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외부에서 한 언동이 그룹에 대한 평가로 이어진다
- 케야키자카46 멤버들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여성 패션잡지 ‘논노’의 전속모델로서 활약하였으며 ‘도쿄 걸즈콜렉션’ 등 패션 이벤트에도 다수 참가 한 경험이 있는 와타나베 리사. 이번 그라비아 촬영에서는 데뷔 초기에는 볼 수 없었던 ‘여유’마저 감돌아, 새삼스럽게 그녀가 얼마나 성장했는 지를 느낄 수 있었다.
와타나베 (이하 ‘와’) : 오키나와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촬영 스케줄이 꽤 빡빡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예상외로 여유가 있어서 예전부터 가 보고 싶었던 곳들을 관광 할 시간도 있었습니다. 일 관계 없이 그냥 여행 온 것 같아서 즐거웠어요.
그라비아 촬영이랑 패션잡지 촬영은 조금 차이가 있는데요, 그렇게 두 가지 다른 촬영들을 겪으며 배운 것들을 적절히 섞여 활용하고 있기에 예전에 비해서 촬영에 임할 때 저항 없이 임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초창기에는 사진 찍히는 것이 좀 부끄러웠고, ‘이 각도에서 찍으면 별로일텐데’ 같은 생각도 했었습니다만, 지금은 전부 다 즐겁습니다.
- 필자가 그녀를 처음으로 인터뷰 했던 것은 2016년 4월, ‘사일런트 마조리티’로 CD데뷔 한 직후였다. 당시 그녀는 ‘그룹에 들어오기 전에는 엄청나게 소극적이고, 스스로 앞으로 나서지 않는 타입’이라고 이야기 해 주었다. 하지만 연예계란 언제나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서야만 하는’ 곳. 지난 3년간 자신의 원래 성격과 연예계에서 요구하는 덕목 사이에서 갈등하지는 않았을까.
와 : 실제로 그런 갈등은 있었고, 사실 지금도 딱히 ‘나’를 내세우며 거침없이 나서지는 못 해요. 케야키자카라는 그룹 자체가 저 같은 성격인 아이들이 많거든요 물론 개중에는 ‘내가 앞으로 나서주지’라고 생각하는 아이가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런 마음을 주변 멤버들에게 거침없이 털어놓을 정도로 자아가 강한 타입의 아이들은 없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도 소극적인 편이기에 멤버들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지만요. 어쩌면 그런 성격적인 면이 그룹이 조화를 이루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그런 면이 그룹 밖으로 벗어나는 순간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고, 그 결과 자신에게 좋지 않은 식으로 작용 할 때도 있다는 것 정도는 이해 합니다만…
- 논노 전속모델이 된 지 1년 이상 지난 지금도 그런 의식을 완전히 떨쳐버리지는 못 했다는 그녀.
와 : 패션모델 일을 할 때는 다른 멤버들이 함께 있는 것이 아닌데다가, 저 스스로의 일은 저 자신이 알아서 해야만 하는 환경이기에 ‘내가’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만, 그룹 안으로 돌아가는 순간 다른 멤버들에게 의존하기도 해요. 어쩌면 그 덕분에 스스로가 딱 알맞게 균형을 잡고 있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 그룹 외부에서 활동 할 때는 그룹을 대표하여 일을 한다는 책임감이나 케야키자카46의 이미지를 짊어지고 있다는 자각은 하고 있는 것일까?
와 : 저 때문에 ‘아, 케야키자카는 이런 그룹이구만’이라는 식으로 평가를 받는 건 싫기에 인사 등 여러 면에서 그룹 활동을 할 때 보다 더 신경을 써요. 하지만 그만큼 그룹 활동을 할 때는 다른 아이들에게 의존하게 되지요. 그런 면은 초창기 때나 지금이나 별로 변하지 않은 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런 면도 고쳐나가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그룹 외부 일을 할 때 강한척 하는 반동이라 해야 할 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크거든요.
- 그럼 케야키자카46 안에서 ‘내가 다른 멤버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없는지 물어보니 그녀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와 : 모델 일을 할 때는 아무래도 동세대의 여자아이들이 주요 타겟이고, 케야키자카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하거든요. 그렇기에 그런 분들에게 ‘아, 케야키자카 멤버다’라고 그룹을 알아가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합니다. 그런 분들이 라이브에 와 주셨으면, 악수회에 와 주셨으면 좋겠거든요. 제가 노력하는 큼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의 이름이 더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룹 안에서 그룹을 이끌겠다는 건… 아직 그 정도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 케야키자카46도 벌써 올 8월로 결성 3주년을 맞이한다. 다양한 활동을 하며 성장한 부분도 많겠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질문을 해 보았다.
와 : 아무래도 라이브 MC가 좀 부족한 것 같아요. 이건 저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 하고 있을 때 자연스럽게 대화에 끼어들지 못 하거든요. 하고싶은 말이 있을 때도 가만히 있다가 결국 그 화제가 끝나버리는 경우도 자주 있었지요.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끼어들어가는 것이 좋을 지를 잘 모르겠어요.
