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이즈미 유이 X 코바야시 유이 ‘공명’
‘아이돌이 싫어졌다. 그럼에도 포기 할 수 없었던 꿈’
유이쨩즈 특집이 결정 된 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른 이마이즈미에 대한 질문은 한동안 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에 5개월이라는 시간동안 휴식기를 갖고, 지금도 완벽하게 부활했다고는 하기 힘든 그녀에게 그 질문을 하기에는 용기가 필요했다.
아이돌 그룹에 있어 ‘센터’라는 자리가 모든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아이돌 그룹 멤버에게 센터에 대해 묻는다는 것이 얼마나 민감한 것인지 정도는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압도적인 실력을 겸비한, ‘천재’라 불리는 절대적인 센터가 군림하고 있는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서, 그런 ‘천재’와 비교 해 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말 그대로 ‘아이돌이 되기 위해 태어 난 것만 같은’ 그녀이기에 나의 이런 질문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용기를 쥐어 짜 내어 질문 해 보았다.
‘이마이즈미상, 지금도 센터에 서고 싶으신가요?’ 라고.
- 이마이즈미상, 올 봄부터 5개월 가까이 활동을 쉬셨지요. 우선 왜 휴식을 하게 되셨는 지 여쭤보아도 될까요?
이마이즈미 (이하 ‘이’) : 작년 여름쯤부터 몸 상태가 안 좋았었기에 가끔씩 일을 쉬곤 했어요. 조금 좋아졌다가는 금방 다시 악화되고, 그런 식으로 계속 반복 되었지요. 그러다 올 해 들어와서 부터는 심신 모두 완전히 한계에 다다르게 된 거예요. 그래서 스태프분께 이야기 했어요. ‘여기서 쉬지 않는다면 아마 케야키자카를 그만둬야 할 지도 몰라요. 저 좀 살려주세요’라고. 그 때가 데뷔 1주년 라이브 3일 전이었지요.
- 그런 상태로 요요기 무대에 서셨던 거네요.
이 : 라이브에 나간 것도, 일단 그 라이브가 끝나면 일단 저 나름대로 일단락 짓자고 마음 먹은 것도 저 스스로 정한 거였어요.
- 결국 결론을 내린 것은 이마이즈미상 본인이셨다는 얘기군요. 저였다면 회사나 학교를 장기간 쉰다는 결정을 내리기 정말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이마이즈미상처럼 책임감도 강하고 아이돌 활동에 진지하게 임하셨던 분이 장기간 휴식이라는 결론을 내릴 정도였다면 얼마나 절박한 상황이셨는 지 알 것 같습니다.
이 : 엄청 용기를 내서 결정한 일이었어요. 사실 활동을 쉴 바에는 그만두는 편이 낫지 않을까 고민도 많이 했지만 데뷔 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으니까요. 앞으로를 생각하면 잠시 쉬는 것 정도는 한 순간에 불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기에 용기를 내어 쉬게 해 달라고 부탁을 드리게 되었지요.
- 그럼 본인을 그렇게 몰아 넣은 것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 고민거리는 많은데 생각처럼 표현을 할 수 없었거든요.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빵 터졌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게다가 그런 고민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기에 혼자 전부 끌어 안고 있다 보니 결국 밤에 잠도 잘 수 없을 정도가 되고, 혼자 울곤 했어요. 일 자체는 정말 좋았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고, 그런 상황에서 일단 꾹 참고 노력을 해 보았지만 그렇다고 나아지는 것도 없었거든요. 그러다가 결국 휴식을 택했다… 그런 흐름이네요.
- 그룹에서 잠시 떨어 져 있으면서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이 싫어졌다던가 하지는 않았나요?
이 : 정말 솔직하게 말씀 드리자면 싫어지기도 했어요. 제가 이 그룹에 있어야 할 이유가 알 수 없어지기도 했었고, 저 혼자 혼란스러워 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이런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 한들 제대로 전해 질 것 같지도 않았기에 내가 이런 생각을 가져도 되는 걸까? 라며 불안해졌던 것도 사실이고요. 이런 마음을 갖고 그룹으로 돌아가도 괜찮은걸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 마음을 넘어서는 게 정말 큰 일이었어요.
-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이야기만 여쭙는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이 : 아니에요. 오히려 이런 얘기, 언젠가 한 번은 꼭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게 사실이잖아요. 지금이나마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어 기쁜걸요.
- 그럼 왜 다시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하셨나요?
