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물/출판물-케야키자카 + 66
- 2017.12.28 퀵 재팬 135 히라테 유리나 인터뷰
- 2017.12.28 Brody 1802 유이쨩즈 대담 '공명' 2/2
- 2017.12.27 Brody 1802 유이쨩즈 대담 '공명' 1/2
- 2017.11.03 ROCKIN'ON JAPAN 201712 히라테 유리나 인터뷰 '독백' 3/3
- 2017.11.02 ROCKIN'ON JAPAN 201712 히라테 유리나 인터뷰 '독백' 2/3
- 2017.11.01 ROCKIN'ON JAPAN 201712 히라테 유리나 인터뷰 '독백' 1/3
- 2017.10.31 ROCKIN'ON JAPAN 201704 히라테 유리나 인터뷰 2/2
- 2017.10.30 ROCKIN'ON JAPAN 201704 히라테 유리나 인터뷰 1/2
- 2017.10.05 BUBKA 1711 - 이마이즈미 유이 인터뷰 2/2
- 2017.10.04 BUBKA 1711 - 이마이즈미 유이 인터뷰 1/2
- 2017.08.18 blt graph vol 22 - 이마이즈미 유이 인터뷰 '맑음, 때때로 흐림'
- 2017.08.05 BUBKA1709 - 모나왕국의 여름 2/2
- 2017.08.04 BUBKA1709 '모나왕국의 여름' 1/2
- 2017.07.05 BUBKA 1708 - 시다 마나카 인터뷰
- 2017.06.29 B.L.T 1708 - 시다 마나카 10000자 인터뷰
- 2017.05.10 BRODY 1706 - '불협화음' MV 제작 다큐멘트 2/2
- 2017.05.10 BRODY 1706 - '불협화음' MV 제작 다큐멘트 1/2
- 2017.04.25 MARQUEE vol. 119 (201702발매) - 우에무라 리나 인터뷰
- 2017.04.11 닛케이 엔터테인먼트 1705 케야키자카 인터뷰 2
- 2017.04.10 닛케이 엔터테인먼트 201705 케야키자카 인터뷰 1
- 2017.03.27 OVERTURE010 - 히라테 유리나 'New Idol Order'
- 2016.12.25 퀵 재팬 vol.129 콘노 요시오 인터뷰
- 2016.12.25 퀵 재팬 vol.129 아키모토 야스시 인터뷰
- 2016.10.27 BRODY 2016/12 케야키자카 '혁명 다큐멘트' 3/3 2
- 2016.10.26 BRODY 2016/12 케야키자카 '혁명 다큐멘트' 2/3
- 2016.10.26 BRODY 2016/12 케야키자카 '혁명 다큐멘트' 1/3
- 2016.09.06 닛케이 엔터테인먼트 1610 - 아키모토 야스시 인터뷰
- 2016.08.13 blt graph. vol 10 - TAKAHIRO & 사이토 후유카 인터뷰
- 2016.08.05 BUBKA 1605 - 이마이즈미 유이 X 우에무라 리나 대담
- 2016.08.02 월간 엔타메 1609 - 케야키 인터뷰
- 우선 조금 개인적인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만, 올 해 고등학교에 진학하셨지요? 고교 생활 중에 가장 즐거운 것은 어떤 것인가요?
히라테 (이하 ‘히) : 아직 ‘친구’라고 부를 수 있을 지 아닌 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아이가 생겼거든요. 그 아이와 함께 있다 보면 일에 대해서는 잊을 수 있어요. ‘아, 나도 평범한 고등학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지요.
- 자신 있게 ‘친구’라고 불러도 될 것 같은데요. 그럼 평소에 그 친구랑은 어떤 이야기를 하시나요?
히 : 학교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도 하고.. 정말 평범한 얘기만 해요. ‘나 쟤 좀 신경 쓰이는데 네가 보기엔 어때?’ 라는 식으로 연애 상담 하기도 하고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상담 해 달라는 사람이 많거든요. (웃음)
- 상대가 히라테상이기에 상담을 받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지요. ‘쟤라면 좋은 답을 가르쳐 줄 것 같다’고 기대하는 거 아닐까요.
히 : 하지만 그렇게 대단한 조언을 해 주지는 못 하는걸요. ‘생각하는 건 사람마다 다르니까’라던가 ‘괜찮을 것 같은데?’ 정도의 답변밖에 못 해 줘요. 그런 식으로 대답을 하면 질문 한 친구가 곤란해 할 지도 모르지만, 더 이상 중학생도 아니고 하니 자기 자신의 일은 스스로 생각해야 할 때가 되었으니 그 정도로도 괜찮을 거야…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케야키자카에서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기 보다는 ‘일’하는 모드라고 할까요… 스위치가 들어간다고 해야 할까요?
히 : 음… 뭐라 해야 할까요. 뭐, 분명 너무 깊게 생각하게 되기는 해요. 멤버들이나 스태프 분들이 말 하는 소리가 들리면 ‘아, 저 사람들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라고 신경이 쓰이기도 하고요. 현장에서는 좀 더 민감해 지는 것 같기도 해요.
- 마음에 여유를 주는 것도 필요 할 것 같은데요, 그런 여유를 갖곤 하나요?
히 : 산책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촬영 도중에 시간이 나면 그 부근을 휘적휘적 걷곤 해요. 한 장소에 머물러 있는 걸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고요. 가끔은 매니저분과 함께 산책을 하기도 합니다. 함께 산책을 하면서 수다 떠는 게 좋아요. ‘히라테, 다시 태어난다면 뭐가 되고 싶니?’ 라는 질문에 ‘민들레요’라고 대답한다던지.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수다를 떨곤 해요. (웃음) 가장 마음을 쉬일 수 있는 시간이 그런 때인 것 같아요.
‘네깟게 나에 대해 뭘 알아?’
- 올 해는 전국 아리나 투어를 감행하셨지요. 그 뿐 아니라 여러 페스나 이벤트에도 출연 하셨는데요, 케야키자카의 라이브는 매번 멋드러진 연출이 눈에 띄더군요. 그만큼 멤버들에게는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부담이 크셨으리라 생각이 되는데요
히 : 그런 말씀을 자주 듣는데요, 사실 연출면에서는 별달리 저항이 없어요. 오히려 저희가 하고 싶다고 한 것들인걸요. 물론 체력적으로 따라주지 않는 경우는 있지만요. ‘록 인 재팬 2017’ (8월 12일) 때는 불현듯 ‘물 한 번 뒤집어 써 볼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스태프분께 부탁 드려서 실제로 물을 뒤집어 쓰기도 했어요. 더웠다던가, 기합을 넣기 위해 물을 뿌린 것은 아니라… 그냥 불현듯 ‘뒤집어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뿐이에요. (웃음)
- 아리나 투어 마지막 공연 때는 솔로곡인 ‘자신의 관’을 선보이셨지요. 넘실대는 불꽃 속에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하는 히라테상의 모습은 정말이지 ‘박력’이라는 말로는 다 표현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히 : 사실 그것 말고 하고 싶었던 게 있었어요. 하지만 그 연출을 써 버리면 그 회장을 쓰지 못 할 레벨의 연출이었거든요. (웃음) 제가 진짜 관 속으로 들어 가, 관째로 전부 불 태우는 연출도 생각했었어요. (웃음) 관이 불 타서 재로 변하는 사이에 재빠르게 ‘불협화음’ 의상으로 갈아 입고 다시 걸어 나오는 연출을 생각했었어요. 물론 그냥 화려하게만 하려던 것은 아니고, 이 곡을 살리려면 어떤 연출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를 궁리 한 끝에 나온 아이디어였지요. 기타 역시 제가 직접 치는 게 가장 잘 전해질 것 같았기에 직접 쳤고요.
- 엄청 강렬하고 선명한 이미지인데요, 그런 이미지를 어떻게 스태프분께 전달하시나요
히 : 곡을 듣고 있자니 머릿 속에 ‘불꽃 속에 있는 저 자신’의 모습이 그려졌어요. 인터넷을 뒤져서 그 이미지랑 가장 비슷한 사진이나 그림을 찾아 스태프분께 보내드렸지요. 딱히 맥락이 없이 떠오르는 게 있을 때 마다 갑작스레 사진이나 그림을 보내 드리기에, 때로는 ‘이거 무슨 뜻이야?’라고 연락이 오기도 하죠. (웃음)
- 라이브 연출도 그렇지만, 앨범인 ‘새하얀 것은 더럽히고 싶어져’ 제작은 어떠셨나요?
히 : 올 해를 겪으며 들으시는 분들께 곡을 제대로 전달 해 드려야겠다는 마음이 강해졌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저 스스로의 비주얼은 물론이고 디자인 면에서 곡의 순서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이 이상적이어야만 좀 더 효과적으로 곡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테이지 위에서 무엇을 어떻게 보여드려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은 예전부터 의식하고 있는 바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앨범 마지막 부분에 손글씨로 쓴 ‘게츠스카’ 가사가 들어 있는데, 제가 꼭 넣고 싶다고 해서 넣은 거예요.
- 다른 곡도 많은데 그 곡의 가사를 넣은 이유가 뭔가요?
히 : 그 당시 제 기분을 적어서 넣는 것도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그건 사실 앨범이랑은 관계가 없잖아요. 그 곡이 이 앨범을 가장 잘 나타내는 곡이라고 생각 했기에 그 작품의 주인공의 ‘외침’, 다시 말 해 ‘네깟게 나에 대해 뭘 알아? (あんたは私の何を知る?)’라는 가사를 적은 거예요.
- 히라테상, 자신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지 명확하게 알고 계시네요.
히 : 그런가요? 음… 라이브를 예로 들자면, 적어도 라이브 1~2개월 전에 라이브의 흐름이나 최종적으로 전하고 싶은 테마를 공유하고, 곡 순서를 정해요.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정말 큰 의미를 갖는 존재가 다카히로 선생님이시죠. MV라던가 앨범 비주얼도 항상 같은 감독님, 같은 카메라맨 분과 함께 하고 있는데, 그런 것도 클 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축복받은 환경이네요.
- 케야키자카나 히라테상의 표현의 ‘축’을 해설 할 때, 자주 ‘어른들은 못 믿겠다’는 발언이 인용되곤 하는데요. 말씀하시는 것 보면 그렇지도 않아 보여요.
히 : 제가 말 한 ‘어른들을 못 믿겠다’는 것은… 뭐라 해야 할까요… 사무적이라 해야 하나, 그냥 작업적으로 ‘일단 하고는 있다’는 식으로 넘어가는 게 싫다는 뜻이거든요. 다카히로 선생님이라던가 함께 하는 스태프분들께선 그런 타입이 아니라 정말 뜨거운 열의를 갖고 살아가시는 분들이라, 그런 분들을 지칭하는 게 아니에요…
- 그런 뜻이었군요. ‘어른’이라는 관념적인 개념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 냈던 것 뿐… 이라는 얘기군요.
히 :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었을 때, 레코딩 디렉터 분께 엄청 폐를 끼쳤거든요. 앨범 제작이 한창이었기에 다들 디렉터분께 ‘빨리 녹음 해야지’라고 재촉을 하셨기에. 하지만 정작 본인께서는 항상 ‘아직 괜찮아’라고 말씀 해 주셨어요… 불을 끄고 어두운 상태로 노래를 하게 배려 해 주시기도 했고, 레코딩 할 때 최소 필요인원만 남기고 녹음 하게 해 주시기도 했고요. 밥을 함께 먹으러 간 적도 있었어요. ‘게츠스카’의 ‘네깟.게 나에 대해 뭘 알아?’라는 대사를 어떻게 표현 할 지 함께 고민 해 주시기도 했고요. 스태프 분들께서 제 생각을 정말 잘 알아 주시는데다가, 이건 좀 아니다 싶으면 기탄없이 반박 해 주시기도 하시고요. 각자 가진 생각을 갖고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를 나누는 건 싫어하지 않아요. 오히려 좋아하지요.
‘고독’을 느끼지 않는다면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다.
- ‘변하고 싶어’라는 일념으로 오디션을 받으신 것으로 압니다. 본인이 이토록 적극적인 사람이 되리라고 생각 해 본 적 있나요?
히 : 전혀 상상도 못 했어요.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요 (웃음) 역시 곡을 여러분께 전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 하거든요. 연출이라던가 의상, 카메라 배분 등등… 역시 케야키자카의 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 보다 보면 ‘이대로라면 잘 전달되지 않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곤 해요.
- 그렇게까지 혼자 전부 짊어지면 고독 할 것 같은데요.
히 : 멤버들에게 그런 면에 대해 잘 상담하지 않는 것 같긴 하네요. 하지만 고독해지는 건 사실이에요. 고독해지긴 하지만… 그건 제가 16살이라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좀 더 성장한다면 생각하는 방식도 변할 거고.
- 그렇다면 결국 지금은 일부러 고독을 받아들이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군요
히 : 저 스스로가 고독을 느끼지 않는다면, ‘고독함을 느끼고 있는 10대 청취자’들에게 메시지가 잘 전달 되지 않을 것 같아서요. 그렇다고 무리해서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아니에요. 지금 슬퍼하는 아이들이 알아 주었으면 하는 게 있는데요. 저와 똑 같은 기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세상 어딘가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저는 마음이 든든해요.
- 그런 마음은 동년배들 뿐 아니라 ‘한 때는 아이였던’ 어른들의 마음에도 와 닿는 게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느 사이엔가 잊고 있었던 소중한 감정, 당장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그런 감정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 주는 무엇인가가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는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히 : 그렇지요! 정말 그렇다고 생각해요! 다들 잠시 잊고 있는 것 뿐이예요! 모두들 마음 한 구석에 그런 감정을 품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케야키자카라는 그룹 활동을 하는 건 딱히 ‘멋지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던가 ‘귀엽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예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가급적 들키고 싶지 않은 그런 감정이라던가, 솔직하게 털어놓기 힘든 그런 감정들을 표현 해 보고 싶어요.
- 잘 알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히라테상의 퍼포먼스가 여러 모로 진지하게 반향을 불러일으기고 있는 것 같네요.
히 : 그런 ‘솔직한 감정’을 여러분께 전해드리고 싶어요. 딱히 그 방식이 촌스러워도 상관 없어요 아니, 오히려 촌스럽다던가 기분 나쁜 편이 더 나을 지도 모르지요.
- 꾸미지 않은 생생한 감정을 전달하고 싶으신 거군요.
히 : 꾸미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뭔가를 숨기는 사람이나 거짓말을 하는 사람, 솔직하지 않은 사람이 싫어요. 그런 감정들을 숨김없이 표현 한 것이 바로 이번 투어 마지막 공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더 많은 분들께서 그 공연을 보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 개인적으로 이번에 이렇게 대담을 하면서 느낀 게 있어요. 앞으로도 좀 더 다이렉트하게 표현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점입니다. 도가 넘은 참견일지도 모르지만요.
히 : 후후후 (웃음) 사실 매일매일 떠오르는 것들을 노트에 적고 있어요. 하지만 만약에 제가 가사를 쓰게 되더라도 한동안은 비밀로 하고 싶네요. 이래저래 말이 많을 것 같기도 하고. (웃음)
- 히라테상이 쓴 노래, 엄청 듣고 싶네요.
히 : 살며시 발매 한 뒤에 시간이 많이 지난 뒤, ‘사실 그거 쓴 거
저예요’라고 발표 한다던가… 재미있을 것 같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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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갈망하는 두 사람의 공명
이마이즈미 유이와 코바야시 유이.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한 마디로 나타내라면 아마 ‘공명하는 관계’라 할 수 있으리라.
이 둘 사이에는 당사자들 외에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그런 종류의 감정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관계성은 다름아닌 ‘유이쨩즈’라는 유닛의 존재 의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리라.
한 사람은 자신이 동경하는 ‘포지션’에 대한 뜨거운 마음을 토로했다. 때로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지만, 그녀는 끝까지 그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또 한 사람은 자신을 직시하고, 진지하게 스스로를 끝없이 갈고 닦아왔다.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작지만 뜨거운 불길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사이,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 안에 잠들어 있던 진정한 자신과 대면하게 되었다.
각자와 솔로 인터뷰를 가진 뒤, 그런 두 사람을 한 데 모았다. 두 사람이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생각들을 들어 보기 위하여.
- 오늘 촬영은 어떠셨나요?
코 : 엄청 웃었어요! 아하하하!!
이 : 너무 웃어서 얼굴이 당길 정도예요.
-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취재를 앞두고 저희쪽은 엄청 긴장 했었거든요. 지금 생각 해 보면 왜 그런 걱정을 했었을까 싶을 정도로 즐거운 분위기였네요. (웃음)
이 : 함께 있을 때도 신경 쓸 게 별로 없어서 참 편하거든요.
- 코바야시상도 이마이즈미상에게 낚이신 것 같던데요. 두 분이 엄청 떠들썩하게 노셨어요.
코 : 그런 것 같아요. 평소에는 그러지 않는데 말이죠. 말씀하신 대로 낚인 것 같네요. (웃음)
이 : 아하하하!!
- 자, 이마이즈미상이 기분이 엄청 좋으신 것 같으니 슬슬 인터뷰를 시작 해 볼까요. 유이쨩즈 두 분은 언제 처음 만나셨나요?
코 : 3차심사가 끝나고 난 뒤에 둘이서 이야기를 한 게 처음인 것 같아요.
- 이름이 같다는 것을 처음 안 것도 그 때였나요?
이 : 네.
- 오디션 당시에 처음 알게 되셨다고 하시니, 그 때는 두 분이 함께 유닛을 짜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하셨겠군요. 여하튼, 두 분 모두 오디션에 합격하셨고, 정식 데뷔 직전에 있었던 ‘오모테나시회’ 때 처음으로 함께 무대 위에 서게 되셨던 거죠? 그럼 처음으로 ‘유이쨩즈’가 함께 무대에 서게 되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들려 주실 수 있나요?
코 : 이마이즈미가 노래를 잘 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기에 그 얘기가 나오기 전부터 둘이서 뭔가 함께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어요. 그렇기에 그 얘기를 들었을 땐 정말 기뻤지요.
이 : 저는 ‘나 기타 잘 못 치는데… 유이퐁 발목 잡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 코바야시상은 기뻤고, 이마이즈미상은 불안해 했다는 말씀이군요.
이 : 깊게 생각하지 않고 ‘기타 쳐 본 적 있다’고 말을 꺼냈던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지요. (웃음)
코 : 후후후 (웃음)
- 그럼 첫 무대가 끝난 뒤에는 어떤 느낌이었나요?
코 : 오오하라 사쿠라코상의 ‘작디작은 사랑노래’를 불렀는데요, 반주는 기타소리 하나고 노래도 전부 아카펠라로 불렀었기에 , 아직도 그 무대 영상은 특별하게 다가와요.
이 : 관객분들 중에 그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시는 분이 계셨거든요. 그 모습을 보고, 무대가 끝난 뒤 무대 뒤편에서 ‘우리 노래에 울어주는 분이 계셨어’라며 둘이 붙잡고 울었어요.
- 그 뒤로도 두 분께서는 ‘유이쨩즈’라는 이름으로 여러 차례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셨지요. 그러던 와중에 지난 봄, 이마이즈미상께서 갑작스레 활동 중지를 발표하셨습니다. 이마이즈미상이 안 계신다는 얘기는 결국 유이쨩즈도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인데요, 코바야시상께서는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코 : 사실 저 역시도 저 자신의 노래가 싫어졌던 때였어요. ‘왜 내 목소리는 이따윌까’ 라던가 ‘왜 난 노래를 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어 마음에 여유가 없었을 때였기에, 유이쨩즈 활동을 쉬게 된 것은 결과적으로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은 결정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저, 무대 위에서 제대로 하지 못 하는 거 정말 싫거든요.
- 그랬군요. 코바야시상에게도 딱 좋은 타이밍에 휴식기간이 생겼다는 거네요. 그럼 이번에는 이마이즈미상께 여쭤볼께요. 오랜만에 그룹으로 돌아 와, 오랜만에 파트너를 보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들던가요?
이 : ‘두근’ 거렸어요. 때마침 유이퐁이 포니테일을 하고 있었기에 ‘오! TV에서 보던 유이퐁이다! 귀여워!!’라고 감탄했지요. (웃음)
코 : 우하하하하!!
- 마쿠하리에서 열린 전국투어 최종공연 첫 날 얘기네요.
이 : 네. 공연 시작 전에 유이퐁이 ‘힘 내!’라고 말을 걸어 줬어요. 그 순간 저도 모르게 바닥을 쳐다보게 되더라고요. 그 때 느꼈죠. ‘나 지금 사랑에 빠진 건가?’라고.
코 : 아하하하하하!!
이 : 사실 아직도 유이퐁을 하염없이 바라보곤 해요.
- 뭐예요 그거. (웃음)
이 : 아, 그리고 요즘 슷퐁(※자라)… 아, 슷퐁이 아니라 슷핑(※맨 얼굴)!! 유이퐁 맨 얼굴이 참 예쁘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 ‘슷’핑 유이’퐁’이라 슷퐁이 된 건가요 (웃음)
이 : 맨 얼굴일 때도 . 너무 귀여워서 넋 놓고 보게 돼요.
코 : 이제 와 고백하지만 저도 그랬어요.
이 : 무슨 소리야?
코 : 만나기 전에 ‘이마이즈미가 머리를 짧게 잘랐다’는 얘기는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만나고 보니 제 생각보다도 훨씬 더 짧게 쳤더라고요. 특히 앞머리는 상상도 못 했을 정도였기에 처음 봤을 때 ‘어?!’라고 놀랐는데, 동시에 ‘엄청 잘 어울리네’라고 생각했어요. (웃음) 너무 귀여워서 가슴이 두근거리더라고요.
이 : 에헤헤 (웃음)
- 두 분, 정말이지 진심으로 서로에게 빠져 있으신 것 같네요. 그럼 슬슬 본론으로 들어 가 볼까요. 이번 특집 인터뷰의 테마는 ‘공명’입니다. 왜 ‘공명’이라는 테마를 잡았냐면 케야키자카라는 그룹 전체를 통틀어 보아도 이 정도로 서로를 생각하고, 서로의 삶의 방식에 공감 하는 콤비는 없을 거라 생각 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럼 첫 번째 질문입니다. ‘각자 상대방에게서 동경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코 : 이마이즈미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이돌상’과 굉장히 근접 해 있는 아이에요. 아무래도 저 자신이 그렇게 밝은 성격은 아니다 보니, 이마이즈미가 스태프 여러분들을 웃음짓게 만들고, 즐겁게 촬영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역시 이런 아이와 함께 일을 하는 게 즐겁겠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그런 부분이 정말 부럽고요. 개인적으로 ‘아이돌’이란 모름지기 반짝반짝 빛을 내뿜고, 그런 아우라로 주변 사람들을 웃음짓게 만드는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행복감’이나 ‘서글서글함’이 제게는 없기도 하고.
- 생각 해 보면 이마이즈미상이 내뿜는 ‘행복감’은 정말 어마어마하지요.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로 ‘타고 난 아이돌’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 우후후후… 저는 항상 ‘유이퐁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거든요. 농담 하는 게 아니라, 유이퐁은 퍼포먼스도 정말 잘 하고, 외모도 귀여운 데다가 블로그도 재미있게 잘 쓰잖아요. 정말 될 수만 있다면 유이퐁이 되고 싶어요.
- 한 가지 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동경 하고 있다는 말씀이군요.
이 : 네. 그리고 유이뽕은 스타일도 좋아서 같은 옷을 입어도 맵시가 달라요. 같이 서 있으면 엄청 비교 되어서, 사실 좀 고민이 되기도 한답니다. (웃음) 조금이라도 유이퐁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더욱 더 자신을 갈고 닦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아까 솔로 인터뷰 때, 이마이즈미상께서 ‘나는 다른 사람 시선을 신경쓴다’고 말씀 하셨지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코바야시상은 남들 시선이 느껴지더라도 내색하지 않는 강인함을 갖고 계신 편이라 생각하는데요, 그런 면 역시 동경하고 계신가요?
이 : 네. 저도 예전부터 유이퐁을 보며 그렇게 생각 해 왔어요. 유이퐁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약한 모습을 내보이지 않잖아요. 저는 반대로 금방 약점이 들통나는 타입이다 보니 그 점도 엄청 부러워요.
- 코바야시상은 어째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시는 건가요?
코 : 잘은 모르겠는데요, 예를 들어 비판을 받았을 때, 그 비판 때문에 기가 죽기보다는 ‘두고 봐’라고 생각하는 성격이라 그런 게 아닐까 싶네요. (웃음)
- 정말 강한 분이시네요. 말씀하시는 것을 듣다 보니 서로가 서로에게 동경을 품고 계시다는 것을 잘 알겠어요. 그런데 아까 개인 인터뷰때 코바야시상께서 ‘이마이즈미와는 닮은 부분이 있다’고 하셨었는데요, 그 이유에 대해 여쭈어 보아도 될까요?
코 : 프로의식이 높고, 지기 싫어하는 성격인데다가 매사에 완벽함을 추구하는 모습이 닮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곡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바꾸어 간다는 면에서 보자면 저와 이마이즈미는 히라테와는 다른 타입이라 생각합니다.
- 두 분과 각각 솔로 인터뷰를 하면서 깨닫게 된 점인데요, 두 분께서는 ‘히라테상에 대해 이야기 하실 때’ 공통점이 있어요. 말하자면 ‘공명하는 포인트’라고 할까요. 이마이즈미상은 ‘센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코바야시상은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을 해 내는 히라테를 따라잡고 싶다’는 마음을 가슴 속에 품고 계신데, 이런 생각들은 다르게 말 하자면 결국 ‘히라테상을 따라잡겠다’는 다짐이라고도 볼 수 있잖아요.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다는 것은 결국 두 분 모두 그만큼 히라테 유리나라는 존재를 누구보다도 인정하고 계시다는 뜻 같은데요.
이 : 사실 저희들도 자각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가끔 ‘히라테가 없으면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그 얘기를 들을 때 마다 정말로 분하기도 하고, 슬퍼지기도 합니다. 퍼포먼스에 임할 때면 항상 ‘히라테 외에도 개성적이고 좋은 멤버들이 있는데 말이지…’라고 생각 하며 임해 왔거든요. 시간이 지날수록 ‘나도 좀 봐 줬으면 좋겠어’라는 욕구가 싹트기 시작했고, 그 결과 ‘센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더 강해졌지요.
코 : 아무래도 ‘케야키자카라 하면 히라테’라는 이미지가 당연하다면 당연한 상황이잖아요. 저희를 처음 알게 되시는 분들께서도 역시 히라테를 주목하시는 경우가 많고요. 개인적으로 히라테가 없을 때, 히라테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만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 실제로 지난 여름 동안 코바야시상은 그런 마음가짐으로 공연에 임하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실제로 히라테상이 안 계실 때라 해도 보는 이들을 만족시켜 줄만한 퍼포먼스를 선보이셨고요. 본인도 그런 점에 대해 인식은 하고 계시리라 보는데, 그런 생각을 갖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코 : 투어 도중에 히라테가 공연에 나설 수 없게 되었을 때, ‘해 내야만 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그 퍼포먼스에 대해 팬분들께서 좋은 평가를 내려주시는 것을 보고 조금씩이지만 의식하기 시작했습니다. 팬 여러분께 ‘케야키자카의 안 좋은 면’을 보여드리기는 싫었고, 팬 여러분께서 ‘히라테가 없을 때, 누구를 주목하실까?’라는 점도 신경이 쓰였어요. 그 결과 내린 결론이 ‘그렇다면 내가 관객들의 시선을 끄는 퍼포먼스를 하면 되잖아’라는 점이었습니다. 계기라면 그 정도인 것 같아요.
- 그럼 히라테상에 대한 질문을 하나 더 해 보지요. 두 분이 보시기에 지금 히라테상이 계신 곳은 두 분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라 생각하시나요?
코 : 음… 히라테 자신이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을 ‘히라테 유리나’와 제가 ‘동등한 레벨이 되고 싶은’ 히라테의 모습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저는 히라테와는 다른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그 길을 올라가야 ‘히라테를 따라잡았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요.
이 : 저 역시 유이퐁과 같은 생각이에요. 히라테가 목표로 삼고 있는 곳과 제가 목표로 삼고 있는 곳은 다른 곳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히라테가 ‘멋진 모습’을 추구한다면, 제가 추구하는 곳은 그와는 반대의 위치, 말 하자면 ‘아이돌’의 길이 아닐까 싶어요.
코 : 솔직히 저는 이마이즈미의 ‘센터의 꿈’을 응원하는 타입이었거든요.
- 네? ‘이었다’고요?
코 : 아, 물론 지금도 응원하고 있어요. 그리고 요즘은 그런 센터의 꿈에 저 역시 합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는 생각을 갖고 있고요.
- 아, 그래서 과거형을 쓰셨던 거군요. 코바야시상 본인도 센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있으실텐데 왜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이마이즈미상의 꿈을 ‘응원’한다고 하시는 건가요?
코 : 이마이즈미가 센터에 선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케야키자카의 매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거든요.
- 그런 의미였군요. 그럼 두 분께서는 현재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코 : 아직 어딘가 서투르고 어설픈 그룹이라 생각해요. 다들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알고는 있는데, 제대로 끄집어 내지 못 하는 아이들이 많거든요.
- 그렇다면 이 그룹을 더욱 더 좋은 그룹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이 : ‘통일성’이라 생각해요. 지금도 때때로 안무가 잘 안 맞는 경우가 있기에, 단기집중형으로 그 때 그 때 넘기기 보다는 긴 시야로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라도 일단 통일성을 키울 필요가 있다 생각하거든요.
코 : 다시 한 번 ‘겸허함, 다정함, 연대’의 중요성을 인식 했으면 해요.
- 결성으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 가 그 세 가지 덕목이 필요 해 진 것이군요.
코 :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은 결성 당초부터 매우 축복받은 환경에 놓여 있었다고 생각해요. 결성 당시부터 잡지 취재도 많이 받았고, 음악 방송에도 나갔었잖아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런 환경이 좀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우의 경우, 한 작품에 나가기 위해서 수 없이 많은 오디션을 보고, 떨어지며 스스로를 갈고 닦으며 성장 하는 거잖아요. 저희들이 얼마나 축복받은 환경에 놓여 있는지 멤버 각자가 깨닫게 된다면 지금의 두 배, 세 배의 힘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솔직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케야키자카보다 노기자카가 더 좋았어요… 저희들은 이 세계가 얼마나 냉정한 곳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런 점을 좀 더 알고 싶기도 하고, 그렇게 현실을 알고, 그런 현실과 싸워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손에 넣고 싶어요.
- 솔직하게 대답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두 분의 말씀을 들으며 생각 한 것이, 전부 케야키자카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저렇게까지 이야기 할 수 있는 거구나… 라는 점이었어요.
이 저는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 한 가지라도 좋으니 족적을 남기고 싶어요. 그룹 내에서 언제까지고 전설처럼 이어져 내려오는 그런 족적 말이에요. 그렇기에 그런 족적을 남기기 전까지는 그룹을 그만 둘 생각이 없어요. 주변 사람들이 뭐라 하건 절대로. 지금이야 ‘케야키자카는 웃지 않는 아이돌’ 같은 이미지가 있지만, 그런 이미지와는 또 다른 새로운 케야키자카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기도 하고요!
코 : 저 역시 지금과는 다른 케야키자카의 일면을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그러기 위해 가장 적임자는 이마이즈미라 생각하고요.
- 팬 분들도 두 분께서 ‘새로운 케야키자카’를 보여주기를 기대 하고 계실 거예요. 그리고 히라테상 역시 두 분에게 지지 않을 만큼 항상 새로운 케야키자카의 모습을 모색하고, 표현 해 내려고 노력하고 계시리라 생각하고요. 개인적으로는 다가 올 2018년이 두 분과 히라테상, 세 분이 중심을 이루셔서 케야키자카의 모든 구성원들이 공명 할 수 있는 1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유이쨩즈’에 대해 질문을 해 볼게요. 이 세상에는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왜’ 이 두 사람이 하나의 유닛을 이루게 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 보이지 않는 힘이 두 사람을 이끌어 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기쁜 일이지요.
코 : 유이쨩즈가 없었다면 저는 그룹에서 프론트에 서지 못 했을 거예요. 그 뿐 아니라 저 자신의 퍼포먼스에 대해 자신도 가질 수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게 있어 유이쨩즈라는 존재는 ‘안심’하고 다른 일들에 최선을 다 할 수 있게 해 주는 존재예요.
이 : 저 역시 이토록 서로 자극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멤버와 가까이 있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말이죠.
- 참 아름다운 이야기네요. 감사합니다! 아, 아까 전에 ‘마지막 질문’이라고 말씀 드리기는 했습니다만, 아직 이번 기획이 끝나는 것은 아니에요. 일단 여기까지 하고 저를 비롯한 스태프들은 자리를 피해 드릴 테니, 두 분께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눠 주시면 됩니다.
코 : 네?!
- 일단 녹음기는 그대로 두고 갈 거예요. 나중에 정리해서 원고에 쓰기는 하겠지만, 일단 저희 눈치 보시지 마시고 하시고 싶었던 말씀이 있으시면 허심탄회하게 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 우와! 그거 되게 치사한 말씀인데! (웃음)
코 : 아, 그래서 1층이 아니라 2층에서 인터뷰를 한 거였군요. (웃음)
- 정답입니다. 역시 코바야시상은 눈치가 빠르시네요. (웃음) 1층에서 인터뷰를 하면 아무래도 촬영 스태프들이 들락날락하게 되니까요. 일부러 2층에서 인터뷰를 진행했지요.
이 : 이런 거 처음이에요!
코 : 그러게, 일 아니라 개인적으로 만날 때도 이렇게 단둘만 있는 경우는 잘 없지?
-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이 : 에?!?! (웃음)
우리들의 ‘그 당시’와 ‘지금’
팬들이나 우리 취재진이 그녀들에게 가장 묻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녀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런 것들을 생각한 결과, 내린 결론은 ‘자신들밖에 없는 공간에서, 그녀들이 스스로 대담을 진행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여기서부터는 그녀들이 단둘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나눈 이야기들을 적은 것이다. 매니저 조차도 없는 말 그대로 ‘둘 밖에 없는 곳’에서 나누는 두 사람만의 대화. 사실 그런 비밀스러운 대화는 타인이 들어서는 안 되는 종류의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지면을 빌어 그녀들의 대화를 싣는 것은, 우리의 이런 행위가 ‘유이쨩즈를 위해’ 플러스가 되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마이즈미 유이와 코바야시 유이. 두 소녀는 단둘만의 공간에서 어떤 식으로 ‘공명’ 했을까.
이 : 정말 우리 둘만 남았네. (웃음)
코 : 이거 어쩌지.
이 : 음… 어쩔까.
코 : 이거 뭔가 부끄럽다. (웃음)
(침묵)
코 : 지금 무슨 생각 해?
이 : 지금? 음…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그런 걸 물어 볼 수도 없잖아.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있다가는 나 자신이 사라져 버릴 것 같아… 그렇게는 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코 : 지금 다른 멤버들이 이마이즈미가 어떤 상황인지 모른다고 생각하는구나?
이 : 응. 최근에는 후쨩이나 유카쨩에게 ‘지금 내가 이런 상황이라는 걸 다른 아이들에게도 알려주면 좋겠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는 있어. 하지만 내가 직접 이야기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겠지… 다른 사람 입을 빌어 이야기 하는 건 잘못 된 생각이겠지…
코 : 나 역시 윳카에게 이야기 했어. 윳카를 통해서 다른 멤버들에게 내 의견을 이야기 했지. 나도 잘 알아. 쉽게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거, 두렵다는 거.
이 : 응. 말이 잘 나오지 않아. 다른 사람 시선부터 살피게 되고.
코 : 나도 그런걸.
이 :그리고 지금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이 어떤 상황인 지도 잘 모르겠어. 절호조에 달해 있는지, 아니면 어떤 상황인지…
코 : 여름이 정말 힘들었으니까… 투어가 끝나고 어느 정도 일단락 된 지금, 다들 사실 알고는 있을 거야. 자신들이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이 : 응.
코 : 다만, 알고는 있는데 그걸 행동으로 옮기지를 못 하고 있는 거지.
이 : 나는 지난 여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니까… 다른 아이들과 어떤 것도 공유하지 못 하고 있잖아. 그러니까… 계단으로 치자면 가장 밑단과 맨 꼭대기처럼 거리감이 느껴져. 복귀 한 뒤로는 계속 이런 것 같아. 거리가 가까워 진 건 유이퐁 정도, 지금은 너무나도 거리가 느껴져.
코 : 다른 아이들이 뭘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어. 나 나름대로는 ‘이렇게 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갖고 있지만…
이 :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
코 : 응. 그렇지.
이 : ‘M스테’에 처음 나가게 되었을 때 했던 연습이라던가, 첫 ‘홍백’때라던가… 정말 필사적이었잖아.
코 : 그랬지. ‘사이마조’ 때는 정말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아.
이 : 응. 모든 곡들을 좋아 하지만, 결국은 ‘사이마조’로 돌아가게 되는 것 같아. 그 때로 돌아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코 : 나도 많이 변해버렸구나… 라고 생각하곤 해.
이 : 응.
코 : 처음엔 모두들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을 받아들였었잖아. 나도 그렇고.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그런 게 볼썽사납게 느껴지게 되고… 지금 우리라 하면 소위 ‘멋진 아이돌’이라 하지만… 아무래도… 좀…
이 : ‘사이마조’를 통해 ‘웃지 않는 아이돌’이라는 이미지가 박혀버렸지만 바로 다음 작품인 ‘세카아이’에서는 웃었잖아. 다음 작품인 ‘세종’ 때도 웃었고.
코 : 그랬지.
이 : 그리고 그 다음, ‘불협화음’ 때는 또 안 웃었고. 그렇게 웃었다 안 웃었다 하는 데에 적응을 할 수 없겠더라고. 대체 웃어야 하는 거야? 웃으면 안 되는거야? 싶기도 했고. 사실 다들 항상 잘 웃는 아이들이잖아. 그런데도 ‘웃지 않는 아이돌’이라 불리니… 그 차이에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
코 : 응 그랬지.
이 : …유이쨩즈로 해 보고 싶은 거 있어?
코 : 음악방송 나가보고 싶어.
이 : 어! 나도!
코 : 유이쨩즈로. ‘FNS 가요제’ 같은 데 나가 보고 싶어.
이 : 그러게. 나가 보고 싶다.
코 : 하지만 음악방송 나간다고 해도 ‘여러분 유이쨩즈입니다~’라고 소개 받으면 좀 창피할 것 같아. (웃음)
이 : 부끄러울 것 같아.
코 : 그게 누군데? 그런 느낌? (웃음)
이 : 하지만 요요기 때 ‘유이쨩즈입니다’라고 소개 받고 처음 나왔을 땐…
코 : 그거 대단했지 (웃음) 대체 그게 뭔데요? 라는 느낌? 앞에 ‘케야키자카의’라는 소개도 안 붙였었고.
이 : ‘유이쨩즈 보러 온 게 아닌데?’라는 느낌이었지. 하지만 우리 오른쪽 대각선 앞 쪽에 ‘유이쨩즈’라는 이름 적힌 부채 들고 계시는 분 계셨잖아.
코 : 응! 계셨어!
이 : 그리고 엄청 연습 하고 나서 제대로 녹음 해 보고 싶어. 매번 녹음 한 뒤에 후회하곤 하니까.
코 : 여유 있게 해 보고 싶어. 지금 곡을 받아서 충분히 연습 한 뒤, 2018년 연말 쯤에 곡을 낸다던지. 1년 정도 걸려서 작품 만들어 보고 싶어.
이 : 그러게. 1년이 무리라면 반년정도라도 괜찮을 것 같아. 그 정도는 줬으면 좋겠다~ 사실 기한에 쫓기지 않고 할 만큼 해 보고 적당할 때에 ‘완성 되었어요~!’라고 얘기 한다던가.
코 : 응. 그렇게 해 보고 싶다. 한 번쯤 그런 경험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저희 1년 정도 시간 들여서 작품 만들어 보고 싶어요! (녹음기에 대고, 큰 소리로)
이 : 1년 들여서 해 보고 싶어요! (마찬가지로 녹음기에 대고 큰 소리로)
유이쨩즈 : (즐겁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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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이즈미 유이 X 코바야시 유이 ‘공명’
‘아이돌이 싫어졌다. 그럼에도 포기 할 수 없었던 꿈’
유이쨩즈 특집이 결정 된 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른 이마이즈미에 대한 질문은 한동안 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에 5개월이라는 시간동안 휴식기를 갖고, 지금도 완벽하게 부활했다고는 하기 힘든 그녀에게 그 질문을 하기에는 용기가 필요했다.
아이돌 그룹에 있어 ‘센터’라는 자리가 모든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아이돌 그룹 멤버에게 센터에 대해 묻는다는 것이 얼마나 민감한 것인지 정도는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압도적인 실력을 겸비한, ‘천재’라 불리는 절대적인 센터가 군림하고 있는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서, 그런 ‘천재’와 비교 해 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말 그대로 ‘아이돌이 되기 위해 태어 난 것만 같은’ 그녀이기에 나의 이런 질문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용기를 쥐어 짜 내어 질문 해 보았다.
‘이마이즈미상, 지금도 센터에 서고 싶으신가요?’ 라고.
- 이마이즈미상, 올 봄부터 5개월 가까이 활동을 쉬셨지요. 우선 왜 휴식을 하게 되셨는 지 여쭤보아도 될까요?
이마이즈미 (이하 ‘이’) : 작년 여름쯤부터 몸 상태가 안 좋았었기에 가끔씩 일을 쉬곤 했어요. 조금 좋아졌다가는 금방 다시 악화되고, 그런 식으로 계속 반복 되었지요. 그러다 올 해 들어와서 부터는 심신 모두 완전히 한계에 다다르게 된 거예요. 그래서 스태프분께 이야기 했어요. ‘여기서 쉬지 않는다면 아마 케야키자카를 그만둬야 할 지도 몰라요. 저 좀 살려주세요’라고. 그 때가 데뷔 1주년 라이브 3일 전이었지요.
- 그런 상태로 요요기 무대에 서셨던 거네요.
이 : 라이브에 나간 것도, 일단 그 라이브가 끝나면 일단 저 나름대로 일단락 짓자고 마음 먹은 것도 저 스스로 정한 거였어요.
- 결국 결론을 내린 것은 이마이즈미상 본인이셨다는 얘기군요. 저였다면 회사나 학교를 장기간 쉰다는 결정을 내리기 정말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이마이즈미상처럼 책임감도 강하고 아이돌 활동에 진지하게 임하셨던 분이 장기간 휴식이라는 결론을 내릴 정도였다면 얼마나 절박한 상황이셨는 지 알 것 같습니다.
이 : 엄청 용기를 내서 결정한 일이었어요. 사실 활동을 쉴 바에는 그만두는 편이 낫지 않을까 고민도 많이 했지만 데뷔 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으니까요. 앞으로를 생각하면 잠시 쉬는 것 정도는 한 순간에 불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기에 용기를 내어 쉬게 해 달라고 부탁을 드리게 되었지요.
- 그럼 본인을 그렇게 몰아 넣은 것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 고민거리는 많은데 생각처럼 표현을 할 수 없었거든요.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빵 터졌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게다가 그런 고민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기에 혼자 전부 끌어 안고 있다 보니 결국 밤에 잠도 잘 수 없을 정도가 되고, 혼자 울곤 했어요. 일 자체는 정말 좋았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고, 그런 상황에서 일단 꾹 참고 노력을 해 보았지만 그렇다고 나아지는 것도 없었거든요. 그러다가 결국 휴식을 택했다… 그런 흐름이네요.
- 그룹에서 잠시 떨어 져 있으면서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이 싫어졌다던가 하지는 않았나요?
이 : 정말 솔직하게 말씀 드리자면 싫어지기도 했어요. 제가 이 그룹에 있어야 할 이유가 알 수 없어지기도 했었고, 저 혼자 혼란스러워 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이런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 한들 제대로 전해 질 것 같지도 않았기에 내가 이런 생각을 가져도 되는 걸까? 라며 불안해졌던 것도 사실이고요. 이런 마음을 갖고 그룹으로 돌아가도 괜찮은걸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 마음을 넘어서는 게 정말 큰 일이었어요.
-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이야기만 여쭙는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이 : 아니에요. 오히려 이런 얘기, 언젠가 한 번은 꼭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게 사실이잖아요. 지금이나마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어 기쁜걸요.
- 그럼 왜 다시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하셨나요?
이 : 음… 저 스스로도 ‘왜였을까’라고 생각 하는 부분인데요, 아마 타이밍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 타이밍이요? 전국 투어 말씀이신가요?
이 : 오히려 투어 기간동안에는 모두들 여유가 없다 보니 ‘돌아간다 해도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동시에 ‘이번 투어에서 빠진다면 두 번 다시 돌아 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물론 제가 멋대로 쉬었다가 멋대로 복귀한다는 데 대해 팬분들께서, 멤버들이 어떻게 생각 할 지 불안하긴 했지만, 결국 저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이 타이밍에 돌아가는 게 생각 했지요. 마쿠하리 라이브가 그런 제 결심에 힘을 보태준 셈이네요. 그 라이브가 가장 큰 계기였다 해야 할 것 같아요.
- 이마이즈미상, 다른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쉬는 동안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알게 되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연약함’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점들인가요?
이 : 가장 뼈저리게 느꼈던 점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너무 의식한다’는 점이었어요. 사실 지금도 귀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기에 안정을 위해 음악 방송은 쉬고 있거든요. 물론 이런 제 상황에 대해 찬반 양론이 나는 거야 당연한 일이라 생각은 합니다만, 그럼에도 ‘기껏 선발에 들어 놓고 방송에도 안 나갈거면 뭐하러 복귀했냐’고 생각하시는 건 아닐까, ‘이마이즈미랑은 함께 일 하기 힘들어’라고 생각하시면 어쩌나 하고 걱정이 돼요. 그러다 보면 좌절할 것 같아지기도 하고요.
- 예전부터 그런 성격이었나요?
이 : 네. 예전부터 그랬어요. 어릴 적부터 여러 일들을 겪다 보니 그 결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매우 신경 쓰는 성격이 되어 버렸지요. 어릴 때부터 동년배들과 인간관계를 맺는 게 서투르기도 했고요. 아무래도 오빠들이랑만 지내다 보니…
- 하지만 촬영 현장에선 항상 가장 활발하게 이야기를 하시고, 항상 웃고 계셨기에 정말 밝은 사람이라는 이미지였는데 말이죠.
이 : 아하하하!! 제 성격이 조금이나마 밝아 진 건 케야키자카에 들어 온 뒤부터예요.
- 예전에는 지금보다도 더 소극적이었나보죠?
이 : 네. 학교에 가서 하루 종일 거의 한 마디도 안 하고 귀가하기 일쑤였는걸요. 그렇게 보면 케야키자카에 들어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 어쩌면 제가 말했던 이미지, 다시 말 해 ‘이마이즈미상은 너무나도 밝고, 항상 미소 짓고 있다’는 이미지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마이즈미상 본인에게 큰 부담이 되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무리를 했다던지.
이 :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이 가장 꾸미지 않은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고, 가장 편한 모습이기도 하거든요. 저, 조용히 있는 게 더 힘든 타입이라. (웃음)
-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지만요.
이 : 집을 나설 때 기분이 축 쳐져 있다가도 이렇게 촬영 현장에 오면 어느 사이엔가 힘들었던 것들을 전부 훌훌 털어 내게 되거든요. 어쩌면 일 하러 와서 현장에 계시는 분들과 수다를 떠는 것이 제게 있어 가장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일지도 몰라요.
- 사실 개인적으로 이마이즈미상에게 꼭 여쭤보고 싶었던 것이 있는데, 다름아니라 ‘현재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서 자신이 있을 곳은 발견 하였느냐’는 점이었어요.
이 : 솔직하게 말씀 드리자면 아직 찾지는 못 했어요. 5개월이나 쉬어버린데다가, 그 사이 그룹은 여러 가지 일들을 겪었잖아요. 그러다 보니 그룹의 현재 상황을 따라가기가 힘들거든요. ‘나는 대체 어디에 있어야 하는 걸까’라고 감을 잡지 못 하겠어요. 그렇기에 지금 제게 가장 큰 과제는 ‘그룹 내에서 내가 있어야 할 곳을 발견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네요. 무엇보다도 멤버들간의 결속력이 가장 단단하게 다져졌던 지난 여름동안 그룹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기에… 그 점이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도 사실이고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성격이다 보니, 대기실에 들어 가면서 쓸 데 없이 다른 멤버들의 시선을 살필 때도 있고요.
- 오늘 촬영 현장에서 보여주신 모습을 생각 해 보면, 딱히 다른 사람들 시선 신경 안 쓰고 오늘처럼 밝게 지내시면 될 것 같은데 말이죠. 말처럼 쉽진 않으시겠지만.
이 : 솔직히 두려워요. 지금 이러고는 있지만 마음 한 켠으로 ‘나 같은데 이렇게 시끄럽게 떠들어도 되는걸까’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아마도 서로가 서로를 배려 해 준다고 말을 걸지 않는 것 뿐, 둘 중 한 명이 말을 건다면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그게 마음처럼 쉽사리 안 되더라고요.
- 이마이즈미상 본인과 이 그룹의 세계관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 ‘불협화음’이나 ‘익센트릭’ 같은 경우에는 어떤 표정을 지으며 노래를 해야 할 지 감이 잘 안잡히기도 했어요. ‘세카아이’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웃으면서 부르는 노래라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곡도 웃으면서 부르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게다가 휴식을 하기 전과 비교해서 심경이나 가사 해석방식이 많이 변하기도 했기에, 예전처럼 노래를 해 보려 해도 안 되더라고요. 마쿠하리에서 오랜만에 ‘사이마죠’를 선보이면서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 한 감정을 느꼈어요. 저 스스로도 왜 그런 지 모르겠지만, ‘사이마죠’를 하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더라고요. 실제로도 씨익 웃었고요. 그 뒤로 음악방송 같은 데에서 ‘사이마죠’를 선보일 땐 ‘웃으면 안 돼’라고 굳게 마음을 먹고 선보이곤 해요.
- 그건 말하자면 이마이즈미상만의 독자적인 ‘사이마죠’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실 오늘 이 인터뷰를 통해 꼭 여쭈어보고 싶은 질문이 있어요. 이마이즈미 유이라는 사람이 어떤 아이돌인가를 재확인하는 의미로 여쭈어 보는 것이니, 답변 해 주셨으면 해요. 이마이즈미상, 지금도 ‘센터에 서고 싶으’신가요?
이 : 지금도 ‘센터에 서고 싶다’는 마음은 있어요. 마음 한 켠에는 ‘내가 센터에 서 봤자 좋아 해 줄 사람은 없겠지’라는 생각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센터에 서고 싶어요.
- ‘초지일관’이라 해야 하나요… 그룹에 들어 왔을 때 싹 튼 꿈이 ‘5개월간의 휴식’이라는 큰 일을 겪고 나서도 흔들림 없이 건재하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왜’ 센터에 서고 싶으신 건가요?
이 :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저는 학교에서도 항상 혼자 있었고, 눈에 띄는 타입은 아니었어요. 아니, 오히려 합창을 할 때는 뒤에 서려 하는 아이였지요. 남들 앞에 서서 주목 받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무서웠거든요. 그렇기에 더더욱 스스로의 변화한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이유가 있는데, 오오시마 유코상이 저랑 키가 같으시거든요. 그런 오오시마상을 보며 ‘키가 작아도 센터에 설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용기를 얻었어요. 오오시마상이 저에게 희망을 주셨듯이 저 역시 지금 아이돌을 꿈꾸는 분들께 ‘키가 작아도 센터에 설 수 있다’는 점을 증명 해 보여드리고 싶어요. 케야키자카에는 키가 큰 멤버들이 많기 때문에 더더욱 ‘작은’ 제가 센터에 서 보고 싶은 마음이 크네요.
-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가 이마이즈미상을 너무 만만하게 봤던 것 같네요. 내심 ‘센터는 이미 포기했어요. 오래 쉬었으면서 그런 말 할 자격이 없지요’ 같은 대답을 하실 거라 생각했는데… 죄송합니다.
이 : 아하하하!! 분명 5개월이나 쉬었다는 건 큰 공백이지만, 그렇게 5개월이나 쉰 사람이 센터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증명 해 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아니, 어쩌면 5개월이나 쉬었기에 더더욱 센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다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는데요.
- 필요 이상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고 괴로워 하는 사람이 모든 이의 시선을 모으는 센터 자리에 서고 싶다고 이야기 할 정도면, 정말로 절실한 바람이라 봐야 할 것 같네요.
이 : 절대로 물러 설 생각 없는걸요.
- 어째서 그 정도로 센터 자리에 대한 마음이 큰 거죠? 꿈인가요? 아니면 오히려 ‘악’에 가깝다 해야 할까요?
이 : 악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아무리 다른 이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 하더라도, 무슨 말을 듣더라도 ‘센터’ 자리에 선다면 그런 것들을 조금이나마 불식시키고 인정을 받았다는 느낌이 들 것 같거든요. 그렇게 제가 있을 곳을 발견 해 낸다면 조금라도 저 스스로를 인정 해 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군요.
이 : 네. 그런 성격이에요. 물러서려 들지도 않고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풍경을 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고요. 2열, 3열을 경험 한 지금, 유일하게 경험 해 보지 못 한 곳이 센터 뿐이기도 하고요. 예전부터 한가운데 서는 것이 꿈이기도 했고 말이지요.
- 지금까지 활동 하면서 ‘아이돌’ 그 자체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었나요?
이 :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몇 번이나 있었어요. (웃음) 하지만 노래 하는 것도, 춤 추는 것도 좋아하는데다가 팬 여러분과 직접 만나서 소통 할 수 있는 ‘악수회’ 같은 것도 진심으로 좋아하기에, 지금 여기서 그만 둔다면 나중에 무조건 후회 할 거라 생각했어요. 복귀 후, 악수회에서 팬 여러분께서 울면서 ‘잘 돌아왔어’나 ‘기다렸어’라고 말씀 해 주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런 팬분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쉽사리 관둘 수 없기도 하고요.
- 아이돌 그 자체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럼에도 ‘센터’에 대한 꿈을 포기하려 한 적은 없었다는 얘기죠?
이 : 네. 그건 없었어요.
- 정말로 엄청난 의지력이네요. 하지만 그렇게 의지가 강한 사람들은 종종 감정이 역류해서 모순되는 감정을 느끼게 될 때가 있잖아요. 예를 들어, 아이돌을 그만 둬 버리면 센터는 될 수 없듯이. 이마이즈미상이 방금 말씀하신 것도 마찬가지라 생각하는데, 센터에 대한 꿈은 포기 한 적 없으면서 아이돌의 길은 포기하려 했다는 거, 좀 앞뒤가 안 맞지 않나요?
이 : 그건 그렇네요. (웃음)
- 하지만 그런 ‘모순’이야말로 이마이즈미상이 ‘센터’라는 자리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고, 얼마나 큰 동경을 품고 있는 지 나타 내 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도 같네요. 현재 이마이즈미상이 그토록 동경을 품고 있는 케야키자카의 ‘센터’자리에 서 있는 것은 다름아닌 히라테상인데요. 지금까지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히라테상을 보아 온 이마이즈미상은 그 누구보다도 히라테 유리나라는 사람의 대단함을 잘 알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그럼에도 그녀의 자리, 센터를 꿈꾸시는 건가요?
이 : 저와 히라테의 퍼포먼스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저만의 방향으로 최선을 다 할 뿐이에요.
- 그렇군요. 개인적으로는 코바야시상도 지금 이마이즈미상이 말씀하셨던 것과 똑 같은 감정을 갖고 계실 거라 생각하거든요. 괜찮으시다면 조금 이따가 코바야시상과의 대담에서 못다한 이야기들을 들려 주시겠어요?
이 : 네! 기대 할게요! 아!! 이야기를 하고 나니 좀 후련하네요! 지금까지 항상 마음 속에 품어두고 이야기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조금이라도 털어 놓을 수 있었어요! 최근 들어 마음 속의 이야기들을 좀처럼 이야기 하지 못 했기에 오늘 이렇게 털어놓고 나니 후련하네요.
반쯤은 포기했던 그 해 여름. 그녀는 케야키자카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코바야시 유이라는 인간에 대해 오해를 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 나는 그녀를 ‘고고한 사람’, ‘어딘지 모르게 차가운 사람’이라 생각 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올 여름, 그녀를 지켜 보며 그런 내 이미지가 사실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내 오해처럼 그녀가 그룹과 거리를 두고 한 발 물러 서 있는 타입의 인간이었다면 그 날 보여준 것과 같은 뜨거운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가 정말로 방관자였다면 그 날의 갈등은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 그녀의 의외의 모습들을 보며, 나는 그녀가 자신 안에 숨겨 둔 투지를 자기 자신 뿐 아니라 그룹을 위해 조용히 불태우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그룹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 뿐 아니라, 그런 마음을 가슴 속에 품은 채, 그룹 뿐 아니라 스스로를 더 높은 경지로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이 바로 그녀가 가진 매력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그녀가 마음 속에 품어 두었던 진심이 고결하고 아름답다는 것은 따로 언급을 하지 않아도 다들 상상이 되는 부분이리라.
- 올 여름은 여러분에게 있어 정말 치열한 나날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힘든 시기를 지내며 가장 성장한 멤버를 한 명 고르자면 다름아닌 코바야시상이라 생각하는데요, 여름 투어기간동안 코바야시상이 보여주신 퍼포먼스와 다양한 잡지 인터뷰를 읽으며 그런 생각이 확증으로 굳어졌습니다. 그럼 본인은 어떤 생각으로 이번 여름을 보내셨는지 여쭈어 보고 싶은데요.
코바야시 (이하 ‘코’) : 평소에 멤버들과 그렇게 자주 대화를 나누는 편은 아니다 보니, 여름에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며 멤버들이 어떤 식으로 생각하는 지 알 수가 없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저도 어떻게 운신을 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제가 먼저 멤버들에게 물어 보는 것도 좀 무서웠어요. 하지만 그것 이상으로 제대로 하지 못 하는 게 눈에 띄는 것도 싫었고, 기껏 와 주신 팬분들께서 만족하지 못 한 채 돌아가시는 건 싫었기에 조금이라도 퍼포먼스로, 제 발언으로 팬분들께서 느끼시는 불만족스러움을 메꾸려고 노력 했어요. 물론 완벽하게 해 냈다고는 못 하겠지만요.
- 그런 마음가짐은 자기 자신 뿐 아니라 그룹 전체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코 : 케야키자카라는 그룹 덕분에 지금 제가 있는 것이고,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이 사라진다면 저 역시 사라져 버릴 거라 생각하거든요.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이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자랑 할 수 있는 그룹이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요.
- 자랑 할 수 있는 그룹이라… 결국 그런 그룹을 만드는 건 자신들이라는 생각인거죠?
코 : 그렇죠. 하지만 저 스스로는 아직 한참 부족한 어린 애라 생각해요.
- 어린애요? 사고방식이 매우 성숙한 분이라 생각하는데…
코 :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거야 너무나도 당연한 전제조건이라 생각하는데요, 그 이상의 것들, 예를 들어 포용심 있게 다른 멤버들에게 먼저 말을 건다던가, ‘왜 이런 쉬운 것도 못 할까’라고 생각하지 않고, 될 때까지 함께 노력 해 주는 등의 행동을 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거든요.
- 그런 의미였군요. 분명 코바야시상은 ‘내 갈 길을 가’는 타입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요. 솔로 플레이어로 보이기 쉽다고 할까요. 분명 혼자서도 잘 헤쳐나갈 수 있는, 튼튼한 멘탈은 강점이라 생각하지만, 그런 이미지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있으리라 생각하는데요.
코 : 투어 때, 멤버들의 마음이 맞지 않아 그룹 전체가 하나가 되지 못 했을 때, 일단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자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긴 했었는데…. 역시나 즐겁지 않더라고요.
- 지난 여름은 그 정도로 가혹한 시간이었군요. 그렇게 보면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 하는 멤버가 나오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생각합니다만, 그렇게 집중력을 잃은 멤버들을 보며 ‘아 더 이상은 못 어울려 주겠네’라고 생각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점은 어땠나요?
코 : 음… 멤버 전원이 하나가 되어 더 높은 경지로 올라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아요. 여름 투어기간동안 저 스스로에 대해 ‘나 정말로 차가운 인간이구나’라고 실감 한 부분도 있었는데, 두 번 다시 그런 냉정한 인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것도 솔직한 심정이고요.
- 그런 생각마저 들 정도로 필사적으로 퍼포먼스를 선보인 지난 여름, 자신의 퍼포먼스에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이나 줄 수 있을까요?
코 : 개인적으로는 60점 정도요.
- 완벽주의자인 코바야시상이 60점이나 주신 거 보면 스스로도 어느 정도 보람을 느끼셨던 것 같네요.
코 : 네. 악수회에서 ‘여름 공연 진짜 좋았어’라고 말씀 해 주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그 말씀이 정말 기뻤어요.
- 확실히 요즘 코바야시상의 퍼포먼스를 보다보면 ‘내 퍼포먼스를 봐 달라’는 마음이 잘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럼 그런 기분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코 : 매번 퍼포먼스에 임할 때, ‘지금까지 해 온 것 보다는 좋은 퍼포먼스를 하자’고 생각 하면서 임하거든요. 거기서 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 말하자면 프로의식의 발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코바야시상은 ‘프로’의 조건이 뭐라 생각하세요?
코 :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퍼포먼스를 보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며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이게 정답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요. (웃음)
- 좀 새삼스러운 질문일지도 모르겠는데, 인생을 사는 데 있어 수 많은 선택지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코바야시상은 왜 아이돌이라는 길을 고르신 건가요?
코 : 어째서 연예계에 동경을 갖게 되었는 지는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릴 때부터 이 세계에 들어 오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어요. 하지만 사실 ‘아이돌’보다는 ‘배우’나 ‘모델’을 동경 해 왔던 것도 사실이지요. 케야키자카에 들어 와, 춤이나 노래를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하며부터 아이돌이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 좀 의외네요. 딱 보기에 ‘남들 눈에 띄고 싶어하는’ 타입으로 보이진 않는데. 그럼 어릴 때 학예회 같은 데에서 주연을 탐내는 타입이었나요?
코 : 전혀요. 언제나 극 마지막에 등장하는 구세주 역할 같은 것만 했는걸요.
- 마지막에 구세주가 등장하는 극이라니… 대체 어떤 작품을 하신 거예요.
코 : ‘오즈의 마법사’요. 주인공인 도로시보다는 마지막에 등장하는 구세주 역할이 하고 싶었어요.
- 그거, 어떻게 보자면 주연보다도 더 눈에 띄는 역할 아닌가요.
코 : 아, 그렇게 보면 그럴 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 조금이지만 코바야시 유이라는 사람의 본질을 본 것도 같은데요. 어쩌면 코바야시상은 자기현시욕이 매우 강한 사람이고, 그런 욕구를 가장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휘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코 : 퍼포먼스를 할 때는 지금까지의 연습량을 믿고 자신을 갖고 임하기에, 그 점에 대해서는 인정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요.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은 거야 당연한 일이겠고요.
- 그럼 코바야시상, 센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있으신가요?
코 : 센터라… 제 입으로 ‘센터가 되고 싶다’고 말 할 정도는 아직 아니에요. 다만, 주변에서 제가 센터가 되기를 바라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하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는 정도랄까요. 아직 주변 분들께서 제가 센터에 서길 바라실 정도로 성장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하기에, 우선 그런 기대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해야 한다 생각하고 있어요.
- 이 그룹의 센터에는 히라테상이 서 계십니다. 코바야시상보다 한 살 어린 히라테상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코 : 저와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히라테는 ‘불협화음’을 퍼포먼스 할 때는 ‘불협화음’의 세계에 빠져 들어, 한동안 그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 할 정도잖아요. 그 정도로 몰입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에 비하면 저는 그 경지에는 다다르지 못 했기에, 좀 가벼워 보이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해요. 세계관에 몰입 할 수 있는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몰입을 하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기도 하네요.
- 히라테상이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발을 들여 놓으셨다는 것은 그룹 외부의 사람이 보기에도 잘 느껴지지요.
코 : 저 나름대로는 자신을 갖고 퍼포먼스를 했는데, 히라테는 그런 저보다 항상 한 발 앞서 나가니까요. ‘아, 저 정도까지 의식 할 수도 있구나’ 싶을 때가 많지요.
- 예를 들자면요?
코 : 춤 스킬면에서 이야기 하자면 실력 자체는 저랑 히라테, 스즈모토 셋이 비슷한 레벨이거든요. 하지만 제가 ‘아 이번에는 팔 동작 꽤 괜찮았어’라고 기뻐서 그 둘을 보면 ‘어? 쟤들은 팔 뿐만 아니라 다리 동작까지 완벽하네…’ 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가끔 있어요. 그렇기에 아직 격차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따라 잡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거군요?
코 : 있어요.
- 같은 그룹 내에, 현시점에서 명백히 자신보다 위라고 인정 할 수 있는 존재가 있을 경우, 좌절하는 사람도 있고 투지가 불타는 사람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코바야시상은 둘 중 어떤 타입인가요?
코 : 투지를 불태우는 타입인 것 같아요. 한 번 좌절하면 자신의 레벨이 점점 떨어 질 뿐이잖아요. 스스로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존경할만한 대상’은 필요 하다 생각해요.
- 그렇게 보면 어릴 때처럼 ‘극 마지막에 등장하는 구세주’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계씨는 것 같아 멋집니다. 주연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한이 있더라도 마지막에 등장해서 가장 멋진 신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갈고 닦는 모습! 그런 의식이 느껴지는 것 같네요.
코 : 아하하!!
- 이제 이마이즈미상과의 대담을 진행 할 생각인데요. 그에 앞서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여쭤 볼게요. 코바야시상, 아까 히라테상과 자신이 ‘다르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이마이즈미상과는 어떤가요?
코 : 이마이즈미와는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 왠지 모르게 그렇게 대답하실 거라 생각했어요. 그럼 두 분의 대담에서 그 이유를 여쭤보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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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를 다시 되돌려 볼게요. 지난 투어는 여러모로 힘들었으리라 생각하는데요. 스케줄면에서도 그렇고, 히라테상 본인의 감정도 아까 말씀하신대로 ‘앨범 제작 모드’셨었고요. 하지만 그런 난관들을 극복하고, 그것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해 최고의 연출이 가미된 투어를 성공리에 성사시킨 이번 경험은 히라테상 본인에게 있어도 의미가 크리라 생각합니다. 투어가 끝난 지금, 지난 투어를 되돌아 보았을 때 본인의 기억에 남는 것은 어떤 것들인가요?