사실 대기실 안에서나 멤버들이랑 이야기 할 때는 아무렇지 않게 얘기에 끼어들어서 대화 나누기도 하고, 그 내용도 엄청 재미있기에 어떻게 해야 그런 면을 살릴 수 있을까 고민입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의견을 내는 것 역시 아직 조금 불편한 면이 있어요. 사람 수가 적을 때라면 직접 이야기를 하면 되지만요. 라이브 리허설만 해도 댄서 분들께 ‘여기서는 이렇게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라는 식으로 생각나는 것은 전부 말 하거든요. 예를 들어 안무 연습 하면서 딱 봐도 각이 안 나오거나 할 때는 그것을 기억 해 두거나 메모 해 두거나 한 뒤에, 나중에 댄서분께 가서 ‘어제 안무 연습하다보니 이렇게 되던데요’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확인을 받거나 해요. 그 덕분에 좋아 진 적도 많았고요.
물론 저 스스로가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말 하는 게 좋을 지도 모르지만, 그 자리에서 이야기 하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렇기에 언제나 일단 마음 속에 담아 두었다가 나중에 이야기를 하려 하는데, 하루 지나면 대부분 잊어버리곤 해요. (웃음)
보통 그런 식이기에 매사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경우는 거의 없긴 합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제가 하는 말들은 대부분 독백이라 해도 무방 할 지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딱히 그런 것들이 스트레스가 되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스트레스가 그렇게 많이 쌓여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어쩌면 그저 주변에 흥미가 없는 것 뿐일지도 모르지만… 아, 아니예요. 흥미는 있어요. (웃음) 그냥 매사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 뿐이에요.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도 제가 좋아하는 것 외에는 딱히 흥미가 없다고 해야 하나… 취미라던가 좋아하는 일 외에는 관심이 없는 인간이거든요. 예를 들어 서핑이라던가 스노우보드처럼 해 보고 싶은 일에는 적극적으로 달려들지만, 그렇지 않은 일에는 사실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케야키자카라는 그룹 자체는 엄청 좋아하기에, 생각나는 게 있다면 후쨩이나 네루에게 이야기하곤 해요. 그런 식으로 쌓인 감정을 푸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히라테와 같은 곳에 선 뒤, 처음으로 알게 된 감정
- 올 해 4월 6일부터 8일에 걸쳐 케야키자카46의 데뷔 2주년 기념 애니버서리 라이브가 열렸다. 이 라이브는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센터인 히라테 유리나가 결석, 다른 멤버들이 그녀의 빈 자리를 메운 라이브였다. 와타나베 역시 ‘피뢰침’이나 ‘월요일 아침, 치마가 잘려있었다’에서 히라테 대신 센터 자리에 섰다. 특히 ‘게츠스카’ 무대에 선 그녀는 압도적인 아우라와 박력을 내뿜었다.
센터 자리에 선 뒤로부터 마음 속에 ‘각오’가 섰다는 그녀에게 그 각오란 무엇인지를 물어 보았다.
와 : 여름 투어 (2017년 8월에 열린 첫 전국투어 ‘케야키자카 전국투어 2017 새하얀 것은 더럽히고 싶어져’) 나고야공연 1일차에 처음으로 히라테 없이 라이브를 하게 되었거든요. 그 라이브를 보신 스태프분께서 ‘어쩌면 2일차 공연에도 히라테가 못 나올지도 모르니까 일단 대타를 생각 해 보자’라고 말씀 하셨어요. 그 때 저는 ‘게츠스카’를 담당하게 되었지요.
그렇기에 2일차 공연 아침은 다들 일찍 일어나서 각자 자신이 담당한 곡의 안무를 새로 외워야 했지요. 하지만 결국 히라테가 2일차 공연에 나올 수 있게 되어서 연습한 것을 보여드리지는 못 하고 넘어갔었어요.
하지만 이번 애니라는 히라테가 출연하지 못 한다는 게 사전에 확정이 되었기에,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아, 이번에는 대타 서야 할 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들더라고요. 실제로 대타 얘기를 듣고, 이렇게 된 거 열심히 해 보자고 생각하고 ‘게츠스카’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곡은 히라테의 이미지가 상당히 강한 곡인데다가, 팬분들께서도 그런 이미지를 가장 기대하실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솔직히 처음에는 이 곡을 팬분들께 선보인다는 게 무섭기도 했습니다. 보러 와 주신 분들께서 어떻게 반응하실 지에 대해서도 걱정이 되었지만, 무엇보다도 기념 라이브를 성공리에 해 내지 못 하면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 미래가 없을 것 같았어요. 그렇기에 멤버 개개인이 각자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처음에는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리허설을 거듭 해 갈수록 ‘해 내겠어!’라는 마음이 강해지고, 마음도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 지난 해 연말, 와타나베를 인터뷰 했을 때 ‘2017년을 되돌아 보면 어떤 한 해였는가’라 질문을 했는데, 그녀의 답변은 ‘사실 달성감은 그다지 못 느꼈다’였다. 이는 역시 여름 전국투어의 완성도에 만족하지 못 한 부분이 컸다고 한다.
와 : 작년 여름 투어는 솔직히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도 않을 정도예요. 저희 자신에 대해 너무 기준이 너그러웠지요. 마지막 공연때야 그나마 기합이 들어 있었찌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룹의 첫 전국투어였음에도 팬분들께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드렸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경험을 한 뒤에 애니라를 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 뿐 아니라 원래 올 해 초에 예정되어 있었던 무도관 공연에도 나갈 수 없게 되었기에, 사실 라이브 자체가 굉장히 적어졌던 것도 있어서 애니라 3일간은 엄청 두근거렸어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기대와 즐거움에 두근거린 것 보다는 압박감이 더 컸어요. 첫 날 공연때는 정말이지 내장이 전부 몸 밖으로 튀어나오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울렁거렸을 정도였는걸요. (쓴웃음)
- 실제로 첫 날 공연을 본 멤버들 역시 ‘관객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까? 히라테가 없는 케야키자카를 받아들여 주시기는 할까?’라고 불안해 하기도 했다.
