기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그러고 보니 저희같은 사람들도 주의를 해야 하겠네요.
이 : 사실 ‘이제 겨우 15살밖에 안 된 아이한테 대체 어디까지 부담을 안길 생각이지?’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어요. 그리고 천재라 해도 노력을 안 하는 건 아니잖아요. 이쿠쨩처럼.
- 그건 그렇죠.
이 : ‘노력하는 천재’이기에 매번 120%를 내 보일 수 있는 거예요.
- 히라테상에 대해서도 그렇고, 이쿠타상에 대해서도 그렇고 ‘천재’라는 한 마디로 그 사람을 표현해 버리면 그 뒤에 숨겨진 노력이 가볍게 여겨지게 되는 법이죠. 그런 건 분명 좋지 않고요. 자, 그럼 이 자리를 빌려 히라테상에게 어드바이스 해 줄 것이 있다면?
이 : 히라테쨩은 멋진 곡이고 귀여운 곡이건 다 잘 소화 해 낼 수 있는 ‘올마이티’ 아이돌이라 생각합니다. 그 말을 해 주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이코마상 본인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볼게요. 이전부터 이코마상은 ‘연예계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고 이야기 해 왔지요. 개인적으로는 최근 들어 조금씩 이 세계에 이코마 리나라는 존재가 설 자리가 확립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에 대해서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 확실히 TV방송이라던가 나가는 경우가 조금씩 늘었어요. 그런 기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조금이나마 ‘이코마를 써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이 늘어나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순수하게 기쁘고 감사하지요. 하지만 ‘노기자카46’라는 브랜드가 있기에 써 주시는 점 역시 무시 할 수 없기에, 하루 바삐 저 개인의 능력으로 출연 할 기회를 늘려 낼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라도 주어지는 기회에서 결과를 남기기 위해 매번 매니저분과 작전회의를 하며 녹화 현장에 가거나 해요.
- ‘연예계에서 살아남고 싶다’는 의식은 점점 강해지나요?
이 : 네. 점점 강해져요. 예전까지는 아이돌을 졸업하면 연예계도 졸업해야겠다 생각했었는데, 이 세계를 그만두면 저에게는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이 곳에서 사는 것 밖에 배우지 못 했고 말이죠. 만약 연예계를 나가 평범한 생활로 돌아간다 해도 그 생활에 익숙해 지는 데는 시간이 걸리잖아요. 그 시간동안 ‘일’이 없다면 제 사생활은 할 게 아무 것도 없거든요. 일을 하다가 가끔씩 휴일을 받는 건 정말 좋지만, 때로는 슬퍼져요. ‘아무 것도 없는 자신’을 새삼 깨닫게 되거든요. (웃음) 그렇게 생각하면 이렇게 연예계에서 살아가야 즐거운 인생을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에 어떻게든 저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내서 이 세계에서 살아남고 싶어요.
- 최근엔 이코마상이 혼자 방송에 나와도 예전보다 위화감은 안 느껴지게 되었어요.
이 : 예전에는 정말 아무 것도 몰랐으니까요. 지금까지도 매번 심사숙고하고, 여러 모로 연습 해 왔듯 앞으로도 그럴 생각입니다. 그 모습을 여러 분들께서 보아 주신다면 기쁠 것 같네요.
- 앞으로 연예계에서 살아남는 데 있어 무기가 될만 할, 아이돌을 했기에 손에 넣을 수 있었던 무기나 배운 교훈 같은 게 있나요?
이 : 아이돌은 여러 장르의 일을 할 수 있거든요. 그 덕분에 ‘아이돌인데도 XX을 할 줄 안다’며 무기가 되는 경우도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부분이 아이돌의 강점이라 생각해요. 아이돌은 말하자면 ‘해결사 (万事屋, 의뢰를 받으면 어떤 일이건 해 주는 사람)’ 같은 존재예요. 물론 사람에 따라 잘 하는 것 못 하는 것이 갈리겠지만, 어떤 일이건 조금씩이나마 경험 해 볼 수 있기에 어떤 오퍼가 오건 ‘아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 할 수 있지요. 어지간해선 경험하기 힘든 일들도 ‘아이돌’이라면 경험 해 볼 수 있죠. 만약 제가 노기자카46에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혼자 힘으로 ‘산마고텐’이나 ‘SMAP X SMAP’같은 방송에 나가지 못 했을 것이고, ANNA SUI의 광고에 실리지도 못 했을 거거든요.
- 그렇군요. 그렇게 보면 분명 해결사랑 비슷한 면이 많은 듯도 싶어요. 그럼 그런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해 나가는 데 있어, 본인이 가진 가장 큰 무기는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이 : ‘평범하다’는 것이요.
- ‘평범’?
이 : 네. ‘평범’하다는 것. 주변에 있는 아이들 중에 귀여운 아이들도, 노래를 잘 하는 아이도, 연기를 잘 하는 아이들도 많아요. 그렇게 여러 ‘재능’들이 넘치는 아이들 가운데 제가 있으니 오히려 그게 튀어보이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저는 그런 재능이 없는 ‘평범’한 아이니까. 눈치 보지 않고 ‘평범’하게 의견을 이야기 할 수도, 재능 있는 사람들을 돋보이게 할 수도 있어요. 그렇기에 ‘평범’하다는 것이 오히려 보기 드문 무기가 된 것 같아요.
- 대단한 분석력이네요. 언제나 이코마상을 보면 느끼는 것인데, 사고방식이 성숙하신 것 같아요.
이 :아뇨. 그렇게 성장 시켜 준 게 바로 노기자카46일 뿐이죠.
- 감사하나요?
이 : 당연히 감사하죠. 지금 이렇게 제가 빛 날 수 있는 것도 노기자카 덕분이잖아요. 만약 이 그룹에 들어 오지 않았다면… 정말로 시시한 인생을 보냈으리라 생각해요. 노기자카가 저를 바꾸는 계기가 되어 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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