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신이 어떻게 될 지에 대해서는 그냥 제가 알아서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NMB48라는 그룹이 어떻게 될 지에 대해서는 단순히 '내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지요. 이 그룹은 연구생까지 포함해서 50명 이상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소속되어 있는 곳이며, 멤버 한 사람 한 사람마다 각자 다른 꿈과 목표를 갖고 활동하는 곳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앞으로 더욱 더 멤버 각각의 힘을 합쳐, 멤버 전원의 힘으로 그룹을 더 크게 키워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목표'를 멤버 전원이 진심으로 공유하기 시작 한 것은 2016년부터라고 생각합니다. 1기생들이 차례차례 졸업하여 그룹을 떠나면서 팬분들께서 '앞으로 NMB는 어떻게 되는거지? 이대로라면 그냥 끝장나겠는데'라고 근심 하시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만, 사실 그런 위기감은 저희들이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저희가 택한 방법은 바로 '대화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레슨 쉬는 시간에 모여서 하는 잡담에서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그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였지요. 다른 사람 눈치 볼 필요 없이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아, 다른 멤버들도 나랑 같은 생각이었구나'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 사이엔가 이야기가 활기를 띄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분위기가 무르익은 모습을 보며 저는 '아 이것이 NMB다움'이구나'라는 것을 새삼 인식 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 해 보면 너무나도 단순한 얘기였지요. 물론 'NMB다움이란 이러이러한 것입니다'라고 한 마디로 정리 할 수 는 없습니다. 멤버 개개인들이 모여 수 놓는 것이 바로 'NMB다움'이기 때문이지요. 졸업이나 오디션을 통해 재적 멤버가 변하면 'NMB다움' 역시 그에 맞추어 모습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 생각이 들었을 때, '아, 그럼 지금 있는 멤버들로 다시금 새로운 'NMB다움'을 만들어 가야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 나가는 데 있어 마음이 든든한 것은 최근들어 멤버들이 '스스로를 프로듀스'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스스로의 존재의의를 발휘 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NMB48같은 경우, 매주 월요일 아침 전원에게 '스케쥴 메일'이라는 메일이 옵니다. 누가 언제 어떤 일을 하는 지가 적혀있는 그 '스케쥴 메일'을 보며 서로서로 정보도 공유하고, 그런 대화를 계기로 더욱 더 깊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예전에는 멤버들끼리 서로를 비교하며 긴장감이 맴돌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도 다른 멤버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며 분해 했던 적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서로 각자의 개성을 키워서 하고 싶은 일을 따 내는 모습을 보며 멤버들끼리 서로 기뻐하고 축하 해 주는 모습이 더 자주 보입니다. 그렇기에 최근 들어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일관계로 상담을 해 주는 경우도 많이 늘었지요.
멤버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역시 그룹 밖의 일, 외부일을 경험하면서 좋은 자극을 받고 있다는 점이 잘 느껴집니다.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무언가 힌트를 얻기도 하고, 그런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바꾸어 나가며 성장 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멤버들의 성장세를 보며 저 역시도 자극을 받게 됩니다. 주변 멤버들이 쑥쑥 커 가는 모습을 보며 '아, 나도 더욱 더 성장 할 수 있을거야'라고 자극을 받는 것이지요.
지금, 멤버 전원이 '어떻게 해야 내가 혼자 일을 하며 겪었던 경험들을 그룹을 위해 쓸 수 있을까'라는 의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부 일을 겪으며 강해지고 단단해진 멤버들이 그룹으로 돌아 와, 하나가 되어 지금껏 내지 못했던 큰 힘을 낼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그룹으로서 발전하는 모습이야 말로 '그룹이 가야 할 바람직한 길'이라 생각합니다.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룹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라는 두 가지 입장을 동시에 마음 속에 담은 채 활동을 하고 있기에, NMB는 '강한' 그룹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지요. 2016년 4월, 2년여간 이어져 온 AKB 팀K와의 겸임이 해제되었습니다. 'NMB48 활동에 전념하고 싶다', '내가 속한 그룹을 더욱 더 좋은 그룹으로 만들고 싶다'는 제 생각을 스태프분들께서 존중 해 주신 것이지요.
사실 개인적으로 48그룹 전체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AKB48와 자매그룹들을 일단 분리시켜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애초에 각 자매그룹들은 처음엔 각기 다른 그룹으로 출발 했었지요. 그렇기에 각기 다른 그룹의 색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젠가 부터 '48그룹'이라는 단어로 모든 그룹들이 뭉뚱그려지게 되었지요. 물론 그렇게 한 덩어리로 취급되는 것 역시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그런 환경에서는 각 그룹간에 '그룹 색'이라는 차이가 생기기는 힘들어 지지요.
멤버 각자가 개개인으로서 힘을 갖추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건 그룹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전부 찢어놓지 않는다고 해도, 그저 그런 독립의식을 갖는 것 만이라 해도 좋으니 일단 한 번 분리되어 '우리는 각기 다른 그룹이다'라고 생각 해 보고, 그런 의식을 갖고 활동 한다면 역설적으로 그 멤버들이 '48그룹'으로서 하나가 되어 활동 할 때의 파괴력 역시 한 층 더 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