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이네요.
히라테 (이하 ‘히’) : 오랜만에 뵙네요.
- 지난 번에 한 인터뷰가 올 해 2월이었지요. 그 사이에 첫 야외 라이브도 경험하셨고, 여러 작품에도 나오셨는데요. 그 중에서도 의미가 큰 건 첫 전국투어였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을 하나 하나 되돌아 보면서 지난 8개월여 동안 히라테상이 어떤 마음으로 케야키자카의 중심에 서 왔는지를 짚어 보려 합니다.
히 : 네. 잘 부탁드립니다.
- 그럼 우선 올 한 해를 되돌아 보도록 하지요. 올 한해는 어떤 한 해였나요? 제 생각에는 정말 농도가 짙고 정신 없이 흘러 간 한 해였으리라 생각되는데요.
히 : 정말 여러 일이 있었지요. 작년 ‘사이마조’ 때 보다 훨씬 농도가 짙은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작년은 케야키자카 전체적으로 봐서 여러 일들이 있던 한 해였는데, 올 해는 히라테 유리나라는 개인으로 봐서 여러 일들이 있었던 것 같네요.
- 그렇군요. 그럼 지금 이 순간은 찬찬히 한 해를 되돌아 볼 여유가 있는 건가요? 아니면 아직 정신없이 돌아가는 한 가운데라 해야 하나요?
히 : 일단은 한 숨 돌릴 수 있는 상황이에요.
- 그러고 보니 여름에 열린 록 인 재팬 라이브에도 나와 주셨었지요. 감사합니다.
히 : 그 때는 신세 많이 졌습니다. 정말 즐거웠어요.
- 라이브 현장에서 만나뵈어 기뻤고, 그와 별개로 봐도 정말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 주셨었지요. 하지만 솔직히 말 해 그 당시에는 뭐랄까요. 좀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강했는데요.
히 : 투어와 병행을 하고 있던 시기기도 하고, 그 외에도 페스나 이벤트에도 나가곤 했던 시기였거든요. 이래저래 생각도 많았고요.
- 그럼 결과적으로 2017년이라는 한 해는 히라테 유리나라는 한 사람의 인생에 어떤 인상으로 남게 될까요?
히 : 상상도 안 되는데요. 올 해는 뭐랄까, 좋은 일이라곤 하나도 없었던 것 같은걸요.
- 그렇게까지 얘기 할 정도예요? (웃음)
히 : 네. 좋은 기억이 없어요. (웃음) 어느 쪽이냐 하면 안 좋은 일들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 게 마음에 더 남아 있기도 하고…
- 그렇군요. 이런 질문이 좀 불편할 지도 모르지만, 그런 올 한 해를 형용 해 본다면 어떤 말로 나타낼 수 있을까요?
히 : 가급적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일들이 많았었다고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것들도 지금 다시 생각 해 보면 제게 있어 중요한 사건들이었을 것이라 생각은 해요. 그런 것들 하나하나가 전부 제게 ‘분노’를 안겨 주었고, 일종의 ‘에너지’가 되기도 했으니까요. 그 덕분에 앨범도 잘 마무리 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 제가 생각하는 히라테상의 매력 중 하나가 바로 지금 이런 모습이에요. 자신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 예를 들어 ‘와! 해 냈어!’ 라는 기쁨이나 ‘힘들어’라는 부정적인 감정들마저도 전부 인정하는 모습 말이지요. 일반적으로 보면 ‘기쁨’만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나 ‘해 냈다’는 성취감만을 바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히라테상은 그런 감정 뿐 아니라 온갖 종류의 감정들을 편식하거나 피하지 않고 전부 받아들이거든요.
히 : 딱히 그런 식으로 의식 한 적은 없는데요… 그런가요?
-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기쁨이건 괴로움이건 가리지 않고 전력을 다 해 맞선다고 해야 하나… 온갖 종류의 감정에서 등을 돌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요.