이 : 음… 저 스스로도 ‘왜였을까’라고 생각 하는 부분인데요, 아마 타이밍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 타이밍이요? 전국 투어 말씀이신가요?
이 : 오히려 투어 기간동안에는 모두들 여유가 없다 보니 ‘돌아간다 해도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동시에 ‘이번 투어에서 빠진다면 두 번 다시 돌아 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물론 제가 멋대로 쉬었다가 멋대로 복귀한다는 데 대해 팬분들께서, 멤버들이 어떻게 생각 할 지 불안하긴 했지만, 결국 저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이 타이밍에 돌아가는 게 생각 했지요. 마쿠하리 라이브가 그런 제 결심에 힘을 보태준 셈이네요. 그 라이브가 가장 큰 계기였다 해야 할 것 같아요.
- 이마이즈미상, 다른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쉬는 동안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알게 되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연약함’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점들인가요?
이 : 가장 뼈저리게 느꼈던 점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너무 의식한다’는 점이었어요. 사실 지금도 귀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기에 안정을 위해 음악 방송은 쉬고 있거든요. 물론 이런 제 상황에 대해 찬반 양론이 나는 거야 당연한 일이라 생각은 합니다만, 그럼에도 ‘기껏 선발에 들어 놓고 방송에도 안 나갈거면 뭐하러 복귀했냐’고 생각하시는 건 아닐까, ‘이마이즈미랑은 함께 일 하기 힘들어’라고 생각하시면 어쩌나 하고 걱정이 돼요. 그러다 보면 좌절할 것 같아지기도 하고요.
- 예전부터 그런 성격이었나요?
이 : 네. 예전부터 그랬어요. 어릴 적부터 여러 일들을 겪다 보니 그 결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매우 신경 쓰는 성격이 되어 버렸지요. 어릴 때부터 동년배들과 인간관계를 맺는 게 서투르기도 했고요. 아무래도 오빠들이랑만 지내다 보니…
- 하지만 촬영 현장에선 항상 가장 활발하게 이야기를 하시고, 항상 웃고 계셨기에 정말 밝은 사람이라는 이미지였는데 말이죠.
이 : 아하하하!! 제 성격이 조금이나마 밝아 진 건 케야키자카에 들어 온 뒤부터예요.
- 예전에는 지금보다도 더 소극적이었나보죠?
이 : 네. 학교에 가서 하루 종일 거의 한 마디도 안 하고 귀가하기 일쑤였는걸요. 그렇게 보면 케야키자카에 들어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 어쩌면 제가 말했던 이미지, 다시 말 해 ‘이마이즈미상은 너무나도 밝고, 항상 미소 짓고 있다’는 이미지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마이즈미상 본인에게 큰 부담이 되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무리를 했다던지.
이 :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이 가장 꾸미지 않은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고, 가장 편한 모습이기도 하거든요. 저, 조용히 있는 게 더 힘든 타입이라. (웃음)
-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지만요.
이 : 집을 나설 때 기분이 축 쳐져 있다가도 이렇게 촬영 현장에 오면 어느 사이엔가 힘들었던 것들을 전부 훌훌 털어 내게 되거든요. 어쩌면 일 하러 와서 현장에 계시는 분들과 수다를 떠는 것이 제게 있어 가장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일지도 몰라요.
- 사실 개인적으로 이마이즈미상에게 꼭 여쭤보고 싶었던 것이 있는데, 다름아니라 ‘현재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서 자신이 있을 곳은 발견 하였느냐’는 점이었어요.
이 : 솔직하게 말씀 드리자면 아직 찾지는 못 했어요. 5개월이나 쉬어버린데다가, 그 사이 그룹은 여러 가지 일들을 겪었잖아요. 그러다 보니 그룹의 현재 상황을 따라가기가 힘들거든요. ‘나는 대체 어디에 있어야 하는 걸까’라고 감을 잡지 못 하겠어요. 그렇기에 지금 제게 가장 큰 과제는 ‘그룹 내에서 내가 있어야 할 곳을 발견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네요. 무엇보다도 멤버들간의 결속력이 가장 단단하게 다져졌던 지난 여름동안 그룹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기에… 그 점이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도 사실이고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성격이다 보니, 대기실에 들어 가면서 쓸 데 없이 다른 멤버들의 시선을 살필 때도 있고요.
- 오늘 촬영 현장에서 보여주신 모습을 생각 해 보면, 딱히 다른 사람들 시선 신경 안 쓰고 오늘처럼 밝게 지내시면 될 것 같은데 말이죠. 말처럼 쉽진 않으시겠지만.