와 : 정말로 말씀하신 대로 히라테가 없어도 받아들여 줄까하고 걱정했어요. 실제로 울기도 했던 것 같은데요. (웃음) 라이브 자체도 엄청 오랜만이었기에 그 점도 불안했고요. 하지만 해 낼 수 밖에 없다는 마음으로 공연에 임했습니다.
- 애니라 당시, 와타나베는 자신이 센터에 선 ‘게츠스카’의 가사를 다시 한 번 해석 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는 맛보지 못 한 감정에 지배되었었다고.
와 : ‘게츠스카’의 센터에 서서 퍼포먼스를 함에 있어, 통학 전철 안에서 누군가에게 치마를 잘린 주인공과 그 모습을 보고서도 못 본 체 하는 주변인들을 안무로 표현 해 내야하거든요. 단적으로 후렴구에서 히라테가 쓰러지고, 다른 멤버들이 슬슬 뒤로 빠지는 부분이 있어요. 예전에는 그 장면을 보면 ‘아, 히라테(주인공) 참 안됐다’라는 생각만 했지, 딱히 특별한 의미는 두지 않고 퍼포먼스를 했었는데, 저 자신이 히라테와 같은 위치에 서서 퍼포먼스를 해 보니 ‘어, 이런 감정이 드는구나’라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를 두고 뒤로 빠지는 다른 멤버들이 무서워졌다고 해야 하나요… 굉장히 복잡한 마음이 들었어요.
솔직히 곡에서 받는 인상이 이토록 확 바뀌어 버리는 것도 좀 이상한 일이라 생각해서 처음엔 그렇게 큰 의미를 안 두었었기에 실제로 겪고 보니 엄청 당황하게 되더라고요.
- 클라이맥스에는 와타나베의 솔로파트, ‘네깟게 나에 대해 뭘 알아’라고 외치는 파트가 있다. 이 대사를 내뱉는 그녀의 표정에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느낀 적 없는 분노와 절망, 슬픔이 느껴졌다.
와 : 사실 히라테가 어떻게 했는 지를 보면 무의식적으로 따라하게 될 것 같아서 히라테가 어떻게 했는 지는 안 보고 연습했어요.
- 많은 멤버들이 어떻게 해야 히라테와 비슷하게 퍼포먼스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고전하는 가운데 와타나베는 ‘히라테의 퍼포먼스를 재현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들어 내기 위하여 고뇌하였다.
와 : 물론 ‘네깟게 나에 대해 뭘 알아?’ 부분에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는 건 아니지만, 피로 하는 바로 그 순간만큼은 별다른 생각 없이 했어요. 너무 깊이 생각하면 헛발질 할 것 같았거든요.
제가 그 대사를 하기 직전에 다른 멤버들은 움직임을 멈추고 저 혼자 헤매는 듯한 움직임을 취하거든요. 그 안무를 연습 할 때도 댄서분께서 ‘거기 있는 것은 나이지만 동시에 내가 아니어야 해. 와타나베, 거기 부분은 네가 와타나베가 아니라는 마음으로 춤 춰야 해’라고 이야기 해 주신데다가, TAKAHIRO선생님께도 그 곡의 세계관과 의미에 대해 배우기도 했어요.
사실 엄청 어렵기도 했고, 때로는 몰입이 안 되는 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치마가 잘린 주인공이 되어 ‘날 좀 도와줘’라는 마음을 표현 해 냈다고 생각해요. 노래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절규라고 해야 하나… 연기 할 때 대사를 이야기 하는 것 보다 힘들었어요.
- ‘네깟게 나에 대해 뭘 알아?’라는 단 한 마디지만, 그 짧은 한 마디에서 느껴지는 설득력은 첫 공연때보다 두 번째 공연, 두 번째 공연보다 세 번째 공연… 라는 식으로 횟수를 거듭 해 나가면서 점점 더 강해졌다. 그 중에서도 3일차 공연 때는 말 그대로 감정을 폭발시키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런 데에는 비밀이 있었다고.
와 : 그렇게 칭찬 해 주시니 기쁘네요. 하지만 그 순간은 정말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말 그대로 ‘무’의 경지였다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그 때의 기억이 없어요.
사실 첫 날, 둘째 날 공연 때는 레코딩 된 음원을 틀어놓고 그 위에 제가 라이브로 소리를 쳤었는데, 마지막 날 공연 때는 스태프분께 ‘음원 꺼 주세요’라고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마지막 날은 100% 제 목소리만 들어 가 있답니다.
같은 경험을 했기에 ‘히라테는 대단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 이번 라이브에서는 와나타베 이외의 멤버들도 센터 자리에 섰다. 하지만 다른 곡들과 비교해서 ‘게츠스카’에는 좀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는 그녀.
