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0일에서 22일 새벽에 걸쳐 방송된 인터넷 방송 '노기자카46 4th Anniversary 노기자카 46시간 TV' 방송. 그 방송 도중에 갑작스레 발표 된 소식이 있었다. '노기자카46 3기생 오디션'개최
소식이었다. 노기자카46가 신멤버를 모집하는 것은 2013년 봄에 있었던 2기생 오디션 이후 3년만의 일이었다. 그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노기자카46은 인기, 지명도, 판매량 모두 급상승하여 명실상부 '톱 아이돌'로서의 지위를 확립했다.
그런 타이밍에 실시 된
신멤버 모집이었기에 3기생 오디션에 모여 든 응모자수는 무려
48,986명에 달했다. 과거 최다 응모자였다. 그리고
그 오디션에 응모한 응모자들 중 대다수는 단순히 '아이돌이 되고 싶'어서가
아닌 '노기자카가 좋아'서 오디션에 응모했던 것이다. 이미 '여성들의 동경의 대상'으로
성장 해 버린 노기자카의 위치를 생각 해 보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그 중에는 다른
참가자들과는 다른 아우라를 뿜어내는 소녀도 있었다. 열도의 남서단 가고시마현, 그 중에서도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 극히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소녀… 바로
오오조노 모모코였다.
오오조노 "엄청 평범한 고등학생이었어요. 세상에서 제일 평범하고 제일
정상적이었다 할까요? 노기자카라는 그룹 역시 몰랐어요. 제
주변 사람들은알고 있었던 것 같지만."
노기자카라는 그룹의 존재
자체도 모른 채 살아왔던 그녀가 3기생 오디션에 참가하게 된 것은 무슨 연유일까. 그 계기는 다름아닌 '친한 사람과 나누었던 별 특별할 것 없는 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오오조노 "항상 공부를 가르쳐 주셨던 선배님께서 노기자카 팬이셨거든요. 어느
날 제게 '모모코쨩, 부탁 할 게 있는데. 노기자카에서 지금 3기생을 모집하거든? 한 번 응모 해 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네! 그럴게요!'라고 대답 했어요. 하지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진도 보내지 않았었지요. 선배님께서 매일 '사진 보냈어?'라고
물어보셔서 '아직 안 보냈어요'라고 대답했더니 '곧 마감이니까 빨리 해!'라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결국 그 말에 못 이겨서 집 현관에서 급히 사진을 찍어
보냈지요."
그런 오오조노와는 정반대로
노기자카의 팬이었던 쿠보 시오리는 미야기현에서 평범한 학창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쿠보 "어릴때부터 친구들이랑 놀기보다는 집에서 '고양이의 보은'을 보는 편이었어요. 눈에 띄는 타입도 아니었고. 초등학교 저학년때만해도 리더라던지 그런 걸 하고 싶어하는 아이였지만,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가급적 눈에 띄지 않도록 숨어 살아왔지요. 초등학교 6학년
때 노기자카라는 그룹을 알게 되고 난 뒤로부터 쭉 팬이었고, 아이돌이라는 일에 대해서도 동경을 갖게
되었어요. 사실 케야키자카46 오디션도 받았었는데, 떨어졌어요. 3기생 오디션에 응모 한것은 그룹의 분위기, 의상, 곡 등등 모든 면에서 노기자카라는 그룹이 좋고, 노기자카와 관계 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에요."
어릴 때 부터 아이돌 팬이었던
야마시타 미즈키 역시 노기자카에 흥미를 갖고 오디션에 응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야마시타 "초등학교 3학년 때쯤부터 아이돌을 좋아했어요. 저랑 크게 나이 차이도 안 나는 사람들이 저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 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해보였지요. 그 때부터 동영상을 찾아보며 관심을 키워왔어요. 그 당시에도 혼자
아키하바라나 나카노 브로드웨이 같은 곳에 가서 생사진을 교환하거나 했어요. (웃음) 특히 노기자카는 초창기 방송부터 챙겨 봤었는데 다른 아이돌들이랑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고 생각 했어요. 싱글이 나올 때마다 노기자카 특유의 컬러가 강해져 가는 게 느껴졌지요. 아이돌
팬이었던 제 입장에서 보자면 '노기자카라는 그룹이 점점 노기자카만의 컬러로 물들어 가는 과정이 정말
아이돌다웠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네요."
그런 야마시타 역시 무언가에
이끌리듯 오디션을 받기로 마음먹게 된 것이었다.
야마시타 "사실 처음엔 오디션을 받을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까지의
인생을 되돌아 봤을 때 납득이 가지 않더라고요. 항상 스스로의 약한 부분을 피해만 왔던 것은 아닐까, 슬슬 변해야 할 때가 아닐까, 지금 변하지 않는다면 언제까지고 이렇게
한심하게 살아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에다 노기자카라는 그룹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그룹이기도 하고… '이 곳이라면 나도 열심히 해 나갈 수 있을 지 몰라', '노기자카에서라면 약산 자신을 피하지 않고 더욱 더 강해 질 수 있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했지요. 그렇기에 이 오디션에 도박을 걸어보자고 마음 먹게
되었습니다."