이 : 솔직히 두려워요. 지금 이러고는 있지만 마음 한 켠으로 ‘나 같은데 이렇게 시끄럽게 떠들어도 되는걸까’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아마도 서로가 서로를 배려 해 준다고 말을 걸지 않는 것 뿐, 둘 중 한 명이 말을 건다면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그게 마음처럼 쉽사리 안 되더라고요.
- 이마이즈미상 본인과 이 그룹의 세계관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 ‘불협화음’이나 ‘익센트릭’ 같은 경우에는 어떤 표정을 지으며 노래를 해야 할 지 감이 잘 안잡히기도 했어요. ‘세카아이’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웃으면서 부르는 노래라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곡도 웃으면서 부르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게다가 휴식을 하기 전과 비교해서 심경이나 가사 해석방식이 많이 변하기도 했기에, 예전처럼 노래를 해 보려 해도 안 되더라고요. 마쿠하리에서 오랜만에 ‘사이마죠’를 선보이면서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 한 감정을 느꼈어요. 저 스스로도 왜 그런 지 모르겠지만, ‘사이마죠’를 하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더라고요. 실제로도 씨익 웃었고요. 그 뒤로 음악방송 같은 데에서 ‘사이마죠’를 선보일 땐 ‘웃으면 안 돼’라고 굳게 마음을 먹고 선보이곤 해요.
- 그건 말하자면 이마이즈미상만의 독자적인 ‘사이마죠’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실 오늘 이 인터뷰를 통해 꼭 여쭈어보고 싶은 질문이 있어요. 이마이즈미 유이라는 사람이 어떤 아이돌인가를 재확인하는 의미로 여쭈어 보는 것이니, 답변 해 주셨으면 해요. 이마이즈미상, 지금도 ‘센터에 서고 싶으’신가요?
이 : 지금도 ‘센터에 서고 싶다’는 마음은 있어요. 마음 한 켠에는 ‘내가 센터에 서 봤자 좋아 해 줄 사람은 없겠지’라는 생각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센터에 서고 싶어요.
- ‘초지일관’이라 해야 하나요… 그룹에 들어 왔을 때 싹 튼 꿈이 ‘5개월간의 휴식’이라는 큰 일을 겪고 나서도 흔들림 없이 건재하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왜’ 센터에 서고 싶으신 건가요?
이 :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저는 학교에서도 항상 혼자 있었고, 눈에 띄는 타입은 아니었어요. 아니, 오히려 합창을 할 때는 뒤에 서려 하는 아이였지요. 남들 앞에 서서 주목 받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무서웠거든요. 그렇기에 더더욱 스스로의 변화한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이유가 있는데, 오오시마 유코상이 저랑 키가 같으시거든요. 그런 오오시마상을 보며 ‘키가 작아도 센터에 설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용기를 얻었어요. 오오시마상이 저에게 희망을 주셨듯이 저 역시 지금 아이돌을 꿈꾸는 분들께 ‘키가 작아도 센터에 설 수 있다’는 점을 증명 해 보여드리고 싶어요. 케야키자카에는 키가 큰 멤버들이 많기 때문에 더더욱 ‘작은’ 제가 센터에 서 보고 싶은 마음이 크네요.
-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가 이마이즈미상을 너무 만만하게 봤던 것 같네요. 내심 ‘센터는 이미 포기했어요. 오래 쉬었으면서 그런 말 할 자격이 없지요’ 같은 대답을 하실 거라 생각했는데… 죄송합니다.
이 : 아하하하!! 분명 5개월이나 쉬었다는 건 큰 공백이지만, 그렇게 5개월이나 쉰 사람이 센터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증명 해 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아니, 어쩌면 5개월이나 쉬었기에 더더욱 센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다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는데요.
- 필요 이상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고 괴로워 하는 사람이 모든 이의 시선을 모으는 센터 자리에 서고 싶다고 이야기 할 정도면, 정말로 절실한 바람이라 봐야 할 것 같네요.
이 : 절대로 물러 설 생각 없는걸요.
- 어째서 그 정도로 센터 자리에 대한 마음이 큰 거죠? 꿈인가요? 아니면 오히려 ‘악’에 가깝다 해야 할까요?
이 : 악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아무리 다른 이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 하더라도, 무슨 말을 듣더라도 ‘센터’ 자리에 선다면 그런 것들을 조금이나마 불식시키고 인정을 받았다는 느낌이 들 것 같거든요. 그렇게 제가 있을 곳을 발견 해 낸다면 조금라도 저 스스로를 인정 해 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군요.