히 : 제게 있어 이번 투어는 ‘자신이라는 인간이 어떤 인간인 지를 알아가는 날들’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에게 폐를 끼쳤지만요.
-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히라테상은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데 정작 본인은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 지 모르고 계시다는 거군요. (웃음) 하긴, ‘자기 자신’이라는 존재는 누구에게나 ‘윤곽’은 어림짐작 가능 하지만 때때로 굉장히 애매하게 느껴지는 존재이긴 하지요.
히 : 그렇지요. 다만 저는 그런 격차가 좀 심한 편인 것 같아요.
- 이번에 새로 나온 신곡, ‘바람에 휘날려도’는 바로 그런 투어의 뒤를 잇는 곡입니다만, 이 곡의 분위기는 지금까지 케야키자카가 불러 온 곡들과는 이질적인 분위기지요. 그럼 히라테상 본인은 이 곡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고 계신가요?
히 : 신구 감독님이 매번 곡에 대해서 ‘이건 이런 거고 저건 저렇게 하면 돼’라고 설명을 해 주셨는데요, 그 말씀을 들으며 ‘아, 정말이다!’라고 납득이 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특히 이 곡에 대하여 ‘인생이란 거, 어차피 그런 거야.’, ‘지금까지 어른들이 싫다고 이야기 해 왔었지?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 봐도 어른들이 알아주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거잖니. 뭐, 그렇다면 그냥 즐겁게 사는 편이 낫지 않겠어?’라고 말씀 해 주신 적이 있는데요, 그 말씀을 듣고 ‘아, 저 말씀이 정답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납득을 한 덕분에 이 곡의 모드에 돌입, 노래 할 수 있었지요. 그렇기에 뭐라 할까요…. 이 곡은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이 지금껏 해 온 것들과는 다른, 새로운 것이기에 표현하는 게 힘들기도 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이 곡의 주인공이 ‘남자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 남자아이는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랑이 아니라면 뭔가 힘든 일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떨쳐 낸 직후일 수도 있겠고. 하지만 어느 쪽이건간에 ‘뭔가 큰 일을 겪었다’는 생각은 들어요. 가능하다면 그 아이를 만나보고 싶기도 하네요.
- 지금까지 해 온 곡들. 다시 말 해 ‘익센트릭’이나 ‘불협화음’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임했다는 얘기군요.
히 : 사실 이 곡, 굉장히 힘든 곡이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곡의 세계관에 저 자신을 투영 해 보는 버릇이 있는데, 이 곡의 화자처럼 가볍게 웃어 넘기는 성격이 아니다 보니 말이죠. 하지만 동시에 이 곡을 부를 땐 최선을 다 해 즐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기왕 하는 거 즐기지 않으면 아깝잖아요. 아이돌 활동 뿐 아니라 고교 생활도 마찬가지. 고등학생 시절이라는 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니까요. 매사 ‘즐기는 게 이기는 거야’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 히라테상, 생각하는 게 많이 바뀌셨네요.
히 : 이렇게 가볍고 밝은 곡도 부를 수 있게 된 ‘히라테 유리나’를 칭찬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웃음) 감독님이랑 이야기를 나누다가 ‘노래 불러보니 어떻니? 기분이 좀 편해졌어?’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솔직하게 ‘아뇨. 아직도 어른들은 싫어요’라고 말 했더니 웃으시면서 ‘그거야 그렇겠다만’이라 하시더군요. (웃음) 신구 감독님, 제 마음을 정말 잘 알아주시거든요. 감독님 본인께서도 ‘나도 어른들 싫어.’라던지 ‘히라테는 그런 마음이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해 주시기도 하고요. (웃음)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렇다고는 해도 네 인생, 즐기면서 사는 게 좋을 것 같아’라고 조언을 해 주시곤 해요. 그 조언을 듣고 멤버들이랑도 좀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지요. 멤버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즐겁고, 멤버들과 이야기 나누는 게 즐겁고요. 지금까지는 저도 몰랐던 새로운 저 자신이 된 기분이에요.
- 새로운 자신이 된 기분은 어때요?
히 : 아무래도 익숙해지지가 않아요. (웃음) 익숙해 지지도 않고, 이런 자신이 신기하기도 하고, ‘이런 상태가 앞으로 계속 이어지려나’라는 생각도 들어요.
- 익숙해지지가 않는다라… 결국 지금까지는 ‘즐기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식으로 생각하지 못 했던, 아니 정확하게는 그렇게 생각해선 안 되고, 그렇게 말 해선 안 되고, 나는 그렇게 살아가선 안 된다고 스스로를 가두어 왔던 건 아닐까요? 그래서 지금 상황이 익숙해지지가 않는 거고.
히 :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지금까지는 ‘반항해야해’ 라던가 ‘모든 것이 싫어’라는 감정이 주를 이루었으니까요.
- 이번 곡은 어떻게 보자면 매우 ‘포지티브’한 메시지를 발산하는 곡이잖아요. 하지만 그 어떤 ‘포지티브’한 메시지라 해도 그 안에는 결국 그 메시지를 발산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인생역정이 담겨 있는 법이지요. 그렇게 보면 히라테상이 이 곡을 ‘부를 수 있게’ 된 것은 히라테상 본인이 그런 인생역정을 겪고, 극복 해 낸 경험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히 : 사실 투어가 끝나고 받은 곡이 이 곡이라 다행이라 생각해요. 투어 기간이 끝나고 그래도 마음에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겼을 때, 그리고 멤버들과의 사이에서 ‘유대감’이라 불러야 하나요… 함께 난관을 극복 해 냈다는 실감이 든 타이밍에 이 곡을 받았기에 모두 함께 즐기면서 노래를 부를 수 있었던 것 같거든요. 물론 한 편으로는 ‘노래에 메시지성이 담겨 있지 않으면 어찌 할 줄 몰라하는’ 마음도 있기는 해요. 당장 전작이었던 불협화음에서 카메라를 직시하며 ‘싫다’고 스트레이트하게 이야기 하며 ‘더욱 더 반항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데 익숙해져 있었기에, ‘이 곡을 통해서는 대체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 그럴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저는 이 곡에 대해 일종의 감동마저 느꼈어요. 케야키자카가 지금껏 해 오지 않았던 ‘포지티브’한 곡이라는 점 자체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히라테상 본인도 지금까지 부르지 못 했던, 아니 부르려고 하지 않았던 종류의 곡들을 부를 수 있게 되셨고요.
히 : 그렇죠.
- 지금까지 히라테상은 ‘저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런 포지티브한 곡을 부를 자격이 없다’고 이야기 해 왔던 것 같거든요. 말 하자면 ‘애매한 상태로 so cool’ 같은 가사를 부르지 못 했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가사를 사람들 앞에서 부를 수 있게 되신 것이죠. 그런 변화는 다시 말 해 지금까지, 특히 요 1년간 히라테상 본인이 경험 해 오신 괴로움, 아픔 같은 감정들과 더불어 그것들을 극복 해 냈다는 실감이 히라테상의 인생에 일종의 ‘저금’같은 게 된 덕분이라 생각해요. 지금 히라테상이 이렇게 미소를 지으며 밝고 포지티브한 곡을 부를 수 있게 된 것은 단순히 히라테상의 마음이 좀 가벼워 진 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도 그 ‘포지티브함’ 뒤에 숨겨 진 부분까지 전부 받아들이고, 보는 이들에게 전달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히 : 음… 하지만 지금 이런 상황이 저답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아무리 생각 해 봐도 잘 모르겠어요. 지금은 그냥 멤버들과 아이컨택을 해 가며, 웃으며 퍼포먼스 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웃음) 한 가지 확실한 건, 적어도 이 곡을 하면서 ‘내 목숨을 깎아먹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 지금까지의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껏 ‘목숨을 깎아먹어 가며’ 최선을 다 해 온 덕분에, 그 결과 부를 수 있게 된 곡인 거죠.
히 : 아, 확실한 게 한 가지 더 있네요. 바로 이 곡을 부를 수 있게 된 데 멤버들의 존재가 엄청 컸다는 거예요. 멤버들에게서 시선을 피하지 않고 직시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야 하나요. 숨김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기도 했고. 가장 정확하게 말하면 ‘받아들여지게 되었다’고 해야 하려나요.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 지 모르겠는데, 이번 투어기간동안 멤버들이 더 편하게 말을 걸어주게 되었어요. 저 스스로도 멤버들에게 마음을 열게 되었던 것 같고요… 지금까지 저 자신이 멤버들을 제대로 바라보려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마도 ‘불협화음’과 ‘게츠스카’ 두 곡이 연달아 주어지고, 그 기간동안에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그 활동기간이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던 게 컸겠지요. 지금은 멤버들과 함께 있는 게 정말 즐거워요.
-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히 : 지금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건요, 언제 다시 ‘불협화음’ 같은 곡이 주어 질 지 모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제는 멤버들도 ‘불협화음’ 당시의 제 모습을 알고 있기에, 다시 그런 곡을 받더라도 저를 이해 해 줄 거라 생각하거든요. 알아 주었으면 하고요.
처음으로 멤버들에게 솔직한 마음을 말 했어요. ‘난 이거 표현 못 해’라고. ‘그러니까 나를 도와줘’라고 말이죠. 그 말 하기까지 엄청 용기가 필요했거든요. 하지만 제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멤버들이 정말 성심성의껏 도와주었어요. 이번 투어는 처음으로 솔직한 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게 된 계기였습니다. 멤버들이 몇 번이나 대기실 제 자리로 찾아와서 ‘히라테랑 이야기 하고 싶다’고 말을 걸어주었고, 흉금을 터 놓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어요. ‘이 이상은 못 하겠다’고. 이번 투어기간 내내 멤버들이 저를 지탱 해 주었어요. 정말로.
- 지금까지 이야기 해 주셨듯이 이번 한 해 동안 정말 다양한 일들이 있었잖아요. 이번 인터뷰를 시작 할 때도 여쭈어 본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이렇게 지난 한 해를 되돌아 보았을 때, 2017년이란 해는 어떤 해였던 것 같나요?
히 : 저 자신을 직시하려 노력한 1년이었어요.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일어 난 한 해라 한 마디로 표현 할 수는 없지만, 이 한 해를 통해 저라는 인간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지요.
- 이것도 처음에 여쭈어 보았던 질문입니다만, 다시 한 번 여쭤볼게요. 지난 한 해 동안 히라테상을 달리게 해 준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히 : ‘싫어하는 것들과 싸우려 한 덕분’ 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 져서는 안 된다는 마음? 혹은 포기 할 수 없다는 마음? 어느 쪽에 가까운가요?
히 : ‘한 방 먹여주겠어!’라는 마음에 가까울 것 같은데요. (웃음)
- 하하하하!! 그런 마음으로 버텨 낸 거였군요.
히 : 버텨 냈다고 해야 하나요. 앞으로는 더욱 더 대단한 것들을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케야키자카다운 모습이라 해야 하나요… 앞으로도 팬 분들의 기대를 멋지게 뛰어 넘고 싶어요.
- 그렇군요. 정말이지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 해 였네요.
히 : 저 이제 정말 강해졌어요. 물론 아직 마음 한 켠에는 약한 자신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다른 한 켠에 ‘강한 자신’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기죽지 않고 적극적으로 싸움에 임할 수 있지요. 그렇기에 엄청 라이브 하고 싶어요 지금. 단순히 라이브 제작에 참가하는 게 즐겁기도 하지만 말이에요. 사실 할 수만 있다면 의상에도 이래저래 생각하는 부분이 많아 그 쪽에도 참가 해 보고 싶긴 해요. 지금 엄청 기운이 넘치거든요!!
- 히라테상을 보다보면 ‘지금은 좀 힘을 빼고 쉬었다 가자’는 식의 완급조절이 없는 느낌이 들어요. 인터뷰 초반에 ‘항상 하던대로라고 할 만한 게 없다’고 이야기 하셨는데, 그런 모습이야말로 히라테상이라 생각합니다.
히 : 매사에 반항적이라 해야 하나요. 누가 ‘이거 당장 해 놔’라고 하면 ‘안돼요 지금은 저거 하고 있거든요’라고 얘기 해 버리곤 하죠. (웃음) 평범하게 살려 하면 ‘제대로’ 살지 못 할 지도 모르겠네요.
- 히라테상은 이미 충분히 ‘제대로 된 사람’이라 생각하는데요. 좀 도가 지나칠 정도로 ‘제대로’ 된 것 같기도 할 정도로.
히 : 에? 저 정말로 ‘제대로 되었다’고 생각하세요? 그 말씀이 사실이신지 아닌 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지난 투어기간동안 ‘적어도 거짓말은 안 한다’고 생각 했어요. 그래서 나고야 공연을 쉬게 되었을 때, 엄청 그 당시의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아마 투어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 한 건 오늘이 처음일지도 모르지만요.
- 이전에 인터뷰를 하고 제가 느낀 것들을 ‘가사를 쓰는 것도, 곡을 쓰는 것도 대단하다. 하지만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은 필연적으로 그런 것들과 관계가 그다지 없다. 가사가 되었건 곡이 되었건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도 분명 대단한 일이지만, 그런 곡을, 가사를 쓰게 만드는, 창작 의욕을 불러내는 ‘히라테’라는 인간의 삶이야말로 그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표현이라 생각한다’. 라고 쓴 적이 있는데요.
히 : 세카오와(SEKAI NO OWARI)의 Fukase상께서도 그 기사를 읽어 주셨어요. 그리고 그 덕분에 Fukase상과의 대담도 하게 되었고요. 그 때, ‘나도 그 말이 정답이라 생각해’라고 말씀 해 주셨거든요. 그 말씀을 듣고 ‘아, 알아주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정말 기뻤어요.
- 그렇군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도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히 :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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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여름을 되돌아 보면 우선 후지큐 하이랜드에서 열린 ‘케야키 공화국’이 있었네요. 그 라이브는 어땠나요? 개인적으로는 그 라이브를 통해 새로운 ‘히라테 유리나’를 본 것 같기도 한데요.
히 : 즐거운 라이브였어요. 지금까지 했던 모든 라이브 중에서 가장 좋은 공연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멤버들의 표정이나 분위기를 봐도 그랬고. 물론 개중에는 복잡한 마음인 아이도 있었으리라 생각하지만, 당시 영상을 보면 안무가 딱딱 맞는데다가, 그룹 전체적으로 일체감이 느껴지고 멤버들의 기합이 제대로 느껴져서 보는 것 만으로 기분이 좋아 질 정도예요.
- 요즘도 당시 영상을 보나요?
히 : 가끔씩 봐요. 보면서 요즘 라이브와 비교하곤 하죠. ‘저 때는 저렇게 딱딱 맞는데 요즘은 저게 안 되네’라던가. 다른 멤버들에게도 그 영상을 보여주며 이후의 라이브에 대한 의욕을 불러 일으키려고도 하고요.
- 실제로 ‘케야키 공화국’ 공연은 굉장히 완성도가 높았지요. 멤버들의 기합이나 집중력은 물론이고 공연의 콘셉트, 그리고 회장의 분위기도 대단했고요. 아, 그러고 보니 그 공연 오프닝은 히라테상의 아이디어가 반영 된 것이라 들었는데요.
히 : 네. 그리고 그 이후로 라이브 때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게 되었어요. 뭐, 결국 제가 ‘하고싶’어서 한 거였지만요. (웃음) 테마나 콘셉트를 먼저 정해두고, 거기에 맞추어 스토리가 전개되는 라이브를 해 보고 싶었거든요. ‘케야키 공화국’이라는 나라가 있고, 그 나라에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이 게스트로서 투어를 가는 이미지였어요. 구성면에서는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한 줄기로 이어지는 쇼를 만들어 보고자 했고요. 이전까지 해 온 라이브와는 도입부분부터가 달랐기에 사실 처음엔 ‘이렇게 해도 될까?’라고 불안하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하지만 이런 것이 케야키자카야’라는 것을 많은 분들께 알려드리고 싶기도 했기에, 그 라이브가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야겠다 생각하게 된 계기는 있었나요?
히 : 올 해 4월에 1주년 라이브가 있었는데요, 처음 세트리스트를 알게 된 순간 펑펑 울었거든요. 너무나도 납득이 안 되어서요. (웃음) 그렇게 보면 그 경험이 ‘계기’였다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후지큐 때 부터 ‘어차피 할 거, 아이디어도 내 보자’는 생각이 생겨서 앨범 제작때도 이래저래 의견을 냈는데요. 여러모로 큰 일이었어요. (웃음)
- ‘새하얀 것은 더럽히고 싶어져’라는 앨범의 분위기를 정하는 키 곡이 세 곡 있다고 생각해요. 바로 ‘게츠스카’, ‘익센트릭’, 그리고 ‘자신의 관’이 그 곡들인데요, 이 곡들은 히라테상이 아까 말 했던 ‘자신의 상황에 딱 맞는 곡’들이 아닐까 싶네요.
히 : ‘익센트릭’은 의외로 고전한 곡이었어요. 투어 기간동안 제대로 표현이 되지 않아 고민을 많이 하기도 했고요. 사실 ‘익센트릭’이나 ‘불협화음’은 어찌 보면 제 강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감정을 방출하는’ 종류의 곡들인데, 투어기간 동안에는 그런 곡들을 표현하지 못 하겠더라고요. 오히려 그다지 자신이 없었던 ‘내면으로 파고 들어가는 곡’들밖에 표현을 못 하는 상황이었어요.
‘익센트릭’의 댄스트랙 1, 아실 지 모르겠는데요 구두를 던진다던가 계단을 오른다던가 하는 그런 표현들에 자신이 있었기에, 그런 면에서도 ‘익센트릭’에서 고전을 했죠.
- 말하자면 자기 자신을 깎아먹는 곡이라고 해도 될 지 모르겠네요?
히 : 네. 깎아먹는 곡이에요.
- 아까 ‘불협화음’에 대해 이야기 하실 때, ‘(불협화음의 곡중화자인) ‘그 사람은 대단하다’고 하셨는데요. 익센트릭에서는 히라테상과는 다른 ‘또 다른 자아’ 같은 존재가 없나요?
히 : 저 나름대로의 해석이지만, ‘익센트릭’의 주인공은 한 남자아이에요. 굉장히 안 좋은 일이 있었고, 그런 현실에서 눈을 돌리고 도망 친 뒤에, ‘나 건드리면 뭔 짓 할 지 몰라’라고 생각하는 아이 말이에요.
- 그렇다면 히라테상은 ‘익센트릭’을 선보일 때는 그 ‘남자아이’의 이야기를 보는 이들에게 전달하려 하시겠군요.
히 : 제가 제대로 퍼포먼스를 한다면 그 때의 저는 이미 ‘익센트릭’의 세계 안에 있을 테니, 딱히 그런 생각은 해 보지 않았어요. 오히려 제대로 퍼포먼스 할 때는 ‘자, 이번에 보여드릴 것은 바로 이 곡, 익센트릭입니다’ 라는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 개인적으로 ‘자신의 관’이라는 곡은 히라테상의 숨겨진 측면을 굉장히 적확하게 묘사 한 곡이라 생각하는데요, 그 점에 대해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히 : 엄청 좋아하는 곡이에요. (웃음) 하지만 라이브에서 선보인다면 어떤 곡 뒤에 올 지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 곡이기도 하지요. 엄청 독특한 곡이니까 말이에요. 기본적으로 해석의 여지가 많은 곡이라 생각해요. 특히 가사 중에 ‘지옥에나 떨어져’라는 부분이 있는데, 그 말을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 보는 지, 상대방에게 한다고 보는 지, 해석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변하거든요.
- 그럼 히라테상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신가요?
히 : 마쿠하리 (투어 파이널) 이틀째 공연 때엔 사실 상태가 엄청 안 좋은 상황이었기에, 이 곡에 대해서는 ‘여러 모로 위험했어’라는 기억밖에 없어요. 무대 뒤에서 나갈 때를 기다리면서도 연신 ‘아, 이거 안 좋은데’라는 말만 중얼거렸고, 그 상태 그대로 무대에 섰거든요. 그래서 정말로 기억이 없어요. 어떻게 노래를 했는 지 조차도.
- 그럼 투어 이야기가 나온 김에 투어 이야기를 좀 더 해 볼까요? 특히 히라테상이 아이디어를 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 주세요.
히 : 마쿠하리 공연은 제가 ‘이렇게 해 보고 싶다’는 것을 최대한 반영 해 주셨기에, 어떻게 말하자면 제 꿈이 이루어 진 공연이기도 했어요. ‘케야키 공화국’ 때도 그랬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꿈이 이루어 지면 ‘아… 꿈이 실현 되었어…’라며 울적해지고, 쓸쓸해 지기도 하거든요. 물론 금세 ‘아직도 하고 싶은 건 잔뜩 있으니 더 힘 내자’라고 마음을 다잡기는 하지만, 쓸쓸한 건 쓸쓸한 거니까요.
- ‘자신의 관’을 피로 한 뒤에 바로 ‘불협화음’이 이어졌는데요, 이런 흐름, 굉장히 헤비한 흐름이라 보거든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곡 배치는 단순한 곡 배치가 아니라 ‘이래야만 케야키자카다’라는, 일종의 각오랄까요, 결의가 배어있는 것이라 생각해요. 이 점에 대해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히 : 개인적으로는 ‘W케야키자카의 노래’로 공연을 끝내는 건 좀 아니다 싶었어요. 저 뿐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다들 그런 생각이었고요. 투어기간 동안 멤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다시금 멤버들과 사이가 좋아졌고, 멤버들의 의견을 들을 여유도 생겼기에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을 했어요. 투어기간 동안 폐를 많이 끼친 것에 대해 보답도 하고 싶었고, 다른 멤버들의 꿈을 이루어주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 거기에 더해 가능하다면 제 꿈도 이루고 싶었기에, 그런 생각을 스태프분께 하고 싶었던 것들을 전부 이야기 했어요. 준비도 제대로 못 하고 바로 무대 위에서 피로해야 했기에 긴장도 많이 했지만 멤버들도 전부 찬성 해 주었기에 해 낼 수 있었지요. 아마 보고 계신 관객분들께서도 엄청 놀라셨을걸요.
-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좀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히라테상이 ‘저는 이런 구성이 아니면 무대 위에 못 서겠어요’ 라는 각오를 하신 게 아닌가 싶기까지 했는데요.
히 : 어쩌면 그런 마음도 있었을 지 모르겠네요. 사실 개인적으로 라이브에 임할 때 목표로 삼는 게 있는데, 바로 보는 분들을 깜짝 놀라게 해 드리겠다, 소름 돋게 만들어 드리겠다는 것이에요. 저희의 라이브에 전부 와 주시는 팬분도 계실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분들조차도 깜짝 놀라게 해 드리는 게 목표랄까요. 그렇기에 마지막 공연 때는 유일하게 더블 앵콜에 응하기도 했고, 항상 하던 ‘불협화음’과는 다른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사실 그 때 했던 ‘불협화음’의 아이디어는 ‘케야키 공화국’ 때 이미 ‘이렇게 해 보고 싶다’고 냈었던 것이었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면, 그 때 그런 연출을 하지 않았더라면 마지막 앵콜 무대에는 서지 못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 복잡한 얘기네요. 히라테상 본인은 ‘그렇게 하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씀하시지만, 객관적으로 보자면 ‘꿈’이라기 보다는 자신을 깎아먹은 결과로밖에 보이지 않거든요. 어쩌면 히라테 유리나라는 한 인간의 개성이라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깎아가며 드러나는 종류의 것이라 해야 하는 걸까요.
히 : 그런 것 같지는 않아요. 그저 단순히 ‘엄청 좋은 무언가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강한 것 뿐인 것 같네요. ‘엄청난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아예 나가고 싶지도 않다’고나 할까요.
- 큰 장애물에 도전하지 않을 거면 아예 시작도 안 한다. 그런 얘기군요. 하긴, 그 공연의 연출부터도 그런 느낌이었죠.
히 : 네. 그런 연출, 꼭 해 보고 싶었어요. 어찌 보면 굉장히 리얼한 연출이기도 하고요. 사실 앞으로 ‘그 연출 이상의 것을 해 내야한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해야 할 지 감도 안 잡히지만요. (웃음)
- 사실 지금 히라테상이 하는 일이란 게, 되게 단순하게 이야기 하면 곡을 받고, 그 곡을 외워서 노래하고, 거기에 맞춰 춤을 추는 일입니다만, 히라테상 본인은 그 이상의 것, 다시 말 해 그 곡의 매력이라던가 그 곡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 곡을 통해 자신의 에너지를 분출하는 등의 무엇인가를 할 수 없다면 퍼포먼스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거네요.
히 : 네. 곡을 피로하는 순서에서 스토리성이 안 느껴진다던가 하는 사소한 일 만으로도 ‘아, 그만둘까’라던가 ‘하기 싫다’고 생각 하는 타입의 인간이다 보니 스태프 분들께 엄청 폐를 끼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요, 그렇다고 해도 기왕 할 거면 최선을 다 하고 싶어요.
- 제가 좀 오버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히라테상을 보다 보면 엄청 많은 것들을 짊어지고 계시다는 느낌을 받아요.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은 이런 그룹입니다’라는 것을 설명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본질 부분을 짊어지고 있다 해야 하나…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시선을 피하지 않고 내 갈 길을 갈 거야’라는 부분 말이에요. 지금 말씀하시는 것 처럼 단순히 ‘저는 제멋대로고 제 이상을 이루고 싶을 뿐이에요’라는 것과는 다르다 생각합니다.
히 : 물론 ‘이런 것을 전하고 싶다’는 자각은 있어요. ‘이 라이브를 통해서는 이런 주제를 전해야지’ 라던가. 아니 오히려 그런 게 없으면 해 나갈 수 없는걸요. 저는 스토리가 없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저 스스로의 모티베이션 문제도 그렇지만, 스토리가 있다면 그 스토리에 저 자신을 실어서 더 좋은 것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이 점에 대해서는 다카히로 선생님과도 상담 해 가며 앞으로도 발전시켜 나가고 싶어요.
- ‘자신의 관’에서 ‘불협화음’으로 이어지는 흐름에 대해 얘기를 되돌려보지요. ‘자신의 관’에서 히라테상은 총에 맞아 피투성이가 되지요. 그리고 이어지는 곡은 ‘불협화음’인데, 그 곡 가사 중에 ‘같은 편도 내게 총을 쐈다’는 부분이 있지요. 그리고 그 곡이 끝난 뒤, 모니터에 ‘The End’라는 글자가 떠오릅니다. 그런 연출을 소화 해 낼 수 있는 아티스트는 그다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히라테상은 그 연출의 ‘핵심’이셨지요. 그리고 동시에 ‘어때요 이 연출 멋지죠?’라고 단순히 자랑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연출은 결국 이것 밖에 없었어요’라는 식으로, 필연성을 호소하는 것 처럼도 보였어요.
히 : 사실 그 연출에 레이저 조준경 연출을 넣고, 멤버들이 차례차례 총에 맞아 쓰러지는 연출 같은 것도 해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결국 연출의 임팩트를 생각하면 제가 혼자 총에 맞아 쓰러지는 게 더 크다는 결론이 났지만요.
- 히라테상 본인은 그런 연출에 대해 이전부터 생각 해 둔 게 있었나봐요?
히 : 네. 있었어요. 사실 좀 더 알기 쉬운 연출을 하고 싶었지만요. 예를 들어 팸플릿을 관객분들께 나누어드린다던가. 단순히 보고 즐기는 아이돌이 아니라 ‘쟤들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전하고자 한다’는 점이 느껴지는 라이브를 하고 싶었거든요. 결국 그렇게는 못 했지만, 그런 연출은 나중에 하면 되니까요. 결과적으로 그 두 곡의 연출로 저희의 그런 의도가 전해졌다면 만족합니다.
- 저는 그 무대를 보면서 ‘정말이지 바람직한 모습’이라 느꼈어요. ‘이렇게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저희 스타일입니다’라는 것을 필사적으로 전하려 한다는 게 느껴졌거든요.
히 : 사실 저희의 그 연출을 보신 분들께서, 공연이 끝난 뒤 어떤 마음으로
돌아 가셨을 지가 신경 쓰여요 (웃음) 인간의 어두운 부분을
후벼 파 낸 것 같은 느낌도 들었기에 ‘정말 괜찮은걸까’라고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뭐, 이미 저질러 버린 거니까 어찌
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신경은 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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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이네요.
히라테 (이하 ‘히’) : 오랜만에 뵙네요.
- 지난 번에 한 인터뷰가 올 해 2월이었지요. 그 사이에 첫 야외 라이브도 경험하셨고, 여러 작품에도 나오셨는데요. 그 중에서도 의미가 큰 건 첫 전국투어였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을 하나 하나 되돌아 보면서 지난 8개월여 동안 히라테상이 어떤 마음으로 케야키자카의 중심에 서 왔는지를 짚어 보려 합니다.
히 : 네. 잘 부탁드립니다.
- 그럼 우선 올 한 해를 되돌아 보도록 하지요. 올 한해는 어떤 한 해였나요? 제 생각에는 정말 농도가 짙고 정신 없이 흘러 간 한 해였으리라 생각되는데요.
히 : 정말 여러 일이 있었지요. 작년 ‘사이마조’ 때 보다 훨씬 농도가 짙은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작년은 케야키자카 전체적으로 봐서 여러 일들이 있던 한 해였는데, 올 해는 히라테 유리나라는 개인으로 봐서 여러 일들이 있었던 것 같네요.
- 그렇군요. 그럼 지금 이 순간은 찬찬히 한 해를 되돌아 볼 여유가 있는 건가요? 아니면 아직 정신없이 돌아가는 한 가운데라 해야 하나요?
히 : 일단은 한 숨 돌릴 수 있는 상황이에요.
- 그러고 보니 여름에 열린 록 인 재팬 라이브에도 나와 주셨었지요. 감사합니다.
히 : 그 때는 신세 많이 졌습니다. 정말 즐거웠어요.
- 라이브 현장에서 만나뵈어 기뻤고, 그와 별개로 봐도 정말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 주셨었지요. 하지만 솔직히 말 해 그 당시에는 뭐랄까요. 좀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강했는데요.
히 : 투어와 병행을 하고 있던 시기기도 하고, 그 외에도 페스나 이벤트에도 나가곤 했던 시기였거든요. 이래저래 생각도 많았고요.
- 그럼 결과적으로 2017년이라는 한 해는 히라테 유리나라는 한 사람의 인생에 어떤 인상으로 남게 될까요?
히 : 상상도 안 되는데요. 올 해는 뭐랄까, 좋은 일이라곤 하나도 없었던 것 같은걸요.
- 그렇게까지 얘기 할 정도예요? (웃음)
히 : 네. 좋은 기억이 없어요. (웃음) 어느 쪽이냐 하면 안 좋은 일들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 게 마음에 더 남아 있기도 하고…
- 그렇군요. 이런 질문이 좀 불편할 지도 모르지만, 그런 올 한 해를 형용 해 본다면 어떤 말로 나타낼 수 있을까요?
히 : 가급적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일들이 많았었다고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것들도 지금 다시 생각 해 보면 제게 있어 중요한 사건들이었을 것이라 생각은 해요. 그런 것들 하나하나가 전부 제게 ‘분노’를 안겨 주었고, 일종의 ‘에너지’가 되기도 했으니까요. 그 덕분에 앨범도 잘 마무리 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 제가 생각하는 히라테상의 매력 중 하나가 바로 지금 이런 모습이에요. 자신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 예를 들어 ‘와! 해 냈어!’ 라는 기쁨이나 ‘힘들어’라는 부정적인 감정들마저도 전부 인정하는 모습 말이지요. 일반적으로 보면 ‘기쁨’만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나 ‘해 냈다’는 성취감만을 바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히라테상은 그런 감정 뿐 아니라 온갖 종류의 감정들을 편식하거나 피하지 않고 전부 받아들이거든요.
히 : 딱히 그런 식으로 의식 한 적은 없는데요… 그런가요?
-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기쁨이건 괴로움이건 가리지 않고 전력을 다 해 맞선다고 해야 하나… 온갖 종류의 감정에서 등을 돌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요.
히 : 네. 맞서고는 있다 생각해요. 그러다 몇 번이나 좌절 할 뻔 하기는 했지만요. 그렇네요… 네. 계속 맞서 왔던 것 같기도 하네요.
- 아마 히라테상이 ‘항상 하던 대로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그런 성격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히 : 네.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아요. 아니, 애초에 ‘항상 하던 대로’ 라고 할만 한 것도 없고요. 그렇게 보면 요즘은 계속 자신을 마주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 올 한 해는 다른 때 보다 더욱 더 그랬다는 거죠?
히 : 네.
- 히라테상은 타고 나길 그런 사람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올 한 해 동안 여러 가지 일들을 겪고, 그럴 때마다 자신의 감정을 마주 하게 된 거죠. 사실 그럴 땐 좀 편하게 편하게 가면 좋을텐데, 히라테상이라는 사람의 본질은 그렇게 하질 못 하는 사람인 것이고, 그런 본질이 스스로를 옥죄어 버린 것이죠. 하지만 그 결과, 강해지기도 했을 것 같은데요.
히 : 네. 분명 저 자신을 옥죄었었지요. (웃음) 결국 어찌저찌 극복은 했습니다만, 정말 옥죄어 져서 고민한 시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올 해는 다른 때 보다 훨씬 더 그랬고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고민’을 그만둘 수 없었던 것이지요?
히 : 네. 하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또 마음이 확 바뀌니까요. 뭐, 결국 다른 것으로 고민하게 되기도, 다른 문제로 스스로를 옥죄고는 하기에 안심 할 수는 없지만 말이에요. (웃음)
- 그런 성격이라 해야 하나요, 어쩌면 하나의 ‘업보’라고도 할 수 있을 지 모르는, ‘피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서서히 받아들이게 된 한 해라고도 할 수 있을 지 모르겠군요.
히 : 언제나 항상 제 마음 속에서 사건이라 해야 하나요? 그런 게 터지고, 겨우 해결했다 싶으면 바로 다음 사건이 터지는 것 같아요. 때로는 ‘언제까지나 난 이런 식인 건가’라던가 ‘난 결국 이런 인간인 건가’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어떨 땐 ‘대체 이건 왜 이런 거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저 자신이 어떤 사람인 지 알 수가 없더라고요.
- 조금 다르게 이야기 해 보자면 ‘자신에 대해 알게 되었다’기 보다는 자신도 모르던 여러 가지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었다는 얘긴가요?
히 : 네. 비슷해요. 그 과정이 정말 힘들었지만요.
- 그럼 그렇게 ‘새롭게 알게 된’ 자신의 모습은 마음에 드나요? 아니면 싫나요?
히 : 솔직히 말 해 알게 되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기에 싫어요. 하지만 그런 과정이 멋대로 ‘곡’에 반영이 되거나 스토리성을 띄게 되기도 했기에, 정말이지 ‘대체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곤 해요. 제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딱 그 고민을 묘사한 곡을 받게 되어서, 오히려 표현하기 쉬웠다던지 하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요즘 들어서 ‘빙의형’이라던가 ‘역할에 몰입한다’는 말씀을 듣는 경우가 있는데요, 딱히 몰입을 한 건 아니에요. 어쩌다 보니 받게 된 곡이 제 상황과 맞아 떨어졌기에 그 때의 제 모습을 그대로 표현 한 것에 가까울 뿐.
- 지금까지는 ‘되고 싶은 자신’의 모습이라 해야 할까요, ‘이렇게 되어야만 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어떻게 보자면 올 한 해 동안 여러가지를 경험하면서 지금 말씀하신대로 ‘자신을 꾸미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면 결국 상황은 그에 따라오기 마련’이라던가, ‘결국 어떻게든 된다’는 것을 알게 되신 것 같아요.
히 : 딱히 ‘어떻게든 된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는데요. ‘일단 여기서는 한 발 물러나는 게 좋으려나’라던가 제작기간이 다가오면 ‘어떻게든 해 내야지’라는 식으로 눈 앞에 닥친 일들을 해 나가는 데 필사적이었던 것 같아요.
- 그럼 그런 ‘필사적인 시기’를 헤쳐 나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히 : …전혀 모르겠어요…
- 그것도 어떻게 보면 정답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저희의 노래를 기다려 주시는 분들이 계시니까요’ 같은 대답이 자주 나오곤 하는데, 이 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요?
히 : 아, ‘스쿨 오브 록!’을 하면서 비슷한 연령대의 중, 고등학생들의 생각을 좀 더 알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 과정에서 느낀 것이 ‘학교라는 것이 그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가’ 라는 점이었지요. 고교 시절이라는 시기는 인생 중에서 가장 마음이 쉽게 변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잖아요. 저 역시도 케야키자카와는 또 다른 자신… 아마 아예 무관계한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학생으로서의 자신을 좀 더 소중이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 여러 가지 경험을 해 오는 과정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을 장소는 찾아 냈나요?
히 : 원래부터 밥 먹는 것을 좋아하기에, 다른 사람들이랑 밥을 먹으러 간다던가 하면서 위안을 얻어요. 밥을 먹는 동안에는 잠시나마 먹는 데 집중하게 되어 잡념을 잊을 수 있거든요. 저 자신에게 주는 상 같은 거예요.
- 지금까지는 전체적으로 눈 앞에 닥친 일들을 필사적으로 해 왔다 했지요?
히 : 네.
- 그거 되게 힘들었겠네요.
히 : 네. 엄청 힘들었어요. (웃음) 공감 해 주는 사람도 없었고, 다른 멤버들 전원이 저와 같은 상태라고는 장담 할 수 없고 말이죠.
- 그렇죠. 모두 같은 마음으로 한 곳만 바라보기는 힘들지요.
히 : 네. 그래서 더 힘들었어요.
- 그럼 질문을 조금 바꿔 볼게요. 올 한 해 동안 주로 어떤 생각들을 했나요?
히 : 올 한 해 동안 힘든 일들은 정말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던’ 시기가 가장 컸었어요. 한 달 정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었는데,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기에 어떻게 하면 낫는 지도 알 수 없었거든요. 그것도 그 때가 하필이면 앨범 제작 기간중이었기에, ‘슬슬 녹음 안 하면 발매가 아슬아슬하다’는 얘기까지 들었었거든요.
곡이야 듣고 익혔었기에 당장이라도 녹음 할 수는 있는 상황이었지만 정작 목소리가 안 나오니… 반쯤 포기한 채로 ‘그래도 어떻게든 녹음 하지 않으면 한 소리 들을거야’라고 생각하며 몇 번이나 녹음 부스에 들어가서 연습을 했어요. 결국 목소리가 나오게 된 뒤엔 정말이지 ‘아, 정말!!’이라고 화가 날 정도였어요. (웃음)
저희 곡 중에 가장 부르기 편한 곡이 ‘익센트릭’이었기에 일단 그 곡부터 부를 생각으로 싱글을 계속 틀어두고, 첫 곡인 ‘불협화음’ 때부터 감정을 만들었더니 딱 ‘익센트릭’ 때 목소리가 나오더라고요. 물론 오랜만에 노래 하는 거라 처음엔 음정이 엉망진창이었는데, 조금씩 음정을 잡아 가다 보니 2, 3일쯤 뒤에는 앨범곡 녹음을 할 수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익센트릭이라는 곡은 제게 의미가 큰 곡이에요. 어찌 보면 ‘분노’로 목소리가 나오게 되었다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사실 그런 경우가 많아요. 분노 같은 감정이 오히려 ‘힘’이 되어주는 경우가.
- 그런 면에서 봐도 자신의 감정을 속이지 않는 사람이라 해야겠네요. ‘분노’가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다는 거, 꽤나 힘든 일이잖아요. 사실 어느 쪽이냐 하면 ‘즐거움’으로 움직이는 게 좀 더 일반적이라 생각하는데요, 히라테상은 여러 감정에서 움직일 힘을 얻어 왔다는 거네요.
히 : 네. 사실 그 날, 목소리가 안 나오는 것 말고도 여러 모로 좀 짜증나는 일들이 있었거든요. 그랬더니 갑자기 목소리가 나오길래 저도 내심 깜짝 놀랐어요.
- 그런 ‘짜증’에는 생각 한 대로 하지 못 하는 스스로에 대한 짜증도 포함되어 있는 건가요?
히 : 네. 그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서 들었던 말들에도 짜증이 나 있었고요. 사실 그 당시에는 ‘내 편은 아무도 없어’라고 생각하던 시기이기도 했기에, 매사에 불안했고, 그런 제 감정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엄청 폐를 끼쳤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 자신도 그런 점을 알고 있으니 더 힘들었고요. 사실 목소리가 다시 나오게 된 지 얼마 안 되어 ‘게츠스카’를 녹음 했었기에 그 곡에는 그런 저의 분노가 묻어 있어요. 가사 중에 ‘당신이 나에 대해 뭘 알아?’라는 부분이 있는데, 스태프 분께서도 ‘네 감정을 실어 보렴’이라 하시기에 그런 분노를 담아 불렀더니 엄청 칭찬 해 주시더라고요. ‘자신의 관’이라는 곡도 그랬지만, 그런 ‘분노’가 없었더라면 ‘게츠스카’도 제대로 부를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하고, 감정을 담아 ‘당신이 나에 대해 뭘 알아?’라고 노래를 부르지도 못 했을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보면 꽤나 귀중한 체험이었다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네요.
- 처음엔 되돌아 보기 싫다 하시더니, 정작 시작되고 보니 잘 하시네요.
히 : 그런가요. 지금은 그래도 여유가 좀 생긴 것 같아요.
- 그럼 올 해 있었던 일들을 순서대로 훑어볼까요? (4월에 발매 된) ‘불협화음’은 히라테상에게 있어 의미가 큰 곡이었으리라 생각하는데요.
히 : 네. 여러 모로 힘든 곡이었지요. (웃음)
- ‘의미가 크다’기 보다는 ‘힘들었다’는 이미지인가봐요?
히 :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고, 사실 그다지 기억도 안 날 정도인걸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엄청나게 느껴지기도 했고, 항상 혼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어요. 그렇기에 아무와도 이야기 하지 않으려 했고요. 그랬던 시기에 받은 곡이 ‘불협화음’이었기에, 제목이나 내용을 보고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기 보다는 오히려 ‘그렇구나’, ‘딱 지금 내 기분이네’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지더군요.
- 때로는 ‘곡의 세계관’에 스스로를 몰입시킬 필요도 있겠지만, ‘불협화음’이라는 곡에 있어서는 그럴 필요도 없었다는 얘기군요. 말 그대로 ‘내 얘기’라는 느낌이었던 거죠?
히 : ‘사이마조’때도 그랬었지만,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그대로 노래가 된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렇기에 딱히 곡의 세계관에 몰입하려고 노력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정확히 기억하고 있지는 않지만 ‘후타리세종’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이 해 보고 싶어’라고 이야기 하고 다녔었다고도 하고요. (웃음) 저 스스로도 그렇게 의식 한 적은 없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던 것 같아요.
- ‘불협화음’ 때는 다른 때 보다 더 자신과 싱크로가 되었던 거죠?
히 : 그 곡, 곡만 갖고 봐도 ‘분노를 파워로 바꾸는 곡’이라는 느낌이 들잖아요. 그렇기에 지금 들어보면 ‘아, 나 저 땐 진짜 스트레스가 엄청 쌓여 있었구나’라던지 ‘엄청 짜증 나 있었구나’ 싶어요.
- 그렇군요. (웃음)
히 : 하지만 지금 다시 객관적으로 생각 해 보면 ‘저렇게 기분이 쳐져 있을 때 저런 곡을 받는다면 기분이 더 쳐지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 하지만 그 당시 히라테상의 상황을 떠올려 보면 ‘불협화음’이 아닌 다른 곡들을 무사히 녹음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인데요
히 : 네. 노래 못 했을 거예요. 최소한 ‘불협화음’ 만큼의 완성도는 절대로 내지 못 했을 거고요.
- ‘곡이 멋대로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진다’는 거, 사실 그리 쉽게 연출되는 상황이 아니라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히라테상은 몇 번이고 그렇게 ‘현재 자신의 상황’에 맞는 곡들을 받게 되신 거죠. 특히 ‘불협화음’이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히 : ‘불협화음’은 확실히 그럴 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렇다는 건 다르게 얘기하면 ‘불협화음’이라는 곡은 그 때의 기분을 되살려내거나, 그 세계에 몰입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선보일 수 없는 곡이라는 얘기죠. 그렇기에 퍼포먼스를 할 때라던가, 제대로 할 수 있을 때랑 하지 못 할 때가 극단적으로 갈려요. 라이브 때 ‘아, 오늘은 제대로 못 하겠다’ 싶으면 절대로 마음에 드는 퍼포먼스가 안 되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사실 잘 해냈다는 자신은 없고요. 기본적으로 그 때와 지금은 완전히 모드가 바뀌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하지만요. 그런 면에서 보면 여러 모로 힘든 곡이에요.
- ‘불협화음’이라는 곡, 그렇게 보면 진짜 대단한 곡이네요. 그저 음악에 맞추어 가사를 부르는 것 만으로는 성립되지 않는 곡이니까요. 말 그대로 ‘자신이 갖고 있는 무엇인가’를 깎아 내 가며 부르는 곡이라고나 할까요.
히 : 사실 잘은 모르겠어요. 그 곡에서 말하는 ‘내’가 되지 않는 한, 지금은 아무리 생각 해 봐도 답이 안 나와요.
- 아, 곡 안의 화자가 되어야만 하는 곡이군요. ‘불협화음’이란.
히 : 네. 어쩌면 ‘그 사람’이라 표현하는 게 맞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면에서 보면 ‘그 사람’은 정말 대단한 사람 같아요. 그 사람이 대단하기에 라이브 할 때 힘든 거지만.
- 록 인 재팬 공연 때도 공연 직전까지 ‘불협화음’을 공연 할 지 말 지 고민했었지요?
히 : 사실 제게 있어 ‘승부를 걸 때’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곡은 그럴 때를 위해 아껴 왔지요. 투어에서도 가급적이면 안 하려 했거든요. 그 점에 대해서는 스태프 분들께서도 이해를 해 주셨고요. 그렇기에 그 때 (록 인 재팬 공연) 이 곡을 피로해서 납득이 가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다면 엄청 기분이 좋겠지만, 만에 하나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 그대로 좌절 해 버릴 것만 같았어요. 그리고 그 상황에서 좌절 해 버린다면 저 스스로가 어떻게 되어 버릴 지 상상도 되지 않았었기에 정말 공연 직전까지 스태프분과 상담을 했었던 거고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할게요’라고 결단을 내려 준 거군요.
히 : 네. ‘일단 한 번 해 보자’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결과적으로 저 스스로는 납득을 못 했지만요.
- 그랬군요.
히 : ‘록 인 재팬’ 공연에서 납득이 가는 퍼포먼스를 하지 못 했기
때문일까요… 결국 그 다음 공연… 나고야였던가요. 나가지 못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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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군요. 저 역시도 케야키자카의 세계관은 정말 대단하다 생각해요. 그리고 케야키 멤버들이 ‘사이마조’ 뿐 아니라 ‘세카아이’, ‘후타리세종’까지 모든 곡을 자신들의 것으로 소화해서 퍼포먼스 하고 있다고 느꼈고요.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궁금했던 것은 그런 그룹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히라테 유리나라는 존재가 대체 어떤 생각으로 저 곡들을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 해 내고 있는 것인가라는 점이었어요. 자, 본인은 그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히 : ‘후타리세종’은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 그리고 만남의 기쁨을 표현하려 해요. 여기서 말하는 ‘소중한 사람’이란 개인적으로는 멤버를 떠올리며 퍼포먼스를 합니다만. 저 뿐 아니라 다들 하는 말이지만, 멤버들과 눈을 마주치며 퍼포먼스를 하다 보면 ‘아, 소중한 사람이라는 게 이런 존재구나’라는 실감이 들어 퍼포먼스에도 마음이 실리는 것 같아서 의식적으로 서로 눈을 바라보며 퍼포먼스 하려고 해요. 아까 전에 ‘A파트에서 노래 부르는 멤버 외에는 통행인 역할’이라 말씀 드렸는데요, 사실 그런 부분까지 주목해서 봐 주시는 분들은 별로 없으셨겠으나, 사실 그 때 멤버들의 표정이 참 좋거든요.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미소를 띈 채 걷고 있어요.
- 말하자면 ‘후타리세종’이라는 곡은 ‘소중한 무언가’를 떠올리게 하는 곡이란 말이네요. 그렇기에 더더욱 멤버들 자신도 ‘소중한 무언가’를 떠올리며 퍼포먼스를 하려 하신다는 것이고.
히 : 그렇죠. 가사를 보시면 ‘시선을 내리깔고 안 들리는 척을 했다’라는 부분이 있는데요, 사실 제가 자주 하는 행동이고, 다른 멤버들 중에도 그런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많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마음을 닫고 있는 ‘나’의 앞에 ‘네’가 나타나 ‘나’의 ‘이어폰을 빼 주는’ 것이죠. 그래서 ‘나’는 ‘너’에게 ‘왜 그런 짓(이어폰을 벗기는)을 했냐’고 묻고, ‘너’는 ‘나’에게 ‘소중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라고 대답을 해 주는 거예요. 그건 다시 말 해, 소중한 사람과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너’가 만들어 줬다는 얘기잖아요. 그러니까 이 곡은 서로 눈을 마주보지 않고, 음울하게 불러서는 그 뜻이 전해지지 않는 거예요. 그 뿐 아니라 곡도 좋은 곡이고, 21명 전원이 함께 할 수 있는 곡이기도 하기에 더더욱 신나서 퍼포먼스를 하게 돼요. 안무 부분부분적으로는 세 그룹으로 나뉘어서 춤을 추기도 하지만, 그럴 때도 서로를 바라보며 생긋 웃곤 하는걸요.
-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재미있는 곡이군요.
히 : 그런가요?
- 자, 그럼 ‘세카아이’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주실 수 있나요?
히 : 사실 처음으로 곡을 받았을 땐 ‘아이덴티티’랑 ‘리얼리티’가 뭔지 몰라서 그 뜻부터 찾아 봤었어요. (웃음) 포에트리 리딩을 처음 봤을 땐 충격을 받았네요. ‘뮤지컬’을 떠올리게 하는 연출이었거든요. 제가 대사를 읊으면서 네루를 터치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그건 사실 멍하게 있다가 다른 이의 손길로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기분을 이야기 한다는 설정이거든요. 그래서 가볍게 대사를 읊거나 터치를 하는 게 아니에요. 포에트리 리딩이란 거, 그렇게 생각하면 책임감이 엄청 커요.
- 그렇군요.
히 : 개인적으로는 이 곡의 ‘주인공’이 이야기 하는 ‘사랑’이란 단순한 ‘연애’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연애가 아니라 가족이라던가 학교라던가… 좀 더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그런 것들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런 일상적인 것들에 감정이 복받쳐서 빗 속을 정신없이 달린다던가, 육교 위에서 힘껏 소리를 지른다던가 하는 모습을 그린 곡이라 생각해요. 사실 레코딩을 할 때의 저와 지금 이런 평소의 저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 이 곡을 부를 때는 평소와 말투가 많이 바뀌었던 것 같아요. 요 전에 있었던 원맨라이브 때 오랜만에 세카아이를 퍼포먼스 했는데요, 그 때의 말투는 또 달랐고요.
말이 좀 바뀌지만 ‘사랑’이란 정말 중요한 것이라 생각해요. 아, 이 말 시작하면 ‘세상’이라는 주제랑은 또 멀어지는데…
- 괜찮으니 계속 얘기 해 봐요.
히 : 케야키자카의 곡은 전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처음으로 ‘네가 없어’로 그 세계가 시작된다고 생각하는데, ‘당연히 있다고 생각했던 네가 없다’는 점에 쓸쓸함이라는 감정을 알게 되고, 학교에 가 봐도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꿈조차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제복과 태양’) 그리고 그 뒤에 오는 곡이 ‘후타리세종’이라 생각해요. 아무리 그런 힘든 상황이라 해도 ‘사랑을 거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는 곡. 그리고 결국 깨닫게 되죠. ‘이 세상에는 사랑 뿐이구나’ (세카아이)라고요. 그런 것을 깨닫게 된 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거야!’라고 강하게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고, 자기 주장을 하기 시작(사이마죠)하는 거죠. 한 곡 한 곡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전부 일맥상통하는 스토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 그렇군요. 아까 전에 ‘레코딩 당시와 지금은 다른 사람이다’라고 하셨는데, 그건 어찌 보자면 그 사이에 1년 가까운 시간이 있었으니 자연스럽다면 자연스럽다고도 할 수 있지 않나요?
히 : 그런 점도 분명 있겠지요. 아무래도 ‘세카아이’ 레코딩 당시보다는 사고방식이 많이 어른스러워 졌지요. 예전에 비해 많이 마음이 편해져서일까, 요즘은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퍼포먼스 할까’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단 한 번 뿐인 인생인데 즐겨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그렇게 보면 예전에 비해 부끄럼이 없어 진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지금은 예전에 비해 포에트리 리딩의 주인공에 더 몰입 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 뿐 아니라 원맨 라이브때랑 지금도 또 달라요. 지금은 ‘이렇게 표현하면 좀 더 좋을텐데’라는 생각 뿐이에요. 아, 빨리 퍼포먼스 하고 싶네요. (웃음)
- 매번 ‘이렇게 표현하면 좀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하나요?
히 : 네. 매번 이미지가 잡히거든요. 이런 이미지가 어디서부터 오는 지는 모르겠는데요, 지금은 좀 더 많은 것들을 적극적으로 흡수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서 다른 분들의 라이브라던가 영화같은 것들을 자주 보러 다녀요.
- 사람에 따라서는 ‘라이브 땐 가급적 음반에 가깝게,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이 좋은 공연’이라는 견해도 있을 수 있겠지만, 히라테상은 그 때 그 때의 자신을 담아 포에트리 리딩에 임한다는 얘기군요. 어찌 보자면 그건 자신감 내지는 호기심, 확신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히 : 요즘에는 좀 더 ‘대사’라는 느낌을 살려서, 듣는 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어요. 하지만 마지막 대사, ‘세상에는 사랑 뿐이야’라는 대사는 자기 자신의 의지를 확고히 담아서 표현하고자 해요. 마음 한 켠으로는 ‘주인공을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 제3자의 관점’에서 포에트리 리딩을 해 보고 싶기도 해요. 제 마음을 배제하고. 뭐라하죠… ‘쟤는 왜 저렇게 육교를 달려 올라가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을 출발점으로 삼아서 말이죠. ‘주인공’에서 한 발 물러선 또 다른 자신의 마음을 담아 이야기를 풀어 보고 싶어요.
- ‘주인공’과는 다른 사람, 다시 말해 ‘히라테 유리나’의 입장에서 주인공의 심정을 대변 해 보고 싶다는 얘기군요.
히 : 그렇게 이야기 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런 느낌이에요. 그것 뿐만 아니라,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 해 보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 그렇군요. 말하자면 지금 선보이는 ‘후타리세종’과 내일 선보이는 ‘후타리세종’은 전혀 다른 곡이라 봐도 좋다는 얘기고요.
히 : 다른 곡이라 생각해요. 내일 어떤 마음으로 퍼포먼스 할 지는 모르지만요. (웃음) 내일 퍼포먼스를 할 때 기분이 좋다면 좀 더 행복에 가득찬 ‘후타리세종’이 될 테고, 슬픈 일이 있다면 슬픈 ‘후타리세종’이 될 테니까요.
목소리도 처음이랑 비교하면 많이 바뀌었어요. 말투가 바뀐 탓일지도 모르지만요. 가끔씩 ‘예전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미 바뀌어 버렸으니 지금 제 자신을 보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요. 그도 그럴 것이, 16살의 자신, 17살, 18살, 나아가 20살이 되어버린 자신이 15살의 자신을 표현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시시각각 변해가는 저를, 지금 이 순간 충분히 보아 주세요. 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웃음)
사실 다른 사람들을 따라하기 보다는 혼자서 이래저래 해 보는 걸 좋아하는 편이기에, 뭔가 잘못 된 일을 하고 있다면 ‘예전 방식이 더 좋았다’고 충고 해 주셨으면 해요. 만약 잘못 된 길이 아니라면 ‘이 쪽으로도 가능성이 있구나’라고, 더욱 더 폭 넓은 방향으로 이어 나갈 생각도 있거든요.
- 응? 아까는 ‘예전이 더 좋았다고 말씀 하셔도 이미 변해버렸으니 별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뭔가 상반되는 것 같아 어려운데요.
히 : 그렇네요. 요즘도 예전 영상… 다시 말 해 사이마조 당시의 영상 같은 것들을 보곤 하는데요, ‘아 저건 좀…’이런 생각이 자주 들어요. 요즘은 그래도 곡이 시작되면 그 곡의 세계관에 몰입하게 되지만 당시에는 그게 안 됐거든요. 아무 생각 없이 일단 음악이 나오니 거기 맞춰서 노래하고 춤을 출 뿐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솔직히 말해서, 아직도 왜 ‘사이마조’ MV가 좋은 평가를 받았던 건지 이해가 안 돼요. 지금 생각 해 보면 그런 ‘곡의 세계관에 몰입되지 못 한’ 어설픈 히라테 유리나가 신선했던 건가? 싶기도 하고.
- 그 당시의 히라테 유리나는 ‘곡의 세계관에 몰입하지 못 한 히라테 유리나’이고, 지금 제 앞에 계신 건 ‘몰입하는 법을 배운 히라테 유리나’라는 말씀이네요. 그럼 그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건가요?
히 : 음.. ‘세카아이’ 때만 해도 이런 생각을 별로 안 했어요. 사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건 꽤나 최근 일이었거든요. 요즘 들어 이래저래 많이 변화가 있기도 했고. 물론 퍼포먼스를 할 때 마다 몰입을 하는 건 아니에요. 몰입을 하게 될 때는 정말 갑자기 푹 빠져들었다가 저도 모르게 ‘앗!’하고 정신이 들곤 하죠.
- ‘아, 평소의 나구나’라는 자각을 한다는 얘긴가요? 갑자기 몰입에서 벗어 나 자신으로 돌아온다는 얘기?
히 : 음… 말하자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멋대로 몸이 움직인다’는 느낌에 가까워요. 그러다가 갑자기 ‘아!’하고 돌아오는 거죠. 모세(‘사이마조’의 안무. 멤버들이 양 옆으로 나뉘고 히라테가 가운데로 걸어 나오는 안무) 때, 뒤에서 걸어 나오다가 갑자기 ‘아!’하고 정신이 돌아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렇게 평소의 자신으로 돌아 와 안무를 끝까지 소화 할 때도 있고, 때로는 끝까지 자신의 기분에 몸을 맡기는 경우도 있지요.
- 그렇군요. 그렇게 다양하게 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히라테상 본인이 항상 변화한다는, 다시 말 해 항상 새로운 자신을 찾아 내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히 :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예를 들어 잡지 취재를 받는다고 하면, 예전만 해도 ‘어른스럽게 보이기 위해’ 머리에 웨이브를 주곤 했어요. 하지만 그런 제 마음과는 상관 없이 스타일리스트 분께서는 그 때 입은 제복이나 분위기에 맞는 머리 모양을 해 주시거든요. 사복이라 해도 의상 스태프분께서 제게 어울리는 옷들을 골라 주시고. 그런 것들도 어찌 보자면 그 분들께서 저의 한 순간 순간을 소중하게 여겨 주시는 것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평소에는 각잡힌 제복에 단정한 머리모양이지만 패션 잡지 촬영 때는 화장이나 머리 모양도 그 때 그 때의 분위기에 맞추어 변화를 주거든요. 그런 식으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즐거워요.
- 오, 그럼 지금은 ‘부디 새로운 제 모습을 발굴 해 주세요’라는 느낌인가보네요.
히 : 그런 면도 있어요. 매번 같은 모습이면 즐겁지 않잖아요. (웃음)
- 그랬군요. 결국 그런 부분에서도 히라테상의 본질을 느낄 수 있는 것이네요.
히 : 그런가요? 음…
- 매일매일을 즐겁게 보낸다는 것이 인생의 테마라고 하면, ‘매일 똑 같은 인생’이란 건 결국 살아간다는 실감이 안 나겠네요.
히 : 아. 그런 점도 없잖아 있어요. 어차피 사는 거 즐겁게 살고 싶은걸요. 뭐라 하죠… 지금 현재의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솔직히 얘기하자면 어떻게 보자면 매번 다른 자신을 찾아 내서 지금 이 지긋지긋한 자신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 그런 ‘현재의 자신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느낌은, 곡을 받았을 때 머릿속에 펼쳐지는 ‘주인공의 세계관’과도 관계가 있는 걸까요?
히 : 잘 모르겠어요. 그렇게 관계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하지만 때때로는 퍼포먼스를 할 때,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어 퍼포먼스를 하려 하는 건 있어요. 예를 들어 스태프분께 ‘이 곡은 어떤 느낌이에요?’라고 물었을 때, ‘사이마조를 듣고 마음이 편해졌다’고 대답하시는 것을 듣고 그 다음번에 ‘사이마조’를 피로 할 때 그 스태프분의 마음이 되어 퍼포먼스를 한다던가.
- 말하자면 이 세상 어디에나 있는 불특정 다수의 마음이라던가, 더 나아가서는 이 세상에 실존조차 하지 않는 곡의 주인공의 마음을 히라테상이 나름대로 해석하고 대변한다고 봐도 되겠네요?
히 : 그런 면도 있어요. 이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 각자의 인생은 결국 본인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 거고요. 하지만 그런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표현의 폭을 넓혀가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그리고 그런 저의 표정을 통해 용기라던가, 한 걸음 걸어나갈 수 있는 계기를 느껴 주셨으면 좋겠고요. 기껏 이 세상에 태어 난 이상, 즐겁게 보내지 않으면 아깝잖아요. 솔직히 저 역시도 앞으로 제가 어떻게 될 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지금 이렇게 즐겁게 살아가고 있는 걸요.
-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히 : 에?! 지금까지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 사실 잘 모르겠어요. (웃음)
- 엄청 재미있었어요. 다음 곡이 나오면 그 때의, ‘새로운’ 히라테 유리나의 이야기도 들어 보고 싶네요.
히 : 네. 아마 그 때는 지금과는 또 다를 것 같아요.
- 네. 그 때 또 다시 이야기 들려주세요.
히 : 네. 저,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을 뒤집고 싶어요. 항상 새로운 것들을 추구하고 싶어요. 케야키자카의 곡들 자체가 그렇잖아요. 그러니까 저희 멤버들도 그런 곡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생각하고 있어요.
- 기대 하겠습니다.
히 :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 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히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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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테 (이후 ‘히’) : 아 기분 좋네요! 홍백 이후로 퍼포먼스를 안 했거든요.
- 퍼포먼스를 안 하는 기간 동안에는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시나요?
히 : 음… 이번에는 그런 기간이 이상하리만큼 길었어요. 예전이랑은 달리 요즘은 퍼포먼스를 하는 게 정말로 즐겁거든요. 퍼포먼스를 할 때라 해야 하나요, 퍼포먼스를 하는 저 자신이 즐겁다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기 때문에 퍼포먼스를 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면 좀 괴로워요. (웃음)
- 말 하자면 데뷔를 통해 ‘퍼포먼스를 하는 자신’이 어떤 것인지를 완전히 깨달아 버렸다는 얘기네요. 퍼포먼스가 주는 해방감이라 해야 하나요, 보람이라 해야 하나요 그런 고양감이 없으면 뭔가 좀 허전하다는 얘기지요?
히 : 음… 일상의 ‘히라테 유리나’에 질려버린다고 해야 하나요. (웃음) 퍼포먼스를 할 때의 저와 일상의 저 자신은 전혀 다르거든요. 평소 일상을 보내는 ‘히라테 유리나’는 뭐라 할까요… 질린다 해야 하나, 전혀 즐겁지 않아서요. 그렇기 때문에 하루빨리 ‘케야키자카46의 히라테 유리나’로 돌아가고 싶어지거든요. 정말로 ‘다른 사람’이라 해야 하려나요.
- 오… 확실히 스테이지 위에 선 히라테상을 보고 있으면 그런 느낌을 받아요.
히 : 사실 케야키자카의 일원으로서 퍼포먼스를 할 때의 자신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어요. 곡이 시작되면 뭔가 달라진다 해야 할까요. overture가 흘러나오면 완전 바뀌어 버리곤 하거든요. 바뀌기 전까지는 엄청 긴장을 하곤 해요. 아, 저 사실 새끼발가락이 좀 바깥쪽으로 휘어 있어서 로퍼를 신고 춤을 추면 새끼발가락이 압박을 받아서 아프거든요. 그런데 스테이지에 올라 서면 그런 모든 것들을 잊어버려요. 도중에 기어 변경이 안 된다고 해야 할까요. 오늘 이 일도 그렇지만 매사에 어정쩡한 건 싫어서 말이죠.
- 그럼 그렇게 ‘내 안에 또 다른 자신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건 언제였나요?
히 : 최근이에요. 정말 최근. 감사하게도 일이 많이 늘어서 그렇게 맡겨진 일들을 해 나가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저 스스로를 되돌아 볼 여유가 없었거든요. 지난 여름,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조금 여유가 생겼을 때 매니저분께서 찍어 주신 퍼포먼스 영상을 보고서 그런 점을 깨닫게 되었어요. 사실 저, 저희의 퍼포먼스를 몇 번이나 돌려보곤 하거든요. 첫 번째 원맨라이브 영상은 벌써 100번은 넘게 봤어요. (웃음)
- 오. 그렇게나 많이 보는군요.
히 : (웃음) 네. 카운트다운 재팬에 나갔을 때도 매니저분께서 영상을 찍어 주셨기에 몇 번이고 돌려봤어요.
- 그렇게 몇 번이고 돌려 보는 이유는 역시 퍼포먼스를 안 하는 사이, 자신을 안정시키기 위해서인가요? 아니면 단순히 체크를 위해서인가요?
히 : ‘안정’을 시키기 위한 건 아니에요. 오히려 ‘아, 나 이 때 이런 식으로 퍼포먼스 했구나’라는 점을 알게 되면 ‘이렇게 하면 더 나았을텐데’라고 스스로를 자책하게 되는걸요. 아무래도 무대 위에 서 있을 땐 관객분들의 목소리가 안 들리기도 하고, 영상으로 봤을 때 처음으로 알게 되는 것들도 많다 보니까요.