히 : 네. 맞서고는 있다 생각해요. 그러다 몇 번이나 좌절 할 뻔 하기는 했지만요. 그렇네요… 네. 계속 맞서 왔던 것 같기도 하네요.
- 아마 히라테상이 ‘항상 하던 대로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그런 성격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히 : 네.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아요. 아니, 애초에 ‘항상 하던 대로’ 라고 할만 한 것도 없고요. 그렇게 보면 요즘은 계속 자신을 마주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 올 한 해는 다른 때 보다 더욱 더 그랬다는 거죠?
히 : 네.
- 히라테상은 타고 나길 그런 사람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올 한 해 동안 여러 가지 일들을 겪고, 그럴 때마다 자신의 감정을 마주 하게 된 거죠. 사실 그럴 땐 좀 편하게 편하게 가면 좋을텐데, 히라테상이라는 사람의 본질은 그렇게 하질 못 하는 사람인 것이고, 그런 본질이 스스로를 옥죄어 버린 것이죠. 하지만 그 결과, 강해지기도 했을 것 같은데요.
히 : 네. 분명 저 자신을 옥죄었었지요. (웃음) 결국 어찌저찌 극복은 했습니다만, 정말 옥죄어 져서 고민한 시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올 해는 다른 때 보다 훨씬 더 그랬고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고민’을 그만둘 수 없었던 것이지요?
히 : 네. 하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또 마음이 확 바뀌니까요. 뭐, 결국 다른 것으로 고민하게 되기도, 다른 문제로 스스로를 옥죄고는 하기에 안심 할 수는 없지만 말이에요. (웃음)
- 그런 성격이라 해야 하나요, 어쩌면 하나의 ‘업보’라고도 할 수 있을 지 모르는, ‘피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서서히 받아들이게 된 한 해라고도 할 수 있을 지 모르겠군요.
히 : 언제나 항상 제 마음 속에서 사건이라 해야 하나요? 그런 게 터지고, 겨우 해결했다 싶으면 바로 다음 사건이 터지는 것 같아요. 때로는 ‘언제까지나 난 이런 식인 건가’라던가 ‘난 결국 이런 인간인 건가’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어떨 땐 ‘대체 이건 왜 이런 거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저 자신이 어떤 사람인 지 알 수가 없더라고요.
- 조금 다르게 이야기 해 보자면 ‘자신에 대해 알게 되었다’기 보다는 자신도 모르던 여러 가지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었다는 얘긴가요?
히 : 네. 비슷해요. 그 과정이 정말 힘들었지만요.
- 그럼 그렇게 ‘새롭게 알게 된’ 자신의 모습은 마음에 드나요? 아니면 싫나요?
히 : 솔직히 말 해 알게 되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기에 싫어요. 하지만 그런 과정이 멋대로 ‘곡’에 반영이 되거나 스토리성을 띄게 되기도 했기에, 정말이지 ‘대체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곤 해요. 제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딱 그 고민을 묘사한 곡을 받게 되어서, 오히려 표현하기 쉬웠다던지 하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요즘 들어서 ‘빙의형’이라던가 ‘역할에 몰입한다’는 말씀을 듣는 경우가 있는데요, 딱히 몰입을 한 건 아니에요. 어쩌다 보니 받게 된 곡이 제 상황과 맞아 떨어졌기에 그 때의 제 모습을 그대로 표현 한 것에 가까울 뿐.
- 지금까지는 ‘되고 싶은 자신’의 모습이라 해야 할까요, ‘이렇게 되어야만 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어떻게 보자면 올 한 해 동안 여러가지를 경험하면서 지금 말씀하신대로 ‘자신을 꾸미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면 결국 상황은 그에 따라오기 마련’이라던가, ‘결국 어떻게든 된다’는 것을 알게 되신 것 같아요.
히 : 딱히 ‘어떻게든 된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는데요. ‘일단 여기서는 한 발 물러나는 게 좋으려나’라던가 제작기간이 다가오면 ‘어떻게든 해 내야지’라는 식으로 눈 앞에 닥친 일들을 해 나가는 데 필사적이었던 것 같아요.