와 : ‘게츠스카’는 특히 안무 면에서 다른 곡들과 좀 다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익센트릭’이나 ‘카제후카’ 같은 곡들은 안무 자체가 확실히 ‘춤’이라는 느낌이거든요. 그 두 곡 안무도 굉장히 힘들긴 하지만, ‘게츠스카’는 춤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이야기’를 몸으로 표현 해 낸다는 느낌이 강해요. 말하자면 연기에 가깝다고 할까요. 어쩌면 그런 점이 다른 곡들 안무에 비해 소화하기 쉬운 점이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기에 히라테와 같은 역할을 ‘연기’ 함에도 제가 해석한 주인공은 히라테의 해석과는 다르게 보일 것이라 생각하고요. 각각의 캐릭터가 독립되어 있고, 그렇게 독립 된 채로 성립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게츠스카’는 라이브 중반에 위치한 유닛파트가 끝난 직후, 따로따로 움직이던 멤버들이 다시 한 번 뭉쳐 전 멤버가 피로하는 곡이다. 그 중심에 와나타베가 서서 이 곡을 표현한다는 것은 결국 공연 후반의 흐름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런 중요한 역할이 맡겨진 데에 대하여 불안함, 부담감을 안은 채로 무대에 선 그녀는 매 공연마다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결과적으로 자신 외에는 보여줄 수 없는 유니크한 공연을 성공리에 선보였다.
와 : 그렇게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 곡을 퍼포먼스했을 때의 기억이 거의 없어요. 그저 엄청 긴장 했었다는 기억 밖에는…
하지만 곡이 시작되기 전에, 정확히 누군지는 몰라도 누군가가 어깨를 토닥여주기도 했고, 시작 포즈가 다들 앉아있고 저 혼자 서 있는 포즈였는데, 그 때도 누군가가 다리를 건드려 주기도 했어요. 이런 식으로 조금씩이나마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조금은 안심이 되었지요.
- 그리고 센터라고 하는, 막중한 책임을 요하는 포지션에 서서 최선을 다 한 결과, 다시 한 번 히라테 유리나라는 인물을 깊이 이해 할 수 있었다는 그녀.
와 : 히라테는 이 ‘게츠스카’ 이외에도 6싱글 연속으로, 그것도 타이틀곡 뿐 아니라 커플링곡들까지 많은 곡들에서 중심에 서 왔잖아요.
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활동 초기부터 계속 이렇게도 힘들고 무서운 경험을 해 온 거잖아요.
이번에 이렇게 여러 멤버들이 센터라는 자리를 경험 한 덕분에 다시 한 번 21일 전원이 무대에 서서 제대로 된 라이브를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어요. 그리고 단순히 ‘라이브를 하’는 것이 아니라 ‘팬 여러분께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도 강해졌고요.
또 다시 센터에 서고 싶냐고요? 솔직히 서더라도 계속 서고 싶지는 않아요. 제 마음이 버텨 줄 것 같지가 않거든요. 케야키자카 곡들 중에는 좀 무거운 곡들이 많잖아요. 실제로 히라테를 보고 있으면 새삼스럽지만 ‘하긴, 저런 마음이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곤 해요. ‘불협화음’도 그렇고, 좀 과장일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심각하다 해야 하나요… 그런 분위기의 곡들은 들으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마음에 울리는 것이 있으시겠지만, 퍼포먼스 하는 저희들로서는 저희 마음 자체가 곡에 의해 엄청 소모되어 버리기에 그 균형을 맞추기가 엄청 힘들어요. 그것도 한가운데에 서 있는 사람은 그런 게 더 크게 와 닿는 점을, 이번에 센터에 서 보고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히라테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렇게 말씀 드리면 남 일 얘기하는 것처럼 들릴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같은 경험을 했기에 자신있게 말씀 드릴 수 있어요. 히라테는 대단하다고. 정말 그 말 밖에 안 나와요.
계속해서 변화 해 가는 그룹에 있어, ‘최선’이란 무엇인가
- 일반적으로는 ‘쿨하다’, ‘웃지 않는 아이돌그룹’ 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케야키자카46. 하지만 와타나베와 인터뷰를 하며 느낀 점은 그런 ‘표면적인 인상’만으로는 다 전해지지 않는, 깊은 무언가가 있는 그룹이라는 점이었다.
와 : 정말 어려운 그룹이에요. 케야키자카는. 뭐라 해야 할까요… 솔직히 ‘무섭’기까지 해요. 엄청 불안정한 그룹이니까요. 이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 날 지도 알 수 없는 그룹인데다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어느 날 갑자기 해산 해 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은 항상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인터뷰 등에서 자주 ‘이 그룹의 장래에 대해 이야기 해 달라’라던지 ‘올 해의 목표’ 등 미래에 관한 질문을 받곤 합니다만, 앞으로 어떻게 되어 갈 지에 대해서는 정말 하나도 상상조차 안 되기에 대답하기가 좀 힘들어요. 정말 아무 것도 모르거든요… 그룹의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아도, 그것도 알 수 없고요. 그저 눈 앞에 놓인 것들을 필사적으로 해 나가는 것 외에는 해 본 적도 없고요. 지금까지도 눈 앞에 준비 된 과제를 전원이 힘을 합쳐 해결 해 나가는 것 만으로도 벅찼었기에, 새삼스럽게 그룹의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이나 앞으로 해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갑자기 불안해 지곤 합니다. 농담이 아니라, 앞으로 몇 달 뒤에 어떤 일이 일어 나 있을 지 알지 못하니까요… 지금 당장만 해도 21명 멤버 전원이 함께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도 아닌데다가, 언제쯤 되어야 전원이 다 모일 지도 알 수 없고,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정말 전원이 모이는 날이 오긴 할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렇기에 정말 하나도 모르겠어요. 어렵네요.