- 스테이지 위에 선 순간 그 세계관에 몰입 해 버리기에, 놓치기 쉬운 것들을 체크하기 위해 영상을 돌려본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히 : 네. 그런 느낌이에요. MV도 자주 돌려 봐요. 뭐 이건 ‘우리 그룹 짱!’이라는 느낌으로 보는 측면이 강하지만요. (웃음) 하지만 그룹을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고, 객관적으로 영상을 보면서 저희에게 부족한 부분을 알 수 있게 되기도 하고요.
- 히라테상에게 있어 ‘노래’ 혹은 ‘퍼포먼스’란 어릴 적부터 해 왔던 일인가요?
히 : 아뇨, 전혀 해 본 적 없어요. 물론 음악 방송은 자주 챙겨 봤었고,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도 좋아하긴 했지만요. 노래 하는 것도 몸을 움직이는 것도 좋아했고요.
- 처음으로 노래, 춤을 제대로 시작했을 때는 어떤 느낌이었나요?
히 : 처음 정식으로 춤을 배운 건 케야키자카에 들어 온 이후였어요. 첫 레슨날 보이스 트레이닝이랑 댄스 트레이닝을 받았는데, 제 실력이 얼마나 형편없는 지 알게 되었지요. 경험자가 4명인가 5명인가 있었는데, 하필이면 그 아이들이 다 제 근처였거든요. 그 아이들을 보니까 진짜 엄청 잘 하는 거예요. 그걸 보고 있으려니 ‘아! 큰 일이다!’ 싶어서 좀 초조해졌어요. 보이스 트레이닝 때도 그랬는데, 저, 사실 목소리가 낮은데다가 높은 소리를 잘 못 내서 ‘어쩌지’ 싶었지요. 그렇게 생각하면 첫 곡이 ‘사이마조’라서 다행이다 싶어요. (웃음)
- 오 그렇군요. 좀 오버하는 것 처럼 들릴 지도 모르겠는데요, 어쩌면 데뷔곡으로 ‘사이마조’라는 곡을 만나게 된 건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케야키자카46라는 그룹이 있고, 그 그룹에 히라테 유리나라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세계관이라는 것이 있고, 그 사람이 속한 그룹만의 세계관이라는 것도 있다고 할 때, 그 모든 것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키가 높은 노래’여서는 안 된다는, 다시 말 해 ‘사이마조’가 아니면 안 된다는 얘기지요.
히 : 에! 음… 처음엔 말이죠 노기자카46의 자매 그룹이기에 노기자카분들처럼, ‘구루구루 커튼’ 같은 밝은 곡을 받을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지금 생각 해 보면 확실히 처음 ‘사이마조’를 들었을 때도 위화감이나 충격 같은 것은 없었던 것 같네요. 당시엔 ‘센터’에 서게 되었기에 안무는 어쩌지? 노래는 어쩌지? 라는 걱정이 앞섰기에 그랬던 것 같기도 하지만요. 잘 추지도 못하는 춤을 한가운데에서 춤을 춰야만 하고, 노래도 잘 못 하고… 그런 상황이 엄청 부담이 되는 동시에 불안
하기도 했어요.
- 방금 전에 ‘처음 사이마조를 들었을 때도 충격을 받지 않았다’고 말씀 하셨는데, 그건 다시 말 해 히라테상 자신이 일종의 안심감이라고 할까요, ‘이 곡이라면 나 자신과 겹쳐 보일 수 있는 세계관이다’라고 느끼신 건 아닐까 싶은데요.
히 : 일단 가사가 엄청 공감 되었어요. 케야키의 곡은 가사가 굉장히 솔직하거나 ‘어른들’에게 반항하는 등, 임팩트 있는 곡들이 많은데요, 가사가 아무리 훌륭해도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결국 저희들 자신이기에 매번 ‘어쩌지’ 라고 고민하게 돼요.
- 가사뿐 아니라 ‘케야키’라는 그룹에 소속해 있다는 점에 대해 위화감은 안 느끼나요? 안심한다던가.
히 : 안심하게 돼요. 멤버들이 등 뒤에 서 있어 주는 것 만으로도 신뢰 할 수 있다고 해야 하나요. 멤버 중에는 춤으로 모두를 이끌어 주는 멤버도 있고, ‘이 가사는 이런 뜻이니까 이런 식으로 퍼포먼스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의견을 내 주는 멤버도 있고요. 케야키라는 그룹이 좋다고도 할 수 있겠고, 이 그룹에 들어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웃음) 모두 힘을 합쳐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가는 느낌, 말하자면 뮤지컬을 한 편 만들어간다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모든 안무, 모든 곡 마다 각각 주인공이 있는데… 예를 들어 ‘후타리세종’ 같은 경우에는 A파트에서 자신이 노래를 안 부르는 멤버들은 다 ‘통행인’ 역할이에요. 사실 그런 식으로 안무를 짜는 그룹, 그다지 많지 않을걸요.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히 : 사실 그런 게 다 ‘이 곡의 스토리’를 듣는 분들께 전해드리기 위해서거든요. 그런 식으로, 지금까지 다른 그룹들에게서 보기 힘든 ‘전원이 한 편의 뮤지컬을 완성 해 나가는’ 방식으로 퍼포먼스를 한다는 게 정말 즐거워요.
- 말씀 하신 대로 ‘사이마조’의 노래 키도 그렇고, 퍼포먼스 구성도 그렇고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은 지금까지의 아이돌상을 타파 해 나가는 듯한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 같아요. 히라테상은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히 : ‘사이마조’는 제가 중 2때 나온 곡이거든요. ‘중 2’라 하면 아무래도 ‘사춘기’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다른 분들이 보시기엔 제가 반항기였던 것 처럼 보였나봐요. (웃음) 사실 케야키자카의 최종 오디션 때 엄청 긴장했었어요. 합격한 뒤에 그 당시 심사를 보셨던 스태프분께 ‘저 그 때 엄청 긴장했었는데, 보시기에 어땠어요?’라고 물었는데, 그 분께서 ‘너한테서 느껴진 건 어른들에게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 그리고 반항하고 있다는 점이었어’라고 하시더군요. 어쩌면 아키모토상께서도 그런 식으로 느끼셨던 걸까 싶더군요. 저 뿐만 아니라 케야키에는 낯가림이 심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걸 힘겨워 하는 멤버들이 많은 편이라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을 것 같기도 하고요. 평소엔 안 그러다가 카메라만 돌아가면 갑자기 말이 없어지는 아이도 있고요. (웃음) 그런 면에서 보면 멤버들이 서로 닮았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그런 맥락에서 보면 ‘사이마조’를 처음 들었을 때에도 충격을 받지 않았던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히라테상 다운, 케야키자카 다운 대답이라 할 수 있겠네요. 어쩌면 멤버들도 마음 한 켠으로는 ‘이런 곡을 받겠구나’라던지 ‘이 곡이라면 우리랑 어울리겠구나’라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요.
히 : 음… 그런 걸까요 처음 곡을 들었던 땐 멜로디뿐이었거든요. 가사 카드를 받은 건 그 뒤였습니다. 사실 가사 카드를 보느라고 멜로디가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아… ‘대통령’이라는 가사가 있네’라던지 ‘아… 어른들에게 지배당하지 말라는 말을 하네’라는 생각부터 들었거든요. ‘충격’이랑은 거리가 좀 있었지만.
- 그저 ‘아, 우리가 부를 곡이 이런 곡이구나’ 정도였나요?
히 : 네. 그리고 곧바로 ‘히라테, 너는 솔로곡도 불러야 돼’라고 하셔서 거기에 충격을 받기도 했고요. (웃음)
- ‘대통령’이라던가 ‘어른들에게 지배 당하지 말라’는 가사는 어느 정도 자신과 거리가 있다고도 할 수 있을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포먼스를 하기 위해서는 그런 생소한 가사와 자신간의 거리를 좁힐 필요가 있지 않나요?
히 : 그렇죠.
- 그럼 가사와 자신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하여 히라테상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히 : 저 같은 경우, 곡을 받으면 우선 이동 중 버스에서 이어폰을 끼고, 큰 소리로 노래를 틀어두고 창가에 앉아 바깥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곤 해요. 이미지를 만든다고 할까요. 머릿 속에 그 곡의 주인공을 그려보곤 하거든요. ‘아, 이렇게 해서 저렇게 되는구나’라는 식으로. 한 곡의 스토리를 머릿속으로 그려 보는 거예요. 퍼포먼스를 할 때 매번 같은 표정이면 저 스스로도 즐겁지 않을 뿐더러 보시는 분들도 금세 질리실 거라 생각하거든요? 그렇기에 저 나름대로 여러 가지 표현을 해 보려고 노력해요. ‘사이마조’를 예로 들자면 매번 똑같이 화면을 그저 노려보는 게 아니에요. 어떨 땐 강한 척 하지만 사실은 약한 사람을 연기 하며 화면을 노려본다던가, 어떤 때는 강한 척 하지만 내심으로는 도와주길 바라는 사람을 연기한다던가, 때로는 슬퍼하며 노려본다던가, 때로는 외로워 한다던가, 가끔은 다른 이들에게 구원을 받았으니 이젠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화면을 노려본다던가… 무대에 서기 전에 그 곡의 스토리를 머릿속으로 그린 뒤에 그 흐름을 따라 연기 해 보기도 하고요. 어떨 땐 아무런 생각 없이 무대 위에 서서 그 때의 감정을 폭발시켜 보기도 하고요. 이래저래 시도는 해 보고 있어요.
- 누가 ‘그렇게 하라’고 알려 줬거나, 스스로 ‘이렇게 해야지’라고 의식하고 한 건가요?
히 : 아뇨. 그냥 무대 위에서 저 자신이 어떻게 하면 가장 즐길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사람의 ‘기분’이라는 건 그 순간 순간밖에 낼 수 없는 거잖아요. 예를 들어 생일날 친구들이 축하를 해 줬을 때 느끼는 기쁨이란 건 그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것이듯이 말이죠. 그런 순간 순간의 감정들이 중요하다 생각해요. 그런 ‘기분’들을 퍼포먼스에 반영 해 보거나 메모 해 두거나 하곤 해요.
- 그렇게 ‘순간 순간의 감정’을 중요시 하는 것은 히라테상이 아직 어린 것과 관계가 있는 걸까요? 아니면 원래부터 그런 성격인가요?
히 : 15살이라는 시기는 인생에서 한 번 밖에 없잖아요. 그렇기에 15살 다운 자신이랄까요, 15살 때에 겪을 수 없는 일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러니까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기고 싶네요.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보내고 싶거든요.
- 아까 전에 ‘곡을 듣다 보면 곡의 주인공이 나타나고,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된다. 그리고 그 스토리를 따라 퍼포먼스를 한다’고 하셨는데, 그거, 다시 말하자면 ‘연기’에 가깝지 않나 싶은데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히 : 아, 내가 하는 게 연기인가?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때 그 때 느낀 것들을 표현하는 것 뿐이기에 딱히 역할에 몰입한다던가 연기를 한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아요. 어디까지나 ‘이 곡을 어떻게 듣는 분들께 전달할까’라는 생각 뿐입니다.
- 그리고 그런 ‘어떻게 전달하느냐’는 매번 다른 방식으로 표현 되는 것이지요?
히 : 네. 매번 달라요. 그렇기에
3일에 한 번 이상은 꼭 노래를 들어요. 요즘은 그래도 좀
빈도가 줄긴 했지만. 그 때 그 때 느끼는 것이 전혀 다르거든요. 특히
‘후타리 세종’ 같은 경우,
밖을 거닐면서 들으면 느껴지는 게 엄청 많아요. 바이올린의 선율이라던가, 노래를 하는 방식이라던가, 멤버들의 목소리가 곡에 녹아드는 방식이라던가. MV같은 경우에도 밝은 분위기이기에 보다보면 기분이 가벼워지고요. 하지만
같은 곡을 마음이 울적할 때 들으면 엄청 슬픈 노래로 들리기도 하거든요. 이렇게 매번 들을 때 마다
느껴지는 감정이 전혀 달라지기에 가급적 자주 들으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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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와 만나서’
이렇게 8월 29일 스테이지에 복귀 할 때까지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리허설 회장에 처음 들어 선 순간, 그 넓이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한다.
이 :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제가 상상했던 것 무대와는 달랐거든요. 전석이 아리나석이라 하나요? 그런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었기에 내심 ‘이런 곳에서 혼자 노래를 하면 무대 뒤까지 들리려나?’라는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요.
오랜만에 멤버들과 만나 그녀는 어떤 점을 느꼈을까? 못 본 사이에 성장한 멤버들의 모습? 혹은 전혀 변함없는 멤버들의 모습?
이 : 가장 많이 변한 것은 역시 퍼포먼스 능력이었어요. 지금껏 제가 그 일부였기에 객관적으로 그룹을 보지 못했다는 점도 있겠지만, 오랜만에 본 멤버들의 퍼포먼스는 ‘아, 이렇게 절도가 있어졌구나’라던지 ‘저런 표정도 지을 줄 알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특히 8월 30일 공연 앵콜 공연때 선보였던 ‘불협화음’ 때 셔츠를 찢는 부분이 있었잖아요? 그 때 멤버들의 표정을 보며 ‘나라면 저렇게 못할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만, 전체적인 분위기 면에서는 그렇게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도 했어요. 아, 그리고 사이토 후유카쨩이 지금까지 이상으로 멤버들을 규합 해 주거나, 더 적극적으로 멤버들을 챙기게 되었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반대로 전혀 변하지 않았던 것은 다들 기운이 넘친다는 점(웃음) 대기실에서는 변함 없이 시끌벅적하게 놀고 있는 것을 보며 안심했어요.
그리고 맞이한 라이브 무대. 한자 케야키, 히라가나 케야키의 퍼포먼스에 이어 유닛곡들이 선보여졌다. 그리고 11번째 곡이 끝나고 유닛곡 무대가 일단락 지어졌을 무렵, 캡틴 스가이 유카와 부캡틴 모리야 아카네가 무대 위에 올라와 ‘다음 곡은 저희 멤버들도, 그리고 팬 여러분도 오래 기다려 온 바로 그 곡입니다’라고 곡을 소개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인트로는 다름 아닌 ‘여름 꽃은 해바라기 뿐이 아니야’의 그것이었다. 인트로를 듣고 놀라워하는 팬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마이즈미 유이, 바로 그녀였다.
이 : 지금까지 그렇게 긴장을 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살면서 그렇게 떨렸던 적도 없었기에 그런 자신의 모습에 놀라기도 했지요. 노래를 하면서 내심 ‘아, 긴장을 하면 이렇게 목소리가 마음대로 나오지 않는구나’ 싶기도 했고요. (웃음) 솔직히 무대에 오를 때만 해도 평소와 다름 없었는데, 노래를 시작하니 온 몸이 굳어버리는 것만 같았어요. 심지어 도중에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것도 처음 겪는 일이었고, 2절이 생각이 안 나서 ‘아 어쩐다…’라고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웃음)
이마이즈미가 노래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느 사이엔가 관객석은 노란색 사이리움 불빛으로 가득찼다. 마치 해바라기밭처럼, 그녀의 복귀를 환영하기라도 하듯. 하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노래가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감을 거둘 수 없었다. 사실 그녀가 언제 눈물을 쏟아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였지만, 그녀는 노래를 전부 부르기 전까지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이 : 아하하하! 사실 저도 울 거라 생각했어요. (웃음) 하지만 무대에 오르기 전에 ‘이 곡은 끝까지 부르자’라고 목표를 세우고 무대에 임했기에 ‘울 땐 울더라도 일단 노래를 끝내고 울자’라고 생각하고 꾹 참았어요. 사실 그 날, 무대 위에서 맨발로 노래를 했거든요. 어쩌면 그 점이 제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해 줬던 것일지도 몰라요. 평소에 맨발로 지내는 경우가 많거든요. 가까운 곳에 나갈 때는 맨발로 나가기도 할 정도예요. (웃음) 그렇기에 맨발에 익숙해 져 있다 보니 반대로 하이힐 같은 것을 신고 노래 한다는 것 만으로도 긴장하곤 하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면 그 날, 맨발로 노래 했던 것도 좋았던 것 같아요.
이마이즈미가 무대 위에서 부른 ‘여름 꽃은 해바라기 뿐이 아니야’는 그녀가 그토록 바라왔던 솔로곡이다. 가사 자체는 일견 사랑을 노래한 러브송 처럼도 보이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충분히 이마이즈미의 마음을 대변하는 가사로도 읽을 수 있다. 말 그대로 현재의 그녀와 절묘하게 ‘링크’ 되는 노래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곡은 그녀가 복귀를 결심하게 된 절대적인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이 : 정말 좋아하는 곡이에요. 우선 제목부터가 좋고, 특히 후렴구 가사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요. 지금 저 자신에게 딱 맞는 가사라고 생각하거든요. 처음 곡을 받아보았을 때는 사실 좀 더 키가 낮았는데요, 녹음을 하다 보니 ‘가장 기분 좋게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목소리까지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거듭 녹음을 거듭했고, 지금과 같은 곡으로 완성되었어요. 하지만 이 곡을 여러 번, 열심히 부르면서 지금껏 잘 부르지 못했던 높은 키의 곡들이 조금은 편하게 느껴지게 되었지요. 조금은 성장했다고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곡을 통해 노래의 가사를 더욱 더 소중히 여기며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기도 했어요. 보이스 트레이닝 때 마다 선생님께 ‘가사를 좀 더 소중히 여기렴’이라는 말씀을 듣곤 했는데, 이 곡 가사를 찬찬히 생각 해 보고, 이해를 하려 노력 한 덕분에 좀 더 노랫말에 제 마음을 실어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가사 전용 노트를 만들기도 했지요. 그 노트에 몇 번이고 가사를 적어보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가사를 잊지 않도록 노력했어요. 정작 무대 위에 섰을 땐 긴장해서 까먹었었지만. (웃음)
이마이즈미가 등장한 부분은 비단 솔로곡 부분만은 아니었다. 앙코르 공연 첫 곡이었던 ‘사일런트 마조리티’에도 참가, 오랜만에 ‘풀 멤버’로 퍼포먼스를 하기도 하였고, 이어진 ‘후타리 세종’에도 퍼포먼스에 참가, B 멜로디에서 코바야시 유이와 페어 댄스를 선보이며 객석의 환성을 유도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사상 최초로 32명 ‘풀멤버’로 선보여진 ‘W-KEYAKIZAKA의 노래’에도 참가, ‘이마이즈미 유이의 부활’을 실감케 하였다.
이 : ‘사이마조’와 ‘후타리세종’을 퍼포먼스 하면서 가장 놀랐던 것은 저 자신의 체력이 너무나도 떨어져 버렸다는 점이었어요. 퍼포먼스 도중에 다리가 휘청거릴 정도였거든요. 4개월 반이라는 공백이 이런 의미구나라는 것을 너무나도 절감했습니다. 하지만 ‘사이마조’를 오랜만에 퍼포먼스 하면서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 벅차 올라 저도 모르게 ‘씨익’하고 웃어 버렸어요. (웃음) 지금까지는 사이마조를 선보일 때, ‘어른들에게 지배당하지 말라’는 가사의 테마에 맞추어 절대로 웃음을 보이지 않았었는데요, 이번에 그 곡을 선보였을 땐, 어째서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웃음이 나왔다고 해야 하나요… 너무나도 신기한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이전에는 가사의 의미를 100%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채 노래를 부른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아까 말씀드렸듯이 트레이닝 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가사 노트를 쓰는 등 4개월 반동안 노력하며 가사를 이해하는 능력이 어느 정도 붙은 덕분인지 마음 한 켠에서 ‘어쩌면 사이마조는 웃으면 안 되는 곡이 아닐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던 것 같아요.
가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준 것에 쉬는 동안 받았던 보이스 트레이닝의 성과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무엇보다도 컸던 것은 다름아닌 약 4개월 반 동안 그녀 자신이 자기 자신을 마주했던 경험이리라. 활동 휴지기간 자기자신과 마주한 결과, 그녀는 ‘이마이즈미 유이’라는 인간을 이해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그녀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물어보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대답했다.
이 : 그런 것 같아요. 저라는 사람이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약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섬세하다고 해야 할까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고, 쉽게 상처를 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전에는 제가 그런 부분이 있는 줄 꿈에도 몰랐거든요. 새삼 깨닫게 된 것이 제가 지금껏 얼마나 자신에게 무관심하고, 자신에 대해 파악하고 있지 못했는지였어요. 이번에 이렇게 저 자신과 마주 해 본 결과, 사고방식도 좀 변했어요.
복귀 후 첫 인터뷰에서 이마이즈미는 ‘사실 두 번 다시 케야키자카의 스테이지에 서지 못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요요기 체육관 무대에 섰었다’고 이야기 한 바 있다. 팬들 역시 휴식 직전에 그녀가 올린 블로그를 보며 ‘하루바삐 돌아 와 주기’를 바라는 동시에 마음 한켠으로는 ‘이대로 돌아 오지 않아도 무리는 아니다’라고 느끼고 있었으리라. 하지만 그렇기에 이번 이마이즈미의 복귀가 더더욱 큰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며, 그녀의 얼굴에 다시금 ‘미소’가 되돌아 왔다는 것은 팬들에게 있어 더 이상 바랄 것 없는 큰 선물인 것이다. 이번 취재와 촬영 내내 그녀는 이전과 변함 없는 환한 미소를 보여 주었다.
이 :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예전보다도 훨씬 더 많이 웃게 되었어요. (웃음) 물론 예전에도 웃음이 많은 편이었지만, 요즘은 더 심한걸요. 뭐랄까.. 지금까지 자기 자신이란 존재가 어떤 사람인 지 몰랐지만, 스스로에 대해 이해하게 된 뒤로는 매일매일이 행복하다고나 할까요.
이 날, 오랜만에 이마이즈미와 재회하여 새삼 느낀 것이 있다. 바로 그녀가 갖고 있는 ‘수준 높은 아이돌성’이 그것이다. 그녀가 남들과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발군의 감수성을 갖고 있는 존재라는 점 역시.
그런 그녀에게 ‘스스로의 장점을 찾아 냈느냐’고 물었을 때, 그녀가 되돌려 준 대답은 너무나 의외의 것이었다.
이 : 에?! 그건 아직이에요. (웃음) 하지만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은 싫지 않아요. 네… 그래요. 다음에 만나 뵐 때까지 제 장점을 찾아 둘게요. (웃음)
‘너무나도 좋아하니까’
케야키자카에 돌아 온 이상, 앞으로는 이렇게 하겠다던지 그룹을 위해 이렇게 공헌하겠다던지 하는 계획은 있을 터이다. 그런 점에 대해 그녀에게 물어 보았다.
이 : 지금의 제가 그룹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단 하나, 노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사실 처음 ‘해바라기~’를 받았을 때, 생각만큼 노래가 잘 되지 않았거든요. 사실 마음같아서는 좀 더 힘찬 목소리로 노래하고 싶었는데, 제 목소리로는 그런 소리가 나지 않았기에… 엄마에게도 ‘노래가 마음대로 안 돼’라고 상담을 하곤 했지요. (쓴웃음) 기껏 솔로곡을,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곡을 부르게 되었는데 노래가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는 게 초조했어요. 그 때 엄마가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많이 있잖니. 하지만 유이 너의 노래는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는 노래니까 좀 더 자신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해’라고 말씀 해 주셨어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한 번에 후련해 졌지요. 무리해서 힘을 쥐어 짜 노래 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되어, 처음으로 ‘노래한다는 게 이토록 즐거운 거구나’라는 것을 실감했어요. 사실 평소에도 엄마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자주 집에 있을 때나 목욕을 할 때 노래하곤 하거든요. (웃음) 일반적으로는 니시노 카나상의 노래를 부르곤 하지만, ‘해바라기~’를 받은 뒤로는 항상 이 노래만 불러요. 사실 지금까지는 제 목소리를 정말 싫어했거든요. 가성도 아니고 낮은 진성도 아닌 믹스 보이스라 그게 엄청 콤플렉스였어요. 그래서 사실 지금까지는 유이쨩즈의 노래를 할 때도 억지로 진성을 내서 노래하곤 했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제 목소리가 좋아졌어요.
어머니 얘기가 나온 김에 다른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팬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네 명의 오빠’라던가.
이 : 저희 오빠들도 제가 복귀하게 되었을 때 엄청 기뻐 해 주었어요. 큰 오빠는 못 왔지만 다른 오빠들이랑 부모님이 투어에 와 주기도 했고요. 다들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라이브 이틀쯤 전에 둘째 오빠가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하더라고요. ‘회사 사람들에게 줄 게 있’다면서 방에 틀어박혀 뭔가 하더라고요. 솔직히 그런 거면 그냥 거실에서 해도 될 걸 꼭 2층 자기 방에 틀어 박혀서는 ‘들어오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런 말을 하면 또 들어가 보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인지라 (웃음) 몰래 들어 가 봤더니 노란색 사이리움이 놓여 있더군요. 아마도 라이브 때 그 사이리움을 들어 주었을 거라 생각해요. 비록 라이브 때 오빠들이 어디 있는 지 발견하지는 못했지만요. (웃음) 하지만 그렇게 절 생각해서 준비를 해 줬다는 것 만으로도 기뻤어요.
이마이즈미가 노래를 좋아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딱히 ‘케야키자카46’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노래 할 곳을 찾을 수는 있을 터. 오히려 솔로로 활동을 하거나 본인이 중심이 된 유닛, 새로운 그룹을 결성하는 편이 ‘노래’를 하는 데에는 더욱 더 유리한 조건을 제공 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으로 돌아 와, 다시 한 번 ‘케야키자카46’에서 노래 하는 길을 고른 데에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이 : 제가 휴식을 결정하고 쓴 블로그에 ‘기다려 주신다면 기쁠 것 같다’는 부분이 있는데요, 저 스스로가 그렇게 이야기 한 이상은 그 약속을 지켜야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팬 여러분을 실망시켜 드릴 수는 없었어요. 웃으며 복귀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 아직 그만두고 싶지 않기도 했고요. 4개월 반동안 쉬면서 새삼스레 느낀 것이 있는데, 바로 ‘나는 팬 여러분을 정말로 좋아한다’는 점이었어요. 그렇기에 앞으로도 더 오래 눈 앞에 놓인 ‘언덕’을 팬 여러분과 함께 올라 가고 싶다고 생각했지요. 아, 그리고 하나 더. 저, 악수회도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렇기에 하루 빨리 악수회도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악수회를 통해 다시 한 번 팬 여러분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솔직히 팬 여러분보다 제가 더 기뻐하고 있을걸요. (웃음) 한 번 쉰 덕분에 예전보다는 조금이라도 강해졌다고 생각해요. 좌절스러운 일이 있어도 ‘뭐, 이럴 때도 있지’라고 넘길 수 있게 되었거든요. 지금까지 같았다면 ‘이건 무리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밑도 끝도 없이 낙담하곤 했지만, 이젠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라고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게 되었고요. 그렇게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는 게 제게 참 의미가 커요. 사실 이상한 부분에서 고집이 강한 성격이거든요. 타협하거나 적당히 한다는 게 정말 싫거든요. 어쩌면 휴식을 하게 된 것 역시 그런 외골수적인 성격 때문인지도 모르지만요.
마지막으로 ‘미래’에 대해 질문을 해 보았다. 솔로곡을 받는다는 목표가 이루어 진 지금, 앞으로 그녀가 목표로 해 나갈 것은 어떤 것들인지에 대해.
이 : 무엇보다도 저, 노래를
정말로 좋아하니까요… 더 많은 분들께 제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지금
가장 해 보고 싶은 건… 음… 노상 라이브네요. 그리고 언젠가는 작사 작곡도 해 보고 싶어요. 가사를 씀으로 해서
제가 갖고 있는 감정들을 더 잘 알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언젠간 꼭 작사에 도전 해
보고 싶어요. 특히 제가 좋아하는 ‘발라드’곡의 가사를 쓰고, 불러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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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 노래하고파’
옹이구멍이 생겨버린 느티나무.
지난 4월 13일, 이마이즈미 유이는 컨디션 불량을 이유로 케야키자카46으로서의 활동을 잠시간 중단하게 되었다. 오피셜 사이트, 그리고 본인의 블로그를 통해 그녀의 활동 휴지가 발표 되었던 것이다. 데뷔곡인 ‘사일런트 마조리티’에서 프론트 멤버로 발탁되며 인지도를 올린 그녀는 그룹 활동 초기부터 특유의 악수회 대응으로 탄탄한 인기를 구가하여왔으며, 코바야시 유이와의 유닛 ‘유이쨩즈’ 활동을 통해 그룹 내에서도 손꼽히는 가창력을 뽐내기도 하였다. 그런 그녀의 갑작수러운 활동휴지 발표에 많은 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졸업 해 버리는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 섞인 예측도 나왔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마이즈미는 활동 휴지를 발표하기 직전의 블로그에서 ‘잠시동안 제게 시간을 주세요’, ‘기다려 주신다면 정말 기쁠 거예요’라고 이야기 하며 팬들과의 재회를 약속한 뒤 휴지기에 들어 갔었다.
그녀가 활동을 쉰 지 어느덧 4달이 지난 8월 18일. 이마이즈미의 활동 재개 발표가 있었다. 직전에 발표 된 케야키자카46의 첫 앨범 ‘새하얀 것은 더럽히고 싶어 져’의 아트워크에의 참가 및 솔로곡을 비롯한 신곡 레코딩 참가 소식 또한 발표되며 그녀의 복귀가 멀지 않았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8월 29일, 30일 양일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케야키자카46 전국투어 2017 새하얀 것은 더럽히고 싶어 져’의 마지막 공연 2회에서 그녀는 깜짝 출연하며 자신이 건재함을 알렸다. 이 공연에서 그녀는 당당하게 무대 위에 서서 앨범에 수록된 자신의 첫 솔로곡 ‘여름 꽃은 해바라기 뿐이 아니야’를 열창하며 팬들에게 자신의 복귀를 직접적으로 알리기도 하였다.
그녀가 어째서 활동 휴지라는 결론을 내렸는 지에 대해서는 지난 8월에 발매 된 ‘blt graph.’에서 이미 자세히 인터뷰 한 바 있으나, 그 인터뷰를 보지 못 한 독자분들을 위하여 다시 한 번 그녀 본인에게 그 경위를 물어보았다.
이마이즈미 (이하 ‘이’) : 1년쯤 전부터 컨디션이 별로 좋지가 않았어요. 일을 하러 가기 직전에 컨디션이 갑자기 안 좋아져서 다른 멤버에게 대타를 부탁하거나 하는 경우도 많이 늘었고요. 그래서 이런 상태로 일을 하기 보다는 한 번 쉬면서 컨디션을 회복한 뒤에 다시 일을 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지요. 결국 쉬기로 결정이 난 것은 딱 1주년 라이브(4월 6일, 국립 요요기 제 1체육관) 직전이었어요. 그 때는 솔직히 체력적으로나 멘탈적으로나 한계에 달해 있었지요. 마음 한 편으로는 ‘이래도 쉬지 못한다면 차라리 그룹을 그만두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지요. 하지만 그룹을 그만두는 것 만은 피하고 싶었기에, 좀 쉬면서 컨디션을 회복해야겠다고 결단했습니다. 일단 쉬기 시작하면 얼마나 쉬고 돌아 올 지에 대해서는 생각 못 했지만요.
무시무시한 기세로 성장을 거듭 해 가는 그룹에서 잠시간 이탈한다는 선택은, 그녀에게 있어 토리이자카46 (이후 케야키자카46으로 이름을 바꿈) 오디션을 보아야겠다고 결단했을 때 만큼의,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용기를 요하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 때 그녀가 선택한 결단이 이후 그녀에게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복귀 후 첫 일로 ‘잡지 촬영’을 선택한 그녀. 하지만 바로 그 잡지 촬영 당시만 해도 언제 어떻게 팬들 앞에 다시 서게 될 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계획도 세워 져 있지 않았다. 물론 그녀가 마쿠하리의 라이브 무대에 서게 될 지 아닐지 역시 미정인 상태였다.
이 : 사실 휴식기간 도중에 몇 번이나 ‘지금이라면 복귀 할 수 있을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한 편으로는 몇 달이나 일을 멋대로 쉬었다는 점도 사실이기에 선뜻 돌아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할 용기가 나지 않았지요. 이야기를 하러 가자… 싶다가도 결국 그만 두는 것이 몇 번이나 있었기에 저 스스로도 ‘아 이러다간 결국 못 돌아가게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 그렇기에 저 나름대로 ‘마쿠하리 멧세 투어때 오랜만에 다시 무대에 서자’라는 목표를 세웠지요. 만약 이 타이밍을 놓친다면 그룹으로 돌아 갈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했고요. 전국투어 자체엔 참가하지 못 했지만,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정말 강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 해 노력 해 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무서운 것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팬 여러분께서 어떻게 생각하실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제가 멋대로 빠져있었던 탓에 다른 멤버들이 더 힘든 상황에서 분투 해 왔다는 것도 잘 알고 있기에 ‘투어 내내 빠져있던 내가 갑작스레 무대에 서는 데 대해 다들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랬더니 정말로 모든 게 무서워지더라고요. 하지만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괜찮아. 할 수 있을거야’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기세를 몰아서 스태프분께 가서 상담을 하고, 무대에 서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녀의 그런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더 강하게 만들어 준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이 : 저 정말로 이 일이 좋아요. 팬 여러분과 악수회에서 만나는 것도 좋고, 라이브를 비롯한 그룹
활동도 전부 좋아하거든요. 이렇게 좋아하는 일들을 그만 둘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거죠. 솔직히 한 때는 그룹을 위해서나 저 자신을 위해서나 제 고집을 꺾고 포기하는 게 나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역시나 팬 여러분과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기에, 결국
택한 결론은 복귀였습니다. 특히나 ‘그룹을 위해서라도 내가
빠지는 게 나을 지 몰라’라고 생각했던 것은 다름아닌 ‘제
자리를 비워두고 퍼포먼스를 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보았을 때’였어요. 그렇게
저를 생각 해 준다는 것이 정말 기쁘기도 했지만, 그런 일이 거듭 되면 거듭 될수록 기쁜 마음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커져만 갔거든요. 차라리 제가 그룹을 나간다면 그렇게 미완성 된 퍼포먼스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제 자리에 들어 가 완성된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지요. 물론 그런 이유 말고 저 개인적으로 프레셔를 느꼈던 것 역시 큰 이유였어요.
다른 멤버들이 ‘한자케야키 21명, 그리고 히라가나 케야키까지 32명 전원이 한 무대에 서고 싶다’라고 이야기 해 주는 건 정말 기뻤지만 그렇게 해 주지 못 하는 게 점점 부담이 되어 가기도 했어요. 기쁘긴 하지만 난 아직 준비가 안 되었는데… 어떻게 하지… 라는 느낌이었달까요. 쉬는 동안
TV를 보다 케야키자카의 활동을 보게 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역시 아무래도 제가 속한 그룹이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그 곳에 제가 없다는 게 좀 신기한 느낌이 들어 계속 바라보고 있기가 힘들기도 했어요.
제 자리가 비어있는 것을 보면 ‘아…’라고 미안하고
슬픈 마음이 들었거든요. 그렇기에 어떻게 보자면 마쿠하리 첫 공연날이 제가 ‘케야키자카의 현재’를 제대로 제 눈으로 직시한 첫 날이라 해도 좋을
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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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 좋게 ‘언덕길’을 뛰어 올라가다가 갑작스레 홀로 멈춰서기를 결심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했으리라. 하지만 그렇게 멈추어 섰다가 다시 뜀박질을 하기 위해 첫 걸음을 내딛는 데에는 그보다도 더 많은 용기가 필요 했다.
이미 너무 멀리 가 버린 것만 같이 느껴지는 동료들의 등. 과연 내가 있을 곳이 아직 남아 있을까 하는 불안. 그런 온갖 감정들을 느낀 뒤, 소녀는 마음을 굳혔다.
‘원점으로 돌아 가자. 그리고 다시 태어나자’
Just like starting over (역주 : 존 레넌이 아내인 오노 요코를 생각하며 쓴 곡. 뜻은 ‘다시 시작하자’), 짙게 드리워진 구름 사이로 한 줄기 빛이 드리워지는 저 곳으로. 자… 새롭게 발걸음을 떼 보자.
- 지난 4월에 활동을 쉬기 시작하신 뒤로 벌써 4개월이나 지난 지금, 드디어 돌아 오셨군요. 우선 ‘어서 오시라’고 말씀 드려야겠네요.
이마이즈미 (이하 ‘이’) : 감사합니다. 오늘 촬영, 정말 즐거웠어요. 일본에 이런 곳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어서 정말 기뻤어요.
- 그렇게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저희가 더 기쁜걸요. 지난 4월 6일, 버스데이 라이브가 끝나고 무대 뒤에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땐 울고 계시길래 ‘무슨 일 있었나?’ 싶었는데, 그 뒤 얼마 안 되어 휴식을 발표 하시더군요. 괜찮으시다면 휴식을 결정하시기까지의 이야기를 이야기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 : 사실 잠시동안 쉬기로 결정 된 건 애니버서리 라이브 3일쯤 전이었어요. 그때 즈음에 엄마랑 싸워서 엄마가 ‘더 이상 너 라이브 보러 안 갈거야’라고 하시더군요. 사실 제게 있어 그 라이브는 쉬기 전에 하는 마지막 라이브였기에 꼭 와 주었으면 했는데, 쉰다는 얘기를 엄마한테도 하지 않았었거든요… 오빠에게는 잠시 쉴 거라고 이야기를 해 두었기에 오빠는 보러 온다고 해서 오빠에게 ‘쉬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는 라이브니까 엄마도 보러 왔으면 좋겠어’라고 이야기를 했지요. 다만 아빠한테는 쉰다고 이야기 하기가 힘들어서 결국 나중에 보고하는 형식이 되었습니다. 라이브가 끝난 뒤에 울었던 건… 일단 큰 과제를 하나 해 냈다는 안도와, 더 이상은 케야키자카46의 멤버로서 무대에 서는 일은 없겠구나 하는 느낌, 그리고 무사히 라이브가 끝나서 다행이라는 마음 등 온갖 감정이 복받쳐 올라 눈물이 났던 거예요.
- 멤버들에게 잠시 쉴 거라고 이야기는 했었나요?
이 : 멤버들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고 그대로 휴식에 들어갔어요. 제가 쉰다는 이야기는 나중에 스태프분께서 멤버들에게 이야기 해 주셨습니다. 그게 두고두고 미안했어요. 저 혼자 ‘이 라이브가 끝나면 한동안 멤버들이랑 만나지 못하겠지’라고 생각하며 무대에 섰기에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이 광경을 내 마음속에 담아두자’는 마음이었지요.
- 그랬군요… 그럼 한 가지 더 여쭤볼게요. 대답하기 괜찮으시다면 휴식기를 갖기로 마음 먹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 : …라이브 리허설 때의 이야기인데요, 갑자기 ‘지금 이대로 활동을 계속 한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이전에도 몇 번인가 ‘좀 쉬고 싶어요’라고 이야기를 하기는 했었지만 활동이 한창인 타이밍이라 그러기가 힘들었기에 ‘조금만 더 힘 내자’라고 생각하며 활동을 해 왔었어요. 하지만 라이브 3일 전에 스태프분께 ‘쉬고 싶다’고 이야기 했을 땐, 평소와 다리 필사적이었다고 해야 하나요… ‘살려주세요’ 라는 느낌이었어요. 그 결과 라이브가 끝난 뒤에 잠시 쉬기로 결정이 되었는데, 그 때가 마침 한창 드라마(잔혹한 관객들)를 찍던 때라, 내심 ‘쉰다고 하긴 했는데 드라마는 어쩌지’라고 걱정이 되었어요. 실제로 제가 쉬게 된 것 때문에 각본도 바뀌었고, 제 행동 때문에 다른 멤버들에게도 부담을 주게 된 거죠… 게다가 아직도 (취재 시점) 멤버들에게 제대로 사과하지 못 했고, 폐를 끼친 스태프분들께도 사죄를 드리지 못 했기에, 이번 휴식을 앞두고 잃게 된 믿음을 앞으로는 조금씩이라도… 진심으로 되 찾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설령 그러기 위해 몇 년이 걸리더라도,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더라도 상관 없어요. 다시 한 번 ‘이마이즈미와 같이 일 하고 싶다’고 생각 해 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 일에 임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솔직하게 이야기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 4개월 동안 본인도 이래저래 생각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어떤 생각을 하셨었는지 여쭈어 보아도 될까요?
이 : 사실 스태프분께서도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가며 돌아와도 돼’라고 해 주셨어요. 하지만 원래부터 여자 아이들의 집단에 들어 가는 데에 대해 그렇게 익숙한 편이 아니었기에 너무 오래 쉬어버리면 오히려 돌아가기가 힘들어 지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생기더군요. 한 편으로는 ‘당장 내일이라도 돌아 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두자’는 마음도 들면서 한 편으로는 ‘너무 조급해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아닐까’하는 마음도 들었어요. 정말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지요.
- 멤버들이 음악 방송에서 ‘불협화음’을 선보일 때, 이마이즈미상의 자리를 비워두고 퍼포먼스 하는 걸 보셨을 땐 어떤 느낌이셨나요?
이 : …정말 기뻤어요. 하지만 그보다 더 크게 느껴졌던 건 미안한 마음이었지요. 제가 없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잘 정비되게 만든 포메이션에 구멍이 난 거잖아요. 그렇기에 ‘저렇게까지 신경 써 줄 필요는 없는데…’라고 생각하기도 했지요. 다들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음악 방송을 병행하는 강행군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다들 저렇게 힘들게 활동을 하는데 나 혼자만 멋대로 ‘좀 쉬고 싶어요’라고 이야기 했다는 데 대해 후회 한 적도 있었어요.
- 쉬는 사이에도 멤버들과 연락은 했나요?
이 : 네. 유카쨩이나 아카네쨩이 자주 연락을 해 주었어요. ‘기다리고 있어!’라고 라인을 보내준다던가. 아오이쨩이나 네루쨩은 ‘좀 정리가 되면 밥 먹으러 가자’고 연락을 해 주기도 하고, ‘지금 케야키 멤버들 이런 상황이야’라고 사진을 찍어 보내주기도 했기에 힘을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도중에 몇 번 정도 ‘지금이라면 돌아가도 괜찮을 것 같아’라던가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 한 적도 있었지만 정작 돌아가겠다고 이야기를 하려 하면 용기가 나지 않고 무서워 져서 포기하곤 했지요. 언젠간 돌아가야만 한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그 이상 앞으로 나아 갈 수가 없었기에 스태프분께 ‘저,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상담을 한 적도 있어요.
- 힘든 상황에서도 ‘돌아오고 싶다’고 생각하게 해 준 것은 역시 이 곳에 이마이즈미상에게 소중한 것, ‘노래’라는 존재가 있었다는 점인가요?
이 : 네. ‘노래’가 없이는 살아 갈 수 없어요. 저, 정말로 노래 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렇기에 제가 이 그룹을 위해 공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노래 외에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하여 더욱 더 가창력을 키우고 싶습니다.
- 첫 번째 앨범 ‘새하얀 것은 더럽히고 싶어져’에 이마이즈미상의 솔로곡, ‘여름 꽃은 해바라기만 있는 게 아니야’가 실려 있어, 이마이즈미상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요. 어떻게 보자면 그 곡의 녹음이 실질적인 활동 재개 타이밍이었다고 봐도 될 것 같은데요?
이 : 솔직하게 말씀 드리자면… 케야키에 돌아가는 것이 왠지 무서워져서 앨범이 나오는 타이밍에 졸업을 할까도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졸업 이야기를 스태프분께 말씀 드렸더니 ‘앨범에 네 솔로곡이 실리는데?’라고 말씀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그 말씀을 듣고 ‘아, 이렇게 쉽게 관둔다고 하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예전부터 항상 동경 해 오던 세계에 들어 왔으니, 더욱 더 열심히 노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일단 휴식중이었기에 설마 솔로곡, 그리고 유닛곡까지 받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휴식중인 제가 솔로곡 유닛곡을 받는다 하면 다른 멤버들이나 팬분들께서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기에, 솔직히 좀 두려웠어요.
- 팬분들은 모두들 흔쾌히 ‘어서 돌아와’라는 마음이었을거예요.
이 : 그렇게 생각 해 주신다면 기쁘겠지만요…
- 그럼 멤버들이랑 오랜만에 다시 만난 건 ‘월요일 아침, 스커트가 찢어졌다’ MV 촬영 현장이었던 건가요?
이 : 네. MV 촬영 때예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멤버들을 만난다는 게 정말 무서웠거든요. 촬영장에 가는 것도 엄청나게 긴장됐고요. 얼굴을 보는 게 오랜만인데다가, 촬영 직전까지 멤버들도 제가 촬영에 참가한다는 것을 몰랐던 모양인지라 서로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 지 몰라 했어요. 그렇기에 그 날은 멤버들과 거의 이야기를 하지 못했어요. 지금 생각 해 보면 서로가 서로를 보며 긴장해서 굳어버렸다고 해야 하나요. (웃음) 하지만 스태프분께서 ‘갑작스레 멤버 전원이랑 같이 일 하는 건 부담이 될지도 모르니까 MV 촬영장에 갈 지 말지는 네가 정하렴’이라고 이야기 해 주셨었기에 저 나름대로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을 했었지만 이렇게 오래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첫 앨범에 제가 참가 할 수 있도록 여러 모로 고생 해 주신 스태프분의 배려에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 했어요. 그리고 촬영 직전에 유카쨩에게도 상담을 했는데, 유카쨩이 ‘다들 기다리고 있으니까 걱정 말고 와’라고 이야기 해 준 덕분에 스태프분께 ‘촬영장에 갈게요’라고 이야기를 했던 거예요.
- 역시 캡틴! 듬직하네요.
이 : 정말로 큰 버팀목이 되어 주었어요. 촬영 중에도 신경 많이 써 주었고, ‘물 마실래?’라고 챙겨주기도 했고요. 유카쨩, 정말로 친언니같아요. 그리고 부캡틴인 아카네쨩도 자주 연락을 해 줘요. MV 촬영이 끝난 뒤에도 라인으로 ‘오늘 정말 잘 했어’라고 이야기 해 줘서 정말 기뻤어요.
- 그럼 오랜만에 참가한 촬영은 어떤 느낌이었나요?
이 : 음… ‘사일런트 마조리티’ 때와 같은 머리 모양이어야만 했기에 가발을 썼어요. 가발을 쓰는 게 처음이라 ‘아, 가발이란 게 이런 느낌이구나’라고 느꼈지요. (웃음)
- 그러고 보니 머리 엄청 짧게 자르셨네요. 머리를 자른 건 언제쯤인가요?
이 : 휴식을 공식으로 발표한 다음 날, 머리를 짧게 잘랐어요. 예전부터 한 번은 짧게 잘라보고 싶었지만 케야키자카 활동을 할 때는 스태프분께서 ‘머리 긴 게 나아’라고 말씀 하셨기에 ‘머리를 자르는 건 졸업을 한 뒤겠구나’라고 생각했었거든요. 하지만, 과거의 저 자신이 싫어서, 그 때의 저 자신으로 돌아가기는 싫었기에 ‘새로운 출발’이라는 의미로 머리를 과감하게 잘랐어요.
- 짧게 머리를 자른 뒤, 자신의 모습을 보니 어떻던가요?
이 : 아, 잘라버렸네. (웃음) 하지만 뒷머리만 자르면 결국 묶고 나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앞머리를 짧게 쳐서 분위기를 확 바꿔버리자고 생각했거든요.
- 자른 때로부터 시간이 좀 지났는데요, 지금 이 머리는 그 때 자른 머리를 이만큼 기른 건가요?
이 : 네. 갓 잘랐을 땐 정말 짧게 잘랐었거든요. 지금 제 머리모양… 특히 앞머리에 대해 의견이 나뉠 거라 생각은 하지만 이런 새로운 제 모습도 좋아 해 주신다면 좋겠어요. 사실 이 머리모양, 유행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있는걸요. (웃음)
- 오늘 촬영에 참가한 스태프들도 다들 이마이즈미상이 짧은 머리 어울린다고 칭찬하던걸요. (웃음) 그러고 보니 오늘 이 촬영이 이마이즈미상의 복귀 후 첫 ‘외부 일’인데요. 오늘 촬영은 어떠셨나요?
이 : 사실 처음엔 엄청 긴장했어요. 어떤 식으로 표정을 지어야 하나 싶기도 했고… 하지만 촬영을 하면서 서서히 옛 생각이 나더라고요. 사실 제가 처음으로 솔로 그라비아를 찍었던 것이 blt graph였거든요. 그렇기에 이번에 복귀가 결정 되고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할까요, 그런 제 모습도 찍어 주신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예전 솔로 그라비아 땐 제 머리가 길었잖아요. 그리고 이번에는 머리가 짧은, 어떻게 보자면 ‘다시 태어난’ 제 모습을 찍어 주셨으면 했어요.
- 수 많은 잡지 중에서 저희 잡지를 선택 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하지만 사실 복귀 타이밍에 오퍼를 넣었던 건 우연이었지요. 그렇게 보면 역시 ‘지금’이라는 타이밍이 참 좋았던 것 같기도 하네요.
이 : 저 개인적으로는 지금 이 곳에서부터 다시 한 번 새롭게 첫 걸음을 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제 ‘첫’ 솔로
그라비아때와 같은 스태프분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기뻐요.
- 그렇게 말씀 해 주시니 고맙네요. 그럼 이야기를 되돌려 보지요. 휴식기간동안 그룹, 멤버,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 새롭게 발견한 것이 있으리라 생각하는데요, 그런 새로운 발견은 어떤 것들 것 있나요?
이 : 휴식에 들어 가, 한 번 전부 리셋하고 0부터 다시 생각 해 보자고 마음 먹었어요. 머리를 자른 것 역시 그런 생각에서 한 것이었고요. 딱히 이미지를 바꿔보자 하는 생각에서 자른 게 아니라, 어울리는 지 아닌 지는 일단 차치하고 잘라보자. 라는 느낌으로 자른 거였어요. 그리고 머리를 자르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더라고요. 이전까지 마음 속에 쌓여있던 것들이 머리와 함께 잘려져 나간 것 같았어요.
- 머리도 그렇지만 얼굴 라인이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좀 샤프해지신 느낌인데요.
이 : (갑자기 기분 좋아하며) 에?! 정말요? 그렇게 비행기 태우시면 저 그거 진짜라고 착각한단 말이에요. (웃음) 그러고 보니 어제 갔던 이즈 오시마, 정말 경치가 좋았어요! 산 위에 사막 같은 곳이 있는 것 만으로도 ‘와 이런 데 처음 봐! 대단해!’라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촬영차 들렀던 곳이 하나같이 다 멋진 곳들 뿐이라 이런 좋은 곳에서 촬영을 할 수 있다니 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확실히 그런 데 보다보면 ‘지구란 별 대단하구만!’이라는 생각이 들죠. (웃음)
이 : 그러게요. 정말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지 절감하게 되죠. (웃음) 어제 그 사막만 해도 정말 넓었잖아요! 그런 엄청난 경치를 보다보면 제 고민따위는 진짜 별볼일 없는 작디 작은 것이라는 걸 알게 되더라고요.
- 저희 촬영을 통해 그렇게 생각 해 주시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아, 그리고 촬영하시는 것을 보고 느낀건데, 표정이 정말 어른스러워 지셨어요.
이 : 아마 그건 머리를 짧게 자른 영향이 클거라 생각해요. 저 스스로도 머리를 자른 덕분에 제 껍질을 하나 깨 버릴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렇게 짧게 자른 게 처음이기도 하고요.
- 그러고 보니 ‘불협화음’ 발매 당시에는 어깨까지 오는 길이였지요? 1주년 라이브 때도 어깨보다 조금 짧은 정도였고.
이 : 사실 머리를 자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던 게 그 때쯤부터였어요. 이제 와 드는 생각이지만, 잘도 가장 길었던 때랑 비교해서 30cm 가까이 잘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 저희들은 앞으로 이마이즈미상이 어떻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실 지 기대가 되는걸요.
이 : 하지만 4개월이라는 공백기간은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크거든요. 다른 멤버들이 저보다 한참 앞서가고 있기에 어떻게든 그 차이를 좁혀야만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 아까 말씀하셨듯이 초조한 마음도 있다는 얘기네요.
이 : (취재 시점에는) 앨범곡 안무 레슨도 참가를 하지 않았기에 다른 멤버들보다 짧은 시간 안에 안무를 외워야 하거든요. 정말로 열심히 해야지요.
-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 데 이런 말 하는 건 실례일지도 모르지만… 너무 조급해 하거나 무리는 하지 않으셨으면 하는데요…
이 : 아, 저, 일 하는 게 정말 좋아요. 그러니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일을 하고 싶거든요. 이런 말씀을 드리면 오버한다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지만, 정말로 ‘제 인생을 걸고 있다’고 해도 농담이 아닐 정도로 이 일을 좋아해요. 그렇기에 각오를 하고 돌아 온 거예요. …조금이라도 빨리 노래를 하고 싶어요.
- 이왕 노래 이야기가 나온 김에 앨범 녹음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시겠어요?
이 : 솔로곡 녹음은 시간이 엄청 걸렸어요. 첫 솔로곡이기에 정말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렇기에 저 스스로가 납득이 될 때까지 ‘한 번만 더 불러도 될까요?’라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시간을 들여서 풀코러스를 몇 번이고 부르고 또 고쳐 불렀지요.
- 곡을 들으면서 ‘정말 좋은 곡이다’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녹음 뒷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도 그렇겠다, 노래에 이마이즈미상의 마음이 담겨 있었구나 라고 납득이 가네요. 본인이 보기에는 어떤가요?
이 : 음.. 사실 제가 생각했던 시간보다도 훨씬 오래 걸렸거든요. 휴식 기간에도 노래 레슨만은 거르지 않고 나갔었지만 정작 녹음을 하고 보니 제 실력이 얼마나 부족한 지 실감해서… 완성된 곡을 듣고 ‘녹음 하기 전에 좀 더 연습을 했더라면 조금 더 잘 할 수 있었을텐데… ‘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그런 생각이 들면 안 되는 건데 말이죠. 언젠가 스테이지 위에 서서 ‘여름 꽃은~’을 부를 기회가 있다면 그 땐 이 곡의 100%를 다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래 연습을 하고 있답니다.
- 유이쨩즈의 신곡 ‘한 줄짜리 에어메일’도 그렇고 ‘여름 꽃은~’도 그렇고, 라이브로 들을 날을 기대하고 있을게요. 그러고 보니 휴식 직전에 라이브 퍼포먼스 때문에 코바야시상과 충돌 한 적이 있다고 블로그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그건 어떤 일이었나요?
이 : 사실 유이퐁과는 음악적인 문제로 부딪히는 경우가 늘었었거든요. 4월 6일 라이브를 앞두고도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은 채 본무대가 가까워 오자 점점 분위기가 싸늘해졌었지요. 하지만 라이브 전날, 유이퐁이 연락을 해서 ‘기타는 내가 좀 더 힘 낼 테니까, 즈밍은 노래로 무대를 이끌어 줘’라고 이야기 해 주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정말 안심했습니다. 기타와 노래를 함께 하려 하면 아무래도 여유가 없어지기 마련인데 유이퐁이 먼저 ‘기타는 내게 맡겨’라고 이야기 해 준 덕분에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본 무대 때 마음 편하게 노래 할 수 있었어요. 그런 일도 있었기에, 이번 신곡 ‘한 줄짜리 에어메일’은 지금까지의 유이쨩즈와는 꽤나 다른 곡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전까지는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노래를 해 왔지만 이 곡은 처음으로 노래에 맞추어 창법을 바꾸어 보자고 상담을 하고, 녹음에 임했거든요. 그렇게 서로 마음을 터 놓고 상담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이전까지는 둘 다 각자 자기 하나 건사하는 것만으로도 여유가 없었는데, 이번부터는 그래도 조금이나마 곡에 대해 생각 해 볼 여유가 생겼거든요. 그런 변화가 참 기뻐요.
- 서로 부딪힌 덕분에 결과적으로 이렇게 서로의 창조적인 일면을 더욱더 키워 낼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이 : ‘시부야강’이나 ‘밥 딜런은 돌려주지 않아’ 때는 곡이 주어졌으니 우리 나름대로 불러 본다… 정도였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튜닝’ 때부터 진지하게 ‘이건 이렇게 해 보자, 저건 저렇게 해 보자’라고 의견을 내게 되었지요. 스태프 분들께서 좋은 곡을 저희에게 주시니까, 저희 역시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은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저희에게 주신 곡을 더욱 더 좋은 곡으로 완성시켜야 하겠다는 의식이 생겼거든요.
- 그렇게 의식이 변하셨다는 얘기, 정말 흥미깊은 얘기네요. 그럼 케야키자카46라는 그룹에 대해서도 한 번 여쭤볼게요. 한 발 물러나서 객관적으로 본 ‘케야키자카46’는 어떤 그룹이던가요?
이 : 휴식기간동안 멤버들의 퍼포먼스를 TV로 보곤 했어요. 퍼포먼스의 완성도가 나날이 좋아 져 가는 게 보이더라고요. 동시에 제가 나날이 뒤쳐져진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특히나 ‘불협화음’은 제가 마지막으로 퍼포먼스 한 것이 4월 6일이다보니 다른 멤버들과의 격차가 너무 커 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히 지금 이대로 그룹으로 돌아 가 봤자 제가 그룹 전체의 레벨을 깎아먹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룹 전체가 많이 성장 했다고 느꼈습니다.
- ‘불협화음’의 MV를 보며 든 생각인데요, 후렴부분에 이마이즈미상이 춤을 추실 때, 좌우로 체중이동을 하면서 안무 움직임을 크게 보이도록 만들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 제가 생각해서 한 게 아니라 TAKAHIRO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신 거예요. 그룹에서 가장 키가 작은 축에 들다보니 움직임을 크게 하지 않으면 혼자 튀어 보인다고 하시더라고요. 다들 반보 앞으로 나갈 때도 저는 한 걸음 크게 나간다던지 동작을 크게 보이기 위해 여러 모로 계산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체력 소모가 커서 체력적인 면도 좀 더 단련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오오! 그런 거였군요! 그럼 신장이 비슷한 우에무라상도 그렇게 일부러 동작을 크게 하나요?
이 : 잘 모르겠어요. 사실 리나쨩이랑 둘이서 퍼포먼스 이야기 한 적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웃음) 리나쨩이랑은 항상 시덥잖은 이야기만 하는걸요.
- 사실 지난 호에 우에무라상이 나오셨는데, 우에무라상 역시 한 때 ‘자신이 케야키자카에 있는 의미’에 대해 고민하셨다 하더라고요
이 : 저 역시 몇 번인가 ‘내가 이 그룹에 있어도 되는걸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휴식기간을 갖고, 실제로 그룹에서 한 발 떨어 져 보니, 이전까지 매일같이 멤버들과 함께 있어서 그런지 혼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 지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며칠이고 집에서 한 발자국도 안 나간다던가. 그런 와중에도 노래에 대한 마음은 식지 않았기에 보이스 트레이닝만큼은 빼 놓지 않고 다녔어요.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겼으니 오히려 보이스 트레이닝에 매진했지요. 아무래도 매일 집에만 있다 보면 오히려 그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가 있어서 뭔가 즐겁고 재미있는 것을 찾게 되더라고요. 가족들도 그런 저를 배려해서 ‘오늘 놀러갈래?’라던가 ‘먹고싶은 거 있어?’라고 말을 걸어주곤 했어요. 그런 가족들의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 마음을 지탱 해 주는 가족의 존재란 정말로 고마운 법이죠.
이 : 하지만 실제로 쉬면서 느낀 게 있어요. 이런 말을 하면 뭔가 모순적일지도 모르지만… ‘쉬기 전의 나, 정말 약한 아이였구나. 좀 더 참고 열심히 노력 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정말 강하게 살아가고 싶어요.
- 그런 생각을 했었군요. 하지만 이마이즈미상의 미소는 보는 사람들의 기분을 밝게 만들어 주는걸요. 그것만으로도 ‘최강’이라 생각하는데요.
이 :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 스스로는 ‘아, 나 정말로 의지 약하구나’라고 느낄 때가 많아요. ‘자, 열심히 하자’고 마음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아, 역시 무리야’라고 금세 포기하곤 하거든요.
- 딱히 자랑은 아닙니다만 다들 그렇게 금세 포기하곤 해요 (웃음) 농담은 이쯤 해 두고, 제가 보기엔 이마이즈미상, 휴식기간동안 심신 양면으로 꽤나 치유되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 이렇게 하루 종일 함께 있으면서 잘 느껴지더군요.
이 : 정말요? 뭐, 지금껏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하지 못 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매일 조금씩이나마 일부러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는 시간을 가지려 노력해요. 원래부터 몸 움직이는 건 좋아하거든요. 먹을 것에 대해서도 예전에는 ‘이거 먹으면 살 찌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안 먹고 참곤 했는데, 이게 꽤나 스트레스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생각을 바꾸어 ‘먹은 만큼 더 운동하면 되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 덕분에 몸 컨디션도, 외모도 예전과는 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정말 샤프해지셨어요. 전체적으로 엄청 밸런스가 잡혔다고 해야 하나.
이 : 기쁘네요! 그럼 언젠가 또 blt graph에서 불러 주시려나요?
- 이마이즈미상만 좋으시다면 언제라도 괜찮아요. 솔로도 괜찮지만 다음번엔 케야키자카46이라는 그룹의 일원 이마이즈미 유이의 모습을 보고 싶은걸요. 가능하다면 그리 멀지 않은 시간 내로 말입니다.
이 : 그렇죠. 저를 기다려 주신 분들을 위해서도 하루라도 빨리 그룹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아, 그리고 빨리 악수회에 복귀하고 싶어요. 제가 휴식을 하게 되면서 저와의 악수를 기다려 주시는 분들을 실망시켜 드렸기에, 하루 바삐 제 건강한 모습을 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어요.
- 그러고 보니 저희 잡지에 처음 나오셨을 때도 ‘악수회가 좋다’고 말씀하셨었지요
이 : 네. 하루라도 빨리 팬 여러분을 만나고 싶어요. 하지만 그에 앞서 이번 그라비아 촬영과 인터뷰를 통해 ‘저는 잘 지내요’라고 보고를 드려야겠지요. (웃음) 아, 팬 여러분이 이거 봐 주시려나? 읽어 주시려나?
- 그런 걱정하실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웃음) 아, 인터뷰를 시작 한 지 벌써 1시간 20분이나 되었네요 슬슬 정리를 해 볼까요?
이 : 에~ 벌써 끝내고 싶지 않은데요! 오늘처럼 행복한 하루가 끝나는 거 싫어요.
- 그러고 보니 처음 저희 잡지와 인터뷰 하셨을 때도 ‘돌아가기 싫다’고 하셨었죠. (웃음)
이 : 그랬던 것 같네요. 아, 벌써부터 이즈 오시마에 갔다 온 게 옛날 일 같아요!
- 아니 그거 오늘 일이었잖아요. (웃음)
이 : 이즈 오시마 밥집에서 밥 먹었던 게 한참 전 일만 같은걸요. 아, 빨리 또 로케 가고 싶네요.
- 지금 말씀하시는 말투가 예전 ‘케야카케’에서 ‘아리무라 카스미상이랑 만나고싶어~’라고 할 때의 말투랑 똑같아요.
이 : 와. 엄청 옛날 일 같아요! 그거, 벌써 1년 전 일이네요. 그 때에 비해 조금은 성장 했을까요? 성장 했다고 칭찬 받고 싶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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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보행
- 지난 호에서 여러분의 에피소드를 들었는데요, 그럼 이번엔 여러분께서 국왕과의 에피소드를 들려 주시겠어요?
모 : 얼마 전에 함께 놀러 갔어요.
요 : 응. 갔었지 (웃음)
모 : 정말 즐거웠어요! 스티커 사진을 찍으러 갔었는데 정작 오락실에 가서는 입구 근처에 설치된 크레인 뽑기에 열중했지요. 다들 꺄 꺄 소리 지르면서 크레인 뽑기를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동영상을 찍었어요.
요 : 엄청 큰 (산리오사의 캐릭터인) 시나몬 롤 인형을…
시 : 아냐, 무밍이었어!
와 : 그러고 보니 전에도 이런 적 있었지?
시 : 응. 있었지.
와 : 일 관계로 오락실에 가게 되었는데, 그 때도 입구 부근에 무밍 인형 뽑는 크레인 게임이 있었거든요.
시 : 그러고 보니 그 때도 같은 인형이었어. (웃음)
와 : 그걸 보고는 다들 ‘무밍이다!!!!’ 라고 소리 지르며 크레인 게임에 열중했어요.
모 : 텐션이 엄청났지.
와 : 응! 필사적으로 크레인 게임을 했지.
오 : 아 귀여워!!
와 : 결과적으로 뽑은 건 볼이었지만요.
일동 : 아하하하하하!!!
- 정작 무밍 인형은 못 뽑고. (웃음)
와 : 무밍 인형 아래에 깔려있던 볼이 잡히더라고요. (웃음)
시 : 필요 없는 거였지. (웃음)
- 아니 무밍이 그렇게 좋아요?
시 : 네. 무밍 엄청 좋아해요. 무밍 뿐 아니라 크레인 게임 자체도 좋아하거든요.
모 : 근데 사실 그건 돈 주고 사는 게 싸게 먹히지 않아?
와 : 그건 그렇지.
시 : 하지만 크레인 게임은 재미가 있잖아. 그게 좋은 점이지.
- 같이 밥 먹으러 가기도 하나요?
시 : 네. 같이 밥도 먹으러 갔어요.
요 : 응. 갔었지.
시 : 이렇게 셋이서 (모리야, 요네타니, 시다) 의외로 자주 놀아요.
모 : 아, 시다는 걷는 속도가 엄청 빨라요.
요 : 응. 엄청 빠르지.
스 : 그러게. 진짜 빠르지.
- 뭔가 빨리 걷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시 : 목적지가 정해 져 있다면 이동시간은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거든요.
모 : 진짜 엄청나게 빨라요.
시 : (모리야를 가리키며) 아니 오히려 걷는 게 너무 느리단 말이죠.
