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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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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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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6월 초엽 어느 날...


퇴근 후, 아무런 생각 없이 우편함을 뒤지다보니, 익숙치 않은 엽서가 한 장 들어있다?


평소 우리 집에 오는 엽서라 해 봤자, 산케이신문의 구독권유 엽서나, 이전에 아무 생각 없이 갔었던 남성용 미장원 (...머리 깎는 데 맞음-_- 엄한 상상 금물)에서 머리 깎으러 오라는 종류의 엽서, 혹은 내 통장에서 '퍼가요~♡' 했다는 가스회사의 고지서 정도였기에... 보라색을 기조로 한 이 엽서는 뭔가 이질적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질적이었던 것은.. 다름 아닌 '보낸 이'.


'주식회사 소니뮤직 엔터테인먼트'가 내게 무슨 볼 일이 있어 엽서 씩이나 보냈단 말인가!! 내가 그 회사에 입사 지원을 한 것도 아니건만...


비록 아래에 조그마하게 (정말로 조그맣다!!) 이벤트 내용이 쓰여 져 있기는 했지만... 사실 당시에는 (양 손에는 장 본 것 가득 들고, 더워서 씩씩대고 있었기에) 거기까지는 신경을 못 썼던 게 사실.



뒷 장을 보니... 어디서 많이 본 이름 (와다 마아야)이. 


아니 이 이름은 내 노기자카 오시 이름이 아니던가. 삼국지 10을 할 때, 내 휘하에서 군사 (지력 100)로 활약하며 나의 전국 통일을 돕던 그 이름이 아니던가.


내용인즉슨, 직전 싱글 (5th, 너의 이름은 희망) 발매 특전(?)으로 기획 된 '당신만을 위해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 목소리 녹음회~'의 초대장이라는 것.


악수회나 사인회 같은 '일단 돈만 있다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갈 수 있는' 이벤트가 아닌... 진정 운빨을 겨루는 소수 참가 추첨 이벤트 (각 멤버 당 5명씩. 전 세계에서 165명)에 뽑힌 것이다. (※ 물론 CD를 많이 사서 여러 번 응모하면 그만큼 확률은 오를 수 있을 것이지만)


이게 정녕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부랴부랴 비행기표를 예약. 조금 시간이 넉넉했다면 1만엔 초반대로 예약이 가능했겠지만, 당장 이벤트 10일쯤 전에 연락이 왔기에 물경 1만 5천엔 돈을 쓰며 비행기를 예약.


15일만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다, 결국 찾아 온 15일.


비행기를 타고 도쿄를 향했다.


15일 당일이야 딱히 할 일이 없었기에 나리타에서 바로 마쿠하리 멧세로 이동.


마쿠하리에서 노부님, 데이비드우님을 만나 포스터를 넘기고 다시 이동.


카이힌 마쿠하리 부근에서 간단하게 밥을 먹고, 노부님과는 헤어진 뒤 칸다로 옮겨 숙소에 체크 인을 한 뒤, 데이비드우님이랑 아키하바라로.


시간이 늦어 카페에 들어가지 못 한 채 조금 방황하다가 (메이드 카페를 가네 마네 하다가;;) 카페에 들어가서 잠시 환담 나누다가 헤어짐.


드디어 밝은 16일 당일.


무슨 소풍날 아침 잠 못 이루는 초딩도 아니고... 어째선지 새벽 6시부터 여러 번 자다깨다를 반복. 9시쯤에 완전히 일어 나 씻고 준비 한 뒤 숙소를 나섰다.



혹시나 몰라 시간을 넉넉히 잡고 왔는데... 숙소와 노기자카역이 의외로 가까워서... 도착하고보니 이벤트 전 집합시간까지 무려 2시간 넘게 남아 있는 상황. 게다가 비까지 오는 최악의 상황.


무엇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역 부근에 있는 노기신사로. 멤버들은 1월에 여기에서 하츠모우데를 하고, 성인식 때 여길 들르는구나.



노기신사 앞 도리이.


예상보다 참 작고 소박한 신사여서 놀랐다.



사원 상세



본전에 들어가기에 앞서 스스로를 정갈히 하고 (...라곤 하지만 비가 와서 생략 ㅋ)



본전에 들어 갔는데, 누군가의 장례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뭐, 어차피 비어 있어도 참배는 안 했겠지만... 그래도 장례식까지 하고 있으니, 일 없이 어슬렁거리는 것도 좀 아니다 싶어서 



오마모리 (부적)나 사서 갈까 했건만... 이 신사, 뭐가 유명 한 지 몰라서 (공부나 교통 안전이나, 합격이나 등등...) 마모리도 단념. 