- 그럼 그런 ‘필사적인 시기’를 헤쳐 나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히 : …전혀 모르겠어요…
- 그것도 어떻게 보면 정답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저희의 노래를 기다려 주시는 분들이 계시니까요’ 같은 대답이 자주 나오곤 하는데, 이 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요?
히 : 아, ‘스쿨 오브 록!’을 하면서 비슷한 연령대의 중, 고등학생들의 생각을 좀 더 알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 과정에서 느낀 것이 ‘학교라는 것이 그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가’ 라는 점이었지요. 고교 시절이라는 시기는 인생 중에서 가장 마음이 쉽게 변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잖아요. 저 역시도 케야키자카와는 또 다른 자신… 아마 아예 무관계한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학생으로서의 자신을 좀 더 소중이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 여러 가지 경험을 해 오는 과정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을 장소는 찾아 냈나요?
히 : 원래부터 밥 먹는 것을 좋아하기에, 다른 사람들이랑 밥을 먹으러 간다던가 하면서 위안을 얻어요. 밥을 먹는 동안에는 잠시나마 먹는 데 집중하게 되어 잡념을 잊을 수 있거든요. 저 자신에게 주는 상 같은 거예요.
- 지금까지는 전체적으로 눈 앞에 닥친 일들을 필사적으로 해 왔다 했지요?
히 : 네.
- 그거 되게 힘들었겠네요.
히 : 네. 엄청 힘들었어요. (웃음) 공감 해 주는 사람도 없었고, 다른 멤버들 전원이 저와 같은 상태라고는 장담 할 수 없고 말이죠.
- 그렇죠. 모두 같은 마음으로 한 곳만 바라보기는 힘들지요.
히 : 네. 그래서 더 힘들었어요.
- 그럼 질문을 조금 바꿔 볼게요. 올 한 해 동안 주로 어떤 생각들을 했나요?
히 : 올 한 해 동안 힘든 일들은 정말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던’ 시기가 가장 컸었어요. 한 달 정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었는데,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기에 어떻게 하면 낫는 지도 알 수 없었거든요. 그것도 그 때가 하필이면 앨범 제작 기간중이었기에, ‘슬슬 녹음 안 하면 발매가 아슬아슬하다’는 얘기까지 들었었거든요.
곡이야 듣고 익혔었기에 당장이라도 녹음 할 수는 있는 상황이었지만 정작 목소리가 안 나오니… 반쯤 포기한 채로 ‘그래도 어떻게든 녹음 하지 않으면 한 소리 들을거야’라고 생각하며 몇 번이나 녹음 부스에 들어가서 연습을 했어요. 결국 목소리가 나오게 된 뒤엔 정말이지 ‘아, 정말!!’이라고 화가 날 정도였어요. (웃음)
저희 곡 중에 가장 부르기 편한 곡이 ‘익센트릭’이었기에 일단 그 곡부터 부를 생각으로 싱글을 계속 틀어두고, 첫 곡인 ‘불협화음’ 때부터 감정을 만들었더니 딱 ‘익센트릭’ 때 목소리가 나오더라고요. 물론 오랜만에 노래 하는 거라 처음엔 음정이 엉망진창이었는데, 조금씩 음정을 잡아 가다 보니 2, 3일쯤 뒤에는 앨범곡 녹음을 할 수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익센트릭이라는 곡은 제게 의미가 큰 곡이에요. 어찌 보면 ‘분노’로 목소리가 나오게 되었다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사실 그런 경우가 많아요. 분노 같은 감정이 오히려 ‘힘’이 되어주는 경우가.
- 그런 면에서 봐도 자신의 감정을 속이지 않는 사람이라 해야겠네요. ‘분노’가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다는 거, 꽤나 힘든 일이잖아요. 사실 어느 쪽이냐 하면 ‘즐거움’으로 움직이는 게 좀 더 일반적이라 생각하는데요, 히라테상은 여러 감정에서 움직일 힘을 얻어 왔다는 거네요.