응모자 전원이 각각 저마다의
사연을 마음에 담고 3기생 오디션에 임했다. 2차심사는 각
지방에서 이루어졌지만 3차 심사부터는 도쿄에서 실시되었다. 그리고
오오조노 역시 그런 기묘한 흐름을 타고 1차, 2차 오디션을
돌파하고 도쿄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오조노 "1차심사 합격 통지가 왔었는데, 신문 사이에 끼워 져 있어서
가족중 아무도 눈치 채질 못했어요. (웃음) 부모님이 신문을
치우려다가 발견하셨지요. 합격했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제게 오디션을 추천 해 주신 선배님께 '선배님 어떻게 하죠? 저 혼자서
2차 심사 가는 건 무리니까 함께 가 주세요.'라고 이야기 했더니 오디션이 끝나고 함께
노는 조건으로 같이 와 주셨지요. 그 뒤에 2차심사에 합격하고 3차 심사 참가 연락이 왔는데, 회장이 도쿄라 해서 안 갈 생각이었어요. 사실 그 때 까지 도쿄에 가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랬더니 선배님이 '아니 기껏 붙었는데 가 봐. 끝나고 도쿄에서 노는 것도 좋잖아'라고 이야기 하시더라고요. (웃음)
때마침 3차 심사가 토요일이었기에 부모님이랑 일요일에 도쿄 여행 계획을 세웠어요. 떨어질거라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3차심사에서 붙어버린 거지요. 3차 심사에 붙어서 어차피 일요일에 도쿄에서 노는 건 물
건너 간 상황에서 4차심사에서 떨어 져 버리면 이도저도 아니게 되기에 그 때부터 '떨어지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미있는 점은 3기생 전원이 '내가 합격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이야기 한다는 점이다. 다들 '나
빼고 다른 애들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 한다. 그것은
그녀들 중 대다수가 이미 노기자카의 팬이었기에 주변 참가자들을 보며 압도되었기 때문이었다.
무카이 "오디션 대기시간동안 연신 두리번두리번거렸어요. '아 여기서
미래의 노기자카 멤버들을 만날 수 있겠다'라 생각했거든요. (웃음) 2차 심사때였나 3차 심사때였나…
제 맞은편에 미즈키가 앉아 있었거든요? 그 때 미즈키의 눈빛이 엄청났었기에 '쟤 지금 뭐 보는거지?'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생각 해 보면 제가 들고 있던 주먹밥을 쳐다보고 있었던 것 같긴 한데…"
쿠보 "솔직히 계속 '나 언제 떨어지지…'라는 생각만 했어요. 그래서 매 심사에 임할 때 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니까 이 자리의 공기라도 잔뜩 마시고 가자' 싶어서
심호흡을 했어요. (웃음)"
그리고 2016년 9월 4일. 최종심사에 진출했던 12명의 응모자들이 전원 합격하여 노기자카 3기생이 되었다. 합격발표 직후에 있었던 기자회견, 무수히 터지는 플레쉬 세례를 받으며 긴장감을 숨기지 못하는 소녀들. 그
소녀들의 인생은 단 하루만에 극적으로 변해버렸던 것이다.
이와모토 "전원 합격했다는 말을 듣고 다들 깜짝 놀란 얼굴로 울거나 했었지만,
저는 상황이 바로 이해가 되지 않더라고요. '합격'이라는
소리를 들은 그 순간부터 노기자카의 멤버가 된다는 건데, 사실 딱히 실감이 나지 않았거든요."
쿠보 "가끔 '플레쉬가 격렬하게 터지니까 주의하세요'라는 말을 듣는데, 이럴 때 쓰는 말이구나 싶었어요. 정말 깜짝 놀랐지요."
요다 "지금까지 엄청 좁은 세계에서 살아왔기에, 전국에 제 얼굴이
공개된다는 거…. 분명 저는 저인데 제가 아닌 것 같았어요. '얘
누구야!' 랄까요. (웃음)
정말 신기한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잠정 센터' 역시 정해졌다. 3기생의
잠정 센터로 뽑힌 것은 오디션에서도 생각 한 대로 대답하지 못 해 자기도 모르게 울음을 터뜨려 임팩트를 남긴 오오조노였다.
야마시타 "최종심사때 모모쨩 옆자리였거든요. 처음 만났을 때 부터 '아… 죽고싶다… 이 이상은
무리야… 가고시마로 돌아갈래…'같은 말을 하길래 뭔가 재미있었어요. (웃음) 이렇게나 네거티브한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리고나서 오디션 내내 둘이서 이야기를 했어요. 모모쨩은 오디션때부터
완전히 울보 캐릭터가 정착 됐기에 '얘는 무조건 붙겠네'라고
생각했어요. 귀엽지, 재미있지, 게다가 아우라도 있으니까요. 대화를 하다 보면 평범하고 착한 아이, 싹싹한 아이라는 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모모쨩은 제가 지금까지 생각
해 왔던 '응원해 주고 싶은 아이돌' 그 자체였어요. 제게 없는 것을 잔뜻 갖고 있는 사람이고요. 만약 제가 오디션에서
떨어졌다면 모모쨩 오시가 됐을 거예요."
오오조노는 최종심사가 끝난
뒤에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엉뚱하게 대답을 하는 등,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며기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본인은 그 날에 대해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오오조노 "오디션 당시의 일 조차도 엄청 당황했었다는 기억 말고는 기억에 없어요. 나중에 영상을 보고 나서야 '내가 이랬구나'라고 알게 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