이 : 네. 그런 성격이에요. 물러서려 들지도 않고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풍경을 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고요. 2열, 3열을 경험 한 지금, 유일하게 경험 해 보지 못 한 곳이 센터 뿐이기도 하고요. 예전부터 한가운데 서는 것이 꿈이기도 했고 말이지요.
- 지금까지 활동 하면서 ‘아이돌’ 그 자체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었나요?
이 :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몇 번이나 있었어요. (웃음) 하지만 노래 하는 것도, 춤 추는 것도 좋아하는데다가 팬 여러분과 직접 만나서 소통 할 수 있는 ‘악수회’ 같은 것도 진심으로 좋아하기에, 지금 여기서 그만 둔다면 나중에 무조건 후회 할 거라 생각했어요. 복귀 후, 악수회에서 팬 여러분께서 울면서 ‘잘 돌아왔어’나 ‘기다렸어’라고 말씀 해 주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런 팬분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쉽사리 관둘 수 없기도 하고요.
- 아이돌 그 자체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럼에도 ‘센터’에 대한 꿈을 포기하려 한 적은 없었다는 얘기죠?
이 : 네. 그건 없었어요.
- 정말로 엄청난 의지력이네요. 하지만 그렇게 의지가 강한 사람들은 종종 감정이 역류해서 모순되는 감정을 느끼게 될 때가 있잖아요. 예를 들어, 아이돌을 그만 둬 버리면 센터는 될 수 없듯이. 이마이즈미상이 방금 말씀하신 것도 마찬가지라 생각하는데, 센터에 대한 꿈은 포기 한 적 없으면서 아이돌의 길은 포기하려 했다는 거, 좀 앞뒤가 안 맞지 않나요?
이 : 그건 그렇네요. (웃음)
- 하지만 그런 ‘모순’이야말로 이마이즈미상이 ‘센터’라는 자리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고, 얼마나 큰 동경을 품고 있는 지 나타 내 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도 같네요. 현재 이마이즈미상이 그토록 동경을 품고 있는 케야키자카의 ‘센터’자리에 서 있는 것은 다름아닌 히라테상인데요. 지금까지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히라테상을 보아 온 이마이즈미상은 그 누구보다도 히라테 유리나라는 사람의 대단함을 잘 알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그럼에도 그녀의 자리, 센터를 꿈꾸시는 건가요?
이 : 저와 히라테의 퍼포먼스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저만의 방향으로 최선을 다 할 뿐이에요.
- 그렇군요. 개인적으로는 코바야시상도 지금 이마이즈미상이 말씀하셨던 것과 똑 같은 감정을 갖고 계실 거라 생각하거든요. 괜찮으시다면 조금 이따가 코바야시상과의 대담에서 못다한 이야기들을 들려 주시겠어요?
이 : 네! 기대 할게요! 아!! 이야기를 하고 나니 좀 후련하네요! 지금까지 항상 마음 속에 품어두고 이야기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조금이라도 털어 놓을 수 있었어요! 최근 들어 마음 속의 이야기들을 좀처럼 이야기 하지 못 했기에 오늘 이렇게 털어놓고 나니 후련하네요.
반쯤은 포기했던 그 해 여름. 그녀는 케야키자카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코바야시 유이라는 인간에 대해 오해를 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 나는 그녀를 ‘고고한 사람’, ‘어딘지 모르게 차가운 사람’이라 생각 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올 여름, 그녀를 지켜 보며 그런 내 이미지가 사실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내 오해처럼 그녀가 그룹과 거리를 두고 한 발 물러 서 있는 타입의 인간이었다면 그 날 보여준 것과 같은 뜨거운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가 정말로 방관자였다면 그 날의 갈등은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 그녀의 의외의 모습들을 보며, 나는 그녀가 자신 안에 숨겨 둔 투지를 자기 자신 뿐 아니라 그룹을 위해 조용히 불태우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그룹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 뿐 아니라, 그런 마음을 가슴 속에 품은 채, 그룹 뿐 아니라 스스로를 더 높은 경지로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이 바로 그녀가 가진 매력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그녀가 마음 속에 품어 두었던 진심이 고결하고 아름답다는 것은 따로 언급을 하지 않아도 다들 상상이 되는 부분이리라.