히 : 네. 사실 그 날, 목소리가 안 나오는 것 말고도 여러 모로 좀 짜증나는 일들이 있었거든요. 그랬더니 갑자기 목소리가 나오길래 저도 내심 깜짝 놀랐어요.
- 그런 ‘짜증’에는 생각 한 대로 하지 못 하는 스스로에 대한 짜증도 포함되어 있는 건가요?
히 : 네. 그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서 들었던 말들에도 짜증이 나 있었고요. 사실 그 당시에는 ‘내 편은 아무도 없어’라고 생각하던 시기이기도 했기에, 매사에 불안했고, 그런 제 감정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엄청 폐를 끼쳤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 자신도 그런 점을 알고 있으니 더 힘들었고요. 사실 목소리가 다시 나오게 된 지 얼마 안 되어 ‘게츠스카’를 녹음 했었기에 그 곡에는 그런 저의 분노가 묻어 있어요. 가사 중에 ‘당신이 나에 대해 뭘 알아?’라는 부분이 있는데, 스태프 분께서도 ‘네 감정을 실어 보렴’이라 하시기에 그런 분노를 담아 불렀더니 엄청 칭찬 해 주시더라고요. ‘자신의 관’이라는 곡도 그랬지만, 그런 ‘분노’가 없었더라면 ‘게츠스카’도 제대로 부를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하고, 감정을 담아 ‘당신이 나에 대해 뭘 알아?’라고 노래를 부르지도 못 했을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보면 꽤나 귀중한 체험이었다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네요.
- 처음엔 되돌아 보기 싫다 하시더니, 정작 시작되고 보니 잘 하시네요.
히 : 그런가요. 지금은 그래도 여유가 좀 생긴 것 같아요.
- 그럼 올 해 있었던 일들을 순서대로 훑어볼까요? (4월에 발매 된) ‘불협화음’은 히라테상에게 있어 의미가 큰 곡이었으리라 생각하는데요.
히 : 네. 여러 모로 힘든 곡이었지요. (웃음)
- ‘의미가 크다’기 보다는 ‘힘들었다’는 이미지인가봐요?
히 :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고, 사실 그다지 기억도 안 날 정도인걸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엄청나게 느껴지기도 했고, 항상 혼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어요. 그렇기에 아무와도 이야기 하지 않으려 했고요. 그랬던 시기에 받은 곡이 ‘불협화음’이었기에, 제목이나 내용을 보고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기 보다는 오히려 ‘그렇구나’, ‘딱 지금 내 기분이네’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지더군요.
- 때로는 ‘곡의 세계관’에 스스로를 몰입시킬 필요도 있겠지만, ‘불협화음’이라는 곡에 있어서는 그럴 필요도 없었다는 얘기군요. 말 그대로 ‘내 얘기’라는 느낌이었던 거죠?
히 : ‘사이마조’때도 그랬었지만,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그대로 노래가 된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렇기에 딱히 곡의 세계관에 몰입하려고 노력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정확히 기억하고 있지는 않지만 ‘후타리세종’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이 해 보고 싶어’라고 이야기 하고 다녔었다고도 하고요. (웃음) 저 스스로도 그렇게 의식 한 적은 없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던 것 같아요.
- ‘불협화음’ 때는 다른 때 보다 더 자신과 싱크로가 되었던 거죠?
히 : 그 곡, 곡만 갖고 봐도 ‘분노를 파워로 바꾸는 곡’이라는 느낌이 들잖아요. 그렇기에 지금 들어보면 ‘아, 나 저 땐 진짜 스트레스가 엄청 쌓여 있었구나’라던지 ‘엄청 짜증 나 있었구나’ 싶어요.
- 그렇군요. (웃음)
히 : 하지만 지금 다시 객관적으로 생각 해 보면 ‘저렇게 기분이 쳐져 있을 때 저런 곡을 받는다면 기분이 더 쳐지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 하지만 그 당시 히라테상의 상황을 떠올려 보면 ‘불협화음’이 아닌 다른 곡들을 무사히 녹음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인데요
히 : 네. 노래 못 했을 거예요. 최소한 ‘불협화음’ 만큼의 완성도는 절대로 내지 못 했을 거고요.