일동 : 아하하하
시 : 진짜 엄청 느려요. (웃음) 그 뿐만 아니라 걸으면서 다른 사람들이랑 엄청 부딪히고.
일동 : 아하하하하!!
와 : 그러고 보니 (웃음)
- 일부러 부딪히는 건 아니죠? (웃음) 사람 많은 게 익숙치 않다던가 그런건가요?
요 : 아, 근데 그 기분은 알 것도 같네요.
시 : 특히 핸드백 같은 게 다른 사람들하고 엄청 부딪히거든요.
오 : 맞아.
- 왜 그렇다고 생각해요?
모 : 사실 의식 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 그럼 얘기를 바꿔서, 알고 보면 모나국왕은 사실 꽤나 순진하다는 설도 있던데요.
오 : 네. 순진해요. 뭐랄까 ‘소년’같달까.
- 순진? 순수? 어느 쪽이죠?
오 : 음… 순수한 편이죠! 사실 저도 처음엔 어른스러워 보인다던지 쿨해보인다던지 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지만요. (웃음)
와 : 오 역시 다니, 잘 파악하고 있네.
오 : 막 시끄럽게 떠드는 거나, 저나 다른 멤버들을 놀리는 것도 그렇고 말이죠.
- 아, 소년같다는 게 그런 뜻이었군요.
모 : 물론 조용해야 할 땐 조용하지만요.
오 : 아!!
시 : 음… 기복이 심하다고 해야 하나?
- 때로는 그냥 가만히 내버려두는 게 좋을 때도 있다는 거네요.
스 : 케야키 멤버들은 전반적으로 그런 느낌이지?
요 : 그건 그래.
시 : 하지만 그런 분위기조차 전부 무시하고 말을 거는 게 바로 후쨩이죠.
일동 : 아하하하하!!
오 : 맞아 맞아! (웃음)
시 : ‘지금은 가만히 두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을 때에도 거침없이 말 걸어요. (웃음)
오 : ‘지금은 좀 기다려!!’ 싶을 때도 있어. (웃음)
시 : 혼자 있고 싶을 때에도 다가와선 ‘마나카, 힘 내!’ 라면서 박수를 쳐 주곤 해요. (웃음)
일동 : 아하하하.
오 : 그런 거 보면 진짜 좋은 사람이란 말이지. (웃음)
- 어쩌면 사이토상이 왕국 국민이 되지 못 한 결정적인 이유가 그것 아닌가요?
시 : 그렇네요.
- 눈치 좀 챙기라는 거죠?
시 : 어제만 해도 후쨩에게 ‘말 좀 짧게 해’라고 했어요. (웃음)
와 : 아!!
시 : 후쨩은 말이 항상 너무 길어요. 얘기를 하다 보면 얘기가 너무 길어져서 저랑 리사가 ‘말이 너무 길어지면 신호를 보낼 테니 좀 짧게 줄여’라고 했지요. (웃음)
일동 : 아하하하
- 아니 남들 모르는 데에서 그런 약속을 (웃음) 대령님 무서운 사람이었네요.
시 : 리사가 표정으로 신호를 줬어요. ‘지금 너무 길어’라고.
모 : 근데 실제로 엄청 길기도 했어.
시 : 응. 길었지. (웃음)
- 이건 어디까지나 이미지이긴 한데, 시다상이라 하면 왠지 도S이미지가 있거든요.
일동 : 음?
요 : 그건 아마 다니를 대할 때 한정인 것 같은데요. (웃음)
- 상대를 봐 가며 스탠스를 정한다는 건가요? 다른 사람에게는 그러지 않는다는 건가요?
요 : 네. 그렇게까진…
오 : 아냐. 나 뿐 아니라 후쨩에게도 계속 장난 걸잖아.
- 아하하하!!
오 : 개그를 시키고 어디까지 썰렁해 질 수 있는 지 보기라도 하듯.
시 : 아하하하하
모 : 후쨩이랑 다니는 먹잇감인 거죠.
와 : 응.
- 그럼 주요 타겟은 그 두 분 인거네요.
시 : 후쨩도 그러더라고요.
와 : 응. 매번 무리한 요구를 한다 하더라. (웃음)
시 : 뭐, 그도 그럴게 충분히 만족할만큼 재미 있어도 추가로 뭔갈 더 시키니까.
- 소위 말하는 ‘국왕폐하의 우아한 유희’라는 거죠.
시 : 후후후
케야키공화국과의 대결
- 그러고 보니 요 전에 쇼룸에 나왔던 멤버가 이 멤버들 아니었나요?
시 : 여기서 요네 이외의 멤버들이네요.
요 : 아 나 없었지 그 때.
와 : 그리고 요네 대신 후쨩이 있었지.
- 그 때 게임 하셨었죠?
시 : 네. 모짜렐라 치즈 게임을 했어요.
모 : 진짜 재미있었어. 그 쇼룸 의외로 영향력이 커서 깜짝 놀랐어.
와 : 악수회 때 그 얘기 많이 나오더라고.
- 시청자 수가 엄청 많았잖아요.
시 : 대단했어요. 7만명이었나?
와 : 응.
- 7만명이라니!!!
모 : 정말 즐거웠어. 또 하고 싶어!
시 : 나도 하고싶어!
- 평소 쉬는 시간에도 그런 분위기인가요? 다들 잔뜩 들떠서 시끌벅적하게 노는 느낌.
모 : 일 중간중간 쉬는 시간엔 그렇지 아마?
스 : 응.
- 음.. 케야키자카46의 음악이 갖고 있는 이미지라는 게 있잖아요? 젊은이들의 반항이랄까, 근데 쇼룸에서 보여 준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그런 반항적인 이미지랑은 차이가 좀 큰데, 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시 : 그러고 보니 그런 분위기, 주의 받은 적 있었지?
스 : 아하하하하
- 예전부터 변함없이 그런 분위기였던 건가요?
일동 : (일제히 고개를 가로젓는다)
요 : 저는 오히려 요즘 들어선 그다지 왁자지껄하게 놀지 않는 편이에요.
오 : 아하하하!!
시 : 확실히 예전보단 차분해졌어.
스 : 그러게
요 : 대기실에서도 그렇고.
시 : 응. 요즘은 혼자 있는 경우가 많지.
요 : 기본적으로 혼자 음악 듣는 경우가 많지.
시 : 아니면 자고 있던가.
오 : 자고 있는 경우 많지. (웃음)
모 : ‘대체 어디 간 거야?’싶어서 찾아 보면
시&요 : 자고 있지 보통.
- 그러고보니 후지큐 하이랜드에서 열렸던 이벤트 제목이 ‘케야키 공화국 2017’이었잖아요. 그 제목, 혹시 우리 ‘모나 왕국’에 대항하는 의미로 지어진 제목인건가요?
일동 : 아하하하
시 : 거기까진 모르겠어요.
- 모나왕국 박해 아닌가요 그거.
요 : 모나왕국 박해 (웃음)
시 : 아, 리사!
와 : 왜?
시 : 이거, 전쟁해야 하는 거 아냐?
와 : 아, 그러고 보니!!
- 아니 전쟁해야 한다는데 ‘그러고 보니’라고 하는 대답은 뭔가요. 정말 전쟁이라도 하시려고요?
모 : 일단은 양 쪽 모두 소속되어 있는걸요.
와 : 그걸 생각하면 전쟁은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 어떻게 하실거예요?
시 : 이거 우리가 지겠는데? 저 쪽은 이미 라이브까지 하고 있잖아. (웃음)
- ‘저 쪽’이라니 본인도 ‘저 쪽’ 소속이시면서
일동 : 아하하핳
모 : 뭐, 그럼 싸우지 말고 함께 제트 코스터나 타면서 놀죠 뭐!
시 : 지금 뭔 소릴 하는거야?!? 뭐, 확실히 FUJIYAMA가 재미있긴 하지만 말이야, 그런 종류 놀이기구 못 타는 멤버도 있지 않아? 다니 탈 줄 알던가?
오 : 무섭긴 하지만 좋아해.
- 모나국왕이라 하면 아무래도 쿨한 이미지가 강한데, 다른 멤버들이 보시기엔 어떤가요? 초창기의 국왕은 어떤 이미지였어요?
모 : 그 때를 떠올려 보면 정말 많이 변했구나… 싶어요.
일동 : 맞아 맞아.
- 서서히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 한 건가요?
시 : 원래 성격을 드러내 보여도 되겠구나 싶었거든요.
- 자신의 본래 성격을 이해 해 주는 사람들이니까, 숨길 필요가 없다. 라는 얘기군요.
시 : 네.
스 : 후후후. 하지만 저는 조금 달랐어요. 저 스스로는 잘 몰랐지만 아무래도 가입 초기부터 리액션이 컸던 모양이라, 제가 놀랐을 때의 리액션을 보고 다른 멤버들이 놀랐던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마나카 앞에서는 일부러 리액션을 좀 작게 하고 있어요. (웃음)
시&모 : 진짜야?!?!
스 : 응. 스스로를 조금 진정시키곤 해. (웃음)
시 : 생각도 못했어. (웃음)
모 : 우리도 모르는 데에서 엄청 신경 써 주고 있었구나.
시 : 에에에!!
- 아니 ‘공주님’이 다른 사람들 배려를 해 주고 계셨다니.
시 : 아니 난 몬타 리액션 엄청 좋아하는데!!
요 : 하하하하!!
시 : 리액션이 엄청 귀엽거든요.
- 그렇다고 하시니까 구태여 감추지 말고 리액션 하셔도 될 것 같네요. (웃음) 자, 그럼 이렇게 왕국이 정식으로 결성 되었으니 목표라도 세워 볼까요.
시 : 언젠가 이 멤버로 노래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와 : 그거 괜찮다.
모 : 응. 노래 좋다.
시 : 센터는 다니!
오 : 어이!!
모 : 와!!
스 : 예이!!
(일동 박수)
- 국왕이 센터가 아닌건가요?
시 : 센터는 다니죠!!
오 : 아니 그건 좀!
시 : 아, 멤버가 여섯이면 센터자리가 없구나. 그럼 후쨩을 추가하겠습니다!
요 : 후쨩!!
- 왕국의 노래라… 말 그대로 ‘국가’네요.
오 : 국가라니 (웃음)
모 : 어떤 노래가 좋을까?
- 왕국의 위대한 점을 선전 할 수 있는 곡이 좋겠죠?
시 : 다니, 어떤 곡이 좋을까 생각 해 봐.
오 : 내가 생각하면 엄청 촌스러운 곡이 될 것 같은데 (웃음) 동요스러운 곡이 될 것 같아. (웃음)
모 : 그럼 국왕은 뭐 하고 싶은 거 없어?
시 : MV도 찍고싶어.
스 : 와 그거 재미있겠다.
시 : 이 멤버들로 다른 일도 해 보고 싶어요. 함께 있는 것 만으로 즐거우니까… 딱히 노래가 아니더라도 이 멤버들로 기획 영상 같은 것 찍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ㅛ.
- 숏 무비 같은 거요?
시 : 네. 해 보고 싶어요. (웃음)
오 : 그거 괜찮겠다.
요 : 응. 숏 무비 좋을 것 같아.
- ‘케야카케’ 제작진께서 이 기사를 보셨으면 좋겠네요.
모 : 그러게요.
- 방송에서도 왕국을 다뤄줬으면 좋겠네요.
일동 : 로케를 간다던지!!
시 : 가고싶어!!
- 우선은 그걸 목표로 하자고요.
시 : 네.
- 개인적으로는 성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국왕은 역시 성에 사셔야죠. (웃음)
모 : 그건 그렇죠. (웃음)
요 : 성이요?! (웃음)
스 : 성은 스케일이 너무 크잖아요. (웃음)
모 : 어디에 세울까? (웃음)
스 : 발리 어때?!
- 발리요?
시 : 마닐라?
스 : 마닐라! 마닐라!
요 : 마닐라?
시 : 응. 다닐라.
오 : 다닐라?
시 : 응. 다닐라에 성 세우자. (웃음)
오 : 뭐, 마나카가 생각 해 준 거니 그렇게 할까.
시 : 나는 다닐라 국왕이기도 하니까 말이지!!
와 : 그러게.
-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네요. (웃음) 자 그럼 왕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성을 세우는 것으로 하죠!
시 : 네!
-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그럼 마지막으로 국왕폐하, 독자 여러분께 한 말씀!
시 : 음..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팬 여러분 저희라고 언제나 이런 분위기는 아니니까 그 점은 알아 주셨으면… (웃음) 아, 그리고 가끔씩 국민이 되고 싶다는 분들이 계신데, 모나왕국에는 멤버 외에는 들어오실 수가 없어요.
일동 : 아하하하하
- 이런 데에서 입국 거부를 하실 줄이야!! 뭐, 모나왕국은 일종의 성지 같은 곳이니까요. 오늘 인터뷰, 뭔가 정신이 없긴 합니다만 현장의 이 분위기를 그대로 전해드리기 위해 일부러 정리를 안 한 부분도 있으니 이해 해 주세요.
모 : 아녜요. 정말 즐거웠어요!
시 : 여기에 후쨩만 있었다면 진짜 최고였을텐데!
오 : 재미있었어요. (웃음)
- 아닙니다. 표지에 모나왕국 여러분을 실을 수 있어서 저희가 더 감사하죠.
일동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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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BKA 1709 ‘모나왕국의 여름’
우아한 공놀이
- 모나왕국 건국을 기념하는 의미로 이번 호 표지를 부탁드리게 되었습니다.
스즈모토 (이하 ’스’) : 에!?!?
와타나베 (이하 ‘와’) : 대단해요~
시다 (이하 ‘시’) : 저도 표지에까지 실릴 거라곤 생각 못 했어요.
- 이게 바로 BUBKA가 모나왕국에 대한 충성심을 나타내는 방식입지요.
시 : 감사합니다. 정말 기뻐요.
- 강철 같은 단단한 결속력을 자랑하기로 유명한 모나왕국 국민들이 어제 다투셨다는 이야기가 들리던데요.
시 : 어제 안무 연습이 있었는데요, 다니 (오다)가 저랑 놀아주질 않더라고요.
오다 (이하 ‘오’) : 그거야 내 맘이지!
시 : 맨날 저한테 차갑게만 굴길래 ‘계속 그러면 왕국에서 쫓아낸다?’라고 했죠.
오 : 후후후후
- 너 계속 그러면 표지에도 못 실린다는 뜻이군요. (웃음)
시 : 네. 그걸 보던 아카네도 한 마디 거들더라고요. ‘너 정말로 쫓겨날지도 몰라’라며. (웃음)
모리야 (이하 ‘모’) : 우후후
- 오다상은 맡은 일을 성실하게 한 것 뿐인데 말이죠.
오 : 그러니까요! 그냥 할 일 한 것 뿐인데 거기다가 ‘너 표지에 안 실어준다’ 라니. (웃음)
- 뭐, 그래도 참가 했으니 다행이네요. 사실 멤버가 주도해서 표지에 어떤 사람이 실릴 지 정한 건 저희 잡지 역사상 처음 있는 쾌거예요. 모나왕국이 BUBKA를 완전 장악 한 거나 마찬가지죠!
일동 : 에에에에?!
모 : 대단한데요!
스 : 감사합니다!!
- 촬영은 어떠셨나요?
오 : 의상이 좀…
시 : 푸풉!!
모&스 : 아하하하하!
-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웃음이… (웃음)
오 : 평소 입던 옷들과 너무 다른 의상이었거든요. 촬영 처음엔 스타쟌(※스타디움 점퍼, 야구 점퍼)을 입질 않나…
와 : 스카쟌(※합성섬유로 만들어지고 등에 자수가 놓인 점퍼)이겠지.
오 : 아 그거 맞아. 스카쟌을 입었는데요, 평소에는 구제 같은 옷들을 입은 적이 거의 없어서 재미있었어요.
- 마지막에 입으신 검정색 의상 땐 화장도 평소와는 다르게 하셨지요.
모 : 그런 옷, 그런 화장으로 표지에 실린 건 처음이었어요.
- 모나왕국이라 하면 아무래도 멋져야 하잖아요.
스 : 우후후후
- 누가 가장 잘 어울렸나요?
모 : 아무래도 국왕폐하 아닐까요.
오 : 응.
시 : 고마워. 이렇게 체면을 세워주네.
- 국민들 교육이 철저하게 되어 있네요. (웃음)
시 : 완전 웃겨요. (웃음)
- 오다상은 촬영 내내 놀림을 당하시던데요.
오 : 왜 그런걸까요~ (웃음)
- 주로 시다상과 와타나베상이 놀리시던걸요.
와 : 우후후. 아, 오다나나, 올 해로 다섯살이 된 아들 이름이 뭐였지?
오 : 아니 그러니까 그게 뭔 소린지 모르겠다니까. (웃음)
와 : 그래? 그럼 한 살 된 둘째 이름이라도 알려줘.
오 : 아니 진짜 좀… (웃음)
요네타니 (이하 ‘요’) : 아하하하
- 에, 자식이 있어요? (웃음)
와 : 네. 다섯살배기랑 한살배기 아들이 있어요. (단언)
오 : 아니 없어요. (웃음)
시 : 오다나나는 마마탤런트잖아. (웃음)
와 : 아하하
오 : 아니 아이돌이라니까!
- 촬영 내내 이렇게 놀림을 받으셨는데요, 끝까지 그 장난에 넘어가지 않으신 건 왜인가요?
오 : 딱히 신경써야만 하는 건 아니니까요. 촬영에 집중해야겠다 싶었죠.
- 참고로 365일 이런 느낌인가요?
오 : 네. 정말이지…
시 : 후하하하!!
- 이대로 가다간 조만간 마음의 문과 방 문 둘 다 닫아버릴 것 같은데 말이죠.
오 : 말씀하신 대로예요. 후후후
모 : 어 정말이야? (웃음) 하지만 다니, 이렇게 표지에 실릴 수 있다고 표지.
시 : 그러게. 표지야. (웃음)
오 : 아니 그렇게 말 하면 반박을 못 하잖아.
- 이번 촬영을 하면서 느끼신 게 있었나요?
오 : 볼링 했잖아요.
시 : 응. 했지. 근데 전부 거터 아니면 스트라이크였어. 아하하하!!
모 : 모 아니면 도, 거 편차 한 번 크네. (웃음)
시 : 핀을 하나도 못 넘기거나 넘기면 전부 넘겨버리거나 진짜 2지선다였어요 (웃음)
모 : 국왕폐하답네.
시 : 우후후후
- 평소에 볼링은 자주 안 치나봐요?
시 : 초등학교때 쳐 보고 처음이었어요.
- 시다상과 리사상은 오락실에 가거나 하나요?
와 : 가끔 가요. 가서 국왕이랑 대결하기도 해요.
시 : 즐거웠어요.
- 지난 호에 국왕폐하 인터뷰가 실렸는데요, 여러분 오시기 전에 읽고 오셨겠죠?
와&모 : 네. 읽었어요.
- 다른 분들은?
시 : 절대로 안 읽었을 것 같은 사람. (스즈모토를 가리키며)
스 : 응.
시 : 다니도 안 읽었을 것 같고.
오 : 응… 우후후
시 : 요네는 읽었지?
요 : 응. 읽었어.
시 : 오! 고마워!!
- 흥미가 있어서 읽으신 거예요? 아니면 다들 읽으니까 분위기에 휩쓸려 읽으신 거예요?
요 : 분위기에 휩쓸려서요. ‘모나왕국이 대체 뭐야?’라는 생각도 들었고.
- 와타나베상은 읽어보니 어떠시던가요?
와 : 엄청 웃으며 읽었어요.
오 : 헤~
와 :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모&요 : 응. 재미있었어.
시 : 아 이거…
와 : 그나저나 ‘대령’이라니…
일동 : 아하하하!!
와 : 각자에게 역할이 있더라고요. 왜 이 멤버들로 모나왕국을 만들었는 지 이해 못 했었거든요.
- 그래요?
와 : 하지만 오늘 촬영을 해 보고나서 ‘아, 이래서 모나왕국이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렇게 생각 해 보면 미리 읽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평범하게 읽어 주셨던 거네요. 하긴, 일을 하기에 앞서 예습을 하는 건 중요하지요…. 어? 그러고 보니 예습을 안 하고 일 하러 오신 분이 계셨던 것 같은데…
오 : 모나왕국이라는 게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 들었지만?
오 : 우후후후
- 그렇게 웃으며 얼버무려도 소용 없어요. (웃음) 책 읽는 걸 좋아해서 ‘문체부 장관’이 되신 오다상이 정작 BUBKA를 안 읽으시다니.. 이건 문체부 장관 자리에 대한 모독이 아닐까요. (웃음)
시 : 그러게!
오 : 아하하하!!
와 : 다~니~!!
오 : 재미있어 보이긴 했어요.
- 재미있어 보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지 않으신거네요. (웃음)
일동 : 아하하하!!
시 : 직위 강등시킨다? 정말로?
오 : 장관 자리에서 쫓겨나는거야?
시 : 아니 다음번에 또 표지 촬영이 있으면 안 부르려고.
모 : 와 그거 무섭다 무서워.
- 자 그럼 오다상 대신 누굴 부를까요?
시 : 후쨩요.
요 : 아! 그렇군!
시 : 탐나. 정말로.
- 아니 사이토상 언급하기에 앞서 왕국 견습국민인 와타나베 리카상은 잊어버리신건가요.
오 : 국민 연구생 (웃음)
시 : 아하하하!! 연구생!!
오 : 국민에도 연구생이 있어? (웃음)
시 : 응. 지금 페쨩은 이 왕국에 입국하기 직전. (웃음)
- 오다상, 지금 자리를 위협하는 언더 국민이 있어요.
시 : 응. 지금 너 위험해.
와 : 다~니~!
시 : 그러니까 돌아가거든 바로 읽는거다?
오 : 응. 돌아가면 바로 읽을게.
다니의 ‘맛’
- 지난 호 인터뷰 때 각자의 직책이 정해졌는데요, 자신의 직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와 : 사실 ‘대령’이 뭔지 몰라서 검색 해 봤어요. 단어 의미에 맞게 이젠 좀 세게 나가볼까 해요.
일동 : 아하하하
시 : 누구한테? (웃음)
요 : 뭐한테? (웃음)
- 아무리 생각 해 봐도 모르겠는걸요. (웃음)
와 :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웃음)
- 자신도 잘 모르지만 일단 군인인 ‘대령’이니까? (웃음)
와 : 일단 대령에 임명되었으니 왕국을 지켜야겠지요?
- 그건 멋진 각오네요. 아 그러고 보니 멤버들 중에 ‘부패한 고관대작’이 있었던 것 같은데…
오&요 : 아하하하하
모: 저예요. 진짜 그게 뭔 소린가 싶어서 검색 해 봤는데, 나쁜 사람이더라고요.
- 딱히 안 찾아봐도 ‘부패한’이라는 (원문 悪大臣) 수식어가 붙은 시점에서 나쁜 사람 확정인 것 같습니다만서도 (웃음)
일동 : 아하하하
모 : 그러니까 앞으로는 벼슬에 걸맞게 좀 더 치사해지려고요.
- 에? 이미 그런 성격이라 ‘부패한 고관대작’이 된 게 아닌가요? (웃음)
모 : 뭐… 하지만 기뻤어요.
- 에? 그런 말 듣고 기쁜가요? (웃음) 아 그러고 보니 모리야상은 지난 호에 화장실에서 소리 질렀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말이죠.
일동 : 아하하하!!
스 : 그런 적 있었지!!
시 : 기억 안 나? 다들 ‘어 지금 누가 소리 지르고 있지 않아?’ 라고 놀랐었잖아.
모 : 다들 엄청 걱정하더라고요.
오 : 응. 그랬지.
시 : 다들 스태프분께 ‘지금 누가 화장실에서 소리 지르고 있어요’라고 이야기 했지.
모 : 응.
- 자기 자신에게 기합을 넣었던 건가요?
모 : 아뇨. 스트레스 발산이었어요.
시 : 근데 소리 지르는 방식이 무서웠어요.
- 그렇게나 스트레스가 쌓였던 건가요?
모 : (침을 꿀꺽 삼킨다)
일동 : 아하하하!!
모 : 확실히 기억은 안 나는데, 그 날 뭔가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깊게 생각 안 하고 소리를 질렀는데 그걸 듣고 다들 걱정하니까 오히려 제가 ‘어?’라고 당황했죠.
- 아니 깊게 생각 안 하고 화장실에 틀어박혀서 소리를 지르다니 (웃음)
모 : 정말로 별 생각 안 했어요. (웃음)
- 그러고 보면 모나왕국 국민들 중에는 소리 지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네요. 스즈모토상이라던가.
스 : 에?!
시 : 응. 너 엄청 소리질러.
- 항상 ‘아아아!!’ 라고 소리 지르죠?
와 : 으에!?
시 : 캬하하하하!!
- 그에 대해 좀 자세하게 얘기 해 주실래요?
스 : 아아아아!!
일동 : 아하하하!!
- 예전에 봤을 땐 촬영 중간중간에도 자주 소리 지르시던걸요. 독자분들이야 모르시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그것 때문인지 스즈모토상이라 하면 절규 이미지가 강해요.
스 : 아니 사실 그건 예전에 하던 거라… 지금은 좀 달라요.
- 그럼 요즘은 어떤 걸 하시나요?
와 : 요즘은 다니에게 슬금슬금 접근하곤 해요.
시 : 그러게.
- 슬금슬금 접근한다니 그게 뭔 소리예요? (웃음)
오 : 말 없이 물끄러미 바라본다던가.
스 : (말 없이 오다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오 : 바로 이렇게 말이에요. 가끔씩은 태클도 걸고요.
- 그거야 오다상이 좋으니까 그런 거 아닌가요?
스 : 맞아요. (망설임 없이 즉답)
- 시다상과 와타나베상은 오다상에 대해 어떤 느낌이신가요? 물론 ‘좋아한다’는 건 기본 전제겠지만.
와 : 네. 좋아해요.
시 : 저는 몬타의 ‘좋아한다’는 거랑은 조금 다른 느낌이긴 한데…
- 말하자면 LOVE는 아니라는 말이군요.
와 : 뭐랄까 마음 속에서 북받쳐 오르는 느낌?
시 : 음… 먹어버리고 싶어요.
- 먹어버리고 싶다고요?
오 : 아하하하하
시 : 우후후후… 다니 보다보면 깨물어주고 싶어져요.
와 : 그렇지.
- ‘그렇지’라니… 실제로도 깨물곤 하나요?
와 : 네. 시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깨문 적 있어요.
시 : 다니는 필사적으로 저항하지만요. (웃음)
- 어딜 깨물었나요?
와 : 팔이요.
- 물렸을 때 어떤 생각을 하나요?
오 : 별 생각 안 해요.
- 무심이라니 (웃음)
시 : 물린 뒤에는 별 반응을 안 해요.
- 마치 무슨 수행하는 스님같네요.
오 : 이 얘기를 들은 팬분들께선 부러워하시더라고요. ‘좋겠다’라며.
와 : 다니 팬분께서 오셔서 ‘다니는 어떤 맛이야?’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오 : 아하하하!!
- 그래, 어떤 맛이 나던가요?
와 : 아무 맛 안 나던데요.
오 : 으하하하하!!
- 물리는 쪽이나 무는 쪽이나 ‘무’의 경지에 다다랐다면 결국 남는 게 하나도 없네요. (웃음)
시 : 그러게요. 남는 게 없네요. (웃음)
- 하지만 어떻게 보자면 그런 장난스러운 점이 모나왕국다운 점일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일동 : 그러게요.
궁정 요리사의 실력
- 자 그럼 다시 벼슬 얘기로 돌아 가 보죠. ‘궁정 요리사’분이 계셨을텐데…
요 : 저예요. 뭐, 같이 밥 먹으러 다니는 건 좋아하긴 하지만…
시 : 하지만 만들어 주진 않죠!
요 : 그러게. 안 만드네. (웃음)
- 요리를 안 하는 요리사라니 (웃음)
모 : 야 그러면 안되지, 노력 해야지!
시 : 요네한테 컵라면 받은 적이 있어요.
요 : 응. 줬었지.
시 : 왠지 요네라면 갖고 있을 것 같았거든요.
요 : 뭐 좀 달라길래 찾아보니 컵라면이 있더라고요. (웃음)
- 설마 이 에피소드 하나로 ‘궁정 요리사’가 된 건가요? (웃음)
요 : 아하하!! 아, 생각 해 보니 컵라면이 아니라 우동이었다!! (웃음)
일동 : 아하하하!!
시 : 그것도 큰 사이즈였지.
요 : 응. 큰 거.
- 1.5배 사이즈 말하는 건가요. 그나저나 ‘요리’는 안 한다는 점에선 어차피…
요 : 네. 안 해요.
- 국왕의 ‘요리사’인데 그래도 되는 건가요?
요 : 뭐, 괜찮지 않을까요? 일단 요리 하려고 마음 먹으면 할 수는 있으니까… 왕이 만들라고 명령하면 만들면 되죠. (웃음)
- 충성심이 대단한데요. (웃음) 아, 그리고 ‘공주님’도 계셨죠 아마?
시 : 우후후후
- 뭐 정작 본인은 인터뷰를 안 읽어서 모르시는 것 같은데 말이죠. 스즈모토상, 스즈모토상이 ‘공주님’이에요.
스 : 아~ 아까 전에 들었어요. 깜짝 놀랐다니까요. (아무렇지 않게)
- 의외로 반응이 담백하네요.
시 : 이런 게 바로 ‘공주님’ 다운 부분이죠.
모 : 뭐랄까, 남들에게 영합하지 않는다고 해야하나.
- 하긴, 남들 비위를 맞추려 드는 공주님은 좀 이상하긴 하네요.
시 : 네. 그런 거 싫어요. (눈썹을 찌푸리며)
- 자신만의 스탠스를 굽히지 않는다고 해야하나.
시 : 앞으로도 저렇게 자유로웠으면 좋겠어요.
- 말 그대로 ‘공주님’ 답게.
스 : 네. 그럼 앞으로도 자유롭게 살겠습니다.
- 그럼 ‘문체부 장관’님.
모 : 그게 뭐야?
오 : 그러게요. 왜 문체부 장관인가요?
시 : 왜냐고? 책 많이 읽으니까. (웃음)
오 : 이유 그것뿐이야?
시 : 그거 말고 딱히 딱 맞는 직책이 없었어.
오 : 없다니 (웃음)
모 : 아니 그래도 벼슬을 받은 거잖아. 그것만으로 대단한거야!
오 : 뭐, 그건 그렇네. 고맙다 고마워.
시 : 사실 다니, 책 읽는 거 빼고 다른 이미지가 있던가?
스 : 그럼 성을 지키는 사람은 어때?
시 : 아, 그것도 괜찮겠다.
모 : 아!
시 : 왕국의 수호신!! (※’신’으로서의 수호신이 아니라 비유적인 의미로, 성 문지기를 뜻함)
- 그거 멋있네요.
오 : 그거 마음에 드는걸
시 : 하지만 엄청 약한 수호신… (웃음)
모 : 누가 쳐들어오건 지켜 줄 거야?
오 : 응. 지켜줄게.
시 : 에이, 정작 뭐가 나타나면 성 앞에 앉아서 책이나 읽고 있을 것 같은데.
오 : 후후후. 그럴지도 모르지!
모 : 아~ 아무도 안 오네~ 라면서 말이야.
시 : 그러게, 문은 안 지키고.
스 :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야?
- 독서 삼매경에 빠진 문지기라니…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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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왕국 건국!
국민 발표
- 그럼 오늘은 '시다군단'이 어떤 집단이 될 지 그 방향성을 결정하는 작전회의를 해 보도록 하지요. 다음 달 저희 잡지에서 '시다군단' (가칭) 좌담회를 실을 예정인데, 그 좌담회를 앞두고 사전지식을 얻기 위함이기도 하고요.
시다 (이하 '시') : 네. (웃음)
- 이전에도 몇 번인가 시다상 취재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만, 그 때마다 정말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편집부 안에서 '이렇게 된 거 군단을 결성 해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와서 말이죠. 설마 벌써 시다 군단이 있는 것은…
시 : 아뇨. 없어요.
- 그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은…
시 : 그것도 없네요.
- 아니 그걸 좀 어떻게 해 주십사…
시 : 뭐, 그렇다면 이것도 인연인데 한 번 생각 해 볼까요. (웃음)
- 그럼 우선 군단원들을 정해보죠.
시 : 음… 우선…
- 선발발표도 아닌데 엄청 긴장되네요. (웃음)
시 : 모리야 아카네.
- 오오오!!
시 : 그리고 다음은… 와타나베 리사. 요네타니 나나미.
- 오오 그렇군요!
시 : 스즈모토 미유, 오다 나나… 이상입니다!
- 시다상까지 해서 총 6명이군요.
시 : 네. 그 멤버들을 고른 기준은 '이야기 할 때 신나는가'가 중요한 기준입니다.
- 의외로 엄청 단순한 이유네요. (웃음)
시 : 저기 든 멤버들은 하나같이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꾸밈 없이 이야기 하는 타입들이에요. 그러다 보니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끝이 없어요.
- 재즈로 비유하자면 '스윙'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네요.
시 : 네. (<- 아마도 이해 못 하고 있는 듯) 특히 이 중에서도 아카넹이 엄청나요. 진짜 엄청 말이 많다니까요. 저도 꽤나 떠드는 편이라 아카넹이랑 있으면 항상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 경쟁하는 것 같아져요. (웃음) 아, 요 전에 아카넹이랑 영화를 보러 갔었는데, 근처에 앉은 관객분께서 전혀 울 장면이 아닌 데에서 통곡을 하셔서 그걸 보고 저희 둘이.. 이히히히히히 (그 때 일이 생각 난 듯 폭소)
- 아니 지금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건지 (웃음)
시 : 아, 진짜 재미있었어요. 둘이서 '올 해 본 영화 중에 가장 재미있는 영화였어'라고 얘기 할 정도였지요.
- 아니 영화 내용이 재미있는 게 아니라 그저 다른 사람 반응이 재미있었던 것 뿐 아닌가요.
시 : 아카넹은 매사에 즉흥적이에요. 영화 보러 갔을 때도 전날 밤에 연락해서는 '내일 영화 보러 가자'고 했지요. 뭐 저도 그런 식으로 움직이는 것 좋아하니까 '응, 가자'라고 해서 다음날 정말로 영화를 보러 갔지요. 그런 식으로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게 해프닝 느낌도 있고 해서 즐겁잖아요.
- 분위기와 흐름을 타는 타입이구만요. 모리야상은 매사에 그렇게 전력으로 재미있는 분 같아요.
시 : 네. 정말 그래요. 드라마 촬영 현장에 케이터링이 있었거든요? 거기 스폰지 케이크가 놓여있었는데 사실 그거, 멤버 전원이 나눠 먹어야 하는 걸 아카넹이 혼자 전부 들고 가 버리더라고요. 사실 그 직전에 아카넹 촬영이 길어졌는데, 그 때 다른 멤버들이 다른 과자를 먹어 치워버려서 아카넹이 '그럼 이건 내가 다 받아가지!'라고 가져 간 거였어요.
- 그거 무슨 괴도의 대사 같네요. (웃음)
시 : 그리고 리사는 딱 보기에는 어른스러워 보일 지 몰라도 실제로는 엄청 소리 질러대요. 예를 들어 저 같은 경우엔 웃을 때 코가 이상한 모양이 돼요. 뭐라하지 들창코라 할까 돼지코가 된다고 해야 할까. 근데 리사는 그걸 보면 엄청 좋아하면서 '좀 더 해 봐 좀 더!'라고 요구를 해요. 리사는 뭐라 하지, 초등학교 남학생들이 좋아 할 법 한 것들을 엄청 좋아해요.
- '짱구는 못말려' 같은 느낌인가요?
시 : 이런 말 하면 편집 당할지도 모르지만… 가능하면 살려 주셨으면 하거든요?
- 안 자를게요! 이야기 해 주세요.
시 : 언젠가 한 번은 '리사, 너 모델이잖아. 그런 것 갖고 좋아하고 그러면 안 돼'라고 딴죽을 걸었어요.
- 역시 두 분은 사이가 좋네요. 그럼 두 분이 함께 쇼핑을 가거나 하시나요?
시 : 가기는 가는데요, 결국 쇼핑 자체는 각자 해요. 각자 취향이 다르다 보니 사고 싶은 걸 사고 나중에 합류해서 밥을 먹으러 가곤 해요. 다른 사람이 쇼핑하는 걸 기다리는 건 별로 안 좋아하다보니 서로 살 것 사고 합류하는 게 좋아요.
- 애초에 두 분은 어쩌다가 사이가 좋아지신 건가요?
시 : '사이마조' 때 자리가 옆이었거든요. 학년도 같고.
- 그럼 요네타니상은 어떤가요? 사실 두 분이 사이가 좋다는 게 살짝 의외기도 한다.
시 : 사실 요네는 저보다 나이가 어린데도 생각하는 건 거침없이 이야기 하는 타입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함께 있으면 즐거워요. 요 전에도 함께 밥을 먹으러 갔는걸요.
- 그렇군요. 역시 오사카 출신이니 재미 있는 걸까요?
시 : 그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요네는 (오사카 사람 이미지처럼) 재미있는 농담을 하거나 하는 타입은 아니거든요.
- 오. 그렇군요. (웃음)
시 : 기본적으로는 스스로 재미있는 걸 하는 타입이 아니고 그냥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만히 웃는 타입이에요. 물론 가끔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긴 한데, 사실 그렇게 재미 있지는 않아요. (웃음)
- 그렇군요. (웃음) 요네타니상과 거리가 줄어 든 계기는 무엇인가요?
시 : 자주 고민을 상담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제가 상담을 하면 요네도 자기 고민을 이야기 해 주곤 해요.
- 이번 인터뷰를 보고 '나 재미 없구나'라는 새로운 고민이 생길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시 : 뭐, 요네라면 받아들여 줄 것 같은데요. 괜찮을 거예요!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
- 그럼 스즈모토상은 어떤가요?
시: 스즈모토는 진짜 재미있어요. 공식 사이트 프로필 사진이랑 평소 사진 찍을 때 표정 갭이 어마어마해요. (웃음) '스노우'라는 카메라 어플이 있거든요? 재미있는 합성사진을 만들어 주는 어플 말이에요. 그걸 찍을 때 제일 재미있는 게 몬타예요. 일명 '스노우 최적화 얼굴'
- 그런 얼굴이 있다니, 처음 듣는걸요. (웃음)
시 : 아니 '스노우'를 위해 태어난 건 아닐까 싶을 정도예요. 그리고 평소 텐션은 리사랑 비슷해서, 엄청 소리 질러대요. 뭐라하지 '절규계'라고 해야하나. 그 뿐 아니라 움직임도 특이하고.
- 이야기 내용이 재미있는 것은 아니고요?
시 : 네. 어느 쪽이냐 하면 '표정'과 '기세'로 웃기는 타입이지 이야기 내용이 재미있는 건 아니에요. (웃음)
- 말하자면 에가시라 2:50상 계열이란 얘기네요.
시 : 네. 그런 움직임을 보면 웃어버리잖아요. 후후후후 (뭔가 떠오른 듯 웃으며) 리사, 몬타 둘 다 그런 타입이에요.
- 스즈모토상이랑은 처음부터 사이가 좋았나요?
시 : 솔직히 말해서 처음에는 무서워서 말도 못 걸었어요. 몬타 자신도 이야기 하지만, '처음엔 멤버들과의 사이에 벽을 만들고 있었다'고 하잖아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내지 않았어요. 지금이야 1미리도 안 숨기고 있지만.
- 이전부터 생각해왔던 건데요, 스즈모토상, 가끔씩 이상한 소리 내잖아요. 저음으로 '우오오오오오!!!' 라는 식.
시 : 아, 자주 내죠. (웃음) 왜 그런 소리를 내는 걸까요? 소리를 지르면 마음이 후련해서 그런 걸까요? 리사랑 둘이 자주 소리 질러대곤 해요. 아, 그러고 보니 화장실 안에서 '우에에에에에에!!' 하는 소리가 들려 왔던 적이있거든요.
- 에? 그거 뭔가요? 위험한 냄새가…
시 : 뭔 변태가 숨어들어왔나 싶어 스태프분께 부탁해서 함께 화장실로 갔거든요. 하지만 문을 열어보니 아카넹이 소리 지르고 있더라고요.
- '변태'는 알고보니 그룹 멤버였다… 라는 말이네요.
시 : 아무래도 심신이 지쳐서 기운을 내려고 소리를 쳤다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실제로 다들 촬영 도중에 지치면 소리를 지르며 기운을 내기도 하고.
- 아니 지쳐있을 때 소리를 지르면 오히려 더 지칠 것 같기도 한데 말이죠. (웃음) 그럼 마지막으로 오다상은 어떤가요?
시 : 다니는 멤버들 가운 데 가장 무미건조한 편이라 해야 하나? 그래요. 잘 놀아주지도 않고 전화를 해도 잘 안 받아주고. 전화를 안 받아서 끊으면 즉시 라인으로 '왜?'라고 오거든요. 뭐, 속으로는 '대답을 할 거면 전화를 받으라고' 라 이야기 하지만, 본인은 전화 때문에 자기만의 시간이 방해받는 게 싫다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성향은 딱히 전화 뿐만이 아니라, 쇼핑도 함께 안 가요. 아니, 약속을 해 놓고 직전에 취소하는 경우가 있어요. 요 전에 아카넹이랑 페가 다니한테 밥 먹으러 가자 했었는데, 약속시간 한시간 전쯤에 '아, 역시 안 되겠다.'라고 연락이 왔다더라고요. 아카넹이랑 페가 엄청 화 냈어요.
- 페상이 화가 나다니, 상상이 안 되는데요. 오다상이랑은 초기부터 사이가 좋았나요?
시 : 초기부터 좋았어요. 아카넹, 오다랑은.
- 자, 그럼 이상 6명으로 만족하시나요? 생각 해 보면 들어가야 할 것 같은 멤버들이 몇 명 있는데요.
시 : 아, 페 말씀인가요? 하지만 페는 재미가 없어서… (웃음)
- 하하하!! 아니 세상에 그렇게 재미있는 사람이 또 어디 있다고.
시 : 자, 그럼 페는 보결멤버!
- 연구생 취급인가요.
시 : 페는 지친 뒤가 진짜 재미있어요. 갑자기 소리를 질러대질 않나, 촬영 오프샷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이대면 '으으응~'이라면서 도망다니질 않나. (웃음) 그런 모습이 재미있어요. 하하하하
- 기본적으로 시다상은 도S네요. 다른 사람이 궁지에 몰린 걸 보는 게 좋은 거죠.
시 : 네. 좋아해요. 일부러 페 앞에서 페가 카메라 피해 도망다니는 거 흉내내곤 하거든요. 사실 페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건 정말 친한 사이인 사람 앞 뿐이거든요.
- 그러고 보면 MV촬영 현장에 취재를 갔을 때, 시다상이랑 리사상, 리카상, 후유카상 네 분이서 촬영장 한 켠에서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요. 그건 왜 소리를 지른건가요?
시 : 그건 '리액션 술래잡기'예요. 술래에게 잡히면 그 자리에서 재미있는 반응을 해야 하는 놀이지요. 넷이서 서로 '싫어어어어어어어~~' 라고 소리 지르며 엄청 재미있게 놀았어요.
- 요 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오리지널 놀이를 개발하거나, 진화시키는 걸 잘 하시는 것 같아요.
시 :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그런 장난을 함께 해 주는 사람을 좋아해요. 리사가 그런 케이스. 특히나 리사는 발이 빨라서 리사가 술래가 되면 엄청나요. 막 눈을 희번득거리며 전력으로 달려오는데…. 아, 이 부분 편집하지 말고 써 주세요.
- 안 자를 테니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해 주세요.
시 : 눈을 희번득거리며 특유의 준족으로 달려 온단 말이에요. 이 게임은 밤에 하면 진짜 텐션이 올라요. 언젠가 한 번 '케야카케'에서 해 봤으면 좋겠네요. (웃음)
- 츠치다상과 사와베상도 넣어서 말이죠.
시 : 네. 함께 해 보고 싶어요.
모나왕의 야망
- 자 그럼 지금까지 이야기 했던 '시다 군단', 정식 명칭은 뭐로 정할까요?
시 : 음… 뭐가 좋을까요.
- 아무래도 '군단'이라 하면 귀여운 맛이 없으니… 아, '모나왕국'은 어떤가요?
시 : 그거 좋네요. 그걸로 할게요.
- 그럼 모나왕국으로 정해졌네요! 자, 그럼 시다상은 그 왕국의 왕이시네요.
시 : 그렇군요. OK입니다. 저, 네이밍 같은 거 잘 못 하거든요. 왕국으로 만족합니다.
- 그럼 국왕 말고 다른 멤버들의 역할을 정해본다면?
시 : 아카넹은 약간 얍삽이를 쓰는 이미지가 있으니까 부패한 고관대작이라던가. (웃음) 요네는 먹는 걸 좋아하니까 왕궁 주방장? 왕궁 요리담당관이라 해 두죠.
- 지위 높네요. (웃음)
시 : 리사는 그렇게 높은 지위는 아닐 것 같지만… 싸우는 쪽이라면 괜찮으려나. 자, 그럼 왕국군 대령 정도. 스즈모토는 '기세'는 좋지만 일은 잘 못 할 것 같으니 그냥 공주님이라 해 두죠. 다른 나라 공주님. 공주님은 딱히 일 안 해 도 되잖아요.
- 아니 공주님도 나름대로 일은 하실 것 같은데요. (웃음)
시 : 반면 다니는 일을 잘 하는 관리 느낌이에요. 실제로책 좋아하기도 하고.
- 문체부 장관 같은 역할인가요?
시 : 네. 문체부 장관 좋네요.
- 너무 쉽게 정하는 거 아니에요?
시 : 국왕의 권한으로 언제건 자를 수 있잖아요. 다음달호 좌담회 때 말 잘 못한 멤버는 바로 모가지…
- 그거 어마무시한 독재정권이네요. (웃음) 그럼 좌담회에서 이야기 할 주제를 정해 볼까요? 아, 아까 매니저분과 이야기 할 결과, '테마는 기본적으로 시다에게 맡긴다'고 하시더군요.
시 : 오! 그거 좋네요. 음…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으려나…
- 자유롭게 정해도 좋다고는 하셨지만, 살살 해 주세요. (웃음)
시 : 뭐가 좋지…
- 모나 왕국의 활동목적을 이야기 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최종적인 목표라던가, 방송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런 걸 해 보고 싶다는 이야기던가.
시 : 방송에 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로케를 가 보고 싶어요. 촬영도 멤버들이 하고, 유원지 같은 데 가 보고 싶네요. 아! 리액션 술래잡기도 괜찮겠네요!
- 그럼 왕국 명의로 오리지널 곡을 받는다면 어떤 곡이 좋을까요?
시 : 곡은 주시는 대로 받겠지만, MV에선 남장을 해 보고 싶어요. 기본적으로 다들 성격도 그렇고 남장이 어울릴 것 같아요. 아, 가쿠란 (일본식 라운드칼라 남성용 교복)도 괜찮을 것 같아요.
- 왕국 국민분들은 드라마 (잔혹한 관객들) 촬영 중 비는 시간에 어떤 식으로 시간을 보내시나요?
시 : 저는 금방 자곤 해요.
- 국왕 폐하의 우아한 한 때인가요.
시 : 우아하진 않아요. 의상을 벗고 바로 잠 들곤 해요. 리사랑 스즈모토는 이상한 놀이 하면서 놀고, 다른 멤버들이 그 모습을 보며 웃는다… 뭐 그런 느낌이에요.
- 다른 멤버들이 웃는 가운데 혼자 우아하게 잠을 자는 국왕 폐하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중학생 때, 고등학생 땐 반에서 어떤 위치였나요?
시 : 딱히 서열이 위였는지 아래였는지 신경을 안 쓰긴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위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 케야키자카에 들어 와, 남들 위에 서는 쾌감을 알게 되셨다던가.
시 : 그런 건 아니에요. (웃음) 그저 즐거운 공간을 좋아 할 뿐인걸요. 사람들이 많고, 즐겁게 놀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에요. 그리고 바로 그 공간이 '모나왕국' 이지요!
- 엄청 알기 쉬운 정의네요. 다음호 좌담회도 즐거울 것 같습니다.
시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좌담회 때 말 잘 못한 멤버는 바로 벼슬 뺏을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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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트코스터같은 종류 잘 타셨죠?
시다(이하'시') : 네. 엄청 좋아해요. 즐거워서 막 소리지르곤 해요.
- 그럼 이번 촬영도 즐거우셨겠네요?
시 : 네. 왠지 '일'같다는 느낌이 안 들었어요. 일 하러 왔는데 이렇게 즐겨도 되는걸까 싶었어요.
- 순수하게 놀이기구를 즐기는 모습, 뭔가에 열중하는 모습 등 시다상의 여러가지 표정을 담고 싶었어요.
시 : 아 그랬군요. 그런데 저, 사실 꽤 예전부터 숨김없이 자신을 드러냈나 해야하나? 딱히 겉과 속이 다르게 행동하진 않았었는걸요.
- 그러고 보니 예전만큼 '쿨할거야'라는 선입관은 많이 사라졌네요. '케야카케'에서의 활약도 그렇고.
시 : 음… '케야카케' 온에어를 보다보면 저도 모르게 '재미있다'고 생각하게 돼요. 아 물론 제가 재미있다는 건 아니고 방송이 재미있는 거지만.
- 제가 보기엔 시다상도 충분히 재미있는 분이십니다만.
시 : 정말요? 아마 그건 멤버들과 함께 있는 덕분이라 생각해요. 꾸밈없는 제 본모습을 드러 낼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 때문인지, 최근 들어 방송에서 본 이미지를 갖고 악수회에 오신 분께서 '의외로 텐션이 낮네요'라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늘었어요. 하지만 그건 제가 의식적으로 억누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평소 모습이 그런 것 뿐이에요. 방송에서의 모습, 악수회에서의 모습 두 모습 다 제 본래 모습이지요.
- 오늘 인터뷰는 시다상께서 지금 말씀하신 '시다 마나카와 멤버들간의 관계'에서 출발하여 시다상의 '케야키애(愛)'를 알아보는 식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자 그럼 첫번째 질문. 최근 멤버랑 놀러 가신 적 있나요?
시 : 요 전에 리사랑 놀러갔어요. 드라마 촬영이 끝나서 여유가 좀 생겼기에 '분위기 좋은 가게에서 좋은 고기 먹고싶다'라는 식으로. 혼자서는 뭔가 겁나서 그렇게 좋은 가게는 못 가거든요. 그렇게 얘기를 하다가 '그럼 둘이 가자'라는 식으로 얘기가 흘렀지요.
- 리사상에 대한 깊은 애정은 여전하시네요. (웃음)
시 : 하지만 리사가 바빠서 항상 함께 있거나 하지는 못해요. 다니도 활동하면서 학업을 양립하고 있으니 여유가 없고… 최근에는 아카네나 요네랑 함께 지내는 때가 많네요. 그러고 보니 요네랑도 고기 먹으러 갔었어요. 그것도 두 번이나. (웃음) 아, 가라오케도 갔었구나.
- 요네타니상 하니 말인데요, 요 전에 요네타니상이랑 이야기하다 시다상 이야기가 나왔는데, 시다상이 갖고 계신 만화책 권수가 상당하다 하시던데…
시 : 네. 많이 소장하고 있어요. 요 전에 아카네한테 만화를 빌려줬었거든요? 근데 아카네는 돌려 주는 게 늦단 말이죠. 항상 3개월 정도 지난 뒤에야 돌려줘요. (웃음)
- 모리야상, 뭔가 빠릿빠릿한 이미지인데 의외네요.
시 : 센다이에 다녀 온 뒤에 선물을 줬는데, 그 선물과 함께 만화책을 돌려주면서 '미안, 너무 오래 걸렸지?'라고 하더라고요. 반면에 요네는 그런 면에서 진짜 칼같아요.
- 요네타니상 이외에 그런 면에서 철저한 사람은 누가 있나요?
시 : 누가 있으려나… 아, 다니도 그런 면에서 꽤 철저한 편이에요. 다니한테는 주로 제가 빌리는 편인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슬슬 돌려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죠. 그것도 제가 '슬슬 돌려줘야하나'라는 생각이 들기 전에 이야기를 합니다. 다니는 '회수'면에서는 진짜 철저해요. (웃음)
- 그것도 좀 의외라면 의외네요. 오다상은 평화주의자 이미지가 강하다보니. 자, 그럼 다른 멤버들에 대해서도 여쭈어 볼게요. 우선 우에무라상부터.
시 : 리나한테 뭔가를 빌려주거나 빌리거나 했던가… 아, 그러고 보니 휴대전화 충전기 엄청 자주 빌렸었네요. (웃음) '리나할매 충전기좀 빌려줘~'라고 하면 쓴웃음 지으면서도 결국은 빌려 줘요. 리나, 겉보기는 되게 어려보이지만 실제로는 진짜 어른스럽거든요. 함께 있다보면 절로 '언니'라는 게 느껴져요. 그런 점은 페도 마찬가지. 두 사람 모두 어린 멤버들에게 배려도 많이 해 주고 걱정도 많이 해 줘요. 누군가 기운이 없어보이면 꼭 먼저 다가와서 '괜찮니? 무슨 일 있어?'라고 물어주고.
- 다정함과 관대함이 느껴지네요. 그럼 방금 이야기가 나왔던 '언니', 와타나베 리카상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주시겠어요?
시 : 페한테도 만화를 빌려줬었는데요. 이 언니도 심해요. 제가 빌려준 만화책을 어디에 뒀는 지 아세요?
- 잘 모르겠는데요. 어디다 뒀나요?
시 : 침대 밑에 뒀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에? 정말? 말도 안돼'라고 하니까 '미안, 하지만 거기가 가장 안전한걸'이라고 하더라고요. 아직도 뭐가 '안전'하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웃음)
- 어찌 보자면 그것만큼 훌륭한 변명도 없는 것 같긴 합니다만 (웃음) 자, 그럼 다음은… 코이케 미나미상은 어떤가요?
시 : 미이쨩이라… 애초에 뭘 빌리거나 빌려주거나 하지 않네요. 쉬는 날에 뭘 하는 지도 사실 잘 모르겠어요. 미이쨩의 이미지라 하면… 역시 '아침에 머리 감는' 이미지가 있네요. 일이 아침 일찍부터 있어도 머리를 단정하게 하고 오는 게 미이쨩답다고나 할까요.
- 자 그럼 다음분, 코바야시 유이상은 어떤가요.
시 : 얼마 전에 코바가 저희 집에 놀러왔었는데, 그 때 (코바야시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여기 계속 있고싶다'고 하며 편하게 있더라고요.
- 그러고 보니 전에 저희 잡지에서 MV촬영 현장에 취재 갔을 때도 두 분이 계속 붙어계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평소에도 대화 자주 나누시나요?
시 : 코바 진짜 재미있는 애예요. (웃음) 적당히 냉철하다 해야하나. 무슨 일이 있으면 담담하게 츳코미를 넣는데, 그게 진짜 날카로워요.
- 냉철이라… 어쩌면 멤버들 가운데 가장 쿨한 것이 코바야시상이라던가?
시 : 음… 쿨하다기 보다는 냉정침착하다는 게 적당한 표현일 것 같아요. 예나 지금이나 다니가 코바 뒤를 졸졸 쫓아다니는데요, 요 전에 멤버 전원이 한 엘레베이터에 탈 일이 있었거든요.엘레베이터 안이 좁아서 다 타려면 다들 딱 붙어서 타야 했어요. 그런 상황이되니까 다니가 일부러 코바 곁으로 가서 밀착한 뒤에 되게 행복한 듯 웃고 있는거예요. 그걸 보면서도 코바는 '그만 좀 해..' 정도로 넘기더라고요.
- 오다상, 그거 완전히 폭주 아닌가요. (웃음) 하지만 멤버들은 그런 오다상의 모습을 좋아한다고 하던데…
시 : 요즘은 다들 좀 질려해요. 얼마 전엔 리사가 대놓고 '좀 징그럽다'고 했을 정도. 뭐, 다니도 그냥 묵묵히 책 읽고 있을 때가 더 많지만요.
- 어? 리사상은 오다상에 대한 마음을 접은 건가요?
시 : 그건 또 아닌 것 같던데요. 리사 츤데레라 그런 거 아닐까요.
- 아하, 그런 것일수도 있겠군요. 아, 아까 전에 '최근에는 모리야상이랑 함께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는데, 뭔가 재미있는 에피소드 같은 것 없나요?
시 : 아카네 에피소드라… 그러고 보니 요 전에 촬영하러 갔을 때, 스태프분께서 '아카네, 옷 갈아입어야지'라고 부르셨거든요? 그걸 듣고 아카네가 '네~'라면서 신나 달려가다 아주 호쾌하게 굴렀어요. 그리고 저랑 리사가 바로 그 순간을 눈 앞에서 목격했지요. 사실 아카네라 하면 '언제나 전력을 다 하는' 이미지가 있지만, 때때로 보여주는 그런 허술한 부분이 진짜 귀엽고 재미있어요.
- 모리야상은 '갭모에'를 자극하는 부분이 있다는 얘기군요.
시 : 한 번은 아카네가 '피치걸(영화) 보고싶다'고 하길래 '보러가자' 해서 둘이 영화를 보러 갔었거든요. 저랑 아카네 자리 근처에 여자분 한 분이 영화를 보러 오셨었는데, 감동적이거나 슬프지도 않은 장면에서 막 목놓아 우시는거예요. 전 그 분이 신경쓰여서 영화에 집중이 안 되더라고요. 아, 이건 아카네 에피소드가 아닌가. (웃음) 뭐, 아카네랑 함께 영화를 보고 왔다는 이야기인 걸로.
- 요즘 엄청 바쁘실텐데, 멤버들이랑 영화 보러 종종 가시나봐요?
시 : 아뇨. 도쿄로 올라 온 뒤로 영화관 간 건 딱 두 번 뿐이에요. 아까 말한 '피치걸'이랑 '물에 빠진 나이프'. 그 중에서 '물에 빠진 나이프'는 테치, 미유, 아카네랑 같이 갔어요. 영화 자체는 굉장히 무거운 내용이지만, 제가 좋아하는 코마츠 나나상의 연기를 볼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만족했어요.코마츠 나나상, 한 번 꼭 만나보고 싶어요.
- 함께 일을 할 기회가 있을 것 같은데요.
시 : 그게 좀처럼 없더라고요. 니카이도 후미상도 좋아하는데, 니카이도상과도 함께 일을 할 기회가 없었고요.
- 그렇군요. 자, 다시 케야키 이야기로 돌아 가 보죠. 스가이 유카상과의 에피소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시 : 윳카라… 어떤 게 있을까요. 음… 성실하고 올곧게 자란 아이라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웃음)언제나 학교의 시프트?(시간표)와 스케쥴이 겹치지 않도록 궁리하고 있다는 이미지가 있어요. 윳카도 그렇고 다니도 그렇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 저도 '진학을 해 볼까' 싶기도 한데… 패션이나 스타일링을 배워보고 싶어요.
- 하긴, 시다상 멋쟁이시니까요. 자 그럼 이시모리상 은 어떤가요?
시 : 아까 이야기했던 엘레베이터 이야기로 돌아가는데요, 아무리 애를 써도 한 번에 다 탈 수가 없어서 결국 몇 명은 일단 1층에서 대기했다 다음 엘레베이터를 타게 되었어요.저는 먼저 타고 가는 그룹이었는데, 니지카가 마지막으로 내리면서 1층 버튼을 누르고 내리더라고요. 아래에서 기다리는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엘레베이터를 탈 수 있도록. 그 모습을 보고 '아, 니지카 진짜 착하구나'라고 생각했어요.
- 그거 미담이네요. 그럼 다음 타자, 사이토 후유카상은 어떤가요?
시 : 후쨩이요? 후쨩은 서로 연락처를 교환할 때 '차단하면 안돼'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이전에 농담으로 '후쨩이 친구추가하면 차단할거야'라고 했었던 것 때문인 것 같은데, 그걸 또 순진하게 믿더라고요. 제일 처음 보낸 메세지도 '정말로 차단하면 안된다?' 였어요. 핸드폰을 바꾼 뒤에 처음 만난 날에도 '설마 라인 차단한 건 아니지?'라고 엄청 걱정하더라고요. (웃음)
- 후유카상, 그런 타입으로 안 보였는데. 의외네요.
시 : 의외로 사서 걱정을 하는 타입이에요.
- 그러고 보니 후유카상, 요즘 '케야키자카 멤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자주 이야기 하시던데, 시다상은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시 : 아, 그거 '케야카케'에서 한 말이죠? 그러고 보니 '엑센트릭' MV촬영이 끝난 뒤에 후유카랑 멤버 몇몇이랑 함께 풀밭에 누워 밤 하늘을 바라보며 같이 울었던 적이 있어요. 저랑 후쨩, 미유, 네루, 나나코, 다니랑 페도 있었던 것 같은데… 다들 긴 코트를 입고 풀밭에 누워 하늘을 보며 '별똥별 안 떨어지려나~'하며 뒹굴거렸거든요. 그러고 있으려니 갑자기 네루가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그게 (갑자기 목소리를 한 옥타브정도 올려서 나가하마 흉내를 내며) '우리들, 참 작은 존재다. 그치?' 였어요. 그걸 들을 후쨩이 갑자기 울기 시작하길래 핸드폰을 꺼내서 슬픈 노래를 틀었어요. 졸업을 테마로 한 곡이라던가.
그런 와중에 네루가 또 다시 '우리는 어떻게 만난걸까?' 라고 말을 꺼내더라고요 (나가하마의 목소리와 말투를 흉내내며) '네루랑 마나카, 나가사키랑 니이가타 출신이잖아. 평범하게 살았다면 만날 일 없었을 거 아냐' 라며…그리고 그 얘기를 들은 후쨩이 다시 울기 시작하고… 그 옆에선 미유가 '아 저거 UFO아냐?'라고 말을 하질 않나…시작은 '다 함께 누워서 별똥별을 찾는' 거였는데, 어느 사이엔가 그런 분위기가 되더라고요. 하지만 그 날 본 밤 하늘은 별들로 가득 차 있어서 정말 아름다웠어요. 아, 물론 별똥별도 봤고요.
- 이야 그거 청춘드라마 같네요. 멋지네요. 아까 말한 에피소드에서 의미불명의 발언을 한 스즈모토상과도 사이가 좋으시죠?
시 : 미유도 재미있어요. 라인으로 대화도 많이 하고. 요즘들어 다니가 혼자 책만 읽고 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다니의 관심을 끌려고 괜히 까불거리기도 해요. 하지만 다니는 그런 모습을 보고도 무시하기 일쑤(웃음)
- 오다상이 독서를 좋아하신다는 건 블로그만 봐도 알 수 있겠더라고요. 자 그럼 이번엔 그런 오다상과 사이가 좋은 나가사와상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시 : 나나코도 정말 재미있어요. 아, 재미있다기보단 독특하다 해야 하나. 요 전에 대기실에서 자리가 옆자리였는데, 나나코가 있길래 장난삼아 엉덩이를 만졌거든요. 보통 다른 멤버라면 '그만 해~'라고 하는데, 나나코는 오히려 제 손을 잡고 자기 엉덩이에 갖다 대더라고요. 장난을 친 제가 되려 놀라서 '어?!' 라고 뺐지요. (웃음)
- 나가사와상 답다고 해야 하나요… 다른 이들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으시네요 (웃음)
시 : 나나코 본인도 그게 재미있었는 지, 그 뒤로는 둘이 가까이 있을 땐 서로 상대방의 엉덩이를 만지곤 해요 (웃음)
- 뭔가 금단의 세계 같은 위험한 향기가 나는데요. (웃음) 그럼 다음 멤버 얘기를 들어볼까요? 음… 사토 시오리상.
시 : 저희 같은 경우에는 이동중에는 꼭 그룹 라인에 재미있는 사진을 올려서 같이 보며 웃곤 하거든요. 근데 시쨩은 니지카가 사진을 올리는 순간 완전 조용해져요. 그 타이밍이 엄청 절묘해서 보고 있으면 엄청 웃겨요. (웃음) 실제로 니지카랑 시쨩은 웃음 포인트가 완전 반대라서 시쨩이 사진을 올릴 땐 니지카가, 니지카가 사진을 올릴 땐 시쨩이 순간적으로 굳는 게 이젠 무슨 하나의 개그로 정착되어 있어요."
- 그런 반응들이 역설적으로 웃음을 자아낸다는 얘기군요. 아, 사토상은 주특기인 디자인을 살려 그룹 외부에서도 활약을 하고 계신데요, 멤버 각각의 솔로워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시 : 시쨩이 디자인한 옷 광고패널을 역에서 본 적이 있는데요, '와, 대단하다. 의상 완전 예뻐'라고 생각했어요 같은 멤버라기 보다는 관람객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봐도 말이죠."
- 1주년 기념 라이브 때 '우리들의 전쟁' 공연시에 모니터에 비춰진 그래픽 디자인도 사토상이 담당하셨지요.
시 : 정말요? 그건 몰랐는데. 와… 보고 싶네요. 저희는 백스테이지에서 다음 곡 준비하고 있었으니 못 봤거든요. DVD 안 내 주려나.
- 작년에 방송된 드라마 '누가 도쿠야마 다이고로를 죽였는가'가 최근 들어 발매되었으니까 영상화까진 시간이 좀 걸리겠지요. 와, 그러고 보니 '도쿠야마~'가 벌써 1년 전 얘기네요.
시 : 시간 참 빠르네요. '도쿠야마'라… 스태프분들도 좋은 분들 뿐이었지만 촬영기간은 정말 힘들었어요.
- 그래도 시간이 지났으니 이젠 웃으면서 추억 할 수 있지 않나요?
시 : 아직은 좀 힘들어요. 사실상 어떤 의미에선 '수행'에 가깝기도 했고. 하지만 크랭크업 때는 다들 울었네요. 특히 저랑 아카네… 아니다 그냥 전부 엄청 펑펑 울었어요.
- 케야키 멤버는 눈물이 많은 이미지가 있어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시 : 누군가 울기 시작하면 다들 따라 울곤 해요. 그래서 '울지 마.'라고 얘기하곤 하죠. (웃음)
- 참고로 시다상이 보시기에 가장 눈물이 많은 멤버는 누구인가요?