독특하게도 '천연 고치 오미쿠지 (운세뽑기)'가 있길래 하나 사 보았다.



포장을 뜯어 보면 요런 물건.


저 끈을 풀어보면 고치가 나오고, 고치에 칼집을 내어 그 안에 미쿠지가 들어 있는 모양새.



점괘는 '대길'


일반적으로 가장 좋은 운세라고는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가장 안 좋은 운괘라고도 한다.


'대길'이 가장 안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대길은 더 이상 올라 갈 곳이 없는 운. 앞으로는 떨어지기만 하기 때문'이라고. 묘하게 설득력이 있는 말이긴 하지만... 뭐, 대길이 계속 이어지는 게 가장 좋지 않나? ㅎㅎ


장례식 때문(?)에 조금 일찍 나왔기에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 게다가 비도 오고 더워서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육수가 줄줄 흐르는 상황이었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눈에 들어 온 카페 (메르세데스 벤츠 전시장과 연계 된 카페)에 들어 가 적당히 시간을 때웠다.


어찌저찌 집합시간 30분 전까지 시간을 때운 뒤, 소니뮤직 노기자카빌딩으로 



나보다 먼저 온 아-_-저-_-씨 들이 5명 정도 있었기에 그 뒤에 줄을  섰다. 참고로 우리가 서 있던 곳이 바로 '주차장 옆'.


택시가 한 대 들어오자 그 아저씨들이 우르르 몰려 가는데... 나는 뭔가 좀 부끄러워서 차마 따라가지는 못 하고 먼 발치에서 곁눈질 해 보았다. 택시 사이로 흘끗 본 것은 한 얄쌍한 여자아이가 내려서 빌딩으로 들어 가는 모습. 누군지는 파악하지 못 했다.


다만, 우르르 몰려갔다가 돌아 온 아저씨가 잔뜩 흥분해서는 '나나밍이야. 나나밍'이라고.


...점잖 뺀다고 따라가지 못한 나 자신의 선택에 후회했다. 


...하긴, 나도 별 수 없는 더쿠인 것을 뭘 그리 속이려 했던가.




이 날 이벤트는 3부제.


각 부당 10~12명씩 멤버가 배치되어 각 5명씩의 손님(?)들을 상대(?)하게 된다.


참고로 내가 신청 한 와다 마아야는 1부.


안내에는 12시 30분까지 집합, 55분에 마감, 1시부터 이벤트 시작이라 했는데, 조금 지연이 되어서 다들 노기자카 스퀘어 (SME 노기자카 빌딩 내부에 있는 이벤트 홀)에 들어 간 것이 45분경이었다.


들어 갈 때, 이전에 자신이 응모 했던(?) 신청 했던(?) 문구가 적힌 정리권을 주는데, 그것이 바로 이것.



어차피 될 거라고 생각을 안 했기에 너무 재미없게 적어두었다는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들었다.


1시가 되고, 이벤트가 시작되었다. 


본격적인 이벤트가 시작되기에 앞서, 졸업을 발표 한 안도 미쿠모가 마지막 인사를 하러 등장.


노기자카에서는 2번째 졸업생이 되는데, (첫번째는 내 원래 오시인 이와세)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잘 되길, 행복하길 바라는 바이다.


미쿠모의 마지막 인사 중에 마음에 남는 것이 있었는데, "이렇게 그만두게 되고, 여러분 앞에 다시 설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혹시 괜찮으시다면 여러분 마음 한 구석에 미쿠모 (아름다운 구름)로서 떠 있을 수 있길 바란다" 라는 것.


미쿠모가 열화와 같은 성원과 박수 속에서 퇴장 한 뒤, 본 이벤트가 시작되었다.


참가 멤버는 왼쪽부터


후카가와 마이, 아키모토 마나츠, 미야자와 세이라, 나가시마 세이라, 와카츠키 유미, 나카다 카나, 야마토 리나, 하타나카 세이라, 노죠 아미, 이토 마리카, 히구치 히나, 와다 마아야 총 12명.


작년 12월에 있었던 제프 도쿄 라이브때 보긴 했지만, 오늘은 더 가까이에서, 직접 만날 수 있었고, 반년 전 보다 다들 예뻐진 게 보였다.