- ‘곡이 멋대로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진다’는 거, 사실 그리 쉽게 연출되는 상황이 아니라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히라테상은 몇 번이고 그렇게 ‘현재 자신의 상황’에 맞는 곡들을 받게 되신 거죠. 특히 ‘불협화음’이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히 : ‘불협화음’은 확실히 그럴 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렇다는 건 다르게 얘기하면 ‘불협화음’이라는 곡은 그 때의 기분을 되살려내거나, 그 세계에 몰입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선보일 수 없는 곡이라는 얘기죠. 그렇기에 퍼포먼스를 할 때라던가, 제대로 할 수 있을 때랑 하지 못 할 때가 극단적으로 갈려요. 라이브 때 ‘아, 오늘은 제대로 못 하겠다’ 싶으면 절대로 마음에 드는 퍼포먼스가 안 되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사실 잘 해냈다는 자신은 없고요. 기본적으로 그 때와 지금은 완전히 모드가 바뀌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하지만요. 그런 면에서 보면 여러 모로 힘든 곡이에요.
- ‘불협화음’이라는 곡, 그렇게 보면 진짜 대단한 곡이네요. 그저 음악에 맞추어 가사를 부르는 것 만으로는 성립되지 않는 곡이니까요. 말 그대로 ‘자신이 갖고 있는 무엇인가’를 깎아 내 가며 부르는 곡이라고나 할까요.
히 : 사실 잘은 모르겠어요. 그 곡에서 말하는 ‘내’가 되지 않는 한, 지금은 아무리 생각 해 봐도 답이 안 나와요.
- 아, 곡 안의 화자가 되어야만 하는 곡이군요. ‘불협화음’이란.
히 : 네. 어쩌면 ‘그 사람’이라 표현하는 게 맞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면에서 보면 ‘그 사람’은 정말 대단한 사람 같아요. 그 사람이 대단하기에 라이브 할 때 힘든 거지만.
- 록 인 재팬 공연 때도 공연 직전까지 ‘불협화음’을 공연 할 지 말 지 고민했었지요?
히 : 사실 제게 있어 ‘승부를 걸 때’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곡은 그럴 때를 위해 아껴 왔지요. 투어에서도 가급적이면 안 하려 했거든요. 그 점에 대해서는 스태프 분들께서도 이해를 해 주셨고요. 그렇기에 그 때 (록 인 재팬 공연) 이 곡을 피로해서 납득이 가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다면 엄청 기분이 좋겠지만, 만에 하나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 그대로 좌절 해 버릴 것만 같았어요. 그리고 그 상황에서 좌절 해 버린다면 저 스스로가 어떻게 되어 버릴 지 상상도 되지 않았었기에 정말 공연 직전까지 스태프분과 상담을 했었던 거고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할게요’라고 결단을 내려 준 거군요.
히 : 네. ‘일단 한 번 해 보자’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결과적으로 저 스스로는 납득을 못 했지만요.
- 그랬군요.
히 : ‘록 인 재팬’ 공연에서 납득이 가는 퍼포먼스를 하지 못 했기
때문일까요… 결국 그 다음 공연… 나고야였던가요. 나가지 못 했었죠.
'출판물 > 출판물-케야키자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ROCKIN'ON JAPAN 201712 히라테 유리나 인터뷰 '독백' 3/3 (0) | 2017.11.03 |
---|---|
ROCKIN'ON JAPAN 201712 히라테 유리나 인터뷰 '독백' 2/3 (0) | 2017.11.02 |
ROCKIN'ON JAPAN 201704 히라테 유리나 인터뷰 2/2 (0) | 2017.10.31 |
ROCKIN'ON JAPAN 201704 히라테 유리나 인터뷰 1/2 (0) | 2017.10.30 |
BUBKA 1711 - 이마이즈미 유이 인터뷰 2/2 (0) | 2017.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