시 : 누굴까요. 아! 네루요 네루! 아무리 봐도 울 장면이 아닌데 눈물이 터질 때가 있어요. '네루~ 그만 울어~'라고 하니까 네루가 '마나카 무서워~'라고 하면서 더 울더라고요. 그래서 그 뒤로는 네루가 울면 기본적으로 별 말은 안 하고 지켜보는 편이에요. (웃음)"
- 지켜본다라… 그것도 일종의 배려네요. 그럼… 하부 미즈호상 이야기를 들려주시겠어요?
시 : 저도 모르게 하부쨩을 가만히 지켜보곤 해요. 전체적으로 되게 정돈되어 있잖아요. 얼굴도 그렇고 신체 부분부분도 그렇고, 키도 그렇고. 그래서인지 항상 가만히 쳐다보게 돼요. 하부쨩 본인도 제가 쳐다보고 있는 걸 알고 있어서, 가끔씩 눈이 마주치곤 하죠. 하지만 눈이 마주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시선을 피해버려요. (웃음) 하부쨩이 보기에 저는 꽤나 이상한 사람일걸요. '오해야'라고 이야기 해야 할 것 같긴 한데, 이야기 할 타이밍이 어려워요."
- 음… 저 내일 (이 취재 다음날) 하부상 취재가 있는데요.
시 : 그럼 하부쨩에게 '시다가 너 쳐다보는 건 그런 이유에서야'라고 설명 해 주세요. (웃음)
- 뭐 그 정도야 해 드릴 수도 있지만, 직접 이야기 하는 게 낫지 않아요?
시 : 정작 둘이 되면 부끄러워서요. 그리고 본인에게 저런 얘기 하는 거 좀 설명이 어렵잖아요. 그것도 되게 진지한 표정으로 하루에 최소 5번은 쳐다보고 있으니… 아마 '쟤 뭐지?'라고 생각하고 있을 거예요. 아, 이 얘기도 꼭 해 주셔야돼요? (웃음)
- 네. 이야기 해 둘게요. 그럼 오제키 리카상에 대해 이야기 해 주세요.
시 : 오제키는 리나랑 비슷해요. '케야카케' 같은 데선 좀 애같고 철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언니'로서 어린 멤버들을 잘 챙겨주거든요. 저도 그렇고. 멤버들을 가만히 지켜 보다가 분위기가 별로 안 좋거나 하면 일부러 다가와서 분위기를 풀어주곤 해요. 저는 오제키를 '침파'라고 부르지만. (웃음)
- 그 별명에 대해 오제키상의 반응은?
시 : 화난 척 해요. 제가 '침파~'라고 부르면 '흥~'이라면서 토라진 척을 하는데, 그게 진짜 오제카와(오제키 귀여워의 약어)죠.
- 뭔가 딱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데요. (웃음) 그럼 하라다 아오이상 얘기를 들려주세요.
시 : 아오이가 지금 몇 살이었죠? 16살이었나? 17살이 되었던가? 우와… 무서워.
- 그룹 결성 당시 중 3이었으니까 지금 고 2네요.
시 : 케야키자카, 평균연령 꽤 높은 편이잖아요. 생각 해 보면 제 바로 윗 멤버들이 성인이 되면 그룹 멤버 반 이상이 20살 이상이란 말이죠. 후쨩이 요즘 이거 엄청 신경쓰던데.
- 괜찮아요. 멤버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그룹이 연령층'을 신경쓰는 사람, 그리 많지 않아요. 그나저나 하라다상 얘기를…
시 : 아오이 같은 경우, 어른스러울 때랑 애 같을 때 사이의 격차가 심해요. 대기실 같은 데서 저랑 리사가 이야기 하고 있으면 꼭 가운데로 끼어 들어오거든요. 엄청 좁은데도 말이죠. 그래서 '왜 꼭 이 사이로 들어오는거야?'라고 물은 적이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더라고요. 그게 오히려 대단하달까… 뭐, 정말 귀찮게 굴 때는 '아오이, 지금 좀 귀찮아'라고 확실히 얘기 해요. 그럼 (볼을 부풀리며) 이렇게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곤 해요. 리사는 그걸 보면 꼭 따라하고 (웃음)
- 하라다상 입장에서는 그렇게 같이 놀고 싶어서 일부러 두 분 사이 좁은 곳으로 끼어드는 것 아닐까요?
시 : 그것도 분명 큰 이유일 거라 생각해요. 리사가 따라하면 꼭 '왜 아오이 따라해! 그만 둬!'라고 투정을 부리는데, 표정은 엄청 기뻐 보여요.
- 그런 부분이 귀엽다던가?
시 : 음… 어떨까요~ (웃음) 뭐, 아오이는 좋은 의미로 겉보기가 예전이랑 변함 없는 게 대단한 것 같아요. 같은 기간동안 테치는 엄청 어른스러워 졌기 때문에 더 그래 보이는 것도 있겠지만.
- 히라테상이라… 겉보기 뿐 아니라 내면적으로도 어른스러워 졌지요?
시 : 그렇죠… 하지만 유원지를 좋아하는 점이라던가, 아직도 귀여운 부분은 많이 남아 있어요. (아이치현 가마고리시에 위치한) 라구나 텐보스에서 열린 페스티벌에 나갔었을 때, 비는 시간동안 멤버들이랑 제트코스터를 탔었거든요. 테치가 솔선해서 '나 제트코스터 타고싶어'라 해서 저희도 '그래 타자!'라는 분위기였지요.(웃음)
- 히라테상의 '나이대에 걸맞는' 에피소드를 들으면 어째선지 마음이 따뜻해져요. (웃음) 자, 히라테상까지 이야기 했으니 이걸로 한자 케야키 멤버들은 한 바퀴 돌았네요. 그럼 이제부턴 히라가나 케야키 멤버들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예전엔 블로그에다가 사이토 쿄코상, 사사키 미레이상이랑 사이가 좋다고 쓰셨던 것 같은데요.
시 : 히라가나 멤버들이랑도 자주 이야기 해요. 저희 친언니가 카토시 오시라서 요 전에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니 엄청 기뻐하더라고요. 처음엔 카토시 분위기만 보고 무서운 사람인가 했었는데, 알고 보니 다른 애들 말마따나 엄청 헐렁한 애더라고요.
- 헐렁하다니. 그럼 라면을 좋아하는 사이토 쿄코상은 어떤가요?
시 : 쿄코 말이죠? 사실 저는 쿄코를 '응코('응가'라는 뜻인 うんこ가 아닌 んこ. 하지만 발음은 비슷함)'라고 불러요.
- 엥? 왜요?
시 : 공식 별명이 '쿙코'잖아요. 거기서 '쿄'를 뺀 것 뿐이에요. 아침에 만났을 때 '좋은 아침이야 응코~'라고 인사하면 (사이토 쿄코 특유의 낮은 목소리를 흉내내며) '아, 좋은 아침이에요. 근데 그 '응코'라고 부르는 것 좀 그만 둬 주면 안돼요?'라고 담담하게 츳코미를 넣어요. 그게 엄청 재미있어요.. 아, 그리고 리사가 메미를 마음에 들어해서 메미만 보면 애기 소리를 내면서 '아~ 바부쨩 (바부는 갓난 아이들이 하는 옹알이 소리)~'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그러던 와중에 쿄코가 지나가면 '아, 응코다. 안녕'이라고 인사하곤 해요.
음… 그리고 쿠미랑 마오… 이 둘이랑은 꽤 금방 친해졌어요. 리사까지 해서 넷이서 밥도 자주 먹으러 다니고 그러거든요. 쿠미랑 마오 둘 다성격이 좋아서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해요. 좋은 친구들이지요.
- 예상 외로 교류가 많네요. 그럼 우시오 사리나상에 대해서도 한 말씀.
시 : 아. 우시오쨩이랑은 그렇게 많이 이야기를 나눠보진 못했어요. 목소리가 귀엽고 여성스럽다는 건 알고 있지만. 우시오쨩은 미이쨩이랑 사이가 좋아요. 악수회 때 둘이 같이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둘 다 성격이 조용조용하니 잘 맞는 것 같아요.
- 그렇군요. 그럼 사사키 미레이상은 어떤가요? 사이가 좋은 멤버라고 하셨는데.
시 : 애초에 미팡은 제가 좋아하는 타입이에요. 얼굴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저 뿐 아니라 테치나 오제키도 미팡을 좋아하는 등, 한자 멤버들 사이에서 인기가 대단해요. 최근 사이가 좋아지면서 알게 된 건데, 의외로 애 같은 부분이 있어요. 기본적으로 똑부러지는데 군데군데 허술한 모습이 귀엽지만요. (웃음)
- 그런 '갭'이 귀엽다는 얘기군요. 그럼 카게야마 유카상은 어떤가요?
시 : 카게야마쨩이랑도 별로 이야기를 못 해 봤어요. 이미지만 갖고 얘기하자면 엄청 똑부러지는 이미지네요. 그리고 소통능력이 좋다는 거. 들어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부터 '함께 사진 찍어주세요'라고 다가 오는 것을 보며 '와, 소통능력 대단한데'라고 감탄했어요. 저 같았으면 낯가림 때문에 그런 얘기 잘 못 하거든요. (웃음)
- 하긴, 확실히 한자 케야키 멤버 중에는 없는 타입이긴 하지요. 그럼 시다상과 동갑인 다카세 마나상, 히가시무라 메이상은 어떤 이미지인가요?
시 : 어? 동갑이던가요? 아, 그러고 보니 예전에 나이 얘기 듣고 리사랑 둘이서 '우리둘 엄청 나이들어 보이는구나'라고 이야기 했었지. (웃음) 옷 취향도 정반대고, 보기에도 어려보이잖아요. 솔직히 그 둘이랑도 그리 이야기를 많이 해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요.
- 그렇군요. 사실 동갑인 멤버가 한 명 더 있어요. 다카모토 아야카상이라고.
시 : 아, 다카모토쨩이랑도 그다지 많이 이야기를 해 보지는…
- 다카모토상은 사이토 쿄코상이랑 비슷하게 생겼다고, '쌍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던데요.
시 : 오, 그런가요. 쿙코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쿙코 진짜 재미있어요. 악수회 때 간호사 옷을 입고 있길래 '오! 응코 수고했어'라고 하니 '아, 수고하셨어요. 그나저나 저 응코 아닌데요'라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게 진짜 재미있거든요. 그리고 '쿙코! 하트 날려줘 하트!'라고 하면 이렇게 (손으로 하트를 그린 뒤 입김을 불어 날리는 시늉을 하며) 날려주기도 하고요. '그건 (하트를 그려서 입김을 불어 날리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니까 손가락을 교차시켜서 '미니 쿙코 하트'를 만들어 주기도 해요. 아무리 장난을 쳐도 잘 받아주는 착한 아이예요. 아, 진심으로!
- 그렇게 강조 안 해도 돼요. (웃음) 그럼 마지막 멤버. '시다 마나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시 : 음.. 모르겠어요. 자신에 대해서는 정말 하나도 모르겠어요.
-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잘 파악하면서요?
시 :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건 맞을까요? 하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시다 마나카'는 그리 좋은 아이라는 인상은 못 줄 것 같아요.
- 그럴리가요. 이거 진심입니다.
시 : 그렇게 커버 쳐 주지 않으셔도 돼요. 아, 사실 저 리사의 체키 엄청 많이 갖고 있어요. 한 20장 정도 되나? 그것도 본인에게 부택해서 사인도 받았거든요. '하트 그려줘!' 라던지 '모나쨩에게라고 써 줘'라던지. 정말 리사… 너무 귀여워요. 최근 들어 가까이서 리사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동하곤 해요.
- 그쯤되면 거의 사랑 수준 아닌가요.(웃음) 뭐, '리사애(愛)'에 대해선 잘 알겠으니 화제를 바꿔보죠. 최근 자주 듣는 음악은 어떤 음악인가요?
시 : 네버얀(never young beach)을 자주 들어요.
- 오. 록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도 듣기 시작한건가요? Suchmoss도 좋아하셨죠?
시 : 네. 여전히 좋아해요. 라이브도 보러 갔을 정도. 그리고 엘레(ELLEGARDEN)나 RIZE도 좋아해요. RIZE는 특히 KenKen상의 베이스가 멋져서 좋아요.
- 케야키자카의 '엑센트릭'도 멋진 곡이라 생각하는데요.
시 : 저도 엑센트릭 좋아해요. 지금 케야키 곡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이지요. 처음 들었을 땐 A멜로디를 내레이션으로 채우는 게 좀 어색했는데, 레코딩 하면서 계속 듣다 보니 엄청 좋아졌어요.
- 여름에 록페스티벌에 나가셨을 때 엑센트릭을 공연하길 기대할게요. 시다상은 록페스 그 자체가 기대되시겠지만요.
시 : 기대 되긴 하지만, 한 편으론 한여름 땡볕 아래서 '불협화음' 춤을 추면 어떻게 되려나… 싶은 불안도 있어요. C멜로디 직전에 다들 쓰러지는 건 아닐까 싶은걸요. 한 번 쓰러지면 못 일어날지도 (웃음)
- 체력 안배를 생각하면 1주년 기념 라이브처럼 '불협화음'을 마지막에 선보일 수도 있겠네요. 근데 그 날, '불협화음'은 진짜 박력넘치는 압도적인 무대였어요.
시 : 사실 멤버들 끼리도 '그 날 선보였던 불협화음이 지금까지 했던 것 중에서 제일 멋졌어'라고 이야기하곤 해요. 하지만 록페스는 케야키팬이 아닌 분들도 봐 주시는 거라… 어떻게 봐 주실지가 솔직히 좀 걱정이긴 해요. 하지만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도 사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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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현장의 분위기를 확 바꾸는 히라테의 립신
귀기가 서리기라도 한 듯 박력있는 댄스신들이 이어지는 '불협화음' MV. 하지만 그런 MV의 분위기와는 달리 촬영 현장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긴장감만 맴돈 것은 아니었다. 전원이 달리는 장면을 찍기 전에는 오제키 리카의 독특한 달리기 (오제키 스타일)를 조금이라도 교정하기 위해 멤버들이 모여 몇 번이고 웃으며 달리기도 하였고, 쉬는 시간이면 오다 나나, 사이토 후유카가 시다 마나카, 이마이즈미 유이, 나가하마 네루의 장난에 응해 즉흥 모노마네를 하기도 하였다.
오랫동안 이어지는 지리한 촬영시간 사이사이 멤버들은 짧게나마 릴랙스타임을 가져가며 스스로의 모티베이션을 컨트롤 하고 있었다. 이것은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이 하나의 '팀'으로서 좋은 팀웍을 다진 덕분이라 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렇게 웃고 떠들던 멤버들의 얼굴로부터 웃음기가 싹 걷히고 촬영 현장의 분위기가 변해버리는 순간이 있다. 바로 립신(노래 가사에 맞추어 립싱크 하는 장면) 촬영이었다.
이시모리 "립신이 제일 찍기 힘들어요. 얼렁뚱땅 뭉개버릴 수가 없다고 할까요… 개개인의 표현능력이 가감없이 드러 나 버리거든요. 멤버들 역시 그 점을 잘 알고 있기에 거울을 보며 몇 번이고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연습을 하지만… 아무리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도 립신 촬영은 고전하곤 합니다. 실제로 스태프분들도 '케야키자카는 댄서가 아니라 아이돌이니까 무엇보다도 듣는 이에게 노래를 들려 주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봐도 립신은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멤버 한 사람 한 사람 차례로 이름이 불리고, 이름이 불린 멤버들은 카메라 앞에 선다. 모든 멤버, 스태프들이 모니터를 주시하는 가운데, 멤버는 홀로 싸워나가야만 하는 것이다. 긴장을 안 한다고 하면 거짓말이리라.
신구감독의 'OK'사인을 받고 안도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이마이즈미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이마이즈미 "촬영에 앞서 한 번 눈을 꼭 감고 '불협화음'의 가사를 다시 한 번 떠올렸어요. 가사의 세계에 저 자신의 감정을 맡긴 채 촬영에 임했습니다. 오늘은 가사의 세계관에 제 감정이 이입 잘 된 편인데, '사이마조' 때는 그렇게 하지 못 했어요. 그 때문에 꽤나 아쉬운 마음이 들었었기에 그 뒤로부터 조금씩 더 이입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히라테를 보며 배우는 게 많아요. 히라테의 립신 촬영을 보며 '아, 저런 식으로 할 수도 있구나'라고 많이 배우거든요."
그렇게 이야기 하는 이마이즈미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는 히라테가 서 있었다. 때마침 히라테의 립신 촬영이 시작되려는 찰나였다. 현장의 분위기는 어느 사이엔가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신구 감독이 자리에서 일어나 히라테에게 다가가서는 입을 열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MV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 이 장면이라 생각해'
신구 감독의 말을 들은 히라테가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제자리에서 몇차례 가볍게 점프를 하고는 목을 좌우로 돌렸다. 히라테의 눈이 평소보다 더 강렬한 빛을 띄기 시작했다. 그리고 히라테의 눈빛을 주시하고 있던 신구 감독이 '좋아! 촬영 시작!'이라 소리를 지른다. 신구감독의 사인에 음악이 흘러 나오고 모든 이가 숨죽여 바라보는 가운데 히라테가 립신을 찍기 시작했다.
히라테는 왼발로 리듬을 타며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 불렀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불협화음' 보다도 크고 낭랑한 목소리로 지금 이 곳에서 밖에 들을 수 없는 '불협화음'을 선보이는 것이다. 한 번, 두 번, 세 번… 같은 장면을 여러 번 촬영하며 점점 커져가는 건 비단 '긴장감'만이 아니었다. 히라테가 선보이는 '표현 방법' 역시 그에 맞추어 늘어났던 것이다. 히라테의 '진화'란 1년, 아니 1일 단위가 아니라 불과 1분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던 것이다. 이번 기획기사의 첫 문장에서 묘사했던 광경, '베테랑 카메라맨'이 자기도 모르게 혼잣말을 읊조렸던 것은 다름아닌 이 장면이었던 것이다.
신구 감독은 히라테의 립신을 찍으며 몇 번이고 촬영을 중단하곤 히라테에게 다가 가 무언가 지시를 내렸다. 이 장면이 인상적이었기에 신구 감독에게 당시 어떤 이야기를 했는 지 물어보았다.
신구 "사실 처음에 '이번 MV에서 이 장면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 했던 건 연출적인 측면이 강했어요. 히라테는 어느 정도 프레셔를 가해주면 정말 좋은 표정을 짓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의식적으로 프레셔를 준 거였죠. 그 뒤로는 그저 '어떻게 히라테에게서 최대한 감정을 이끌어 내느냐'가 승부처이기에 히라테에게 '지금 한 게 최선이야?'라고 물어 본 거였지요. 만에 하나 본인이 그 장면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다시 한 번 찍고, 히라테가 '최선을 다 했어요'라고 하면 그제서야 OK를 하는 거죠. 기본적으로 히라테는 매우 스토익한 아이이기에 저 역시도 본인이 만족 할 때 까지는 카메라를 돌려 주고 싶고요. 그런 식으로 몇 번이고 찍다 보니, 립신 촬영 때 가장 시간이 많이 드는 게 히라테의 촬영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겠지요."
히라테의 립신 촬영을 보며 정말로 놀랐었다고 이야기하니 씩 웃으며 '아뇨. 히라테는 더 잘 할 수 있는걸요'라 말을 잇는 신구감독.
신구 "히라테가 더 경험을 쌓고 20살이 넘었을 때 즈음에는 정말로 어마어마할 거예요. 이제 겨우 15살이긴 하지만 저기에 인간적인 경험이나 감정이 실리기 시작한다면 정말 완벽할 거라 생각하거든요. 제 상상이긴 하지만 그런 모습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기도 하기에, 그런 '완성형'을 최대한 끌어 내 보고자 하는 욕심은 있습니다. (웃음) 물론 지금 제 눈 앞에 있는 15살 히라테에게서 제가 상상하는 '20살이 넘은 히라테'를 요구한다는 건 잔인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촬영을 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그런 점을 요구 하게 되더라고요."
아직 완성되지 않은, 발전 과정에 있는 15살 소녀. 하지만 서두에 적었듯이 그녀가 이미 '모든 이의 시선을 빼앗는 퍼포먼스'를 소화 해 내는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니, 재능 뿐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TAKAHIRO상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다른 아티스트들을 찾아보며 끊임없이 자극을 추구하는 왕성한 탐구심을 갖추고 있기까지 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모든 측면들이 모여 만들어 낸 것이 바로 '히라테 유리나'라는 존재인 것이다.
15살 소녀의 농도 짙고 장대한 매일매일
어느 사이엔가 해가 지고 어둠이 세상을 감쌌다. 한겨울의 차디 찬 공기 속에서 MV촬영은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장면은 이 작품 최대의 승부처, '전체 댄스신'이었다.
'스즈모토! 0.05만큼 오른쪽으로 가! 리사! 0.05만큼 왼쪽으로 가!'
TAKAHIRO씨는 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지시를 내렸다. TAKAHIRO씨의 지시가 끝나자마자 대형이 흐트러질세라 신구 감독의 촬영 개시 사인이 떨어졌다. 뭉게뭉게 피어 오른 스모크 안에서 수십 수백번을 연습 해 온 안무를 있는 힘껏 선보이는 멤버들. 도중에 음향트러블이 일어나 5분가량 촬영이 중단 된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 때는 나가사와 나나코가 다른 사람들을 웃게 하며 현장의 분위기를 완화시키기도 하였다.
트러블이 해결 된 뒤 다시금 음악이 흐르고, 히라테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데모곡의 소리를 지워버릴 듯 한 큰 목소리로 외쳤다.
'나는 싫어!'
주변을 감싼 어둠을 찢어발기듯 카랑카랑하게 울려퍼지는 '나는 싫어!'라는 히라테의 목소리는 그녀 안에 내재된 우울을, 생각대로 되지 않는 자신에 대한 불만을, 스스로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키는 듯 했다. 히라테 유리나는 스스로가 히라테 유리나라는 점을 인식하며, 동시에 히라테 유리나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에서, 마치 자신의 존재의의를 증명이라도 하듯 누구보다도 격렬하게 약동 한 것이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지난 1년간 히라테가 가장 많이 성장한 부분, 가장 진화한 부분은 어떤 부분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퍼포먼스가 늘었다' 같은 눈에 빤히 보이는 부분을 제외하고 생각 해 보자면 히라테 유리나의 지난 1년간의 성장, 진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은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첫번째로 들 수 있는 것은 집중력의 지속성과 예리함이다. '세카아이'나 '세종'때에도 나이에 걸맞지 않은 걸출한 집중력을 보여 준 바 있지만, 지금은 그 때랑 비교해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본인에게 이 이야기를 하자 '아니에요. 의외로 멍하니 있는 경우가 많은걸요'라며 웃으며 대답을 하였지만, 카메라가 돌기 시작 한 순간부터 촬영이 끝날 때 까지 본인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꿰뚫는 듯한 시선'을 계속 유지하는 집중력이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불협화음'의 세계에 들어가는 순간, 그 곳에 서 있는 것은 천진하게 웃으며, 고양이가 보이면 쫓아가서 머리를 쓰다듬는 15살 소녀가 아닌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바로 '케야키자카46의 히라테 유리나'라는 존재를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스스로가 센터로서 각광을 받는다'는 데에 대해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고 한 발 물러서려는 면이 많았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일종의 '겸허함'은 지금도 그녀의 안에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그런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불안, 주저함'을 촬영 현장에서는 한 치도 드러내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 바로 그런 성장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케야키자카라는 그룹 내에서 '스페셜'한 존재가 된 자신에게서 도망치지 않고, 그 '스페셜함'에서 오는 책임감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려는 모습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드디어 마지막 장면 촬영이 시작되었다. 마지막 장면은 모든 멤버들이 일제히 '빛'을 향해 달려 나가는 장면. 마지막 촬영을 앞두고 멤버들은 한 데 모여 원진을 짰다. 모두 입을 모아 케야키자카의 원진 구호를 힘차게 외친 뒤, 스가이 유카가 입을 열었다. '자, 그럼 마지막 장면 기합 빡 넣고 해 보자!' 멤버들은 스가이의 말에 '오오!'라고 큰 소리로 호응하였다. 그리고 그런 멤버들의 목소리가 신호이기라도 한 듯 카메라가 소녀들을 비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십 초 뒤… 모든 촬영이 끝났다.
오랫동안 이어진 촬영을 끝내고 멤버들의 표정에도 안도의 빛이 감돌았다. 기진맥진한 멤버들이 하나 둘씩 버스 안으로 들어 간 뒤, 고요한 촬영 현장에 홀로 서 있는 사람이 있었다. 히라테였다. 히라테가 서 있는 곳에 조명이 비추어 진 것은 아니었기에 그녀의 표정마저 읽어내지는 못했기에 그녀가 어떤 생각으로, 무엇을 떠올리며 그 자리에 서 있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꼼꼼히 지켜 봐 온 내 눈에는 그녀의 그런 행동이 '히라테 유리나가 히라테 유리나로서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끝나 버린 데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는 것' 처럼 보였다. 모든 것을 불태운 뒤에 느껴지는 해방감, 그리고 그와 동시에 찾아오는 상실감이 그녀를 감싸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절대적인 센터', '21세기가 낳은 혁명아', '야마구치 모모에의 재림' '아이돌계에 강림한 구세주'
지난 1년간 그녀를 보며 내 머릿속을 맴돌던 것은 '쟤는 어떤 아이일까?'라는 의문이었다. 비록 나 스스로가 납득 할 만한 대답은 아닐지라도, 어떻게든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독자들에게 전해야만 하는 편집자, 기자로서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내가, 그리고 나와 같은 의문을 가졌던 수많은 라이터, 편집자들이 '히라테 유리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답을 내기 위해 수 많은 비유를 들이댔었다. 하지만 정작 히라테 본인은 저런 수 많은 비유에 대해 '저 중에 정답은 없는데'라며 내심 웃어 넘겼으리라. 저런 비유를 사용한 바 있던 본지가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좀 우스운 일이지만, 분명 히라테 유리나라는 사람을 적절하게 나타내는 캐치프레이즈는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말이다.
하지만 그 날, 아무도 없는 불꺼진 야마시타 부두에 홀로 서 있는 그녀를 보며 우리들 만큼이나 히라테 본인도 아직 '히라테 유리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답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그 답을 찾기 위해 내일도 히라테는 자신이 '히라테 유리나'로 있을 수 있는 장소에서 싸워 나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 해 보면 이제 겨우 15살밖에 되지 않은 소녀가 보내는 매일매일이 얼마나 농도 짙고 장대한 것인지가 가슴을 저미듯이 느껴 져, 내 안에서 뜨거운 것이 울컥 치밀어 오르는 것만 같았다.
케야키자카46은 서로를 지키며 전진 해 왔다.
춤에 자신이 있는 스즈모토가 춤을 못 추는 나가사와에게 손을 뻗고, 오다는 다른 이를 웃게 하며 멤버들이 긴 촬영에 지치지 않도록 해 주었다. 히라테는 점심시간을 앞두고 멤버들의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몇 번이고 모니터를 체크하며 전체적인 움직임을 확인하였다. 이런 모든 것들은 하나하나 따로 떼어놓고 보면 참 사소한 일일 지 몰라도, 이 MV가 테마로 삼았던 '지켜 낸다'는 행위를 자연스레 하고 있었던 것이다.
'불협화음'이라는 음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낸 케야키자카46.
그녀들에게도 두 번째 봄이 찾아왔다. 그리고 머지않아 여름이 찾아 올 것이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 할 미래를 향해, 그녀들은 앞으로도 서로를 지켜주며, 서로 도와가며 전진 해 나갈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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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협화음' MV 제작 다큐멘트
'모든 이들의 시선을 빼앗는 특별한 존재이니까.'
"얘 눈빛이 엄청 강렬하구만. 이런 사람을 보는 건 정말 오랜만인걸. 이런 눈빛으로 날 쳐다본다면 그 앞에선 거짓말도 못 하겠어."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카메라맨'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가 조용히 읊조렸다.
'내 직업이 MV카메라맨이 아니었다면 당장 시선을 피했을 것 같은, 마치 내 마음 깊숙한 곳 까지 전부 꿰뚫어 보는 듯한 시선이다. 아니, 아니야… 차마 시선을 피할 수 조차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어.'
지금껏 수 많은 배우, 아티스트를 카메라에 담아 온 베테랑 카메라맨에게 조차 특별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사람.
바로 '히라테 유리나'라는 소녀가 그 사람이었다.
'사일런트 마조리티' 당시에 히라테를 처음 보았을 때 느꼈던 감정은 '얘는 대체 뭐지?' 라는것이었다. 아이돌이 된 지 겨우 반년밖에 안 된 14살짜리 소녀가 어떻게 데뷔 싱글에서 이토록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는 것일까. 어째서 이토록 다른 이들의 시선을 끄는 것일까. 아무리계산을 해 봐도 단순히 노력이나 경험 같은 뻔한 말로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유일하게 조금이라도 설명이 되는 것은 바로 '타고 난 재능'이라는 것 뿐. 그렇기에 '히라테 유리나는 대체 어떤 존재인가'라는 단순한 의문은 언제까지고 내 머릿 속을 가득 메운 채 사라지지 않았다.
그 날로부터 1년여가 지나, 나는 다시 '아직도 중학생인' 히라테를 만나게 되었다. 그 누구보다도 농도 짙은 중 3 시절을 보낸 그녀는 지난 1년간 얼마나 성장했을까. 어쩌면 처음 만났던 그 날 내가 느꼈던 충격은 어디까지나 익숙하지 않은 것을 본 데에서 온 착시일 뿐, '사일런트 마조리티'에서 느꼈던 충격은 다시 느끼기 힘든 그런 아이로 성장했을 가능성도 0은 아니다. 뭐가 어쨋건간에 원맨 라이브와 홍백 가합전 등 수 많은 무대에서 한가운데를 장식한 그녀의 '진가'를 알게 될 날이 온 것이다.
물론 진가를 묻게 될 것은 비단 히라테뿐만이 아니다. 케야키자카46라는 그룹의 숙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실패는 용납되지 않는다'는 위치를 생각한다면 데뷔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사일런트 마조리티'를 뛰어넘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한다는 것은 멤버 전원에게 있어 의무라 해도 과언은 아닌 것이다.
'성장한 모습을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어요'라는 안이한 생각은 용납되지 않는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이 생겨난 그 순간부터 짊어 진 멍에이자, 숙명이었기에.
3월 8일. 새벽이 밝았다.
요코하마에 위치한 야마시타 부두에 21명의 소녀들이 모여들었다.
소녀들의 기나 긴 하루가 시작 된 것이다.
'사이마조의 신념'을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한 곡
4번째 싱글 '불협화음'의 MV의 메가폰을 잡은 것은 전작 '둘의 계절' 감독이기도 했던 신구 료헤이감독. 그룹의 데뷔 1주년을 장식하는 중요한 작품 역시 그의 수완에 맡겨지게 된 것이다. 커플링곡인 '이야기한다면 미래를…' 까지 포함하면 그의 손을 거친 케야키자카의 MV는 벌써 3작품째였다.
그런 그에게는 케야키자카의 영상작가로서 고집하는 부분이 있었다.
신구 "케야키자카의 MV를 연출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아이돌의 문법'을 얼마나 멋드러지게 깨부수는가 라는 기본 개념에 너무 사로잡히지 않고 댄스표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담아내느냐라고 생각해요. 이번 MV연출의 출발점 역시 그 점이었습니다."
사실 가장 알고싶은 것은 MV의 '테마'. 이에 대해 질문을 해 보니 신구 감독이 내놓은 대답은 너무나도 의외였다.
신구 "사실 이번 촬영의 테마는 '지켜낸다'라는 점이었어요. '사이마조'는 사실 '우리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드러낸 '의사표명'이 테마인 곡이라 생각하거든요. 말하자면 그룹을 시작한다는 것을 선언하는 곡이죠. 그에 반해 이번 '불협화음'은 '우리는 YES라 말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이마조' 보다도 한 발 더 전진한 내용을 담고 있는 곡이거든요. '사이마조'를 통해 신념을 굳히고, 더더욱 전진한다는 인상이라 할까요."
생각 해 보면 분명 '사이마조'의 가사에 담긴 사상, 그리고 곡을 대하는 멤버들의 자세를 한 층 더 진화시킨 것이 바로 '불협화음'의 가사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그런 가사에 호응하듯 MV에도 더욱 더 힘차게 전진하는 안무가 담겨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진하는 것'과 '지켜내는 것' 사이에 대체 어떤 관련이 있다는 것인가? 오히려 상반되는 뜻을 지닌 두 단어가 아니던가.
신구 "그 당시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은 말이죠, 충격적인 데뷔로부터 1년이 지나면서 솔직히 멤버들의 상황은 이미 기진맥진, 너덜너덜한 상황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렇기에 그런 '사실'을 MV의 스토리로 풀어 내 표현 해 보고 싶었어요. 이미 너덜너덜해 진 멤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냐 하면 다름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고 보듬어주는 것',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동료들을 서로 지키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본인들도 지금은 깨닫지 못하고 있을 지 모르지만,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이 MV를 돌려 본다면 '아 그러고 보니 우리들, 그 당시에는 정말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며 살아남았구나'라고 깨닫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신구 감독은 촬영중에도 멤버들을 모아 놓고 '단순히 앞으로 걸어 나가는 것 만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지키며 나아간다는 점을 염두에 둬 주었으면 해요. 물론 여러분은 딱히 의식하지 않고도 평소에도 자연스레 그렇게 활동 해 왔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동료를 지키며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의식을 잊지 말아요. 춤을 출 때에도 항상 그 점을 의식 해 주면 좋겠네요.'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지금껏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빠른 속도로 1년을 보낸 멤버들은 사실상 더 이상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을 정도의 경지에 도달 해 있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다른 신인 아이돌이라면 겪지 않을 정도로 격렬한 공기저항을, 마찰을 겪으며 심신 모두 피폐 해 져 있었다는 점 역시 부정 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불협화음'의 MV 도입부가 '땅에 누워있는 히라테의 모습'에서 시작하는 데에는 그런 그녀들의 상황을 담아내려는 감독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었다.
MV의 테마가 정해진 뒤, 그에 맞추어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사람이 있었다. 안무를 담당한 TAKAHIRO씨였다. 그가 만들어 내는 독창적인 안무는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 있어 빼 놓을 수 없는 아이덴티티로 정착 해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이번에도 MV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테마, '서로를 지키며 전진한다'는 주제를 멋드러지게 안무로 승화시켰다.
신구 "서로서로 떨어지지 않게 팔짱을 끼고 전진하다가 마치 주변을 견제하기라도 하듯 좌우로 퍼지며 동료가 지나갈 길을 만들어 주는 것만 같은 안무였지요. 소녀들이 차가운 도시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안무로 표현 해 준 것입니다. TAKAHIRO상이 안무를 짜신 것을 처음 보고는 개인적으로 이번 MV의 핵심 주제라 생각했던 부분들이 너무나도 완벽하게 표현 되어 있어서 내심 깜짝 놀랐어요."
특훈을 받은 하부, 그리고 사이토와의 미팅
MV의 테마가 정해지고, 거기에 맞추어 안무가 완성되었다. 완성된 안무는 한 눈에 보기에도 난이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가하마 네루 "다이내믹한 부분도 그렇지만, 멤버들과 움직임을 세세하게 맞추어야 하는 부분도 엄청 힘들었어요."
모리야 아카네 "조금이라도 빨리 안무를 외우려고 밥 먹을 때도 손을 쉬지 않고 안무 연습을 했어요. (웃음)"
스가이 유카 "동작 하나하나가 빠르기도 하지만 포메이션 변화도 많아서 누구 하나라도 삐끗하면 안무 자체가 이상해지지요. 그런 면에서 봐도 지금까지 안무 중 가장 어려웠어요."
이마이즈미 유이 "TAKAHIRO선생님께서 '이번 안무는 모 아니면 도다'라고 하시더라고요. 멤버 전원이 딱딱 맞춰내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함께 늘어서서 보폭을 맞추어 걸으면서 갑자기 쭈그려 앉거나 동작을 취하거나 하는 장면이 많기에 누구 하나라도 타이밍을 놓치거나 동작의 강약조절에 실패한다면 안무로서의 가치가 사라지는 안무. 말 그대로 '모 아니면 도'인 안무와의 싸움에 임하게 된 멤버들은 카메라가 돌지 않는 때에도 연습을 멈추지 않았다. 춤에는 자신이 있는 스즈모토 미유가 프론트에 서게 된 나가사와 나나코에게 딱 붙어서 춤을 가르치는 모습은 그녀들이 있는 곳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열의를 보이는 멤버가 있었다. 녹초가 된 멤버들이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버스로 들어갔을 때, 홀로 TAKAHIRO를 찾은 멤버. 바로 하부 미즈호였다.
물론 본지가 지난 MV촬영을 밀착취재 하였을 때 역시 하부가 전력을 다해 연습을 하는 모습은 몇 번이고 목격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날, 그녀는 그것을 넘어 스스로 지원해서 맨투맨 레슨을 받기에 이른 것이다.
하부 "불협화음의 퍼포먼스는 멤버 전원이 하나가 되지 않는다면 멋지게 보이지 않거든요. 그렇기에 안무 어느 부분을 강조하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 지 같은 세세한 부분에 대해 조언을 받고 싶었어요. 아무래도 이런 조언은 개인적으로 여쭙는 편이 좋겠다 싶었지요. 물론 많은 분들께서 함께 해 주고 계시기는 하지만, 결국 주체적으로 정해야 하는 건 결국 저희들이라 생각하기에, 조언을 받으러 갔어요."
자신이 홀로 연습하고 있는 모습을 우리가 보고 있었다는 것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 이렇게 이야기하는 하부의 표정은 어딘지 부끄러워 하는 듯 했다. 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3열멤버라 해도 그녀처럼 의욕적으로 퍼포먼스 향상을 위해 전력투구한다는 점이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의 대단한 부분이라 할 수 있으리라.
하부가 개인적으로 어드바이스를 구하고, 연습에 몰두 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을 느낀 지 얼마 되지도 않았을 때, '잠깐 확인 좀 할 게 있으니까 다들 좀 모여봐!'라는 목소리가 회장을 가득 메운다. 사이토 후유카의 목소리이다. 그녀의 목소리에 반응하며 1/3정도의 멤버가 모여들었다. 어째서 1/3일까?
사이토 "멤버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춤을 추는 파트가 있는데요, 제가 속한 건 가운데 그룹이었어요. 그리고 가운데 그룹은 양 옆 그룹들이 촬영을 한 뒤에 찍는 순서였거든요. 다른 그룹이 촬영하는 것을 보니까 너무 멋지게 잘 하더라고요. 반면 저희 그룹은 아직 타이밍이 엇나가는 경우가 많아 보여서 저희 그룹 멤버들을 모아 이야기를 좀 해 볼까 싶었어요."
자주적으로 연습에 몰두하는 하부의 모습이 취재진들에겐 익숙한 풍경이듯이 사이토가 멤버들을 모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 역시 언제나 보던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안무의 성격상 아무래도 멤버들간의 의견교환 역시 평소보다 훨씬 빈번하게 이루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평소보다 훨씬 더 빈번했던 것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촬영이 중단 되었을 때, 멤버들이 모니터에 몰려들어 자신들의 퍼포먼스를 확인 해 보는 횟수'였다.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멤버들은 바로 모니터 앞으로 모여들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빈번하게 모니터를 체크했던 멤버는 다름아닌 히라테. 그 중에서도 '전체신'을 찍었던 낮즈음에 히라테의 모니터 체크 횟수는 정점에 달했다. 이에 히라테에게 '모니터를 왜 그리 자주 체크하냐'고 물어보니, 돌아 온 것은 의외의 답변이었다.
히라테 "전체 댄스신 촬영 타이밍이 마침 점심시간 직전이어서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쉬운 때였거든요. 그러다 보니 포메이션이 신경 쓰여서 확인을 하게 되더라고요."
센터에 선 히라테는 다른 멤버들보다 앞에 서서 춤을 추기에 다른 사람의 춤을 보고 따라 할 수도 없고, 센터의 특징상 다른 멤버들과는 다른 동작을 취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녀가 빈번하게 모니터를 체크하는 이유가 그런 센터의 특징 때문이라 생각했었는데, 실제로는 다른 멤버들의 컨디션, 정신적인 측면, 시간대까지 고려하며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멤버들 외엔 알 수 없는 세세한 부분마저 꼼꼼히 챙기면서도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보여지는' 지까지 의식한다는 것이 이 그룹의 어린 센터가 보여주는 엄청난 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촬영이 진행되면서 신구 감독이 다른 신보다도 더욱 더 열정을 담아 지도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신이 있었다. 히라테가 멜로디에 맞추어 주먹을 내지르고, 멤버들이 그런 히라테 주위로 몰려들어 인상적인 포메이션을 만드는 장면… 바로 인트로 신이었다.
신구 "'세종'때도 마지막 신에서 멤버들의 손을 겹치는 표현을 했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손'에 다른 사람들이 모여든다는 연출을 좋아하거든요. '손'이라는 신체기관은 다른 사람들을 만지거나,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기관이기도 하지만 굳게 꽉 쥔 주먹은 특히나 '강렬한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지요. 히라테가 꽉 쥔 주먹을 내지르고, 그 주먹에 다른 멤버들이 모여든다는 건 다시 말 해 이 그룹이 얼마나 강한지를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안무라 생각해요."
주먹을 내지르는 히라테에게 몇 번이고 열의를 담아 조언을 해 주는 신구감독. '좀 더 팔을 굽혀볼래?' '조금만 더 허리를 숙여 봐' 라는 식으로 아주 미묘한 부분까지 조정을 하였다.
내 뻗은 히라테의 주먹 근처에 모여 든 멤버들은 신구 감독의 '자!'라는 구령에 맞추어 '야!!!'라고 힘껏 소리를 지르고는 히라테를 '지켜 주듯' 포즈를 취했다.
신구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히라테에 대한 멤버들의 '방어'가 완벽하게 갖춰 진 뒤에 곡이 시작되는 게 베스트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실제로 그렇게 해 보니 그림이 또 괜찮더라구요. 인트로 부분에 그렇게나 집착을 했던 것은 다름 아니라 '여기서 완벽하게 합을 맞추지 않는다면 그 뒤로 이어지는 행진 시퀀스가 아무 의미 없는 단순한 안무가 되어버릴 것'이라는 고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야만 TAKAHIRO상이 만들어 주신 안무가 살아나기도 하고요."
인트로가 끝나면 이어지는 것은 예의 '행진'신. 앞서 말한 바 있는 MV의 '테마'를 가장 상징적으로 표현 해 내는 '서로가 서로를 지켜가며 전진하는' 모습을 그려내야만 하는 신이었다. 그렇기에 신구감독은 그렇게나 인트로에 집착하였던 것이다.
케야키자카만의 비밀병기 '8배 슬로우'를 사용한 이유
이번 밀착취재에서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며 취재진의 흥미를 끌었던 것은 '이번 MV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 혹은 주목 해 주었으면 하는 부분은 어디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멤버들의 대답이었다.
이시모리 니지카 "히라테가 주먹을 뻗고, 그에 따라 멤버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부분을 좋아해요."
사토 시오리 "마지막 장면이요. 멤버들이 케야키자카를 상징하는 삼각형을 만드는 부분이 이번 MV의 포인트라 생각해요."
코바야시 유이 "멤버들이 서로 교차하면서 포메이션을 바꿔 가는 부분을 주목 해서 봐 주셨으면 해요."
요네타니 나나미 "후렴구의 점프장면이요. 점프 하면서 기분도 좋았고, 보시는 분들도 기분 좋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여기서 예로 든 것은 몇 명에 지나지 않지만, 멤버들의 대답이 서로 같지 않고 각자 다르다는 게 참으로 흥미있는 점이었다. 다시 말 해 MV의 모든 장면이 주목 해 봐야 할 장면이고, 어느 장면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것이다.
신구 감독에게도 같은 질문을 해 보니, 신구감독은 '아 그거 정말 어려운 질문이네요…'라고 운을 떼고는 말을 이었다.
신구 "C멜로디 첫 부분을 들어야 할 것 같네요. 전진하면서 앞을 막는 장해물들에 좌절하는 듯한 모십, 그리고 높게 솟아있는 벽에 부딪히는 모습을 TAKAHIRO상께서 훌륭하게 안무로 승화 시켜 주셨다고 생각하거든요. 친구들과 싸우거나 친한 사람들을 잃는 등, 미래를 향해 나아가면서 수 많은 경험들을 하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되잖아요. 그런 것들을 전부 내포한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세종'때처럼 그 장면에 새가 날아가는 장면을 넣었던 거예요. 하늘을 나는 새를 이용해서 '비록 이렇게 벽을 만나 좌절하지만,그럼에도 미래를 향해 비상한다'는 상징을 넣고 싶었어요. 새가 날아가는 장면을 굳이 히라테가 일어나는 장면이랑 합성 한 이유도 그것이고요. 미래가 창창한 젊은이가 상처받아 힘들어하는 장면과 미래를 향해 비상하는 새의 영상을 겹치는 것이 가장 상징적이고 감정적인 연출이라고도 생각했고요. 사실 이 장면에 있어 지금까지 조금 아쉬운 게 있는데, 바로 '여기에다가 비 내리는 신을 넣었다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아쉬운 점도 있기에 가장 마음에 드는 신이 된 것 같기도 해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신구감독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말을 이어갔다.
신구 "이 안무는 사실 보기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이곤 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정말 재미있는 안무라고 생각해요. 히라테가 가운데에서 전원을 고무하고 있는 것 처럼도 보이고, 다르게 보면 멤버들이 히라테를 응원하고 있는 것 처럼도 보이지요. 동시에 히라테가 다른 멤버들을 제어하고 있는 것 처럼도, 혹은 다른 멤버들에게 화를 내고 있는 것 처럼도 보입니다. 딱히 '어른들이 싫어'라는 이미지에 천착 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이 안무의 이미지와 마찬가지로 어린 친구들이 너무 스탠스를 일찍부터 정할 필요도 없다 생각해요. 뭘 이야기하건, 뭘 하건 자유로운 거죠. 다만, 그런 어린 친구들이 스스로의 '삶의 방식'을 정하는 데 있어 타인의 존재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적확하게 표현 해 내고 있는 안무가 바로 이 안무라 생각해요."
케야키자카라는 그룹도 그렇고 '젊은이'들도 그렇고 한 가지 감정만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그 때 그 때에 따라 다양한 감정, 자신의 주장이 어지러이 변화하는 것이다.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건 '틀린' 것이 아닌, 어떤 식으로 바라보아도 정답인 이 안무는 젊은 사람들의 감정, 행동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영상을 보아가며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신구 감독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
신구 "아, 그리고 느낀 게 있는데 멤버들이 하나같이 춤 실력이 일취월장했다는 거예요. 이번 촬영 때 가장 크게 느껴진 게 바로 그거였어요. 솔직히 말해서 '이야기 한다면 미래를…' 때는 멤버들의 댄스실력을 커버하기 위해 촬영 방식을 여러 모로 궁리했었던 면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번 MV에 담긴 것은 정말이지 '리얼'한 그녀들의 댄스입니다. 멤버 전원의 템포도 잘 맞았고요. 그렇게 되기까지 엄청나게 노력했겠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그도 그럴 것이 그녀들은 지난 1년간 셀 수 없을 정도로 무대에 서고, '절대로 실패해서는 안 되는' 상황 하에서 퍼포먼스를 해야만 했다. 그렇게 얻은 경험들을 흡수하며 급속도로 성장 해 왔던 것이다.
이시모리 "사이마조 때는 사실 이전까지 춤을 배우지 않았던 멤버들조차도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찍힐까'를 생각 할 여유가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그럴만한 여유도 없었고, 동작 자체도 기초가 다져져 있지 않다면 소화 해 내기 힘든 동작이 많았어요."
'사이마조'때에서 성장 해 왔다는 것을 증명 해 내 보이지 않는다면 그룹의 기세도 꺾여버릴 지 모른다는 불안감. 그렇기에 TAKAHIRO가 멤버들에게 요구하는 안무 소화 능력 역시 큰 폭으로 오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그녀들의 '성장'을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본 사람이 바로 신구 감독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역할은 그런 그녀들의 성장을 가장 멋진 방식으로 영상에 담아 내는 것이었다.
신구 "개인적으로 노멀 스피드로 담담하게 흘러가는 MV를 정말 싫어하거든요. 아닌 말로 그런 걸 보고 싶다면 그냥 라이브나 음악방송을 보면 되잖아요. MV란 건 결국 얼마나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영상을 만들어 내느냐가 문제니까요. 그러기 위해 댄스 신은 전부 8배속으로 찍어 일부러 슬로우 효과를 넣어 편집했습니다. 뭐, 이건 사실 '세종'때도 마찬가지였지만요. 아이돌들은 기본적으로 8배속 촬영자체를 잘 안 해요. 한다 해도 보통 2배속에서 4배속 정도지. 8배속으로 촬영을 하기 위해서는 조명도 많이 필요하고 고생도 많이 하게 됩니다만, 그만큼 결과물이 '와!'하고 놀랄 정도로 멋지게 나오곤 해요. MV에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빅 비주얼'이니까요. 그런 의미로 봐도 후반부 댄스신에서 멤버들이 일제히 점프하는 장면이라던가 여러 장면에 강렬한 슬로우 효과를 넣어 편집한 건 잘 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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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무라 리나 '지금까지의 케야키자카 스토리'
1) 케야키자카 결성 초기
- 케야키자카 가입 당시를 떠올려보면 어떠신가요?
우에무라 (이하 '우') : 정말이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지요. 우선 도쿄에 온 것 부터가 거의 처음이나 마찬가지였고, 매일매일이 워낙 엄청나서 어제 뭘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였어요. (웃음)
- 다양한 지역에서 온,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서 새로운 학교라도 여는 것 같았겠네요.
우 : 처음엔 얼굴하고 이름을 외우는 게 힘들었어요. 처음엔 다들 머리가 길어서 비슷비스새 보였거든요. 지금은 머리가 짧은 베리사도 당시에는 머리가 길었어요. 그 당시 숏컷이었던 건 히라테쨩 정도였던가? 그래서 구분이 잘 안 되더라고요. 아, 그리고 다들 키가 크구나…. 싶었네요. (웃음)
- 그러고 보니 케야키자카에는 키 큰 멤버가 많긴 하네요. 그럼 처음에 자주 이야기 하던 멤버는 누구였나요?
우 : 오제키나 시오리쨩 정도였네요. 시오리쨩같은 경우엔 나이가 같다는 걸 알고 바로 말을 걸었죠. 아, 그리고 아오이쨩이랑도 이야기 했었네요. 아오이쨩은 저랑 마찬가지로 사이토 아스카상을 좋아하거든요. 요즘도 가끔 '아스카상 귀엽지? 아, 얼마 전에 블로그 올리셨던데'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곤 해요.
- 하라다상은 그 때 중 3이었던가요? 나이 차가 조금 나는데 신경이 안 쓰이셨나요?
우 : 전혀 신경 안 쓰여요. 아오이쨩 말고 누구랑도요. 멤버들 중 대부분이 저보다 어린데요, 케야키자카에는 나이보다 어른스러운 아이들이 많기때문인지 이야기 하기 쉬워요. 하지만 때때로 '이거 알아?'라는 식으로 물었을 때 '몰라'라는 대답이 나오면 세대차이를 느끼곤 해요. 뭐, 그런 경우 말고 평소에 이야기 할 땐 전혀 신경쓰이지 않기에, 어느 사이엔가 멤버들의 가족 구성까지 물어 버리곤 해요. (웃음) 데뷔하기 전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등등…
- (웃음) 이것저것 알고싶어하는 성격인가봐요?
우 : 멤버들도 가끔 그렇게 지적하곤 해요. '좀 조용히 해 봐'라는 식으로. 하지만 저도 모르게 이것 저것 깊은 부분까지 물어버리곤 해요. 더 친해지고 싶어서.
2) '사일런트 마조리티' 활동시기
- '사일런트 마조리티'를 처음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우 : '아, 내 예상이랑 완전 다르다'고 생각했지요. (웃음)
- 우에무라상, 그러고 보니 '아이돌'을 지향하셨다고…
우 : 네. 그래서 노기자카 선배님들을 정말 동경했어요. 귀엽고 하늘하늘한 곡을 좋아하다 보니 '사이마조'를 처음 들었을 땐 '오…' 싶었죠. 엄청 멋진 곡이라는 생각도 들고, 동시에 '아, 우리들 이 곡 부르는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 가사의 내용에 대해서는?
우: 엄청 강한 의지가 담긴 곡이구나 싶었어요. 단순히 '반항'이라고 하긴 좀 다른 것 같긴 하지만… 춤을 출 때도 멤버들끼리 '더 소리를 크게 내서 노래 하는 편이 감정이 들어가겠지?'라고 얘기하곤 했어요. 그런 가사이기에 표정도 자연스럽게 따라가고, 그러다 보니 웃으면서 퍼포먼스 하지는 못하네요. (웃음)
- '사이마조'의 가사나 곡에 대해 멤버들끼리는 어떻게 이야기 하나요?
우 : 안무를 배우기 전에 다카히로 선생님께서 곡에 대해 설명을해 주시거든요. 안무의 의미라던가. 그렇기에 '아 이 부분은 이런 식으로 하는 거구나' 라는 식으로 알 수 있어요. 지금도 안무를 배우기에 앞서서 그런 식으로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곤 해요.
- 다카히로상의 존재는 꽤나 이른 시기부터 중요했었네요. 그럼 다카히로상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우 : 사실 안무를 배울 땐 멤버 한 사람당 전담 해 주시는 댄서분이 한 분씩 붙는데요, 그 댄서분 중에 저랑 동갑인 분이 계셔서, 그 점이 인상 깊어서 사실 다카히로 선생님의 첫인상이 어땠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웃음)
- 선생님의 지도 방식에 대해 이야기 해 주실 수 있나요?
우 : 사실 저, 춤을 잘 추지도 못 하고, 춤 추는 것 자체를 싫어했었어요. 그룹이 결성되고 얼마 안 되어 팀을 짜서 멤버들 앞에서 춤을 추었거든요. 그리고 그 안에서 춤을 잘 추는 아이를 골라 '오늘은 얘가 댄스 우승'이라는 식으로 정하곤 했어요. 그런 식으로 대놓고 우열을 가리는 게 처음이었기에 상처를 받았다고 해야 하나… 엄청 고민이 되었지요. 하지만 다카히로 선생님의 방식은 굉장히 알기 쉽고 꼼꼼하게 한 사람 한 사람 봐 주시는 방식이거든요. 이전까지 경험했던 선생님들은 2~3시간 정도에 안무를 다 외워야만 한다는 식으로 좀 서두르는 느낌이었는데… 그렇기에 '사이마조'를 연습하면서 처음으로 춤 춘다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 지 알게 되었어요. 춤을 추다보면 즐거워지고요. 저 뿐만 아니라 모두들 다카히로 선생님을 좋아해요.
- 단순한 '댄스 선생님'은 아닌 것 같네요.
우 : 네. 말하자면 '신'같은 존재랄까요. 다들 그렇게 이야기 해요. 저희들을 먼저 챙겨주시거든요. 날씨가 덥거나 춥거나 할 때도 그렇고,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일 땐 신경 써 주시고 말이죠. 화를 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엄청 다정하시거든요. 처음에 멤버들이 안무 연습을 해야 할 때에도 떠들기만 하고 몸을 움직이지 않았던 때가 있는데, 그 때도 빙긋이 웃으며 기다려 주셨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멤버들이 '아, 이럴 때가 아니네, 빨리 연습하자'고 연습을 시작했지요. 그런 면에서도 저희를 성장하게 도와 주셨습니다.
3) '세상에는 사랑뿐이야' 활동시기
- 사실 '세카아이' 활동 당시의 우에무라상을 떠올려보면, '엄청 아쉬워보였다'는 점이 먼저 생각나네요.
우 : 아, 그 얘기, 팬분들께서도 자주 하세요. 사실 첫 싱글 선발발표 이후에 스태프분들께 '저 왜 그 자리인가요'라고 여쭤봤는데, 대답이 '좀 더 춤을 연습하렴'였거든요. 그래서 열심히 춤연습을 해서 팬분들께도 '춤 많이 좋아졌다'고 말씀 해 주셨기에 어쩌면 좀 더 앞으로 갈 수 있을거라 생각 했었거든요. 그렇기에 선발 발표가 된 뒤, '아, 안되는구나' 싶어서 아쉽고 분했어요. 두 번째 싱글때랑 세 번째 싱글땐 왜 제가 그 자리인지 물어보진 않았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갈피가 안 잡혀서 고민이 컸지요. 그 때 물어봤으면 좋았을걸.
- 결국 자신이 어떻게든 해야 하는 거죠. 하지만 그덕분에 자주성이 길러졌다던가?
우 : 음… 다른 멤버들도 빠른 속도로 춤 실력이 늘어나고, 외모도 빠르게 점점 더 귀여워졌거든요. 비록 두 번째 싱글 포지션은 첫번째와 다름 없이 3열이었다곤 해도, 실제로는 점점 뒤로 밀려나는 것 같아 스스로가 비참하게 느껴졌어요.
- 그런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모티베이션을 유지 한 비결은 뭔가요?
우 : 아무래도 악수회를 하고 나면 기운이 났어요. 하지만 도중에 1~2달 정도 악수회가 없었던 때가 있었는데, 그 때가 힘들었어요. 아, 드라마 촬영도 힘들었네요.
- '누가 도쿠야마 다이고로를 죽였는가?' 말이죠?
우 : 제 인생 최악의 시기였어요. 이기적으로 저만 생각하게 되어버린 시기여서 그랬던 것 같은데…
- 그렇게 힘들 때, 혼자 끌어안고 끙끙대는 타입인가요?
우 : 예전에는 매일 부모님게 전부 보고하곤 했어요. 오늘은 뭘 했고, 뭐가 싫었고, 뭐가 슬펐고 등등… 하지만 나이도 들었고, 부모님이 아닌 사람들에게 그렇게 털어놓으려 해도 다른 멤버들 역시 각자 고민이 있기에 거기에 제 고민을 털어놓는 것도 아니다 싶어서…
- 그런 힘든 시기를 어떻게 극복했나요?
우 : '사이마조' 때는 사실 멤버들에 대해 피상적으로밖에 알지 못했기에 싸울일조차 없었는데요, 매일같이 함께 있고, 쉬는 시간에 조금 가면을 취할 때 조차도 멤버들과 함께 있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지금까지 몰랐던 부분도 알게 되고, 멤버들과 깊은 관계가 되면서 오히려 편하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게 되었어요. '너도 그런 생각 하고 있었구나'라던가.
4) '두 사람의 세종' 활동시기
- '후타리세종' 때는 어땠나요?
우 : 사실 제트 코스터 엄청나게 싫어하지만, '죽지는 않으니까 뭐'라 생각하며 타곤 해요. 선발발표도 마찬가지. '무섭지만 죽지는 않으니 괜찮아'라 생각하며 임할 수 있게 되었지요. 결과는 3열이었지만, 그래서 분했지만 '그래도 죽지는 않아.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타일렀어요. (웃음)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행복 한 거 아니냐고. 그렇게라도 스스로에게 이야기 해 주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힘든 때가 있었거든요. (웃음) 하지만 케야키자카에 들어 온 것에 대해서 후회는 없어요. 오히려 다른 그룹에 들어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 이런 말씀 드리기 좀 뭣하긴 한데, 사실 우에무라상과 함께 3열에 있던 멤버 중 일부가 갑자기 1열로 나갔는데 우에무라상은 그대로 3열에 남으셨죠.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우 : 스태프분께서 제게 '선발발표, 제일 많이 울더라'라고 말씀하셨어요. 실제로 대기실로 돌아 가, 혼자서 계속 울었거든요. 저 말고는 사이토 후유카쨩이랑 사토 시오리쨩밖에 없었는데 그 둘이 '어쩌지'라고 곤란해 하는 목소리가 들렸어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데, 그걸 듣는것만으로도 힘들었지요. 뭐랄까… '내 앞에서 그런 말 하지말아줘'랄까요.
- 슬픈 동시에 분하기도 했나봐요.
우 : 그렇죠. 하지만 MV촬영때 계속 함께 3열에 섰었던 나가사와 나나코쨩, 오다 나나쨩이랑 이런 말을 했어요. '그러고보니 이번에 프론트에 선 아이들, 하나같이 성격이 밝은 아이들이네' 라고. '그런데 우리는 좀 어둡잖아?', '어쩌면 그런 부분 때문에 안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라고 결론을 내렸지요.
- 후타리세종 선발은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의 컬러가 정착된 싱글이라 생각해요. 케야키자카는 서열을 두지 않고 누구나 주연이 될 수 있는, 전원이 함께 만들어 가는 그룹이라는 컬러 말이에요.
우 : 최근 들어서 멤버들끼리도 그런 말을 해요. 케야키자카는 딱히 포지션에 구애되지 않는다고. 물론 포지션에 일희일비하는 멤버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것 역시 선발발표 때 일일뿐이고, 정작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할 땐 21명이 하나가 되어 완성되는 안무니까요. 그렇기에 그런 컬러를 만들어주신 다카히로선생님이 대단하신 거죠.
5) 첫 원맨라이브에 대해
- 첫 원맨라이브, 내용면에서도 대성공이었지요.
우 : 한 순간에 끝나버린것 같아요. 하지만 정말 즐거웠어요. 저는 라이브 직전에 위장염이 발병했기에 끝까지 해 낼 수 있을까, 체력이 버텨줄까 걱정이었지만, 정작 해 내고 나니 1년간의 집대성을 느끼고, 지금까지 포기 않고 노력 해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닛인 'FIVE CARDS'가 '우리들의 전쟁'을 퍼포먼스 할 때, 사실 2층에서 등장했어야 했는데 실수로 3층으로 나가서 '어? 여기 뭐지?'라고 당황하긴 했지만요. 재빨리 다시 내려 가야했는데, 리허설 때 쓰던 계단이 안 보여서 다시 한 번 당황하긴 했지만 서둘러 다른 계단으로 내려 갔어요. 사실 무대 오른쪽을 쓰는 게 저뿐이었기에 혼자 행동을 해야 해서 틀리는 것 아닌가 걱정했었거든요. (일동 폭소) 그리고 노래 하면서 계단을 내려 갈 때 '이거 계단에서 구르는 거 아닌가' 라고 걱정 되었어요. 리허설 때 '계단 손잡이를 잡지 마라'고 주의를 받았거든요. 노기자카선배님들 라이브 영상을 보면서 유심히 관찰했는데, 손잡이를 잡지 않고 계단을 내려가시면서도 그걸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시는 걸 보고 '와 대단하다'고 생각했지요. 그리고 팬일때는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어서 기쁘기도 했어요. 빨리 옷을 갈아입는 방법이라던가… 태어나서 그렇게 양말 갈아신는 게 힘들었던 적이 없어요. (일동 웃음)
- 라이브를 끝낸 뒤, 멤버들의 감상은 어땠나요?
우 : 다들 달성감을 느꼈어요. 그리고 거의 직후에 홍백을 앞두고 있었지만, 일단 한 고비는 넘었다는 안도감도 있었지요.
6) 홍백
- 그럼 홍백때는 어땠나요?
우 : 엄청 놀랐죠. 거짓말인줄 알았는걸요. 정말루 우리가 여기 서 있어도 되나? 싶었고. 출장이 정해졌을 땐 정말로 실감이 안 났지만 리허설을 하거나, 다른 출연자분들을 뵙거나, 본방 무대를 보거나 하며 점점 실감이 났어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긴장을 하지 않는 타입인데도 역시 홍백을 앞두고는 긴장이 되더라고요. 하지만 연습도 엄청 많이 했기에 자신감이랄까, '지금껏 열심히 했으니까 괜찮을거야'라는 마음가짐으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 그럼 앞으로 해 보고 싶은 게 있나요?
우 : 버스데이 라이브를 해 보고 싶어요. 첫 싱글 MV를 찍었던 일이라던가, 드라마를 찍었던 일 같은 추억들을 되돌아보며 라이브를 해 보고 싶어요.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역시 프론트에 서 보고 싶고요. (참고 : 2월에 나온 잡지)
7) 우에무라 리나의 걸리 & 돌리한 취미
- 우에무라상의 사복 취향은 어디서부터 시작 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우 : 요 전에 '케야카케'의 자기 히스토리 코너를 준비하면서 어릴 때 사진을 봤었거든요, 그 때도 기본적으로 하늘하늘하고 레이스 같은 게 많이 달린 옷을 입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보면 아마도 엄마의 취향이 그랬던 것 같아요. 실제로 지금도 엄마랑을 옷 취향이 비슷하고요. 어릴 때 부터 핑크라던가 빨간 색 옷들만 입었네요. 전부 레이스가 잔뜩 달린 하늘하늘한 옷들이었고요. 정말이지 엄마가 어릴 때 부터 핑크생 옷들만 입혔기에 지금도 핑크색 좋아해요. (웃음)
- 그렇다면 옷 뿐만 아니라 방 인테리어나 다른 것들에도 그런 취향이 반영 되어 있는건가요?
우 : 헤어 스타일은 좋아하는 아이돌분의 영향을 받았어요. 검정 롱헤어, 앞머리가 있는 그런 느낌이네요.
- 좋아하는 옷 브랜드는 뭔가요?
우 : HoneyCinnamon을 좋아해요. Ank Rouge도 좋아하고요. 저 뿐 아니라 다들 그 브랜드를 좋아해요. 109 가면 자주 만나는걸요.
- 우에무라상은 전반적으로 돌리(인형같은) 계열 옷들도 입으시는 느낌인데.
우 : 네. 하라쥬쿠계열 옷들도 좋아하고요
- 그럼 케야키자카 내에서 우에무라상과 옷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들자면?
우 : 딱히 없어요. 다른 아이들은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옷들 거의 입지 않아요. 오히려 멤버들이 제게 '언제까지 그런 옷 입을거냐'고 잔소리 하는걸요. '슬슬 그런 옷들은 졸업하는 게 낫지 않겠냐'면서. 하지만 히라테쨩만은 '아니 우에무라 외에 그런 옷 소화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대로 계속 입어도 된다'고 얘기 해 줘요. (웃음) 라디오에서 그렇게 얘기 해 줬어요.