- 그렇다면 하다못해 지금 당장 그룹에 있어 ‘최선’은 무엇일까. 미래 얘기가 아니라 현재 케야키자카46라는 그룹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 것일까.
와 : 21명 전원이 모이는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포먼스 등 매사에 확실히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멤버들이 쌓아 온 ‘케야키자카46’라는 그룹의 장점, 이미지, 퍼포먼스에 임하는 마음가짐 등을 잃지 말고 계속해서 활동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계속 그렇게 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만약 전원이 모여서 함께 활동을 하게 된다면 반드시 지금까지 보여드렸던 것 이상의 것을 보여드릴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에, 전원이 모일 때 까지는 지금 있는 멤버들로 성실하게 활동 하는 것 뿐이라고 생각해요.
- 그런 점을 감안하고 지난 4월의 애니라를 되돌아 보았을 때, 와타나베 스스로는 그 라이브에 만족하는 지 궁금했다.
와 : 음… 어떻게 평가 해야 할까요. 시간이 좀 지났으니 객관적으로 보자면 딱히 합격점도, 불합격점을 주기도 애매한 것 같아요. 네. 잘 모르겠어요.
그 때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 해 해 냈다는 자부심은 있어요. 그렇기에 라이브가 끝난 직후 엄청 즐겁기도 했지만… 아, 즐거웠다고 이야기 하기 보다는 해방되었다는 기쁨이라 해야 할까요. 사실 그 전까지는 딱히 해방감이라고 할만한 것을 느껴 본 적이 별로 없었거든요. 이전에는 그저 ‘즐거웠다’던가 ‘(잘 해 내지 못 한 데 대해) 속상하다’ 같은 느낌을 주로 받았는데, 이번에는 저 뿐 아니라 모든 멤버들이 ‘드디어 해방되었다!’라는 말을 실제로 했었어요. 불안정한 상황에서 라이브를 하게 되었기에 다들 중압감을 안고 있었다는 얘기겠지요.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 해 보면 ‘해방되었다’는 말, 엄청난 말이잖아요. (웃음) 물론 그렇게 생각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요.
3일에 걸친 라이브가 끝난 순간, 무대 위에서 울음을 터뜨린 멤버도 있었기에, 그 모습을 보며 ‘준비 기간 때부터 이래저래 쌓인 게 많았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멤버 개개인이 생각한 것들도 있을텐데 그런 생각들을 전부 이야기 할만한 여유는 없다는 것도 다들 이해하고 있었고요. 그저 닥친 일들을 해 나갈 수 밖에 없었어요. 그 3일에 모든 것을 걸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기에 라이브가 끝난 뒤의 상황에 ‘해방’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가장 걸맞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높은 벽에서 ‘해방’된 와타나베 리사의 목표
- 3일에 걸쳐 열린 애니라는 그룹의 기념일을 기념한다는 측면에서도, 센터가 부재, 멤버 전원이 모이지 않은 상황에서 열렸다는 측면에서도 지금의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 있어 일대 전환기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케야키자카는 애니라 이후로도 변함없이 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5월 6일에는 아이돌 페스 ‘비바라팝’에 히라테, 시다, 하라다, 이마이즈미 4명이 빠진 17명이 출연하기도 하였다.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큰 무대에서 라이브를 감행하기도 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그룹의 동기부여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
와 : 음… 동기부여라고 하기 보다는 할 수 밖에 없다고나 할까요… 동기부여를 따지기 이전에 일단 기합으로 어떻게든 하는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그렇다고 해도 애니라때처럼 한 가지 목표에 올인하다가 해방되는 그런 감각이랑은 조금 다릅니다. 일단 눈 앞에 있는 일을 극복 해 내고, 그 곳에서 해방 된 뒤로는 그 다음 라이브를 위해 여러 모로 준비 해 나가는 것 뿐이지요.
솔직히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 질 지는 아무도 모르는데다가, 지금 눈 앞에 놓인 과제들을 필사적으로 극복 해 나가기만 하는 것도 사실 엄청 힘들고 괴로운 것도 사실이에요. 아, 물론 그렇다고 지금 저희가 절망하고 있다는 건 아닙니다만 (웃음). 2주년 애니라를 끝낸 뒤에는 조금 편해졌거든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그 3일동안이 가장 큰 벽이었어요.
- 전환점이 된 애니라를 극복 해 내고 자기 자신에 대해 조금이나마 자신감이 붙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필시 지금까지 서 본 적 없는 센터 자리에 서서 쉽사리 얻을 수 없는 수확도 얻었을 터이다. 히라테가 센터자리에 서는 평소였다면 얻기 힘든 경험이었을 테니.
와 : 지금 생각 해 보면 역시 좋은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센터에 선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라고 지금껏 알 수 없었던 감점도 이해 할 수 있게 되었기에 개인적으로 큰 수확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그런 경험이 자신감으로 이어졌냐고 한다면… 잘 모르겠어요.
사실 저는 자신에 대한 평가가 낮은 편이거든요. (웃음) 애초에 ‘자신감’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도 그다지 의식하는 편도 아니고, 자신감을 갖고 지금껏 살아 온 편도 아니예요. 물론 그렇다고 엄청나게 네거티브한 편도 아니기에, 말 하자면 의외로 적당적당히 살아 온 편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하지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제대로 생각하고 있답니다.
