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투상은 거의 독식을 했지만 그럼에도 2막에 진출한 것은 겨우 두 번 뿐인 무카이의 케이스처럼, 모든 멤버들에게 균등하게 2막 진출의 기회가 주어진 것은 아니었다. 사토는 공연이 막바지에 다다러서야 제 2막에 처음으로 진출 할 수 있었다.
사토 "일상생활에서도 반응이 어색하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인지라, 연기는 더더욱 어색했을 것 같아요. 그러다가 공연 중반때쯤부터 하즈키랑 함께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무대를 이용해서 실전 연습을 하였어요. 그 덕분에 전력으로 연기를 할 수 있었고, 그 결과 비록 배역에 뽑히지 않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충실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조금이나마 성장 한 것 같아요."
도쿠오 "사토의 장점, 재미있는 점은 사실 금세 알기는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연습이 시작되고 1주일 정도 지난 뒤에 보니 엄청 재미있는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사토는 머리가 참 좋은데다가 말도 조리있게 잘 하는 아이지요. 무엇보다도 큰 건 노력가라는 점이고요. 매번 자기PR때마다 보는 사람들을 재미있게 하기 위해 다양한 이야기를 준비 했지요. 그런 노력이 보는 사람들 사이에 침투하고 평가를 받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11일째 밤 공연에서 사토가 2막 멤버로 뽑혔을 땐 보고 있는 저 역시 눈물이 나더군요."
그런 가운데 프린시펄이 끝나도록 단 한 번도 2막 무대에 서지 못했던 멤버가 있었다. 요시다 아야노 크리스티였다. 일반적으로 생각 해 보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분했으리라. 하지만 정작 본인은 이에 대해 의외의 답변을 했다.
요시다 "물론 연습을 한 달 넘게 했으니, 한 번 정도는 뽑혀서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어요. 하지만 뭐랄까요… 당연히 분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즐거웠어요. 결과발표가 끝나고 대기실에 돌아가면 처음엔 물론 의기소침해지지만 금세 기운을 차리고 간식거리에 달려들곤 했어요. (웃음) 사실 2막 무대가 끝난 뒤에 열리는 미니라이브가 정말로 즐거웠기에 그 라이브를 매일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다 잊고 즐길 수 있었어요."
나카무라 역시 프린시펄에 대해 이렇게 회고한다.
나카무라 "처음엔 솔직히 2막에 뽑히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었지만, 프린시펄이 끝난 지금 생각 해 보면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는 것을 잘 알것 같아요. 저는 총 4번 2막에 섰는데요, 몇 번 2막에 섰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2막에 서기 위하여 어떻게 할 것인가, 남들과는 차별되는 자신만의 장점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점, 그런 점을 생각 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거든요."
'잠정 센터'로 일찌기 기대를 모았던 오오조노 역시 제 2막에 진출하는 데 있어 곤란을 겪었다.
도쿠오 "오오조노 같은 경우는 2막 연기 자체는 잘 했었는데, 정작 1막에서 고전을 했지요. 사실 오오조노는 의지도 강하고 중심도 딱 잡혀 있는 아이인데, 긴장을 하면 금세 주눅 들어버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언젠가 한 번은 개연 30분 전까지만 해도 '오늘은 자기 PR 잘 될 것 같아!'라고 활짝 웃고 있었는데 정작 개연 5분 전쯤에 준비했던 내용이 쿠보랑 겹친다는 걸 알고는 '아 끝났다~'라고 울어버린 적도 있어요. (웃음) 그런 어딘지 모르게 위태위태 해 보이는 모습은 아직 데뷔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오오조노의 그런 면이 언제까지고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생각 해 보면 오오조노는 첫 공연때도 무대에 서자마자 눈물을 흘렸고, 자기 PR를 스무스하게 하지 못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정작 '연기'가 시작되면 분위기가 180도달라지곤 하는 것이었다. 이런 점은 '배우로서의 소질'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오오조노 "뭐가 정답인지 알 수 없었기어 그냥 평범하게 했어요. 그 덕분인지 어느 날 스태프분께서 '가장 자연스러웠고, 가장 역할에 이입했다'고 말씀 해 주셨는데 그 말이 정말 기뻤어요. 하지만 2막에 진출하지 못하는 건 싫었어요 뭐라 하죠. 벽과 벽 사이에 갖혀서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곳에 있는 느낌이었죠. (웃음) 하지만 온 몸이 아플 정도로 벽 사이에 갖혀있다 보면 오히려 '적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그런 오오조노가 한 말 중에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고 하는 도쿠오씨. 그것은 제 1막 연기심사때 오오조노가 한 말로, 다른 멤버들이 '이 역에 목숨을 걸고 있다'고 열의를 어필 하는 데 대해 오오조노가 의문을 갖고 한 말이었다.
도쿠오 "오오조노가 갑자기 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물론 저도 2막에 나가고 싶어요. 하지만 이 역은 다른 사람에겐 양보하지 않겠다던가, 목숨을 걸겠다던가 하는 말은 못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잘못 된 걸까요?'라고."
오오조노 "다들 '저는 진지합니다. 목숨을 걸고 연기하고 있어요'라고 하는데… 어떻게 '목숨을 건다'는 거지? 만약 2막에 나가지 못하면 목숨이 없어지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그만큼 진지하게, 강하게 그 역을 원한다는 얘기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만, 그렇게 이야기 하면 거짓말 하는 게 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저 역시 최선을 다 하고는 있지만… 그 정도로 강하게 어필은 못 하겠더라고요."
물론 다른 멤버들의 결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잘못하면 그렇게 오해를 살 수 있음에도 솔직하게 표현하는 부분이 오오조노의 매력이자 재능이다. 그리고 그렇기에 그녀는 스스로의 생각을 굽히거나 타협하지 않은 채 15번의 프린시펄 공연을 끝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