- 사실 여성분들 중에 그런 세계관 좋아하는 사람 많지요.
우 : 네. 악수회에 와 주시는 여성 팬들중에 제 옷이랑 비슷하게 입고 와 주시는 분들도 많아요.
- 그 쪽 계열 패션 리더를 지향 해 보는 것도 좋겠는데요.
우 : 가능하다면 해 보고 싶어요. 제가 잡지에서 입은 옷을 팬분들께서 입어 주신다던가.
- 일단 '난 이 계열!'이라고 자신만의 분야를 만드는 건 좋다고 생각해요.
우 : 네. 그렇기에 제 노선을 딱히 바꿀 생각은 없어요. 성인식때도 제가 고른 후리소데(예식용 기모노)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이 고른 적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핑크색에다가 머리에는 리본이 잔뜩 꽂혀있고, 펄이 잔뜩 뿌려져 있는 옷이었거든요. 사실 다른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꽃무늬 같은 단정한 후리소데를 입는데 저는 애초에 귀여운 느낌의 옷에 어레인지를 해서 소매 같은 데에 레이스랑 펄을 잔뜩 뿌려서 더 귀엽게 만들었어요. THE 세계관! 이라는 느낌이랄까요. (웃음)
- 앞으로도 그런 패션세계를 일관되게 밀고 나가셨으면 해요.
우 : 적어도 케야키자카에 있는 동안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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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가나케야키 인터뷰
'첫 투어 개최, 드디어 본격 시동'
히라가나 케야키자카 (이하 '히라가나')는 그룹의 유일한 멤버였던 '나가하마 네루'의 스토리에서 만들어 진 그룹이다.
케야키자카의 1기생 오디션에 응모했던 나가하마는 특유의 아이돌성으로 '그룹의 중심적 존재가 되리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최종심사까지 진출하였으나, 연예계 활동에 대한 양친의 반대로 인하여 최종심사 당일에 사퇴하게 된다. 하지만 '부디 케야키자카에 들어가고 싶다'는 본인의 강한 열망, 양친과 운영측간의 대화를 거쳐 '특례 가입'이 결정되었다.
하지만 최종심사에 참가하지 않았던 점에 대한 패널티로 케야키자카46의 정규멤버로서가 아닌, '언더 그룹'인 히라가나 케야키에 소속되게 되었다. 하지만 나가하마는 가입 직후부터 두각을 드러내며 2번째 싱글인 '세카아이' 부터는 '겸임'이라는 형태로 한자 케야키자카와 히라가나 케야키자카 양 그룹에서 모두 활동을 하게 되었다.
2015년 12월에는 히라가나 멤버 오디션 모집이 시작되었고, 16년 5월에는 히라가나멤버들의 최종 오디션이 열려 그 오디션에서 합격한 11명이 새로이 그룹에 합류, 나가하마를 포함한 12명이 그룹을 구성하게 되었다. '세카아이'싱글에는 히라가나 케야키의 주제곡이라고도 할 수 있는 첫 오리지널곡 '히라가나케야키'가 수록되기도 하였으며, 싱글악수회 참가나 '쇼룸' 방송 등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별달리 눈에 띄는 활동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10월에 열린 히라가나의 첫 이벤트 '히라가나 케야키 오모테나시회'에는 1000명의 관객이 객석을 메우며 히라가나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고양시켰다.
아직 히라가나 케야키와 한자 케야키와의 관계성,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드러 난 것이 없다. 케야키자카의 운영위원장인 콘노 요시오씨는 '기본적으로는 같은 그룹의 멤버들이지만, 동시에 다른 그룹으로서 활동하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히라가나에서 두각을 드러 낸 멤버가 한자에 참가하는 방식은 있을 수도 있겠네요.'라고 언급하였다.
한자 케야키는 지금까지 일반적인 여성 아이돌 그룹이 그다지 부각시키지 않았던 '쿨하고 의지가 강한' 면을 주로 보여주어왔던 데에 비해 히라가나 케야키는 상대적으로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이미지가 강하다.
콘노씨는 그룹의 2017년 활동 비전에 대하여 '히라가나 단독 라이브를 열고 싶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런 그의 말은 3월에 있었던 단독 라이브, 그리고 그 스테이지에서 발표 된 Zepp투어, 5월 31일로 예정된 Zepp namba 공연으로 현실화 되었다.
그 뿐 아니라 2월부터는 칸코 학생복의 통학용 복장 브랜드인 '어스 뮤직 앤 에콜로지
x KANKO Lebel'의 비주얼 캐릭터로 기용되기도 하는 등, 히라가나
케야키의 독자적인 미디어 활동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악수회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멤버도
나타나는 등, 나가하마와 함께 그룹을 이끌어 갈 멤버들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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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케야키 인터뷰
'엄청난 속도로 달려 온 지난 1년간 얻은 것'
2016년 4월, 노기자카46의 뒤를 이어 '사카미치 시리즈'의 제 2탕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한 케야키자카46. 감수성 풍부한 10대의 심정을 노래한 데뷔 싱글 '사일런트 마조리티'가 아이돌 팬 이외의 계층에게서도 폭 넓은 지지를 이끌어내며 첫 주 판매량이 26만장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데뷔하였다. 이 수치는 역대 여성 아티스트의 데뷔 싱글 최다 판매량 기록을 경신하는 쾌거였다.
케야키자카의 기세는 그 뒤로도 그칠 줄 모르며 상승 일변도를 걸었다. 2번째 싱글인 '세카아이'는 첫 주에 32만장을 판매하였으며, 3번째 싱글 '후타리세종'은 첫 주에만 44만장을 팔아치우며 데뷔 싱글부터 3작품이 연이어 오리콘 주간 싱글랭킹 1위를 차지하였다.
'후타리 세종'은 이후로도 오랜 기간에 걸쳐 꾸준히 판매식적을 올리며 누계 출하매수 50만장을 돌파, 일본 레코드협회로부터 블루 플라티나 인정을 받기도 하였다. 선배 그룹인 노기자카46가 1년 5개월이라는 기간동안 걸어 온 길을 불과 8개월만에 도달 한 것이다.
16년 말에는 'NHK 홍백 가합전'에도 출전, 이는 데뷔 한 지 불과 9개월밖에 되지 않은 그룹으로서는 이례적인 일로, 멈출 줄 모르는 그룹의 기세를 보여주며 세간에 큰 임팩트를 남겼다.
케야키자카46의 운영위원회 위원장인 소니 뮤직 레벨즈의 콘노 요시오씨는 '유튜브에 공개한 사이마죠의 MV 시청수가 이미 데뷔 전날에 300만을 넘어섰지요. 그 때부터 이미 저희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으며 많은 분들께 지지를 받았던 겁니다. 홍백측에서 오퍼를 받았을 때도 사실 걱정이 앞섰습니다. 멤버들이 이런 어마어마한 성장속도를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을까, 혹여 이런 상황에 취해 우쭐해지진 않을까, 홍백이라는 대단한 무대의 의미를 곱씹고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 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었지요. 그렇기에 홍백무대에 서기 전에 스스로의 힘으로 라이브를 하고, 그 라이브를 성공리에 마쳐서 자신감을 북돋아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말대로 케야키자카46는 홍백 본무대를 1주일 앞 둔 12월 24, 25일 양일간 아리아케콜로세움에서 첫 원맨라이브를 개최하였다. 2일간 열린 3번의 공연에 총 27,000명의 관객들이 찾아 주었고, Abema TV를 통해 콘서트 중계를 본 시청자 수도 무려 162만명을 넘어섰다.
케야키자카46가 데뷔 한 지 불과 1년만에 이토록 급격하게 성장 해 온 바탕에 대하여 콘노씨는 '곡을 퍼포먼스 할 때 보여주는 표현력'이라 이야기한다.
"케야키자카는 신곡이 완성 된 뒤 첫 레슨 때 안무 담당이신 TAKAHIRO씨가 곡의 테마를 멤버들에게 이야기 해 주고, 멤버들이 가사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 과정에 시간과 정성을 들이기에 멤버들의 가사 표현력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저는 이것이 케야키자카의 가장 큰 강점이라 생각합니다. 멤버들이 바빠지면서 다 함께 시간을 맞추는 게 점점 힘들어지고 있긴 합니다만, 이 과정은 빼놓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콘노)
첫 원맨라이브와 홍백가합전라는 연말의 2대 이벤트를 무사히 통과하고 맞이한 2017년, 케야키자카46에게 주어진 첫번째 '변화'는 캡틴과 부캡틴의 임명이었다. 올 1월 21일에 열린 '후타리세종 발매기념 전국악수회' 회장에서 스가이 유카의 캡틴 취임, 모리야 아카네의 부캡틴 취임이 발표 된 것이다. 취임식은 이후 SHOWROOM을 통해 생중계되었다.
"너무 이르게 캡틴을 정해버리면 다른 멤버들은 캡틴의 말을 따르기만 하고 자신의 의견을 갖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일부러 한동안 캡틴자리를 공석으로 두어 본 결과, 멤버 전원이 참가의식을 갖게 되었지요." (콘노)
하지만 케야키자카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멤버들이 회견 등 미디어 앞에 나서는 일이 늘어나게 되었다. 이런 상황을 맞이하여 그룹을 대표하여 의견을 취합, 대변하는 경우가 많으며 동시에 그룹의 무드메이커격 존재인 스가이가 캡틴에 선정되게 된 것이다.
동시에 노기자카에는 없었던 새로운 포지션, '부캡틴' 자리도 마련되었다. 이 자리에는 특유의 '승부근성'으로 버라이어티에서 활약하던 모리야가 취임하게 되었다. 이 인선에 대해 콘노씨는 '부잣집 아가씨로 자라 순진한 구석이 있는 스가이를 서포트 하기 위한 면도 있고, 동시에 그룹 전체를 고무시키려는 의도도 있다'고.
4월 5일에는 2017년 첫 싱글인 '불협화음'이 발매된다. 본 작품의 센터인 히라테 유리나가 '나는 싫어'라고 절규하는 장면이 인상적인 곡으로, 10대들이 품고 있는 불만을 호소하는 듯 한 가사이다. MV 역시 데뷔작 '사일런트 마조리티'때와 같이 웃는 모습이 실리지 않은, 격렬한 안무 신으로 이루어 져 있다.
'불협화음'에 대해 콘노씨는 '사이마죠의 가사, 멜로디에 공감한 분들께 보내는 2번째 곡입니다. 10대 중고등학생 멤버가 중심이 된 그룹인 현재의 케야키자카이기에 소화 해 낼 수 있는 곡이라 생각하며, 지난 1년간 길러 온 퍼포먼스력으로 표현 해 낸 자신작입니다'라고 코멘트하였다.
케야키자카46은 이번 곡을 시작점으로 하여 2017년은 라이브 활동에 주력 할 생각이다. 실제로 록계에서 끊임없이 오퍼를 받고 있기도 하다. 작년 연말에는 'COUNTDOWN JAPAN 16/17'에도 출연 한 바 있고, 최근에는 록 전문잡지인 'ROCKIN' ON JAPAN' 4월호에 히라테 유리나의 1만자 인터뷰가 실려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COUNTDOWN JAPAN 16/17' 땐 아이돌에 관심이 없는 록 팬들이 케야키자카의 무대를 함께 즐겨 주셨습니다. 노기자카46이 프랑스의 여학생 '리센느'의 이미지에서 시작되었다면 그 여동생 그룹인 케야키자카는 록과 펑크의 나라, 영국의 분위기라 할 수 있지요. 격렬하게 춤을 추다 머리가 헝클어져 눈이 가려져도 그런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려고도 하지 않는 히라테 유리나를 보면 그 존재 자체가 '록'아닌가요? 이는 지금까지 아이돌그룹들이 걸어 온 길과는 전혀 다를 스타일을 추구한 결과이며,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지켜 나가고자 합니다." (콘노)
그룹 입장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 역시 존재한다. 센터 자리에 서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그룹 자체의 상징이 되어버린 히라테 유리나 이외의 멤버들의 얼굴과 이름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실제로 와타나베 리사가 non-no의 전속 모델이 되는 등, 멤버들의 개인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룹을 운영하는 콘노씨처럼 '현재로서는 아직 개개인의 활동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그룹으로서의 결속을 강화 시키는 것이 우선이다'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불협화음' 릴리스 직후인 4월 6일은 '사일런트 마조리티'의 발매 1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며 이를 기념하여 국립 요요기경기장 제 1체육관에서 '데뷔 1주년 기념 라이브'를 개최한다. 그 무대에서 멤버들이 1년간의 성장을 어떻게 어필하고, 2년차를 맞이한 새로운 케야키자카를 보여 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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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Idol Order
- 히라테상이 본지에 나오시는 건 오랜만이네요. 그럼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있었던 라이브 때 이야기부터 여쭈어 보아도 될까요? 기억하고 계신가요?
히라테 (이하 '히') : 물론 기억하고 있어요. (웃음)
- 다행이네요. (웃음) 케야키자카같은 경우, 진행속도가 워낙에 빠르다보니 벌써 잊혀진 건 아닐까 걱정했거든요. 그럼 어떤 기분으로 라이브에 임하셨는지 알려주시겠어요?
히 : 본 공연에 앞서 실제 회장에서 리허설을 한 차례 했어요. 그 리허설은 실전의 90%정도의 힘을 내서 춤을 추고, '본 공연땐 100%를 발휘해야지'라고 마음 먹었어요. 리허설을 할 때 실제로 의상을 갈아입어보기도 하고, 동선을 체크하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제일 여유가 없었던 건 '야마노테선' 때였지요.
- 전원이 '네가 없어'를 부른 뒤, 히라테상만 옷을 갈아입고 솔로곡인 야마노테선을 피로하는 흐름이었으니까요.
히 : 네. 그래서 사실 저 혼자 '네가 없어' 의상 아래에 세라복을 입고 있었어요. '네가 없어'가 끝나고 전철이 지나가는 '덜컹 덜컹'하는 효과음이 흘러 나오는 사이에 달리면서 옷을 벗고, 따로 마련 된 무대까지 갔어야만 했거든요. 정말 힘들었어요. 만일 제가 옷을 늦게 갈아입거나 늦거나 해서 계속 '덜컹덜컹'하는 전철 소리가 나온다면 보고 계시는 분들께서 '어? 이게 뭐지?'라고 생각 하실 거 아니예요.
- 또 다른 솔로곡인 '시부야에서 파르코가 사라진 날' 때도 다른 멤버들이 MC를 하는 사이에 엄청난 거리를 이동해서 회장 후방에 설치된 객석쪽 무대에서 나오셨었죠.
히 : '파르코'때는 이동 할 때 휠체어에 타서 이동을 했었기에 이동 자체는 그렇기 힘들지 않았어요. (웃음) 이동하면서 목소리를 가다듬는다던지… 아, 그러고 보니 사실 리허설 때에 이동을 하면서 회장 밖에 계시는 팬 여러분의 모습이 보였거든요. 그 모습을 보며 괜히 신이 나서 밖을 보며 '예이!!'라고 큰 소리를 지르고 손을 흔들었는데, 팬분들께서도 그 모습을 보시고 모여드셨어요… (웃음)
- 아니 중요한 라이브를 앞두고 그런 일을 할 여유가 있었단 건가요. (웃음) 케야키자카의 첫 원맨라이브라는 점도 있어 팬 여러분들의 열기 역시 폭발적이었던 것 같은데요, 스테이지 위에서 보시기엔 어땠었나요?
히 : 음… 사실 저, 노래하는 동안엔 객석을 찬찬히 볼 여유가 없거든요. 팬분들의 표정이나 들고 계시는 부채가 눈에 들어오면 감정적이 되어버려서…
- 아, 하긴 케야키 같은 경우엔 객석의 분위기에 휩쓸리는 게 안 좋을 수도 있겠네요. 48그룹 같은 경우라면 멤버 각자가 조금씩 자기 스타일대로 안무를 어레인지 하거나 곡중에 객석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곡들이 많으니 괜찮을 지 모르지만요.
히 : 그렇죠!
- 그에 비해 케야키자카 같은 경우에는 안무를 칼같이 맞추고, 곡의 세계관을 표현해 내야하는 곡들이 많지요.
히 : 그렇다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네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우선 무엇보다 '퍼포먼스'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가까이에 계시는 팬 어려분의 얼굴을 보기 보다는 조금 더 시선을 높게 잡고 춤을 추어요. 주로 2층 관객석이나 혹은 더 먼 곳에 앉아 계시는 분들께서도 잘 보실 수 있게 말이에요.
- 그럼 이번 세트리스트 중에서 히라테상이 가장 인상에 남은 곡은 무엇인가요?
히 : 저는 의외이실지도 모르지만 '제복과 태양'이었어요. 정말로 좋은 곡이거든요. 좀 더 많은 분들께서 이 곡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일념으로 최선을 다 했어요.
- 곡 도입부에 히라테상, 코이케상, 하라다상이 서로를 바라보며 마치 학교에서 삼자면담(※진로 상담 등을 위해 학생, 선생, 학부모 삼자가 면담을 하는 것)을 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셨죠. 라이브에서 그 장면을 보고 처음으로 '아, 이런 곡이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웃음)
히 : 그랬나요? 그 포메이션, 그리고 안무를 통해 곡의 내용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어요. 그 곡의 가사에 공감 해 줄 학생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하고요.
- 정확하게 말하자면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생에 대해 노래한 곡이지요. 아, 히라테상은 삼자면담 해 본 적 있나요?
히 : 아뇨, 아직…
- 그럼 이 곡을 통해 처음으로 삼자대면 비스무리한 걸 경험 해 본 거네요?
히 : 아, 그러고보니 그렇네요. (웃음)
- MC 중에선 역시 마지막 공연때 스가이상이 했던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분수에 맞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도 별 수 없을 정도로 큰 스테이지에 서게 해 주셔서, 정말로 두려웠습니다만, 팬 여러분 덕분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라고. 개인적으로는 케야키자카의 역사에 남을만한 명언이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주변 멤버들도 펑펑 울더라고요.
히 : 아하하하하.
- 어? 여기 웃을만한 포인트가 있었나요. (웃음)
히 : 아뇨 '펑펑'이라는 말이 (웃음) 윳카가 말했던 '분수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를 뒤집을만큼 멋진 라이브를 해 나가고 싶어요.
- 오!
히 : 물론 윳카의 그 MC는 그 뒤의 흐름과도 이어지는 타이밍이었기에 매우 중요한 MC였어요. 그렇기에 매우 긴장했었을거고요. 그 MC가 끝난 뒤에 'W 케야키자카의 노래' 안무를 팬 여러분께 가르쳐드리는 코너가 이어졌는데, 머릿속으로는 '이렇게 안무 강좌를 하고, 이 타이밍에 곡을 소개하고…' 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더더욱.
- 그랬군요. 저희같은 경우야 그저 객석에 앉아 지켜 볼 뿐이지만 무대 위에 서 있는 멤버분들은 언제나 다음 흐름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다는 얘기네요.
히 : 그렇죠. 그리고 저희가 무슨 말을 하면 팬분들께서 환성으로 답해주시잖아요. 그런 환성을 듣고 있다보면 바로바로 안무에 들어가지 못 하는경우도 있기에, 곡에 따라서는 객석의 호응이 나오기 전에 빠르게 빠르게 말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자면 '그럼 마지막 곡입니다. (간격을 두지 않고) '사일런트 마조리티'' 처럼 말이죠.
- 그러고 보니 실제로 그 정도 간격을 두고 이야기 했던 것 같네요.
히 : 라이브 마지막곡은 '둘의 세종', '세상엔 사랑뿐이야', '사일런트 마조리티' 싱글 타이틀곡 세 곡이 이어지기에 그 정도 템포로 이야기 하는 편이 곡의 세계관을 전달하는 데 좋을 것 같아서요.
- 데뷔 후 1년도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회장의 분위기를 컨트롤하는 히라테상의 능력이 대단하다 생각해요. 아, 참고로 첫 날, 둘쨋날 모두 공연이 끝난 뒤에 있었던 관계자 인사에 저도 참석했습니다만, 히라테상이 계속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서 '아, 벌써 오늘 공연 반성모드에 들어 간 건가'라고 생각했어요.
히 : 아… 죄송해요. (웃음) 정말로 죄송한 게, 자신있게 '오늘 멋진 공연을 했어요'라는 표정을 지을 수 없더라고요. 하지만 언제나 그런 식인지라…
- 평소 모드였던 건가요. 하긴, 히라테상은 스스로에게 엄격하시니까.
히 : 음… 뭐라고 할까요. '오늘은 히라테가 저렇구만' 정도로 받아들여 주시면… (웃음)
- 알겠어요. 크리스마스이브 공연이 끝난 뒤에는 바로 홍백가합전에 출장하셨지요. 다른 멤버들은 '지금까지 활동 해 오면서 가장 긴장했다'고 하시던데요.
히 : 저는 오히려 너무 '열심히 해야지'라고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주의했어요.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엄청 긴장하니까요.
- 라이브의 무대 뒷편 영상을 보면 언제나 서로 등을 두들겨주는 등, 의외로 떠들썩한 편인 것 같은데요. 홍백때도 그랬나요?
히 : 그런 일을 할 시간조차 없었어요. 오프닝이 끝나고 바로 의상에 리본을 달고 무대로 향하고… 이런 흐름이었거든요. 게다가 저희 이외에도 스태프분들, 다른 아티스트 분들이 많이 계셨기에 왁자지껄하게 떠들 수는 없었어요. (웃음) 하지만 무대에서의 퍼포먼스는 모두들 엄청 기운이 팍 들어 가 있었어요.
- 엄청 칼군무였죠. 지금까지 봤던 것 중 최고였어요.
히 : 무대가 끝나고 대기실로 돌아 가, TAKAHIRO 선생님께서 찍어주신 무대 영상을 함께 보았는데요. 다들 '와! 대단해! 안무가 딱딱 맞아!'라고 감탄했어요.
- 무대에 서기 전에도 꼼꼼하게 안무를 체크 했었을텐데요.
히 : 네. 멤버들끼리 1시간 연습하고, TAKAHIRO 선생님과 함께 1시간 더 연습했어요. 특히 후렴구에서 카메라가 뒤로 쭉 빠지면서 전체적으로 찍는 부분이 있었기에 그 부분은 더더욱 안무를 맞춰야 한다고 다들 이야기 했어요. 점프 할 때 높이도 맞췄고요. '사일런트 마조리티' 같은 경우에는 이전에도 여러 번에 걸쳐 안무를 맞추어 왔기에 어느 정도는 맞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자세히 보면 아직 안무가 맞지 않는 곳이 있거든요.
- 케야키자카 같은 경우, '맞춘다'는 면에 있어서 굉장히 깐깐하단 느낌이 들어요.
히 : 그렇죠. 게다가 무대가 '홍백'이었으니까요. '홍백땐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자'는 멤버들의 의지가 대단했어요. 그룹이 하나가 되었죠.
- 참고로 TV로 방송된 홍백가합전 영상은 보셨나요?
히 : 네. 봤어요. 뭐라 하죠… 엄청 신기했어요. 감사하는 마음, 죄송한 마음이 한 데 얽혀서… 음… 뭐라 해야하죠, 저도 잘 모르겠어요.
- 데뷔 직후엔 '데뷔한 해에 홍백에 나갈 수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 했을 것 같은데요.
히 : 네. 그것도 데뷔곡이 이렇게나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는 '대표곡'이 되리라고는 더더욱 생각도 못 했고요.
- 곡이 가진 '힘'이라는 것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자, 그럼 얘기를 바꿔보죠. 1월 6일, 멤버 전원이서 하츠모우데(※새해 첫 참배)를 가셨죠. 괜찮으시다면 그 때 어떤 소원을 비셨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히 : 에… '즐기는 것'이요. (웃음) 아마도 저는 무슨 일이건간에 너무 깊게 생각하는 버릇이 있는 것 같아요. 그 결과 제풀에 의기소침해져버리곤 하거든요. 하지만 앞으로는 '실패를 하더라도 다음번에 더 열심히 하면 돼' 정도의 기분으로 조금 더 즐기며 해 나가고 싶어요. 오늘 이 촬영을 임할때도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했고, 실제로 엄청 즐거웠어요.
- 확실히 즐거워 보이네요. 히라테상이 앞으로 더 주력하고 싶은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히 : 음… 딱히 '이것!'이라고 한 가지를 대고싶지는 않지만요… 굳이 이야기를 하자면 라이브일까요. 라이브는 하는 저희도 즐겁고, 보러 와 주시는 분들은 평소에 쌓인 스트레스를 발산하시거나 좋아하는 멤버들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실 수도 있는 것이잖아요. 그렇기에 최고의 스테이지를 보여드리고, 최고로 즐거운 라이브를 하고 싶어요. 케야키자카46는 '라이브에 강한 그룹'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오! 라이브 선언인가요. 히라테상은 이번 봄에 드디어 고교생이 되시는데요 (웃음) 고교생이 되는 지금, '인간 히라테 유리나'로서의 포부는 있나요?
히 : 음… 오자나 탈자가 많기에 그걸 고치고 싶어요. 정말 심각하거든요. (웃음) 매니저분께 메일을 보낼 때도 예측변환에 어떤 글자가 나오는 지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후다닥 써서 보내버리는 경우가 많기에 자주 '무슨 말을 하는 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을 받곤 하거든요. 아, 때로는 '빨리 읽어주세요'라는 의미로 스탬프를 몇 십개나 보내기도 하고 (웃음) 앞으로는 그런 면에도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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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콘노 요시오(케야키자카46 운영위원장)의 시선
'끊임 없이 혁명을 일으키는 존재로'
- CD 데뷔 한 지 8개월이 지난 지금, 케야키자카를 노기자카와 비교 해 본다면 어떤 것 같으신가요?
콘노 (이하 '콘') : 멤버 개개인의 역량으로 따지자면 아직 노기자카의 상대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탤런트로서의 능력 면에서도 노기자카가 훨씬 앞서고요. 하지만 그게 '집단'이 되었을 때, 케야키자카의 저력이 발휘됩니다 팀으로서의 기세나 힘은 어쩌면 노기자카 이상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기에 보고 있으면 정말 재미있어요.
- 두 그룹의 그런 차이는 제작면에서도 나타나나요?
콘 : 저 스스로는 노기자카와 케야키자카를 만들어 갈 때, 세계관 면에 있어 확연히 구분을 하고 있어요. 노기자카는 계속해서 새로운 크리에이터를 투입해서 도전을 시키는 면이 강하지만, 케야키는 사실 첫 싱글때부터 지금까지 같은 팀과 함께 그룹을 만들고 있거든요. 예를 들어 안무는 TAKAHIRO씨에게, 의상은 오나이씨에게, MV와 자켓 촬영에 있어서도 크리에이터진은 데뷔 당시부터 지금까지 큰 변동이 없어요. 그것은 '어떻게 해야 노기자카와는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을까'를 고민 한 결과였어요. 세계관을 확실하게 다져 둘 필요가 있었던 것이지요. 같은 크리에이터들과 거듭 함께 작업을 하다 보면 멤버들 역시 '지금 이 순간 무엇이 필요한가'를 깨닫기 쉬워지고, '이런 건 이런 식으로 활용하면 되겠다'는 아이디어도 축적되기 쉽지요. 어떻게 보자면 싱글을 겨우 세 장 밖에 내지 않았음에도 케야키자카의 이미지가 세간에 비교적 빠르게 침투 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이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아키모토 선생님께서도 '정말 좋은 작품을 만들었구나'라고 칭찬을 해 주셨기에, 지금 같은 스태핑이 그래도 좋은 선택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 사상 최단기간에 홍백 출장을 이루어 내기도 했고요.
콘 : 그건 케야키라는 한자가 갖고 있는 '운'이라 생각해요. 애초에 그룹 이름으로 생각했던 게 '토리이자카'였는데, 그걸 케야키자카라는 이름으로 바꾼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 글자가 갖고 있는 '운'이었거든요. 이름을 바꾸게 되었을 대, 아키모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건 실존하는 언덕인 '(히라가나) 케야키자카46' 였어요. 그래서 그 이름을 갖고 운세 판단을 해 보려 했을 때, 실수로 한자로 적어 갔었거든요. 그 이름을 본 점술가분이 '이 이름이 가진 운세가 최고'이고 '획 면에서 봐도 최강'이라고 하셨기에 한자를 쓰기로 했지요. 아키모토 선생님께서는 '실제로 있는 건 히라나가 쪽이지 한자 쪽이 아니야'라고 별로 내키지 않아 하셨지만, '그렇지만 이 이름이 가진 운세가 그렇게 좋다면 한 번 믿어보자'고 결단 해 주셨어요. 그렇기에 실제로 그룹을 만들고 이제 와 보니 정말로 운이 강한 것 같네요.
- '운'조차도 자기 것으로 만든 덕분인지 활동의 스피드, 스케일의 성장 속도가 엄청 난 것 같네요. 이런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콘 : 아리아케에서의 투 데이 콘서트, 홍백가합전… 그룹이 가는 방향을 나타내는 마일스톤(이정표)로선 정말 큰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멤버들에게는 '너희에게 있어서 (아리아케, 홍백은) 하나의 통과점인 동시에 하나의 출발점이다'라고 이야기 해 두고 있어요. 사실 그 아이들은 데뷔도 하기 전에 5000명이 들어 갈 수 있는 도쿄 국제포럼 A홀을 가득 메웠었거든요. 사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하지만 그런 경험을 축으로 삼아 스스로의 프레임, 전체적인 기준을 확 올리고 출발 한 것이 바로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홍백에 나가는 것은 종착점이 아니라 하나의 통과점이자, 출발점인 것이죠. 아니 오히려 내년에 무엇을 할것이냐는 테마에 있어 '케야키자카는 대단하다'는 것을 더 많은 분들께 인식시켜드리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 내년 한 해도 올해처럼 '전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그룹이 될 것을 기대합니다.
콘 : 네. '사일런트 마조리티'를
처음 만들었을 때, '이 곡으로 혁명을 일으킬 수 있을 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었어요. 그렇기에 어떻게 보자면 케야키자카가 갖고 있는 숙명이 바로 그런 '혁명을 일으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멤버들도 좋은 의미에서 긴장감을 느끼고 있으리라 생각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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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재팬 특집 '스태프 인터뷰'
1. 아키모토 야스시의 시선
'운명을 이끌어 내는 것은 그녀들 자신이 갖고 있는 스타성이다'
- 어제 케야키자카의 홍백 출장이 발표되었지요. CD데뷔 한 지 겨우 8개월만에 이루어 낸 쾌거입니다. 그럼 우선 솔직하게 지금의 기분을 이야기 해 주시겠습니까?
아키모토 (이하 '아') : 홍백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지요. 그리고 그것은 그녀들이 정말 열심히 노력 해 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대단하게 '기쁘다'고 할만 한 정도는 아닌 것 같네요. 예를 들어 아무리 큰 상을 받아도, 제가 프로듀스 하는 그룹들이 아무리 대단한 그룹이 되더라도 그건 결국 전부 '결과'일 뿐이잖습니까. 이미 나온 결과에 대해서는 사실 그렇게 대단한 감정이입이 되지 않거든요. 그런 결과보다는 역시 아무래도 실제로 곡을 만들 때가 더욱 더 즐겁고 기쁜 것 같네요.
- 예를 들어 '사일런트 마조리티'가 여성 아티스트의 데뷔 싱글 첫 주 판매량 역대 1위가 된 일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아 : 물론 대단하고 감사한 결과이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저 개인적으로는 곡이 완성 된 순간이 더 기뻤어요. 케야키자카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노기자카가 되었건 AKB가 되었건 간에 결국 곡들을 한 곡 한 곡 만들어 갈 때가 제게 있어서는 가장 치열한 '싸움'이거든요. 싱글에 실리는 곡들을 골라내기 위해 데모곡을 1000곡 가까이 듣게 됩니다만, '사일런트 마조리티'를 예로 들자면 버그베어씨가 쓴 데모곡을 들은 그 순간, '아, 이 곡이다!'라고 바로 느낌이 왔단 말이지요. 처음으로 그 '곡을 찾아 낸 순간'의 그 감동, 그리고 그 곡에 가사를 입혔던 순간에 느낀 감동, 그리고 '메차카리'의 CM곡으로 확정을 '시켰을' 때 느낀 달성감… 아, 사실 CM곡으로 쓰이는 건 이미 곡을 만들기 전부터 정해 져 있었지만, 광고주측의 주문이 '밝은 곡으로 부탁한다'는 것이었기에, 밀어 붙여야 했거든요. 그런 감정들이 하나의 곡 안에 담겨 있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그곡이 완성되고 이 세상에 나와 얼마나 히트를 했는가, 얼마나 사랑을 받았는가 하는 건 사실 이미 제 손을 떠난 이후의 이야기기도 하고요.
- '히트곡'을 만들고자 했다기 보다는 그저 마음을 담아 '곡'을 만들고 나니 그 곡이 히트를 했다. 그런 말씀이시군요. 곡을 만드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곡'까지만이라는 말씀인가요.
아 : 말씀하신대로예요. 올 해 낸 결과가 아무리 좋은 결과였다고 해도 솔직히 앞으로 제가 좋은 곡을 만들지 못하거나 그녀들이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내년은 아무 것도 없을 수 있는 거니까요. 그렇기에 '결과'라는 것은 때로는 압박감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사실 저보다도 멤버들이 더 큰 압박감을 느끼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시 말 해 '사일런트 마조리티'가 좋은 평가를 받으면 받을수록 '다음 작품은 어떨까'라는 압박감이 생겨나고, 2번째 작품도 좋은 평가를 받으면 '자 그럼 3번째 작품은?'이라는 식으로 이어지기 마련이거든요. 올 해는 홍백에 출장 할 수 있었지만 결국 '반짝스타'로 끝나 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압박감도 그렇고. 그런 압박감들을 이겨내고 내년 한 해 동안 힘을 모아 어떤 작품을 만들어가느냐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녀들의 스타성이 운명을 끌어들였다'
- 지금 말씀하시는 것들을 듣다보니 새삼스레 든 생각입니다만, 케야키자카46의 진정한 '출발점'은 바로 '사일런트 마조리티'가 아니었나 싶어요. 일반적인 아이돌에게선 보기 힘든 '늠름함'과 '멋짐'을 겸비한 곡이었으니까요. 이 곡은 케야키자카의 데뷔곡에 어울리는 곡들을 찾던 도중에 만난 곡인가요?
아 : 왠지는 몰라도 '어쿠스틱한 분위기로 가 보고 싶다'는 이미지는 갖고 있었기에 그런 방향성으로 모은 데모곡들 중에서 한 곡을 골랐지요. 물론 그 이후로도 어레인지를 여러 차례 거쳤어요. 곡 중간중간에 박수 치는 부분을 넣어 본다던가 하는 등 여러 가지로 시도 해 봤지요. 완성 된 곡은 그렇게 수 많은 어레인지를 거친 결과물입니다.
- 곡이 정해 진 뒤 가사는 금세 완성하셨나요?
아 : '소녀들의 반항'이라는 막연한 이미지는 갖고 있었지요. 뭐랄까요, '우린 어른들과는 달라!'라는 소녀들의 마음을 써 보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아마도 그런 이미지는 오디션 때 멤버들을 만났을 때 느낀 이미지에 영향을 받았던 것 같네요.
- 멤버들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아 : '다들 얌전하네' 정도였어요. 오디션 때 마음을 확 끄는 멤버가 있었던 사람도 있을 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까지 눈길을 끄는 멤버는 없었어요. 오디션 단계에선 딱히 명확한 이미지는 갖고 있지 않았지요. 하지만 그렇게 얌전한 아이들이었기에 '사일런트 마조리티'같은 곡을 준다면 확 튈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아티스트'라 부를 수 없는 사람이거든요. 어디까지나 '직업 작사가'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저 자신의 말을 쓰는 것이 아니라 멤버들의 '말'을 대신해서 써 주는 것이 제 일이라 할 수 있겠지요. 케야키자카46의 멤버들이 어떤 표정으로 어떤 곡을 부르는 게 가장 듣는 이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 지를 생각 해 보았을 때, 머릿속을 스치는 것이 바로 '어른들에게 반항하는 모습'이었던 겁니다.
- '사일런트 마조리티'는 MV도 그렇고 CD자켓도 그렇고 전혀 '웃음기'가 없죠. 어떻게 보자면 아이돌의 상식을 정면으로 부정했다고도 할 수 있는데요.
아 : '아이돌은 웃어야한다', '아이돌의 데뷔곡은 밝고 귀여운 곡이어야한다'라는 편견에 대해 '그렇다면 정반대로 해 보자'라 생각하고 연출 한 것은 아닙니다. 제 말버릇 중에 '예정조화(신에 의해 미리 정해 진 조화)를 부순다'라는 말이있는데, 이 말은 단순히 그런 '예정조화'를 일부러 반대로한다는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아이돌이라면 이래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 일부러 반대로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이런 건 하면 안 된다'는 제약을 일절 두지 않는다는 의미예요. '사일런트 마조리티'라는 곡을 만들고 난 뒤, 다른 것보다 중요시했던 것은 '어떻게 해야 멤버들이 이 곡을 부를 때 가장 좋아보일까', '이 곡을 통해 그녀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무엇인가'였고, 그 결과 취한 선택이 다름 아닌 '웃지 않는다'는 것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그 결과 '아이돌계의 이단아'라는 이미지가 생겼고요. 물론 그런 이미지를 처음부터 노리고 했던 건 아닙니다. 두 번째 싱글 '세상에는 사랑뿐이야' 역시 단순히 '다른 아이돌이 안 할 것 같은 기발한 일을 해 보자'라는 생각에서 포에트리 리딩을 택한 것이 아니라 그녀들에게 어울리는 곡을 찾고, 실제로 곡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포에트리 리딩이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어 채용 한 것 뿐이었지요.
- 모든 것이 멤버들의 '존재감'이 아니고서는 성립되지 않았다. 그런 말씀이군요.
아 : 멤버들의 존재감, 그리고 좋은 곡과의 만남 이 두 가지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 3번째 싱글인 '두 사람의 계절'은 케야키가 아닌 다른 그룹에서도 부를 법한 곡인데요.
아 : 그럴 수도 있었지요. 사실 그 곡을 쓸 당시, 노기자카 곡을 먼저 써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하시모토 나나미의 졸업곡인 '작별의 의미'를 조금 강한 곡조로 쓰고, 비슷한 시기에 손을 대기 시작한 AKB곡을 '연말'에 어울리는 화려한 이미지의 곡으로 쓴 뒤 케야키자카의 곡을 써 볼까 했던 때, 때마침 만난곡이 바로 '두 사람의 계절'이었어요. 때때로 '케야키에 좋은 곡들을 몰아준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데, 어디까지나 곡들을 만나는 타이밍이 그랬던 것 뿐입니다.
- 그리고 그 결과, 3곡 연달아 '카미곡'이 케야키자카에게 주어지게 되었지요.
아 : 케야키자카의 팬분들의 코멘트 같은 것들을 보다 보면 '나는 아이돌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케야키의 곡에 끌려 팬이 되었다'는 분들이 엄청 많아요. 어떻게 보자면 지금까지 제가 손대왔던 그룹들과는 그런 면에서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 케야키 멤버들과 곡간에는 어떤 운명적인 것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결국 중요한 건 '곡' 그 자체란 얘기겠지요. 전용극장을 갖건, 지금까지 시도해 본 적 없는 참신한 시도를 하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곡을 들고 대중 앞에 나서느냐'니 말입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도 '곡을 만드는 것'이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라 생각해요.
- 멤버들에게 취재를 해 보니, 가사를 엄청 깊게 해석하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케야키자카의 특색이라 해도 좋을 것 같은데요.
아 : 그것 역시 일종의 '운명'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TAKAHIRO씨와의 만남이 그렇지요. TAKAHIRO씨는 안무를 짤 때 우선 가사의 세계관을 해석 해서 녹여내는 분이거든요. 물론 의상도 좋았고, MV도 좋았고, 심지어 시부야역 앞의 재개발지대를 단 이틀동안 쓸 수 있었다는 운명도 있었고요. '세상에는 사랑뿐이야' MV촬영 때에도 운명적인 사건이 있었어요. 며칠동안 계속해서 비가 오다가 촬영이 시작 된 뒤 갑자기 맑아져서 푸르른 하늘을 찍을 수 있었다던가. 말이죠. 그렇게 '운명'을 끌어들이는 것은 다름아닌 그녀들이 갖고 잇는 '스타성'이라 생각합니다.
- 데뷔 8개월만에 눈부시게 성장하고, 강해지고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지요. 그런 이유 중 하나로 '가사가 갖고 있는 메세지'를 자신의 것으로 한 것을 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 : 어쩌면 그렇게도 이야기 할 수 있을 지 모르지요.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게 있다면 말로 해라'라는 잔소리를 듣는 것 보다는 역시 '이 가사를 어떻게 전달 할 것인가', '이 가사를 어떤 안무로 표현 할 것인가'를 생각 하고 곱씹다 보면 서서히 그 안에 그녀들만의 무엇인가가 나타나게 되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그런 점도 있긴 있을 듯 하네요.
'다음 한 수'로 이어지는 힌트가 필요하다.
- 작사 이외의 부분에서, 프로듀서로서 멤버들과는 어떻게 소통하고 계신가요?
아 : 레코딩 때나 TV 녹화 때 찾아가서 직접 이야기를 듣거나 하는 건 기본적으로 하지 않아요. 기본적으로 그런 데에는 잘 찾아가지 않습니다. 뭐랄까, 삼촌이 오랜만에 조카들을 만나서 '얘가 벌써 이렇게 컸나?', '이렇게 똑부러지는 아이였구나'라고 놀라는 느낌이랄까요.
- 매일 만나는 것 보다 가끔씩 만나는 편이 성장을 실감 할 수 있다는 얘긴가요?
아 : 무엇보다도 제게 필요한 건 '다음 한 수'로 이어 질 힌트거든요. 멤버들이 성장하고 있다, 혹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가 어디에 있을 지 그것을 매일같이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그런 '증거'는 히라테 유리나가 MV에서 보여 준 표정일 수도, 눈빛일 수도, 나가하마 네루의 재미있는 목소리 일 수도 있지요. 아직 제가 찾아내지 못 한 그런 '힌트'들이 그녀들 안에 아직도 많이 숨어 있을 거라 생각해요.
- 케야키자카의 첫 단독 라이브 때 그런 '힌트'를 많이 찾아 내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아 : '그룹'으로서 굉장히 많은 기대를 받는 가운데 하게 된 첫 단독
라이브이기에 그녀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승부처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 라이브가 끝난 뒤에는 '홍백'이라는 중요한 무대에서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 줄 수 있을까라는
큰 과제도 남아 있고요. 그녀들이 느끼는 압박감도 클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많이 기대가 돼요. 이번 '두 사람의 계절'은 프론트 멤버를 히라테 이외는 전부 바꾸었는데, 그런 실험이 가능 한 것 역시 케야키자카의 재미있는 점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말 해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그룹이랄까요. 저 역시 팬 여러분과 함께 그녀들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힌트'를 얻어 갈 수 있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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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의 시련을 앞에 두고
용기를 쥐어 짠 스가이.
드라마 첫 촬영은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었다. 단 한 컷을 찍기 위해 수 없이 연습을 한 뒤에야 겨우 본 촬영에 들어 갈 수 있었다. 태양빛이 들지 않는 교실 세트에 갖히다시피 한 멤버들은 지금이 몇 시인지,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녀들에게 들이닥친 것은 ‘시련’이라는 흔한 말로 정리 할 수 없을 정도의 극한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런 시련 하에서 지금껏 부각되지 않았던 ‘그룹의 약점’이 차례차례 밝혀져갔다.
“드라마를 찍던 기간동안엔 멘탈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코너에 몰려 있었어요. 그렇기에 다들 주변이 눈에 들어 오지 않았지요. 그러다보니 멤버들간에 온도차가 발생되고,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이지 못 할 정도였어요.” (스가이)
“드라마 촬영기간동안에는 정말 매일같이 멤버들이랑 있었거든요. 자연스레 멤버들의 좋은 부분 뿐 아니라 안 좋은 부분까지 눈에 들어오게 되었지요.” (사이토)
케야키자카46에는 ‘리더’나 ‘캡틴’ 같은 직책이 없다. 물론 이렇게 함으로하여 각각의 자주성과 책임감을 배양 할 수도, 그룹의 개성 중 하나인 ‘전원 야구’적인 측면을 부각시킬 수 있는 면도 기대 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안 좋은 부분도 존재했다. 바로 이렇게 궁지에 몰렸을 때 구심점을 잃고 팀 자체가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위기상황에서 용기를 내어 떨치고 일어 난 멤버가 있었다.
“멤버들끼리 어두운 교실에 모여, 밖도 보지 못 한 채 있다보니 지금이 몇 시인지도 모르겠어서 혼란스러웠어요.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것은 멤버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점점 잘 되지 않았다는 점이었지요. 그렇게 멤버들의 기분이 축 쳐져있을 때,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싶어 이래저래 생각도 해 보고, 실제로 말도 걸어보고 했었지만, 반응이 없더라고요. 드라마 촬영기간동안 매일같이 만나긴 했지만, 말은 그렇게 많이 나누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런 가운데 윳카가 멤버들을 불러 모아 이렇게 이야기 했지요. ‘일단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펑펑 울면서 그렇게 이야기 해 주었어요.” (하부)
“후쨩이랑 먼저 이야기를 했어요. ‘조금 있으면 드라마 촬영이 끝나는데, 지금 이 상태로 끝난다면 언제까지고 지금 이 찝찝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아. 멤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는 모르겠지만, 내 생각을 전해보려 해. 멤버 전원이 하나가 되고 싶으니까.’ 라고. 그 뒤, 용기를 내서 멤버들을 대기실에 모았어요. 물론 무서웠지요. 무서워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스가이)
스가이의 눈물의 호소는 멤버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스가이는 스스로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신경쓰고, 미움받을까 전전긍긍하며 살아왔다’고 표현 할 정도로 ‘리더십’과는 거리가 있는 아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 활동에 진지하게 임하는 자세와 연장 멤버로서의 책임감이 그녀에게 용기를 주었던 것이다.
“사실 MC등지에서 멤버들을 대표하는 경우가 많은 스가이입니다만, 본디 그녀의 성격은 혼자서는 결정을 내리지 못 하고 ‘어떻게 할까요?’라고 자주 묻는 타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그룹을 대표하는 경험을 쌓으면서 ‘내가 끌어나가야 한다’는 의식이 싹튼 것 같아요. 의식적인 것인지 무의식적인 것인 지는 모르겠지만요.” (모기)
쉴 틈도 없이 맹렬한 속도로 달려 올라간 ‘TV드라마’라는 이름의 언덕길. 그룹 내에서 개인 일을 가장 많이 소화하며, 그만큼 많은 ‘시련’들을 극복 해 온 히라테조차도 ‘가장 힘들었던 것은 드라마 촬영기간’이라고 술회 할 정도로 노도와도 같은 시간이 흘러갔다. 하지만 그 시련의 시간들은 ‘사일런트 마조리티’의 성공으로 인해 해이해진 마음을 다잡는 데에는 좋은 치료약이 되어 주기도 하였다.
“드라마 촬영기간동안에는 멤버들의 본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그 때까지는 멤버들끼리도 서로 어느 정도 배려라 할까, 계산이라 할까… 그런 부분이 있었는데, 드라마 촬영기간동안에는 그럴 여유도 없었거든요. 비록 좋은 모습 뿐 아니라 안 좋은 부분도 알게 되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진정한 의미의 ‘동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가하마)
인간은 변화하는 존재이다. 변할 수 있는 존재이다. 그 말을 믿고 한 발을 내딛은 그 여름날로부터 1년여가 지난 어느날, 2nd싱글 제작이 발표되었다.
신선발의 명암
시다를 구원한 스즈모토의 한 마디.
두 번째 싱글 발매일이 8월 10일로 결정되었다. 새 싱글 제작에 임하는 멤버, 스태프들의 마음 속에는 불안이 가득했다. 전작인 ‘사일런트 마조리티’의 평가가 좋았기 때문에, 두 번째 싱글이 어떤 식으로 완성되느냐가 진정한 의미의 시금석이 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케야키자카는 이런 부담감에 굴복하지 않고 다시 한 번 ‘도전’을 선택했다. 프론트 멤버 중 두 명을 교체하는 강수를 둔 것이다. 새로이 프론트에 발탁 된 것은 시다 마나카와 와타나베 리사였다.
“솔직히 프론트에 뽑힌 걸 기뻐만 할 수는 없었어요. 마나카랑도 ‘아, 우리 프론트네.. 어쩌지…’라고 이야기했고요. ‘앞으로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그리 강한 편도 아니었던 데다가, 불안한 마음만 앞섰었는데 그런 건 저 뿐만이 아니라 마나카도 마찬가지더라고요. 하지만 ‘이왕 뽑힌 거, 기대에 부응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둘이 다짐했어요.” (베리사)
지금이야 숏컷이 너무나도 당연한 와타나베. 하지만 예전에는 머리를 길게 기르고 있었다. 귀엽기는 하지만 소극적이고, 눈에 띌만한 개성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콘노씨의 ‘머리 잘라보는 게 어떻냐’는 한 마디를 받아들인 뒤, 그녀의 운명은 드라마틱하게 변하게 된다
“리사 같은 경우에는 데뷔 당시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지요. 하지만 언뜻 언뜻 미소를 지을 때, 정말 귀여웠어요. 비주얼까지 포함해서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이 변한 멤버를 뽑으라면 아마 리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머리를 자른 것을 계기로 사람이 달라졌다 할까요. 본인은 머리 자르기 싫었다고 합니다만. (웃음)” (모기)
“자르기 전에는 정말 싫었어요. 중학교때 두발규제가 있어서 못 기르다가 고등학교 들어 와서 겨우 기르기 시작했거든요. 그랬던 걸 20센티 넘게 잘라야 했으니깐 말이죠. 사실 자르면서도 ‘아, 이 이상은 자르지 말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정작 자르고 나니 팬분들께서 ‘머리 자르길 잘 했다’고 말씀 해 주셔서 지금은 저도 자르길 잘 했다고 생각해요.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베리사)
이제 와 얘기지만, 오디션에 합격 한 지 겨우 1달여만에 진심으로 ‘그만두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고민하기도 했던 와타나베. 그런 그녀는 ‘머리를 자른다’는 큰 결심을 한 뒤, 완전히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프론트 멤버’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그리고 와타나베와 함께 프론트에 서게 된 시다 마나카는 그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케야카케에서 선발발표를 녹화하고, ‘촬영 종료’라는 지시가 나온 바로 그 순간, 울음이 터졌어요. ‘내가 왜?!?’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물론 프론트 멤버로 뽑아주신 건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내가 그 자리에 서도 되는걸까?’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이 되었어요. 그래서 스태프분께 가서 ‘이런 마음으로 프론트에 서는 건 다른 멤버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아요. 해 낼 자신도 없고요.’, ‘저한테는 무리예요’라고 말했어요.” (시다 마나카)
새롭게 프론트에 서게 된 멤버가 있다는 것은 자연스레 원래 프론트에 서 있던 멤버가 밀려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즈모토 미유가 바로 그 ‘밀려난 멤버’중 한 명이었다. 비록 프론트에서 2열로 밀려났지만, 낙담은 하지 않았다는 그녀.
“2열에서 이름이 불렸을 땐 물론 분했지요. 하지만 낙담은 하지 않았어요. 2열이라는 자리는 퍼포먼스를 할 때, 주변이 한 눈에 들어오는 자리거든요. 360도 어딜 봐도 멤버들이 있기에 안심도 되고. 그런 위치에 서서 그 분위기를 알 수 있었기에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스즈모토)
“MV촬영 때 솔로 컷이 있었는데, 아무리 해도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아서 울어 버렸어요. 저 스스로도 납득이 되지 않아서 우는 거였는데, 스즈모토가 그런 제 모습을 보고 다가와서 ‘잘 했어’라고 이야기 해 줬죠. 입장을 바꿔서 생각 해 본다면… 그래도 그렇게 스즈모토가 이야기 해 주었기에 ‘울지 말고 더 노력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커플링곡MV 촬영에는 ‘절대로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자’고 마음 먹고 임할 수 있었지요.” (시다)
“시다가 제게 와서 ‘스즈모토가 나한테 잘 했다고 해 줬어!! 어쩌지?! 정말 열심히 해야겠어!!’라고 말했던 게 기억나요. 스즈모토의 그 한마디 덕분이었을까요… 커플링곡인 ‘이야기 한다면 미래를…’ MV를 보시면 잘아실 수 있겠지만, 시다의 춤이 정말 멋있어 졌지요. TAKAHIRO선생님께도 솔선해서 ‘이런 식으로 하면 어떨까요?’라고 의견을 내기도 했고요.” (히라테)
스즈모토 본인에게 이 이야기를 하자, 본인은 부끄러운 듯 미소를 띄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애초에 쉬이 낙담하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고민하고 있는 것 보다는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다보니 말이죠. 머리가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다 보니 깊이 생각하지 않고 먼저 행동에 옮긴 것 뿐이에요.” (스즈모토)
그룹 아이돌이라는 구조상, 누군가에게 빛이 드리워지면 누군가는 그 그림자에 가려지게 된다. 누군가의 기쁨은 다른 누군가의 좌절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않다. 하지만 시다와 스즈모토 사이를 잇고 있는 것과 같은 ‘신뢰관계’와 ‘끈끈한 유대감’이 어느 사이엔가 케야키자카 멤버들 사이에 싹트고 있었던 것이다.
‘분한 마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에너지로 바꾼 것은 스즈모토뿐만이 아니었다. 오제키 리카 역시 그런 멤버 중 한 명이었다.
“2열에서 3열로 내려 간 건 21명 중 저 하나였어요.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그런 귀중한 경험을 한 건 저 혼자뿐이라는 것도 되니까요. 좋게 받아들이기로 했지요. 2열에서 배운 것들을 3열에 가져 갈 수 있는 것 역시 저혼자뿐이었으니까요.” (오제키)
그리고 이 곡을 통해 나가하마 네루의 ‘한자- 히라가나 케야키 겸임’이 성사되어, 나가하마도 정식으로 선발멤버로서 2열에서 활동 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불안했다’고 말하는 그녀. 하지만 케야카케 방송에서 그녀가 흘린 눈물에는 그런 ‘불안’ 뿐 아니라 ‘기쁨’이 담겨 있었다.
“겸임이 발표 되었을 때, 멤버들이 제 쪽을 보며 기뻐 해 주었어요. 무엇보다도 그게 제일 기뻤어요.” (나가하마)
2nd싱글은 나가하마를 포함한 21명 체제로 항해를 시작하였다.
타이틀곡의 제목은 ‘세상에는 사랑뿐이야’ 마치 그녀들 사이에 싹 트기 시작한 ‘동료애’를 축복이라도 하는 듯 한 제목이었다.
‘지지않는 것’
그것을 통해 길이 열리다.
찰나에 불과한 청춘. 그 청춘의 흔들리는 감정을 포에트리 리딩이라는 방법으로 표현 해 낸다는 도전적인 시도를 한 곡 ‘세상에는 사랑뿐이야’.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데뷔곡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도전적인 곡이었다. 이 곡은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높은 평가를 받으며 ‘사일런트 마조리티’로 인해 잔뜩 기대가 높아 진 대중들의 기대를 만족시켰다.
그리고 8월에는 오다이바에서 열린 세계 최대급 아이돌 페스티벌 ‘도쿄 아이돌 페스티벌’에도 이틀 연속으로 출연하게 되었다. 가장 ‘핫’한 신인 아이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케야키자카를 보기 위해 수 많은 사람들이 회장으로 몰려들었다. 케야키자카의 팬들은 물론이고 타 아이돌들의 팬, 심지어는 다른 아이돌그룹 멤버들까지.
“TIF는 정말 즐거웠어요! 퍼포먼스를 할 때, 센터에 서 있다 보면 멤버들의 분위기가 등을 통해 전해지거든요. 하지만 TIF땐 항상 멤버들이 즐기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그 덕분에 저도 즐게 퍼포먼스를 할 수 있었지요. 드라마 녹화가 끝난 직후였던 것도 있었기에 멤버들의 달성감, 해방감도 대단했고요.” (히라테)
“TIF 때, 대기실에 있으면 다른 아이돌 그룹 선배님들께서 오셔서 ‘함께 사진 찍자’고 해 주셨어요. 그 때마다 ‘아녜요. 제가 부탁을 드려야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죄송스러울 정도였지요.” (나가하마)
이렇게 수 많은 관객들이 모이는 이벤트에 출연함으로 하여,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자신들의 주목도가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된 케야키자카 멤버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그녀들을 고민하게 하는 점이기도 했다.
비록 평탄한 길은 아니었지만, 모두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빠르게 인기를 얻게 되어 버린 점, 그리고 그룹으로서 좌절을 겪지 않고 성장 해 버린 것이 오히려 그녀들에게 ‘컴플렉스’가 된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실제로 ‘아직 우리 실력이 그리 좋은 것도 아닌데 이렇게 큰 무대에 서게 되어 면목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멤버들도 적지 않아요. 비록 자신들의 힘으로 쟁취해 낸 것이 아니라, 주어진 기회라고는 해도 그것을 훌륭하게 극복 해 낸 건 자신들의 실력이니 자신을 좀 가져도 되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만… 데뷔 이전부터 축복받은 환경이 주어졌다고는 하나, 자신들이 제대로 해 내지 못 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 했을거라 생각하거든요. 뭐라 할까… 오히려 ‘절대로 질 수 없는’ 상황,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맹비난을 받을 분위기에서 멤버들이 죽을 각오로 노력 한 결과라고나 할까요. 물론 지금까지 매사에 ‘이겨’왔느냐 하면 그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습니다만, 적어도 ‘지지는 않고’ 이만큼이나 온 건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이 있는 것이고요.” (모기)
축복받은 환경하에 데뷔하였기에 ‘실패는 용납되지 않’는다는 굴레를 쓰게 된 그녀들. 그런 부담감과 싸워가면서 이만큼이나 싸워 왔던 것이다. 그녀들에게는 ‘신인그룹이니 별 수 없지’라는 안이한 잣대는 통용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안 좋은 부분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프로로서의 자각이 꽃피기 시작했던 것이다.
“지금껏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아 왔지만, 제대로 해 내지 못 해 주눅드는 아이는 있을지언정 ‘지금 대강대강하는구나’, ‘적당적당히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아이는 단 한명도 없습니다. 언제나 새로운 과제가 주어지는 가운데 그런 과제들에 항상 필사적으로 임하고 있지요. 제게 있어 케야키자카의 좋은 점을 이야기하라 하면 항상 이야기하는 게 이 점이에요. 앞으로도 이런 마인드를 잃지 않아 주었으면 합니다.” (모리)
현재까지 그녀들은 흔한 아이돌의 석세스스토리, 다시 말 해 ‘우리들의 힘으로 꿈을 이뤘어요!’라고 할만한 스토리를 이뤄내진 못했다. 하지만 앞서 모기씨가 이야기 했듯이 ‘질 수 없는 상황’,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비난을 받을 상황’하에서 멤버 전원이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에 집중하고, 묵묵히 노력하다보면 그것이 언젠가는 밝은 미래로, 자신들의 꿈으로 이어지리라는 것을 믿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에 노기자카 선배님의 버스데이 라이브를 보고 왔는데, 관객분들의 일체감이 너무 잘 느껴졌어요. 노기자카 선배님들께서 많은 것들을 경험하시고, 그 때마다 팬 여러분과 함께 걸어오셨기에 그런 일체감이 생겨 난 것이겠지요. 저희들도 팬 여러분과 희노애락을 함께 해 나가고 싶어요.” (코바야시)
그룹의 키를 쥐고 있는 콘노씨는 케야키자카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누가 도쿠야마 다이고로를 죽였는가?를 통해 멤버각자를 부각시킴으로 하여 단순히 ‘히라테 원톱’그룹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 해 냈다고 생각합니다. 히라테 혼자만 재능이 있고 다른 멤버들은 그렇지 않았더라면 그 드라마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을테니까요. 그런 점을 감안하여 앞으로 1~2년간 어떤 엔터테인먼트를 어떻게 전개하고, 그 결과 어떻게 성장 해 나갈 지가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케야키자카로서 독자적인 것을 만들어 가는 것은 결국 노기자카가 독자적인 것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기도 하고요. 앞으로 두 그룹이 어떻게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엔터테인먼트를 만들어 가느냐… 그것은 48그룹처럼 ‘거대 시스템’하에서 연출되는 드라마와는 조금 다른 맛을 낼 것 같아요. 요는 노기자카는 노기자카, 케야키자카는 케야키자카로서 각각의 드라마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깁니다.” (콘노)
눈부신 햇볕이 아스팔트에 어지러이 산란하는 어느 한 여름날, 롯폰기 ‘케야키자카’에서 열린 ‘TV아사히 롯폰기힐즈 여름축제 SUMMER STATION’ 기념 라이브를 마친 멤버들은 어째선지 연신 시계를 쳐다보곤 했다.
그날은 2016년 8월 21일.
그 날, 케야키자카는 결성 1주년을 맞이하였다.
히라테 유리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
불과 1년 전만해도 집과 학교를 왕복하고 주말이면 친구들과 놀곤 했던 극히 평범한 소녀들이었다. 하지만 1년간 자신들의 힘으로 미래를 개척한 그녀들의 곁에는 어느 사이엔가 ‘동료’들이 생겨 있었다.
“수만명 가운데서 이 멤버가 뽑히고, 지금껏 함께 시간을 보내고 앞으로도 몇 년이나 같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는 거… 정말로 기적이라 생각해요. 그렇기에 모든 활동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고, 겸손함을 잃지 않고 노력 해서 언젠간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그룹이 되었으면 해요.” (사토)
히라테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지금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단순한 질문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멤버들이에요. 제게 있어서 멤버들이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거든요. 혼자 일을 하다 멤버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면 마음이 안정되고, 멤버들이 저를 즐겁게 해 주기도, 수고했다고 칭찬 해 주기도, ‘테치가 나온 잡지 봤어’라고 이야기 해 주기도 합니다. 멤버들의 그런 아무렇지도 않은 한 마디가, 어깨를 토닥여주는 손길이 제게는 큰 기쁨이에요. 그렇게 제 어리광을 받아 줄 뿐 아니라, 요 전에 스즈모토에게 ‘기분이 울적해’라고 했을 때 ‘안 돼! 지금 열심히 해야 할 때야!’라고 격려 해 주었을 때 처럼 힘을 줄 때도 있어요. 그 한 마디에 ‘응. 울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역시 그 말을 해 준 것이 ‘동료’이기 때문일거예요. 물론 때로는 부딛히기도 하지만, 그런 동료들과 함께 노력 해 나갈 수 있다는 게 정말 기쁩니다.” (히라테)
미래가 어떻게 될 지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동료들과 함께 있다면 두려울 게 없는 것이다. ‘이 그룹에서 나는 외톨이가 아닐까’ 라는 고독감이 덮쳐 올 때도 있다.
“그렇지만”
히라테는 힘주어 말을 이어갔다.
“얼마 전, 예전부터 신경쓰였던 질문을 겨우 할 수 있었어요. ‘나,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 말이에요. 모리야, 시다, 스즈모토에게 물어 보았는데, ‘테치는 항상 정말 열심히 해 줘’라고 말 해 줘서 눈물이 핑 돌았어요. 게다가 리사가 ‘고치호시(라디오 ‘여기는 유라쿠초 별하늘 방송국’)’에 나가고 싶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정말 놀랐고요. 개인적으로는 계속 저 혼자만 레귤러로 나가다 보니 다른 멤버들이 안 좋게 생각하는 건 아닐까 걱정했었거든요. 그렇게 ‘나가고 싶다’고 이야기 해 주는 것을 듣고 안심했어요.” (히라테)
뛰어난 재능, 높은 주목도로 인해 어느 사이엔가 초심을 잃고 동료들과의 사이가 벌어지는 일은 이 바닥에서 보기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히라테는 그룹안에서 고립되지 않고, 오히려 활약 할 수록 동료들로부터 신뢰와 인망을 쌓아가고 있다.
멤버들 뿐만이 아니다.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에서 ‘세상에는 사랑뿐이야’ MV를 촬영했을 당시, 당장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만 같은 우중충한 하늘에 밀착 취재를 하던 스태프들이 불안해 하고 있을 때 매니저 중 한 명이 이런 말을 한 바 있다.
“괜찮아요. 히라테는 하레온나니까 비 안 올 거예요.”
사실 현장에서 자주 하는 농담이기도 하고, 그 말을 한 매니저 본인은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한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발언에서는 자신들의 ‘에이스’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는 스태프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것을 공유 해 온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동료들
‘세상에는 사랑뿐이야’ 가사 중에 이런 소절이 있다.
‘너와 만난 그 순간, 무언갈 되찾은 듯 우리 머리 위 하늘에 무지개가 떴어’
히라테는 이 가사에서 말하는 ‘너’가 바로 ‘멤버’라고 이야기 했다.
“케야키라는 한자는 전부 21획이지요. 그러니까 저희들 21명 중 누구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되는 거예요.” (히라테)
어쩌면 운명의 장난이라고도 볼 수 있는 그 ‘우연’을 이야기하는 히라테의 모습은 어딘가 기쁜 듯 보였다. 마치 ‘이 얘기는 꼭 하고 싶었다’, ‘내게 있어 그만큼 중요한 이야기’이다 라고 이야기라도 하듯이.
그 뒤로도 히라테는 틈만 나면 ‘오제키는요~’ ‘요네타니는요~’라고 멤버들의 장점이나 좋아하는 점을 이야기했다. 그런 그녀를 보며 한 가지 확신이 생겼다. 그것은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이 훌륭한 곡, 우수한 스태프 이상으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동료’로 만들어 진 그룹이라는 점이다.
‘내가 있는 이 곳이 아닌 어딘가’를 찾아 케야키자카로 온 소녀는 그 곳에서 상상도 못 한 시련을 겪게 되었다.
힘들었던 때도, 울고 싶어 질 때도 있었다. 자신의 존재가 다른 동료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남몰래 고뇌하던 날도 있었다.
하지만 소중한 ‘동료’들과 만나, 그 모든 것들을 되찾은 것이다.
센터에 선다는 ‘영광’, 그리고 미디어가 쏟아내는 수 많은 ‘절찬’들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
자랑스러운 동료들과 함께 자신들의 길을 걸어가는 것.