이 세계에 있다보면 때로는 못 할 것 같은 일에도 ‘할 수 있다’고 손을 들어야만 하는 경우도 있을 지 모르고, 그럴 때 손을 들 수 있는 것을 ‘자신감’이라 부르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럴 때 곧바로 손을 들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런 상황에 처하면 일단 ‘생각 해 보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곰곰히 생각 해 볼 시간을 갖는 타입이거든요. 못 할 것 같은 일에 대해 분위기에 휩쓸려 ‘네’라고 쉽게 대답해서는 안 된다는 것 역시 이 세계에 들어 와 배웠기 때문에 일단 시간을 얻어 저 자신과 상담 해 보려 합니다.
- 그럼 와타나베 리사라고 하는 한 개인은 어느 정도까지 앞으로의 비전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지금 어떤 것에 흥미를 갖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것에 도전 해 보고 싶은 것일까에 대해 질문을 하니 그녀는 ‘라디오 관련 일이 엄청 즐거워요’라고 대답해주었다.
와 : ‘코치호시’ (닛폰방송에서 방송중인 케야키자카의 칸무리 라디오방송 ‘케야키자카46 여기는 유라쿠초 별하늘 방송국’)에서 멤버들과 이야기를 하며, 팬분들께 저희들의 평소 모습을 알려 드리는 것이 정말 즐거워요.
혼자 떠드는 건 잘 못 하지만 (웃음) ‘코치호시’나 ‘유우파라’ (NHK FM에서 방송중인 ‘유우가타 파라다이스’. 매주 케야키자카 멤버가 2명씩 출연중)처럼 멤버들과 함께 이야기 하는 건 마음 편하게 임할 수 있기도 하고, 들어주시는 분들께 멤버들끼리의 관계성을 더 깊이 알려드릴 수 있는 기회라고도 생각을 하기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델 일도 즐거워요. 특히 제가 잡지에서 입은 옷을 더 많은 분들께서 입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일에 임하고 있기에, 저 스스로부터가 더욱 더 옷을 잘 입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직 모델일은 1년밖에 경험을 하지 못 했기에 앞으로 더욱 더 성장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20살이 되기 직전에 발견한 새로운 ‘취미’
- 올 해 7월 27일에 20살이 되는 와타나베. 연령면에서 보아도 ‘어른’이 됨과 동시에 지금까지 이상으로 무거운 책임이 요구되는 입장에 서게 된 것이다.
와 : 스무살이라… 시간 빠르네요. 아직 실감이 전혀 안 돼요. 중학생 때는 스무살이라 하면 엄청 어른인 것 같았는데, 정작 제가 그 나이에 가까워 지고 보니 사실 고등학생 때랑 별 다를 것 없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 면에서도 좀 더 성장해야 하겠지만요.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최근 들어 알게 된 건데요, 어른들은 참 어휘력이 풍부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을 하며 다양한 어른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야기 도중에 어려운 숙어나 영어 단어가 자주 나오거든요. 집에 돌아가서 찾아보고 ‘아 그 단어는 이런 뜻이구나’ 라고 느끼곤 합니다. 그렇게 새롭게 배운 뒤에는 ‘기회 되면 써 봐야지’ 라고 생각하고요. (웃음) 매일매일 공부가 되지요.
요 전에도 네루가 ‘예의 그’라는 말을 썼는데요, 지금까지 들어 본 적이 없었기에 어떤 뜻인지 몰라서 ‘이게 뭔 말이지?’라는 생각이 들어 검색을 해 봤더니 ‘잘 알고 있는, 항상 그러한’이라는 뜻이 있더라고요. 저 자신이 너무 상식이 없는 것 같아 부끄러웠지요. (쓴웃음)
그렇기에 요즘에는 책을 좀 더 읽으려 하고 있어요. 잘 모르는 것이 있을 때, 그것에 대해 ‘알고 싶다’는 열망은 강한 편이기에 잘 모르는 한자라던가, 속담이라던가, 숙어 같은 것이 있으면 바로바로 공부 해 두면 살아가면서 언젠가 꼭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우선 간단한 책들부터 읽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이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비록 인터넷으로 보기는 하지만 뉴스도 챙겨보려 하고 있습니다. 아직 모르는 것이 더 많긴 하지만, 정치나 사회 문제 같은 것도요.
- 어른이 되는 날이 다가 오는 탓일까, 최근 들어 여러 분야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는 그녀. 그럼 그녀가 ‘지금’ 이 순간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흥미가 생겼다.
와 : (손뼉을 치며) 아, 최근 말씀이죠! 최근에는 영화를 엄청 보고 있거든요. 한 달 동안 8편이나 봤어요. 그것도 전부 영화관에 가서 말이죠. 전부 외국 영화였는데, 전부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영화를 잔뜩 보려고 합니다. 영화감상을 취미로 갖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는 취미나 특기가 엄청 빈약했었는데, 앞으로는 ‘제 취미는 영화감상입니다’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를 보고 싶어요. 뭐, 겉멋부터 시작하는 타입이라 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웃음) ‘제 취미는 이것입니다’라고 확실이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국 영화를 볼 때 자막에 잘 모르는 한자나 숙어가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면 ‘아까도 이 단어 나왔었는데’ 라는 식으로 몇 번이고 거듭 되면서 조금씩 뜻을 이해 할 수 있게 되거든요. 그 단어를 쓰는 상황으로 유추해서 자연스레 알게 되는 것이지요. (웃음)
‘그레이티스트 쇼맨’과 ‘레디 플레이어 1’은 두 번씩 봤어요. 그리고 ‘주만지 ~월켐 투 정글~’이나 ‘어번제스 인피니티 워’ 같은 작품을 보면서 제가 SF, 액션 장르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그렇기에 이런 타입의 영화들을 많이 보고 싶어요.