- 올 여름은 여러분에게 있어 정말 치열한 나날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힘든 시기를 지내며 가장 성장한 멤버를 한 명 고르자면 다름아닌 코바야시상이라 생각하는데요, 여름 투어기간동안 코바야시상이 보여주신 퍼포먼스와 다양한 잡지 인터뷰를 읽으며 그런 생각이 확증으로 굳어졌습니다. 그럼 본인은 어떤 생각으로 이번 여름을 보내셨는지 여쭈어 보고 싶은데요.
코바야시 (이하 ‘코’) : 평소에 멤버들과 그렇게 자주 대화를 나누는 편은 아니다 보니, 여름에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며 멤버들이 어떤 식으로 생각하는 지 알 수가 없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저도 어떻게 운신을 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제가 먼저 멤버들에게 물어 보는 것도 좀 무서웠어요. 하지만 그것 이상으로 제대로 하지 못 하는 게 눈에 띄는 것도 싫었고, 기껏 와 주신 팬분들께서 만족하지 못 한 채 돌아가시는 건 싫었기에 조금이라도 퍼포먼스로, 제 발언으로 팬분들께서 느끼시는 불만족스러움을 메꾸려고 노력 했어요. 물론 완벽하게 해 냈다고는 못 하겠지만요.
- 그런 마음가짐은 자기 자신 뿐 아니라 그룹 전체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코 : 케야키자카라는 그룹 덕분에 지금 제가 있는 것이고,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이 사라진다면 저 역시 사라져 버릴 거라 생각하거든요.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이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자랑 할 수 있는 그룹이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요.
- 자랑 할 수 있는 그룹이라… 결국 그런 그룹을 만드는 건 자신들이라는 생각인거죠?
코 : 그렇죠. 하지만 저 스스로는 아직 한참 부족한 어린 애라 생각해요.
- 어린애요? 사고방식이 매우 성숙한 분이라 생각하는데…
코 :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거야 너무나도 당연한 전제조건이라 생각하는데요, 그 이상의 것들, 예를 들어 포용심 있게 다른 멤버들에게 먼저 말을 건다던가, ‘왜 이런 쉬운 것도 못 할까’라고 생각하지 않고, 될 때까지 함께 노력 해 주는 등의 행동을 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거든요.
- 그런 의미였군요. 분명 코바야시상은 ‘내 갈 길을 가’는 타입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요. 솔로 플레이어로 보이기 쉽다고 할까요. 분명 혼자서도 잘 헤쳐나갈 수 있는, 튼튼한 멘탈은 강점이라 생각하지만, 그런 이미지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있으리라 생각하는데요.
코 : 투어 때, 멤버들의 마음이 맞지 않아 그룹 전체가 하나가 되지 못 했을 때, 일단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자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긴 했었는데…. 역시나 즐겁지 않더라고요.
- 지난 여름은 그 정도로 가혹한 시간이었군요. 그렇게 보면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 하는 멤버가 나오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생각합니다만, 그렇게 집중력을 잃은 멤버들을 보며 ‘아 더 이상은 못 어울려 주겠네’라고 생각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점은 어땠나요?
코 : 음… 멤버 전원이 하나가 되어 더 높은 경지로 올라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아요. 여름 투어기간동안 저 스스로에 대해 ‘나 정말로 차가운 인간이구나’라고 실감 한 부분도 있었는데, 두 번 다시 그런 냉정한 인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것도 솔직한 심정이고요.
- 그런 생각마저 들 정도로 필사적으로 퍼포먼스를 선보인 지난 여름, 자신의 퍼포먼스에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이나 줄 수 있을까요?
코 : 개인적으로는 60점 정도요.
- 완벽주의자인 코바야시상이 60점이나 주신 거 보면 스스로도 어느 정도 보람을 느끼셨던 것 같네요.
코 : 네. 악수회에서 ‘여름 공연 진짜 좋았어’라고 말씀 해 주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그 말씀이 정말 기뻤어요.
- 확실히 요즘 코바야시상의 퍼포먼스를 보다보면 ‘내 퍼포먼스를 봐 달라’는 마음이 잘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럼 그런 기분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코 : 매번 퍼포먼스에 임할 때, ‘지금까지 해 온 것 보다는 좋은 퍼포먼스를 하자’고 생각 하면서 임하거든요. 거기서 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 말하자면 프로의식의 발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코바야시상은 ‘프로’의 조건이 뭐라 생각하세요?
코 :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퍼포먼스를 보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며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이게 정답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요. (웃음)
- 좀 새삼스러운 질문일지도 모르겠는데, 인생을 사는 데 있어 수 많은 선택지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코바야시상은 왜 아이돌이라는 길을 고르신 건가요?