바로 그것이 겨우 15살밖에 되지 않은 소녀에게 있어 무엇보다도 소중한 보물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히라테만이 아닐 것이다. ‘동료’의 존재로 인해 분함을 맛 본 모리야가, ‘동료’의 존재 덕분에 투지를 불태우는 이마이즈미가, 동료의 한 마디에 구원을 받은 시다가, 말 없이 동료의 등 뒤에 서서 묵묵히 밀어주는 사이토가, 동료를 위해 용기를 쥐어 짜 낸 스가이가 그렇다.
동료를 솔직히 받아들여 주지 못 하는 자신에 고뇌했던 요네타니가, 자신을 축복 해 주는 동료들을 보며 눈물을 흘린 나가하마 역시 그러했다.
케야키자카46이라는 그룹에는 바로 그 ‘21명’이기에 공유 할 수 있었던 기쁨과 슬픔, 분함과 달성감이 있는 것이다.
21명이 도달한 세계
그리고 기적이 일어나다
그리고 21명이 된 케야키자카가 맞이한 첫 가을. 멤버들간의 흔들림 없는 신뢰와 끈끈한 유대감이 다시 한 번 기적을 불러일으켰다.
3rd 싱글 포메이션에 일대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전작, 전전작 연속으로 3열에 있었던 코이케 미나미, 사이토 후유카, 사토 시오리, 하라다 아오이, ‘세상에는 사랑뿐이야’에서 2열에 위치했던 모리야 아카네, 스즈모토 미유가 프론트에 서는 등 거의 모든 멤버들이 전작과는 다른 포지션에 서게 된 것이다. 멤버들 조차도 누구 하나 상상하지도 못 한 큰 변화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발 발표를 끝낸 멤버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다.
그것은 멤버 개개인의 프라이드와 입장을 존중하는 동시에 집단으로서 ‘전진’해야만 하는 아이돌 그룹에 있어서는 ‘기적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서열’에 구애되지 않고, 모두가 빛날 수 있는 세계.
일찍이 48그룹도, 노기자카조차도 도달하지 못했던 그런 ‘세계’에 케야키자카는 불과 1년만에 근접 해 있었던 것이다.
한 멤버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케야키는 앞에 섰으니 어떻다던가, 뒤로 밀렸으니 나는 안 된다고 자포자기하는 그런 그룹이 아니라 생각해요.’
케야키자카46가 지금까지 걸어 온 길을 ‘혁명’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팬이나 미디어가 적지 않다. 그리고 지금까지 역사상 ‘혼자서’ 혁명을 성공시킨 사람이 없듯, 케야키자카 역시 ‘소중한 동료’들과 함께 싸우고 있는 것이다.
“여러분께서 기대를 하고 계시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 실패해선 안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희는 그런 기대에 부응 할 수 있는 21명이라 생각합니다. 그 점은 믿고 있어요.” (히라테)
운명에 이끌려 만나고, 동료가 된 21명의 소녀들. 그녀들의
‘혁명적’인 도전은 자신들의 미래를 향해 이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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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명제와 싸우던
정신없는 나날들
그룹이 결성되고 반년가량이 지났다. 운영 스태프들조차도 생각하지 못 한 엄청난 속도로 일들이 전개되어갔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숙명적으로 ‘거대 명제’를 짊어지고 만들어 진 그룹이라는 것. 멤버들은 물론이고 운영측도 그 점에 대해서는 뼈저리게 이해하고 있었다. ‘실패는 용납 될 수 없었다.’
멤버들 뿐 아니라 스태프들 역시 엄청난 압박감과 싸우며 이 프로젝트에 임했다는 것을 상상하는 건 그리 힘들지 않을 것이다. 케야키자카의 치프 매니저인 모기씨의 말이다.
“정말로 데뷔하기 전부터 빡빡했지요. 2주일 정도를 주기로 엄청 거대한 일들이 물밀듯이 밀려왔거든요. 일반적으로는 몇 년에 걸쳐 경험 할 법한 일들을 불과 몇달만에 해 치우는 그런 스피드였지요. 정식 데뷔를 눈앞에 두었을 때, ‘도쿄 국제포럼 A홀에서 단독이벤트를 해 보지 않겠느냐’는 오퍼가 들어왔습니다. 평범하게 생각한다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지만, 콘노상께서도 ‘그럴 운명을 타고 난 모양이다’라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그 부담감이라는 건 정말 엄청났지요.” (모기)
참고로 케야키자카가 가장 처음으로 출연한 음악 방송은 ‘2015FNS가요제 THE LIVE’에, 처음으로 출연한 라디오 방송은 ‘올나잇 닛폰’이며 처음으로 라이브를 연 곳은 ‘요요기 제 1체육관’이었다.
“처음부터 축복받은 환경인 건 분명했죠. 그 덕에 수 많은 기회를 받은 것도 사실이고요. 일반적인 신인 그룹은 상상도 못 할 일들이었어요. 멤버들 역시 ‘이렇게 기회를 받았는데 우리가 제대로 해 내지 못하면 노기자카 선배님께 면목도 없을 뿐 아니라 폐를 끼치게 되니 잘 해 내야만 한다’는 의식을 갖게 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라 생각합니다만. 겉으로 드러내는 경우는 잘 없지만 케야키 멤버들은 지기 싫어하는 부분이 강해요. 그런 면에서는 체육계 성향이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네요. 하여간 그렇다 보니 멤버들 역시 필사적으로 일에 임해 주었어요.” (모기)
그렇듯 정신없는 매일매일을 보낸 멤버들은 그 때의 일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정신을 차려 보면 새로운 일들이 생겨났을 정도니까요. 쫓아가는 것 만으로도 벅찼지요. 음악 방송에 나가게 되었지만, 저희 실력은 도저히 TV에서 퍼포먼스를 할 정도가 아니었기에, 항상 ‘해 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거나, ‘그 때 까지 완성 시킬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앞섰어요. 하지만 이미 날짜는 결정 되어 있었고, 저희가 출연한다는 것 역시 뉴스나 홈페이지 등에 공표되어 있었기에 ‘해 낼 수 밖에 없었’어요. 레슨이나 워크숍 등을 할 때도 다들 필사적으로 달라 붙은 덕분에 어찌저찌 해 낼 수 있었지요.” (스즈모토 미유)
보이지 않는 신의 손에 의해 완성된
‘기적의 MV’
노기자카46의 뒤를 잇는 ‘사카미치 시리즈’ 제 2탄 그룹, 케야키자카46. 결성 기자회견 당시 운영 스태프들은 ‘앞으로 이 그룹이 어떤 팀 컬러가 될 지, 어떤 그룹으로 성장 할 지는 지금 모인 멤버들에게 달려있다’고 이야기 한 바 있다. 다시 말 해, ‘노기자카의 자매그룹’이 될 지, ‘라이벌’이 될 지 확실히 밝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아키모토 야스시가 콘노씨를 불러 ‘데뷔곡의 세계관’을 이야기했다. ‘노기자카와 비교해서 케야키 멤버들이 아직 어리다는 걸 감안하여, 젊은이들의 충동을 큰 축으로 한 작품을 만들어 볼 생각’이라는 이야기였다. 아키모토씨의 이런 이야기를 들은 콘노씨는 케야키자카의 ‘비주얼 세계’를 어떻게 구성 해 나갈 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노기자카와 어떻게 차별화를 해 나갈 거냐에 대해 개인적으론 막연하게나마 이미지가 있었어요. 초기부터 ‘프랑스’의 이미지를 가져갔던 노기자카에 비해 케야키자카는 ‘잉글랜드’의 이미지라는 것이었지요. 프랑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딱 떠오르는 분위기, 다시 말 해 화려하고 패셔너블한 분위기가 노기자카라 한다면 ‘록 문화’로 대표되는 잉글랜드의 분위기를 케야키자카에 도입하고자 했지요. ‘잉글랜드에 실재하는 계급 차이에 대한 젊은이들의 분노’라고나 할까요. 때 마침 아키모토선생님께서도 ‘싸워 나간다는 것을 테마로 할 생각이라면 의상 콘셉트는 군복에서 따 와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고 말씀 해 주셨기에, 제복 색깔을 브리티쉬 그린으로 결정했지요.” (콘노)
그룹의 비주얼이미지가 확정이 된 뒤, 콘노씨는 그런 이미지를 구현 할 ‘의상 디자인’과 ‘제작’에 착수하였다. 콘노씨의 시선이 향한 곳에 있는 디자이너는 다름아닌 오나이 키미카였다. 그리고 오나이씨의 손에 의해 완성 된 것이 바로 ‘그린을 기조로 한 타이트한 제복’이었다. 그것은 ‘귀엽고 고급스러움’을 기저에 깔고 있는 노기자카의 제복과는 확연히 다른, 남성적이고 스타일리시한 제복이었다.
그리고 콘노씨가 케야키자카를 이야기 할 때 빼놓지 않고 거론하는 ‘키 퍼슨’과의 만남도 이루어졌다. 다름아닌 데뷔 싱글때부터 케야키자카의 안무를 담당하고 있는 세계적인 댄서 TAKAHIRO씨와의 만남이었다.
“사실 TAKAHIRO씨와 처음 접선을 했던 건 꽤나 예전이었어요. 하지만 그토록 세계적으로 유명한 분께 아무렇지 않게 일을 부탁하는 것도 실례인 것 같아 좀처럼 오퍼를 할 기회가 생기지 않았죠. 그러던 와중에 ‘모든 개는 천국에 간다’를 하게 되었는데, 연극 관계자분께서 ‘안무를 TAKAHIRO씨에게 부탁드려볼까 합니다’라고 말씀을 하시길래 ‘부디…’라고 부탁을 드렸죠. 그리고 그 결과물은… 정말 대단했어요. 그것을 보고 ‘아, 이 사람은 정말 천재구나’라고 생각했지요.” (콘노)
그리고 동시에 ‘지금이야말로 이 사람에게 안무를 부탁 할 때구나’라는 생각 역시 자신의 뇌리를 스쳤다고 하는 콘노씨.
의상, 안무가 정해 진 뒤엔 영상 디렉터 이케다 카즈마씨에게 MV 촬영을 오퍼하였다. 이케다씨는 이전에도 노기자카의 ‘제복 마네킨’, ‘고독형제’등을 통해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감독이었다. 콘노씨의 말에 따르면 ‘데뷔 싱글 MV를 이케다감독에게 부탁드리기로 한 것 역시 오래 전에 정한 것’이라고.
“무엇보다도 히라테 유리나가 내뿜는 분위기가 ‘제복 마네킨’을 떠올리게 했던 게 컸지요. 그리고 그녀들의 첫 퍼포먼스였던 ‘FNS가요제 THE LIVE’에서 선보인 ‘제복 마네킨’을 원점으로 하여, 거기서 어떻게 자신들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더해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렇기에 더더욱 (제복 마네킨의 감독인) 이케다상에게 감독을 부탁드려야겠다 생각했지요.” (콘노)
곡, 의상, 안무가 완성 된 뒤, 본격적으로 MV촬영준비가 시작되었다. 촬영 장소 후보로 거론 된 장소들 중 눈을 끄는 곳이 있었다. ‘시부야’ 였다. 하지만 그렇게 거론 된 곳들 중에는 규제가 심해 져 좀처럼 허가를 얻기 힘든 곳도 많았다. 하지만 콘노씨와 이케다씨는 오히려 ‘잘도 이 곳에서 MV를 찍었구나’싶은 곳에서 MV를 찍을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이야기 하던 이케다감독이 ‘촬영 장소’로 정한 곳은 다름 아닌 구 도큐도요코선 시부야역 플랫폼터, 선로터였다.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한 고층 복합시설 건설이 한창이던 에어리어였다.
“사실 도큐전철에서 ‘안전상 문제가 있다’며 한 차례 거절 하셨었지요. 하지만 어떻게든 그 곳에서 촬영을 하고 싶었기에, 다시 한 번 부탁을 드려 보았습니다. 때마침 그 당시 저희를 담당 해 주셨던 분이 ‘케야카케’를 보던 분이셔서 ‘며칠 뒤에 이틀간 공사를 안 하는 날이 있긴 있는데, 그 때라면 촬영 할 수 있다’고 말씀 해 주셨지요. 신기하게도 그 분께서 말씀 해 주셨던 날이 저희가 생각했던 날짜랑 딱 겹쳤고요. 그렇게 우연이 겹쳐 그 MV가 완성 된 것입니다.” (콘노)
수 많은 기적들이 겹치고 겹쳐 만들어 진 MV. 그 MV에 대해 콘노씨는 ‘보이지 않는 신의 손이 인도 해 주신 덕분에 완성 할 수 있었다’고 표현한다. 앞서 이야기했던 ‘한자 케야키자카’가 갖고 있는 강한 ‘운’이라는 것이 이 때도 드러났던 것일지도 모른다.
강렬한 데뷔,
각광을 받는 센터.
4월 6일. 케야키자카에게 있어 기념비적인 데뷔 싱글이 발매되었다.
타이틀곡의 제목은 ‘사일런트 마조리티’.
‘침묵하는 다수’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제목이 달린 이 곡은 메세지성이 강한 가사와 어쿠스틱 기타와 핸드 클랩이 인상적인 빠른 비트의 댄스 사운드, 군대를 연상시키는 절제된 댄스 등 소위 말하는 ‘아이돌 그룹의 데뷔곡’이라고는 생각 할 수 없는 ‘강한’ 부분들이 돋보이는 곡이었다.
이 곡은 아이돌 팬들 뿐 아니라 아이돌에 흥미가 없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3월 중순, YOUTUBE에 공개 된 MV 조회수는 순식간에 300만을 넘겼다. 신인 그룹의 MV재생 수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속도였다.
케야키자카는 이례적으로 ‘강렬하게’ 데뷔했던 것이다.
이례적인 것은 또 있었다. 싱글이 발매된 지 겨우 2주만에 ‘뮤직 스테이션’에 출연하게 된 것이다. 지금껏 TV로 보아오기만 했던 꿈의 무대에 자신들이 서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멤버들의 기분은 들뜨기 시작했다.
“다들 기합이 팍 들었지요. 동기부여도 대단했고요. 대기실에서도 쉬지 않고 연습을 했을 정도로 다들 하나가 되어 있었어요.” (오다)
“어릴 때 부터 TV를 통해 보아왔던 프로그램이기에, 그 스테이지가 제 눈에 나타났을 땐 ‘아, ㅇ이런 느낌이구나’라며 감동과 흥분을 억누를 수 없었어요. 방송이 끝난 뒤, ‘뮤직스테이션’ 증후군이랄까요. 뭔가 허전했어요. 그런 허전함이 무려 2주일이나 계속되었답니다. (웃음)” (사이토)
‘뮤직 스테이션’출연을 계기로 ‘사일런트 마조리티’와 ‘케야키자카46’의 이름은 더더욱 빠른 스피드로 일반 대중에게 퍼지기 시작했다.
“데뷔 작품으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충격적인 가사라던가 멋진 곡, MV 같은 게 일반적인 아이돌의 그것과는 달랐기에 흥미를 가져 주신 것 같기도 하네요.” (모리야)
“만약 데뷔곡이 ‘사일런트 마조리티’가 아니었다면 지금만큼 주목을 받지는 못 했을 것 같아요. 그 곡, 그리고 가사의 세계관, 멤버들 중 누구 하나라도 빠지면 완성되지 않는 안무, 그리고 무엇보다 센터에 선 히라테의 표현력… 그 모든 것이 더해 져 엄청난 것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그 MV를 볼 때 마다 뭔가가 끓어 오르는 것만 같아요.” (스가이)
‘사일런트 마조리티’는 발매 첫 주에만 25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크게 히트했다. 오리콘 주간 CD 랭킹에서도 1위를 마크하였다.
“오리콘에서 1위를 했다는 얘기를 들은 것은 버스로 이동을 하던 도중이었어요. 휴대전화로 뉴스를 검색 해 보며 ‘몇 위래? 몇 위래’라는 식으로 떠들썩했어요. 그리고 1위라는 것을 안 순간, 버스 안에서 신나서 소리를 쳤죠. 그 순간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스즈모토)
케야키자카가 기록한 판매량은 여성아티스트의 데뷔 싱글이 첫 주에 판매한 판매량면에서도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한 것이었다. ‘쾌거’를 이뤄 낸 것이다.
“마나카랑 아카네, 미유랑 밥을 먹고 있었을 때였어요. 갑자기 멤버들의 그룹 라인에 스탭분께서 ‘역대 기록을 갱신했습니다’라고 메세지를 남기셨지요. 그 순간, 다들 ‘와! 대단해!’라고 기뻐했지요. 다들 라인 스탬프로 신나 했어요. (웃음)” (와타나베 리카)
데뷔 싱글에서 센터에 선 것은 그룹 최연소 멤버, 히라테 유리나였다. ‘내향적’이고 ‘눈에 띄는 것을 싫어했’던 소녀는 당당히 그룹의 중심에 서서 14살이라고는 상상 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였다. 그녀의 날카로운 눈빛, 당당한 분위기는 ‘데뷔’곡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 그런 히라테의 센터에 대해 멤버들의 생각은 어떨까?
“그야 뭐, ‘당연하지’라고 납득했어요. ‘센터에 어울리는 건 히라테지’라고 다들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춤 출 때 보면 동작 하나하나가 전부 멋있거든요.” (모리야)
“머릿속으로 ‘얘가 센터면 어떨까? 그럼 쟤는?’이라 생각 해 본 적이 있거든요. 하지만 역시 가장 납득이 되는 건 히라테였어요. 아니, 히라테밖에 없다 생각했습니다.” (오제키)
“처음에는 히라테를 ‘평범한 중학생’이라 생각했지만, 알면 알수록 그렇지 않더라고요. FNS 때 히라테를 보고 ‘얘 춤도 잘 추네!?!’라고 놀랐던 게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한 편으로는 ‘이런 인재를 잘도 발견 해 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코바야시)
데뷔 싱글에서 2열 중앙, 히라테의 뒤에 서서 퍼포먼스를 한 스가이 유카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히라테를 보다 보면 ‘세상에 이런 아이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째서 처음 경험하는 아이가 저런 표정을 지을까? 라던가, 멤버들이 보기에도 ‘천재’라는 말 외에는 표현 할 수 없는 부분이 많거든요. 어떤 스테이지에서도, 아무리 긴장을 해도 멋지게 퍼포먼스를 해 내는 모습을 보면 ‘타고 난 주인공’이란 생각이 들어요. 뭐라 할까요… 등에서 뿜어져나오는 아우라가 있어요. 그렇기에 언제까지고 ‘이 등을 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지요.” (스가이)
멤버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인정하는 ‘센터’. 아니, 인정 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고 하는 편이 정확 하다고 해야 할 정도의 ‘차원이 다른’ 존재감을 뿜어내는 히라테.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일런트 마조리티’는 센터인 히라테를 크게 부각시키는 곡이었음에도, 질투를 하는 멤버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할 정도이다.
선택된 소녀가 품고 있던
고뇌
데뷔 싱글을 통해 일약 각광을 받은 히라테 유리나. 팬들 뿐 아니라 미디어들 역시 신인아이돌 그룹의 중심에 선 이 14살짜리 소녀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냈다. ‘천재가 나타났다’, ‘전설의 아이돌, 야마구치 모모에의 재림!’, ’신시대의 뉴 히로인 탄생!’같은 자극적인 수식어가 어지러이 휘날렸다. 하지만 주변의 평가가 과열되면 과열 될 수록 히라테 본인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져만 갔다.
“뭐라고 할까요… 그룹에서 눈에 띄는 게 저 뿐이라고 받아들여지는 게 너무 무서웠어요. 음악 방송에 나갔을 때에도 센터에 섰다는 이유만으로 카메라에 집중적으로 찍히는 것도 불편했고요. 저만 칭찬을 받아도 그다지 기쁘지 않았다고 할까요… ‘나보다 훨씬 더 표정이 좋은 멤버, 노래를 잘 하는 멤버, 춤을 잘 추는 멤버들이 많은데도 어째서 나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히라테)
“멤버 모두가 히라테를 인정 했어요. 하지만 정작 본인은 다른 멤버들을 많이 의식했던 것 같아요.” (모기)
내향적이고 눈에 띄는 것을 싫어했던 소녀는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 없이 그룹의 ‘얼굴’이 되어 버린 것이다. ‘절대적인 센터’라는 말을 들어도 순수하게 기뻐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스스로를 바꾸기 위해 찾은 케야키자카. 하지만 그 변화가 너무나도 급격하고 극적이었기에 그녀의 마음에 유예를 주지 않았던 것이다.
“부담감이 심했을 거예요. 그렇기에 할 수 있는 한 힘껏 히라테를 받쳐주자, 할 수 있는 건 전부 하자고 생각했지요. 저보다 다섯살이나 어린 아이거든요. 저 자신이 5년 전에 어땠었는 지를 생각 해 보면, 저는 히라테처럼은 하지 못 했을 거예요. 상처를 받거나 마음에 저미는 부분이 많았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사토)
“아직 어린 아이이기에 얘기도, 발산도 못 하고 혼자 끌어안는 부분도 많으리라 생각해요. 그런데도 자신보다 그룹을 먼저 생각하고, 그룹을 위해 필사적으로 활동 하고 있지요. 팬 여러분께서는 무대에 선 히라테의 정면을 보고 계시겠지만, 저희는 히라테의 등을 보며 서 있거든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 작은 등에 많은 것들을 담아두고 있구나’라고 절감하게 돼요.” (모리야)
그룹을 위해 힘든 역할을 맡고, 무거운 짐을 짊어진 히라테. 하지만 고민하고 있는 것은 히라테만이 아니었다. 언더 그룹 ‘히라가나케야키’의 유일한 멤버, 나가하마 역시 자신의 특수한 위치에 고민하고 있었다.
“사일런트 마조리티가 히트하면서, 고향 친구들이 ‘MV봤어’라고 이야기를 해 주거나, 학교 친구들이 ‘시부야 마루이에 케야키 포스터가 붙어 있다더라. 보러 갈게’라고 이야기 해 주는 경우가 늘었어요. 하지만 그런 얘기를 들을 때 마다 ‘나는 거기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정말 외로웠어요. 혼자 제복 색도 달랐고, 멤버들이 공연을 앞두고 원진을 짤 때, 저 혼자 무대의상이 아니라 사복을 입고 있는 경우도 있었고요. 멤버들이랑 사이는 좋아졌지만, 그런 데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이 있었지요.” (나가하마)
고독을 서로 나눈 두 사람
그리고 이마이즈미와 오빠의 약속
그런 히라테와 나가하마가 가까워 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찌 말하자면 그 둘은 ‘케야키자카’라는 언덕길에서 조금씩 벗어 나 있는 멤버들이었던 것이다. 큰 각오를 하고 찾아 온 ‘내가 있던 곳이 아닌 어딘가’였음에도.
“제가 느끼던 것은 물리적인 ‘고독’이었어요. 이벤트 때에도 저 혼자 출연을 못 하거나 하는 등 말 그대로 ‘홀로 될 때’’가 많았거든요. 반면 히라테는 ‘정신적으로 고독’했을 거라 생각해요. 모두와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하면서도 고독함을 느꼈던 것이지요. 히라테는 그 누구보다 멤버들을 생각하는 아이이기에, 그만큼 더 힘들었을 거라 생각해요.” (나가하마)
“네루랑은 어딘지 닮은 부분이 있었어요. 일에 임하는 자세라던가… 네루는 홀로 뒤늦게 가입하였기에 아무래도 고독했을 거라 생각해요. 물론 제가 느낀 고독따위는 네루의 그것과 비교하면 별 것 아니겠지만, 저 역시 나름대로 고독함을 느꼈어요.” (히라테)
그런 두 사람은 서로 고독을 나누며 서서히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다른 멤버들과 함께 레슨을 받는 경우가 많지 않았던 나가하마를 위해 히라테는 1대 1로 춤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그 당시엔 거의 매일 둘이서 조깅을 했어요. 때마침 제가 ‘사일런트 마조리티’ 안무를 익히는 데 고전하던 때였는데, 히라테는 저를 위해 직접 춤을 추며 알려 주었지요.” (나가하마)
다른 이들은 모르는 둘만의 세계. 그것은 고독한 가운데에서도 ‘혼자가 아님’을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였다.
“언젠간 이런 일도 있었어요.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서, 평소 조깅을 하러 가는 곳에 혼자 가서 생각을 정리하고 있으려니 히라테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어디 있어?’라고. ‘언제나 가는 곳에 있어’라고 이야기 하자, 히라테가 와 주었지요. 그리고 히라테는 제게 ‘괜찮아’라고 용기를 주었어요. 돌아 갈 때 함께 오자키 유타카상의 ‘Forget me not’을 들었어요.” (나가하마)
“네루의 빈자리는 멤버 전원이 메꿔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네루가 빠지면 ‘케야키자카46’이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네루도 힘 내 주었으면 했어요. 그리고 언젠간 같은 무대에 서서 함께 퍼포먼스를 하고싶다고도 생각했고요.” (히라테)
히라테와 나가하마가 자신들에게 주어 진 역할을 서서히 받아들이고, 전진하기 시작했던 바로 그 무렵, 그룹 내에는 눈에보이는 ‘격차’가 생겨나고 있었다. 그리고 멤버들 역시 이 ‘격차’에 고민하기 시작했다.
“잡지 취재에 자주 불리는 멤버와 그렇지 않은 멤버가 나뉘었어요. 저는 그렇지 않은 멤버였고요. 점점 초조해지더군요. 한 때는 그렇게 활약하는 멤버들을 질투하고, 스스로에 대해 네거티브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사토)
“처음에는 프론트가 주목을 받기 쉽잖아요. 물론 제가 부족한 것도 알고 있었고, 프론트는 프론트이기에 별 수 없다고는 생각했지만, 역시 힘들긴 힘들었지요. 1, 2열에 선 아이들은 일이 비교적 많이 들어오는데, 그 안에 저 자신이 없다는 게 신경 쓰였어요.” (모리야)
“사일런트 마조리티에선 3열에 있었기에 전혀 눈에 띄지 않았어요. MV에도 거의 비춰지지 않고…” (우에무라 리나)
전원이 평등한 아이돌그룹이란건 사실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이 바닥에서는 그게 당연한 것이라는 것도 머리로는 이해를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마음 속에서는 갈등이 생기는 것이었다. 하지만 케야키자카46 운영위원회 위원장 콘노 요시오씨는 멤버들의 이런 갈등에는 시선조차 주지 않고 ‘앞’만을 보고 달려가고 있었다.
“멤버들은 아마도 ‘케야키자카46이라는 그룹은 하나의 팀’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더군요. 그렇기에 자신들이 센터인 히라테를 받쳐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한 편으로는 ‘히라테에게만 맡기지 말고, 나도 힘을 길러 이 그룹을 이끌어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멤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두 가지 생각이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현재 그룹이 운영 되고 있기에, 히라테 이외의 멤버를 축으로 한 이야기도 얼마든지 펼쳐 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재 다른 멤버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지지 않고 있기에 ‘지금껏 보지 못 한 케야키자카의 새로운 모습’을 펼쳐 나갈 방법론도 풍부한 것이라 생각하고요. 저희가 할 일은 이대로 ‘히라테 원톱’으로 끝나는 것을 겁내는 것 보다, 다른 멤버들의 장점을 어떻게 살릴 수 있느냐를 고민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콘노)
콘노씨는 ‘히라테는 대단하다’는 명제가 멤버들을 낙담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히라테를 받쳐주는것’이 그룹을, 나아가선 미래의 자신의 활약의 발판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멤버들 중에서 ‘히라테를 따라잡고, 언젠간 뛰어넘고 싶다’는 마음을 품은 멤버가 나타났다. 히라테에 대한 리스펙트, 그리고 라이벌심을 가슴에 품기 시작한 그 멤버의 이름은 이마이즈미 유이였다.
“솔직히 스스로와 히라테의 퍼포먼스를 비교 해 보면서 큰 격차를 느꼈어요. 히라테는 표현력도, 존재감도 있기에 동영상만 봐도 ‘역시 타고난 센터’라고 납득하게 되지요. 하지만 데뷔 싱글 때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하는 히라테의 모습을 가까운 곳에서 보면서 ‘곁에서 받쳐주겠다’고 이야기 해선 언제까지고 히라테를 뛰어넘을 수는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기에 언젠간 저도 당당하게 센터에 설 수 있으면 좋겠습… 아니, 센터에 서겠습니다!” (이마이즈미)
자신이 목표로 하는 곳에 서 있는 존재는 ‘천재’. 하지만 그런 ‘천재’를 앞에 두고도 이마이즈미가 이토록 전의를 불태우게 된 데에는 한 가지 이유가 있었다.
“사실 케야키자카46 오디션을 보기 전엔 가수라는 꿈을 접으려 했어요. 하지만 셋째 오빠가 ‘마지막으로 이 오디션은 꼭 봤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해 주었지요. 사실 오빠도 한 때는 가수가 되려 했지만 결국 포기 해 버렸거든요. 그런 오빠가 ‘내 몫까지 열심히 해 달라’고 하는 것을 보고,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이마이즈미)
자신이 한 번 포기했던 꿈을 자신에게 맡긴 오빠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소녀. 그 강한 신념이야 말로 그녀의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이마이즈미의 의지야말로 진정 ‘센터의 중압감과 홀로 싸우고 있는’ 히라테를 고독에서 구원 해 줄 방법이며,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을 더욱 더 높은 경지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 지도 모른다.
피를 나눈 ‘가족’이외에도 소녀들에게 용기와 힘을 준 존재는 있었다. 바로 그녀들에게 성원을 보내주는 ‘팬’들의 존재가 그것이었다
“고민만 하던 제가 바뀌게 된 계기가 있어요. 저를 예뻐 해 주시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가족, 스태프 여러분, 그리고 팬 여러분의 힘을 느꼈던 것이지요. 그 때 ‘아, 왜 지금까지 그렇게 부정적인 마음으로 활동을 했던 걸까’라고 후회 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고, 항상 곁에서 저를 지탱 해 주시는 여러분께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지금은 팬 여러분의 미소를 보는 순간이 정말 행복하답니다!” (사토)
“버라이어티에서 눈에 띄는 게 오히려 고민거리였던 때도 있어요. ‘아, 나 어느 사이엔가 아이돌이기를 포기한건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랬더니 괜시리 너무 슬프더라고요. 그 뒤로 한동안은 녹화때 일부러 말을 아끼곤 했었는데, 그 모습을 보신 팬분들께서 ‘요 전에 나온 방송에선 조용하더라? 컨디션 안 좋았어?’라고 걱정 해 주시더라고요. 그 순간, 걱정하게 한 데 대한 죄송함과 ‘역시 이건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세계에 들어오기 전부터 버라이어티에 나가 보고 싶기도 했고, 코미디도 좋아했기에 녹화장 분위기를 띄우는 존재가 되기로 마음 먹었지요.” (오다)
메이저 데뷔를 한 뒤로부터는 팬들과 교류를 할 기회도 크게 늘어났다. ‘악수회’가 시작 된 것이다.
데뷔 전에 ‘팬’입장으로 노기자카의 악수회에 참가 한 적이 있는 우에무라 리나는 자신이 ‘아이돌’이 되어 처음으로 악수회를 했던 날의 일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한다.
“많은 팬분들이 넓은 회장을 가득 메워 주셨어요. 그 많은 팬분들이 사이리움을 흔들어 주시는 게 정말 기뻤지요. 실제로 악수회를 해 보니, 제가 이전까지 생각했던 것이랑 전혀 다르더라고요. 팬 입장으로 악수회에 갔을 땐, 저 자신이 너무 작고 하찮게 느껴져서 ‘내 이름이랑 얼굴을 기억 해 줄 리가 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 하지만 실제로 제가 해 보고나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름이나 나이 같은 것도 엄청 기억에 남더라고요!! 어떤 말을 해 주셨는지도 기억 할 정도인걸요! 응원 해 주시는 팬분들이 얼마나 든든하고 친근한 존재인 지 알게 되었어요. 그렇기에 악수회나 라이브 등으로 팬분들을 만나면 엄청 기운이 나요!!” (우에무라)
우에무라의 말은 이어졌다.
“팬 여러분을 만나지 않을 땐 ‘나한테 팬이 있긴 한가?’싶어서 불안 해 지기도 해요” (우에무라)
다시 말하자면 ‘팬’들의 존재야말로 그녀들이 아이돌이라는 증명이며, 그녀들에게 자신감을 주는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미디어의 일은 비록 균등하게 받지 못 하지만 팬들은 모든 멤버들에게 생기는 것이기에.
그리고 서서히 ‘고뇌’와 ‘갈등’을 극복 해 가는 케야키자카 멤버들에게 다시금 거대한 도전이 주어졌다. 모든 멤버가 출연하는 학원 드라마, ‘누가 도쿠야마 다이고로를 죽였는가?’의 제작이 발표 된 것이다.
드라마 출연에 쾌재를 부르는 멤버들. 솟아오르는 기쁨을 주체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실제로 촬영이 시작 된 뒤, 그녀들은 지금껏 느껴 본 적 없는 괴로운
현실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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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DY 2016/12
케야키자카46 ‘혁명 다큐멘트’
~21명이 도달한 단 하나의 진실~
14살짜리 소녀가 보여 준
‘나이를 초월한 존재감’
2015년 8월 21일. 지하철 개찰구를 지나 지상으로 올라 오니 눈부신 한 여름 햇볕과 푹푹 찌는 열기가 덮쳐왔다. 주 초부터 이어져 왔던 지리한 비가 그치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르기만 했다.
양 귀를 간신히 덮을 정도의 단발을 한 소녀는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평소 같았다면 그다지 입지 않는 색조였다. 딱히 좋아하는 옷도 아니었지만, ‘하늘색 옷이 잘 어울린다’는 누군가의 조언을 따라 입어 본 터였다.
소녀는 깜빡이는 신호등을 보며 발걸음을 재촉하여 잰 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건너 목적지로 향했다. 익숙하지 않은 도쿄라는 도시의 풍경에 초조함을 느낌과 동시에, 혼자 힘으로 먼 곳까지 왔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다. 언제나 ‘내가 있던 이 곳이 아닌 다른 곳’을 꿈꾸어 왔던 것이다.
“일단은 ‘새로운 세계에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오디션에 떨어졌다면 해외로 유학을 갈 생각이었지요. 저 자신의 성격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내향적이고, 낯가림도 심하고,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도 싫어하고. 수업 때 선생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항상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어요. 그런 스스로의 성격을 어떻게든 바꾸고 싶었지요. 이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간다면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도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히라테 유리나)
도쿄도 미나토구에 위치한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노기자카빌딩. 이 날, 이 곳에서는 노기자카의 뒤를 이을 ‘사카미치 시리즈’ 제 2탄 그룹인 ‘토리이자카46’의 최종 오디션이 열렸다. 4년 전 이 날, 이 곳에서는 노기자카46이 탄생하기도 했다.
응모 총 수는 22509명. 그 중에서 선별에 선별을 거쳐 뽑힌 최종 후보 45명이 이 곳에 모여들었다. 오디션 회장에 마련된 대기실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 든 아이돌을 꿈꾸는 소녀들이 모여 있었다. 화장을 고치는 사람, 자기 PR을 연습하는 사람, 각자가 나름대로 오디션을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었다. 대부분은 세련되고 도회적인 소녀들이었기에, 겨우 14살밖에 되지 않은 히라테 유리나는 분위기에 짓눌려 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렇게 긴장감이 가득한 분위기를 깨며 눈치 없이 큰 소리로 떠드는 아이도 있었다.
“불량해 보이는 아이도 있구나… 라고 생각했죠. (웃음)” (오다 나나)
“(그 아이는) 대화의 중심에 서 있었어요. 사실 저도 말을 걸어볼까 했지만, 결국 말을 걸지 못 하고 그저 부러워 하며 바라 볼 뿐이었죠.” (모리야 아카네)
이렇게 많은 멤버들이 ‘오디션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아이’로 꼽는 것이 바로 ‘댄스’로 팀을 이끄는 그룹의 대들보격 존재, 사이토 후유카였다.
“멤버들 대부분이 하는 말이긴 한데요, ‘오디션 땐 무서웠다’고 하더라고요. 아니면 ‘오디션 때 정말 시끄러웠다’던가. (웃음) 하지만, 대기실 분위기가 너무 무겁고 조용했기에 분위기를 바꾸고 싶었어요. 기왕 보는 오디션, 모두 함께 즐겁게 보면 좋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솔선해서 말을 걸고 다녔지요. 다른 멤버들 입장에서는 귀찮았을 지 모르겠지만요. (웃음)” (사이토 후유카)
“사실 3차 심사때쯤부터 ‘쟤(후유카)랑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 했어요. 그래서 최종심사 땐 일부러 후유카 옆자리에 앉아서 ‘전부터 이야기 해 보고 싶었다’고 이야기 했지요. 허세를 부린다던가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그 자리를 즐기고 있달까요. 엄청 자연스러웠지요. 그래서 ‘얘는 정말 좋은 아이겠구나’라고 생각했지요.” (시다 마나카)
개성이 넘치는 수 많은 후보생들 가운데, 사이토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큰 임팩트를 남긴 멤버가 또 있었다.
“엄청 눈에 띄었어요. 긴장감 넘치는 회장에서도 웃음소리가 날 정도였으니까요. ‘얘는 무조건 붙겠구나’ 했지요.” (오제키 리카)
“뭘 물어도 대답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그 멤버) 덕분에 회장에 있는 사람들이 웃을 수 있었죠. 이렇게 긴장감이 팽배한 곳에서 다른 사람들을 웃게 할 수 있는 이 애는 대체 어떤 앤가 싶었죠.” (사토 시오리)
주변 사람들을 웃게 만들고, 심사위원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 소녀의 이름은 ‘오다 나나’. 상냥하고 온화한 성격으로 어느 사이엔가 멤버들에게 ‘엄마’라고 불리기까지하는 그 멤버였다. 케야키자카46의 치프 메니저인 모기 토오루씨는 최종 오디션때의 오다의 인상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한다.
“질의응답 때 아키모토 선생님께서 ‘노기자카의 노래 중에서 좋아하는 곡은?’이라고 물으셨어요. 그 때 오다의 대답은 ‘사실 잘은 모르는데요… 너의 이름은 어쩌고 하는 곡…’였지요. 아키모토 선생님은 이에 대해 ‘아, 그러고 보니 그런 곡도 있었지’라고 대답 하시더군요. (웃음) 후보자 대부분이 ‘노기자카를 동경한다’고 어필하는 가운데, 잘 모른다는 걸 당당하게 아키모토 선생님께 말씀드리는 모습이 정말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모기 토오루)
“노기자카 선배님들을 좋아하긴 했지만, 사실 그 때는 갓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라 곡명이 확실히 떠오르지 않았어요. 죄송합니다!!” (오다 나나)
그리고 오디션에서 상기한 둘 외에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소녀가 한 명 더 있었다.
“학교 교복을 입고 온 건 단 한 명 뿐이었기에 엄청 눈에 띄었지요. 스타일도 좋고, 귀엽기까지 해서 ‘세상에 이런 애도 있구나’라며 계속 눈으로 좇았지요.” (나가사와 나나코)
‘아우라가 넘친다’, ‘정말 귀여운 아이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던 교복차림의 소녀. 그 소녀의 이름은 이시모리 니지카였다. 미야기현 출신인 그녀는 스스로가 겪은 3.11 지진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심사위원들에게 ‘저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당당하게 어필하였다. 그리고 이어진 가창심사에서 그녀가 선택한 곡은 다름아닌 ‘꽃은 피고’ (동일본 대지진 부흥지원송).
“오디션때 어떤 옷을 입을까 많이 망설였어요. 갖고있는 옷들이 하나같이 촌스러웠거든요. (웃음) 교복이라면 익숙하기도 하고, 마음도 편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들고 간 가방도 학교에 들고다니는 가방이었기에 말 그대로 하굣길에 들른 것 같았기에, 개중에는 ‘잘못 온 것 아닌가’ 라고 생각 한 사람도 있을 지 모르겠네요. 오디션 때 번호가 37번이었는데, 36번이 하부쨩이었어요. 옆에 서서 ‘아, 이렇게 서 있으면 이래저래 비교 당하겠구나’ 싶어서 초조했지요. 하지만 가창심사가 끝난 뒤, 하부쨩이 ‘노래 엄청 잘 하더라’라고 칭찬을 해 주어서 ‘얘 정말 좋은 애구나. 만약 내가 떨어지더라도 얘는 미워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어요. (웃음) 합격발표 때 하부쨩 이름이 불렸기에 ‘아 떨어졌구나’라고 생각했어요. 36번 뒤에 37번이 연이어서 불릴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이시모리 니지카)
그리고 조금 다른 이유로 주목을 받은 후보생도 있었다. 단순히 ‘이 옷이 제일 날씬해 보이니까’라는 이유로 고등학교 때 학교 체육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 서류에 붙여서 낸 멤버였다. 다름아닌 ‘최연장자’ 바로 그 멤버 말이다.
“와타나베 리카는 정말 대단했죠. 2차심사때는 켄다마를 갖고 와서 ‘특기는 켄다마입니다. 지금부터 해 보겠습니다’라며 켄다마를 시작하는데 제대로 한 게 한 번도 없었어요. 결국 끝까지 성공을 한 번도 못 시키고 시간이 다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게 본 실력인지 아니면 일부러 실패를 한 것처럼 보인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웃음)” (모기 토오루)
“최연장자인 베리카랑은 같은 그룹이었어요. 베리카의 발언 덕분에 분위기가 부드러워지는 모습이나, 심사위원마저도 웃게 만드는 모습을 보며 엄청 대단한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는 해야 할 때는 확실히 합니다’라고 단언하던 모습도 엄청 기억에 남아요.(웃음)” (스가이 유카)
이런 ‘전설’들에 대해 본인에게 확인을 해 보니, 본인은 ‘음…’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자기 PR 때 뭘 해야 할 지 몰랐어요… 하지만 뭔가 하긴 해야 하니까 켄다마를 했지요. 연습을 전혀 하지 않았기에 성공은 한 번도 못 했지만…” (와타나베 리카)
초등학생 때, 히라테는 피아노와 발레를 배웠다. 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어 배운 것은 아니었다. 중학생이 되어 농구부에 들어 간 것 역시 어디까지나 ‘친구가 농구부에 들어 간다고 했기에 어쩌다 보니’ 들어 간 것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태어 나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로 행동에 옮긴 것이 바로 오디션이었다. ‘새로운 세계에 가 보고 싶다’, ‘스스로를 바꾸고 싶다’는 마음을 가슴에 품고.
“오디션을 본 적이 없었기에 엄청 긴장했어요. 그 때 어떤 질문을 받았는 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지요. 기억에 남아 있는 건 3차 심사때, 오전에 비가 왔었기에 회장에 도착했을 때 샌들이 더러웠던 것 정도네요. 다른 사람들은 전부 깔끔하게 차려 입고 있었기에, ‘아 어쩌지… 더러운데…’라고 창피했었거든요. 대기실에 앉아 있을 때도 머릿속에는 샌들 생각으로 가득했죠.” (히라테 유리나)
그렇다면 운영측은 그런 히라테에게서 어떤 인상을 받았을까?
“히라테를 처음 본 건 3차 심사때였던 것 같네요. 아직 어린 아이가 똑부러진데다가,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눈빛을 갖고 있었기에 인상 깊었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사춘기 특유의 ‘위험함’을 느끼기도 했지요. 질의응답을 끝내고 댄스 심사를 할 때였는데, 과제곡이었던 ‘태양노크’가 울려 퍼지고, 춤을 추기 시작 할 때 히라테의 얼굴에 웃음이 번지더군요. 이전까지는 한 번도 웃지 않았거든요.” (모기)
곡이 흘러 나온 순간, 상큼하게 미소를 지으며 춤을 추기 시작한 히라테의 모습을 보며 심사위원들은 하나같이 당황 할 수 밖에 없었다. 모기씨 역시 ‘그 때 본 그 미소는 지금까지도 잊혀지지가 않는다’며 그 때의 광경이 뇌리 깊숙한 곳에 새겨 져 있다고 이야기 할 정도였다.
이마이즈미 유이는 오디션 당시에 본 히라테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질의응답 때도 똑부러지고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떠받들여지고 싶어 오디션을 보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딱 잘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와! 대단하다!’라고 감탄했고, 몸이 떨릴 정도였어요. 그렇기에 오디션이 끝나고 기자회견을 할 때 부터 ‘쟤가 바로 센터가 될 존재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아우라라고 할까요, 뿜어내는 분위기가 달랐어요.” (이마이즈미 유이)
케야키자카46 운영위원회 위원장인 콘노 요시오씨의 말은 이렇다.
“처음 받은 인상은 ‘주머니 속 송곳처럼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내뿜는 아이군’이었습니다. 14살 밖에 안 된 아이가 이런 분위기를 내다니… 말로 표현하기가 좀 힘든데, 나이라는 것을 초월한 존재감을 느낀 것 만은 확실합니다.” (콘노 요시오)
오디션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치열했다. 자연스레 심사에 소요되는 시간도 점점 길어졌다. 그 정도로 매력적인 후보들이 모여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예정된 시간보다 무려 2시간이나 지난 시점에 결과 발표가 이루어졌다. 합격자는 22명. 1000대 1 이상의 극심한 경쟁률이었던 것이다.
합격자 발표가 이루어 진 직후, 매스컴에 의해 포토세션이 열려 새로이 아이돌의 길을 걷게 된 22명의 멤버들이 처음으로 피로되었다. 하지만 이런 의미깊은 때, 아무도 예상치 못 한 깜짝 발표가 있었다. 그룹 이름을 당초 예정했던 ‘토리이자카46’에서 ‘케야키자카46’으로 바꾼다는 발표였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멤버들은 놀라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멤버들을 보며 콘노씨는 ‘일본 국민 누구나 이 어려운 ‘케야키(欅 )’라는 한자를 쓸 수 있게 될 정도로 열심히 하자’고 다독였다.
“사실 이래저래 사정이 생겨서 ‘토리이자카’라는 이름을 쓸 수 없게 되었어요. 그래서 후보군을 물색 한 결과, 도쿄 롯폰기에 위치한 ‘케야키자카(けやき坂)’가 거론되었지요.” (콘노)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생각지 못 한 실수가 벌어진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운명이라 해야 할 지도 모른다. 운영 스태프들이 새로운 이름 후보를 물색하며 그 이름이 가진 성명학적 운세를 알아 볼 때, 롯폰기에 위치한 ‘케야키자카(けやき坂)’를 잘못하여 한자 ‘케야키자카(欅坂)’로 검색 해 버린 것이다.
“여러 모로 점을 봤었는데, 한자 ‘케야키자카’가 모든 면에서 운세가 좋다는 결과가 나왔지요. 하지만 아키모토 선생님께서는 ‘히라가나로 표현 된 케야키자카는 실재하는 지명이지만, 한자 케야키자카는 실재하지 않는다’며 고민을 하시더군요. 하지만 역시 한자 ‘케야키자카’가 갖고 있는 운이라는 게 정말 대단했기에, 아키모토 선생님도 ‘비록 실재하지는 않는 이름이지만, 그 이름이 가진 강한 운에 도박을 걸어보자’고 말씀 해 주셨어요. 다시 말 해 현재 쓰는 ‘케야키자카46’이라는 이름은 정말 우연에 우연이 겹친 결과라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이후 언더 개념으로 ‘히라가나 케야키’를 발족시킨 것 역시 이 때 나왔던 논의를 감안 한 결과입니다.” (콘노)
이렇게 ‘사카미치 시리즈’의 새로운 프로젝트, ‘케야키자카46’이 시동을 걸게 된 것이다.
행복했던 매일이 끝나고
노도와 같은 레슨 기간이 시작되다.
최동 오디션으로부터 약 1개월이 지난 시점에 지방 출신 멤버들의 도쿄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단체생활을 시작하게 된 멤버들 가운데엔 극심한 낯가림 때문에 앞으로의 생활에 불안을 갖고 있는 멤버도 있었다. 효고현 출신 코이케 미나미 역시 그 중 하나였다.
“아무래도 간토 출신이나 도호쿠 출신 등, 여러 곳에서 멤버들이 모이다 보니까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어요. 이전까지는 간사이벤이 너무나도 당연한 환경에서 지냈었기에, 너무 당연히 써 왔던 단어가 통하지 않거나 해서 초창기엔 솔직히 좀 힘들었지요. 한 편으로는 여자아이들이 모이면 으례 생기는 그런 알력이 있으려나? 했는데, 케야키에는 그런 게 전혀 없는데다가, 다들 좋은 아이들뿐이고,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분위기라 안심했어요.” (코이케 미나미)
“여자아이들끼리만 생활하다보니 서로 껄끄러워지는 경우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그런 게 전혀 없었어요. 내면적인 면으로도 어른스럽고 다른 이들의 아픔을 이해 할 줄 아는 아이들이 많았죠. 잘은 몰라도 모두들 의식적으로 그런 분위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 하기도 했을 것 같아요.” (우에무라 리나)
나이도, 출신지도, 개성도 각각 다르지만 모두 ‘동료’라는 의식이 강했던 것이다. 같은 시간을 공유하면서 멤버들간의 거리감도 점차 줄어들었다.
“모리야 아카네, 시다 마나카, 와타나베 리카, 나가사와 나나코랑은 항상 함께 있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어요. ‘우리도 언젠간 뮤직 스테이션에 나가자’라던가. 서로의 꿈을 이야기 했죠.” (오다)
“정식으로 데뷔하기 전이었기에 여유가 있는 편이었어요. 그렇게 여유가 있을 땐 항상 오다 나나를 비롯한 멤버들이랑 이야기를 나누곤 했어요. 어찌 보자면 학교 생활의 연장선 같았달까요. 정말 편하고 즐거웠어요.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렇게 매일매일 ‘학교 생활’비슷한 생활을 하면서 ‘이대로 괜찮은건가? 우리가 이대로 아이돌을 할 수 있는건가?’라는 불안도 있었어요. ‘이렇게 행복하게 매일매일을 보내도 되는 걸까?’랄까요. “ (시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중학생, 고등학생이었던 소녀들. 당시에는 딱히 ‘아이돌’이라는 자각이 없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런 ‘행복한 나날’은 그리 길지 않았다. 얼마 뒤로부터 노도와도 같은 매일매일이 시작 되리라고 생각 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본격적인 레슨이 시작되었다. 연기, 워킹 연습은 물론이고 보이스 트레이닝 등 매일매일 빡빡한 스케쥴을 소화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댄스 레슨은 난이도가 높았다. 허들이 높은 과제를 매일같이 멤버들에게 부여했던 것이다. 댄스의 기본인 스탭조차도 제대로 밟지 못 하는 멤버들은 레슨장에서 뭘 해야 하는 지 알지 못 해 멍하니 서 있기도 했다. 어릴 때 부터 혼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취미였던 ‘인도어파’ 나가사와 나나코 역시 그 중 한 명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건 댄스레슨이었던 것 같아요. 애초에 댄스 자체를 잘 하지도 못 했기에 부모님께서 ‘정말 괜찮은 거니?’라고 걱정을 하실 정도였어요. 그리고 실제로 레슨이 시작 되고 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도 훨씬 힘들었지요. 초기에는 집에서 레슨을 받으러 다녔기에 평일 레슨에는 참가 할 수 없었거든요. 나중에 상경하기 전까지는 동영상을 보며 혼자 집에서 춤을 연습하거나, 학교에서 춤 잘 추는 아이에게 배우거나 했어요.” (나가사와)
붙임성이 좋고 천진난만한 여동생 캐릭터인 하라다 아오이. 발레를 10년 이상 배웠던 그녀에게도 ‘댄스레슨’은 힘든 것이었다.
“예전부터 춤을 배워보고 싶어서 엄마에게 춤 레슨 보내달라고 했었거든요. 하지만 엄마는 발레를 좋아했기에 춤 배우는 걸 반대했어요. 하지만 정작 케야키에 들어 와 댄스레슨을 받아 보니 정말 힘들더라고요. 학교에 다니면서 병행했었기에, 공부도 해야했고 말이죠. 시간은 없는데 외어야 할 건 엄청 많아서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어요.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 뒤떨어 지는 부분이 많았기에 춤 자체가 싫어지거나, 춤을 추는 게 괴로워지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춤, 노래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건 평범하게 인생을 보냈다면 경험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레슨을 열심히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지요” (하라다 아오이)
레슨 때는 매번 다양한 장르의 춤을 배웠다. 그 중에서도 힙합 댄스는 물론이고 재즈댄스에 이르기까지 난이도가 높은 댄스들이 주를 이루었다. 예상과는 달리 ‘아이돌다운’ 귀여운 춤은 거의 연습하지 않았다. 멤버들 중에는 ‘우리가 추구하는 건 대체 뭘까’라며 불안해 하는 멤버도 있었다고 한다. 힘든 매일매일에 도망가고 싶은 때도 있었지만, 그녀들은 이를 악물고 매일 필사적으로 땀을 흘렸다. 꾸준히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다보면 언젠간 아름다운 꽃을 피우리라 믿으며.
처음으로 직면하게 된
‘아이돌’세계의 냉혹함.
10월 4일. 케야키자카의 첫 레귤러 칸무리 방송인 ‘케야키라고 쓰지 못해? (이하 케야카케)’가 시작되었다. 지금이야 카메라를 앞에 두고도 즐겁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처음으로 버라이어티쇼에 임하게 된 당시의 멤버들에게 있어 녹화란 당혹스러운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긴장한 멤버들 가운데에서 천진하게 떠들어 대는 모습과 독특한 움직임으로 두각을 드러낸 멤버가 있었다. 바로 오제키 리카였다.
“원랜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하거나 하는 타입은 아니었어요. 그렇기에 제가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죠. 하지만 ‘케야카케’에서 ‘오제키스타일’이라는 별명을 받고, 방송에서 부각시켜주신 덕분에 저를 기억 해 주시는 팬분들도 많기에, MC인 츠치다상, 사와베상께는 정말 감사드리지요.” (오제키)
그리고 오디션 당시 주변을 웃음짓게 만든 소녀, 오다 나나 역시 자신이 갖고 있던 버라이어티적인 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엔 와타나베 마유상같은 정통파 아이돌이 되고 싶었는데 말이죠…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웃음) 하지만 어릴 때 부터 다른 사람들을 웃기는 것 자체는 좋아했었기에 어떻게 보자면 그런 캐릭터가 생긴 건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딱히 그런 캐릭터가 되려고 계산을 한 건 아지미나, 멤버들이나 팬 여러분께서 ‘재미있다’고 해 주시는 것을 보고, 그런 면에서는 자신을 갖게 되었어요.” (오다)
버라이어티 방송에 출연하거나 잡지에 그라비아 화보가 실리는 등, 미디어 노출이 점차 늘어나면서 그룹의 이름 역시 서서히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멤버들 각자의 캐릭터 역시 침투 해 가기 시작했다.
11월에는 첫 이벤트인 ‘오미타테회’가 열렸다. 멤버들은 팬들을 앞에 두고 각자 자기소개와 특기를 선보이고 팬들은 그 모습을 보며 ‘누구의 오시가 될 것인가’를 검토하는 이벤트였다. 처음으로 서는 스테이지에 긴장감을 숨기지 못 하는 멤버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은 악기를 연주하거나, 모노마네를 하거나 하는 등 자신의 마음을 필사적으로 어필하였다. 그리고 이벤트 마지막에는 팬들이 자신의 ‘오시멘’을 정하여, 그 멤버와 악수를 한다고 하는 그룹 최초의 ‘악수회’도 개최되었다.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이벤트였어요. 태어 나 처음으로 악수회를 한 것도 그렇지만, 직접 팬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나를 응원 해 주고 계시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팬 여러분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정말 기뻤기에, 더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부 미즈호)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게 뭐냐고 물으시면 망설임 없이 ‘오미타테회’를 꼽을 거예요. 눈 앞에 관객분들이 계시고, 그 분들이 오시멘들 고르는 이벤트였는데… 처음으로 다른 멤버들과의 격차가 눈에 들어 왔다고 할까요, ‘아 이게 현실이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되어 정말 힘들었습니다. 정말 여러 모로 궁리해서 한 어필인데도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거든요. 그 때는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 (사이토)
무대 위에선 미소를 짓고 있다가 무대 뒤로 돌아가선 눈물을 흘리던 멤버도 있었다. 어쩌면 이 때, 그녀들은 처음으로 아이돌이라는 ‘냉혹한 세계’를 처음으로 경험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예상도 하지 못 했던 신멤버 가입. 그 뒤에 숨겨진 눈물과 비명
이틀에 걸쳐 열린 ‘오미타테회’를 무사히 성공시킨 뒤,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멤버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룹 자체를 뒤흔들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케야카케’를 통하여 언더 그룹인 ‘히라가나케야키’의 결성, 그리고 케야키자카46의 최종심사에 결석을 하였던 나가하마 네루가 신멤버로 가입한다는 소식이 발표 된 것이다.
“처음으로 멤버들과 만난 게 바로 ‘케야카케’ 스튜디오였어요. 이전까지는 혹여 멤버들과 맞닥뜨릴까 녹화가 시작되기까지 홀로 차 안에서 기다리다가 촬영이 시작 된 뒤에 살며시 스튜디오로 들어갔지요. 그리고 녹화중인 멤버들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나가하마 네루)
나가하마의 소개, 그리고 나가하마가 가입하게 된 경위가 설명 된 VTR이 흐른 뒤, 정식으로 신멤버로서 가입하게 되었다는 발표가 난 순간, 스튜디오에서는 ‘꺄악!’이라는 비명이 울려퍼졌다.
“솔직히 혼란스러웠어요. 히라가나 케야키가 결성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순간, 위기감을 느끼기도 했기에 모든 게 안 좋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마음이 정리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지요.” (이시모리)
“처음엔 솔직히 ‘왜?’라는 의문이 먼저 떠올랐어요. 우리도 이제야 겨우 제대로 시작하려 하는 타이밍이었기에… 초반엔 ‘아마 네루랑은 말 섞기 힘들겠다’고 생각했을 정도였어요.” (와타나베 리사)
“엄청 동요했어요. 아마도 초조했던 것이겠지요. 네루 가입 발표 직전에 ‘오미타테회’에 관한 녹화가 있었는데 그 때 악수 인기 랭킹이 발표 되었거든요. 그 때 랭킹에 제가 들어 있지 않아서 ‘아, 난 인기가 없구나’라는 걸 실감 한 직후였었거든요. 그리고 그 직후에 네루가 가입하게 되었다는 게 발표 되었기에 ‘안그래도 위기인데 새로운 멤버까지 들어오면 어쩌라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다른 멤버들에 비해 뛰어난 부분이 하나도 없었기에… 녹화가 끝난 순간 엄청 울었어요.” (코바야시 유이)
나가하마의 가입, 그리고 히라가나케야키의 결성이라는 소식은 멤버들을 크게 동요시켰다. ‘왜?’라는 의문을 가진 멤버는 와타나베 리사 뿐만이 아니었다. 개중에는 ‘우리 중에는 소극적인 아이들이 많다 보니 방송에서 쓸 게 없어서 새 멤버를 받는 건가?’라던가 ‘우리들만 갖곤 데뷔가 무리라는 얘긴가?’, ‘우리가 성과를 못 내니까 새 멤버들 받는 거구나’라는 식으로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멤버들도 적지 않았다.
“오디션조차 보지 않고, 나중에 가입하는 것이니까요. 다른 멤버들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은 했어요. 자연스레 기댈 사람도 없었기에 ‘난 앞으로 어떻게 활동을 해야 할까’라고 고민했지요.” (나가하마)
칸막이 넘어로 들려오는 멤버들의 비명 소리를 듣고 있던 나가하마의 눈에는 어느 사이엔가 눈물이 맺혀있었다.
스스로 가혹한 운명을
짊어지기로 한 나가하마.
잠시 시간을 되돌려 2015년 8월로 돌아 가 보자.
한 소녀가 있다. 소녀의 이름은 나가하마 네루. 나가사키현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진학고에 다니며, ‘전국 고교생퀴즈선수권’ 나가사키대회에서 결승에 진출 한 적도 있는 재능이 넘치는 소녀이다. 그리고 그녀 역시 히라테와 마찬가지로 ‘지금 있는 이곳이 아닌 다른 어딘가’를 꿈꾸는 소녀였다.
“오디션을 보기로 한 이유는 지금 있는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나가사키현은 좋아하지만, 시골 출신이다 보니 그만큼 도시에 대한 환상도 있었고, 책을 읽으면서 제가 모르는 세계에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나가하마)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시키는 일들을 착실하게 수행 해 온 우등생, 반항이라 할만한 것 역시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지금까지 그러해 왔듯이 ‘깔려있는 레일 위’를 나아가리라 생각 해 왔던 나가하마.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러한 자신의 상황에 지긋지긋함을 느끼며 ‘빨리 어른이 되어서 다른 어딘가로 가 버리고 싶어’라는 생각을 가슴 한 켠에 숨기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손에 넣은 ‘다른 세계로 통하는 티켓’. 그것이 바로 아이돌 오디션이었던 것이다.
“오디션을 받기에 앞서 친구들에게 상담을 했어요. 그 친구는 유학을 가 있었는데, 스스로의 의지로 신념을 갖고 자신의 길을 고르고 나아가는 친구였지요. 그렇기에 그 친구를 만날 때 마다 ‘나는 이대로 괜찮은걸까’라고 스스로를 비교 해 보곤 했어요. 하지면 항상 결국은 용기가 없어서 도전 해 보지 못 하고 가장 안전한 길만 골라서 걸어 왔던 것이죠. 그 친구에게 ‘오디션을 받을 지 어쩔 지 고민중이야’라고 하니 ‘정말로 원하는 일이라면 위험을 감수하고 해 보는 게 어때?’라고 이야기 해 주었어요.” (나가하마)
친구의 지원을 받은 나가하마는 한 발 내딛을 용기를 얻었다. 후쿠오카에서 열린 2차심사 땐 ‘오디션 땐 생얼로 가야한다’는 소문을 곧이 곧대로 믿고 생얼로 참가하기도 했다. 서클렌즈를 끼고 화려하게 화장을 한 여자아이들 사이에 파묻힌 나가하마는 ‘아 여기서 시골뜨기는 나 하나구나’라고 생각했다 한다.
그 당시 나가하마는 어떤 인상이었을까? 모기씨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후쿠오카 회장에서 나가하마를 봤던 건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가사키 억양이 심하고, 소박해 보이는 아이였지요. 자기 어필 때 ‘마릿카 ‘17’을 불렀는데, 동글동글하니 귀여운 아이란 생각은 했지만, 그보다 더 인상 깊었던 건 ‘독특한 아이’라는 것이었죠.” (모기)
뒤이어 열린 3차 심사. 나가하마는 언니에게 부탁하여 화장을 하고, 런던에서 산 흰 톱에 남색 치마를 입고 오디션에 임했다.
“지도를 보면서 길을 찾다 보니, 역에 귀여운 여자아이들이 많이 모여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아이들이 가는 곳으로 따라갔습니다. 엄마랑 함께 온 아이들도 많았는데, ‘오디션 잘 보고 오렴’이라며 안아주시는 모습을 보며 왠지 좀 슬퍼졌어요.” (나가하마)
무사히 3차 심사를 통과한 나가하마. 하지만 뒤이어 열린 최종심사 자리에 그녀의 모습은 없었다. ‘붙건 떨어지건 관계 없으니 당장 돌아오라’며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데리고 나가사키로 돌아 가 버렸던 것이다.
“보호자가 데리고 돌아 가 버린 건에 대해서는 저희가 어쩔 수 있는 수단이 없으니까요. 가족들의 판단을 존중 할 수 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나가사키로 돌아 간 나가하마가 계속 울고만 있는 모습을 보고 아버님이 매우 걱정을 하셨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딸의 인생에 얼마 되지 않을 기회를 빼앗아 버린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죠.” (콘노)
방에 틀어박혀 울기만 하는 딸의 모습을 보며, 나가하마의 아버지는 오디션 스태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그 전화는 이윽고 책임자인 콘노씨에게 연결되었다.
“나가하마의 아버님께서 어찌 할 줄을 모르겠다고 연락을 하셨어요. 하지만 저 역시 부모로서 그 마음은 잘 알겠더군요.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저 역시 최대한 아버님의 의견에 힘을 실어 드려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콘노)
나가하마의 부친과 상담을 한 콘노씨는 바로 다음주, 후쿠오카 국제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노기자카46의 콘서트에 나가하마와 그녀의 부모님을 초대하였다.
콘서트가 끝나고, 콘노씨와 만난 나가하마의 모친은 ‘아이돌이라는 게 이렇게 멋진 것이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라고 이야기 하며 ‘딸에게 너무 심한 짓을 한 것 같다고 후회하였다. 그리고 나가하마의 부친은 ‘네루가 저런 멋진 일을 해 낼 수 있을 지 걱정이 되었다’고 이야기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입을 모아 콘노씨에게 ‘네루에게 단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간청하였다.
“가족들의 진심이 가슴저밀 정도로 느껴졌지요. 하지만 그 자리에서 바로 결론을 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기에 ‘일단 상담을 해 보겠습니다’라고 이야기 했지요. 그리고 아키모토 선생님께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키모토 선생님께서는 ‘나 역시 그녀가 좋은 재목이라 생각하기에 당장이라도 기회를 주고 싶지만, 팬분들께서 납득하실지가 걱정이다’라고 말씀 하셨지요. 그리고 선생님께서 내리신 결론이 바로 ‘히라가나 케야키’였지요. 언더로서 나가하마 본인이 노력하고, 다른 멤버들이 그런 그녀를 인정한다면 팬분들께서도 납득을 해 주시리라는 이야기였지요.” (콘노)
그리고 운영 스탭들 역시도 회의에 회의를 거듭 한 결과, 나가하마는 ‘특례’로서 그룹에 가입하게 된 것이다. 케야키자카46의 언더 그룹, ‘히라가나케야키자카46’의 멤버로서 활동을 하는 것이 그 조건이었다.