영화에 재미를 붙이기 전에는 사실 거의 국내(일본) 영화만, 그것도 대부분 로맨스물만 봤었거든요. 최근 나오는 로맨스 영화는 대부분 결말에 주인공이 불행해지거나 사랑이 결실을 맺지 못하고 연인중 누군가가 죽는다던가 하는 식으로 뭔가 속이 답답해지는 스토리가 많은데, 외국 영화를 보기 시작 한 뒤로는 외국영화 특유의 시원시원함에 푹 빠져버려 ‘영화는 정말 재미있는 것이구나’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해리 포터’ 같은 영화는 보았고, 그런 작품들도 재미있게 보긴 했습니다만, 해리포터는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이다보니 딱히 취미라고 내세우지 않았어요. 하지만 최근 1달정도의 기간동안 다양한 영화들을 보며 영화라는 것이 정말로 재미있는 세계라는 것을 알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영화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오늘 여기서 처음 이야기 하는 거예요. 오늘 이 인터뷰를 계기로 새로운 작품은 물론이고 예전 명작들도 잔뜩 보고 싶습니다.
크리에이티브방면에서도 힘을 발휘 할 수 있다면
- 그룹의 화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던 와타나베, 하지만 화제가 자신의 취미 이야기로 바뀌자마자 시동이라도 걸린 듯 신나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와 : 아, 그리고 요즘에는 생명의 근원이라던가 그런 쪽에도 관심을 갖고 찾아보고 있어요. 최근에 생명의 근원은 박테리아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럼 박테리아가 어떻게 번식을 하는지 까지는 아직 알지 못 하기에, 그런 부분을 조금씩 알아가려고 합니다.
카메라맨 분 중에 생명의 근원 같은 분야에 박식하신 분이 계셔서, 그 분과 이야기를 하는 게 정말 즐거워요. 그 분께서 제게 박테리아에 대해 가르쳐 주셨는데, 박테리아가 진화를 통해 원숭이가 되고 그 원숭이가 다양한 역경을 극복하여 인간으로 진화했다는 점을 알려 주셨어요. 생각 해 보면 엄청난 일이잖아요. 그 대화를 계기로 ‘역경’이라는 단어의 의미도 확실히 알 수 있었기에 앞으로는 이런 숙어의 뜻들을 좀 더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한자 뿐 아니라 영어 등 외국어도 공부 해 보고 싶어요. 친구 중에 대학에서 외국어를 배우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가 영어로 문장을 적고, 제가 그 문장을 보며 독해하는 식으로 놀곤 하거든요.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었을 때엔 정말 즐거워요.
흥미가 있는 일에 대해서는 무엇이든 알고 싶어하고, 왜 그렇게 되는 지 찾아보곤 합니다. 어릴 때부터 주변의 일들에 의문을 갖고, 이상하게 생각 해 왔어요. 그런 것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조사 해 보는 것이 즐겁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흥미를 갖고, 조사 해 보고, 그렇게 얻은 것들을 자신의 지식으로 쌓아 갔으면 해요.
아, 사실 저 청소하는 것도 엄청 좋아하거든요. 더럽혀진 곳을 깨끗하게 하는 데에서 보람을 느껴요. 화장실이나 욕실, 주방처럼 물을 쓰는 곳 청소처럼 제가 청소를 하면 할수록 눈에 보이게 깨끗해 지는 게 좋아요. TV도 가지에몽(집안일 + 도라에몽에서 따 온 예명, 본명은 마츠하시 슈타로, 코미디언, 청소/세탁 소믈리에)상이 나오시는 방송을자주 보는데요, 볼 때마다 ‘엄청나!’라고 감탄하곤 합니다. 사실 이 얘기는 예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고미야시키 (쓰레기가 가득 찬 집) 청소 같은 것도 해 보고 싶어요. (웃음) 그런 도전하는 기획 방송 같은 것이 있다면 부디 도전 하게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생각지도 못 한 변화구가 날아왔다. 하지만 그녀의 마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와 : 아, 그리고 또 좋아하는 거… 플라레일(플라스틱으로 만든 기관차 및 기관차 레일 장난감)도 좋아해요. 사촌동생이 플라레일을 좋아해서 엄청 많이 갖고 있거든요. 어릴 때엔 그것 갖고 함께 놀았는데, 자기 마음대로 열차 레일을 조립하곤 했지요. 이 세상에선 절대로 있을 수 없는 노선을 만들곤 했는데, 그렇게 만들어 가는 작업 자체가 좋았어요.
그런 성격이다보니 실바니안 패밀리 (작은 동물 인형 및 그 인형이 들어가는 집, 가재도구등이 세트로 이루어진 장난감) 집을 장식 할 때도 절대 있을 수 없는 구조로 만들곤 합니다. 그렇게 스스로 생각해서 뭔가를 만들고 조립하는 과정을 좋아해요.