코 : 어째서 연예계에 동경을 갖게 되었는 지는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릴 때부터 이 세계에 들어 오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어요. 하지만 사실 ‘아이돌’보다는 ‘배우’나 ‘모델’을 동경 해 왔던 것도 사실이지요. 케야키자카에 들어 와, 춤이나 노래를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하며부터 아이돌이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 좀 의외네요. 딱 보기에 ‘남들 눈에 띄고 싶어하는’ 타입으로 보이진 않는데. 그럼 어릴 때 학예회 같은 데에서 주연을 탐내는 타입이었나요?
코 : 전혀요. 언제나 극 마지막에 등장하는 구세주 역할 같은 것만 했는걸요.
- 마지막에 구세주가 등장하는 극이라니… 대체 어떤 작품을 하신 거예요.
코 : ‘오즈의 마법사’요. 주인공인 도로시보다는 마지막에 등장하는 구세주 역할이 하고 싶었어요.
- 그거, 어떻게 보자면 주연보다도 더 눈에 띄는 역할 아닌가요.
코 : 아, 그렇게 보면 그럴 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 조금이지만 코바야시 유이라는 사람의 본질을 본 것도 같은데요. 어쩌면 코바야시상은 자기현시욕이 매우 강한 사람이고, 그런 욕구를 가장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휘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코 : 퍼포먼스를 할 때는 지금까지의 연습량을 믿고 자신을 갖고 임하기에, 그 점에 대해서는 인정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요.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은 거야 당연한 일이겠고요.
- 그럼 코바야시상, 센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있으신가요?
코 : 센터라… 제 입으로 ‘센터가 되고 싶다’고 말 할 정도는 아직 아니에요. 다만, 주변에서 제가 센터가 되기를 바라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하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는 정도랄까요. 아직 주변 분들께서 제가 센터에 서길 바라실 정도로 성장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하기에, 우선 그런 기대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해야 한다 생각하고 있어요.
- 이 그룹의 센터에는 히라테상이 서 계십니다. 코바야시상보다 한 살 어린 히라테상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코 : 저와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히라테는 ‘불협화음’을 퍼포먼스 할 때는 ‘불협화음’의 세계에 빠져 들어, 한동안 그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 할 정도잖아요. 그 정도로 몰입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에 비하면 저는 그 경지에는 다다르지 못 했기에, 좀 가벼워 보이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해요. 세계관에 몰입 할 수 있는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몰입을 하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기도 하네요.
- 히라테상이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발을 들여 놓으셨다는 것은 그룹 외부의 사람이 보기에도 잘 느껴지지요.
코 : 저 나름대로는 자신을 갖고 퍼포먼스를 했는데, 히라테는 그런 저보다 항상 한 발 앞서 나가니까요. ‘아, 저 정도까지 의식 할 수도 있구나’ 싶을 때가 많지요.
- 예를 들자면요?
코 : 춤 스킬면에서 이야기 하자면 실력 자체는 저랑 히라테, 스즈모토 셋이 비슷한 레벨이거든요. 하지만 제가 ‘아 이번에는 팔 동작 꽤 괜찮았어’라고 기뻐서 그 둘을 보면 ‘어? 쟤들은 팔 뿐만 아니라 다리 동작까지 완벽하네…’ 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가끔 있어요. 그렇기에 아직 격차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따라 잡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거군요?
코 : 있어요.
- 같은 그룹 내에, 현시점에서 명백히 자신보다 위라고 인정 할 수 있는 존재가 있을 경우, 좌절하는 사람도 있고 투지가 불타는 사람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코바야시상은 둘 중 어떤 타입인가요?
코 : 투지를 불태우는 타입인 것 같아요. 한 번 좌절하면 자신의 레벨이 점점 떨어 질 뿐이잖아요. 스스로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존경할만한 대상’은 필요 하다 생각해요.
- 그렇게 보면 어릴 때처럼 ‘극 마지막에 등장하는 구세주’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계씨는 것 같아 멋집니다. 주연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한이 있더라도 마지막에 등장해서 가장 멋진 신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갈고 닦는 모습! 그런 의식이 느껴지는 것 같네요.
코 : 아하하!!
- 이제 이마이즈미상과의 대담을 진행 할 생각인데요. 그에 앞서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여쭤 볼게요. 코바야시상, 아까 히라테상과 자신이 ‘다르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이마이즈미상과는 어떤가요?
코 : 이마이즈미와는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 왠지 모르게 그렇게 대답하실 거라 생각했어요. 그럼 두 분의 대담에서 그 이유를 여쭤보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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