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인터뷰 등지에서 '오디션 합격하시고 그 룰을 알게 되신 뒤, 고민 한 적 없나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곤 하는데, 솔직히 전혀 고민 한 적 없습니다.
애초에 룰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타입이기도 하고, 그룹에 들어 온 뒤로는 '한가하게 연애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요. 지금은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제동을 걸고 있는 부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제 마음을 흔든 사람도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이상만 점점 구체적으로 변해 갈 뿐인 것 같아요. 뭐랄까, 상대방을 분석하는 식으로 흘러가다 보니 '두근거림'이라는 감정이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영감'이나 직관 같은 것을 믿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다보니 '한 눈에 반한다'는 것은 제게 있어 있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될 때까지 시간이 엄청 걸리죠.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난 뒤, 그런 것들을 좋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생각하거든요. 그렇기에 그 사람의 과거까지 전부 안 뒤가 아니면 쉽사리 마음을 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자신이 참 '아니다' 싶기도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도 그 사람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평가나 이미지가 알고 싶어지는 건 별 수 없는 것 같아요. 뭐랄까… 다른 사람들을 그다지 믿지 못한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아무리 좋다 해도 결국은 타인' 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거리를 두고 있는 거겠지요.
물론 이런 저라 해서 '사랑'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첫 사랑은… 분명 초등학교 5학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상대는 같은 반의 무드메이커격인 남자아이였지요. 운동도 잘 하고 공부도 잘 하고, 재미 있는 아이였기에 저 뿐만 아니라 저희 반 여자아이들이 전부 그 ,아이를 좋아하는 것을 보고 저 역시 그렇다는 착각에 빠졌던 것 뿐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봐서 그 기억이 첫사랑'이 아니었다고 하면, 제 첫사랑은 중 3때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 당시 제가 좋아했던 상대는 '아웃사이더 기질이 있지만 알고보면 재미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저희 학년에서 달리기가 가장 빨랐고, 저 말고 다른 사람들은 그 아이의 매력을 눈치채지 못 한 그런 아이였습니다.
같은 반이었던 그 아이와 짝이 된 적도 있었는데, 당시에는 그렇게 짝이 된 것 만으로도 만족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거의 반강제적으로 그 아이에게 고백을… 하게 되었지요. 친구가 제 짐들을 들고 도망을 쳐, 그 친구를 쫓아가다 보니 그 아이 집 앞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이미 도망친 친구는 어디에 갔는 지 알 수 없었기에 저도 모르게 그 아이의 집 초인종을 눌렀는데, 그 아이가 나오더군요. 저도 모르게 '저기… 좋아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고등학교 수험을 앞둔 시기이기도 했기에 '미안한데 지금은 좀…'이라며 차여 버렸습니다. 사실 얼떨결에 고백을 하긴 했지만 솔직히 저 역시도 꼭 사귀어야만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었기에 '아, 그렇구나. 끝났네' 정도로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발렌타인데이에 일단 초콜렛을 그 친구에게 주기는 했습니다. 학교가 끝난 뒤에 교문 앞에서 기다렸다 주려 했더니 진짜 엄청난 속도로 도망을 치더군요. 아까도 이야기 했지만 상대방은 저희 학년에서 달리기가 가장 빠른 아이… 뭐, 어디사는 지 알고 있었기에 친구에게 부탁해서 전해주기는 했지만요.
그리고 한달 뒤, 화이트데이 당일에 저희 집 우편함에 작은 꾸러미가 들어 있었습니다. 펼쳐 보니 작은 선물이 들어 있더군요. 학교에선 아무런 말도 없이 하교시간을 맞이 했기에 '이대로 끝나는거구나'라 생각했었는데, 집에 와 보니 그 선물이 와 있던 겁니다. 선물과 함께 들어있던 쪽지에는 '초콜렛 잘 먹었어'라고 쓰여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네, 말 그대로 초콜렛에 대한 답례였던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이 제게 있어 '마지막 사랑'이었습니다.
지금은 '2차원 세계'의 사람들과 사랑에 빠져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게임에 엄청 빠져있거든요. 사실 미래에 아이를 낳으면 이 이름으로 지어줘야지. 싶은 이름도 이미 정해 둔 게 하나 있습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남캐의 이름이지요. 그 남캐는 '충성심'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캐릭터고, '너를 지키기 위해서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하는 캐릭터입니다. 아무래도 저는 그런 캐릭터에게 약한 것 같아요.
뭐랄까요.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은 도전정신을 자극하잖아요. '2차원'의 캐릭터라 하는 '절대로 손에 넣을 수 없는' 조건이 제 망상을 더더욱 자극하는 면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차원은 3차원 세계와는 달리 묘사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저 나름대로의 상상을 통해 이야기를 덧붙여 나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 생각하고요. 제게 있어 가장 이상형에 가까운 것은 '모노노케 히메'에 나오는 아시타카입니다. 저라는 사람이 '남성스러운 면'이 강하기에, 상대방은 저보다 더 남성적이었으면 해요.
아마도 저는 '연애 금지'라는 룰이 없어도 '연애'를 최 우선적인 가치로 두지 않았을 것 같아요. 딱히 절대적인 가치도 아니고, 우선순위도 낮았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