그런 성격이라 그런 건지는 몰라도 사실 언젠가 한 번쯤 공장에서 일 해 보고 싶기도 합니다. (웃음) 일정한 과정을 거쳐서 물건이 만들어지고, 완성된 것을 출하하는 흐름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결과가 나올 때 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말이죠. 그래서 빵을 만든다던가 무언가를 분류한다던지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서핑에도 한 번쯤 도전 해 보고 싶어요. (웃음) 요 전에 3년만에 스노우보드를 타러 갔거든요. 겨우 두 번째이긴 했지만 별 문제 없이 탔기에 더 잘 탈 수 있도록 연습 하고 싶어요. 이런 식으로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다 보면 인생을 즐기며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웃음)
- 현재의 활동을 감안하면 그룹의 방향성과 꽤나 거리가 있는 것 같은 인상이 있는데.
와 : 아, 물론 지금 하고 있는 활동이 싫다던가 그런 의미는 아니에요. 지금 활동도 엄청 즐겁고, 소중한 동료들과 만났다는 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요. 그저 그런 활동과는 별개로 취미로서 도전 해 보고 싶다는 얘기예요. 말하자면 쉬는 날에 공장에 가서 일 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정도? (웃음)
지금 활동도, 특히 라이브를 하는 것은 엄청 좋아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세트리스트도 저 스스로가 구성 .해 보고 싶고, 콘서트 구성이나 연출 등, 전부에 참여 해 보고 싶습니다.
콘서트 제작은 물론이고 콘서트 굿즈 제작에도 참가 해 보고 싶습니다. 저 뿐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콘서트 굿즈 제작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실제로 '실용적인 것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자주 해요. 예를 들어 오리지널 슬리퍼라던가. 슬리퍼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것이잖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집에서 슬리퍼를 신기에, 그렇게 실제로 쓸 수 있는 케야키자카의 굿즈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젓가락이나 도시락통 같은 것도 괜찮겠네요. 젓가락이나 도시락통은 학생들이라면 항상 쓰는 것이잖아요. 제가 학생이고, 그런 굿즈가 있다면 꼭 쓸 것 같고요.
그렇다고 너무 케야키자카색이 강한 굿즈라면 쓰기가 힘들 수도 있기에, 평범하게 일상생활에서 쓸 수 있는 디자인의 굿즈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아까 말씀드린 슬리퍼도 그렇고, 쿠션이나 쿠션커버 같은 것도 좋겠고요. 집에서도 케야키자카와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굿즈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면에서 보면 6번째 싱글 활동기간동안 나왔었던 파우치 같은 굿즈는 정말 좋았다고 생각해요. 귀엽기도 했고, 디자인도 좋았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오리지널 굿즈를 제가 직접 디자인 하고, 공장에서 만들어 박스에 포장해서 출하까지 해 보고 싶네요. (웃음) 물론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돈도 많이 들 테고, 여러 모로 사정도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이루기 쉽지야 않겠지만요.
- 여기까지 이야기를 듣고 든 생각이 있었다. 그녀가 '크리에이티브'면에 흥미가 많다는 점이다. 이는 기획을 하는 것 뿐 아니라 식제로 자신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 까지에 이르는 일련의 작업 전부를 말이다. 어쩌면 그녀 안에는 프로듀서로서의 소질이 숨겨 져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와 : 기획은 물론이고 그런 기획을 상품화 한다는 것, 정말 재미있어 보이지 않나요? 하지만 프로듀서라... 정작 해 봤는데 소질이 없으면 어쩌죠. (웃음)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경험 해 보지 못 한 분야이기에 언젠가 한 번은 도전 해 보고 싶어요.
공장에서 일 해 보고 싶다고 이야기 했는데요 (웃음) 저는 성격이 급한 편인지라 매사에 효율적으로 팍팍 해 치우고 싶은 타입이거든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기도 하고, 효율 좋게 일을 해치우면 기분이 좋거든요. 계속해서 한 가지 일을 반복한다던지, 집중해서 해 보고 싶어요.
뭔가에 푹 빠지면 철저하게 빠지는 편이긴 하지만, 동시에 금세 싫증을 내는 타입이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싫증내지 않도록 적당한 페이스로, 재미있는 것들을 계속 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그녀의 이런 '취미'들이 앞으로 케야키자카46의 멤버, 와타나베 리사라는 한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칠 것인가.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점이 굉장히 기대되기 시작했다.
와 : 어떻게 될까요? (웃음) 앞으로 어떻게 흘러 갈 지 지금은알 수 없지만 좋은 방향으로 흘러 갔으면 좋겠네요. 무의식적으로 여러 가지들을 흡수하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네요.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노력 해야겠지요.
그룹일이나 개인 일은 물론이고, 스무살이 된 것을 계기로 취미면에도 충실히 살아가고 싶어요. 그러려면 엄청 바빠지겠네요. (웃음) 하지만 앞으로는 크리에이티브한 면에서도 그룹의 힘이 되고 싶고, 저 스스로의 인간으로서의 면 역시 깊이를 더하고 싶기도 하고요. 그렇게 하면 주변 분들도 저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식으로 보아 주실것이라 생각해요. 21살이 될 때엔 오늘 이렇게 이야기 이야기를 나눈 저 보다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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