혹여 다른 사람 목소리가 섞여 들 까 한 명 한 명 순차적으로 녹음을 하는데, 아무래도 큰 목소리로 녹음을 하기에, 그 사람이 어떤 메시지를 요구(?)했는 지 회장에 있는 사람들이 다 알 수 있는 그런 민망한 상황. ㅎㅎㅎ


뜬금없이 베갈타 센다이 (일본 프로축구팀) 응원가를 불러달라는 사람이 있질 않나, '大好き'는 기본이고 'お兄ちゃん、起きて'같은 망상-_- 을 하는 사람도 있곸ㅋㅋㅋㅋㅋㅋㅋ 멤버들도 민망 해 하고 (마리카, 하타나카 이 둘이 진짜 민망해하는 게 많았...) 듣는 사람도 민망해 하고 하면서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대부분은 핸드폰에 녹음을 했지만, 일부는 거의 프로-_-수준의 녹음장치를 가져 온 사람도 있었고 (하는 얘기 들어하니, 원래 취미가 야생조류 관찰 & 울음소리 녹음-_-인 사람), 일부는 녹음이 되는 알람시계 가져와서 거기에 녹음, 그 목소리를 알람으로 쓰려는 사람들도 (위에 말한 '오빠 일어나'같은 사람) 적지않았다.


참고로 나는 이 날을 위해 구매 한 IC 레코더. ㅋㅋㅋ


차근차근 진행하는 중에 해프닝 (참가자가 안 와서 몇몇 멤버는 일찍 끝나고, 한 번은 녹음이 제대로 안 돼서 추가로 녹음하고)이 있긴 했지만, 이벤트 자체는 스무스하게 진행 되어 내 차례가 되었다.


마아야에게 인사를 건네고, '한국에서 왔어'라고 하니 (물론 실제로 간 건 가고시마지만 일단 난 한국인이고, 출신도 한국 맞으니 거짓말은 아님-_-) 와다는 물론, 그 옆에 서 있던 (와다 단짝친구인) 히구치도 깜짝 놀라는 분위기. 


후카가와의 녹음이 시작되어서 큰 소리로 말은 못 해도 날 보며 '한국이요?'라고 속삭이기에 '네'라고 하니 와다에게 '좋겠다'라고. 괜시리 히구치 앞에 서 있던 팬에게 미안 해 진 순간이었다. ㅎㅎ


도중에 하타나카가 민망해서 말을 씹어 지체되긴 했지만 (ㅎㅎ) 무사히 내 차례가 되었고, 원래 '애드립'은 일절 금지였음에도... 내가 넌지시 '내 멘트가 너무 심심한데, 혹시 가능하다면 누가 이야기 하는 건 지 알 수 있게 이름 말 해주면 안되겠냐'고 말을 건네자, 와다는 '앞에다 넣을까요? 뒤에 넣을까요?'는 물론이고 ''まあやより (마아야로부터)'가 좋아요? 'わだ まあや(자기 이름)' 이라고 하는 게 좋아요?'라며 세심하게 신경을 써 주었다.


착한 아이. 내가 비록 긴축재정에 돌입하긴 했지만, 7th 때는 악수회도 한 번 가 주마...ㅜ_ㅠ


여튼, 내가 마지막 아이 (와다)의 4번째 참가자였기에, 내 녹음이 끝난 뒤 금새 이벤트가 끝났다.




돌아오면서 오후 6시 (여친님과 만나기로 한 시간)까지 뭘 하나 생각을 하다가...


우선은 시간이 많이 남으니 아키하바라로 가기로.



전 날 저녁에 보아 두었던 총선 뮤지엄을 들렀다.


총선뮤지엄 자체는 솔직히 별 볼 게 없었는데... 저 입장권이 이후 총선 포스터 한 장과 바꿀 수 있는 교환권이 되기에... 


여튼 슥삭 보고 나와서 교환권을 포스터 (윳삐)로 바꾼 뒤, 포스터를 살까 뭘 살까 하다가 그냥 스티커 세트를 샀다.



총평 : 


녹음회는 분명히 굉장히 재미있는 이벤트. 매력있고 재미도 있으며 프리미엄감도 있다.


다만, 참가 할 수 있는 인원이 너무나도 한정적이라는 것이 문제.


노기자카가 어느 정도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뒤에 프리미엄 이벤트로서 기획되고 실시된다면 참 좋을 것 같긴 한데...


현재로서는 저변을 넓히고 대중적 인지도를 올릴 필요가 있는 시기이기에...


대중적으로 '먹힐 수 있는' 샤메회나 사인회 등을 하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물론, 노기자카가 '고급화 노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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