“나가하마 본인도 매우 힘들었을 겁니다. 원칙적으로 보자면 오디션을 보지 않고도 합격을 한 거니까요. 지금이야 모두가 그녀를 인정하지만, 그런 드라마틱한 특례 가입에 대해 탐탁찮게 생각 한 멤버들도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 하고, 무엇보다 본인이 고독했으리라 생각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특례’건 아니건 그녀가 선택을 받은 건 사실이죠. 선택을 받고, 이렇게 함께 활동을 하고 있으니, 더 이상 그런 걸 신경 쓸 필요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제가 얘기 하지 않아도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겠지만요… 물론 그런 운명을 짊어질 수 밖에 없는 부분도 있긴 합니다만…” (콘노)
신년 첫 이벤트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게 된 두 사람
시간은 흘러 2016년 1월이 되었다. 케야키자카에게 있어 두 번째 이벤트인 ‘신춘! 오모테나시회’가 개최되었다. 21명이 된 멤버들은 각각 ‘방송부’, ‘음악부’, ‘미술부’, ‘연극부’, ‘댄스부’, ‘서도부’로 나뉘어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팬들을 대접(오모테나시)했다.
“방송부에 들어 가, 우에무라 리나와 함께 종합 사회를 보게 된 게 인상 깊었어요. 이전까지 사회를 본 경험이 없었기에 엉망진창이었지만요. (웃음) 하지만 둘이서 시행착오를 해 가며 만들어 간 ‘오모테나시회’는 정말 즐거웠답니다.” (오제키)
“저는 댄스부였는데, 사실 춤 연습을 시작 한 게 이벤트 1주일 전부터였어요. 하지만 그 연습을 하면서 ‘열심히만 한다면 뭐든 해 낼 수 있다’는 걸 실감했어요. 정말 즐거웠기에 끝나지 않길 바랄 정도였지요.” (히라테)
운영 스태프로서 ‘오모테나시회’를 주도한 소니 뮤직 레코즈 A&R의 모리 신이치로씨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름은 ‘연극부’였지만, 사실 그 땐 어떤 멤버가 연기에 관심이 있는 지 알지 못했거든요. 그저 함께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가는 달성감은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가끔씩 멤버들이 ‘다시 하고 싶다’고 이야기 할 정도거든요. 그리고 그 이벤트를 통해 여러 모로 새로운 부분을 알게 된 점도 있습니다.” (모리(신))
멤버들 역시 오모테나시회에 대해 입을 모아 ‘즐거웠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무대 뒷편에서 남들 모르게 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사실, 마지막까지 네루랑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건 저였어요.”
이렇게 고백하는 것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밝은 미소와 온화한 성격으로 멤버들로부터 사랑받는 인텔리 멤버, 요네타니 나나미가 바로 그 멤버였다.
“물론 인사 정도는 했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이야기를 나누기는 힘들더라고요. 저 역시 네루와 마찬가지로 부모님들이 맹반대를 하셨기에 몇 번이고 설득을 하여 오디션에 참가하였습니다. 그런 상황이 너무 비슷했기에 더더욱… 불편했어요. 그리고 그런 불편한 마음을 가진 채로 이야기하는 게 아무래도 쉽지가 않더라고요.” (요네타니 나나미)
“요네랑은 이야기 하지 못 하는 날이 길었어요. 물론 요네가 어떤 마음인 지 알고 있었지만… 제가 먼저 말을 거는 것도 좀 이상한 것 같았기에…” (나가하마)
요네타니, 나가하마…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대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 한 채, 평행선을 그린 상태로 시간만 흘러갔던 것이다.
“오모테나시회 때, 요네와 함께 연극부에 소속되었어요. 연극부는 모리야, 시다, 하라다, 베리사, 오다, 요네, 그리고 저 이렇게 7명이었는데, 저랑 요네 이외의 5명이 정말 사이가 좋았던 터라… 그 멤버들이 쇼핑을 가거나 밥을 먹으러 다니거나 할 때, 요네랑 둘만 남으면 서로 말을 걸지 못 하고 휴대폰만 보거나, 창 밖만 보거나 했지요.” (나가하마)
“네루는 연극부에서 겉도는 느낌이었어요. 본인 나름대로는 이 쪽에 대해 배려 해 준 거라 생각하지만, 쉬는 시간에도 혼자 멀찍이 떨어져서 교과서를 읽고 있거나 공부를 하거나 했지요. 특히 요네타니랑 거리가 있었어요. 연극부 멤버들끼리 서로의 연기를 보며 ‘이건 아니고 저건 어떤가’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네루가 연기를 하면 요네타니가 말을 안 하곤 했지요.” (모리(신))
하지만 요네타니의 머릿 속에는 ‘언제까지고 이러고 있을 순 없어. 언젠간 꼭 말을 걸어야 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지만, 네루가 먼저 말 걸기는 힘들었을 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그런 걸 더더욱 거리를 두고 있었으니… 네루가 정말 좋은 아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내심 친해지고 싶은 마음은 있었기에, ‘오모테나시회’ 때 반드시 타이밍을 봐서 말을 걸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 기회에 말을 걸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계속 될 것 같았거든요…” (요네타니)
“제게 있어 ‘오모테나시회’는 처음으로 팬 여러분 앞에 서는 기회였기에, 정말로 긴장되었어요. 그것도 ‘연기’라는 걸 하는 게 처음이었기에 더더욱 긴장되어 결국 무대 옆에서 울음이 터져버렸지요. 그 순간이었어요. 스테이지에 나가려고 준비하고 있던 요네가 제쪽으로 다가와서 제 등을 토닥토닥 두들겨 주면서 ‘힘 내’라고 해 주었지요. 단 한 마디였지만, 그 말 덕분에 처음으로 요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어요. …그 한 마디에 울음이 더 커졌지만요.” (나가하마)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모리씨는 그 당시의 광경을 이렇게 기억한다.
“요네타니가 울면서 스태프쪽으로 오더니 ‘저, 드디어 네루랑 이야기 했어요’라고 이야기 하더군요. 같은 나이 또래 여자아이들이 21명이나 있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 있기 마련입니다만, 그럴 때 마다 어른들이 중재를 하는 건 사실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예를들어 제가 두 사람을 불러 ‘자, 요네타니랑 나가하마 이야기 해 보렴’이라고 강요 해 봤자 아무 해결책도 되지 않죠. 역시 본인들이 넘어서야만 하는 문제니까 말이죠.” (모리(신))
‘오모테나시회’를 통해 요네타니와 나가하마는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점차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함께 숙제를 할 정도로 사이가 좋아지게 되었다. 하지만 요네타니에게는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역시 네루에게 제대로 사과를 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사이가 좋아지면 좋아 질 수록 사과를 할 타이밍이 어려워지더라고요. 그래서 언제였는지 확실히 기억은 안 나지만, 네루랑 단둘이 있게 되었을 때 ‘아 지금이 기회다’라고 생각했지요.” (요네타니)
“요네랑 둘이서 숙제를 하고 있었어요. 하다 보니 밤이 늦어서 ‘나 먼저 가서 쉴게’라고 이야기 하고 제 방으로 돌아가려 하니까 요네가 ‘네루’라고 부르더라고요. 그래서 ‘왜?’라고 대답하니까 ‘…미안해. 네루가 들어 온 뒤, 지금까지 한 일… 정말로 미안해’라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정말 생각도 못 했었지요!! 하지만 그런 방식, 정말 요네답다고 생각해요. 요네는 정말 좋은 아이이기에, 그 말을 하기까지 엄청 신경 쓰고, 이야기를 해 줬을거라 생각하거든요. 지금은 정말 사이가 좋답니다.” (나가하마)
그리고 요네타니 외에도 많은 멤버들이 차례차례 나가하마에게 먼저 다가가고, 나가하마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말 걸기가 힘들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네루가 다정하 아이였기에 금세 스스럼 없이 말을 걸 수 있게 되었지요. 자연스레 거리가 줄어들었어요.” (코바야시)
“히라가나 케야키가 발표되었을 땐 납득이 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 해 보면 히라가나가 없었다면 네루도 없었을 거란 얘기고, 히라가나 멤버들도 없었을 거란 얘기잖아요. 그 당시의 제 사고방식은 정말 최악이었다고 생각해요.” (와타나베 리사)
“역시나 네루의 성격이 컸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저희에게 존댓말을 썼어요. 언제나 한 발 물러서서. 그렇게 항상 겸허한 모습을 보며 저희 역시 태도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사이토)
‘네루였기에 다행이야’, ‘네루가 아니었다면 사이가 이렇게 좋아지기 힘들었을 거야’… 멤버들의 이런 평가는 나가하마에게 큰 기쁨이었다.
그런 그녀가 멤버들과 친해지기 위해 했던, 눈물겨운 노력이 있다.
“처음에 했던 건 멤버들의 생일을 외우는 거였어요. 휴대전화 달력에 멤버들의 생일을 입력했지요. 그 땐 ‘히라테 유리나상’, ‘사이토 후유카상’, ‘하라다 아오이상’ 처럼 풀네임에 ‘상’을 붙여 넣어 뒀는데 (웃음) 그 데이터가 아직도 남아 있답니다. 당일이 되면 알림이 오는데, 풀네임에 상을 붙여 등록한 알림을 보면 아직도 그 당시가 떠오르곤 해요.” (나가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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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아키모토 야스시’
AKB48그룹 및 사카미치 시리즈의 종합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씨는 ‘기세, 파워풀, 터프’라는 키워드로 AKB48를 평가한다. 또한, 이후 결성에 참가한 노기자카46에 대해선 ‘리센느(프랑스의 고등학교인 ‘리세’에 다니는 여학생)’라는 키워드를 갖고 AKB와의 차별화를 꾀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작년 4월에 데뷔하여 쾌조의 스타트를 끊고 있는 케야키자카에 대해서는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 것일까?
- 이하 아키모토 야스시 발언
제가 40수년간 이 쪽 일을 해 오면서 느낀 것입니다만 처음부터 ‘이런 테마로 가 보자’며 시작 한 일 중에 순조롭게 된 일이 없었지요.
노기자카도 그렇습니다. 이래저래 여러 음악들을 만들어 본 결과, ‘아, 내가 이 그룹으로 연출하고 싶었던 이미지는 리센느였구나’라고 깨닫게 된 것이지요.
케야키자카 같은 경우에도 오디션에 합격한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거나, 음악을 만들어 가면서 조금씩이나마 ‘내가 하고 싶은 건 이런 것이구나’라고 깨닫게 되었지요. 처음부터 ‘사일런트 마조리티’에서 선 보인 ‘웃지 않는 아이돌’을 만들어 보고자 한 건 아니란 얘깁니다.
10대 중후반이라는 세대는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가치관은 어떤 것인지 혼란을 겪기 마련이죠. 그렇기에 케야키자카 뿐 아니라 AKB나 노기자카 멤버들에게도 자주 하는 말입니다만, ‘인생이란 건 선 하나로 쓱쓱 디자인 해 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다시 말 해 ‘부드러운 연필로 윤곽선을 여러 번 그려 가듯이, 잘못 그린 선들이 결과적으로 윤곽선을 이루는 것’이라는 거죠. 이 세대의 아이들이란 그런 ‘부드러운 연필로 수 없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서서히 시야가 넓어지기 마련이라 생각하고요.
어쩌면 지금도 제 머릿속 어딘가에 그 세대때 느꼈던 ‘혼란과 곤혹감, 감정이입’ 같은 것이 남아 있어, ‘가사’라는 형태로 분출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어른’들이 보기에는 정말 사소한 일이라 해도 감수성이 예민한 세대에겐 마치 ‘아스팔트 위에서 빗방울이 말대답을 하고 있는 것(세카아이 가사)’ 처럼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그렇게 보자면 저는 케야키자카로 ‘자문자답’이나 ‘멤버 자신들의 혼란’을 그려보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데뷔작을 상회하는 히트를 기록한 ‘세상에는 사랑밖에 없어’. 이 곡을 레코딩 할 땐 아키모토씨 본인도 그 자리에 입회하여 멤버들에게 어드바이스를 하였다고 한다.
- 이하 아키모토 야스시
‘포에트리 리딩’으로 시작되는 곡이기에, 그 뉘앙스를 직접 알려줘야겠다 생각했지요.
어째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인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하는 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멤버 전원에게 포에트리 리딩을 시켜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들으며 ‘이 아이가 풍기는 분위기는 이 대사에 맞겠군’이라는 식으로 누가 어느 파트를 부를 지를 정했지요.
개인적으로는 ‘여고 연극부’같은 것을 해 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거든요. 예를 들어 ‘무대 위에 정렬 한 순간, 히라테가 갑자기 뛰쳐 나오면서 이런 대사를 하면 어떨까?’라는 식으로. 그렇게 멤버들과도 대사의 전달 방식이나 해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레코딩을 진행시켰습니다.
멤버들의 성장 속도가 정말 엄청나게 빨랐지요.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저 스스로도 한 사람의 프로듀서로서, 그리고 작사가로서 ‘이 아이들에게 조금 더 자극을 줘 보면 어떨까’라며 이래저래 실험을 해보고 있지요. 저 뿐만 아니라 안무가인 TAKAHIRO씨나 의상 담당들 역시 멤버들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흡수하는 지 흥미를 갖고 있는 것 같고요.
퍼포먼스면에서도 그렇습니다. 무대에 서는 횟수가 늘면 늘 수록 표현력이 크게 성장하고 있어요. 비록 처음에는 가사, 대사, 자신의 감정, 그리고 성대에서 나오는 말 사이에 안 맞는 부분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반복해서 경험을 쌓다 보면 어느 사이엔가 그 모든 것이 공명하며 리얼리티를 갖게 되는 것이지요.
예전에 다카하시 미나미가 ‘내 주변에는 좋은 어른들이 있었다’며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습니다만, 사람이란 누구나 그 때 그 때 어떤 환경에서 어떤 영향을 받으면서 걸어 왔느냐에 따라 나아가는 길이 전혀 달라지기 마련이거든요. 그렇기에 저는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게 다양한 ‘환경’을 제공하고, 멤버 각각이 그런 환경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것으로 요리 해 나가는가를 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다양한 환경을 제공하는 게 저의 일이자 역할이라 생각하고요.
갑작스럽게 드라마라는 환경을 주고 연기를 해 보게 하는 것도 그 일환이죠. 평범한 드라마와는 달리 모두가 주역인 구도를 만든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전에 워크숍을 열어 ‘연기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부터 시작했지요. 하지만 그랬던 초보들이 크랭크업 할 땐 처음과는 완전 다른 사람처럼 성장해 있었어요. 처음엔 부끄러워하며 대사를 치는 데 주저함이 있었는데, 누구 한 사람이 그런 부끄러움을 벗어 던지고 나면 다들 차례로 부끄러움을 벗어 던지고 성장했지요. 그게 바로 그룹의 이점이긴 합니다만.
실제로 대사 중에는 평범한 여고생들이 할만한 말들이 많았지요. 스토리를 진행시키기 위해 쓴 대사라기보다는 평범한 그 나이 또래 여고생들이 할 법한 대사를 통해 ‘왁자지껄하고 무책임한 모습’을 표현 하는 것이 테마였거든요. 그렇기에 각본가에게도 ‘실제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겠지만, 만에 하나 이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 평범한 아이들이 할 법한 대사를 써달라’고 부탁했지요.
케야키자카의 강점은 ‘발신자’ 인 동시에 ‘수신자’라는 점입니다. 평범한 그 나이 또래 여중/고생으로서 대중문화의 영향을 받는 ‘수신자’인 동시에, 본인들 스스로가 그런 문화를 만들고 퍼뜨리는 ‘발신자’이기에 가장 ‘리얼’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예를 들어 보죠. AKB48은 고등학생에 비유한다면 ‘예능 코스’라 할 수 있지요. 이미 연예계라는 화려한 세계에 들어 가 있다고나 할까요. 한 편 노기자카46는 멤버 각자가 특화된 느낌이 있습니다. 패션이라던가 음악이라던가, 말하자면 ‘전문학교’같은 느낌이라 할 수 있겠네요. 뭐라 할까요. 각자 저마다의 목표와 가치관을 갖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느낌이라고도 할 수 있겠고요. 그렇다면 케야키자카는 어떨까요? 전 ‘보통과 (일반 고교)’라고 생각하거든요. ‘쟤가 연예인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 싶은 평범한 아이들이 모여있는 보통과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케야키자카는 가장 그 나이 또래들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그룹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 케야키자카46는 AKB48이나 노기자카46에 비해 브레이크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하지만 아키모토씨는 ‘하지만 그게 예상 외였냐고 물으신다면… 솔직히 아직 모른다고 대답해야 할 것 같네요. 인생이란 어차피 마라톤 같은 거잖아요.’ 라고 대답한다.
- 이하 아키모토 야스시
빨리 브레이크 한 것 같아 보이는 건 아무래도 AKB48를 기반으로 하여 노기자카가 성립되었고, 그 노기자카가 개척 해 놓은 길을 케야키자카가 걸어 왔기 때문일겁니다. 환경이 정비 되어 있다는 건 실제로 큰 의미가 있는 것인데다가, 실제로 운도 좋았다고 생각해요. ‘언니’들이 필사적으로 노력 해 왔기에 그만큼 기대치도 높아 져 있었을테니까요. 예를 들어 보죠. 언니가 육상부의 에이스로 활약했고, 자신도 달리기가 빠르다면 아무래도 처음부터 기대를 받고, 그만큼 기회를 많이 받을 수 있기 마련이니까요.
요즘 센터인 히라테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만, 그 아이는 저 역시 정말 대단한 아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40년 이상 이 세계에서 ‘스타’라 불리는 사람들을 보아 오며 느낀 것인데, 결국 스타란 건 본인 의도와는 상관 없이 화제와 추측을 불러 일으키는 사람이지요. 평소의 히라테는 평범한 15살 소녀일 지몰라도, ‘사일런트 마조리티’에서 보여 준 강렬한 눈빛이나, 격한 동작으로 머리카락이 얼굴에 붙었음에도 신경조차 쓰지 않고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 등이 보는 이들의 상상을 자극하는 것입니다. 엔터테인먼트란 건 결국 받아들이는 사람의 ‘상상’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죠. 크리에이터들이 ‘히라테’라는 재료를 갖고 보는 이들의 ‘상상’을 더욱 더 폭 넓게 자극 할 수 있다는 점만 봐도 정말 매력이 있는 아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히라테 외에도 흥미있는 아이들은 많아요. 와타나베 리카는 퐁코츠이지만 어딘지 미워 할 수 없는 매력이 있고, 와타나베 리사의 쿨뷰티 스러운 면도 좋지요. 나가하마 네로는 신비한 매력을 가진 아이고요.
노기자카 멤버들에게 자주 하는 말입니다만, ‘모두 다 달라도 괜찮’은 겁니다. 각각이 가진 색들이 팔레트에서 섞이는 순간 만들어지는 색이 바로 ‘노기자카다움’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스스로를 다른 사람들에게 맞추려 하지 말라고 해요.
하지만 케야키자카는 노기자카와는 또 다릅니다. ‘이런 색을 내고 싶다’ 할만한, 그룹으로서의 컬러가 아직 없으니까요. 결성 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멤버 각자가 스스로의 방향성을 갖고 있어요. 하지만 그런 게 바로 ‘화음’의 재미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따로 들으면 음이 다르다던가, 음정이 불안한 듯 보이지만 그 모든 소리가 하나로 어우러지면 신기할 정도로 매력적으로 들리거든요. ‘프로’로서 데뷔했다기보단 오디션장에 모인 아이들을 그대로 녹음장에 데려 가 녹음하여 CD를 내거나, 라이브를 시키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고 말이죠.
AKB48에선 때로 ‘서프라이즈’라는 것을 통해 멤버들에게 시련을 주곤 했습니다만, 노기자카나 케야키자카는 그런 ‘시련’을 주기 보다는 멤버들 스스로가 자신이 가고싶은 방향을 가게 하는 것이 본인들의 미래를 찾아내는 데 더 낫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에 사카미치 시리즈에선 AKB그룹처럼 자매그룹간의 겸임이나, 통합 선발 같은 것을 할 생각이 없어요. ‘자유로운 교풍’이라고 할까요. 스스로가 교칙을 만들어 가는 것이 ‘케야키자카다움’이라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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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야키자카 46를 ‘본격적으로 춤 출 줄 아는 그룹’으로 길러 낸 장본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인물. 현장에서도 멤버들을 고무해 온 ‘스승’은 어떤 생각을 품고 있을까. 그 마음을 글로 옮겨 본다.
- TAKAHIRO상의 안무는 가사 내용과 링크되어 있기 때문에 안무를 익히기가 쉽다고 멤버들이 이야기 하더군요. 그렇다면 ‘과거를 되돌아보지 말고 앞만 보며 나아가자’ 라는 메세지가 담긴 이번 곡, ‘이야기 한다면 미래를…’의 안무는 어떤 테마를 담고 있는 지에 대해 이야기 해주실 수 있나요?
TAKAHIRO (이하 ‘타’) : 안무를 만들 땐, 그 가사가 연출 해 내는 세계관을 살려내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아키모토 야스시 선생님의 가사란 깊은 의미가 담겨 져 있거든요. 때로는 철학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 가 있는 단어들이 실제로는 그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일 때도 있고 말이죠. 그렇기에 케야키자카멤버들에게 안무를 가르칠 땐 무엇보다 ‘가사’를 읽고 그 세계관을 공유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하지요. 예를 들어 세컨드 싱글의 타이틀곡인 ‘세계에는 사랑밖에 없어’ 안무를 만들 땐 주인공인 ‘나’는 몇 살일까, 언제 어디에 있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으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이런 행동을 하는 데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가 등에 이야기를 나누고 이미지를 공유하지요. 모든 멤버들이 이렇게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하고 같은 감각을 갖게 됨으로 하여 춤을 출 때 강약 조절이나 뉘앙스 이해도롤 높일 수 있는 것이지요. 사실 안무란 것 역시 가사의 세계관 안에서 성립되는 것이기 때문에 멤버들이 그런 가사의 세계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안무를 소화 해내기도 쉬워지는 것이지요. 그리고 세계관을 이해 한 상태에서 춤을 춘다면 얼핏 보기에 이상해 보이는 안무라 해도 그 안에는 필연성이랄까, 흐름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요.
‘이야기 한다면 미래를…’ 같은 경우에는 ‘과거에 사로잡히지 말고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감정적이고 스트레이트한 메세지가 담긴 곡이기에, 안무에도 그런 메세지성을 일관되게 담았습니다. 그리고 이곡은 가사에 ‘나’ 라는 주어가 없는 곡이지요. 즉 노래를 하는 사람 그 누구나 이 세계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곡이라는 말이지요. 그렇기에 곡에 대한 설명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멤버 각자가 갖고 있는 감성이나 감정을 최대한도로 표현 해 내는 데 중점을 두었지요. 그리고 케야키자카의 전 멤버, 21명 전원의 ‘전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능한 한 시청자에게 전달 할 수 있는 안무를 만들어야만 한다고 생각했기에 모든 멤버가 전면에 나올 수 있는 안무를 짰고요. 이 곡을 통해 멤버 각자가 스스로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메세지를 발산하고, 21명 전원의 마음이 ‘케야키자카46’이라는 그룹을 통해 하나가 되는 순간 그 메세지는 엄청난 힘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다시 말 해 ‘ONE X 21 = ONE’이라는 것이 이 안무의 테마라고 할 수 있겠네요.
- 이번 안무는 예전 곡들에 비해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 진 것 같은데요, 전작인 ‘사일렌트 마조리티’가 발매 된 지 3개월이 지난 지금, 멤버들의 댄스 스킬은 얼마나 성장했나요?
타 : 엄청나게 진화 했지요. 3개월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차원이 다릅니다. 얼마 전에 공연 리허설을 보러 오신 음악 관계자분께서 멤버들의 트레이닝 모습을 보시곤 ‘이렇께 빨리 안무를 외우다니…’라고 깜짝 놀라시기도 했지요. 사실 안무를 외우는 속도 뿐 아니라 테크닉, 표현력, 팀워크 등 여러 부분에서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요. 그렇게 눈부신 속도로 성장 할 수 있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안무 연습 시간 뿐 아니라 비는 시간이면 항상 자주연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 노력의 산물이라는 말씀이군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이야기 한다면 미래를…’ 촬영 현장에서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야기 해 주실 수 있나요? 아, 아까 전 멤버들을 모아놓고 뭔가 말씀하셨었는데, 만약 괜찮으시다면 그 내용도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끝난 뒤 멤버들이 TAKAHIRO상의 등을 두드려 주었는데, 그 행동은 어떤 의미인지도 알고 싶네요.
타 : ‘사실 여러분이 잠을 잘 시간도 없을 정도로 정신 없이 지내고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이렇게 어려운 주문을 해서 미안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곡이 여러분 전원의 개성을 보여 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두 함께 이 난관을 헤쳐 갔으면 합니다. 21명 전원의 힘을 합쳐 이번 작품에 임해주었으면 해요’ 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제 등을 두드리게 한 것은 ‘내 등을 있는 힘껏 두드리면서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기합을 넣었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한 일이고요.
- 사실 멤버인 사이토 후유카상과도 인터뷰를 했습니다만, 이번 현장에서 본 바로는 사이토상이 그룹 전체의 안무, 움직임을 유심히 보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TAKAHIRO상께서는 사이토상을 어떻게 평가 하시나요?
타 : 사이토 후유카상은 가장 춤을 잘 추는 멤버 중 한 명이지요. 그리고 전체를 객관적으로 볼 줄 알며, 작품의 완성도에 대해 높은 이상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에 대한 애정이 많은 분이에요.
- 그럼 마지막으로… 너무 상투적인 질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TAKAHIRO상은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의 매력이 어디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시나요? 대답하시기 곤란하시다면 케야키자카의 매력을 말씀 해 주셔도 무방하오니, TAKAHIRO상의 ‘케야키에 대한 애정’을 이야기 해 주실 수 있나요?
타 : ‘겸허함’, ‘상냥함’, ‘관계성’ 이 세 가지를 항상 잊지 않고 활동하는 모습이 케야키의
매력의 근원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응원하는 분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점이나 그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각자가 그룹을 생각한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요. 저 개인적으로도 21명의 멤버들 각자가 독자적인 매력과 의지를 갖고 활동하는 케야키자카를 앞으로도 변함 없이 응원 해 나갈 생각입니다.
멤버들이 그녀에게 보내는 절대적인 신뢰. 케야키자카46의 퍼포먼스를 이야기 할 때 그녀를 빼 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 비유하자면 다름아닌 느티나무(케야키)의 ‘줄기’라고도 할 수 있으리라.
- MV촬영 현장을 보고 있자니 사이토상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되어 이렇게 인터뷰를 청하게 되었습니다만… 퍼포먼스에 대해 그룹 전체가 의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사이토 후유카 (이하 ‘후’) : 가장 큰 계기는 아무래도 ‘뮤직 스테이션’ 출연이었던 것 같아요. 전국방송인데다가 골든타임 방송, 거기다가 생방송이라는 점 까지 겹쳐 실수 할 수 없는 무대였거든요. 멤버 각자도 그 점을 인식하여 온에어 당일까지 집중적으로 레슨도 늘렸고, 레슨이 없을 때는 각자 자주연습도 늘렸지요. 그렇게 전원이 함께 연습을 하다 보니 점점 움직임이 맞아들어가는 것이 눈에 보이더군요. 그렇게 일체감이라는 것이 얼마나 기분 좋은지를 맛 본 뒤, 그룹 전체의 퍼포먼스를 더욱 더 갈고 닦아야겠다던지 세세한 부분도 딱딱 맞추고 싶다던지 하는 의식이 멤버들 사이에서 싹트기 시작했지요.
- 그랬군요. 확실히 ‘엠스테’를 기점으로 그 이후의 퍼포먼스가 엄청 발전 한 것을 느꼈어요.
후 : 춤에 대해 거부감이 있던 멤버들도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주적으로 연습하게 되었어요. 사실 그 전까지는 춤 추는 걸 보고 ‘집에서 연습 하긴 했니?’라고 주의를 주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그런 것도 점점 줄어들었고요. 그런 모습을 보며 역시 노력 여하에 따라 춤은 전혀 다르게 바뀐다는 것을 실감하였지요.
오제키를 예로 들어볼게요. 작년 9월쯤부터 ‘춤을 잘 추고 싶다’며 꽤 이른 시점에서 의식이 바뀐 멤버인데요, 그 뒤로 실제로 매일 거르지 않고 집에서 춤 연습을 한 결과, 극적으로 실력이 향상되었지요. 솔직히 말해 초기에는 오제키를 보며 박치에 센스도 없어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만, 집에 가서는 빼놓지 않고 춤 예습 복습을 해 온 데다가, 레슨 땐 항상 제 곁에 딱 붙어서 함께 연습을 했어요.
베리카 역시 지금까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멤버 중 한 명이에요. 이전에는 안무를 외우는 것이 느렸는데, 엄청나게 빨라졌습니다. 그리고 아카네나 윳카의 성장속도는 정말이지 놀랄 정도고요. 그리고 그렇게 느낀점을 본인들에게 이야기 해 줌으로 해서 본인들에게 동기가 부여되지요. 케야키자카에는 지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다보니 주변 멤버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자신도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식으로 서로가 서로를 북돋는 관계가 그룹 초기부터 형성 된 덕분에 그룹 전체로 보아도 레벨이 올라 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이야기를 듣다 보면 참 캡틴에 적합하시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리더십은 어떻게 길러 오신건가요?
후 : 중학교 때 댄스부 부장이었던 경험이 큰 것 같네요. 타고 난 성격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말을 하면 미움받으려나’ 하는 주저함이 없거든요. 집단을 이루어 뭔가 이루어 내야 하는 목표를 부여받았을 땐, 누군가 한 사람은 미움받더라도 할 말을 해 주어야 하는데, 저는 그런 역할을 맡게 되어도 크게 괘념치 않아요.
- 그렇군요. 그럼 MV촬영에 대해 여쭤보지요. 전체 촬영을 앞두고 원진을 짰을 때 사이토상이 멤버들에게 뭔가 말씀하셨는데, 어떤 이야기였나요?
후 : 그룹이라는 건 부침이 있는 법이지요. 전체가 하나가 되는 날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날도 있고요. ‘사일런트 마조리티’ MV촬영 첫 날은 아무래도 MV촬영이 처음이다 보니 모두들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데 일치하였었지만, ‘이야기 한다면 미래를…’ 촬영날은 다들 마음이 제각각 딴 곳에 가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럴 땐 누군가 나서서 한 마디를 해 줘야 하는 법이지요. 그래서 ‘지금이야 전원이 함께 일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렇게 21명이 모여 함께 MV를 찍는 건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몰라. 후회가 남지 않게 촬영에 임하자’라고 이야기 했어요. 사실 제 마음속 이야기를 한 것인데, 다른 멤버들도 사실 같은 생각을 했었던 모양이라, 다들 후회가 남지 않도록 열심히 하자며 마음이 하나가 된 것 같아요.
- 전체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에 히라테상이 평소와는 다른 듯 보였는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후 : 히라테답다면 히라테 다운 부분입니다만, 이번 곡 안무가 그룹 전체를 부각시키는 안무다 보니, ‘이렇게 나만 부각되는 건 정말 아닌데’라며 갈등했었지요. 항상 무엇보다 그룹을 먼저 생각하는 아이이고, 2열 3열에 서 있는 멤버들이 얼마나 열심히 춤 연습을 했는 지 보아 온 아이이다 보니 더더욱 감정이 북받쳐 올랐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히라테가 그룹의 센터에 서 있기에 나머지 멤버들도 진심으로 히라테를 지탱 해 주고 싶다고 생각 할 수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케야키자카는 좀 특별하달까… 독특한 그룹이라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 그런 독자성은 TAKAHIRO상의 안무와 만난 뒤 더욱 더 강화 된 것 같아요.
후 : TAKAHIRO선생님의 안무는 정말 독특해요. 멤버들 전원을 한 방에 모아놓고, 공조기까지 꺼서 정말 고요한 가운데
가사를 읽고 그 의미와 정경을 공유하는 데에서 시작되거든요. 그리고 레슨이 정말 즐겁습니다!! 모든 멤버들이 춤을 좋아하게 된 건 선생님 덕분이라 생각해요. ‘이야기
한다면 미래를…’ 안무는 난이도가 매우 높은 안무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탈락자 한 명 없이 춤 출 수
있었던 데에서 자신감을 얻었고, 케야키자카라는 그룹의 특색을 잘 살린 곡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라이브 등지에서 피로 할 때에는 지금보다 더 퀄리티를 높여서 선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 곡을 무대 위에서 피로 할 날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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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이즈미 유이 X 우에무라 리나
케야키자카46의 각성
‘치비즈 결성’
- 두 분 같은 경우에는 키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아서인지 함께 서 계시면 밸런스가 좋아 보여요. 콤비같은 느낌도 있고요.
우에무라 (이하 ‘우’) : 케야키자카 안에서도 가장 작은 편에 속하지요.
이마이즈미 (이하 ‘이’) : 이렇게 신장 차이가 없는 촬영은 처음인 것 같은데요. (웃음)
우 : 유이쨩이랑 항상 키 얘기를 하곤 해요.
이 : ‘키가 작으면 아무리 춤을 열심히 춰도 멋이 안 난다’면서 말이죠.
우 : ‘손발이 더 짧아보여’ 라던가.
- 키가 작은 멤버들끼리 같은 고민을 공유하는 것이군요.
우 : 아, ‘키 사기’ 얘기 안 해도 돼?
이 : 아하하하
- 이마이즈미상의 공식 프로필에 키가 154라고 적혀 있는 것 말인가요?
우 : 오디션 때 3센티 높여 불렀던가?
이 : 아니 4센티.
- 꽤나 불려서 말 했네요. (웃음)
이 : 처음 오디션에 응모 할 땐 155센티라고 적어서 응모했어요. 노기자카 선배님들을 보면 스타일이 좋은 분들이 많으니까, 키가 작으면 안 뽑힐 것 같아서.
우 : 진짜 키는 151이지?
이 : 응. 하지만 최근 1센티 정도 컸어. 리나쨩보단 내가 좀 더 크다고!
우 : 에… 그거 슬픈걸. 아직도 성장기?
이 : ‘노비(늘어나다)이즈미’ 라고!
- 그럼 우에무라상은 ‘치지(줄어들다)무라’인가요?
우 : 아하하하. 작아지진 않았어요. 중 3때 성장이 멈추긴 했지만.
이 : 케야키자카 멤버들은 다들 스타일이 좋아요. 150대 전반인 아이가 거의 없지요.
우 : 아오이쨩도 최근들어 키가 급성장하는 중이거든요. 얼마 전엔 ‘하부쨩만큼 커 질거야’라고 하더군요.
이 : 자 그럼 우리끼리 ‘치비(작다)즈’를 결성할까?
우 : 모델 하자고. 아동복 모델 (웃음)
이 : 아, 그런 생각은 하지도 못 했네. (웃음)
- 대기실에선 주로 누구와 함께 있나요?
우 : 저는 누구와도 스스럼 없이 이야기 나누는 타입이라, 누군가 혼자 있거나 하면 말을 걸기도 하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해요.
- 다정하네요. 그러고 보니 다른 멤버들이 ‘우에무라는 관찰력이 좋다’고 하던데.
우 : 다른 사람들 관찰하는 건 좋아해요. 버릇이기도 해서 저도 모르게 다른 사람을 뚫어져라 쳐다보기도 하죠.
- 그럼 본인이 먼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타입인가요?
우 : 네. 상대가 여자아이면 전혀 낯가림이 없거든요.
- 남자들 상대면 낯가림 하나요?
우 : 학교 자체는 공학이었는데, 계속 여자반이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남자 아이들이랑 접할 기회가 얼마 없었죠.
- 남자가 말을 걸면 긴장하거나 하나요?
우 : 네. 악수회 때에 가끔 ‘좋아한다’는 소리를 듣는데, 고백을 듣는 것 같아서 부끄럽기도 해요.
- 그럼 이마이즈미상은 우에무라상과는 반대로먼저 말을 걸거나 하지 못 하는 타입인가요?
이 : 네. 못 하겠더라고요.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은 해도, 쉽사리 말은 걸지 못 하지요.
- 시끌벅적하게 떠들거나 하진 않나요?
이 : 그렇네요… 그다지 그러지 않네요.
우 : 유이쨩은 항상 대기실 구석에 혼자 앉아 있곤 해요. 그렇지?
이 : 응. 구석에 앉지.
우 : 이어폰을 끼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들곤 해서 말 걸기가 힘들죠.
- 역시 우에무라상은 이마이즈미상도 유심히 관찰하시는군요. (웃음) 벽을 쌓고 있는 것인가요?
이 : 그런 건 아니에요. 오히려 할 수만 있다면 먼저 말을 걸고 싶은걸요. 하지만 그게 잘 안 되니까… 그러면서도 ‘얘는 외톨이구나’라고 보이지 않도록 이어폰을 끼고 있는 거예요.
우 : ‘나 지금 음악 듣는 중이야’ 라는 식으로?
이 : 응. 음악을 들으면서 마음 속으로는 ‘아, 나도 이야기에 끼고 싶어’라고 생각하곤 해. (웃음)
‘TV에 나올 때의 고민’
- 그럼 두 분은 대기실에 있을 때 분위기가 정반대라는 얘기군요.
이 : 그렇다고 할 수 있지요. 리나쨩은 항상 누군가와 이야기 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우 : 너무 조용하면 긴장이 돼서 말이죠.
- 학교에서도 그랬나요?
이 : 네.
우 : 친구들에게 엉기거나 하지 않았어?
이 : 어떻게 하는 게 ‘엉기는’ 건 지도 잘 모르는걸. 그런 것도 잘 모른 채 지금 여기까지 온 거…
- 여학생들 특유의 스킨십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건가요?
이 : 네. 오히려 그 자리에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눈치 못 채는 경우가 많았어요. ‘아,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 흠. 반에 이런 아이가 있었으면 엄청 눈에 띄었을 것 같은데요.
이 : 아뇨 전혀 눈에 띄지 않았어요. 말도 거의 안 했고.
우 : 남녀공학이었어?
이 : 응. 공학.
우 : 에?! 그럼 반 남자 애들은 전부 유이쨩 좋아했을 것 같은데!
- 우에무라상, 방금 핵심을 꿰뚫으셨네요. (웃음) 솔직하게 말 해 봐요. 눈에 띄면 표적이 되어서 괴롭힘 당할까봐 일부러 기척을 숨기고 있었던 거죠?
이 : …
우 : 아, 나도 그렇게 지냈으면 좋았을걸.
- 우에무라상은 반 아이들에게 찍혔던 적이 있나봐요?
우 : 고 1때였나, 20명 정도에게 둘러싸였던 적이 있어요. 엄청 무서웠죠. 딱히 남자 아이들하고 친하게 지냈던 것도 아니기에, 아직도 그 때 왜 그런 일을 당한 것인가는 이해가 안 되지만 말이죠.
- 딱히 예쁜 척 안 하고 가만히 있어도 예쁘고 눈에 띄니까 질투해서 그런 걸거예요.
우 : 하지만 오히려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여자아이들만 있는 곳에서도 잘 지낼 수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 그건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를 잘 안다고해야 하나. 그건 그런데 우에무라상 말 잘 하시네요. 데뷔 한 지 반년밖에 안 되었는데 이렇게나 주눅들지 않고 말을 하는 사람잘 없는데.
우 : 이럴 땐 곧잘 이야기 하는데, TV에만 나가면 말이 안 나와요.
- 카메라 앞에 서면 긴장하나요?
우 : 사실 이런 취재는 수정하거나 지우거나 할 수 있잖아요.
- 음… 생방송만 아니라면 TV도 편집 가능한데 말이죠. (웃음)
우 : 아… 그렇군요! 그렇네!!
이 : …아 재미있어!!
- 지금 이야기 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네요. 이마이즈미상은 본심을 밝히는 데 거부감이 있나요?
우 : 오! 가드가 단단해!!
이 : 단단한건가? 자기 자신 얘기를 잘 안한다는 얘기죠?
-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다는 얘기라던가.
이 : 그다지 털어놓지 않는 편이에요.
-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는 건가요?
이 : 그런 건 아니에요. 아, 언젠가 노기자카 선배님들의 다큐멘터리처럼 자기 솔직한 마음을 말할 기회가 있을 지도 모르니, 그 때를 위해 아껴 둘게요. (웃음)
우 : 멤버들에게도 얘기 한 적 없지?
이 : 응. 아무한테도 얘기 안 했어.
우 : 언제 있었던 얘긴데?
이 : 한참 전 일이야. 초등학생때쯤?
- 노기자카의 다큐멘터리를 넘어 설 수 있을까요?
이 : 뛰어넘을 자신 있어요.
- 와, 케야키자카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 할 날이 기대되네요.
이 : 후후후. 기대되네요. 다큐멘터리 영화. (웃음)
‘진정한 나는 다른 사람’
- 이상적인 아이돌상을 갖고있나요?
우 : 처음엔 있었어요. 중 2때 와타나베 마유상을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된 뒤로 ‘나도 저렇게 되고싶다’고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 이상형이 ‘완벽한 아이돌’이었던 것이군요.
우 : 하지만 저는 춤을 못 추는지라… 그런 ‘이상’은 그 시점에서이미 무너져버렸죠. 아, 트럼펫도 그렇고…
- 케야카케 얘기군요. 트럼펫이 주특기라 했는데, 제대로 불지 못 해 ‘퐁코츠’ 이미지가 붙어 버린 그 때.
우 : 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4년이나 손을 놓고 있다 보니 생각대로 안 되더라고요. 하지만 초기에는 캐릭터가 있는 편이 더 낫다는 얘기도 들었으니까…
- 이마이즈미상은 ‘마유유’타입이라 할 수 있을까요?
우 : 네. ‘완벽’하니까요.
이 : 설마~
우 : 이렇게 귀여운 아이는 처음 봤어요. 얼굴도 작고 피부도 희고, 투명감도 있고…
이 : 그만해~
- 노래도 잘 하는데다가, 소문을 듣자하니 악수회 대응도 카미대응이라고…
우 : 멤버들끼리 잡지를 보면서 ‘역시 유이쨩은 표정이 좋아’라고 이야기하곤 해요.
- ‘프로이즈미’ ?!?
우 : 네. 프로예요!!
이 : 팬 여러분께서도 ‘쟤는 프로야’라고 말씀 해 주시곤 해요. 하지만 사실 그런 걸 계산하고 행동하는 건 아니라는 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진중한 성격으로 봐 주시는 경우도 많지만, 사실은 장난 치는 것도 좋아한다는 점도 알아주셨으면 좋겠고요.
- 오해를 사고 있다는 건가요?
이 : 정말로 계산을 하거나 꾸미거나 하는 게 아니에요. 그렇기에 ‘이상적인 아이돌상’에 대해서도 그다지 깊게 생각 해 본 적이 없어요. 그저 꾸미지 않고, 저답게 해 나갈 생각이에요.
우 : 저렇게 계산을 안 하고도 그만큼 완벽하게 해 낸다는 게 정말 대단한 점이죠.
- 사실 멋대로 ‘이마이즈미상은 완벽주의자’라고 생각 해 왔었거든요. 자기 나름대로의 미학, 이상 같은 걸 갖고 있고, 거기에 맞추어서 셀프 프로듀스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 생각 해 왔거든요.
이 : 그런 말 처음 들었어요.
우 : 안 그래도 너무 완벽해서…
- 완벽하지 않고 인간다운 점을 좋아하는 아이돌 팬들도 있지요.
이 : 아… ‘인간’이란 거 어려운 존재네요.
우 : 저는 반대로 ‘친근감이 느껴진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 그게 우에무라상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우 : 자신의 단점이 뭐라 생각해?
이 : 얼굴 윤곽
우 : 에? 얼굴이라고? 어디가? 어?
이 : 그리고 이마가 넓은 거. 얼굴이 동그랗기 때문에 머리를 묶을 때 주저하게 돼.
우 : 하지만 묶잖아. 그렇게 머리를 묶어서 얼굴을 다 드러내는데도 그 정도로 얼굴이 작은 건 엄청난 일이라고. 나는 반대로 머리로 얼굴을 가리는 타입이니까…
‘언젠간…’
- 데뷔 싱글 선발발표가 있었지요. 이마이즈미상은 프론트, 우에무라상은 3열에 서게 되었는데요.
우 : 춤을 못 추니까요… 오제키랑 함께 계속 연습 했거든요. 그래서 가능하다면 오제키랑 신메(대칭)로 2열에 서고 싶었어요. 오제키도 ‘지금껏 함께 노력 해 왔는데 2열, 3열로 나뉘어서 슬프다’고 해 줬어요.
- 솔직히 말해서 차이가 벌어졌다는 느낌이 드나요?
우 : 음… 처음엔 정말 분했어요. 선발 발표 다음 녹화때 오제키랑 얘기하기가 힘들었을 정도. 스태프분께서 ‘춤을 좀 더 연습하면 앞으로 갈 수 있다’고 위로 해 주셨는데, 그 말 마저 ‘난 그 정도로 춤을 못 추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최근 들어선 춤 갖고 지적 받는 것도 많이 줄었는데…. 음… 아 울 것 같네요.
- 이제 갓 데뷔 한 것 뿐인데요 뭐. 그리고 춤은 연습 하면 느는 거니까 너무 그러지 않아도…
우 : 나이가 있다보니, 시간이 오래 남아있지 않단 말이죠.
- 이제 겨우 19살인데요? 시간 한참 남았어요 (웃음)
우 : MV에도 거의 나오지 않거든요… 바로 앞자리가 하부쨩이고, 그 앞이 와타나베 리카쨩이다 보니 둘 다 키가 커서 저는 아예 보이지도 않고요. 그 모습을 보고 부모님께서 ‘넌 저렇게 보일랑말랑 하는 정도가 딱이야’, ‘저 선택은 타당하다’고 말씀하셔서, 집에도 돌아가기가 싫어졌어요.
- 와, 부모님 너무하셨네. (웃음)
우 : 물론 지금 상황에선 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춤을 더 열심히 연습하는 수 밖에요. 아, 그리고 다이어트도… 1열에 서는 아이들은 간식이 와도 안 먹고 참는데, 그 모습을 보며 ‘아, 역시 인식이 다르구나’라고 생각하곤 해요. 도시락이 나와도 ‘어떻게 할 거야? 먹어야되나?’라고 고민한다던지.
- 안 먹는다는 선택지가 있다는 건가요? 말도 안 돼.
우 : 저는 레슨을 받고 녹초가 되서 집에 돌아가면 엄마가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주시니까… ‘이 시간에 먹으면 안 되는데’라면서도 먹어버리게 되거든요.
이 : 아, 그 기분 알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몇 시 이후로는 절대로 아무 것도 안 먹는다고 정해뒀거든요. 그래서 어젯 밤에 배 고팠을 때도 유산균 음료만 마셨고.
- 이마이즈미상은 데뷔 싱글에서 센터에 서지 못 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 분하다는 감정은 없지만… 사실 선발 발표 전까지는 ‘누가 센터가 되건 그 곁에서 도와줄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해 왔는데요, 정작 실제로 이렇게 선발 발표가 있고 나니까 제 마음속에 ‘나도 멤버들을 이끌고 갈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싹텄어요.
- 그룹의 얼굴이 되고 싶다는 얘기죠?
이 : 네. 그렇습니다.
- 예를 들자면 오오시마 유코상처럼 귀엽고 퍼포먼스도 잘 하는데다가 팬들에게 사랑도 받는 그런 존재 말이군요. 자 그럼 이마이즈미상은 스스로가 ‘센터 타입’은 아니라고 생각하나요?
이 : 네. 그렇기에 아마도 제가 센터가 되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요.
우 : 흠, 나는 유이쨩은 정말 왕도 아이돌이라 생각하는데…
이 : 사실 저는 센터의 옆이나 뒤에 서 있는 게 어울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반쯤 포기한 점도 없잖아 있었어요. 하지만… 싫단 말이죠. 언제까지고 곁에서만 서성이는 게 말이에요. 그러니까 언젠가는 히라테를 뛰어 넘고 싶어요.
- 멋진 각오네요. 우에무라상도 그렇게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우 : 네. 3열 멤버들과도 ‘앞으로도 열심히 하자’고 이야기 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 그럼 같은 ‘사카미치 그룹’의 선배인 노기자카와는 어떻게 차별화 시켜 나갈 생각인가요?
이 : 저희 데뷔 싱글은 메세지성이 강하고, 댄스도 멋진 계열이에요. 노기자카 선배님들의 데뷔 싱글 (구루구루커튼)은 귀여운 곡이었으니, 저희는 앞으로도 이렇게 ‘멋진’ 그룹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우 : 그건 좋은데, 춤이 중시되는 그룹이 되어버리면 난 가망이 없겠다…
- 뭐, 곡조는 다양하니까 말이죠. 멤버들 중에 얌전한 타입이 많은 것 같은데 거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 : 방송에 나와서도 이야기를 하는 아이와 이야기를 하지 않는 아이가 확연하게 나뉘기에, 앞으로는 다들 비슷하게 적극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게 변했으면 좋겠어요.
우 : 대기실에선 다들 말 잘 하는데 말이지.
이 : 응. 와타나베 리카쨩도 대기실에선 엄청 떠들어요.
우 : 그런 점을 방송에서 보여줬으면 좋겠어.
이 : ‘시끄럽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즐겁게 녹화 했으면 좋겠어요
- 우에무라상의 관찰력과 토크능력을 살릴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 : 살릴 수 있을까요? 뭐, 얘기 하는 건 좋아하지만요.
- 그룹의 멤버들을 우에무라상의 시점에서 논해본다던가.
우 : 그거 좋네요. 항상 ‘쟤들은 항상 붙어있네’라고 관찰하곤 하니까요. 아, 하지만 머리가 나쁘기때문에 제가 생각하는 걸 그대로 표현 할 어휘력이 없단 말이죠… 일본어 공부를 더 해야겠어요. (웃음)
이 : MC이신 츠치다상, 사와베상과도 더 사이가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두 분께 좀 더 언급 될 수 있도록…
- 배려를 좀 줄이고 세게 부딛혀도 된다는 말인가요?
이 : 네. 그렇게 하면서 점점 더 거리가 줄어들 것 같거든요. ‘어? 거기 꼬맹이 두 명, 키가 더 작아진 것 같은데?’ 라는 식으로 놀려 주셨으면 해요. (웃음) 개인적으로 해 보고 싶은 게 있는데, ‘노기중’에서 호리상이 했던 좀비 분장을 해 보고 싶어요. 호리상이랑 함께 좀비 분장을 하고 공연 해 보고 싶어요.
- 아이돌들이 일반적으로 하지 않는 일을 적극적으로 해 보고 싶다는 건가요?
우 : ‘노기빙고!’ 같은 거?
이 : 응. 해 보고 싶어.
- 얼굴에 크림포를 맞는다던가?
이 : 얼굴 뿐 아니라 전신에 맞아 보고 싶어요! 그런 기회 좀처럼 없잖아요.
- 이마이즈미상, 의외로 몸을 안 아끼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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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야키자카46 뉴 싱글 ‘세상엔 사랑밖에 없어’ 발매 직전
‘지금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자’
~우리들이 생각하는 LOVE의 정의~
- ‘세상엔 사랑밖에 없’다는 건 명백한 사실 같은데요, 팬 여러분들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중요한 장소가 바로 ‘악수회’지요. 아이돌이 되고 나서 악수회 때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요네타니 (이하 ‘요’) : 가능한 한 많은 분의 이름을 기억하려고 노력해요. 악수회가 끝나면 기억 하는 한 최대한 많은 분들의 이름을 메모해 두곤 해요.
- 참가하시는 분이 많으실텐데요?
요 : 그 날 그 날 다르긴 한데요, 전체적으로 많은 분들께서 찾아 와 주시긴 하지요. 그렇기에 가급적 특징적인 부분을 기억 해 두려 하지요. 예를 들어 ‘독특한 모양의 안경을 쓰고 있네’라던가. 하지만 아무래도 옷 같은 건 역시 그 날 그 날 다르잖아요. 그렇기에 가능하면 그런 외견적인 면과 더불어 대화 내용… ‘곧 생일’이라던가 그런 부분에 집중해서 기억하는 경우가 많아요. 개인적으로 원래부터 노기자카46를 좋아했었거든요. 악수회에 가 본 적은 없지만, ‘만약 내가 악수회에 갔을 때, 내 이름 기억 해 준다면 기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 팬 여러분의 시선에서 생각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는 얘기군요.
오제키 (이하 ‘오’) : 하지만 어려운 점도 있어요. 악수회는아무래도 시간이 딱 정해져 있잖아요. ‘만약 내가 팬분이고, 악수회에 참가한다면 어떨까?’라 생각 했을 때, 긴장해서 한 마디도 못 하고 끝나 버릴 거라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그렇게 한 마디도 안 하시고 돌아 가시는 분도 계시고 말이죠. 그렇기에 저는 그런 분들도 끝까지 한 마디라도 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시간을 끌곤 해요.
- 하지만 스태프분들의 사정도 있잖아요.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그 시간에 맞추어 돌아가는 건 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오 : 그건 그렇죠. 그러니까 팬분께서 말문이 막히시면 제가 말을 걸곤 해요. 고향이 어딘지 묻는다던지, 좋아하는 음식은 뭔지 묻는다던지. 조금이라도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으면 하거든요.
우에무라 (이하 ‘우’) : 저는 복장이나 의상을 자주 바꾸곤 해요. 개별 악수회 같은 경우에는 3부제라던가 4부제 같은 식으로 나뉘어 있거든요. 그 때 ‘1부부터 3부까지 갈게’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고요. 아무래도 TV에선 매번 같은 복장에 같은 머리모양이잖아요. 기껏 사복 입고 악수회를 하는 거니까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 프로의식이 대단하네요! 하지만 머리 모양은 그렇게 어레인지 하기 힘들지 않나요?
우 : 이 머리모양으로 악수회를 한 적은 지금까지 없어요. 적어도 웨이브를 주던지, 땋던지, 올리던지, 동그랗게 말던지, 포니테일을 하던지… 특히 머리 모양은 팬레터에 ‘이런 머리모양을 해 달라’는 의견이 있을 경우 참고를 많이 하죠. 그리고 언제 어떤 옷을 입었는 지 잊으면 안 되기에 꼬박꼬박 사진을 찍어 둔답니다. 핸드폰 사진첩에 ‘개별 악수회 의상’이라는 폴더가 있는데, 그 폴더안에 매번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 코디네이트를 사진으로 기록 해 둬요. 그렇게 하면 겹치는 코디네이트를 안 할 수 있지요.
오다 (이하 ‘나’) : 와… 대단하다…
하라다 (이하 ‘하’) : 저도 요네타니 나나미쨩이랑 비슷해요. 팬 분들의 이름을 최대한 외우기 위해 항상 주소록에 메모를 해요. 매 번 저 나름대로 눈에 들어오는 특징이랑 이름을 적어 두지요. 직접 적으면 아무래도 기억 하기도 편하고요. 의상이나 머리 모양에 대해서는 우에무라 리나쨩이랑 비슷하게 항상 변화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악수회에 와 주시는 분들은 소중한 시간을 써서 와 주시는 거니까 ‘오길 잘 했다’고 생각 해 주셨으면 하거든요. 잊을 수 없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으면 해요.
- 춤이나 노래라면 각각 전문 선생님이 지도를 해 주실거라 생각하는데, 악수회의 기술은 어떻게 배우지요? 여러분 같은 경우에는 비법을 가르쳐 줄 선배도 안 계시는데.
우 : 팬 여러분께서 가르쳐주세요. 첫 악수회가 쇼핑센터에서 있었는데, 그 때 처음 와 주신 분께서 많이 가르쳐 주셨어요. (선거 유세중인 정치가처럼 손을 내밀며) 이렇게 손을 내밀었더니 ‘음, 이게 더 좋을 것 같아’라며 고쳐 주셨지요. 그래서 다른 분께도 그 방법을 써 봤더니 ‘아, 좋네’라고 좋게 평가 해 주셨어요.
하 : 그런데 그건 아무래도 상대방에 따라 다른지라…
- 여성 팬분들이 많으신 것으로 아는데, 성별에 따라 대응을 바꾸거나 하나요?
하 :좋은 향기가 나는 핸드 크림을 바르면 아무래도 여성 팬 분들이 더 눈치를 채 주시지요.
나 : 다들 대단하네요. 다른 멤버들 얘기 듣고 있자니 제가 비참해지네요. (웃음)
우 : 하지만 오다나나는 악수회가 엄청 재미있잖아!!
나 : 정말? 확실히 뭔가 부탁을 받으면 최대한 전력으로 대응 해 드리려고 하는 편이에요. 물론 ‘부탁’이라 해도 그리 거창한 게 아니라 헨가오나 모노마네 같은 거지만요. 아, ‘케야카케’ 방송 내에서 츠치다상이랑 엮인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거 재현 해 달라는 분도 계셨네요.
오 : 아무래도 팬 분들도 ‘명 대사’를 직접 듣고 싶어하시니까요. ‘이 세상 모두 그러하여라~’ 라던지 ‘에치고 제과!’ 라던가. (웃음)
나 : 악수회는 시간이 딱 정해져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정답은?’ ‘에치고제과!’ ‘바이바이~’ 이렇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걸로 즐거우시면 좋겠지만 말예요. (웃음)
하 : 하지만 오나나나의 악수회는 정말 재미있어요. 저도 꼭 가 보고 싶은걸요. 항상 웃음소리가끊이질 않으니.
- 오다상 이외에 ‘이 멤버의 악수회가 대단하다’ 싶은 멤버가 있나요?
하 : 이마이즈미 유이쨩이요.
우 : 응. 즈밍 대단하지.
요 : 개인적으론 아오이도 대단하다 생각해요. 타고난 여동생이라 해야 하나… 자연스럽게 ‘오빠~ 바이바이~’라고 이야기 하곤 하죠. 보고 있으면 저마저도 확 빠져들 것 같더라고요.
하 : 아~ 부끄러워~
- 하지만 그런 대응인 딱히 캐릭터를 꾸미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건 아이돌로선 무적인 무기 아닌가요.
요 : 정말 자연스럽게 하는 걸까요? 그것마저 노리고 있다면? (웃음)
하 : ‘내 여동생이 돼 줘’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보니 ‘오빠’라고 부르게 되었지요. 아, 이거 새삼스레 설명하려니 엄청 부끄럽네요.
오 : 아! 귀여워!!
- 블로그 역시 팬분들과의 교류의 장이지요. 블로그를 쓰는 데 있어 신경쓰는 것이 있다면?
우 : 매일 1번은 갱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물론 피곤할 때는 휴대폰으로 블로그를 쓰다가 저도 모르게 잠 들어 버리는 경우도 있지만요… 그럴 땐 그 다음날 2번 갱신하곤 합니다.
요 : 대단하네! 저는 꽤나 초기 때에 ‘하루에 한 번은 무리!’라고 생각 했기에 아예 블로그에서 ‘이틀에 한 번’이라고 선언을 했어요. 물론 빈도가 낮은 만큼 내용은 충실하게 쓰려고 노력합니다. 아무래도 광고나 예고만 들어있는 블로그는 재미 없잖아요.
나 :저는 블로그에 ‘퐁관찰’이라는연재를 시작했어요. 개인적으로 코바야시 유이쨩 오시이기에 그 유이퐁을 관찰해서 일기 적듯이 적어 보는 것도 괜찮다 싶었거든요. 대기실 모습 처럼 일반적으로 팬 분들께서는 보시기 힘든 것들을 올리니 반응이 엄청 좋더라고요. ‘퐁관찰’을 통해 저를 알게 되시는 분도 꽤 계신모양인데다가, 제가 좋아하는 유이퐁의 매력을 여러분께 알릴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지요.
- 다른 사람 샅바를 매고 씨름을 하는 셈이네요. (웃음) 케야키자카 같은 경우에는 역시 TV를 통해 어필이 가능하다는 것이 크다고 봅니다만, 버라이어티에서 자신의 매력을 내 보인다는 건 참 힘든 일이지요.
하 : 네. 저는 저 자신을 최대한 꾸미지 않으려 해요. 재미있어 보이려고 무리수를 두면 얼마 안 가 들통 나 버릴 것 같거든요. 어디까지나 그 모습은 진실된 자신이 아니니까. 자주 ‘어린애’라는 소리를 듣지만, 딱히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실제 성격이 어린애 같은 거니까 별 수 없겠지요.
오 : 저는 한 때 TV에서 어떻게 어필을 해야 하나 엄청 고민했었어요. 아무래도 46그룹의 이미지는 ‘청초함’이잖아요. 그런 ‘청초함’을 지키면서 버라이어티에서 활약한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정말 힘들어요. 사실 지금도 그 밸런스를 조정하는 게 정말 힘들어요.
- 음. 확실히 힘들어 보이네요. 오제키상이 봤을 때, 그 문제를 해결 해 낸 멤버가 있나요?
오 : 음… 오다나나는 확실히 재미 있지만, 청초함은…
나 : 에!! 음.. 뭐 그건 사실이긴 하지만. (웃음)
우 : 유카는 어때?
오 : 아, 유카는 청초한 동시에 재미도 있는 것 같아!! 버라이어티에선 가끔 뜬금 없는 얘기를 하거나, 아무렇지도 않게 벌레를 먹거나 하지만.
요 : 응. 기본은 청초하지!
오 : 말투도 기품있고, 앉는 방식도 잘 사는 집 아가씨 같고. 그 갭이 정말 대단하지!!
우 : 얼굴이 귀여운 아이, 말을 재미있게 잘 하는 아이… 케야키자카에는 다양한 멤버들이 있거든요. 그 가운데서 ‘나는 뭐가 장점이지?’ 라고 생각 했었어요. 외모에선 와타나베 리카쨩 같은 아이들을 이길 수 없고, 재미 면에선 오다나나 같은 멤버들에게 이길 수 없고요. 그렇기에 저 같은 경우에는 TV에서 앞에 나서기가 힘들어요. 카메라 앞에 서면 긴장 해 버리기도 하고요. ‘내가 이런 말을 해서 분위기가 싸해지면 어떻게 하지’라는 두려움도 있고요.
나 : 에이, 모두들 그런 두려움은 있을걸!
우 : 하지만 얼마 전에 이런 조언을 들었어요. ‘MC가 게닌이신 이상, 무슨 말을 해도 그렇게까지 썰렁해지진 않을 것’이라고. ‘무슨 말을 해도 잘 살려 주실’ 거라고요. 그 말을 듣고 확실히 그건 그렇다고 안심 했지요. 그리고 그 날 이후로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가하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진짜 무서워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거든요. 기껏 초반에 트럼펫으로 임팩트가 있었는데, 그 뒤로는 아무 것도 없었지요.
- 게닌들에게 그렇게 놀림받을 수 있는 ‘꺼리’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괜찮다고 봐요.
우 : 하지만 그런 것도 몇 번이고 하다보면 ‘너무 오래 끄는 것 아니’냐느니 ‘매번 똑같은 것 때문에 다른 멤버들 분량이 줄어든다’는 소리를 듣게 될 것 같아요… 소극적이 된 이유도 그런 생각들을 너무 많이 해서였고요. 지금은 ‘이대론 안 돼’라고 생각하고, 오다나나처럼 적극적으로 이야기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 새삼 느끼지만 정말 힘든 세계네요.
나 : 사실 버라이어티 멤버로 분류되긴 하지만, 요네타니처럼 솔선해서 나가거나 하진 못 하거든요. 물론 질문을 받으면 대답은 하지만, 스스로 적극적으로 치고 나가야 하는데 말이죠…
요 : 그래? 충분히 적극적으로 치고 나간다고 생각하는데. (웃음)
나 : 처음엔 그냥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를 했었는데, 어느 사이엔가 요구되는 것도 늘었고, 허들도 높아졌어요.
하 : 하긴, 무슨 일 있으면 질문을 듣는 경우가 많지. ‘오다는 어때?’라며.
나 : 그렇기에 방송 녹화시간은 내내 머리를 풀회전시키고 있을지도 몰라요.
- 자연스러워 보였던 오다상의 ‘재미’도 어찌 보면 부단한 노력의 결과물이었던 것이군요?
나 : 요 전에 방송 녹화가 끝나고 스태프분께서 칭찬 해 주셨어요. 이전부터 ‘대본대로 해선 재미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거든요. 그래서 그 말씀대로 노력해서 적극적으로 임했더니 칭찬을 해 주셔서… 그게 정말 기뻤어요.
- 여러분은 그룹 활동을 하시면서 ‘좀 더 센터에 가까워지고 싶어’라던지 ‘노래 분량이 늘었으면 좋겠어’ 같은 생각을 하시나요?
요 : 저는 그 정도는 아니에요. 센터 운운 하기에 앞서서 제게 주어진 지금의 위치에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거든요.
우 : 저는 1열까지는 바라지 못 해도 2열엔 가고싶어요. 이틀에 걸쳐 열심히 MV 촬영을 했는데, 실제로 결과물에선 거의 보이지도 않거나 하거든요. 사실 처음 MV를 보았을 땐 울어 버렸어요. 그리고 그 뒤로는 차마 볼 수가 없더라고요.
- 분했군요.
우 : (갑자기 울면서) 네… 가족들도 ‘어디 있는 지 모르겠다’고 이야기 했고, 팬분들께서도 ‘몇 번이나 돌려보고 나서야 찾았는데, 자세히 보려고 일시정지하니까 그나마도 흔들렸더라’라고 하시더라고요… 친구들도 ‘리나 찾는 데 필사적이야!’라고 하는 등…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싫은 기억을 주는 게 너무 미안해요… (울면서) 하지만 두번째 싱글에선 그래도 첫 싱글때보다는 안쪽 위치에 서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더욱 더 안 쪽, 앞 쪽으로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 현재 케야키는 히라테 유리나상이 절대적인 센터지요.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나도 센터 하고 싶어’ 라고 생각하나요?
나 : 아뇨. 오히려 멤버 전원이 히라테쨩을 지탱 해 줘야한다는 마음이 강해요.
요 : 응. 확실히. 다들 그런 마음이지.
우 : 아,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딱히 히라테쨩을 밀어내고싶다던가 하는 게 아니에요. 아… 다들 ‘지탱한다’고 하는데 저 혼자 ‘앞으로 가고 싶다’고 하다니… 오해 살 지도 몰라… (울면서)
- 그런 오해 안 해요. (웃음) 팬 여러분도 그러실 거고요.
우 : 그럴까요? 아무리 안 하려 해도 너무 깊이 생각 해 버리니까…
오 : 히라테쨩 본인도 엄청나게 노력 하고 있고 말이죠. 녹화 사이사이에 잠깐 시간이 나도 그 짬을 이용해서 항상 춤 연습을 하곤 하고…
요 : 정말 한 숨 돌릴 시간이 없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예요. 물론 지금은 모두 힘을 합해 케야키를 더욱 더 키워 나가야 할 때라 생각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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