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을 하긴 했지만 한동안은
토, 일요일에만 도쿄에 모여 오리엔테이션과 레슨을 받는 생활이 계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선배인 노기자카
1, 2기생들과 만나는 날이 왔다.
11월 어느 날, '노기자카 공사중'
녹화 도중의 일이었다.
요다 "TV에서만 봤던 분들이었기에… 정말 이세상 사람들이구나… 라고 느꼈어요."
쿠보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고 눈물이 날 것만 같았어요. 진짜
압도되었어요."
나카무라 "하시모토상이랑 스쳐지나갔는데… 엄청났어요… 뭐라하지… 박력이 진짜…"
오오조노 "엄청나다던가 그런 감정은 별로 없었어요. 쭉 늘어서서 자기소개를
해야 했거든요. 다른 멤버들은 예전부터 동경 해 오던 선배들을 만나는 거였기에 긴장했던 것 같은데, 저는 동경이라기 보다는 긴장감이 너무 컸거든요."
많은 멤버들이 '긴장했다'던가 '압도되었다'는 감상을 이야기하는 가운데, 정말 독특한 감상을 이야기 하는 멤버도
있었다.
야마시타 "나도 언젠간 저 곁에 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자신이 없어지더라고요. 이전까지는 3기생들끼리 레슨을 받았었기 때문에 다들 선배님들을 따라잡으려
노력했었는데, 정작 선배님들 앞에 서고 보니, 서 있는 장소가
완전히 다르다는 게 절절히 느껴지더라고요.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한들 이 차이는 메울 수 없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많은 3기생들이 노기자카의 팬이었기에 자신들의 동경의 대상이었던 '선배들'을 만나 기쁨과 충족감을 느꼈지만, 야마시타만은 벌써 '이젠 같은 그룹의 멤버이니까 이 이상 팬과 아이돌 관계여서는 곤란하다'는
현실을 깨닫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야마시타는 '선배들과
자신들간의 현격한 차이'에 경악을 감추지 못했던 것이다.
야마시타 "물론 좋아하던 노기자카에 들어 와,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된 데 대한 기쁨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만큼 성장하는 스피드도 높여 가야하고, 선배님들을 쫓아 가야만한다는 불안감도 있었지요. 레슨 자체는 즐거웠고, 3기생들끼리 있는 것도 즐거웠지만 현실적으로 봐서 저희 12명이
다 똑같이 인기를 얻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요. 이대로 별 생각 없이 레슨을 받고 시키는 일을
하는 것 만으로도 괜찮은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야마시타는 항상 '선배들과 자신간의 거리', 그리고
'자신과 노기자카46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멤버이다. 그런 면에서 생각 해 보자면 야마시타는 다른 동기들에 비해 한 발 먼저 '선배들'에게 근접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서서히 3기생들과 선배 멤버들이 함께 일을 하게 되는 경우도 늘어났다. 선배들을
보며 자극을 받으며 3기생들 안에서 서서히 프로의식이 싹트기 시작했다.
나카무라 "선배님들을 보면 언제나 웃고 계시고, 아무리 피곤해도 티를
내지 않으시더라고요. 이쿠타 에리카상이나 아키모토 마나츠상 같은 경우엔 언제 만나뵈어도 생글생글 웃고
계시고, 에너지가 엄청나셔요. 그 모습을 보며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 먹게돼요."
쿠보 "제가 결의를 다지게 된 것은 역시 선배님들을 처음 만나 뵌 때였던 것 같아요. 노기자카의 일원으로서,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서는 안된다는 의지가
더욱 더 굳어졌지요."
잡지 등 미디어 노출이
급증하기 시작 했을 때 있었던 일이다. 톱 아이돌 그룹이 오랜만에 뽑은 신멤버라는것 만으로도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건 당연지사. 3기생 멤버들에겐그런 주변의 기대와 주목이 너무나도 큰 중압감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런 주변의 기대감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보여 주는 뉴스가 그녀들의 앞에 닥쳐들었다.
3기생을 팬들에게 소개하는 피로연이 결정 된 것이었다. 날짜는 12월 10일, 장소는
무려 일본 부도칸. 그것도 선발 멤버들과 언더 멤버들이 연달아 4일간
공연을 한 뒤 그 기세를 몰아 피로연을 연다는 이야기였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결정, 그리고 너무나도 큰 무대에 서게 되었다는 중압감에 놀라움을 숨기지 못하는 멤버들도 있었다.
요다 "애초에 학교에서 하는 합창 콩쿨에도 나가기 싫어했고, 금방
긴장 해 버리는 인간인데, 첫 이벤트였던 오미타테회는 너무나도 차원이 달랐어요. 그러다보니 오히려 현실감이 없었네요."
오오조노 "사실 가고시마에선 라이브가 거의 안 열리거든요. 그렇기에
라이브를 보러 간 적 자체가 없었고, 그러다 보니 공포밖에 느껴지지 않았어요."
아무리 멤버들이 긴장하고
놀랐다해도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3기생들은 눈 앞으로 다가온 오미타테회에 대비하여 밤낮없이 연습에
매진했다.
사토 "노기자카에 들어오기 전에도 집에서 TV를 보며 춤을 따라
추곤 했어요. 그렇기에 관객분들께 보여드리기 위하여 본격적으로 연습을 한다던가, 안무를 제대로 배운다던가 하는 게 개인적으로는 즐거웠어요."
3기생들이 이 날 선보이는 것은 단순한 '피로연'뿐만이 아니었다. 짧게나마 라이브 퍼포먼스도 선보여야만 했던 것이다. 3기생들이 이 날 선보이게된 곡들은 노기자카곡 중 손꼽히는 고난이도 댄스넘버
'생명은 아름다워', 2016년 여름을 상징하는 명곡 '맨발로
Summer', 노기자카의 라이브 때
마다 분위기를 띄워주는 대표곡 '걸즈 룰' 세 곡이었다. 각각 곡의 센터에 선 것은 오오조노, 요다, 야마시타 셋이었다.
오오조노 "그저 하라고 하는 걸 하고, 배운 걸 필사적으로 연습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하려 하면 제대로 되질 않더라고요. 언젠가
한 번은 숙소로 혼자 울면서 숙소로 돌아갔던 적이 있어요. 연습을 하다 마음대로 되지 않아 반쯤 자포자기해서
제일 먼저 레슨장을 빠져나와서 울면서 숙소로 뛰어가려니 갑자기 비가 오더라고요. 비를 맞으며 울면서
홀로 숙소로 돌아간다는 거, 정말 최악이잖아요. 괜시리 막
서러워져서 선배님한테 전화해서 '저 가고시마 돌아가고 싶거든요!'라고
이야기 했어요."
3기생들은 오미타테회에 앞서 같은 무대에서
열린 선배들의 라이브를 견학하였다. 그리고 그 '견학'을 통해 한층 더 큰 부담을 느끼게 되었다.
쿠보
"라이브가 시작되기 1분쯤 전에 회장에 들어갔는데, 라이브가 시작되기도 전에 펑펑 울어버렸어요. 지금까지는 객석에서
바라보는 입장이었다면 앞으로는 저희가 '바라 봐 지는' 대상이된다는
거잖아요. 그것도 이토록 많은 관객들 앞에서 공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저는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카이 "저는 오미타테회 때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로 했는데요, 선배님들
라이브를 보러 갔을 때, 마츠무라상께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저 자리에서 저렇게 기타를 쳐야 되는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내가 대체 뭘 하려는건지 겁이 났어요. 그것도 스크린에 비춰진 마츠무라상이 엄청 손을 떨고 계셔서 '이렇게
오랫동안 큰 무대에 선 분도 저렇게 떨고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부담감이 엄청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찾아온 오미타테회 당일. 12명의 3기생들이 팬들 앞에 서게 된 것이다.
쿠보
"처음으로 노기자카46 엠블럼이 들어 간 제복을 입고 나니 '와! 노기자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말로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한 명씩 한 명씩 무대 위에 서는 3기생. 이토 리리아를 필두로 50음도
순으로 무대 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4번째 타자인 오오조노, 5번째 타자인 쿠보는 빠르게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1만명 이상이나
되는 관객들을 앞에 두고 무대 위에 섰다는 것을 감안하면 눈물이 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니라. 무대위에
선 멤버들의 앞에 펼쳐진 것, 그것은 지금껏 상상조차하지 못했던 광경이었다.
오오조노 "이렇게까지 긴장 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 했어요. (웃음) 태어나서 살아가면서 왜 이렇게까지 긴장을 해야 하는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지요. 더 편하고 즐겁게 사는 방법도 있을텐데… 그리고 팬분들의 콜?이라 하나요? 거기에 깜짝 놀랐어요.
(웃음)"
요다 "지금 생각 해 보면 후쿠오카에서 평범하게 학교를다니던 시절의 저와 지금의 저는 같은 사람 같지가 않아요. 뭐라 하죠 신기한 느낌이랄까… 이젠 오히려 후쿠오카에서의 생활이
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니까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